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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야죠”

“자식을 위해 물고기를 주지 말고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라는 옛말이 있죠. IB 교육이 바로 그런 겁니다.”   LA한인타운 유일의 한인 운영 사립학교인 새언약학교(New Covenant Academy·NCA)를 지난 1999년 설립하고 운영해 온 제이슨 송 교장이 3번째 저서인 ‘IB 교육 우리는 이렇게 합니다!(스텝스톤·표지)’를 최근 출간했다.     NCA가 기독교 정신으로 운영되는 학교라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지만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 교육을 하고 있다는건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또 교육에 관심이 많은 학부모 일부만이 고교의 AP 수업 말고도 고급 과정인 IB가 있다고 아는 정도다. NCA의 IB 교육은 성공적이어서 오히려 한국에서 더 유명하다.   송 교장은 “한국에서 먼저 출간 제의가 왔다. 선진국에 진입했지만 무엇인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한국 교육계가 IB를 도입하면서 성공한 사례를 찾다가 접촉해왔다”면서 “교육 노하우를 너무 쉽게 알려주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들었지만 조국이 발전하면 한인들에게도 좋다. 실제 사례를 담아서 책만으로도 바로 응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인 학부모들도 비록 IB를 채택한 학교에 보내지 못해도 책을 통해서 대략의 컨셉을 이해하면 궁극적으로 자녀 교육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NCA가 처음부터 IB를 채택한 것은 아니라고 한다. 대부분의 공립학교에서 운영하는 AP(대학과목 선수제)를 채택했다. 하지만 아이비리그에 진학한 졸업생들로부터 대학에서도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의 얘기를 들었다.     “많이 외우면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는 AP를 잘한 학생들은 아는 것은 많다는 겁니다. 그런데 막상 어떤 문제를 해결할 능력, 팀을 이끌 능력이 부족한 점이 있습니다.”   리더십 있는 창의적 인재를 지향하는 NCA는 15년 전 오랜 준비 끝에 IB 교육을 시작했다. 공립학교 교육의 목표가 대부분 대입인 데 비해 NCA의 목표는 좋은 대학에 입학시켜 공부도 잘하게 하는 것이기에 내린 결정이었다.     ‘대가’도 컸다. 학생과 교사 일부가 학교를 떠났다. AP의 경우 과정이 대학 한 과목을 절반쯤으로 줄인 것이라 대학에서 전공 교육을 받은 교사들은 지도가 가능하다. 하지만 IB 프로그램은 교사들도 공부하고 자격증을 받아야 한다. IB 기준에 맞춰 수업하려면 교사와 학생이 모두 치열하게 공부해야 한다. 하지만 수업은 간단하다. 소크라테스의 대화법을 수업으로 응용했다고 보면 된다.   송 교장에 따르면, 21세기에 검색과 AI 시대가 되면서 한국 교육계가 이제까지의 암기 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문제 해결능력을 갖추고 있는 리더들을 키우는 교육으로 방향을 틀었다. 현재는 일부 외국인학교에서만 IB를 전략적으로 채택했다. 경제적 선진국만이 아닌 모든 분야에서 선진국에 들어서기 위한 좋은 시도라고 볼 수 있다.     한편 송 교장의 3번째 저서는 LA한인타운 반디서점에서 구할 수 있다.    장병희 기자 게시판 물고기 게시판 물고기 공립학교 교육 한국 교육계

2024-04-10

[글마당] 바다의 외침

올해도 이변은 없다   마지막 한장의 날개   바다의 얼굴이 보인다   하늘이 재색 빛이다       그래도   친구 따라 강남 가고   계절의 물고기가 부른다   한 보따리 싣고 밤을 달렸다   없어지는 뒷 발자국이 무서웠고   앞에 비친 그림들을 보면   여유가 없는 선택, 쫒김이 마음을 흔들었다       항구의 바램을 두고   어두운 물길에 밤새도록 새우잠을 잤다       아침을 두드린다   아침의 꽃을 볼 수 없는 파도의 안개를 헤치며   SEA BASS *에게 안부를 묻는다   대답이 없는 얼굴   불청객 기타 등등, 잡어들의 행렬이 지나갔다   바다는 심상치 않았다   비가 뿌려지고 바람이 심하게 불었다   파도의 골목에 산맥이 막고 있었다       풍랑을 만났다   가늠이 안 되는, 떨어지고, 깨지는 불안 속에   출렁거리며 왈츠를 추었다   파도를 달래는 선장과 승무원, 안전에 만전을 취하고   비바람에 지친 낚시꾼들이   배를 깔고 누워 풍랑을 재운다       무사히 회항을 염원하며   놓친 물고기, 풍랑의외침으로,   숨죽이고돌아온 바다의 길손들   안도의 숨 쉬며 이젠 그만 올 결단을 했는데       바다는 다시 손을 흔들고 있었다       *sea bass, 바다의 검은색 농어 오광운 / 시인·롱아일랜드글마당 바다 외침 물고기 풍랑의외침 sea bass 선장과 승무원

