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열린 광장] 컨셉션호 참사가 주는 교훈

불은 삽시간에 탈출구를 막았다. 갑판 아래에서 잠을 자던 승객 33명과 선원 1명이 탈출하지 못하고 목숨을 잃었다. 사망자들은 전화를 붙들고, 신을 신다가, 또는 서로 끌어안은 채로 발견되었다. 모두 질식사했다고 한다.   2019년 9월 2일 새벽 남가주 샌타크루즈 섬에 정박 중이던 길이 75 피트 잠수정 ‘컨셉션(Conception)’호에서 화재가 발생해 많은 승객이 숨지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아직도 정확한 화재 원인은 모른다. 다만 리티움 배터리와 전기 연결선의 과부하에서 발화한 불이 플라스틱 쓰레기통으로 번졌을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지난 6일 LA연방법원에서 배심원단은 선장의 과실로  34명이 목숨을 잃었다며 유죄 평결을 내렸다. 선장은 약 10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검찰은 34명에 각 10년씩, 합계 340년의 징역형을 구형하려 했으나, 재판부는 변호인의 요구대로 한 건의 사고로 간주했다.   공교롭게도 선장은 34년의 경력 소유자였다. 그러나 그는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았다. 가장 큰 과실은 불침번을 세우지 않은 것이다. 선원들의 소방과 대피 훈련도 없었다. 선박에는 방화용으로 두 줄의 50피트짜리 고무호스가 있었으나, 선원들은 사용하지 않았다. 소화기도 쓰지 않았다. 안내 방송 시스템은 가동되지 않았고 철제 쓰레기통을 사용하지도 않았다.   갑판 위에서 자고 있던 선장은 승객들을 향해 ‘메이데이(mayday·국제 위험 신호)’를 몇 번 외친 다음, 바다로 뛰어들었다. 불길이 배를 휩쓸어 손을 쓸 여유가 없었다고 선장은 진술했다. 검찰 측에서는 선장은 승객 구출 노력을 하는 것이 마땅했다고 주장했다.     이 사고 후로 미 해양경비대는 작은 선박이라도 두 개 이상의 탈출구, 화재 탐지 경보기, 소방 훈련, 소화기 설치 의무화 등의 안전 규정을 보강했다.     ‘컨셉션호’ 와 세월호의 선장이 취한 행동은 비슷하다. 승객보다 자신들의 안위를 먼저 생각했다. 세월호와 이태원 참사를  경험한 한국 사회의 ‘안전 의식’에 대한 경각심은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희생의 대가를 치르고 얻은 교훈이다. ‘안전제일!’을 자랑하는 미국에도 그늘은 있었다. 바로 컨셉션호의 참사였다.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사는 아파트 단지, 직장 또는 공장의 재난 대피 지침을 점검할 때다. 우선 대피 계획을 도면으로 작성한다. 그리고 경보기의 작동 방법을 알려준다. 또 각 종업원의 책임과 탈출구 및 탈출로, 그리고 집합 장소 등을 명시한다. 주기적으로 대피 훈련도 해야 한다. 컨셉션호 참사와 같은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 윤재현 / 전 연방정부 공무원열린 광장 컨셉션호 참사 이태원 참사 탈출구 화재 소방과 대피

2023-11-26

[살며 생각하며] 하인리히 법칙과 이태원 참사

하인리히 또는 1:29:300 라는 법칙이 있다. 사고로 1명이 사망하는 데는 비슷한 원인으로 29명의 경상자에 사고를 당할뻔한 잠재적 부상자가 300명가량 있었을 수 있다는 재해예방지침이다.   1931년 Travelers 보험회사 직원 하인리히(Herbert William Heinrich)가 7만5000건의 재난사고를 분석하여 얻어낸 통계로 재해현장에서 교과서처럼 인용되는 가설이다.   내일은 10월 29일, 정확히 1년 전 이태원에서 꽃다운 한국 젊은이 133명, 이란 5명, 중국, 러시아 각 4명, 일본, 미국 각 2명 등 15개국 158명이 압사하고 196명이 다친참사 발생 1주기다. 이날 아침부터 이태원 일대는 핼러윈 축제에 참석하려는 각국의 청년들이 몰렸고 저녁 6시가 되면서 문제의 해밀턴호텔 옆, 길이 45m 폭 3~4m 좁은 내리막길은 세계음식거리 및 지하철역에서 쏟아져 나온 인파로 컨트롤 불가 상황이 몇 시간째 방치되고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문제의 저녁 10시 15분! 더는못 버틴 1~2명이 쓰러졌고 그 위로 수십 수백명이 덮치는 도미노 연쇄 깔림 현상이 일어나면서 더러는 내장파열로 더러는 숨을 못 쉬어 산채로 죽어간 전대미문의 미개형 참사가 수도 서울 도심에서 발생한 것이다.   3주 전인 10월 7일 오전 6시 30분!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예고 없이 장벽 넘어 이스라엘을 향해 20분에 걸쳐 5000여발의 로켓포 발사와 함께 차량을 통해 민가 및 군사시설에 침투하여 1300여명을 살상하고 200명이 넘는 사람을 인질로 잡아갔다. 여기에 더하여 키부츠 인근에서 이스라엘의 전통 초막절 축제 ‘퍼노바음악제’에참석 중이던 세계 각국의 젊은이들을 공격 살상한 뒤 수십명을 붙잡아감으로 국제적 공분까지 자초하고 있다. 졸지에 일격을 당한 이스라엘은 이에 굴하지 않고 가자지구 전체를 포위한 뒤 물과 전기 등 일체의 보급을 차단함은 물론 온갖 수단의 보복공습을 통해 피아 6000~7000명 이상이 사망하고 수많은 건물과 도로, 학교, 병원 같은 공공시설이 피격되면서 유엔조차 외면하는 사면초가 국가로 전락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아랍권의 ‘눈에는 눈, 이에는 이’식 구약적 전투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물론 전투의 ‘불의 고리’는 하나님에 대한 불순종이다. 아브라함이 주시겠다는 ‘약속의 아들 이삭’을 못 기다리고 부인의 몸종 하갈을 통해 ‘이스마엘의 후손’ ‘300’이라는 잠재적 부상자를 생성시킨 것이 사단이다. 이후 끊임없는 시오니즘 운동을 통해 1948년 5월 14일 본래의 땅으로 회귀하였으나 숙명적인 1, 2, 3, 4차 중동전쟁을 벌여야 했고 이제 ‘29’에 해당하는 잠재적 핵심 부상자인 하마스 같은 독종들과 결전 중이지만 궁극적인 최후의 ‘1’을 남겨두고 있음은 지구촌 전체의 불행이다.   이태원 참사 또한 하인리히 법칙상 예외는 아니다. 12년 전, 미국이 버린 핼러윈 귀신놀음을 인구 1/4이 기독교도인 한국의 이태원에서 재점화된 것이 ‘300’의 시초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사건 발생 4시간 전, 20분 간격으로 11회에 걸쳐 ‘압사’까지 경고하면서 112에 신고한 ‘29’에 해당하는 경상자들의 애끊는 호소를 당국은 흘려들었다. 그때 한 사람의 의인만 있었다면 ‘1명 아니 158명’의 생명은 지켜지지 않았을까? 안타깝다. 김도수 / 자유기고가살며 생각하며 하인리히 이태원 이태원 일대 미개형 참사 잠재적 부상자

