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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 섀도잉 전문성 배울 수 있는 기회 [ASK미국 교육/대학입시-지나김 대표]

▶문: 잡 섀도잉에 관심 있는 고교생이 알아야 할 사항은?       ▶답: 고등학생이라면 미래에 어떤 직업을 가지고 싶다는 아이디어를 대략 가지고 있을 것이다. 적어도 흥미를 느끼는 몇 가지 옵션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 이런 직업 계획은 대학을 선택할 때도 중요하다. 특정 직업에 대한 전문성을 효과적으로 키우기 적합한 대학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어떤 직업에 대해 확신이 있든, 없든 특정 직업의 전문성을 '섀도잉(shadowing)' 하는 것은 직업 방향을 결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몇 시간 또는 며칠을 투자해서 특정 직업에서 종사하는 사람의 일상을 관찰하고 경험하는 섀도잉을 한다면 그 직업이 나와 잘 맞을지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섀도잉 기회를 어떻게 찾아야 할까? 대부분 내가 사는 지역에서 관심이 있는 직업을 찾는 것이 일반적이다. 먼저 인맥을 활용해서 로컬에서 섀도잉 기회가 있는지 알아보고, 특정 단체나 기관이 운영하는 프로그램이 있는지 찾아본다. 학교 카운슬러나 교사, 친척 등에게도 섀도잉에 대해 적극적으로 문의한다.   섀도잉 기회를 요청하는 이메일을 쓰거나 전화를 할 때는 내용이 짧고 직설적이어야 한다. 내가 누구인지, 어떤 고등학교에 다니는지 밝히고, 상대방의 업무 시간에 내가 섀도잉을 하는 것이 가능한지 문의한다. 내가 선호하는 시간대와 요일을 밝히고, 가능한 당사자가 그 시간에 맞출 수 있도록 융통성 있게 준비하면 도움이 된다. 아쉬운 사람이 우물을 파야 한다.   예의바르게 소통하는 것은 기본이다. 기회를 얻는 데 성공했다면 담당자와 날짜를 잡고, 지켜야 할 규칙과 상대방의 기대치에 대해 문의하라. 드레스 코드는 무엇이고, 몇 시까지 어디로 가야 하며, 특정 정보를 다른 사람에게 누설하면 안 되는지 등도 미리 파악해야 한다. 그런 다음 실제로 섀도잉을 시작하기 전에 담당자, 즉 멘토와 회사에 대해 리서치를 한다. 이 회사가 최근 출시한 신제품이 있는가? 미디어에 자주 노출되거나, 회사가 직면한 어려움이 있는가? 섀도잉을 하는 동안에는 전화를 끄고, 눈과 귀를 열고 관찰자로서 최선을 다하라.   생각과 다르거나 혼란스러운 것이 있다면 메모하자. 상황에 따라 적절한 시간에 질문하는 것이 좋다.     ▶문의:(855)466-2783   www.theadmissionmasters.com 지나김 대표미국 대학입시 직업 방향 직업 계획 특정 직업

2023-07-05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AI 문화예술교육 정책자문단 간담회 개최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보균)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원장 박은실, 이하 교육진흥원)은 디지털 시대 문화예술교육의 미래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발족한 AI 문화예술교육 정책자문단(이하 정책자문단)의 첫 간담회를 27일 개최했다.   지난 5월 진행된 ‘제2회 미래 문화예술교육 포럼’에서 출범한 정책자문단은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가속화되는 문화예술교육의 변화상을 다각적으로 살펴보고, 미래세대를 위한 실질적인 정책에 대해 논의하는 자문조직이다. 다양한 분야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과학기술 ▲교육 ▲문화예술 ▲인문 ▲법제도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되었다.   ◆ 디지털·AI 문화예술교육 사업에 대한 거시적 논의 정책자문단은 향후 2년간 여러 차례의 간담회를 통해 교육진흥원의 디지털·AI 문화예술교육 사업에 대해 자문하는 역할을 한다. ▲AI 문화예술교육 관련 정책 이슈 담론화 참여 ▲중장기적 관점의 디지털 문화예술교육 정책사업 자문 및 감수 ▲AI 기술 활용 문화예술교육 방향 수립 등이 대표적이다.   자문단장으로 ▲정송 KAIST 김재철AI대학원 원장을 임명하였으며, 자문위원으로는 ▲오혜연 KAIST 공과대학 전산학부 교수 ▲배순민 KT융합기술원 AI2XL연구소 소장 ▲주재걸 KAIST 김재철AI대학원 교수 ▲정제영 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 ▲최상현 김포향산초 교사 ▲이중식 서울대 문화예술원 교수 ▲노규승 현대자동차 제로원 팀장 ▲민세희 경기콘텐츠진흥원 원장 ▲여운승 이화여대 융합콘텐츠학과 교수 ▲김보름 한성대 창의융합대학 문학문화콘텐츠학과 교수 ▲박성필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원장 등 총 12명을 위촉했다.   정송 AI 문화예술교육 정책자문단장은 “AI와 함께 협업하는 것이 일상화되는 시대에는 인간을 더욱 인간답게 만드는‘전인교육’이 더욱 중요해지며, 이를 위해서 문화예술교육의 사회적 역할은 더욱 커질 것” 이라며 “우리 일상 가까이에 스며든 인공지능 기술이 문화예술교육 정책을 더욱 활성화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자문단을 이끌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교육진흥원은 지난 5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네스코 다자회담’ 내 한국 주도 행사를 개최했다. 세션을 통해 AI 및 디지털 기술과 함께 발전 중인 K-문화예술교육의 우수성과 전문성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전 세계에 알리는 등 호응을 이끌어낸 바 있다.     박은실 교육진흥원장은 “자문단을 통해 발굴된 다양한 의견과 제안들을 바탕으로 미래 세대의 AI 기술활용 문화예술교육 정책 제도화를 준비해 나갈 것”이라며, “각 분야별 전문가의 의견이 디지털 사회 창의적인 미래인재 양성을 위한 문화예술교육의 정책 패러다임 전환에 마중물이 되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강동현 기자 kang_donghyun@koreadaily.com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문화예술교육 디지털 문화예술교육 미래 문화예술교육 문화예술교육 방향