2023-12-08

[문화산책] 새들과 물고기를 부러워하며…

#마음풍경 1   매년 유월이 되면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 노랫소리가 가슴을 울린다. 아리고 쓰리다. 우리에게는 통일(統一)도 중요하지만, 더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통일(通一)이라고 신영복 교수는 강조했다. 외교적 군사적 정치적 통일(統一)과 함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통일(通一)이야말로 진정한 ‘하나 됨’이라는 말씀이다. 공감이 간다. (신영복이란 이름을 거론하는 것만으로도 문제가 되는 현실이 참 아프다.)   어느 통일이든 좋으니, 하루라도 빨리 되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내 생전에 이루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안타깝고 슬프다.   #마음풍경 2   38이라는 숫자가 화투판에서는 막강한 힘을 쓴다는데, 민화투도 칠 줄 모르는 내게는 그저 조국을 둘로 갈랐던 38선으로만 아프게 읽힌다. 목숨 걸고 삼팔선을 넘은 삼팔따라지의 후손이 느끼는 강박관념 때문일까? (지금은 휴전선으로 과거의 38선과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부디 이런 푸념이 어린 시절 어머니 등에 업혀 삼팔선을 넘어와 살아남은 자의 처량한 넋두리이기를 빈다.   #마음풍경 3   6·25 한국전쟁이 발발한 지 70년 넘는 세월이 흘렀다. 전쟁을 직접 몸으로 겪었던 국민이 그리 많이 남지 않았다는 뜻이다. 달리 말하면 전쟁을 모르는 세대가 국민의 대다수를 이루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런 세대 변화에 따라 통일에 대한 생각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전쟁을 겪지 보지 않은 세대를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해보면, 통일을 꼭 해야 하나? 이대로 살면 되는 거 아닌가? 통일을 하면 오히려 더 골치 아파지는 거 아니냐? 이런 의견이 만만치 않게 나온다고 한다.     지독한 반공교육에도 불구하고 그렇다. 젊은 세대는 과거 세대와 생각이 전혀 다른 것이다. 세월이 조금 더 지나 전쟁세대가 더 없어지면 생각은 더 달라질 것이다.   #마음풍경 4   북한은 걸핏하면 미사일을 쏘아댄다. 아슬아슬 무섭다. 궁지에 몰려서 그런다고 하는데,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다른 시각으로 보면 미사일은 돈 덩어리다. 돈뭉치를 하늘로 쏘아 올리는 셈이다. 그것 때문에 죄 없는 북한 주민들은 굶주려야 한다. 북한에서는 굶어 죽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데, 남쪽에서는 한없이 먹어대는 ‘먹방’이니 맛집 탐방 따위가 인기를 끌고 있단다. 참 마음이 아프다. 대체 이걸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늘 배가 고팠던 피난 시절이 떠오른다. 그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는 전 국민이 필사적으로 일했고, 드디어 세계적으로 잘 사는 나라로 빛나게 되었다. 하지만 북녘은 아직도 가난하다. 그런데 도울 길이 없다.   #마음풍경 5   대북 정책은 정권마다 바뀐다. 열렸다 닫혔다 변덕이 많고, 일관성이 없으니 앞날을 예측하기도 어렵다.   개성공단도 문을 닫았고, 금강산 관광도 막힌 지 오래다. 남북 교류 자체가 끊기고 사방이 꽉 막혔다. 언제 다시 열릴지 알 길도 없다.   남쪽에서도 사람들은 이념에 따라 날카롭게 나뉘어서 무섭게 대립한다. 생각을 말하기도 극히 조심스럽고, 통일을 염원하는 글 한 줄 쓰기도 어렵다. 답답하다.   김민기의 노래 ‘철망 앞에서’를 들으며, 제 마음대로 자유롭게 넘나드는 새들과 물고기 떼를 부러워한다. 장소현 / 시인·극작가문화산책 물고기 새들 신영복 교수 노랫소리가 가슴 금강산 관광

2023-06-08

이 곳에서 잡은 물고기는 먹지 마세요!

 콜로라도 주내 일부 호수와 저수지에서 잡힌 물고기들은 가급적이면 먹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보건 환경국(Colorado Department of Public Health and Environment/CDPHE)이 권고했다. CDPHE는 주내 호수와 저수지 총 24곳에 대한 어류 소비 권고 지침을 밝혔다. 이에 따르면, 주내 수백 곳의 낚시가 가능한 수역에 사는 대부분의 물고기들은 일반 대중들이 적절히 먹기(inmoderation)에 안전하지만 소비 권고 사항이 있는 곳에서 잡힌 물고기는 가급적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으며 특히 어린이나 임산부는 먹지 말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트리니다드 저수지(Trinidad Reservoir)와 발레시토 저수지(Vallecito Reservoir) 2곳에서 서식하는 일부 물고기는 절대 먹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즉, 트리니다드 저수지에서 잡힌 15인치가 넘는 월라이(walleye)나 발레시토 저수지에서 잡힌 어떤 크기의 월라이 또는 노던 파이크(northern pike)는 절대 먹어서는 안된다. CDPHE가 물고기 섭취와 관련해 추가적인 제한 지침을 정한 주내 호수나 저수지는 Berkeley Lake, Big Creek Reservoir, Brush Hollow Reservoir, Carter Lake, Cheesman Reservoir, Echo Canyon Reservoir, Elkhead Reservoir, Gross Reservoir, Horseshoe Reservoir, Kenney Reservoir, Lake Catamount, Lake Granby, Lonetree Reservoir, McPhee Reservoir, Milavec Reservoir, NarraguinnepReservoir, Navajo Reservoir, Puett Reservoir, Purdy Mesa Reservoir, Rifle Gap Reservoir, Rocky Mountain Lake, Sanchez Reservoir, Stagecoach Reservoir, Totten Reservoir, Trinidad Reservoir, Vallecito Reservoir 등이다. (https://coepht.colorado.gov/fish-consumption 참조)        한편, 콜로라도 공원 및 야생동물국(Colorado Parks and Wildlife/CPW)도 푸에블로 호수(Lake Pueblo)에 서식하는 상당수 월라이가 희귀한 ‘모래 살’(sandy flesh) 질병에 감염된 것으로 판명됨에 따라 추후 별도의 통지가 있을 때까지 이 물고기를 먹어서는 절대 안된다고 밝혔다. CPW는 낚시 등 야외 레저활동을 하는 주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하면서 질병에 걸린 듯한 물고기를 발견하면 즉시 신고해줄 것을 당부했다. 관련문의는 303-297-1192로 하면 되고, 자세한 정보는 웹사이트 https://cpw.state.co.us/에서 볼 수 있다. 한편, 낚시철이 다가오면서 한인도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이은혜 기자물고기 저수지 reservoir lake trinidad reservoir reservoir trinidad

2023-04-24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만남들!

