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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 하인리히 법칙과 이태원 참사

하인리히 또는 1:29:300 라는 법칙이 있다. 사고로 1명이 사망하는 데는 비슷한 원인으로 29명의 경상자에 사고를 당할뻔한 잠재적 부상자가 300명가량 있었을 수 있다는 재해예방지침이다.
 
1931년 Travelers 보험회사 직원 하인리히(Herbert William Heinrich)가 7만5000건의 재난사고를 분석하여 얻어낸 통계로 재해현장에서 교과서처럼 인용되는 가설이다.
 
내일은 10월 29일, 정확히 1년 전 이태원에서 꽃다운 한국 젊은이 133명, 이란 5명, 중국, 러시아 각 4명, 일본, 미국 각 2명 등 15개국 158명이 압사하고 196명이 다친참사 발생 1주기다. 이날 아침부터 이태원 일대는 핼러윈 축제에 참석하려는 각국의 청년들이 몰렸고 저녁 6시가 되면서 문제의 해밀턴호텔 옆, 길이 45m 폭 3~4m 좁은 내리막길은 세계음식거리 및 지하철역에서 쏟아져 나온 인파로 컨트롤 불가 상황이 몇 시간째 방치되고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문제의 저녁 10시 15분! 더는못 버틴 1~2명이 쓰러졌고 그 위로 수십 수백명이 덮치는 도미노 연쇄 깔림 현상이 일어나면서 더러는 내장파열로 더러는 숨을 못 쉬어 산채로 죽어간 전대미문의 미개형 참사가 수도 서울 도심에서 발생한 것이다.
 
3주 전인 10월 7일 오전 6시 30분!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예고 없이 장벽 넘어 이스라엘을 향해 20분에 걸쳐 5000여발의 로켓포 발사와 함께 차량을 통해 민가 및 군사시설에 침투하여 1300여명을 살상하고 200명이 넘는 사람을 인질로 잡아갔다. 여기에 더하여 키부츠 인근에서 이스라엘의 전통 초막절 축제 ‘퍼노바음악제’에참석 중이던 세계 각국의 젊은이들을 공격 살상한 뒤 수십명을 붙잡아감으로 국제적 공분까지 자초하고 있다. 졸지에 일격을 당한 이스라엘은 이에 굴하지 않고 가자지구 전체를 포위한 뒤 물과 전기 등 일체의 보급을 차단함은 물론 온갖 수단의 보복공습을 통해 피아 6000~7000명 이상이 사망하고 수많은 건물과 도로, 학교, 병원 같은 공공시설이 피격되면서 유엔조차 외면하는 사면초가 국가로 전락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아랍권의 ‘눈에는 눈, 이에는 이’식 구약적 전투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물론 전투의 ‘불의 고리’는 하나님에 대한 불순종이다. 아브라함이 주시겠다는 ‘약속의 아들 이삭’을 못 기다리고 부인의 몸종 하갈을 통해 ‘이스마엘의 후손’ ‘300’이라는 잠재적 부상자를 생성시킨 것이 사단이다. 이후 끊임없는 시오니즘 운동을 통해 1948년 5월 14일 본래의 땅으로 회귀하였으나 숙명적인 1, 2, 3, 4차 중동전쟁을 벌여야 했고 이제 ‘29’에 해당하는 잠재적 핵심 부상자인 하마스 같은 독종들과 결전 중이지만 궁극적인 최후의 ‘1’을 남겨두고 있음은 지구촌 전체의 불행이다.
 
이태원 참사 또한 하인리히 법칙상 예외는 아니다. 12년 전, 미국이 버린 핼러윈 귀신놀음을 인구 1/4이 기독교도인 한국의 이태원에서 재점화된 것이 ‘300’의 시초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사건 발생 4시간 전, 20분 간격으로 11회에 걸쳐 ‘압사’까지 경고하면서 112에 신고한 ‘29’에 해당하는 경상자들의 애끊는 호소를 당국은 흘려들었다. 그때 한 사람의 의인만 있었다면 ‘1명 아니 158명’의 생명은 지켜지지 않았을까? 안타깝다.

김도수 /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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