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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 구실로 퇴거 금지…LA시의회 현 규정 폐기 결정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구실로 세입자를 퇴거시키는 것이 금지될 것으로 보인다.   LA 시의회는 한 달 이상 소요되는 리모델링 작업일 경우 임대인이 세입자를 합법적으로 퇴거시킬 수 있도록 한 현 규정을 폐지하기로 지난 29일 결정했다.   이에 따라 LA 시 검찰청은 구조 변경, 전기선 설치, 배관 또는 기계 시스템 작업 등 30일 이상 지속되고 허가가 필요한 대대적인 리모델링일 경우 이를 정당한 퇴거 사유로 규정한 기존의 조례를 삭제해야 한다.   조례안을 발의했던 밥 블루멘필드 시의원은 “수백 가구가 이러한 유형의 퇴거 절차에 휘말려 집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며 “때론 대대적인 리모델링도 필요하지만, 이것이 퇴거 사유가 되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반면, 임대인들의 반발은 거세다.   LA 광역아파트협회 다니엘 유켈슨 대표는 “정부가 사유 재산을 컨트롤하려는 불행한 사례”라며 “현재 LA 시의 수많은 주택이 노후화되고 있는데 이번 결정은 오히려 리모델링을 막는 결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유켈슨 대표는 “LA시의회는 존재하지도 않는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헛수고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LA를 비롯한 가주 지역의 주택 노후화 현상은 심각하다. 가주아파트협의회 프레드 서튼 부대표는 이달 초 시주택국에 서한을 보내 “도시의 주택 인프라가 노후화되고 있는데 이를 업그레이드할 효율적인 절차가 없다”고 항의한 바 있다. 장열 기자ㆍjang.yeol@koreadaily.com리모델링 완료 리모델링 구실 퇴거 못시킨다la시의회 퇴거 사유

2024-10-30

[상법] 민사 소송 절차

미국은 소송의 천국이라 할 만큼 소송이 많은 나라다. 더구나 많은 한인이 자영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소송에 관련될 가능성은 더 높다. 소송을 당했을 경우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야지만, 미국에서 소송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갖는 것이 도움된다. 미국에서는 연방법을 다루는 연방 법원과 각 주의 주법에 대해 심사를 하는 주 법원이 있다. 법원마다 다른 절차가 있지만 큰 틀에서는 차이가 없으므로 법원마다 달라지는 세밀한 절차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고 일반적인 절차를 설명하겠다.     소송은 원고가 고소장(complaint)을 법원에 제출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고소장에는 원고와 피고의 이름이 들어가야 하고 원고가 피고에게 주장하는 내용과 근거가 되는 법을 적어야 한다. 변호사들의 고소장의 첫 장에서 사건에 관련된 당사자를 확인하고 원고가 주장하는 근거 법을 확인하게 된다. 법원에 고소장이 접수되면, 원고는 고소장을 피고에게 송달해야 한다. 피고에게 법의 절차에 따라서 송달이 돼야 소송에 대한 존재가 피고에게 정식으로 전달된다.   송달은 기본적으로 직접 송달을 해야 적법한 송달이 된다. 일반인들이 가진 오해는 송달이 왔을 때 송달을 거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피고에게 전달 되는 송달은 고소장을 피고에게 직접 송달을 해야 하지만 피고가 거부한다고 해서 적법한 송달이 안 된 것은 아니다. 원고는 수차례 직접 송달을 하도록 시도한 후에도 직접 송달이 되지 않을 경우에는 고소장을 우편으로 송달할 수 있다. 피고가 해외에 거주할 경우에는 헤이그 조약에 의하여 해당 국가의 절차에 따라서 송달해야 한다. 송달이 적법한 절차로 완료되면, 피고는 일정 기간 내에 소송에 대한 답변을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 직접 송달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송달이 됐을 경우에는 추가 시한을 준다.     법원에 제출하는 답변에는 일반 답변부터 소송의 기각을 요청하는 신청서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중요한 것은 일정 기간 안에 답변하지 않을 경우에는 궐석 처리가 된다. 궐석 처리가 되면 피고가 소송에 대한 방어를 포기한 것으로 간주하고 원고는 소송장에 근거하여 법원에서 판결을 내는 것을 요청할 수 있다. 궐석 처리 이후에 피고가 소송에 방어하기를 원할 경우에는 궐석 사유를 제출하고 법원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모든 사유가 정당한 것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으므로 소송장을 받은 후에는 반드시 변호사를 통해서 적당한 대응을 해야 한다. 궐석이 되면 법원에서 원고의 주장에 근거하여 궐석 판결(Default Judgment)을 판결한다. 피고가 답변에 그치지 않고 원고를 상대로 소송을 내는 반소(Cross complaint)도 답변을 제출하는 같은 기한 안에 제출할 수 있다.     피고가 기한 내에 답변을 제출하게 되면 본격적인 소송이 시작된다. 본격적인 소송은 다음 칼럼에서 다루도록 하겠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전문 변호사의 상담을 통해 도움을 받는 것이다.     ▶문의: (213)487-2371 이승호 / 변호사 Lee & Oh상법 민사 소송 민사 소송 궐석 판결 궐석 사유