 덴버에서 플로리다 탬파로 이사 가신 집사님 부부 댁을 방문했습니다. 도착한 다음날은 주일(일요일)이었습니다. 아침에 우리 일행(4명)은 ‘오칼라’를 향했습니다. 집사님 댁에서 오칼라까지는 약 60마일로 1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오칼라 한인 장로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기 위해서였습니다. 담임하시는 김삼 목사님과 1998년에 신학대학원에서 함께 공부했었습니다. 목사님 부부를 24년 만에 만났습니다. 예배 후 친교 시간을 가졌습니다. 반찬이 풍성했습니다. 오늘(2/5)이 정월 대보름이라고 하셨습니다. 목사님 부부와 우리 일행은 카페로 자리를 옮겨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저녁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중국뷔페식당에 갔습니다. 식당 영업시간이 끝나는 시간까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교회 도착해서 헤어질 때까지 10시간을 함께했습니다. 다음날 근처에 있는 공원(Lettuce Lake Park)에 갔습니다. 카운티에서 관리하는 공원이었습니다. 공원은 240에이커로 매우 넓었습니다. Hillsborough 강이 흐르고 있습니다. 호수가 넓고 아름다웠습니다. 새들이 호수가의 나무에 앉아있기도 하고 날기도 했습니다. 처음으로 악어를 보았습니다. 집사님 댁에서 일본 선교사로 가실 부부와 점심을 함께 했습니다. 남편 D 선교사님은 일본 오사카에서 생화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으셨습니다. 플로리다에서 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었습니다. 나이 50세에는 하나님의 사역을 하겠다고 친구와 약속을 했었다고 합니다. 약속이 생각나 아내와 상의하지 않고 사직서를 냈습니다. 사표를 낸 날 2군데에서 지금 연봉보다 2배를 주겠다는 편지들이 도착했다고 합니다. 아내 S 선교사님은 조선족이라고 합니다. ‘연변’에서 자랐습니다. 그녀의 아버지는 무역업을 하셨습니다. 그녀에게 법대를 가라고 종용했다고 합니다. 그녀는 대학 3학년 2학기 때 사법고시에 합격했습니다. 최연소 검사라고 여러 신문에 기사가 실렸다고 합니다. 아버지는 여러 나라와 무역을 했습니다. 일본에 가셨을 때 양질의 나무들을 본 후 이 나무들을 수입할 생각을 하셨습니다. 이 나무로 고급 가구를 만들어 일본으로 수출했습니다. 딸이 일본에서 국제무역에 대한 법률공부를 더 하기를 원했습니다. 왜냐하면 두 나라 사이에서 무역 분쟁이 발생할 경우에 법률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D와 S는 지인의 소개로 오사카 대학에서 만났습니다. 두 분은 결혼을 했습니다. 미국으로 이민을 오게 되었습니다. D 선교사는 교수로 근무를 했습니다. S 선교사는 집에서 스시와 롤을 만들어 SAM’S에 납품을 했다고 합니다. 일본의 기숙학교의 과학 선생님으로 가실 예정입니다. 교수 연봉에 비해 사례비(월급)도 적고 할 일도 많지만 빨리 가고 싶어 하셨습니다. 낮12시경에 만나서 밤 12시 넘어서 헤어졌습니다. 12시간 이상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우리 신학대학원의 분교가 일본과 대만에 생기면 두 분이 통역을 도와주시기로 했습니다. D 선교사님은 한국어, 일본어 그리고 영어가 가능한 분입니다. S 선교사님은 중국어, 한국어, 일본어, 영어 그리고 러시아가 가능한 분입니다. 두 분의 인생은 소설보다 더 소설 같았습니다. 탬파에 왔으니 덴버에서 볼 수 없는 바다를 보러 해변으로 갔습니다. 물고기를 낚으면 돌고래가 물고기만을 빼내어 먹는다고 합니다. 돌고래에게 물고기를 주면 10만 불의 벌금을 부과한다고 경고하였습니다. 아주 작은 물고기를 많이 잡았지만 돌고래는 보지 못했습니다. 새들이 작은 물고기를 바다로 던지면 채갔습니다. 구시가지에 나갔습니다. 미국 옛날 도시를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시가지를 순회하는 전차가 있었습니다. 특이한 광경은 공원에 닭들이 살고 있었습니다. 탬파 시에서 보호하는 닭들이라고 합니다. ‘유령 작가’의 저자 ‘로버트 해리스’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훌륭한 책은 모두 다르지만 형편없는 책은 완전히 똑같다. 이런 일을 하면서 나쁜 책을 수도 없이 읽은 후에 내린 결론이다. 너무나 형편없어서 출간될 수도 없는 책들. 소설이든 회고록이든, 나쁜 책들이 공통으로 갖고 있는 문제는 바로 이거다. 진실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 좋은 책이 반드시 진실을 다루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읽는 동안만큼은 사실처럼 느껴져야 한다.” 좋은 소설은 진실을 위해 허구를 차용할 뿐, 사실을 감추려고 거짓을 꾸미지는 않습니다. 누구나 소설이 허구라는 걸 알지만 좋은 소설에는 감동이 있습니다. 이번 플로리다 여행에서는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삶을 사신 분들을 만났습니다. ‘만남은 인연이지만, 관계는 노력이다!’라는 말과 ‘꽃보다 할배!’라는 TV의 여행 프로그램이 생각났습니다. 목회칼럼소설 에콰도르 돌고래가 물고기 집사님 부부 목사님 부부