2023-10-27

[발언대] 이태원 클래스 2

세계를 압축해 놓은 듯한 이태원의 작은 거리에서 불합리한 세상에 맞서 창업 신화를 만들어가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다룬 ‘이태원 클래스’라는 드라마가 2020년 1월 방영돼 많은 인기를 얻었다. 그리고 2022년 10월, 새로운 드라마가 시작되었다. 하지만 그것은 청춘들의 밝은 미래와 사랑 이야기가 아닌 공포와 전쟁의 드라마였다. 드라마의 주연은 한이 맺혀 슬픔의 눈물만 흘리는 부모들이고, 조연은 천사, 귀신, 군인, 텔레토비 등 다양한 복장의 싸늘한 시신으로 잠깐 출연한 자녀들이다.     대본과 대화는 없고 어두운 공간에서 부모들이 두려움과 외로움으로 소리 없이 외치는 장면들만 나온다. 과연 앞으로 어떤 스토리 전개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게될지 궁금하다.     나는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자라면서 여전히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지만 열심히 살아가는 1.5세다. 그리고 이제 어느덧 중년이 되었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 역사와 문화, 말들을  하나씩 배우고 있다. 8년 전에는 세월호 사건을 접하면서 ‘참사’라는 단어의 의미를 처음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번에 새로운 이태원 드라마 (사태)를 보면서 ‘압사’, 그리고 ‘정쟁(정치전쟁)’ 이라는 단어들을 알게 되었다. 우리나라 언어에 이렇게 많은 표현과 단어들이 있는지 미처 몰랐다.   역사를 모르면 미래가 없다고 하던데, 참사를 배웠는데 왜 압사 사태가 발생했는지 모르겠다. 미래가 행복하려면 지금이 행복해야 한다는데, 놀다가 죽으면 원인이 무엇이든 본인 탓인가? 놀러 가서도 죽지 말고 잘 놀다 집으로 잘 들어가게 하는 게 국가의 의무와 책임 아닌가? 사고와 사건으로 남 탓하기 전에 예방이 그렇게 어려운가? 자식을 잃은 부모에게 정신상담이라니?  자식을 잃은 부모가 정신치료를 받는다고 슬픔을 잊을 수 있는가?     치열한 경쟁 속에 사는 대한민국 청년들은 가족과의 추억이나 미래에 대한 고민보다 생존에 더 바빴다. 이런 힘든 과정에서 하루라도 축제와 해방감을 즐겨보고 싶었던 그들은 누군가의 아들이고 딸이고 친구고 이웃이었다.   청춘이 죄가 되어가는 막장 드라마는 계속되고 있다.  크리스토퍼 HK 이 / 영화감독발언대 이태원 클래스 이태원 클래스 이태원 드라마 막장 드라마

2022-12-18

30년전 LA폭동 상담 의사 이태원 참사 피해자 치료

  조만철(78.사진) 정신과 전문의가 최근 한국에서 발생한 이태원 참사 피해자들의 심리치료를 돕고 돌아왔다.   조 박사에 따르면 그는 지난달 중순 강연 스케줄과 가족 만남을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가 이태원 참사를 접한 후 영어권 피해 학생들의 심리치료를 1주일 동안 돕고 귀국했다. 조 박사는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참사 후 이어진 피해자들의 소식을 듣고 강연한 대학 관계자를 통해 도움을 주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는데 당장 영어권 학생들의 상담을 도와줄 수 있겠느냐는 제안을 받았다"며 "미국과 호주 등 4명의 학생의 심리치료를 일주일 동안 돕고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조 박사는 "당시 행사장에는 외국 유학생들이 많이 있다고 들었다. 또한 사망한 피해자의 친구들도 있어 상담치료가 꼭 필요한 상황이었다"며 "상담한 기간은 1주일에 불과했지만, 영어로 상담하며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충격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어 조금은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조 박사는 대형 참사에 따른 트라우마 상담 전문가다. 꼭 30년 전인 1992년 LA폭동 당시에도 한국어 상담팀을 구성해 당시 피해를 본 한인들의 치료를 도왔다. 당시 상담을 받은 한인들은 약 2000명에 달한다.   조 박사는 "이번 이태원 참사를 겪은 외국 유학생들의 경우 가족들이 없는 곳에서 대형 사고를 당한 만큼 고립된 감정으로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호소하는 케이스가 많다"이라며 "상담한 학생들도 대부분 불면증과 불안, 우울 증세를 호소했다"고 말했다.     조 박사는 "앞으로도 대형 사건은 계속 발생할 것"이라며 "한국 사회뿐만 아니라 미국, 특히 아시안 인종혐오 범죄가 늘고 있는 남가주 한인사회도 이런 대형 사고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연화 기자이태원 조만철 이태원 참사 정신과 전문의 이번 이태원