2024-05-12

[주택보험 갱신 불허시 대처법] 거부 사유 파악 후 부당하면 재고 요청

서민들에게 집은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주택보험은 이를 보호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주택보험사들이 높은 손실률을 이유로 들며 가주 시장에서 철수하거나 갱신을 거부하고 있다. 만약 보험사로부터 주택보험 갱신을 거부당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CNBC와 보험 업계 전문가들이 소개하는 주요 원인, 예방 방법 및 대안을 짚어 본다.   ▶가입 거부 이유   보험사가 가입을 거절할 때는 개인이나 주택 리스크가 높은 경우다. 주택 리스크에는 강풍, 산불, 홍수, 지진 등 자연재해 발생 위험이 포함된다. 지역 범죄율이 높은 경우도 마찬가지다. 또한 집이 오래돼 누수 또는 배관 및 배선과 관련한 화재 리스크가 높아도 문제다.     보험 보상 청구 관련도 이유가 된다. 청구 금액과 빈도 역시 갱신 거부 사유다. 이에 더해 집주인이 집을 얼마나 잘 관리하느냐도 보험사가 참고하는 사항이다. 보험사는 집주인 집에 머무는 기간이 짧거나 관리가 소홀하면 보험을 해약되거나 갱신을 거부한다.       ▶거부 시 해야 할 일   일단 보험사에 연락해 가입 거부 사유를 알아본다. 부정확한 정보 또는 부적절한 이유로 거부 통보를 받은 경우, 재검토를 요청할 수 있다. 이웃 또는 이전 소유주에게도 보험사에 관해 확인해 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주택을 구매한 지 얼마 안 됐다면, 부동산 에이전트에게 문의해서 해당 지역 주택 소유주들이 주로 가입한 보험사를 알아본다. 최소 세 곳 이상 보험 견적을 받아 본다. 네이션와이드(Nationwide)와 첩(Chubb) 주택보험사 등 유연한 커버리지를 제공하거나 재정 건전성이 우수한 보험사에 문의한다.         ▶서플러스 라인 보험(surplus line insurance)   일반적으로 3~5회 일반 보험사로부터 가입 거부를 당한 주택 소유자가 가입 자격을 얻는다. 즉, 일반 업체로부터 가입을 하지 못할 경우, 주 보험국의 ‘서플러스 또는 엑세스 라인(Surplus or Excess Line)’ 규정에 따라서 타주에 본사를 둔 회사를 통해 보험 가입을 시도해 본다.       ▶가주페어플랜   가주페어플랜은 주택 소유주들이 선택할 수 있는 마지막 방법이다.     페어플랜은 주택이나 사업체 모두 가입이 가능하다. 가스 폭발 사고 등의 화재로 주택 내의 물품과 손실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보험료는 주택가격과 거주 지역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온라인을 통해서 본인이 직접 보험에 들거나 보험 에이전트를 통해서도 가입할 수 있다. 보험 에이전트는 가주페어플랜 가입을 도울 때 수수료를 청구하지 못하게 돼 있다는 게 업계가 전하는 말이다.       다만, 주택보험과 다르게 화재보험이라는 제약이 있다.     이 때문에 주택보험과 동일한 커버리지가 필요할 경우, 비용을 더 내고 보험에 추가 가입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가주페어플랜의 거주용 주택 보상 한도는 최대 300만 달러이며 상업용 건물 및 비즈니스 경우엔 각각 최대 2000만 달러로 일반 보험보다 보상한도가 취약하다.     캘코보험의 진철희 대표는 “현재 기록을 가지고 다른 업체에 문의한 후 그래도 못 찾으면 서플러스 라인 보험을 알아봐야 한다"며 “마지막 방법으로는 가주페어플랜에 가입하는 것이다. 가입 절차가 오래걸려 서둘러 신청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서재선 기자주택보험 갱신 불허시 대처법 사유 부당 주택보험 갱신 보험 가입 일반 보험사

2024-03-24

판매 4위 한국차 리콜은 3위, 품질·안전 괜찮나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으로 판매량 4위에 올랐음에도 리콜횟수 3위를 기록했던 한국차가 올해도 리콜이 이어지고 있어 품질, 안전 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다.   각 언론매체가 보도한 올해 한국차 리콜 기사를 분석한 결과 1월 10만1000대, 2월 9만6143대, 3월(21일까지) 39만7168대로 올해 총 59만4311대가 리콜됐다.   참고로 지난해 한국차 리콜횟수는 총 41회로 총 573만8757대(동일모델 중복 리콜 누적 포함)가 리콜돼 포드, 스텔란티스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 지난해 판매량 2위를 기록한 도요타는 리콜 횟수가 14회, 224만8477대에 그쳐 한국차가 리콜 횟수는 193%, 리콜 대수는 155%가 더 많았다.   이에 현대차 그룹 정의선 회장은 올해 초 신년 모임에서 품질 개선을 강조하고 베테랑 차량안전 전문가를 사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품질 향상에 전력하고 있다. 이같은 전사적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올해 리콜된 한국차들의 결함 사유를 살펴보면 화재, 동력 상실, 충돌로 이어질 수 있는 안전과 직결된 리콜들이 전체의 75%에 달했다.   21일 주요 매체에 따르면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현대 아이오닉 5와 6, 기아 EV6, 제네시스 GV60, GV70EV, G80EV 등 14만7110대를 리콜한다고 밝혔다. 리콜 사유는 각 전기차 모델의 통합충전제어장치(ICCU) 손상으로 12V 배터리 충전이 중단될 수 있어 구동 동력 손실에 따른 충돌 위험이 높아질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지난 14일에는 오일 누출로 인해 엔진룸 화재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이유로 제네시스 세단 모델인 G70, G80, G90 2만8439대가 리콜됐으며 지난달에도 제네시스와 현대 구형 모델 9만907대가 합선으로 엔진룸 화재 위험이 있어 리콜됐다.   지난해 9월에는 현대, 제네시스 164만대, 기아 173만대 등 총 337만대 소유주를 대상으로 주행 중이나 주차 중에 화재 발생 위험이 있다며 옥외 주차가 권고되기도 했다. 이유는 브레이크오일 누출로 인한 전기단락으로 엔진룸 화재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한국차의 안전 관련 리콜이 늘고 있는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전동화에 박차를 가하면서 전자계통이 복잡해지고 부품수도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소비자보호 비영리단체 컨수머리포트는 NHTSA의 데이터를 인용해 지난 2010년 이후 현대·기아차 3100대 이상에 화재 발생이 보고됐으며 1명이 사망하고 103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최근 보도했다.   화재 원인으로는 특정 엔진의 커넥팅로드 결함에 따른 엔진 손상으로 인해 오일이 누출되며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ABS 브레이크 시스템에서 누액 또는 전기 단락을 유발시킬 수 있는 부품 결함을 비롯해 회로기판 결함, 누수로 인한 차량 합선 등도 화재 유발 원인으로 지목됐다.   자동차안전센터(CAS)의 마이클 브룩스는 “이 같은 문제 중 일부는 제대로 테스트 되지 않은 소프트웨어, 부품공급업체의 제조상 실수 등과 관련 있다. 이는 현장에서 적절한 품질 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보유 차량뿐만 아니라 중고차 구매 시에도 차량 고유번호(VIN)로 NHTSA 웹사이트(nhtsa.gov/recalls)를 통해 리콜 여부를 확인할 것을 권고했다. 박낙희 기자 naki@koreadaily.com한국차 리콜 리콜횟수 3위 리콜 횟수 리콜 사유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 전기차 화재 충돌 품질 안전 Auto News EV BEV HEV PHEV