2023-06-28

[골프칼럼] <2247> 그립 내려 잡아 탄도 조절해야

클럽타면이 볼을 덮어 치는 느낌을 들어야 볼의 탄도를 낮출 수 있으며 볼에 백스핀(back spin)을 넣을 수 있다. 특히 100야드 내외 그린이 가까운 지점에서 정면의 나무 아래로 치거나 앞바람이 강할 때 역시 넉다운샷을(knockdown shot) 구사해야 한다.   때로는 어쩔 수 없이 낮은 구질의 샷을 구사하거나 이것을 피해 레이아웃(lay out)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레이아웃도 일종의 골프테크닉, 자신이 치고 싶은 충동을 포기하고 레이아웃을 실행으로 옮기는 것이 그다지 쉬운 일은 아니며 골프에는 언제나 ‘잘만 하면’이라는 요행을 기대하며 샷을 하는 골퍼가 의외로 많다.   현재보다 더 나빠질 다음 상황을 알면서도 만에 하나라는 실낱 같은 희망을 떨쳐 버리지 못하는 것이 골퍼들의 속성이다.   특히 목표물이 눈으로 확인될 때 이 같은 충동은 심하기 마련이며 이것이 바로 견물생심, 그린만 보면 파(par)나 버디(birdie)를 생각하기 때문, 앞 뒤를 가리지 않고 오로지 전진만을 추구한다. 강한 바람과 디봇(divot), 즉 다른 사람이 파놓은 아이언샷의 자리에 볼이 들어간 경우의 샷은 오직 넉다운 샷 많이 탈출이 가능하다.   그리고 낮은 탄도의 비거리를 얼마 동안 유지하느냐는 볼을 칠 때 클럽타면이 볼을 덮는 각도와 팔로스루의 길고 짧음에 따라 달라진다.   바람속도에 따라 클럽길이도 달라지지만 대체로 강한 바람이라면 낮은 탄도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한 클럽, 혹은 두 클럽 정도의 긴 클럽을 잡고 그립을 내려 잡아 탄도를 조절해야 한다. 9번 아이언으로 백스윙 때 양손의 높이가 자신의 왼쪽어깨 높이 정도에서 볼을 친 후의 팔로스루가 오른쪽 허리높이에서 끝난다면 임팩트강도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 90 정도를 치는 골퍼라면 약 90~100야드가 될 것이다.   넉다운 샷에서 주의해야 할 것은 임팩트는 물론이고 볼을 친 후의 왼쪽손등의 방향이다.   만약 임팩트 후에 왼쪽손등이 자신의 등 뒤쪽으로 향하면 악성 훅이고 목표 방향 오른쪽 45도 방향으로 왼쪽손등이 열리면 섕크(shank)의 확률이 높다.   또한 넉다운 샷은 볼을 친 후 클럽타면이 목표를 향해야 한다. 만약 왼쪽손목이 꺾이거나 볼을 치는 순간 머리위치가 바뀌어도 넉다운 샷은 성공하기 어렵다.   정확한 넉다운샷의 비결은 양손목과 고정된 머리위치, 그리고 왼쪽 하체의 버팀에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즉 어드레스 때 무릎 각도를 유지하고, 발바닥이 지면에 잘 붙어있는 상태에서 볼을 쳐야 한다.   연습장에서 넉다운 샷을 연습해보려면 낮은 티에 볼을 올려 놓고 8번 클럽으로 타면이 볼을 덮어 치는 느낌, 그리고 볼을 친 후 타면이 지면을 향한다는 느낌이 들도록 연습이 되면 티 위에서 볼을 내려놓고 같은 방법으로 샷을 연습해야 한다. 이때 어떤 클럽을 사용해도 스윙방법은 같지만 숏 아이언의 경우 볼 위치가 오른발 쪽으로 조금 더 옮겨진다는 것 외에는 변화가 없다.   ▶ThePar.com에서 본 칼럼과 동영상, 박윤숙과 동아리 골프도 함께할 수 있습니다. 박윤숙 / Stanton University 학장골프칼럼 그립 탄도 클럽 정도 목표 방향 순간 머리위치

2023-06-22

[분산 포트폴리오 투자 전망] 불확실성 증폭, 안전자산 확대 및 분산 투자 활용

많은 것이 불확실한 투자환경이다. 인플레이션은 내려오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각종 경기지표는 경제활동이 약해지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이하 연준)의 향후 통화정책도 분명하지가 않다. 지난해 10월 말부터 시작된 시장의 반등 ‘모멘텀’은 1분기를 지나면서 풀이 죽었다. 이처럼 불확실성이 높은 환경에서는 특히 분산투자 원칙이 강조될 필요가 있다. 여전히 리스크 관리가 가장 중요한 덕목인 환경이기 때문이다.   ▶유지와 ‘피벗’(pivot)   향후 연준의 금리정책 방향에는 기본적으로 두 가지 시나리오가 있다. 하나는 최종 인상 이후 당분간 최종 금리를 유지하는 것이다. 이 경우 최소 6개월 이상 5.25~5.50% 수준에서 유지될 공산이 크다. 다른 하나는 최종 금리에 도달한 이후 6개월 이내 점진적 인하 수순을 밟는 것이다. 연준이 어떤 경로를 택할 것인가는 사실 많은 변수에 달려 있다.   우선은 인플레이션이 있다. 기대했던 것보다 물가상승률이 빨리 잡히지 않을 경우 연내 ‘피벗’은 힘들 가능성이 높다. 반면 은행권 문제로 대두한 크레딧 위축 환경에 가속이 붙으면 조기 금리 인하 체제로 돌아설 수도 있다. 각종 경기지표가 불황을 예고하면 할수록 그 가능성은 커진다고 볼 수 있다. 여전히 양호한 고용시장은 연내 금리 인하를 기대하는 이들에게는 걸림돌이다. 현재로썬 인플레이션을 잡는 것이 연춘의 더 중요한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그래서 ‘피벗’보다는 최종 금리 수준을 당분간 유지할 가능성에 무게중심이 실리고 있다.   ▶매크로(macro) 환경   현재 미국경제의 매크로 환경을 보면 몇 가지 중요한 흐름이 있다. 우선 연준의 계속된 긴축의 필요성을 낮춰주는 흐름이다. 은행의 대출 증가율은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이전에도 이미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그런데 이후 지역은행들의 위기사태가 가속화되면서 자금줄이 현저히 경색될 조짐을 보인다. 자금경색 여파는 불균등하게 전달될 것이고 특히 스몰 비즈니스들의 경제활동을 크게 위축시키게 될 것이다. 이는 또 고용시장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미국 고용시장의 50%가 직원 수 500명 미만의 스몰 비즈니스에 의해 소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외 각종 지표가 둔화세를 나타내고 있다. 소매 매출, 제조업 생산량, 제조 및 서비스 분야의 구매지수 등이 모두 경기침체를 가리키고 있다. 현재 경기는 대체로 지난 시기의 경험을 따르고 있다. 금리 인상 사이클이 시작된 후 평균 2~2.5년 이후부터 실업률 상승과 불황이 왔기 때문이다. 이번 금리 인상 사이클은 그중에서도 가장 빠르고 가파른 축에 든다. 비록 시작한 지 1년이 조금 지났지만, 그 속도와 폭을 고려하면 더 빨리 고용불안과 불황을 맞게 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게 예상되는 환경임에도 불구, 인플레이션은 연준의 타깃보다 훨씬 높게 유지되고 있다. 연준이 인상 사이클을 멈추더라도 곧바로 ‘피벗’으로 돌아서기 어려운 이유다. 물론, 경기둔화와 시중의 자금경색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될수록 성장 유도를 위해 입장을 선회, 전격 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도 있다.   ▶불황 초기 통화정책과 투자   지금은 순환 주기상 불황 초입으로 이해할 수 있다. 다른 의견을 가질 수도 있지만, 많은 지표와 상황이 연말이나 내년 초 불황진입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런 환경에서의 투자는 어땠을까.   연준이 최종 금리에 도달한 후 같은 금리를 6개월 이상 유지할 경우 이후 1년간의 역사적 경험치에 따르면 주식은 떨어지고 채권은 큰 변동이 없는 상황으로 전개될 수 있다. 반대로 최종 금리에 도달한 후 6개월 내 인하를 시작할 경우 이후 1년간 주식은 오를 수 있고 채권은 더 오를 수도 있다. 두 가지 시나리오 모두 채권의 우세를 말해주고 있는 셈이다.   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나고 불황을 동반하는 환경에서는 주식형 자산 등 ‘리스크’ 자산은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것이 현명하다. 주식형 자산은 금리 인상 사이클이 최종 목적지에 도달했을 때 상승을 경험한 경우가 많았지만, 이 시기가 불황을 동반하면 오히려 큰 폭으로 빠진 경험을 갖고 있기도 하다.     ▶분산 포트폴리오 운용   결국 지금의 시장환경은 주식형 자산보다 채권형 자산이나 기타 ‘안전자산’의 비중을 늘리는 분산을 시도해야 하는 시기라는 의미로 읽을 수 있다.     이를 정적, 수동적 포트폴리오 구성에 반영하기는 일반적으로 어렵다. 리스크 프로파일에 맞춰 자산유형별 비중이 대략 정해져 있는 경우이기 때문에 그렇다. 그러나 능동적 전술 포트폴리오에서는 충분히 자산유형별 재배치가 가능할 것이다. 이 경우 주식형 자산도 경기둔화나 침체기에도 실적을 낼 수 있는 방어적 기업에 속한 우량기업주, 가치주 위주로 선택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켄 최 아메리츠 에셋 대표 kenchoe@allmerits.com분산 포트폴리오 투자 전망 안전자산 불확실성 분산투자 원칙 금리정책 방향 연내 금리