2022-11-18

[열린 광장] 열역학 제 2법칙으로 본 이태원 참사

지난 10월 29일 이태원 해밀턴 호텔 인근 골목에서 대규모 압사 사건이 발생해 158명이 사망하고 196명(중상 31명, 경상 165명)이 부상을 입는 대참사가 발생했다. 이번 참사는 핼러윈 행사를 즐기러 온 수만 명의 인파가 한꺼번에 비좁은 내리막길에 몰리면서 발생했다. 공권력의 통제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군중은 사회적 질서보다 물리적 법칙에 따라 유체처럼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이번 이태원 참사를 설명할 수 있는 물리적 법칙으로 열역학 제 2법칙을 들 수 있겠다.     열역학 제2법칙은 고립계(Isolated System)에서는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현상만 일어나며 감소하지 않을 뿐 아니라, 사용해버린 에너지(엔트로피가 높은 상태)를 같은 양의 엔트로피가 낮은 에너지로 다시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이론이다. 여기서 엔트로피는 변환을 의미하는 뜻으로 모든 계에서 자연적인 변화 과정이 더욱 무질서해질수록 엔트로피가 증가하게 된다고 정의한다. 즉, 무질서도가 크면 클수록 엔트로피는 증가한다는 뜻이다.     예를 들면, 물컵 속에 잉크 한 방울을 떨어뜨리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잉크가 퍼져서 물 전체가 뿌옇게 된다. 하지만 뿌옇게 된 물컵을 가만히 놓아둔다고 해서 뿌옇게 된 물이 맑은 물과 순수한 잉크 한 방울로 스스로 분리되는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고립된 계에서 엔트로피는 감소하지 않을 뿐 아니라 잉크 한 방울이 번지지 않고 가만히 있을 때보다 물과 섞였을 때의 엔트로피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결국, 물과 섞여버린 잉크(무질서한 상태)도 순수한 잉크(질서 있는 상태)로 돌아오기 위해선 분리 과정에서 외부 에너지(인위적인 외력)가 투입되어야 한다.     그리고 열역학 제 2법칙은 자연적인 에너지 흐름의 방향성을 알려주는 법칙이다. 여기서 자연적이라는 것은 인위적인 외력이 작용하지 않았을 때를 의미하며, 이때 에너지는 특정한 방향성을 가지고 이동한다. 또한 자연계의 모든 현상은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발생한다. 특히, 엔트로피가 증가한다는 것은 카오스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카오스는 말 그대로 예측하기 힘든 복잡한 운동을 말한다. 군중의 움직임은 대부분 비선형이기 때문에 어떤 결과가 발생할지를 예측하려면 사람들의 숫자, 위치, 속도, 도로 경사 등 초기조건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그런데 이런 초기조건이 조금만 바뀌어도 그 효과는 지수함수에 의해 천문학적으로 커진다. 마침내 예측 불가능한 ‘나비효과’가 발생하게 된다.     불행히도 이번 참사의 ‘나비효과’는 유체화된 군중이 비좁은 내리막길로 밀려들면서 밀집도가 계속 높아져 군중 일부가 무너짐으로 인해 대규모 압사로 나타났다. 이것은 무질서도가 갑자기 커지면서 엔트로피가 급속도로 증가한 현상이다. 상황이 이쯤 되면 극도로 무질서한 상태를 질서 있는 상태로 다시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해진다. 그래서 이태원 참사는 ‘자연적인 과정을 통해서 사용되는 에너지는 엔트로피가 높아지는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물리법칙에 의해 일어난 불행한 자연 현상이라고 말할 수 있다. 단지 이런 대규모 압사 사건을 예방하거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위기관리 시스템의 일환으로 적절한 장소와 적절한 시기에 공권력(외부 에너지)을 투입하는 것뿐이다.   손국락 / 보잉사 시스템공학 박사·라번대학 겸임교수열린 광장 열역학 이태원 이태원 참사 이태원 해밀턴 이번 이태원

2022-11-14

[독자마당] 이태원 참사의 교훈

우리는 어떤 잘못으로 인해 원치않는 결과에 이르렀을 때, 그 잘못에 대해 자책하며 실패의 원인을 찾아 분석,복기한다. 이후 그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다.     무슨 일을 하고자 할 때, 그에 대해 아는 바가 없으면 생각대로 이루기 어렵다. 사는 동안 언제 어떤 일에 대해서라도 무난히 풀어갈 수 있도록 넓고 깊은 지식을 얻기 위해서는 언제 어디서나 늘 배움이 필요하다.     지식의 습득은 자신의 체험으로 얻거나, 남의 체험에서 얻게 된다. 자신의 체험으로 얻는 지식은 실수나 실패를 통하게 될 수 있어, 그만큼 힘든 과정을 겪게 되며 비효율적이다. 남의 체험에서 배우는 지식은 긴 역사 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실패의 경험이 모이고, 수많은 사람들이 이를 분별,연구하며 보존,전수되어 모두에 필요한 지식,지혜로 발전되어온 것이다.     이로 인해 어느 분야든지 배우고 익힌만큼 필요한 과제들을 무난히 풀어낼 수 있게 된다.실패를 통해 배우고 힘들여 얻기보다, 미리 배운 지식으로 적절한 방법을 찾아 쉽게 성취함이 모두가 바라는 최상의 방식일 것이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란 병법으로서만이 아닌 일상상의 대소사에도 적용되는 원리이다. 모르는 길에 나선다면 제대로 목적지에 도달키 어려울 것이며, 자칫 큰 낭패를 당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도 세상 도처에서 누구나 원치않는 사건,사고.실패가 쉴새 없이 일어나고 있다. 이를 엄밀히 따져보면, 이전의 남의 실패에서 제대로 배워 교훈을 얻지 못한 때문이라 할 수 있다.     한국 이태원 참사의 비극적 희생자들에게 심심한 애도를 보낸다. 관계 당국의 상황에 따른 위험 인식과 그에 대한 적절한 대처 부족이 크게 안타까운 일이다. 윤천모 / 풀러턴독자마당 이태원 참사 이태원 참사 한국 이태원 비극적 희생자들

2022-11-13

“이태원 참사, 정부 책임 있는 조치해야”

11일 한인 단체 관계자들이 지난달 이태원 참사와 관련 기자회견을 마련하고 한국 정부의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했다.   김환단 역사연구가와 정성업 5·18기념재단 LA 상임대표, 김재율 미주국민헌법개정위원회 위원장, 양 사이먼 남가주호남향우회 회장 등 10명은 ‘이태원 참사 진실규명 미주위원회’를 지난 7일 발족했다. 이들은 이날 ‘10.29 용산참사’ 미주동포 시국선언을 낭독 한국 정부에 참사 규명 및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했다.     정성업 공동위원장은 “‘이태원 참사’와 ‘10.29 용산참사’를 혼용해서 사용한 것은 이태원 상권을 보호하고 이번 참사를 용산 대통령실 이전이 가져온 많은 실책 중 하나로 보는 것에 공감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 정부의 태도가 국민의 생명에 대한 존중이 없기에, 10만명이 넘게 모이는 현장에 대통령실, 용산 구청 등 그 어디에도 전혀 안전대책이 없었다”며 “이것은 돌이킬 수 없는 직무유기”라고 주장했다.     김재율 공동위원장은 “대통령중심제에서는 대통령이 현명하고 신속하게 움직이지 못하면, 앞으로 닥칠 재난도 마찬가지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권력을 분산하여 현장 책임자들이 독자적인 판단과 집행 그리고 책임지는 제도적 개선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장수아 기자이태원 한인 이태원 참사 한인들 이태원 참사 규명