2023-02-17

[중앙 시평] 물고기 코에 들어 있는 자석

연어는 참 신기한 동물이다. 생선으로 먹을 때 보이는 붉은 색깔과 특이한 감칠맛도 있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번식하는 과정이다. 연어는 강에서 부화하여 좀 크면 바다로 나가서 살다가, 알을 낳을 때가 되면 다시 강으로 돌아간다. 강물의 흐름을 거슬러서 상류로 올라가면서 경사가 진 곳에서는 물 밖으로 펄쩍펄쩍 튀어 올라가기도 한다. 그렇게 연어가 튀는 장소에서 곰이 기다리고 있다가 공중에서 낚아채 포식하는 그 모습을 자연 다큐멘터리에서 보신 분들도 많이 있을 것이다. 상류에 도착한 연어는 강 바닥에 둥지를 짓고 알을 낳아 수정시킨 후에 기력이 쇠진하여 사망한다.   그런데 연어가 알을 낳을 때 아무 강에나 가는 것이 아니고 원래 자기가 태어났던 곳으로 찾아간다고 한다. 이동 거리도 길고 어떤 경우 수천㎞가 된다. 그렇게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이 힘들기도 하겠지만 지도도 휴대폰도 없는 물고기 주제에 그 길을 어떻게 찾는 것일까? 종류에 따라 다른데 연어는 1년내지 8년간이나 바다에서 지낸다. 그런 오랜 세월을 바다에서 떠돈 후에 어떻게 고향에 가는 길을 기억하고 있을까? 장거리 여행을 하며 길을 찾는 동물들은 연어뿐이 아니고 매년 같은 서식지를 왕래하는 철새들을 비롯하여 나비, 거북이 등 많이 있다. 이들의 방향 감각은 아직 과학자들이 제대로 밝혀내지 못한 신비로운 문제이다.   최근에 연어의 코에 자석이 들어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렇게 말하면 오해를 살 수 있으니 좀 차근차근 설명을 해 보겠다. 동물들이 어떻게 길을 찾는가에 대한 가장 유력한 가설은 지구의 자기장을 감지하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옛날부터 사람들이 항해할 때 나침반을 써서 동서남북을 감지하고 방향을 잡았던 것처럼 연어같은 동물들은 자성을 느낄 수 있는 감각기관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아무리 해부를 해 보아도 자석이 들어 있는 것은 보이지 않았는데, 근래에 밝혀진 것은 이런 동물들의 세포 안에 자성을 띤 아주 미세한 결정(crystal)이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자철광(magnetite)이라는 물질인데, 화학적으로는 비교적 단순한 철의 산화물이다. 일종의 세균들이 세포 안에 이 자철광의 결정을 품고 있다는 것이 1970년대에 알려졌는데, 나중에 더 연구가 진행되어 큰 동물들도 자철광을 가진 예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고 연어의 후각기관에도 자철광 결정을 포함한 세포들이 검출되었다. 이것을 발견하기 위해 연구자들은 강자성공명, 원자현미경등 온갖 최신 기술을 다 동원했다.   그런데 연어 코에서 자철광을 검출했다고 해서 의문이 다 풀린 것은 절대 아니다. 그것을 가지고 동서남북을 가릴 수 있다고 해도 복잡한 길 찾기가 해결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전혀 지리를 모르고 지도도 안 가진 사람에게 그냥 나침반 하나 쥐어 준다고 상상해 보라. 망망대해 깊은 물속에서 연어는 어떻게 자기 위치가 어디고 거기서 어느 방향이 자기가 태어난 강의 하구인지 아는 것일까? 거기에 접근하면서 물에 녹아있는 미세한 화학적 성분들을 감지하여 고향 특유의 냄새를 확인한다고 추측들도 한다. 연어가 고향을 찾아가는 이치를 과학이 제대로 깨우치려면 아직 멀었다.   우리 인간들은 다른 동물들을 미천한 짐승이라 해가며 무시하지만, 많은 동물들은 인간이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기가 막힌 인지적 능력들을 소유하고 있다. 조그마한 벌레들조차 그렇다. 거미가 집을 짓는 것부터 개미들이 서로 협력하며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을 보면 금방 느낄 수 있다. 언어를 가진 것은 우리 뿐이라고 인간들은 자만하지만, 사실 다른 동물들이 하는 이야기를 우리가 알아듣지 못할 뿐이라고 보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고래들은 항시 복잡한 노래를 하고있고, 그 뜻이 무엇인지 과학자들은 아직 전혀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다른 동물들이 어떻게 해서 특출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에 대해 거의 이해하지 못한다. 벌은 뇌세포가 고작 100만개 정도이다(인간의 뇌세포 수는 거의 1조, 쥐도 천억개쯤 된다). 그러나 벌은 그 조그마한 두뇌를 가지고 먹이를 찾고 그 장소를 기억하며 서로에게 알리는 춤을 추고 꿀을 만들고 새끼들을 돌보고 서로 협력하며 여왕을 섬길 줄 안다. 신경과학자들은 그렇게 비교적 단순한 벌의 뇌부터 좀 이해해 보고자 활발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앞으로 많은 것이 밝혀지리라 생각된다.   이렇게 과학적으로 자연을 탐구하다 보면 이중으로 겸허함을 배운다. 다른 동물들의 능력에 비해 인간이 초라해 보이기도 하고, 또 우리가 지식을 늘려가면서도 항상 느끼게 되는 것은 그 한계이다. 그렇지만 객관적으로 볼 때 역시 인간은 엄청난 능력을 지닌 동물이라는 것도 명백하다. 뼈와 살과 피가 뭉쳐진 덩어리인 인간이라는 존재가 과학 연구 같은 것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얼마나 신기한가. 누가 던진 역설적 농담이 생각난다. 우리가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인간의 뇌가 단순하다면, 우리는 지능이 너무 낮아서 그런 것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장하석 / 케임브리지대 석좌교수·과학철학중앙 시평 물고기 자석 자철광 결정 물고기 주제 과학 연구