2024-03-21

[문화산책] 사유의 방과 짙은 안개구름

지난해 한국 여행 때는 전국 여러 곳의 박물관과 미술관을 집중적으로 찾아다녔다. 그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의 ‘사유의 방’과 원주의 뮤지엄 산(SAN), 환기미술관, 제주도 도립 김창열 미술관 등이었다. 세계무대에 당당하게 자랑할 만한 문화유산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이 가장 대표적 전시실로 내세우는 ‘사유의 방’은 국보로 지정된 삼국시대의 금동 반가사유상(半跏思惟像) 두 분을 모시기 위해 만든 독립된 방이다. 오른발을 왼쪽 무릎에 가볍게 얹고 오른손을 살짝 뺨에 댄 채, 눈을 가늘게 뜨고 오묘한 미소를 지으며 깊은 생각에 잠긴 반가사유상 두 점이 특별히 설계된 넓은 공간에 나란히 전시되어 있다. ‘사유의 방’이라는 이름도 그래서 붙여진 것이다. 박물관의 소개를 한 구절 옮겨 본다.   “시공을 초월한 초현실의 감각을 일깨우며 반짝임을 따라 천천히 걸음을 옮기면 1400여 년의 세월을 지나 우리 앞에 있는, 두 점의 반가사유상을 만나게 됩니다. 종교와 이념을 넘어 깊은 생각에 잠긴 반가사유상이 세상 너머를 바라보는 듯, 고뇌하는 듯, 우주의 이치를 깨달은 듯, 신비로운 미소를 짓고 있습니다. 반가사유상을 바라보는 동안 마음에 작은 파문이 일어나고, 치유와 평안이 다가옵니다.”   어둠을 통과하는 진입로, 미세하게 기울어진 벽과 바닥, 반짝이는 천장 등 추상적이고 고요한 전시 공간에서 반가사유상을 집중적으로 감상하게 된다. 두 분 부처님은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신 걸까? ‘신앙의 경지를 최고의 예술로 승화’시킨 것으로 평가되는 반가사유상은 인간의 생로병사에 대한 깊은 고뇌와 깨달음을 상징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은 관람객이 지난해 400만명을 넘었는데, ‘사유의 방’의 인기도 상당한 몫을 했다고 한다. ‘사유의 방’이 ‘불멍’의 공간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이야기다. ‘불멍’이란 ‘불상을 멍하게 바라보는 일’이라고 한다. 짙고 아름다운 침묵 속에서 ‘두루 헤아리며 깊은 생각에 잠기는 시간’에 빠져들면, 나 자신을 돌아보며, 나의 내면과 대화를 하게 되고 위로와 치유를 받는 것이다. 어찌 보면, 거칠고 황폐한 정신적 불모지에서 시달리고 있는 현대인에게 오아시스 노릇을 하는 셈이다.   이에 비해, 원주의 뮤지엄 산(SAN)은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SAN은 산(山)을 의미하기도 하고 Space, Art, Nature의 머리글자를 딴 명칭으로 자연과 예술이 어우러진 공간이라는 뜻이다.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미술관은 노출 콘크리트와 빛으로 대표되는 개성적인 건축물과 주변의 산, 물, 정원, 돌, 빛 등의 자연경관을 절묘하게 조화시킨 작품이다. 그리고 다양한 미술작품, 정원과 산책로, 개관 5주년 기념으로 건설한 ‘명상관’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여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마침 내가 찾았을 때는 비가 알맞게 내렸다. 주위의 산들이 온통 자욱한 운무(안개구름)에 휩싸여, 정말 아름다웠다. 환상적이었다. 그리고, 설계자인 안도 다다오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었다. 큰 행운이었다.     오래도록 잊히지 않는 그 신비로운 풍경을 떠올리면, 엉뚱한 생각이 든다. 한국 사회는 지금 선거를 앞두고 시끄럽고 위험하기 짝이 없다. 아슬아슬한 아수라장이다. 그래서 부탁하고 싶다. 터무니없이 목소리만 요란한 정치인들은 의무적으로 ‘사유의 방’을 찾아 ‘불멍’을 하고, 비 내리는 산허리를 감싸는 운무에 젖어보고, 이성을 제대로 되찾은 다음에 정치를 하기 바란다. 장소현 / 시인·극작가문화산책 안개구름 사유 금동 반가사유상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환기미술관 제주