2022-11-11

[살며 생각하며] 제2의 하인리히 법칙으로 승화

2022년 10월 29일 저녁 6시 34분. 112, 119를 찾는 전화 소리가 요란하다. ‘핼러윈’의 한국 원조 거리 이태원의 해밀턴호텔 옆 골목이 지하철에서 흘러들어온 인파와 근처 클럽에 입장하려고 줄을 선 사람들로 뒤엉켜 압사당하기 일보 직전이니 빨리 구출해달라는 내용이다. 그 후 밤 10시까지 무려 79건의 비슷한 신고가 줄을 이었으나 관련 당국은 먹고 마시고 자며 허허했다.   그리고 밤 10시 15분, 외국인 26명 포함 우리 청소년 156명이 사망하고 196명이 다치는 전대미문의 참사가 한국의 수도 서울, 그것도 대통령 집무실에서 지근거리인 용산 이태원에서 발생하여 전 국민을 슬픔과 허탈, 좌절케 하였다. 사전에 대비책을 어느 정도 세웠거나, 쇄도한 신고 전화에 조금만 반응했더라도 이런 어처구니없는 죽음은 막았지 않았나 하는 자괴감에서다.   Halloween에서 Hallow는 성인(Saint)이라는 의미의 고 영어다. 오래전 가톨릭에서는 매년 11월 1일을 All Hallow’s day라 하여 ‘천국에 가 있는 모든 성인을 기리는 행사’를 열어왔는데 그 전야 10월 31일은 All Hallow’s Day Evening이라 칭한 데서 ‘핼러윈’이란 말이 생겼으나 내용을 살펴보면 종교나 신앙은 없고 귀신이나 주술 등의 신비주의만 가득한 미신적 행사였다.   ‘핼러윈’의 유래에 대해 가장 잘 알려진 것은 고대 켈트족 ‘서우인 축제’다. 켈트족은 1년을 10달, 계절을 겨울과 여름으로만 나누고 총 4개의 기념일을 지켰는데 그중 가장 큰 명절을 한해의 마지막인 10월 31을 서우인(Samhain)이라 하며 ‘죽음과 유령을 찬양하는 축제놀음’을 벌였다. 그들은 이날 저승의 문이 열려 조상들은 물론 이상한 잡귀들이 빠져나와 이승을 방문한다고 믿으면서 귀신 복장을 하고 거리를 다니며 ‘Trick or Treat’ 하며 과자를 달라고 한 것이 ‘핼러윈’이 되었다는 설이다.   이렇게 ‘핼러윈’ 발상지는 유럽이고 현저하게 꽃을 피운 나라는 미국이라면 오늘날 가장 거세게 지키는 나라는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국가들이라는 사실이 아이러니다. 사실 미국에서는 수년 전 아이들에게 독이 든 사탕을 주는 범죄가 발생하면서 열기가 옛날 같지 않고, 한인 교회들은 이날, 아이들을 교회로 불러 안전하고 은혜스러운 새 어린이 축제로 승화시켜나가고 있다.   ‘하인리히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대형 사건 사고가 발생하는 데는 같은 원인과 징조가 사전에 수십 차례에 걸쳐 나타난다는 통계적 논리다. 1931년 Traveles 보험회사 손실통제 부서에서 근무하던 허버트 하인리히라는 사람이 ‘산업재해 예방’이라는 책을 통해 주장하여 유명 해졌는데 지금도 그 분야의 교과서다.   이태원 참사도 마찬가지다. 단지 징후와 대비방책은 넘쳤지만 공무원들의 무사안일이 법칙을 무색게 했을 뿐이다. 오히려 4시간여 동안 죽음의 현장에서 몸을 아끼지 않은 79건의 한국 디지털 세대들의 거룩한 신고음성만이 선한 기록으로 남았다. 바라기는 이 음성들을 새 항목으로 추가한 제2의 하인리히 법칙을 만들어 세계 재난사에 새로운 이정표로 제시되었으면 한다. 그래야 저들의 무고한 희생이 헛되지 않고 또 다른 유형의 압사, 붕괴, 침몰, 깔림 같은 후진성 인재들이 마침표를 찍지 않을까 싶다. 김도수 / 자유기고가살며 생각하며 하인리히 승화 하인리히 법칙 이태원 참사도 한국 디지털

2022-11-11

[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제발 무너지지 마라

어떤 상황에도 쓰러지면 안 된다. 사랑하는 딸아 아들아. 무너지면 죽는다. 다 죽는다. 이토록 황당하게 너희를 보내야 하다니. 너무 끔찍해서 며칠간 뉴스를 보지 못했다. 그 초롱초롱하던 눈망울을 다시 볼 수 없다니. 얼마나 견디기가 힘들고 숨을 쉴 수 없었으면 세상을 들어올릴 청춘의 열기를 접었을까.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생생하게 다가와 뼈가 삭고 살이 저민다.     어떤 상황에도 무너지면 안 된다고 말했었다. 돌뿌리에 채이고 휘청거려도 버티고 견뎌야 한다고 가르쳤다. 산다는 것은, 살아남아야 하는 생존의 투쟁이기에 절대로 포기하면 안 된다고 너희 인생을 닥달했다. 네 어깨에 지워준 무거운 짐을 내려 줄 변명도 작별의 말도 건네지 못하고 너를 보낸다.     하늘이 꺼지고 지구가 운행을 멈추는 참담한 절망을 남은 자들은 목숨 끝나는 날까지 모질게 견디며 살아야 한다. 너희가 죽고 우리가 살아남은 허망한 날들 속에 세상의 끝을 본다.     운명이란 것이 있다면. 운명의 신이 뿌린 재앙을 피할 수 없다 해도, 같은 날 같은 시간에 156명의 피 끓는 생명을 앗아간 참사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이태원 할로윈 축제에서 숨진 사람들은 여성과 젊은층이 많고 대부분이 20대다. ‘비극의 골목’에서 압사당하기 직전까지 그들이 꿈꾸는 세상은 아름답고 찬란했다. 코로나와 싸우며 지친 몸과 영혼들이 죽음의 마스크를 벗고 하늘 끝까지 날아 오르고 싶었다. 형형색색 자기만의 독특한 색깔로 꾸민 의상을 입고 가면을 쓰면 기죽고 힘들었던 일상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 단 하루 만이라도 경쟁과 투쟁의 암울한 일상에서 벗어나 미래로 향해 꿈의 날개를 펴고 싶었다.   할로윈 축제는 로마가 켈트족을 정복하면서 기독교가 들어온 뒤 11월 1일을 ‘모든 성인의 날(All Hallow Day)’로 정하면서 그 전날을 ‘모든 성인들의 저녁(All Hallow’s Eve)’으로 제정됐다. 청교도들이 미국으로 이주하며 할로윈은 국민적 축제로 변형된다. 아이들은 괴물이나 마녀, 유령으로 분장한 채 이웃집을 돌며 호박에 도깨비 얼굴을 그린 ‘잭-오-랜턴(Jack O Lantern)’을 들고 ‘과자 안주면 장난 칠 거예요! (trick or treat)’ 외치며 사탕과 쵸콜렛 등을 얻어간다.     우리나라는 20~30대인 혈기왕성한 젊은이들이 놀만한 축제가 부족하다. 설날 추석 등 민족 명절들은 즐기는 날이라는 인식 자체가 희박해졌다. 고질적인 교통체증과 가족 간의 사랑을 나누는 만남이 아닌 대가족 청문회 같은 집안 갈등 문제가 많이 불거져 젊은 세대에게는 부정적인 이미지마저 강하다.     성탄절도 기독교 집안에서는 가족명절이지만 축제가 아니라서 가족 눈치 안보고 자유롭게 놀만한 날이 할로윈 말고는 없다.     할로윈 축제의 가장 큰 매력은 가면이다. 위장이다. 소침하고 억눌렸던 삶, 보이고 싶지 않는 얼굴을 가면 뒤에 감추고 단 하루 만이라도 유치하지만 때묻지 않는 동심으로 돌아가고 싶은 열망이 청년들을 할로윈 축제로 불러낸다.     한국 젊은이들은 명문대 진학과 일자리 구하기, 출세해서 돈 벌기, 결혼과 집 마련 등으로 매일 압사 당하는 고통 속에 하루하루를 버티며 산다.     정쟁과 처벌, 책임추궁으로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재발 방지를 위한 엄정한 법 제정과 청년들의 미래를 위한 근본적이고 사회적인 탈출구 마련이 필요하다. (Q7 Fine Art 대표, 작가)       이기희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할로윈 축제 이태원 할로윈 국민적 축제