2022-09-09

[삶의 뜨락에서] 누가 물고기를 죽였나

2년 전 여름 산행팀과 함께 허드슨 강변 바윗길을 걸었다. 무더운 날씨에 땀을 흘리며 가는데 중간에 물고기가 길바닥에 떨어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왜 고기가 여기 죽어 있지? 일행에게 물었다. 그들은 별 관심이 없어 보였다. 한참 궁리했더니 대답이 나왔다. 낚시꾼이 힘들게 잡은 고기를 떨어뜨리고 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고기가 바람에 날려 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새들이 고기를 낚아채 도망가다가 무거워 떨어뜨렸을 것이다. 꼭 정답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가장 가까운 대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8월 22일 내가 거의 매일 산책하는 롱아일랜드 로잘린 만을 걷다가 신기한 것을 발견했다. 모래 위와 물가에 수백 마리 물고기가 죽어 있었다. 깜짝 놀랐다. 순간적으로 양동이를 가져와 주어 담을 생각을 했다. 곧 이 고기는 먹을 수 없을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우선 사진을 찍었다. 마침 공원에 차를 타고 가는 관리인을 보고 물었다. “산소 부족 때문이다. 죽은 고기는 수만 마리가 될 것이다.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4~5년 주기로 일어나고 있다.” 왜 근처 바다에 산소가 갑자기 부족하나? 그는 잘 모른다고 했다. 그날 추가로 얻은 정보와 지식은 이렇다. 폭염으로 물이 더워지고 연안에 산소공급이 줄어들었을 것이다. 고기 떼는 조류를 따라 엄청난 숫자가 만으로 이동했을 것이다. 그들은 한정된 산소를 마시려고 싸우다가 떼죽음을 당했을 것이다. 그날따라 깊은 바닷물과 연안 물이 빨리 섞이지 못해 산소 이동이 원활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런 일은 여기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가끔 일어나고 있다.     내가 산소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된 것은 잉카문명의 유적지를 찾은 페루 여행이었다. 해발 9000피트까지는 별 이상을 느끼지 못했다. 1만 피트에서 약간 숨이 찼고, 1만1000피트에서는 어지러웠다. 호텔에는 산소 공급기가 있고, 가끔 코피를 쏟는 사람이 있었다. 페루 1만2000피트 산악지대에 티티카카 호수가 있다. 이 호수에는 산소 부족으로 큰 고기는 살지 못한다. 물에 산소가 부족해 배의 속도가 현저하게 줄어들어 연료 소비량이 많다. 일대에는 큰 나무가 자라지 못하고 옥수수도 열매가 열리지 않는다.     올여름은 전 세계적으로 유난히 뜨겁고 가문 것 같다. 유럽이 달아오르고, 북극에 더위가 와 빙하가 녹고, 텍사스, 오클라호마 등지에는 100도 더위가 몇 주간 계속되고 아프리카에서는 가뭄과 폭염으로 가축과 야생동물이 죽어가고 북미 태평양 연안에도 심한 더위로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하고 있다고 한다.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은 예상보다 빨리, 심각하게 닥치고 있는 것 같다.   우리 동네 물고기 대량 학살을 보면서 핵폭탄의 재앙을 연상했다. 히로시마, 나가사키 원폭 피해 상황이 이랬을 것이다. 죽은 물고기는 갈매기도 먹지 않는다. 언젠가 큰 파도가 덮치면 바다 한가운데로 쓸려가 물 밑에 가라앉을 것이다. 환경주의자들은 원인을 찾으려고 노력할 것이다. 인근에 오염 요소가 없는지 조사할 것이다.   죽은 물고기를 보면서 강한 슬픔을 느꼈다. 불쌍한 것들, 숨쉬기가 힘들면 얼른 방향을 돌려 깊은 바다로 가지, 왜 리더를 무조건 따라가 떼죽음을 당했나. 바다에는 생선 썩어가는 냄새가 진동하고 있다. 모래 위에 쓰러져 있는 주검. 사람이 죽지 않아 큰 소동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 산책길에 이웃을 만나 물고기의 죽음에 대해 말했다. 우리는 “너무 슬픈 일”이라고 동시에 말했다. 바다의 주인인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한 슬픈 바다, 다시는 이런 재앙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최복림 / 시인삶의 뜨락에서 물고기 산소 이동 산소 공급기 산소 부족