2023-05-16

[박종진의 과학이야기] 북두칠성

북반구에서 항상 보이는 별자리 중 일곱 개의 별이 모여서 된 북두칠성이 있다. 서양 별자리 중에서 큰곰자리의 꼬리 부분이 바로 북두칠성인데 현재 국제천문연맹이 공식적으로 정한 별자리 이름은 아니지만, 밤하늘을 쳐다보면 워낙 잘 보이기 때문에 여러 나라에 북두칠성에 관계되는 전설이 많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북쪽에 있는 일곱 개의 별이 마치 국자 모양을 하고 있어서 북두칠성이라고 하는데 눈이 좋은 사람은 국자 손잡이 끝에서 하나 이전의 별 바로 옆에 별빛이 약한 별 하나를 더 볼 수 있다고 한다. 아랍권에서는 그 별을 이용하여 시력을 측정했다고 하고, 로마 군대에서는 그 별을 볼 수 있는 사람을 활 쏘는 군인으로 뽑았다고 한다. 하지만 일반인 눈에는 일곱 개의 별이 모여 북두칠성을 이룬다.   나침반이 없던 시절에는 북극성을 보고 방향을 알 수 있었다. 그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북극성이지만 2등성인 북극성은 쉽게 우리 눈에 띄지 않는다. 북극성이 어디에 있는지 알려면 우선 북두칠성을 찾아야 한다. 국자의 손잡이 반대쪽, 그러니까 그릇 모양의 끝에 있는 두 별을 찾아서 그 두 별이 떨어진 길이의 약 다섯 배를 가면 거기에 희미하게 보이는 별이 바로 북극성이다. 북반구의 겨울철에는 북두칠성이 지평선에 가깝게 있어서 차라리 알파벳 W자 모양의 카시오페이아자리를 이용해서 북극성을 찾는 편이 수월하다.   지구의 자전축 북쪽을 따라 연장하면 북극성이 있는 곳이어서 북극성 방향으로 가면 북쪽이라고 알았다. 북두칠성은 북극성을 중심으로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돈다. 아니 지구가 자전하므로 우리 눈에는 북두칠성이 도는 것처럼 보인다. 24시간에 완전히 한 바퀴를 돈다고 한다. 그래서 북두칠성의 위치를 보고 시각을 계산해 내는 방법도 있다. 그러므로 북두칠성은 우리에게 시각을 알려 줄 뿐만 아니라 북극성을 찾게 도와주어서 결국, 방향을 알게 해 주는 별자리다.   지구는 마치 팽이처럼 스스로 돈다. 그런데 팽이가 도는 모습을 관찰하면 주기적으로 꼭지가 흔들리는 것을 볼 수 있다. 지구도 자전하면서 그렇게 자전축 북쪽 끝이 작은 원을 그리며 움직이는데, 이를 세차운동이라고 한다. 그런 이유로 약 1만 2천 년 후에는 지금의 직녀성이 북극성 자리로 오게 된다.   구름이 없어서 밤하늘에 별이 보이는 날, 자기가 서 있는 곳에서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면 영락없이 북두칠성이 보인다. 그 다음에 북극성을 찾는다. 현대를 사는 우리는 과학 기술의 도움으로 방향이나 시각을 손쉽게 알 수 있지만, 옛날에는 북극성과 북두칠성을 보고 알았다.    이렇듯 우리 인류는 수렵이나 유목 생활을 했든 농경 생활을 했든 별의 움직임에 크게 의존했다. 지구가 태양 주위를 온전히 한 바퀴 도는 기간을 일 년으로 잡았고, 지구가 스스로 한 바퀴 도는 것을 하루라고 정했다. 7요일 체계도 해와 달을 포함해서 우리 맨눈에 보이는 행성 이름으로 만들었으며, 어떤 별은 신앙에 관련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망자를 관에 넣기 전에 관 바닥에 북두칠성 모양의 구멍을 뚫은 칠성판을 깐다. 북두칠성이 죽음과 연관된 별자리란 것을 알 수 있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이야기 북두칠성 북극성과 북두칠성 북두칠성 모양 북극성 방향