2024-02-22

바이든 대통령, 국경서 망명신청 제한 검토

조 바이든 대통령이 남부 국경 통제 강화를 위한 행정 조치 발표를 검토중이다.   22일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바이든은 남부 국경 통제 강화를 위한 행정 조치 발표를 고려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재대결이 유력한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전에서 중대 감표 요인으로 꼽히는 국경통제정책에 대한 수정·보완을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을 우회해가며 추진하겠다는 취지다.   검토방안에는 이민법과 국적법의 일부 조문을 활용해 비자 등 적법서류 없이 입국한 이민자들이 망명을 신청하는 데 제한을 가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구체적으로, 특정 기간 기준 불법 입국자가 일정 수 도달시 ‘망명 허용 중단’ 조치가 발효되게 한다.   당초 상원에서 여야 협상팀에 의해 이달초 마련된 ‘안보 패키지 예산안’에 포함돼 있던 내용과 유사하다.   그러나 공화당 지지자 대다수가 비판하는 불법이민 문제를 현재의 악화한 상황 그대로 대선 때까지 끌고 가려는 트럼프 전 대통령 측 전략의 여파로 안보 패키지 예산안은 의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망명신청자 사유 타당성에 대한 1차 검증 과정을 더 까다롭게 만들고,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사람은 신속하게 추방하게 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이 같은 국경통제 강화 패키지는 이르면 다음달 7일 국정연설 전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   인도주의에 입각한 유화적인 국경 정책을 펴 온 바이든 대통령 측이 이 같은 행정 조치를 마련한 것은 올 11월 열릴 대선 승부수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한때 하루 1만명을 넘을 정도로 급증한 불법이민자 유입에 제동을 걸지 않으면 대선 가도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바이든 재선 캠프의 판단일 가능성이 있다.   다만 백악관 관계자는 그간 선의로 망명신청자들을 대해왔지만, 향후 어떠한 행정조치를 취할 것인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망명신청자 인권을 옹호해온 기존 지지층의 반발과 이탈의 가능성도 제기됐다.     폴리티코는 “행정조치를 취할 경우 부작용도 있다”며 “그간 대통령 권한으로 할 수 있던 일을 왜 안 했느냐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며 행정조치의 리스크도 존재한다고 보도했다. 강민혜 기자 kang.minhye@koreadailyny.com망명신청 대통령 망명신청자 인권 망명신청자 사유 국경통제 강화

2024-02-22

미 입국거부 건수 사상 최대

JFK 국제공항, 버팔로 나이아가라폭포 국경검문소 등 공항과 지상 국경 검문소를 통해 미국에 입국하려다 체포, 추방 재판에 회부됐거나 입국이 거부된 건수가 역대 최다 수준으로 급증했다.     다만 입국거부 대상자 중 38%에 달하는 이들은 임시 입국허가(Parole) 자격을 받아 최종적으로는 미국에 입국했고, 잠재적 노동허가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시라큐스대 산하 업무기록평가센터(TRAC)가 지난 12일 발표한 ‘10년간 입국 거부 통계’에 따르면, 2022~2023회계연도(2022년 10월 1일~2023년 9월 30일) 중 10개월간 입국거부 대상에 해당한 외국인은 총 78만8953명으로 집계됐다. 2021~2022회계연도 당시 입국거부(38만652명) 대상자와 비교했을 때 2배를 훌쩍 넘어서는 수준이다. 특히 2022~2023회계연도의 경우, 2022년 10월부터 2023년 7월까지 데이터만 집계한 결과이기 때문에 실제 입국거부 대상자 수는 80만명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2011~2012회계연도 당시 14만8820명에 불과했던 입국거부 대상자는 갈수록 빠르게 늘고 있다. 팬데믹 영향이 컸던 때엔 13만명 수준으로 떨어지기도 했지만, 최근 급격히 다시 늘었다. 입국거부는 범죄이력이나 테러위험의 경우로 발생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적절한 입국서류가 없거나 이민법 위반이 발생했을 경우에 일어난다.     입국거부 대상이 급증하긴 했지만, 그만큼 임시 입국허가가 적용된 건수도 그만큼 늘었다. 2022~2023회계연도 기간동안 입국거부 사유가 발생한 이들 중, 임시 입국허가를 적용받아 최종 입국한 경우는 30만1069건(38.2%)에 달해 역대 최다 수준이었다. 쿠바·아이티·니카라과·베네수엘라·우크라이나 출신 망명신청자들을 위한 인도주의적 임시 체류허가 프로그램을 적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입국거부 사유가 많이 발생한 국경지역에도 변화가 있었다. 과거 캘리포니아·텍사스주 국경이 압도적이었지만 최근에는 플로리다주 마이애미국제공항(9485건), 포트로더데일(5261건) 등 플로리다 지역이 크게 늘었다. 버팔로나이아가라 국경에선 4202건, JFK공항에선 3253건이 발생했다. 한편 최근 10개월간 입국 과정에서 추방재판 출두서(NTA)를 받았거나 입국이 거부된 한인은 총 5407명으로 역시 사상 최대 규모였다. 절반 이상(2666건)이 비이민비자 소지자로 비자기간 만료 등이 문제가 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김은별 기자 kim.eb@koreadailyny.com입국거부 건수 입국거부 대상자 입국거부 사유 10개월간 입국거부

2024-01-15

학생 정학 건수 10년래 최다

 콜로라도 주내 각급 학교에서 학생들의 정학 건수가 10년이래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덴버 포스트 최근 보도에 따르면, 2022~2023 학년도에 주전역의 학교에서는 약 9만7천건의 정학 처분을 내렸다. 이 수치는 지난 10년간 가장 많은 것이다.주교육국(Colorado Department of Education)의 관련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유행이 끝나고 학생들의 대면 수업이 정상적으로 재개된 이후 정학 및 퇴학 건수가 주전역에서 반등했다. 덴버 공립학교 교육이사회(Denver Public School’s Board of Education)의 부사장인 아온타이 앤더슨은 “정학 또는 퇴학의 증가는 매우 우려된다. 왜냐하면 이는 아이들을 교실에 머물게 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회복적인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주교육국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학년도 주전역 각급 학교에서의 정학 건수는 총 9만6,948건으로 2021~2022년 학년도의 8만3,414건에 비해 16%나 크게 늘어났다. 정학처분 사유 중 음주, 흡연, 마리화나, 불순종, 해로(detrimental) 행동은 모두 증가했다. 개별 학군을 세분화하지 않은 주 전체 정학 관련 자료는 한 학생이 2번 이상 징계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해당 학년도 동안 정학 또는 퇴학당한 전체 학생 수를 보여주지는 않지만 콜로라도의 학교들이 얼마나 자주 엄격한 징계를 했는지 보여주고 있다. 주전역에서 정학이 증가한 것은 덴버 메트로 지역의 학군들이 가혹한 징계(퇴학)를 사용하는 빈도를 줄이려고 노력한 결과다. 대도시 지역 학교에서 퇴학 위기에 처한 학생들을 대리하는 교육법 전문 변호사 이고르 레이킨은 “학생들을 징계하는 방법에 대해 학교마다 의견이 분분한 것 같다. 기본적으로는 도시와 시골간 차이다. 덴버 교육청과 같은 일부 학군에서는 정학 및 퇴학을 줄이고 있지만 시골 학교는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2022~2023 학년도 주전역에서 학생 퇴학 건수는 751건, 2021~2022 학년도는 794명으로 퇴학 건수는 큰 변동이 없었다. 학교가 학생에게 퇴학 조치를 취한 주요 이유는 해로운 행동, 마리화나 사용, 위험한 무기 소지때문이었다. 레이킨 변호사는 “코로나19 대유행이 학생들의 정신 건강과 행동에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아이들이 학교로 다시 돌아왔을 때 문제 행동이 이전보다 더 심해졌다”고 전했다.   이은혜 기자학생 정학 정학 건수 정학처분 사유 퇴학 건수