2022-08-25

노인은 사자의 꿈을 꾸고 있었다

노인은 사자의 꿈을 꾸고 있었다   김건흡 MDC시니어센터회원   바다가 우리에게 주는 느낌은 다양하다. 어떤 사람은 바다가 주는 여유로움을, 어떤 사람은 멀리서 불어오는 바닷바람의 시원함을, 어떤 사람은 해변에 밀려와 부닥치는 파도 소리의 상쾌함을 즐긴다. 하지만 우리가 바다에서 고기 잡으며 사는 어부라면 어떨까? 바다 날씨는 변덕스러워서 구름 한 점 없이 평온하다가도 갑자기 먹구름이 끼고 폭풍우가 불면서 모든 걸 집어삼킬 듯 거센 파도가 몰아치기도 한다. 아무 일 없이 고기를 잡아 온 날에는 즐거울 테지만, 그렇지 못한 날에는 근심스러운 눈으로 바다의 상태를 살펴야 할 것이다.     헤밍웨이의 단편소설 〈노인과 바다〉에는 노인 산티아고가 등장한다. 한물간 어부인 그는 84일째 고기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산티아고는 ‘불길하다’는 뜻의 ‘살리오’로 불릴 정도로 마을에서조차 대접을 받지 못했다. 오직 한 소년만이 그를 살갑게 대하며 응원해줄 따름이다. 하지만 산티아고는 이러한 주변의 평판에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는 85일째 되는 날에도 여느 때처럼 배를 타고 나가 바다에 낚싯줄을 드리웠다. 얼마 지나지 않아 물고기가 미끼를 덥석 문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이것은 보통 물고기가 아니었다. 낚싯줄을 통해 엄청난 무게와 힘이 전해졌던 것이다. “그는 줄을 등으로 꽉 눌렀고 마침내 줄이 아주 팽팽해지자 물방울들이 그 줄에서 튕겨 나왔다.”     몇 시간 동안 물고기와 씨름하며 끌려간 늙은 어부는 어느새 항구와 멀리 떨어지고 말았다. 노인도 물고기도 모두 지쳤다. 이윽고 밤이 되었다가 다시 날이 밝았다. 가만히 헤엄치던 물고기가 갑자기 꿈틀대는 바람에 갑작스레 낚싯줄을 잡아챈 노인의 손에서는 피가 흘렀다. 큰 물고기에 끌려가며 언제 바닷속으로 가라앉을지 모르는 상황이 이어졌다. 도와줄 사람 하나 없는 망망대해에서 노인은 얼마나 두려웠을까. 물고기와의 사투가 언제 끝날지, 자신이 언제까지 자그마한 배 위에서 버틸 수 있을지도 알 수 없었다. 그런 채로 또다시 해가 졌다가 날이 밝아왔다.     그러다가 사흘이 지났을 때 노인은 마침내 물고기와의 싸움에서 승리를 거둔다. 물고기의 몸길이는 노인이 탄 배보다도 길었고, 무게는 배가 기울 정도로 무거웠다. 노인은 큰 성취감을 느꼈다. 하지만 기쁜 순간은 잠시뿐이었다. 물고기의 피 냄새를 맡은 상어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물고기와의 사투로 지친 노인에게 또 다른 시련이 닥친 것이다. 결국 어렵사리 잡은 물고기의 살점은 상어에게 모조리 뜯어 먹히고 만다. 그래도 산티아고는 포기하지 않고 상어가 물러갈 때까지 힘껏 저항한다. 상어의 공격이 끝나고 노인은 항구로 돌아오면서 이렇게 말한다. “누가 뭘 어떻게 했다고? 아니야, 단지 너무 멀리 나갔을 뿐이야.” 며칠 동안 잠도 자지 못한 채 물고기와 사투를 벌이고, 곧이어 들이닥친 상어의 공격까지 꿋꿋이 막아냈지만, 그에게 남은 것이라곤 물고기의 앙상한 뼈뿐이었다. 그럼에도 그는 아무런 불평이나 원망도 늘어놓지 않는다. 단지 자신이 너무 멀리 나갔을 뿐이라고 생각하며 집에 돌아와 깊은 잠에 빠진다. 그리고 잠에서 깨었을 때 자신을 응원해주던 소년과 다시 한번 바다로 고기잡이를 나가자고 약속한다.     꿈은 개인의 신화이고, 신화는 만인의 꿈이라는 말이 있다. 한 사람을 이해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사람의 꿈을 들여다보는 방법이야말로 그 사람을 가장 잘 이해하는 길이다. 꿈이란 몸과 마음과 영혼이라는 세 가지 물감으로 그려낸 내면의 은밀한 풍경이기에 그 사람을 가장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무의식 코드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난 산티아고 노인의 꿈에 주목한다. 노인 산티아고가 꾸는 꿈은 밤의 꿈과 과거의 꿈이다. 적어도 겉보기에는 그렇다. 노인이 꾸는 꿈은 늘상 지나간 추억의 풍경이었다. 아프리카 해변 그리고 밀림의 왕 사자. 그러나 사실 그 꿈은 아프리카라는 이국적 풍광과 젊은 시절에 대한 단순한 그리움의 발현이 아니라 노인의 내면세계와 인품을 직접적으로 드러낸 상징물이다. 놀랍게도 노인의 꿈은 그 후에도 계속된다. 노인의 꿈은 젊음과 순수, 평화의 상징인 아프리카의 밀림을 헤매고 있었다. 소설의 마지막 멘트가 노인의 삶을 극적으로 설명한다. “노인은 사자의 꿈을 꾸고 있었다.”   〈노인과 바다〉는 오래도록 우려낸 곰탕과 같은 맛이 난다. 여러 번 읽은 책이지만, 읽고 나서 특별히 흥분되거나 감동한 나머지 눈물을 흘린 그런 책은 아니었다. 하지만 언제나 끝없이 우러나오는 매력과 멋이 있다. 우리로 하여금 삶을 살게 만드는 힘은 그리 거창한 게 아니다. 84일 동안 매번 텅 빈 배로 돌아온 노인은 결코 좌절하거나 절망하지 않았다. “희망을 버리는 건 어리석은 짓이야.”라는 노인의 생각은 노인의 신념과 자존감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동안 고기 한 마리 잡지 못했지만, 85일째 되는 이른 새벽에도 어김없이 고기잡이에 나서는 노인의 모습에서, 그리고 상어들과 고군분투한 뒤 홀로 오두막집을 향하는 노인의 묵직한 발걸음에서 우리는 잔잔한 감명을 받게 된다. 74년 전 어느 날 밤 해주 앞바다에서 월남 밀항선을 타기 위해 열 살짜리 내 손을 꼭 잡고 어둑한 갯벌을 걸어가던 아버지의 따스한 손길처럼 따스한 온정과 듬직한 기대를 전달하는 무언가가 노인의 삶에 녹아있다. 노인의 이야기는 운명에 굴복하지 않는 의지와 인내를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이 책이 내게 준 위안과 격려는 오히려 조용한 다독거림이나 가벼운 포옹에 가까웠다. 산티아고를 바라보는 내 눈길도 어느새 소년의 것에서 노년의 시선으로 바뀌었다. 그래도 변하지 않는 한 가지 기막힌 사실은 그때나 지금이나 산티아고 노인이 나보다 젊게 여겨진다는 점이다. 노인이 보여준 신념의 굳건함과 의지의 강인함이 나보다 훨씬 더 젊고 팔팔한 것 같다. 용자무적은 불변의 진리다.   이 소설을 쓴 헤밍웨이는 제 1, 2차 세계대전과 스페인내전을 직접 겪었다. 그래서 전쟁을 소재로 인생의 의미와 가치를 다룬 작품을 주로 발표했다. 〈무기여 잘 있거라〉,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와 같은 대작을 발표하며 훌륭한 작가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한동안 이를 뛰어넘는 작품을 발표하지 못해 ‘작가 생명이 끝났다’는 조롱을 받기도 했다. 이로 인해 그는 심한 우울증과 강박증을 겪었다고 한다. 하지만 결국 1952년 〈노인과 바다〉를 발표하며 멋지게 재기에 성공한다. 그는 이 작품으로 1953년에 퓰리처상을, 그 이듬해엔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이 작품은 제 1, 2차 세계대전으로 상처받고 실의에 빠진 사람들에게 새로운 삶의 의미를 일깨워주었다. 당시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들며 엄청난 비극을 겪은 사람들은 비참한 현실을 부정하며 여기에서 벗어나고 싶어했다. 〈노인과 바다〉를 읽은 사람들은 망망대해에 홀로 떨어진 노인의 처지가 자신과 다를 바 없다고 느꼈다고 한다. 그 어떤 운명이라도 당당히 받아들이겠다는 노인의 강인한 의지와 태도에 당시 사람들은 큰 감명을 받았다. 삶이 힘들고 고통스럽더라도 이에 당당히 맞선다면 반드시 고난을 극복하고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다. 노인 산티아고처럼 말이다. 이것이 노인(인간)이 바다(인생) 위에서 우리에게 보여준 교훈이다. 그는 다음과 같은 말로 우리에게 삶의 용기를 준다. “인간은 패배하기 위해 태어난 게 아니야. 인간은 파괴될 수는 있지만, 절대 패배하지는 않아.”       김지민 기자노인 사자 산티아고 노인 노인 산티아고 보통 물고기