2023-05-05

[유동성 위기 속 투자 방향] 다양한 투자전략 활용 능동적 자산운용 필요

불과 약 2주 사이 실리콘밸리은행, 시그니처은행, 실버게이트 캐피털, 퍼스트리퍼블릭, 크레디트스위스(CS)까지 은행들이 파산하거나 유동성 위기로 매각, 혹은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대부분 전문가는 현 상황이 지난 2007년발 금융위기의 재현이 아니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미국에선 연준과 재무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등이 적극적인 진화에 나서고 있다. 문제 은행의 예금을 전액 보장하고 긴급 지원자금을 중개하는 등 금융안정을 위해 발 빠르게 대응하는 모습이다. 일단 급한 불은 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리스크는 남아있다.     ▶어떻게 해야 할까   기본적으로 낙관론에 기반한 입장은 현 상황이 구조적 위기로 확산될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대부분의 은행은 자본구조가 튼튼한 것으로 평가된다. 실리콘밸리은행이나 시그니처 등은 벤처, 크립토 등 특정 분야에 대한 노출 집중도가 너무 높았다. 퍼스트리퍼블릭도 고액 자산가들을 상대로 한 ‘프라이빗 뱅킹’ 비중이 높았다는 분석이다.     상황이 나빠지면 이른바 ‘뱅크런’ 가능성이 높고 이로 인한 유동성 타격이 원래 심각해질 수 있었던 구조라는 뜻이다.     CS 역시 이미 오래전부터사양길로 가는 수순을 밟아 왔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은행권 전반의 문제라기보다는 잘못 운영된 개별 은행들에 국한된 문제라는 인식이다.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높은 환경일 것이다. 현재로썬 연준 등의 신속 대응이 전반적 금융위기로 번지는 것을 막았다는 평이 많다. 경기순환 주기에 따라 있을 수 있는 상황이고, 그래서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제시된다. 불황이나 ‘베어마켓’이라고 주식형 자산 투자를 전면 중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방법이기는 하다.  낙관론을 공유하는 전문가들은 이 기회를 다시 투자목적, 계획을 재점검하고 장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상승장은 잘 보이고 하락장은 불투명하다   콘트래리언(contrarian)적 접근법은 하락장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눈앞에서 위기를 경고하는 현상들이 펼쳐지고 있는 데도 이를 구조적 위기로 보지 않는 의견이 대세인 점을 두고 하락장의 갈 길이 많이 남았다는 입장을 더욱 견고히 하고 있다. 사회 전반의 지배적인 견해가 극단적 회의주의로 나타날 때 비로소 저점이 형성된다고 보는 탓이다.   이 입장은 현재 정부나 대형 월가은행들이 구제에 나서는 것을 진화가 아닌 위기 확산을 가속하는 소재로 읽는다. 정부와 월가의 구제 노력은 결국 무책임한 투자자들과 금융권을 책임 있는 은행들과 소비자들이 구제하도록 하는 행위라는 인식이 있다. 이는 결국 책임 있는 중소 금융기관들의 재무상태를 더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그만큼 금융권 전체가 취약하게 되는 데 일조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인플레이션 헤지(hedge)와 단기 국채   인플레이션은 결국 실질 구매력을 저하시킨다. 연준이 타깃으로 삼고 있는 2%는 이 구매력 저하를 상대적으로 오랜 기간에 걸쳐 실현한다. 하지만 연간 6~7%의 인플레이션은 5년만 지속 되도 30% 이상 가치가 빠지게 된다. 10년이면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 가만히 앉아서 50% 손실을 보게 되는 셈이다.     인플레이션 헤지를 위해선 전통적으로 주식형 자산 투자가 권장된다. 역사적으로 인플레이션을 훨씬 상회하는 수익을 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시장환경은 이를 확신하기 어렵다. 말 그대로 불투명하다. 반면 90일짜리 단기 국채는 지금 4.5%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최근 국채 수익률이 급락하기는 했지만 ‘무위험’ 자산 수익률로는 지난해까지는 생각지 못했던 수준이다. 인플레이션 기간 중 단기 국채를 활용한 자산관리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구조적 디플레이션이 오면 더 좋다. 현금성 자산의 구매력은 그만큼 강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10년물 국채값은 지난 2020년 고점을 찍은 후 꾸준히 내려왔다. 이 기간 국채 수익률은 올라왔다. 최근 몇 주간의 수익률 하락은 이 기간 올라온 것에 대한 조정일 수 있다.     조정이 끝나면 다시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 중장기적으로 이 가능성은 더 현실적이다. 그만큼 단기 국채가 더 효자 노릇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지속적인 시장 모니터링과 능동적 자산운용   이번 주에는 연준의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린다. 불과 1~2주 전까지만 해도 다시 0.5%포인트 인상이 유력시되던 상황에서 현재 0.25%포인트나 동결 가능성마저 제기되는 쪽으로 상황이 급변했다. 금융권의 유동성 위기 문제가 대두됐기 때문이다.  상당한 변동성이 예상된다. 그러나 이런 ‘이벤트’에 단기적으로나 감정적으로 대응할 필요는 없다. 흐름을 모니터하고 이해할 필요는 있다. 그리고 긴 호흡으로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 효과적인 자산운용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리스크 관리를 위한 자산배치를 하면서도, 팩터(factor), 스타일, 글로벌 섹터, 롱/숏, 현금, 원자재 등 다양한 투자전략을 상황에 맞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 현금자산 비중을 기존 배치 비율보다 상향 조정하고 단기 국채(변동성 포함), 에퀴티 ‘숏’ 등에도 필요한 부분 노출을 가져가는 것이 변동성 높은 시장환경을 헤쳐나가는 유리한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켄 최 아메리츠 에셋 대표 kenchoe@allmerits.com유동성 위기 속 투자 방향 투자전략 자산운용 유동성 위기 구조적 위기 전반적 금융위기

2023-03-21

[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연주시차

자칫 그럴 듯한 사자성어처럼 보이는 이 말은 먼 거리에 있는 별까지의 거리를 구할 때 사용하는 방법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태양의 주위를 1년에 한 번씩 돈다. 사실은 지구가 태양을 완전히 한 바퀴 도는 기간을 우리가 1년으로 잡은 것이다.     그러므로 지구가 태양을 돌며 그리는 원의 한 쪽 끝에서 다른 쪽 끝, 예를 들어 춘분과 추분, 혹은 하지와 동지는 그 원에서 정확히 서로의 반대 방향에 위치한다. 어떤 별을 예로 들어 지구의 하지 때 그 별의 각도를 재고, 반 년을 기다렸다가 동지에 다시 그 별의 각도를 잰다고 하면 두 시점의 지구는 태양을 기준으로 정 반대 방향에 놓이게 된다. 게다가 우리는 지구와 태양과의 거리는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삼각측량법에 의해서 그 별과의 거리를 구할 수 있다.   거꾸로 말하면 지구는 가만히 있지 않고 공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 주는 것이다. 오랫 동안 인류는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고 생각했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이 땅이 세상의 중심이어서 태양을 비롯하여 우주 만물이 지구를 중심으로 돈다는 것이 소위 천동설이다. 코페르니쿠스와 같이 일찍 눈을 뜬 선지자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지만 그때까지 아직 망원경도 발명되지 않았고 천체 관측 기구도 정밀하지 않아서 정확한 측량을 할 수 없어서 반박할 수 없었다.     그러다가 1838년 독일의 천문학자였던 프리드리히 베셀이 백조 자리에 있는 별 하나를 관찰하여 최초로 그 별까지의 거리를 알아내는데 성공했다. 백조 자리 별의 정확한 연주시차를 밝혀 내서 그 별까지의 거리를 알아 낸 것이다. 따지고 보면 간단한 기하 문제를 푼 것이지만 그런 생각을 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원의 내각의 합은 360°이다. 그러므로 원을 360등분 하면 중심각이 1°인 부채꼴이 된다. 다시 그 부채꼴을 3,600 등분 한다면 중심각은 1/3600도가 될 것이다. 이렇게 나온 각, 즉 1도를 3,600으로 나눈 각을 기하학에서는 1초라고 한다. 등식으로 표시하면, 1도=3600초가 된다.   천문학에서는 연주시차가 1초가 되는 별까지의 거리를 파섹이란 단위로 표시하기로 했다. 그러므로 연주시차를 측정해서 1초의 각도를 갖은 별까지의 거리를 1파섹이라고 하며 약 3.25 광년의 거리다. 먼 별 사이의 거리를 나타낼 때는 파섹이란 단위를 쓰면 편리하지만 태양계 내에서의 거리는 AU라고 하는 천문단위를 사용하는데 1AU는 태양에서 지구까지의 거리다.   그러니까 태양에서 지구보다 30배나 멀리 떨어져 있는 해왕성까지의 거리는 쉽게 30AU라고 할 수 있다. 참 간단하다. 그러므로 파섹은 별까지의 거리에 사용하고, 태양계 안에서 행성간의 거리는 AU를 쓰면 간단하고 편하다.   그러나 연주시차를 이용해서 별까지의 거리를 구하는데 지구 대기권의 산란 현상이 지장을 주고 또 아주 멀리 있는 별이나 은하의 거리는 연주시차가 너무 작아져서 정확히 구할 수가 없다는 단점이 있다. 현재 100파섹 정도의 거리가 연주시차를 이용해서 거리를 구할 수 있는 한계라고 한다.     어쨌거나 연주시차는 아주 작은 각도를 정밀하게 측정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는데 아무리 가까운 별이라도 연주시차는 1/5000도 정도라고 한다. 각도기의 1도를 5,000으로 나눌 수 있을 만큼 정밀한 관측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연주시차 지구의 하지 지구 대기권 반대 방향