2023-10-24

[김형석의 100년 산책] 키 작아 걱정하던 외손주, ‘달리기 상장’ 받은 사연

9월 초순이었다. 교육정책과 방향 설정을 위한 교육방송 토론회에서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 KAIST 총장, 서울대 총장, 세 분과 자리를 같이하게 되었다. 주제는 ‘교실이 바뀌어야 교육이 성공한다’였다. 다른 세 분은 모두 대학에서 교수가 되었으나 나는 초·중고, 대학교육 모두를 경험했기에 사회자가 먼저 내 견해를 물었다. 나는 ‘사랑이 있는 교육이 세상을 바꾼다’라는 신념에서 초·중고 시절 경험담을 소개했다.   허약했던 손자, 지금은 심장내과 교수   40여 년 전, 미국에 사는 큰딸 집에 갔을 때였다. 외손주가 초등 4학년인데 키도 작고 볼품도 없는 편이었다. 며칠 전 학교에서 운동회가 있었다. 우리 애는 열심히 뛰었지만 언제나 꼴찌였다. 내 딸은 그러지 않아도 어려서부터 열등감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 같아 담임선생과 상의하곤 했다. 운동회가 걱정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 애가 운동회에서 상장을 받아왔다. ‘누구보다도 제일 열심히 뛰었기 때문에 준 상’이었다. 꼴찌는 했지만, 열성만은 제일이었으니까 준 것이다. 그 애가 지금은 심장내과 교수로 일하고 있다. 초등학교 때는 그런 사랑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애가 초등학교 때 배운 것은 거짓 없는 정직, 욕하거나 어떤 폭력도 큰 잘못이라는 정신, 부족한 점 때문에 책망받는 것보다 적더라도 잘한 일에 칭찬받는 교육이었다. 학교장은 선생과 학부모가 합심해서 사랑이 있는 교육을 위한 분위기를 조성해 주었다. 큰 학교보다 규모가 작은 학교, 학생 수가 적을수록 사랑이 많은 교육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어려서 가난했고 병약했던 나를 중학교에 가도록 부모와 의사를 설득해 주었던 윤태영 선생의 사랑을 잊지 못하고 있다.   중고등학교에 있을 때였다. 고2를 지도할 당시 반 학생이 자살하려고 극약을 먹었다. 부모가 일찍 발견하여 병원에 입원시키고 위기를 넘겼을 때였다. 학생 어머니의 전화를 받고 병원에 찾아갔다. 아직 의식이 회복되지 못하고 깨어나는 중이었다. 내가 얼굴을 맞대고 “내가 누군지 알겠느냐”고 물었다. 퉁퉁 부어오른 눈을 뜨면서 나를 보는 모습이 “내가 죽었을 텐데, 우리 선생님이 아닌가?” 하는 표정이었다. “내가 왔어. 어머니의 전화를 받고…”라고 했더니,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내가 진심으로 책망했다. “너 이게 무슨 짓이냐. 너를 목숨보다 귀하게 사랑하는 부모님이 계시고, 너를 위하고 사랑하는 나와 친구들이 있는데,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죽으려고 했어? 그렇게 네 멋대로 행동하는 법이 어디 있어?”라고. ○○군이 엉엉 울기 시작했다. “너 이제 깨어나면 또 이런 짓을 할 테야…”라고 물었다. 울음을 그치고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했다. 옆에 있던 어머니가 “선생님과의 약속이니까 믿어도 되겠다”라고 안심하는 표정이었다. 나는 제자의 손을 꼭 잡고 함께 울었다. 그 제자가 서울대 공과대학에서 광산학을 전공하고 미국 유타주 한 회사의 중책을 맡고 있다.   나는 교실에는 ‘사랑이 있는 대화’가 절대적이라고 생각한다. 부모와 선생의 사랑을 믿을 수 있고, 미래를 약속하는 선한 친구들과 마음을 함께하는 대화, 선하고 아름다운 인간관계는 대화를 통해 이루어진다. 그 경험을 연장해 가는 사람이 성공하고 행복해진다. 그리고 오래전부터 내 소신은, 중고등학교 나이 기간에 친구와 이웃을 위하는 봉사 경험이 있는 학생은 군 생활이나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불미스러운 행동은 물론 범죄자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학교 성적은 큰 문제가 아니다. 인간다운 삶을 스스로 찾아가는 공동체 안에서 대화와 만남이 인생의 가치와 보람을 좌우한다.   자주 있는 일이다. 지방에 갔다가 제자들을 만난다. 한 고등학교 교사가 “대학에 있을 때는 열심히 공부도 하고 학점도 나쁘지는 않았는데 지금은 그 당시의 공부한 것은 다 잊어버렸다”라고 했다. 내가 “이상하다. 나는 대학 때 들은 강의와 공부한 것을 지금도 기억하는데”라며 웃었다. 다른 제자가 “선생님은 기억력이 특출하셨지요”라고 물었다. “내가 대학에 다닐 때는 공부를 한 것이 아니고 학문을 했다. 그 당시에 가지고 있던 문제의식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으니까 기억한다”라고 답했다.     나는 대학교와 학문의 다양성과 창조성을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문제의식을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공통된 문제의식 없이는 더 좋은 미래교육과 사회를 이끌어갈 수 있는 지도자는 배출되지 못한다. 교수는 언제나 문제의식을 동반한 연구와 강의를 하고 학생들과 그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 토론과 결론 탐구의 장(場)이 되어야 한다.   전공에 갇힌 한국의 대학 교육   불행하게도 우리나라 학생들은 독서가 병행하지 못하고 모든 공부를 수능시험에 집중하기 때문에 학문과 사상의 주체가 되는 인문학적 사유의 결핍이 심각해지고 있다. 의사들도 환자를 대할 때는 과거와 달리 주치의가 동료 교수들과 종합진단을 통해 병상을 판단한 후에 다시 주치의가 책임을 진다. 교수들은 그런 초보적인 과정도 밟지 않기 때문에 여전히 독립된 한 과목, 자기 전공 분야에 집중해 학문의 다양성과 사회적 요청을 외면하는 경우가 많다. 그 때문에 인문학이 설 자리를 스스로 좁혀간다.   나 같은 경우는 독립된 철학과에서 강의하다가 역사학에도 관심을 두고, 문학 영역에도 참여해 ‘인문학적 사유’을 넓게 경험한 후에 다시 철학으로 복귀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니까 철학적 사고가 인문학적 사유로 확장된 후에 다시 철학적 학문의 차원이 높아지곤 했다. 인문학보다 역사 문제와 사회과학은 그런 발전적 변화가 필요하다. 이런 여러 가지 전문성과 융합성이 있는 현실에 대한 해결을 위한 대학 교실에는 문제의식이 필수적이다. 교실이 바뀌지 못하면 학문과 사회의 발전적 희망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김형석 / 연세대 명예교수김형석의 100년 산책 달리기 걱정 중고 대학교육 중고등학교 나이 인문학적 사유