2022-11-08

[기고] ‘소 잃고 외양간’ 타령만 할 것인가

지난 6일 이태원 핼러윈 참사 희생자에 대한 국가애도기간이 끝났다. 해외에서도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를 전해왔다. 하지만 이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정부가 참사의 원인과 책임 소재를 명백히 가려야 할 때다.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은 국가 안전시스템 점검 회의를 열고 “각종 재난 안전사고에 관한 제도를 전면 재검토하고 켜켜이 쌓인 구조적 문제점을 과감하게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참사 관련 진상규명이 철저하게 이뤄지도록 하고 국민 여러분께 그 과정을 투명하게 한 점 의혹 없이 공개하도록 하겠다”며 “그 결과에 따라 책임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그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위기관리시스템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훈련을 통해 수시로 시스템 작동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는 예견된 인재다. 안전 불감증 탓에 위험성을 간과하다 후회하는 철부지 같은 행동은 이번 기회에 끝내야 한다. 세월호 사건 이후 그토록 재난 대비 시스템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지만, 또다시 이에 버금가는 참사를 보며 필자만 정부에 대한 불신을 갖게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무엇보다 위험 사태 발생 징조가 있었는데도 예방 조치에 발 빠른 대처가 미흡했다면, 이것은 직무유기다. 이태원 참사 후 용산경찰서 측은 부실 대응에 대한 흔적을 삭제하거나 은폐한 사실이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 인파 집중에 따른 안전사고를 우려하는 소속 경찰들의 사전 보고서 여러 건을 삭제했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그러니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만 반복되어온 것이 아니겠는가.   대형 참사가 발생한 골목길은 평소에도 자유롭고, 국제적인 분위기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붐비는 곳이다. 올해는 특히 코로나 유행 이후 처음으로 거리 두기 없이 대규모 핼러윈 행사가 열리면서 축제를 즐기려는 젊은이들이 몰려들었다. 그러다 한순간 내리막길에 사람들이 몰리며 와르르 무너졌다. 이런 압사 사고는 언제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가능성을 미리 차단하고 방지할 수도 있다. 크고 작은 사고를 많이 겪은 경험을 토대로 안전수칙에 따라 미리 일사불란하게 대비하는 것만이 유일한 예방일진데, 이에 대한 대비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면 한심하기 짝이 없다. 재난 대비시스템을 구축하고, 대규모 인원이 몰릴 때를 상정한 인파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몰랐다면 이것이 인재가 아니고 무엇인가.   요즈음 휴대폰에 내장된 전자기기 시스템이 얼마나 편리하고 좋은가. 휴대폰을 통해 행사장 정보를 수시로 알리고, 최악의 상황이 감지되면 비상사태를 선포하면 예방할 수 있다. 평소에도 많은 인파가 모이는 곳이라면 관할 행정기관이 CCTV를 설치해 수시로 인구밀도, 통행 방향 등을 파악해 일정 수준을 넘을 경우 긴급 안전관리 인원 투입, 출입 통제 같은 조처를 할 수 있다.   세계 최고의 IT기술을 보유한 국가가 과연 생명을 최고의 가치로 두고 있는지 반성해야 할 것이다. 사고가 나면 정치권이나 사회단체들은 정부만 성토할 것이 아니라 생명을 지키는 사회적 시스템을 만드는 것과 함께 국민의 안전 의식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함께 내야 한다.   윤 대통령은 “각종 재난 안전사고에 관한 제도를 전면 재검토하고 켜켜이 쌓인 구조적 문제점을 과감하게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정부와 국민은 더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언제까지 ‘소 잃고 외양간’ 타령만 할 것인가! 박철웅 / 일사회 회장기고 외양간 타령 재난 대비시스템 국가 안전시스템 이태원 참사