2022-08-10

[중앙 칼럼] 가주 주민은 ‘잡힌 물고기’인가

고등학교 시절, 정치사회 담당 교사는 “미국은 자유경쟁을 중시해 유권자들은 정당 한 곳에 권력을 몰아주지 않고 또 장기 집권도 허락하지 않는다”고 가르쳤다.     대통령이 민주당에서 선출되면 상원은 공화당이, 하원은 민주당이 집권하도록 해서, 서로 견제하게 한다는 것이다. 권력을 한 당에 몰아 주지 않고 양당간 경쟁을 끌어내 유권자의 권익을 유지한다는 설명이다. 미국 유권자들은 여대야소 또는 통합정부보다 여소야대를 더욱 선호한다. 권력 분산을 통해 위정자가 아닌 국민을 위한 국정을 원만하게 수행한 것이다.   그러나 캘리포니아는 이런 권력 분산을 찾아보기 어렵다. 민주당 간판만 달면 동네 개도 당선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주지사와 주의원 대부분이 민주당 일색이라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보다 독주의 경향이 높다.     올해 예비선거에서도 민주당은 이변 없이 압승했다. 특히 강성진보로 분류되는 정치인 다수가 1위에 올랐다. 그들은 개솔린 가격 지원이나 민생과 치안 정책 등은 소홀한 반면 한 채당 80만 달러 이상을 들여 홈리스들에게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주장해 대다수 유권자의 삶과 무관한 보여주기식 정치에 올인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최근 다수의 한인 유권자들이 캘리포니아도 공화당으로 한 번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권력이 일방적으로 한 쪽으로 쏠리니 균형된 정책과 입안이 나오기 어렵다는 비판이다. 가주 정부는 팬데믹 위기에서도 막대한 세금을 거둬들였다. 지난해 757억 달러의 흑자에 이어 올해도 975억 달러의 예산 잉여가 발생했다.     지난해에는 가구당 1100달러의 경기부양금을 지원했지만 올해는 더욱 악화한 실물경제에도 속 시원한 지원책 하나 없다.     개스 가격은 6달러 중후반으로 치솟았고 물가는 41년 만의 최고치를 찍었는데 주정부와 주의원들은 주민들을 위한 정책 시행에 적극적이지 않다.     일례로 지난 3월 주지사는 가구당 차량 2대에 한해 최대 800달러까지 개스비를 지원하자고 했다. 이에 주의회는 개스를 이용하지 않는 전기차에도 지원금이 사용된다며 효율성을 들어 각을 세웠다.     일부 민주당 주의원은 소득 기준에 따라 납세자 1인당 200달러 세금크레딧 제공을 추진했다. 이번엔 가주 주지사가 가주세무국(FTB)을 거쳐야 해서 너무 오래 걸린다며 반대하고 있다.     가주 정치권의 행보를 보면서 주민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민주당이 절대다수를 장악한 주의회와 주지사가 서로 이견만 내세우며 주민들에게 정작 필요한 안건을 신속하게 처리하지 않는 것에 대한 불만이다.     지난 13일 의회는 3000억 달러의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개스비 지원은 빠졌다. 개스비 보조금 방식에 대한 견해차가 컸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15일이 지나도 예산이 통과되지 않으면 공무원들의 월급 지급이 정지되기 때문에 논란인 개스비 지원을 건너뛰고 의회가 서둘러 승인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누락 이유가 무엇이든지 개스비 지원이 예산안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건 사실이다. 주지사는 30일까지 이 안에 대한 최종 결정을 해야 한다. 주지사와 의회가 개스비 보조를 확정할 시간은 아직 남았다.     더는 가주민의 고통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최대 흑자에도 민생을 돕지 않는다면 다음 선거부터는 권력 분산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다.     ‘잡은 물고기한테 먹이를 주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일본의 유명한 평론가였던 오야 소이치가 한 말이다. 가주 정치인들에겐 유권자가 잡아 놓은 물고기인가 보다. 하지만 이젠 때가 바뀌었다. 잡힌 물고기라도 먹이를 주지 않으면 달아나 버리거나 심하게 배가 고프면 주인을 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정치인들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진성철 / 경제부 부장중앙 칼럼 물고기 주민 개스비 지원 개스비 보조금 민주당 간판