2023-10-13

[문화산책] 오문강 시인의 '사람사랑' 노래

오문강 시인의 세 번째 시집 ‘선생님 꽃 속에 드시다’를 가슴으로 읽었다. 말과 글이 터무니없이 짧게 토막 나는 ‘외마디’시대에 온돌방 아랫목처럼 넉넉하고 푸근한 시를 읽으니 마음이 온통 따스해졌다. 신작 시 39편과 1편의 산문이 실려 있는 이 시집은 제28회 ‘미주문학상’ 수상을 자축하는 의미도 담고 있어 각별하다.   오문강 시의 바탕은 진득한 ‘사람사랑’이다. 작품마다 구석구석 사람을 아끼고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마음이 진하게 배어 있다. 사랑의 대상은 아버지, 손자 손녀 같은 가족부터 오랜 친구, 국어 선생님, 문단의 어른들, 글 벗 등 다양하다. 추상적이고 막연한 인간이 아니라, 시인의 삶에 중요한 흔적을 남긴 구체적 인물들이다. 시인은 이들을 거울삼아 자신을 드러내고 옷깃을 여민다. 사실 시의 본질은 그렇게 맺어진 관계를 소중히 아끼고 사랑하는 일의 진솔하고 정직한 기록일지도 모른다.   오문강 시의 또 다른 미덕은 식물성 사유가 빚어내는 담백하고 깊은 맛이다. 아버지께서 “나 본 듯이 보거라”며 심어주신 향나무처럼 질박하다. 조미료를 치지 않은 음식의 참맛 같다. 그의 시에 나무나 꽃이 유달리 많이 나오는 것은 그 투명하고 겸손한 생명력에 깊이 공감하기 때문일 것이다.   시인은 친구에게 말한다, “그 속에 우리들이/한 그루 정직한 나무로 서있구나”라고. 시인은 ‘정직한 나무’로 늘 건강하고 향기롭기를 바라는 것이다.   식물성 사유의 정점은 떨어진 꽃잎을 제자리에 붙이려 애쓰는 손녀의 모습에서 아름답게 드러난다.   “허리 굽혀 자세히 살펴보니/ 왼손엔 떨어진 꽃잎이 한장 들려 있고,/ 오른손으로 옮겨 쥔 꽃잎 한장을/ 제 자리에 갖다 붙여주려고 애를 쓰는데 안 붙는다/ 안 붙는다!”-〈안 붙는다〉 부분   이 시집의 마지막 묶음인 3부와 4부는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세상 떠난 문단 어른들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 친하게 사귄 글 벗들에 대한 신뢰, 나성(LA) 한인 글동네 사람들의 훈훈한 풍경, ‘미주한국문인협회’ 탄생 무렵의 낭만과 열정 등으로 가득 찬 시들과 산문은 ‘오문강 식 사람사랑’이면서 동시에 소중한 역사 기록이기도 하다.     하나같이 그립고 반가운 이름들이다. 우리 미주한인문학의 기초를 다진 고마운 분들이다. 특히 이미 세상 떠난 분을 그리는 시를 읽노라면 자연스레 눈길이 하늘을 향한다. 결국 이런 글들이 모이고 쌓여 우리의 역사가 되는 것이다.   이 시집은 오문강 시인의 시론(詩論)과 철학을 정리한 책으로도 읽힌다. 시에 등장하는 문단 어른들의 입을 빌려 자신의 시 정신을 요약하는데, 하나같이 근본적이고 핵심적인 내용이다. 시란 무엇인가? 시는 어떻게 써야 하는가?   오문강 시인의 가장 큰 덕목은 아주 편안하고 쉬운 말로 핵심을 설득력 있게 이야기하는 힘이다. 잔재주를 부리거나 지나치게 꾸미지 않는다. 문학평론가인 방민호 교수(서울대 국문과)의 평은 정확하다. “오문강 시인의 작품들은 일견 일상의 소소한 경험들을 그려놓은 것 같지만 마치 물 한 방울에 세계를 담듯이 삶이라는 문제를 숙고하게 한다. 평이한 듯한 진술 속에 시인의 비범한 성찰적 시선과 태도가 돋보인다.”   오문강의 시는 요새 젊은 시인들의 ‘현대시’처럼 어려운 시어(詩語) 범벅으로 난해한 시들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어려운 낱말은 거의 쓰지 않는다. 글이라기보다 말에 가깝다. 그래서 편안하다. 그냥 평소에 쓰는 편안한 입말로 툭 툭 던지는 언어 안에 깊은 뜻과 울림이 담겨있다. 마치 씹을수록 맛깔 나는 어머니의 말씀처럼…. 장소현 / 시인·극작가문화산책 사람사랑 시인 사람사랑 노래 식물성 사유 역사 기록