2022-11-07

[이태원 참사…희생자들의 명복을] 충격적이고 안타까운 사고

요즘은 행복한 사람 보다 불안한 사람이 더 많다. 인터넷 탓에 크고 작은 사건들과 개인적 감정들이 지구촌에 빠르게 전해지는 것이 큰 원인 중 하나다. 필자가 한국에 온 후 접한 첫 큰 뉴스가 이태원 압사 사고다. 사망자가 150명이 넘는 대형 사고다.   이태원은 대학 시절 가끔 친구들과 가짜 명품들을 눈요기하고 양식을 먹으며 미국의 환영을 쫓던 곳이다. 이국적인 분위기와 낯선 사람들이 주는 들뜸을 즐기던 시절 추억이 담긴 곳이다. 지난달 29일 이태원의 중심 해밀턴호텔 옆 폭 4미터, 길이 45미터(55평 아파트 정도)의 좁은 내리막 골목길에서 참사가 일어났다. 100명 이상의 사망자가 20대다.   한국의 젊은 세대는 어떤 면에서 미국의 한인 젊은이들보다 더 미국적이다. 역동적이고 미래지향적이며 세계의 재미있는 놀이 문화를 흡수한다. 덕분에 핼러윈 문화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이들은 3년 만에 마스크에서 해방되어 핼러윈 복장을 하고 이국적 장소에서 이국적 파티를 즐기려 삼삼오오 호텔 근처로 모여들었다.   10만명 인파가 몰린 호텔 옆 골목길이 갑자기 아비규환 현장으로 변했다. 인파 수가 갑자기 늘어 움직일 수 없을 정도인데 길바닥은 술과 여러 액체로 미끄러웠다. 골목 위로 아래로 움직이려는 사람들이 서로 밀고 밀쳤지만 거의 정지 상태였다. 갑자기 위쪽 사람들이 먼저 앞으로 우수수 넘어지자 그 앞사람들이 도미노처럼 연속으로 쓰러졌다. 사람이 넘어져 3미터 길이로 겹치면 제일 아래 사람이 받는 압력은 300킬로그램이나 된다고 한다.   도움을 외치는 날카로운 고통 소리는 비명과 사이렌 소리에 묻혔다. 공포영화의 한 장면이 빠르게 또 천천히 전개됐다. 부상자들을 큰길로 옮겨 심폐소생술을 하는 구급요원들과 시민들, 이리저리 뛰는 경찰관들, 순식간에 하얀 포장에 넣어진 주검들, 좁은 골목길에 주검이 쌓여갔다. 신원이 확인된 주검들은 파란 시트에 덮여서 구급차 뒷좌석에 실려 날 새도록 이태원 길을 떠났다. 어느 외국인은 골목 벽을 타고 올라 여러 개의 간판을 밟고 탈출했다.   대규모 인파를 예상한 소방당국이 인근에 대기하고 있었지만 좁은 골목길로 들어설 수 없었다. 근처에 배치된 안전요원들이 거의 없었고 용산구 핼러윈 대책위원회의 대비책도 거의 전무했다. 많은 경찰은 그 시간에 서울 광화문 광장 데모대 통제 인력으로 배치됐다.     다행히 사건 후속 수습 집중도는 놀라웠다. 근처 한강로에 임시 응급 의료소를 설치해 부상자를 치료했다. 수도권 응급의료센터의 재난의료지원팀들이 총동원됐다. 소방당국은 대응 단계를 3단계로 격상했다. 142대 구급차가 출동했으며, 경찰, 소방관과 서울시 직원 등 총 848명이 동원됐다. 이와 동시에 나라 전체의 모든 문화 행사들이 취소됐다.   또 정부는11월 5일까지 국가애도기간으로 정하고 용산구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덕분에 유족과 부상자에 대한 구호금이 국비로 지원된다. 서울 시청 건물에는 조기가 게양됐고, 서울광장과 이태원광장에 합동분향소가 설치됐다. 미국서 볼 수 없는 일사불란함이다.   참사 기억은 을씨년스럽고 괴기하지만 주검이 치워진 골목길은 뒹구는 쓰레기 외에는 변함없고 무심하다. 이태원의 참사는 요란하고 안타깝다. 모든 죽음은 사연이 있어 가슴 아프지만 특히 10대, 20대 어린 영혼들의 소멸은 우리의 마음을 흔든다. 조의를 전한 세계 여러 정상과 수많은 시민과 함께 나도 가족과 친구를 잃은 분들께 깊은 애도를 전한다. 정레지나이태원 참사…희생자들의 명복을 충격 내리막 골목길 핼러윈 문화 이태원 압사

2022-11-04

[이태원 참사…희생자들의 명복을] 변질된 핼러윈 문화

대한민국 한복판에서 벌어진 이태원 잡단 압사사고 소식에 세계가 떠들석하다. 이번 사고는 한국에서 발생한 압사 사고 가운데 역대 최다 인명피해를 냈다. 사실 군중 압사 사고는 전형적인 후진국형 인재라고 할 수 있다.  60여 년 전에는 한국에서도 한 해 걸러 수십 명이 생명을 잃은 압사 사고가 일어났다. 1959년 부산공설운동장에서 시민위안잔치 관중들이 소나기를 피해 출입구로 몰리면서 67명이 숨졌고, 1960년 설날을 앞두곤 귀성객들이 서울역 승강장에 몰려 31명이 숨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태원 참사 소식을 자세히 전한 뒤 “한국에서 핼러윈은 아이들이 사탕을 얻으러가는 날이 아니다”라며 “최근 몇 년 간 20대를 중심으로 코스튬을 차려입고 클럽에 가는 행사로 정착됐다”고 전했다. 한국에서 핼러윈 문화가 변질되고 있다고 본 것이다.     핼러윈은 유래나 풍습 등을 떠나서 음침한 분위기속에 웃고 즐기는 어린이 위주의 문화인데 어쩌다 한국에서는 2030대들의 광란의 문화로 변질된 것인지 의아하게 느껴진다.   미국의 아동축제로 잘 알려진 ‘핼러윈데이’는 매년 10월31일 추수가 끝나고 으시시한 저녁때 제법 무섭고 음침하게 분장하고 검은 색깔의 옷으로 변장한 어린이들이 집집마다 방문해 큰소리로 외친다. “트릭 오어 트릿(Trick or Treat)”라고  소리치면 집주인은 웃으며 “웰컴” 하면서 사탕이나 초콜릿을 한 움큼씩 집어준다. 아이들의 부모들은 뒤따르며 안전관리에 신경을 쓴다. 이게 진짜 핼러윈 문화가 아닌가.   핼러윈은 고대 켈트족이 새해(11월 1일)에 치르는 사윈(Samhain) 축제에서 유래된 것으로  8세기 유럽에서 카톨릭교회가 11월 1일을 ‘모든 성인 대축일’로 정하자 축제는 전날인 10월 31일이 됐다. 핼러윈이라는 명칭은 ‘신성한(hallow) 전날 밤(eve)’이라는 의미다. 유령이나 괴물로 분장한 아이들이 이웃집 초인종을 누르고 다니며 간식을 얻는 오늘날의 모습은, 유럽 이민자들이 미국으로 이주하며 원주민 문화와 융합된 후 정착된 풍습이라고 한다.   핼러윈데이는 원래 종교 축제다. ‘모든 성인의 날’이란 기독교 축일이 아일랜드 전통 축제와 섞이면서 1000년 전부터 유럽에서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일랜드와 영국, 그리고 영국 식민지였던 미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정도에 국한된다. 같은 기독교라도 유럽 대륙의 가톨릭, 동유럽 정교회 나라에선 여전히 낯설다고 한다. 그런 점에서 한국과 일본은 매우 특이하다. 언제부터인가 종교적 의미는 사라지고 청춘들의 열기가 분출하는 축제로 변했다.   요즘 기독교 단체에서는 어린이의 축제를 건전하게 그리고 교육적으로 분위기를 전환시케느데 노력하고 있다. 즉, 핼러윈은 망령을 대상으로 한 흥미위주의 축제지만 기독교에서는 미신과 허구적인 전설을 배제하고 어린이가 즐기는 축제문화로 개선하고 있다, 고로 핼러윈(Halloween)을 '홀리윈(Hollywin)'이라는 발음상 비슷한 타이틀로 부른다.   아무튼 즐거운 청춘남녀의 파티가 죽음의 망령으로 뒤덮인 이태원의 악몽은 다시는 없어야겠다. 마국사람들은 아이들이 이웃을 돌아다니며 사탕을 받아오는 것처럼  핼러윈은 가족과 이웃의 친목을 확인하는 문화라고 한다. 장차 또 우리가 경험할 핼러윈 속엔 축제라는 가면을 쓴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이재학 / 6.25참전유공자회 회장이태원 참사…희생자들의 명복을 핼러윈 변질 핼러윈 문화 진짜 핼러윈 원주민 문화