2023-03-10

[오늘의 생활영어] turnaround; 방향을 180도 돌려서

William and Mary are driving to the beach. (윌리엄과 메리가 바닷가로 차를 몰고 가고 있다.)   Mary: It's so beautiful today!   메리: 오늘 날씨 정말 좋다!   William: Isn't it? I love it! You can't beat this weather.   윌리엄: 정말 그렇지? 좋다! 이런 날씨가 또 어디 있겠어.   Mary: I like rain but we've had so much of it recently. It was really coming down last week.     메리: 비를 좋아하긴 하지만 요즘 너무 많이 왔어. 지난 주에는 억수로 쏟아졌잖아.   William: This is the first nice day in a long time.   윌리엄: 오늘은 오랜만에 날씨가 좋다.     Mary: Oh no!   메리: 아니 이런!   William: What's the matter?   윌리엄: 왜 그래?   Mary: I forgot the towels! We have to turnaround.   메리: 타월 가져오는 걸 깜박했어! 차를 돌려야겠어.   William: We have to head back?   윌리엄: 돌아가야 돼?   Mary: Yes. We can't go swimming and not have towels.   메리: 응. 타월 없이 수영할 순 없지.   William: Okay.     윌리엄: 알았어.   기억할만한 표현   *you can't beat (something): (무엇이) 최고다.     "You can't beat the way my mother makes chicken. It's the best." (닭요리 하는 건 우리 엄마 못당해. 최고야.)     *(rain or snow) is coming down: 폭우나 폭설이 오다.     "The snow is coming down tonight. Be careful driving." (오늘 폭설이 온대요. 운전 조심하세요.)   *head back: 돌아가다.   "I left my wallet at home. I have to head back and get it." (지갑을 집에 놓고 왔네요. 돌아가서 가져 와야겠어요.)   California International University  www.ciula.edu (213)381-3710오늘의 생활영어 turnaround 방향 mary are california international coming down

2023-01-09

[이 아침에] 세월의 끄트머리에서

제일 두려운 건 늙는 것보다 사는 것이 시들해지는 것이다. 사는 것과 죽는 것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것. 오늘이 어제 같고, 어제보다 오늘이 더 무료해지고, 내일은 지금보다 더 힘들고 지치며 살아가야 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다.     생의 의미를 찾아 목적을 향해 질주하던 청춘 시절은 배가 고파도 욕망이 불타올랐다. 장애물은 혼신을 다해 뛰어넘었고 사는 것이 힘들어도 고통스럽지 않았다. 가난을 꼬리표로 달고 살아도 남루하지 않았으며 내일은 또 다른 시작이라서 달력의 새 장을 펼칠 때마다 가슴이 설렜다.       청춘의 하늘은 진홍의 물감을 코발트 빛 하늘에 풀며 노랑나비처럼 산들거렸다. 아름드리 나무들이 진초록의 물감으로 대지를 물들일 때면 젊음도 사랑도 영원히 깨어나지 않는 꿈이었다. 오랜지색 물감이 수채화로 번지는 언덕에서 청실홍실로 익어가는 가을 들판을 바라보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무엇을 바라며 누구를 위해 못다 한 사연 접으려고 세월의 끝자락에서 펄럭이고 있는가.     동그라미는 세발자전거 바퀴처럼 잘 달린다. 굴렁쇠도 방향을 바꾸며 굴리면 잘 나간다. 굴렁쇠는 너른 길 보다는 좁은 길이 더 좋다. 이리저리 방향을 바꾸어 굴리면 더 재미있다. 네모난 사각 통은 모서리가 걸림돌이 되지만 뒤집어엎을 용기만 있으면 장애물 경기처럼 앞으로 나갈 수 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기력, 될 대로 되라는 자포자기는 절망의 구렁텅이로 몰아넣는다. 무기력증은 피로, 수면장애, 우울증, 집중력 저하로 몸과 마음을 엿가락처럼 축 늘어지게 하고 살 맛을 떨어지게 한다.   종점에 와 있다는 생각을 하면 돌아가는 버스를 놓친다. 종점에선 서둘러 막차라도 타고 되돌아오면 된다. 희망의 샘터에 물이 마르면 다른 곳에 우물을 파면 물이 솟아난다. 나만 외롭고 불행하다는 착각에 빠지면 주변을 돌아보라. 나보다 백배 천배 더 힘든 사람들이 실낱같은 희망 품고 매일을 살아간다.     끝은 위험하다. 절벽, 낭떠러지, 막다른 골목에서 마지막 편지 띄우고 싶을 땐 ‘나’를 위해 사랑과 우정으로 용기와 희망을 주던 사람들을 생각해 보라.  한여름 밤에 불태우던 욕망을 잠재워 주던 너, 절망의 늪에서 손 내밀어준 그대, 가을바람에 날려버린 못다 한 약속 지켜준 당신, 추억의 비눗방울 속에 동그랗게 새겨진 유년의 꿈이어도 좋겠다. 버티며 살 수 있는 온갖 희망이었음 좋겠다.     ‘나의 마음속에 조용히 내려앉아/ 세상 소식 전해준다/ 풀 먹인 연실에 내 마음 띄워 보내 저 멀리 외쳐본다 / 하늘 높이 날아라/ 내 맘마저 날아라/ 고운 꿈을 싣고 날아라/ 한 점이 되어라/ 한 점이 되어라/ 내 맘 속에 한 점이’ ?라이너스의 ‘연’ 중에서   튼튼한 실에 매달려도 연은 언제 바람에 몰려 추락할지 모른다. 나무에 걸리면 꼬리를 접는다. 연은 찢어지고 끊어져도 수리해 다시 쓸 수 있다. 연과 연결된 실을 감는 얼레만 튼튼하면 다시 만들어 하늘 높이 띄울 수 있다. 연 날리던 동무도 까르르 웃던 애들마저 떠난 마당에서 홀로 마음속 연을 띄운다.       영어 배울 때 가장 헷갈렸던 게 현재진행형과 미래진행형이다. 내일은 미래진행형이다. 오늘을 견디면 내일은 온다. 허전한 세월의 끄트머리를 참고 견디면 한 해가 저무는 것이 아니라 첫날 새날이 다가온다.   이기희 / Q7 Editions 대표·작가이 아침에 끄트머리 세월 굴렁쇠도 방향 오랜지색 물감 그대 가을바람