2023-08-17

미국 시민권자가 한국에서 출국정지 통보 [ASK미국 이민/비자-조국현 미국 변호사]

▶문= 얼마 전 아빠("A")가 질병 치료차 한국을 방문 중 국세청으로부터 국세 체납으로 인해 출국정지(Suspension of Departure)가 되었다는 내용을 알게 되었습니다.     ▶답= 본 사안은 외국인의 출국 정지와 관련이 있습니다. 외국인의 출국에 대한 자유는 절대적인 권리가 아닌 상대적인 것으로서 필요한 경우 일정한 제한을 가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한국의 출입국관리법령은 법무부 장관으로 하여금 일정한 경우 즉, (i) 형사재판에 계속 중인 경우, (ii) 징역형이나 금고형의 집행이 끝나지 아니한 경우, (iii) 일정한 금액 이상의 벌금이나 추징금을 내지 아니한 경우, (iv) 일정한 금액 이상의 국세・관세 또는 지방세를 정당한 사유 없이 그 납부기한까지 내지 아니한 경우 등의 경우 출국을 금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출국정지 기간은 사안에 따라 다르지만 6개월 이내가 되고, 출국정지 기간을 초과하여 계속 출국을 금지할 필요가 있는 경우 그 기간이 연장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결정에 대하여는 그 통지서를 받은 날 또는 그 사실을 안 날부터 10일 이내에 법무부 장관에게 이의신청을 하거나 90일 이내에 행정심판 또는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이의신청을 받으면 법무부 장관은 그 날부터 15일 이내에 이의신청의 타당성 여부를 결정하여야 하고, 부득이한 사유가 있으면 15일의 범위에서 한 차례만 그 기간을 연장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의신청에 대한 심사・결정에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법무부 장관은 이의신청인이나 출국금지 요청기관의 장에게 필요한 서류를 제출하거나 의견을 진술할 것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한편, 외국인의 출국정지에 대해 출국정지 사유가 소멸하였다고 확인되면 법무부 장관은 외국인의 출국정지 절차 등에 따라 즉시 출국정지를 해제하여야 하는데요. 이 경우 역시 필요성 여부 판단을 위하여 출국금지 요청기관의 장 등에게 의견을 묻거나 관련 자료를 제출하도록 요청할 수 있습니다.     사안의 경우 미국 시민권자인 "A"는 일정한 금액 이상의 국세를 체납한 사실이 있었고 국세청으로부터의 통보를 통해 출국정지가 되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A”의 경우 미국과 한국의 이민 행정을 모두 경험한 바 있는 필자의 도움을 받아 출국정지 해제를 위한 소명자료를 구비하여 함께 관련 부처를 방문, 이의신청을 한 바 있습니다.       ▶문의: (82) 2-586-2850 미국 시민권자가 출국정지 통보 출국정지 기간 출국정지 사유

2023-04-21

[김승중의 아메리카 편지] 마야문명

지난주 동생을 만나러 멕시코 유카탄 반도를 방문했다. 유카탄 반도는 마야문명의 터전으로 유명하다.     마야문명은 17세기 말 스페인 침략자들에 의해 허망하게 멸망했지만, 인류 문명의 6대 근원 중 하나로 찬란한 성취를 자랑한다. 인류의 보편적 식재료, 옥수수·감자·호박·고추 등이 모두 이 문명으로부터 왔다. 또 정교하고 독창적인 문자체계를 가지고 있었고, 예술·건축·수학·역법·천문학 등에서 고도의 수준을 과시했다.   요번 여행에서 내가 발견한 신비로운 광경은 세노테라는 유카탄에만 있는 독특한 지형이었다. 이것은 지하수로만 이뤄진 거대한 동굴호수인데, 석회암층이 녹아내려 지하수가 노출된 것이다.     왜 이런 동굴호수가 생겨났을까. 이 질문은 공룡의 멸절과 관계가 있다. 공룡이 갑자기 멸절한 이유에 대해 여러 학설이 있지만, 6600만 년 전 거대운석이 지구를 때려 그 낙진이 약 10년 동안 지구를 덮어 태양 빛을 가리면서 지구 상 3분의 2의 생명이 멸절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 거대운석이 떨어진 장소가 바로 유카탄이고, 거대운석의 크레이터 주변으로 세노테가 발견된다. 현재 6000개 넘게 남아있는 세노테는 그 깊이가 수백 미터에 이르는데, 그 깊이가 주는 신성한 푸르름은 거룩하기 그지없다.     마야문명은 이곳에서 발생했다. 지구의 역사에 있어서 가장 확실한 아포칼립스(종말)의 터전에서 피어난 문명이다.   우리는 종교나 정치권력, 문화권력 등이 만들어내는 수 없는 아포칼립스의 협박 속에서 살고 있다. 종말론적 사유는 인간을 미혹시키는 매우 매력적인 미끼다. 지면의 제약으로 상술할 순 없지만 마야의 설화들은 인간 세상의 모순적 사태에 대해서도 매우 긍정적인 관점을 견지하고 있다. 여·야 대립이 극한으로 치닫는 한국의 정치문화가 종말론적 사유를 벗어나 운석의 충돌에도 살아남는 지구 생명의 지혜를 배우기를, 세노테의 청량한 바람 속에서 빈다. 김승중 / 고고학자·토론토대 교수김승중의 아메리카 편지 마야문명 지구 생명 유카탄 반도 종말론적 사유