2022-11-04

이낙연 전 총리 이태원 참사 조문

    민주당 대선 경선후보로 출마했던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4일 본보 문화센터에 마련된 워싱턴 지역 이태원 참사 조문소를 찾아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었다.   이 전 총리는 “참담하게 희생된 아이들에게 미안하다”면서 “부모님을 비롯한 가족과 친구들에게 무슨 말씀을 드린들 위로가 되겠느냐”고 비통해 했다. 특히 이 전 총리는 “모든 행정이 그러하듯이 안전도 과학과 정성”이라며 “과학에 의지하고 정성을 다해야 하는데 정부가 그렇게 하지 못한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사고 원인에 대해서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또한 이 전 총리는 “이번에 이태원 참사에서 조카를 잃은 브래드 웬스트럽 의원님께도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조문 마지막 날인 이날, 많은 한인들이 조문소를 찾았다. 글로벌한인연대 린다 한 회장은 “젊은이들의 안타까운 죽음이 너무나도 가엾다”면서 “사고의 경위 등이 철저히 파악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한인여성경제인협회장을 역임한 크리스티나 신 변호사도 “유가족들에게 우선 깊은 위로를 전하고 싶다”면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사고로 그렇게 많은 목숨을 허망하게 잃게 됐다는 것이 아직도 믿겨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이태원 참사는 지난 10월29일 이태원동 해밀톤호텔 서편의 작은 골목에 핼러윈 축제를 즐기려는 수많은 인파가 몰리게 되면서 발생한 대규모 압사 참사로 현재까지 그 원인과 경과, 사고 대처방법에 대해 각종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 골목 중간 5.5평에 핼러윈 인파들의 병목 현상이 일어나 행인끼리 우왕좌왕하는 과정에 서로 뒤엉켰고 뒤쪽 인파에서 세차례 정도 밀치자 사람들이 넘어져 ‘연쇄 깔림’으로 156명이 사망하는 참극이 벌어졌다. 정부의 대응책이 특히 논란이 되며 윤석열 대통령은 4일, 사고발생 엿새만에 첫 공개 사과를 했다.  박세용 기자 spark.jdaily@gmail.com이낙연 이태원 이태원 참사 총리 이태원 참사 조문소

2022-11-04

"아들 희생, 한국경찰 책임져야"…'이태원 참사' 아버지 인터뷰

서울 이태원 참사로 대학생 아들을 잃은 미국인 부친이 슬픔과 함께 사고를 막지 못한 한국 정부에 실망감을 토로했다.   3일 애틀랜타저널컨스티튜션(AJC)에 따르면, 이태원 참사 희생자인 스티븐 블레시(20) 씨의 아버지 스티브 블레시(62)씨는 전날 이 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심경을 밝혔다.   스티븐 블레시씨는 조지아주 애틀랜타 케네소 주립대학교 국제 비즈니스 전공 학생으로 참사 당시 한국에서 유학 중이었다. 그는 앤 마리 기스케씨와 함께 이번 참사로 희생된 미국인 2명 중 한 명이다.   부친은 인터뷰에서 “멋진 영혼을 가진 아들은 언제나 모험을 좋아했으며, 이번 한국 여행은 팬데믹 이후로 미뤄졌던 아들의 첫 번째 대모험이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참사 당일 밤 동생으로부터 “서울에서 큰일이 났는데 스티븐은 잘 있느냐”는 전화를 받았다며 아들이 중간고사 후 친구들과 함께 외출한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핼러윈 행사에 간 줄은 몰랐다고 했다.   그는 즉시 아들의 휴대전화에 “지금 밖에 나가 있다고 들었다. 안전하게 있어야 한다. 사랑한다”고 문자메시지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장을 받지 못했다.   걱정이 된 부친은 교육원에 전화를 걸었으나 아들이 기숙사에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고, 이후 주한 미국 대사관으로부터 아들이 사망했다는 통보를 받았다.   그는 현재 미국 대사관의 도움을 받아 아들의 시신을 한국에서 화장해 미국에서 장례를 치를 준비를 하고 있다.   아버지 블레시씨는 한국 정부가 이번 행사를 다룬 방식에 분노하고 있다고 AJC는 보도했다.   그는 “(한국) 경찰은 완전히 실패했다”며 “(한국 경찰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았으며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한국경찰 이태원 이태원 참사 아들 희생 대학생 아들