2022-12-30

[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세월의 끄트머리에서

제일 두려운 건 늙는 것보다 사는 것이 시들해지는 것이다. 사는 것과 죽는 것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것. 오늘이 어제 같고, 어제보다 오늘이 더 무료해지고, 내일은 지금보다 더 힘들고 지치며 살아가야 할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다.     생의 의미를 찿아 목적을 향해 질주하던 청춘 시절은 배가 고파도 욕망이 불타올랐다. 장애물은 혼신을 다해 뛰어넘었고 사는 것이 힘들어도 고통스럽지 않았다. 가난을 꼬리표로 달고 살아도 남루하지 않았으며 내일은 또 다른 시작이라서 달력의 새 장을 펼칠 때마다 가슴이 설레였다.       청춘의 하늘은 진홍의 물감을 코발트빛 하늘에 풀며 노랑나비처럼 산들거렸다. 아름드리 나무들이 진초록의 물감으로 대지를 물들일 때면 젊음도 사랑도 영원히 깨어나지 않는 꿈이였다. 오렌지색 물감이 수채화로 번지는 언덕에서 청실홍실로 익어가는 가을 들판을 바라보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무엇을 바라며 누구를 위해 못다한 사연 접으려고 세월의 끝자락에서 펄럭이고 있는가.     동그라미는 세발 자전거 바퀴처럼 잘 달린다. 굴렁쇠도 방향을 바꾸며 굴리면 잘 나간다. 굴렁쇠는 너른 길보다는 좁은 길이 더 좋다. 이리저리 방향을 바꾸어 굴리면 더 재미있다. 네모난 사각통은 모서리가 걸림돌이 되지만 뒤집어 엎을 용기만 있으면 장애물 경기처럼 앞으로 나갈 수 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기력, 될 대로 되라는 자포자기는 절망의 구렁텅이로 몰아넣는다. 무기력증은 피로, 수면장애, 우울증, 집중력 저하로 몸과 마음을 엿가락처럼 축 늘어지게 하고 살 맛을 떨어지게 한다.   종점에 와 있다는 생각을 하면 돌아가는 버스를 놓친다. 종점에선 서둘러 막차라도 타고 되돌아 오면 된다. 희망의 샘터에 물이 마르면 다른 곳에 우물을 파면 물이 솟아난다. 나만 외롭고 불행하다는 착각에 빠지면 주변을 돌아보라. 나보다 백배 천배 더 힘든 사람들이 실낱 같은 희망 품고 매일을 살아간다.     끝은 위험하다. 절벽, 낭떠러지, 막다른 골목에서 마지막 편지 띄우고 싶을 땐 ‘나’를 위해 사랑과 우정으로 용기와 희망을 주던 사람들을 생각해 보라.     한여름 밤에 불태우던 욕망을 잠재워 주던 너, 절망의 늪에서 손 내밀어준 그대, 가을 바람에 날려버린 못다한 약속 지켜준 당신, 추억의 비누방울 속에 동그랗게 새겨진 유년의 꿈이여도 좋겠다. 버티며 살 수 있는 온갖 희망이였으면 좋겠다.     ‘나의 마음 속에 조용히 내려앉아/ 세상 소식 전해준다/ 풀 먹인 연실에 내 마음 띄워 보내 저 멀리 외쳐본다 / 하늘높이 날아라/ 내 맘마저 날아라/ 고운 꿈을 싣고 날아라/ 한 점이 되어라/ 한 점이 되어라/ 내 맘 속에 한 점이’ –라이너스의 ‘연’ 중에서   튼튼한 실에 매달려도 연은 언제 바람에 몰려 추락할 지 모른다. 나무에 걸리면 꼬리를 접는다. 연은 찢어지고 끊어져도 수리해 다시 쓸 수 있다. 연과 연결된 실을 감는 얼레만 튼튼하면 다시 만들어 하늘 높이 띄울 수 있다.     연 날리던 동무도 까르르 웃던 애들마저 떠난 마당에서 홀로 마음 속 연을 띄운다.       영어 배울 때 가장 헷갈렸던 게 현재진행형과 미래진행형이다. 내일은 미래진행형이다. 오늘을 견디면 내일은 온다. 허전한 세월의 끄트머리를 참고 견디면 한 해가 저무는 것이 아니라 새 해 새 날이 다가온다. (Q7 Editions 대표, 작가)   이기희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끄트머리 세월 굴렁쇠도 방향 코발트빛 하늘 오렌지색 물감

2022-12-27

북한 NLL 이남 미사일 도발…남쪽 방향 발사는 처음

북한이 2일 동해상 북방한계선(NLL) 이남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그간 해안포와 방사포를 NLL 이남으로 쏜 적은 있으나 탄도미사일은 처음이다. 북한의 도발 수위가 점점 공세적으로 치닫고 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군은 이날 오전 8시 51분께 북한이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3발을 포착했으며 이 중 1발은 동해 NLL 이남 공해상에 떨어졌다.   미사일은 NLL 이남 26㎞, 속초 동방 57㎞, 울릉도 서북방 167㎞에 낙하했다. 공해상이기는 하지만 영해가 기준선에서 12해리(약 22km)임을 고려하면 영해에 대단히 근접해 떨어졌다.   군 당국은 정확한 사거리, 고도, 속도 등 제원을 분석 중이다   미사일 방향이 울릉도 쪽이었던 까닭에 공군 중앙방공통제소(MCRC) 및 탄도탄 경보 레이더 등과 연계된 중앙민방위경보통제센터에서 울릉군에 공습경보를 발령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울릉도가 포함된 남쪽으로 발사한 것은 사실상 처음인 것으로 파악된다.   나머지 2발은 남쪽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 향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은 추가적 상황을 포착하고 경계태세 및 화력 대기태세를 격상해서 대응 중이다.   군은 “북한의 도발 행위를 결코 묵과할 수 없으며, 감시 및 경계를 강화한 가운데 한미 간 긴밀하게 공조하면서 엄정하고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는 지난달 31일부터 닷새 일정으로 F-35A, F-35B 스텔스 전투기 등 240여 대를 동원해 대규모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을 진행하고 있어서 북한은 이를 빌미로 도발했을 가능성이 있다.북한 미사일 이남 미사일 미사일 방향 단거리 탄도미사일

