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위기 속 투자 방향] 다양한 투자전략 활용 능동적 자산운용 필요
은행들 유동성 위기 가시화…향후 확산 여부 논란
"금융위기 가능성 낮아" vs "영향받는 은행 늘 것"
단기 국채·유용한 인플레이션 헤지 역할 높아져
▶어떻게 해야 할까
기본적으로 낙관론에 기반한 입장은 현 상황이 구조적 위기로 확산될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대부분의 은행은 자본구조가 튼튼한 것으로 평가된다. 실리콘밸리은행이나 시그니처 등은 벤처, 크립토 등 특정 분야에 대한 노출 집중도가 너무 높았다. 퍼스트리퍼블릭도 고액 자산가들을 상대로 한 ‘프라이빗 뱅킹’ 비중이 높았다는 분석이다.
상황이 나빠지면 이른바 ‘뱅크런’ 가능성이 높고 이로 인한 유동성 타격이 원래 심각해질 수 있었던 구조라는 뜻이다.
CS 역시 이미 오래전부터사양길로 가는 수순을 밟아 왔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은행권 전반의 문제라기보다는 잘못 운영된 개별 은행들에 국한된 문제라는 인식이다.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높은 환경일 것이다. 현재로썬 연준 등의 신속 대응이 전반적 금융위기로 번지는 것을 막았다는 평이 많다. 경기순환 주기에 따라 있을 수 있는 상황이고, 그래서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제시된다. 불황이나 ‘베어마켓’이라고 주식형 자산 투자를 전면 중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방법이기는 하다. 낙관론을 공유하는 전문가들은 이 기회를 다시 투자목적, 계획을 재점검하고 장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상승장은 잘 보이고 하락장은 불투명하다
콘트래리언(contrarian)적 접근법은 하락장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눈앞에서 위기를 경고하는 현상들이 펼쳐지고 있는 데도 이를 구조적 위기로 보지 않는 의견이 대세인 점을 두고 하락장의 갈 길이 많이 남았다는 입장을 더욱 견고히 하고 있다. 사회 전반의 지배적인 견해가 극단적 회의주의로 나타날 때 비로소 저점이 형성된다고 보는 탓이다.
이 입장은 현재 정부나 대형 월가은행들이 구제에 나서는 것을 진화가 아닌 위기 확산을 가속하는 소재로 읽는다. 정부와 월가의 구제 노력은 결국 무책임한 투자자들과 금융권을 책임 있는 은행들과 소비자들이 구제하도록 하는 행위라는 인식이 있다. 이는 결국 책임 있는 중소 금융기관들의 재무상태를 더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그만큼 금융권 전체가 취약하게 되는 데 일조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인플레이션 헤지(hedge)와 단기 국채
인플레이션은 결국 실질 구매력을 저하시킨다. 연준이 타깃으로 삼고 있는 2%는 이 구매력 저하를 상대적으로 오랜 기간에 걸쳐 실현한다. 하지만 연간 6~7%의 인플레이션은 5년만 지속 되도 30% 이상 가치가 빠지게 된다. 10년이면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 가만히 앉아서 50% 손실을 보게 되는 셈이다.
인플레이션 헤지를 위해선 전통적으로 주식형 자산 투자가 권장된다. 역사적으로 인플레이션을 훨씬 상회하는 수익을 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시장환경은 이를 확신하기 어렵다. 말 그대로 불투명하다. 반면 90일짜리 단기 국채는 지금 4.5%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최근 국채 수익률이 급락하기는 했지만 ‘무위험’ 자산 수익률로는 지난해까지는 생각지 못했던 수준이다. 인플레이션 기간 중 단기 국채를 활용한 자산관리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구조적 디플레이션이 오면 더 좋다. 현금성 자산의 구매력은 그만큼 강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10년물 국채값은 지난 2020년 고점을 찍은 후 꾸준히 내려왔다. 이 기간 국채 수익률은 올라왔다. 최근 몇 주간의 수익률 하락은 이 기간 올라온 것에 대한 조정일 수 있다.
조정이 끝나면 다시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 중장기적으로 이 가능성은 더 현실적이다. 그만큼 단기 국채가 더 효자 노릇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지속적인 시장 모니터링과 능동적 자산운용
이번 주에는 연준의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린다. 불과 1~2주 전까지만 해도 다시 0.5%포인트 인상이 유력시되던 상황에서 현재 0.25%포인트나 동결 가능성마저 제기되는 쪽으로 상황이 급변했다. 금융권의 유동성 위기 문제가 대두됐기 때문이다. 상당한 변동성이 예상된다. 그러나 이런 ‘이벤트’에 단기적으로나 감정적으로 대응할 필요는 없다. 흐름을 모니터하고 이해할 필요는 있다. 그리고 긴 호흡으로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 효과적인 자산운용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리스크 관리를 위한 자산배치를 하면서도, 팩터(factor), 스타일, 글로벌 섹터, 롱/숏, 현금, 원자재 등 다양한 투자전략을 상황에 맞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 현금자산 비중을 기존 배치 비율보다 상향 조정하고 단기 국채(변동성 포함), 에퀴티 ‘숏’ 등에도 필요한 부분 노출을 가져가는 것이 변동성 높은 시장환경을 헤쳐나가는 유리한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켄 최 아메리츠 에셋 대표 kenchoe@allmeri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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