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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영화 이 장면]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조금 뜬금없지만, 재개봉으로 새삼 새롭게 다가오는 영화가 있다. 2009년에 개봉했던 부지영 감독의 첫 장편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는 13년 만에 다시 만나는 신선함이다. 젊은 관객에겐 낯설 수도 있지만, 개봉 당시 이 영화는 적잖은 충격을 선사했다. 혹자가 “‘식스 센스’ 이후 최고의 반전”이라고도 했던 이 영화의 클라이맥스는, 자매의 화해를 다룬 흐뭇한 드라마 정도로 생각했던 사람들에겐 진정 느닷없었다.
 
영화는 엄마의 죽음으로 시작한다. 아빠가 다른 자매 명주(공효진)와 명은(신민아). 명은은 언니 명주에게 자신의 아빠를 함께 찾으러 가자고 한다. 오래전 자취를 감춰 기억이 나지 않는 아빠. 남아 있는 건 자신이 태어나기 전에 엄마와 아빠와 언니가 찍은 가족사진 한 장뿐이다. 여기까지 들으면 조금은 심심한 가족영화처럼 느껴지지만,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는 절대로 누설해선 안 될 강력한 스포일러를 지닌 영화다. 단서는 명은 없이 세 사람만 함께한 바로 그 사진. 현재와 과거가 교차하며 진행되는 로드 무비인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는 결국 그 모든 사연이 이 사진 한 장으로 수렴되어 응축된다.
 
명은이 아빠라고 알고 있는 사진 속 이 남자는 지금 어디에 있는 것일까. 왜 그는 어린 딸을 버리고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 것일까. 왜 명은의 기억 속엔 아빠가 없는 것일까. 그 모든 비밀을 이 사진은 품고 있다.

김형석 / 영화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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