2022-11-01

[아름다운 우리말] 헐떡헐떡과 쉬엄쉬엄

우리말에서는 숨을 쉰다고 말합니다. 쉬다라는 말은 숨과 관련이 있는 말입니다. 우리말에서는 동사나 형용사의 어간이 명사와 관련되는 예가 많습니다. 우리 신체 기능 중에서 제일 소중한 것은 숨을 쉬는 것입니다. 숨을 더 이상 쉬지 않으면 죽습니다. 숨이 멎었다는 표현은 그대로 죽었다는 뜻입니다. 또한 숨을 거두었다는 말도 더 이상 숨을 쉬지 않게 되었다는 뜻입니다. 목숨이라는 표현은 그래서 나온 말입니다. 눈을 감는다는 표현은 비유적인 느낌이 있습니다. 눈을 감는 행위가 꼭 죽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죽은 듯이 잠을 잔다는 표현을 합니다. 눈을 감는 게 그저 잠을 자는 것이거나 앞을 보지 못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숨이 막힌다든지 숨이 찬다든지 하는 표현에서 숨은 단순히 쉬는 것만이 아니라는 점도 알 수 있습니다. 숨을 급하게 쉬거나 제대로 쉬지 못하는 것은 괴로움입니다. 힘든 일을 하거나 빨리 움직여야 할 때 숨이 차오릅니다. 숨을 쉬기가 어렵습니다. 긴장하거나 누군가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을 당할 때 아예 숨을 못 쉬기도 합니다. 죽을 것 같다는 말은 이럴 때 딱 알맞습니다. 너무 숨을 빠르게 쉬거나 쉬지 못하는 상태는 죽음 바로 앞의 괴로움입니다. 하지만 숨을 빨리 쉬지 않으면 진짜 죽습니다.    저는 가파른 산을 빠르게 오를 때 이런 극도의 고통을 느낍니다. 누가 시켜서 하는 일도 아니고, 천천히 올라도 크게 문제가 없는데도 빠르게, 숨차게 오릅니다. 숨이 차면 힘들지만 그 후에 이어지는 시간은 마음을 편하게 합니다. 기다리는 시간입니다. 거친 숨소리가 위로가 되는 순간입니다. 숨은 나를 단련시킵니다. 등산을 즐기는 사람이나 마라톤을 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경험하는 기쁨일 겁니다. 운동이라는 게 대부분 가쁜 숨을 느끼며 성장하게 하는 행위입니다.    우리말 쉰다는 말에는 두 가지 뜻이 있습니다. 하나는 지금까지 이야기한 숨을 쉬는 겁니다. 빠른 숨도, 거친 숨도, 가쁜 숨도 모두 숨을 쉬는 겁니다. 가슴이 터질 듯한 행위입니다. 괴롭지만 즐겁고, 죽을 것 같지만 살아있음을 느끼는 행위입니다. 숨을 쉬는 것은 살아있음을 증언합니다. 숨만 잘 쉬어도 충분히 훌륭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숨 쉬는 수련이 종교에서 기본인 것은 그러한 이유일 겁니다. 좌선, 요가, 명상이 모두 숨 쉬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운동과는 반대 방향의 숨쉬기네요.   쉬다의 다른 뜻은 휴식입니다. 휴식 역시 숨을 쉬는 겁니다. 가쁜 숨을 거두고, 참았던 숨을 서서히 토해내는 과정입니다. 다 토해내고 나면 시원한 마음이 몸을 풀어줍니다. 그런 우리의 모습을 쉬고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쉰다는 말에는 나무 그늘 아래에서라는 배경이 잘 어울립니다. 그래서 쉬다를 의미하는 한자 휴(休)의 모양이 사람 인(人)과 나무 목(木)으로 이루어져 있을 겁니다. 숨 쉴 식(息)은 코를 의미하는 글자[自]와 심장을 의미하는 글자[心]가 합쳐져 있네요. 숨이 막히면 코와 심장이 괴롭습니다.   전헌 선생님과 소식을 나누다가 ‘헐떡헐떡이쉬엄쉬엄 보다 푹 쉽니다’는 말씀이 인상 깊었습니다. 급하면 더 숨이 많이 쉬게 되고, 그래서 다시 살아난다는 생각을 합니다. 산에 오르면 가쁜 숨이 고마울 때가 있습니다. 헐레벌떡 숨이 가쁜 시간이 지나면 그때는 너무 힘들어 죽을 것 같았지만 그다음부터는 힘들어도 두려움이 적어집니다. 숨이 가빠올 것은 알지만 그 숨도 다시 잦아들 것을 내 몸이 제대로 기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내 몸은 가빴던 기억을 안고, 더 큰 헐레벌떡도 견디어 냅니다. 다시 살아나는 몸입니다. 힘들어도 숨이 차도 잘 견뎌냅시다. 나무 그늘 아래에서 쉴 때가 찾아옵니다. 조현용 / 경희대학교 교수아름다운 우리말 나무 그늘 좌선 요가 반대 방향