2023-03-31

올해 차량 리콜 벌써 500만대

올해 들어 리콜된 자동차 수가 500만대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고속도로안전협회(NHTSA), 모터세이프티, 컨수머어페어스 등의 자료에 따르면 1월 초부터 이달 22일 사이 리콜된 차량이 총 509만9617대로 추산됐다.   15개 브랜드가 총 25회에 걸쳐 두 달도 채 안 되는 기간에 리콜한 규모가 지난해 총 리콜 대수의 20%를 차지한 것. NHTSA에 따르면 지난해 400여회에 걸쳐 2500만대 이상이 리콜된 것으로 나타나 이 같은 추세라면 지난해 기록을 상회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월별로는 1월 323만2166대, 2월 186만7451대가 각각 리콜됐다.   업체별로는 스텔란티스가 5회에 걸쳐 222만6166대를 리콜해 1위에 올랐으며 GM이 74만108대(1회), 닛산 52만8204대(2회), 포드 49만4834대(3회), 벤츠 44만7659대(2회), 테슬라 36만3000대(1회), 혼다 11만4386대1회) 순으로 나타났다. 〈표 참조〉   한국차로는 기아가 2023년형 텔루라이드 2열 에어백 작동 불량 가능성으로 3만1943대가 리콜됐으며 현대차는 2022년형 투싼과 2022~23년형 싼타크루즈가 루프 몰딩 이탈 가능성으로 1만6104대를 리콜했다.   리콜 사유로는 엔진 정지/동력 상실과 에어백/안전밸트 불량이 각각 4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제동 불량/휠 이탈이 3건, 화재위험이 2건이 뒤를 이었다.   이같이 리콜이 많아지면서 자동차업계 부품 부족 현상이 리콜 수리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전망이다.     실제로 뉴욕에 거주하는 한 남성은 2021년형 포드 익스페디션이 화재위험으로 리콜됐다는 통보를 받고 딜러에 연락했으나 수리할 부품이 없으며 언제 부품이 들어올지도 모른다는 답변만 듣게 됐다. 딜러에 따르면 공급망 사태로 부품이 없어 리콜 수리 대기자가 100명이나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지난해 가장 리콜을 많이 한 업체는 포드로 67회에 걸쳐 863만6265대를 리콜했다.     복스왜건이 46회에 걸쳐 107만8443대, 스텔란티스가 38회에 304만1431대로 2, 3위에 올랐으며 벤츠 33회(96만9993대), GM 32회(337만1302대), 기아 24회(145만8962대), 현대 22회(145만2101대), 테슬라 20회(100만455대) 순을 기록했다. 박낙희 기자 naki@koreadaily.com리콜 리콜 수리 리콜 사유 리콜 대수 recall Auto News

2023-02-26

뉴욕주 공무원, 12주 유급 육아휴가 실시

자녀를 둔 뉴욕주 공무원들이 12주 동안 전액 유급 육아휴가를 쓸 수 있게 됐다.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일부 공무원들도 적용돼 1만명 이상의 주 공무원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14일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는 "뉴욕주를 계속 움직이게 하는 헌신적인 이들이 급여와 육아 사이에서 선택하도록 강요돼선 안 된다"고 밝혔다. 호컬 주지사는 2023년 신년연설에서 이같은 계획을 처음으로 발표한 바 있다.     12주 유급 육아휴가를 쓸 수 있는 주 공무원은 1만여 명이다. 정규직 주 공무원은 물론이고, 파트타임으로 근무하는 일부 직원들도 임금을 전액 지원받으면서 휴가를 쓸 자격이 있다. 육아휴가를 쓰기 전 최소근무기한은 없으며, 필요하다면 근무 첫날부터 육아휴가를 쓸 수 있다.     마이클 볼포르테 주 직원관계사무국(OER) 국장은 "유급 육아휴직은 부모들이 월급없이 아이를 돌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줄여주기 때문에 큰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며 환영했다.     뉴욕주는 2016년 유급가족휴가(Paid Family Leave·PFL)법을 제정하면서 가족을 돌봐야하는 적격 노동자에게 유급 휴가를 지급하도록 했다. 일반 노동자들의 경우 PFL 사용시 급여의 67%까지 받을 수 있다. 2021년에는 중병에 걸린 형제자매를 돌보는 것 또한 유급휴가 사유로 적용하도록 법이 확대됐다.   김은별 기자 kim.eb@koreadailyny.com육아휴가 공무원 유급 육아휴가 뉴욕주 공무원들 유급휴가 사유

2023-02-15

[독자 마당] 화합·일치의 길

여러 사람이 모이면 생각, 의견이 각각이어서 어떤 사안에 대한 합의점을 찾기 어렵다. 분쟁 없이 화합하며 일치를 이루려면, 서로 간의 차이점은 뒤로 미루고 공통점을 찾아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저마다의 욕구나 필요가 각기 다름이 당연한 이치라 각자 자신을 억제하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가짐이 화합과 일치를 위한 첫걸음이다.   그러나 실제로 자신의 욕구를 억제하고 남에게 양보하며 배려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저마다의 생존과 안락을 위해 필요한 것들을 취하려는 본능적 욕구에 반하여, 자신의 몫을 남에게 양보하는 것은 이성에 의한 판단일 때 가능하다. 이는 사람의 도리에 바탕을 둔 합리적 사유의 영역으로, 먼저 남에게 줌으로써 그로부터의 되돌림으로 무리없이 내 몫도 얻을 수 있음을 분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본능적, 감성적 욕구로 저마다 더 가지려 할 때, 다툼이 생기고 결국 모두의 만족을 채울 수 없기에 갈등, 증오가 생기고 화합과 일치에서 멀어지게 된다. 먼저 주어야 얻을 수 있음은 모든 만물의 이치이다. 원하는 바를 얻으려면 그에 상응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즉 심어 가꾸어야 결실을 얻을 수 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이런 원리에 따라 서로 상응한 가치를 주고받을 수 있을 때, 원만한 관계로 이어질 수 있으며 서로의 필요를 함께 창출하고 나눌 수 있게 된다.     어떤 공동체에서나 각자의 유익을 얻기 위한 시도에 앞서, 공동의 이익을 우선하는 마음가짐으로 힘을 합칠 때 더 많은 가치를 만들어 나눌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원리는 어떤 공동체에서나 적용되는 인간사회의 기본 원칙이다. 그러므로 가정, 대소단체, 기업이나 국가, 국제간에서도 이 원칙에 따라 목적하는 바의 성패가 가늠될 수 있는 것이니, 늘 자신과 주변을 둘러 보아야 한다. 윤천모·풀러턴독자 마당 화합 일치 본능적 욕구 본능적 감성적 합리적 사유

2022-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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