2022-11-03

[이 아침에] 이태원으로 간 젊은이들

맥도날드에 갔더니 직원들이 머리 장식까지 한 핼러윈 복장을 하고 있었다.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착잡한 마음이 들었다. 지금 한국에서는 핼러윈 파티를 위해 모였던 많은 젊은이가 압사하는 참사로 온 국민이 통곡하고 있지 않은가.     팬데믹이 끝나가면서 어른들은 단풍놀이도 가고, 해외로 떠나기도 하지만 젊은이들은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색다른 주말을 보내고 싶었을 것이다. 대부분이 20~30대인 그들은 이제 사회에 첫발을 내디디고 부푼 꿈을 키워나갔을 사람들이다. 얼마나 아름답고 분주한 시절인가? 그들은 또래들과 어울려 노래하고 춤도 추며 젊음의 열기를 마음껏 발산하고 싶었으리라.     필자가 근무하던 시절 한국의 학교들은 매년 3박4일 일정의 학생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학생들은 학교를 떠나 특별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위탁 기관으로 가기 전에 학급별 장기 자랑을 준비해야 했다. 회의를 통해 뽑힌 10여 명의 학생은 학급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방과 후 교실에서 운동장에서 서로의 행동을 교정하며 연습하느라 어두워도 귀가하지 않고 연습에 몰두했다. 체험학습의 마지막 날 밤 열리는 장기자랑 프로그램은 학생들을 열정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아마 오늘날 K팝 문화도 팔다리를 같이 움직이며 연습하던 그 시절에 이미 싹을 틔운 건 아닐까 생각해 본다.     K팝 문화가 외국의 젊은이들을 열광시키듯 핼러윈도 그 원형이야 어떻든 이미 세계 젊은이들이 공유하는 문화가 아닌가? 이번에 이태원에 몰려든 젊은이들도 핼러윈을 빌미로 마음 들썩이며 축제에 참여했으리라. 남의 문화를 영혼 없이 추종한다기보다 그들에게는 흥을 마음껏 발산할 수 있는 광장이 필요했던 것이다. 엄청난 참석자 숫자에서 젊은이들의 보편적인 갈망과 내면을 보는 듯했다. 그런데 그곳에서 예상치 못한 참사가 벌어진 것이다.       추모 공간이 늘어나면서 어떤 젊은이는 같은 또래로서 미안해했고, 혼신의 노력을 다한 경찰들과 소방 요원들, 구조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한 사람이라도 더 구하지 못했다는 죄의식에 괴로워하고 있다. 그러나 오히려 정부의 고위 관계자는 경찰과 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해명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번 압사 참사가 일어난 곳은 폭 4미터 의 좁은 내리막길이었다. 이날 이태원 일대에 모인 인원은 10만 명이라고 한다. 이런 두 가지 사실만 가지고도 안전 문제에 대한 의식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한정된 공간에 사람들이 무한대로 들어갈 수 있는가? 내리막길에서 밀고 밀린다면 어떤 사태가 일어날 것인가? 출입 제한이나 일방통행 조치를 고려해 보았는가?     고위 공직자들에게는 불행한 사태를 예방할 수 있는 선견지명이나 혜안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본다. 왜 모인 그들을 탓하는가? 이번 참사로 숨진 수많은 원혼들은 핼로윈 때마다 그 거리를 울며 찾아올 것 같다. 고인들이 편히 잠들 수 있을까? 권정순 / 전직교사이 아침에 이태원 젊은이 세계 젊은이들 이날 이태원 장기자랑 프로그램

2022-11-03

이태원 참사 조문 사흘째도 계속돼

    사흘이 지났지만 본보 문화센터에 마련된 워싱턴 지역 이태원 참사 조문소를 찾는 한인들의 발길을 끊이지 않았다. 이날 오전 조문소를 찾은 이은애 맥클린 한글학교 교장은 “150여 명이 숨졌지만, 수천 명의 가족과 친구들이 죽음처럼 아픈 슬픔을 평생 짊어지게 됐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 교장은 “이해할 수 없는 참사에 가슴이 먹먹했는데, 조문소를 직접 찾으니 애달픈 마음에 계속 눈물이 난다”며 “모두의 슬픔이 치유될 수 있는 해법이 모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워싱턴 한미국가조찬기도회 윤필홍 회장도 조문에 동참했다. 윤 회장은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아픔을 당하신 유가족들께 말할 수 없는 하나님의 위로와 평강이 함께 하시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또한  “많은 한인들이 조문하고 싶어도 올 수 없어 안타까워 하는 것 같다”면서 “조문소를 설치한 워싱턴 중앙일보 등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피스재단 연구원 이현승씨는 “깊은 애도를 표한다. 정부가 미흡한 점을 보완해서 다음에는 이런 큰 사고가 없도록 국민의 안전에 더 신경써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태원 참사는 지난 10월29일 이태원동 해밀톤호텔 서편의 작은 골목에 핼러윈 축제를 즐기려는 수많은 인파가 몰리게 되면서 발생한 대규모 압사 참사다. 이 골목 중간 5.5평에 병목 현상이 일어나 행인끼리 우왕좌왕하는 과정에 서로 뒤엉켰고 뒤쪽 인파에서 세차례 정도 밀치자 사람들이 넘어져 ‘연쇄 깔림’으로 156명이 사망하는 참극이 벌어졌다. 박세용 기자 spark.jdaily@gmail.com참사 조문소 이태원 참사 워싱턴 중앙일보

2022-11-03

[분수대] 이태원동

이태원동은 예로부터 사람이 많이 다니던 곳이었다. 동 이름 자체가 조선시대 역원에서 유래했다. 먼 길을 가야 하는 파발과 관리에게 말을 빌려주는 곳은 역(驛), 잠자리와 밥을 제공하던 곳은 원(院)이라고 했다. 현 이태원동과 멀지 않은 서울 용산동 용산고 부지 인근에 이태원이란 이름의 원이 있었다.   조치원이나 인덕원·장호원처럼 교통의 요지마다 ‘원’으로 끝나는 지명이 남아있는데 모두 역원이 있던 자리였다. 이태원도 그랬다. 고려시대부터 수도와 중부·영남지역을 연결하는 첫 길목으로 교통 요충지 역할을 했다. 영남과 수도를 오가는 많은 사람과 물자가 모이던 지역이었다. (서울역사박물관 발간 『이태원 공간과 삶』)   그런 이태원에서 참사가 났다. 평소 휴일에도 수만 인파에 골목마다 길이 밀리던 곳이다. 게다가 코로나19 이후 마스크 없이 보내는 첫 핼러윈 데이 주말이었다. 10만 명 넘는 인파가 몰릴 것이란 예측이 있었다. 그러나 행사 주최자가 특정되지 않았던 탓에 제대로 된 통제는 이뤄지지 않았다. 인파가 넘치는 가운데 사고는 갑작스럽게 발생했다. 혼란은 참사로 이어졌다. 사고 직후 수많은 소방관·경찰관·의료진·시민 등의 분투가 있었지만 희생을 다 막을 순 없었다.   ‘왜 거기에 갔냐, 왜 그랬냐’는 한탄 섞인 목소리가 한켠에서 나온다. 하지만 그곳에 있던 젊음은 죄가 없다. 외국에서 그랬던 것처럼 경기장에서, 종교행사에서, 공연장에서. 그 누구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다. 그리고 그 누구에게도 일어나선 안 되는 일이었다.   참담한 무력감과 바닥없는 우울이 한국 사회 전체를 덮쳤다.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다시는 없었으면 했던 국가적 재난을 또 목도하게 됐다. 8년 전 경험했던 비탄과 고통이 다시 밀려들었고 일상은 쓸려나갔다.   이태원 참사는 현재 진행형이다. 많은 부상자가 지금도 생사를 오가고 있다. 현장에 있었던 생존자와 목격자, 그리고 유가족 등이 겪을 트라우마는 이제 시작이다. 이들에 대한 지원을 포함하는 사고 수습이 필요한 이유다. 참사 원인과 과정에 대한 철저하고 엄중한 조사도 뒤따라야 한다. 많은 생명이 무참하게 사그라지는 일이 다시는 없도록 말이다. 조현숙 / 경제정책팀 차장분수대 이태원동 이태원 참사 이태원 공간 세월호 참사

2022-11-02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