2022-10-09

[골프칼럼] <2215> 오른쪽 손금이 하늘 향하면 샷 흔들려

탑핑(topping)이란 클럽헤드의 날, 즉 리딩에지(leading edge)로 볼의 중간이나 윗부분을 치는 것을 뜻한다.     탑핑샷 대부분은 장소나 때와 관계없이 자신의 실수로 생겨나지만 특히 벙커(sand trap)나 러프(rough) 혹은 풀이 없는 맨땅의 페어웨이에서도 발생한다.     탑핑의 첫 번째 원인은 다운스윙 중 몸 전체, 특히 양 무릎이 펴지며 어드레스 때보다 위로 들리거나 또는 볼도 치기 전 머리를 먼저 들어 올리는 이른바 헤드업(head up)이 결정적 원인을 제공한다.     즉 어드레스를 했을 때보다 다운스윙에서 양 무릎이 펴지면서 온몸이 위로 치켜 올라갈때와, 임팩트 지점에서 양 손목, 특히 오른쪽 손목만을 사용 볼만 ‘살짝’ 쳐올리며 볼을 치려 할 때도 여지없이 발생한다.     심할 때는 클럽 바닥 면으로 볼의 최상단 부분을 지나치며 눌려, 지면이나 모래 속으로 깊이 묻히는 상황도 있지만 심지어 클럽헤드로 볼도 맞히지 못하고 헛스윙을 할 때도 있다.     또는 풀스윙(full swing)은 물론 숏 어프로치나 컨트롤 샷을 할 때도 예외는 아니다.     이것은 목표가 눈앞에 있어 목표 지점에만 신경을 곤두세우다 보니 볼을 터치(touch)하는 순간, 볼에서 눈을 떼고 볼도 치기 전 시선까지 목표 방향으로 향할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밖에 다운스윙 중 왼쪽으로 이동돼야 할 체중이 오른발에 그대로 남겨둔 채 손으로만 스윙할 때도 역시 탑핑이 발생한다.     이처럼 탑핑이 여러 가지 상황에서 생겨나지만 이중에도 다운스윙 중 몸 전체가 목표 방향으로 딸려 나가는 이른바 스웨이(sway) 현상에도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이를 일컬어 바디 스웨이(body sway)라 하며 스웨이가 심하면 예상치 못한 샷들이 무분별하게 생겨나지만 대표적인 것이 탑핑과 뒤땅치기가 주로 발생한다.     따라서 이를 교정하기 위해서는 하체의 움직임에 역점을 둬야 한다. 또 오른손 역할에 집중하고 손놀림에 유의해야 하며 다운스윙 중 상·하체를 한 묶음으로 체중 이동을 금지하고 볼을 치는 순간까지 오른쪽 손목이 풀리지 말아야 한다.     오른쪽 손목은 최초 어드레스 때 만들어진 손목 각도를 유지하며 임팩트 순간까지 지켜야 한다는 것으로 볼을 치는 순간 오른 손바닥(손금)이 하늘을 향하지 않고 목표로 향하며 스윙을 끝내야 한다.     야구에서 투수(pitcher) 역시 변화구를 만들기 위해 손가락과 볼의 재봉선, 손목을 풀어주는 위치에서 변화구가 만들어진다. 골프 스윙 역시 손목 각도가 어느 위치에서 풀려지느냐에 따라 구질의 변화는 물론 뒤땅치기와 탑핑, 심지어 장타와 단타의 갈림길에 놓이기도 한다.     볼도 치기 전 손목이 일찍 풀리면 주로 뒤땅치기가 발생하고 오른쪽에서 왼쪽으로의 체중 이동도불가능해진다. 특히 그린 주변에서 홀(cup)을 향한 어프로치를 실행할 때 손목 놀림은 금기로 볼을 친 후에도 그 각도를 유지해야 비거리와 방향을 종잡을 수 있다.     ▶ThePar.com에서 본 칼럼과 동영상, 박윤숙과 동아리 골프도 함께할 수 있습니다. 박윤숙 / Stanton University 학장골프칼럼 손금 하늘 손목 각도 재봉선 손목 목표 방향

2022-08-25

[살며 생각하며] 잊어버린다는 것은 축복이다

십여 년 전 일이다. 이사 온 집, 뒤뜰 모퉁이의 모양새 없는 아름드리나무 한그루가 눈에 거슬려 없앨 기회를 엿보던 중 마침 아내가 교회 행사로 집을 비운다는 낭보(?)를 접했다. 떠밀다시피 버스 정류장까지 모셔다드리는 친절을 과시한 뒤 곧장 홈디포에 들러 전기톱을 빌렸다.   어디를 어떻게 톱질할까 생각하다 그루터기는 너무 굵어 힘에 부칠 것 같아 가슴높이 부분을 자르기로 하고 무섭게 회전하는 톱날을 갖다 대자 사방이 휘날리는 톱밥으로 정신이 없다. 잘린 나무는 톱날 방향으로 넘어지기 마련이다. 먼저 넘어질 방향으로 톱질하다 적당한 순간 반대편을 가격하면 원했던 방향으로 넘어질 것이라고 계산하니 희열이 넘쳤다. 그런데 인간의 계산은 항상 오류가 동반하기 마련인가 보다. 이날이 그랬다. 한참 톱질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그 큰 나무가 위아래로 죽 갈라지며 몸통 전체가 반대방향으로 밀리며 쓰러지는 것이 아닌가? 순간의 아찔함 가운데도 얼굴 부분은 피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고개부터 깊이 숙인 채 한쪽 어깨를 나무쪽으로 뒤 밀었다.   그리고 한참의 침묵이 흘렀다. 조용히 어깨를 움직여본다. 아프지 않다. 분명 어깨로 넘어지는 나무둥치를 막았는데 하며 손을 보니 여전히 톱을 움켜쥐고 있다. 대신 톱날 부분은 나무둥치에 깔려 처참하다. 이날 이후 눈만 감으면 가상상황 즉, 단 몇 센티만 내 어깨가 나무쪽으로 다가갔었다면 단 몇 인치만 톱을 쥔 내 손이… 하며 끔찍했던 순간의 파편들이 트라우마가 되어 밤잠을 괴롭혔다.   사실 이렇게 편한 마음으로 그때의 상황을 묘사함은 시간이라는 치료제 덕택이다. 시간은 놀랍게도 뇌의 신경 수준에 영향을 끼치며 몸과 마음에 남겼던 흔적들을 조금씩 지워 없애는 모양이다. 그렇다 보니 지금은 당시의 위험을 거울삼아 나무 한 그루를 자르는데 1시간을 예상한다면 2~3시간 이상의 안전조치를 강구하며 도움의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신이 사람에게 준 선물 중 특별한 것은 ‘잊혀짐’이 아닐까? 세월호 사건과 같은 악몽도 시간이 지나면 잊을 수 있다는 것은 사람만이 갖는 축복일 것이다. 물론 기억을 떨치지 못하고 어렵게 사는 분들이 있다고 한다. 이름하여 ‘과잉 기억 증후군’ 환자로 전 세계에 80여 명이란다. 이분들은 지나간 일들이 마치 녹화영상처럼 생생하게 살아 기억케 함에 더해 기쁨, 슬픔, 위험, 우울한 감정까지라니 안타깝다.   ‘신은 죽었다. (Gottisttot.)’ 라는 독설로 유명한 독일의 철학자 프레드리히 니체는 그의 저서 ‘도덕의 계보’에서 ‘인간은 본성상 망각의 동물이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그는 ‘망각은 단순한 타성력이나이성 능력의 부재가 아니라 삶을 기능하게 하는 하나의 동력이자 적극적인 장치다’라면서 ‘망각하기 때문에 우리는 고통스러운 기억을 잊을 수 있으며 잊어버림이 있기 때문에 현재에 이르러 행복할 수 있다’는 멋진 해설까지 곁들였다.   성경 인물 가운데 ‘므낫세’라는 사람이 있다. 애굽에 종으로 팔려왔으나 대기만성하여 제국의 총리가 된 요셉의 두 아들 가운데 장남이다. 이름의 뜻은 ‘그러므로 하나님이 잊어버리게 하셨다’이다. 자신을 흙구덩이에 파묻어 죽이려다 종으로 팔아넘긴 이복형들의 범행을 생각하면 치를 떨었지만, 므낫세를 얻은 뒤 깨달은 하나님의 뜻은 잊어버리고 새롭게 시작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인 것이 아닐까 한다. 김도수 / 자유기고가살며 생각하며 축복 아름드리나무 한그루가 톱날 방향 본성상 망각

2022-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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