2022-06-26

조지아텍 박성진 교수 인간줄기세포 연동 로봇물고기 개발

인간 줄기세포를 이용해 외부 자극 없이 스스로 움직이는 로봇 물고기가 한인 과학자들의 주도로 세계에서 처음 개발됐다.  조지아 공대와 에모리 대학교에서 활동하는 박성진 교수는 하버드대의 케빈 킷 파커 교수와 이길용, 박사후 연구원 등과 함께 인간 줄기세포에서 분화한 심장근육을 이용해 지능형 자율 바이오 하이브리드 물고기를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 논문은 국제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이날 게재됐다.   박 교수는 2016년 7월 서강대학교 최정우 교수 등과 함께 쥐의 심장근육 세포를 이용해 스스로 움직이는 가오리 모양의 바이오 로봇을 만든 바 있다. 당시 연구 결과는 사이언스 표지 논문으로 실렸다.  연구팀은 인간 심장의 두 가지 내부 제어 기제를 이용해 로봇 물고기가 스스로 헤엄치고 움직임을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첫 번째 기제는 기계 자극을 감지하는 심장 세포의 성질이다. 연구팀은 물고기 모양의 하이드로겔 양면에 인간의 유도만능줄기세포로부터 분화한 심장 근육을 각각 붙여 물고기의 양쪽 근육 형태와 비슷하게 만들었다. 물고기의 양쪽에 부착된 심장 근육은 한쪽이 수축하면 다른 쪽 근육이 이완되며 기계 자극이 발생하고 이 자극을 다시 심장 근육 세포가 감지해 자동으로 수축된다. 이 같은 원리를 이용해 로봇 물고기는 양쪽에 부착된 근육이 상호적으로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면서 에너지원(포도당)이 있는 물속에서 스스로 헤엄을 쳤다.   두 번째 기제는 스스로 리듬을 조절하는 심장 박동 조직의 특성이다. 연구팀은 인간 심장 박동 조직과 비슷한 구조의 조직(G-node)을 만들었다. 이 조직에서 나온 심장 박동 리듬의 도움을 받아 로봇 물고기는 근육의 수축과 이완을 잠시 멈추더라도 다시 근육을 수축·이완했다. 내부 제어 기제를 통해 만들어진 로봇 물고기는 다른 바이오 로봇보다 운동 속도가 빠르고 수명이 길며 운동 효율성도 뛰어나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박 교수는 "인간 근육이 운동하면 더 건강해지는 것처럼 로봇 물고기는 외부 자극 없이 내부 자극만으로 건강함을 유지할 수 있다"며 "기존에 개발한 가오리 모양의 바이오 로봇이 7일 생존했는데 이번에 개발된 로봇은 100일 이상 생존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운동을 통해 스스로 근육을 강화한 덕분에 가오리 바이오 로봇보다 5∼10배 정도 빠르게 움직인다"며 "근육의 효율이 일반 물고기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심장 내부 제어 기제뿐만 아니라 광유전공학적 방식을 이용해 근육이 빛에 반응하도록 만들었다며 필요에 따라 외부 빛 자극을 통해 로봇의 움직임을 조절할 수도 있다고도 소개했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된 바이오 하이브리드 로봇이 인간 유도만능줄기세포와 결합해 인공 장기 개발, 맞춤형 환자 질병 진단 등에 활용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길용 박사는 "이번 연구가 인간 인공 근육 조직과 인공 심장 개발에 혁신적인 토대가 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박 교수와 이 박사는 이번 논문의 제1공동저자이며 하버드대 대학원생 김성준씨는제4저자다. 교신저자는 파커 교수다. 연합뉴스로봇 인간줄기세포 심장근육 세포 박성진 교수 하이브리드 물고기

2022-02-11

[오늘의 생활영어] The fish are jumping; 물고기가 물 위로 뛰어오른다(잡기 쉬웠다)

(David is talking to Jim and Roger at work on Monday morning…)   (데이빗이 월요일 아침 직장에서 짐과 라저와 이야기를 하는데…)   David: So how was your fishing trip?   데이빗: 그래 낚시 여행 어땠어?   Jim: It was great!   짐: 좋았지!   Roger: The fish were jumping   라저: 물고기가 물 위로 뛰어오를 정도였어!     David: Did you catch any?   데이빗: 좀 잡았어?   Jim: Oh yes. And we cooked them.   짐: 아 그럼. 그리고 요리도 해먹고.   Roger: You've got to come along with us the next time we go.   라저: 다음 번 갈 때 우리하고 같이 가자고.   David: I'd like to.   데이빗: 나도 그러고 싶어.   Jim: We pitched our tent right by the lake.   짐: 텐트는 호수 바로 옆에 쳤어.   David: How was the weather?   데이빗: 날씨는 어땠어?   Roger: It was warm in the morning and afternoon but a little nippy at night.   라저: 아침하고 오후에는 따뜻했는데 밤에는 약간 쌀쌀했어.   기억할만한 표현   *come along with (someone): (누구와) 함께 가다.   "Come along with me to the mall if you like." (가고 싶으면 나랑 샤핑몰에 같이 가.)   *pitch a (or the) tent: 텐트를 치다.   "Let's have something to eat after we pitch the tent." (텐트 친 다음에 뭣 좀 먹자.)   *a little nippy: (날씨가) 조금 쌀쌀한.   "It's a little nippy tonight so I'm going to wear a sweater." (오늘밤은 조금 쌀쌀해서 스웨터를 입을 거야.)오늘의 생활영어 jumping 물고기 your fishing fish are roger at

2021-11-26

[오늘의 생활영어] The fish are jumping; 물고기가 물 위로 뛰어오른다(잡기 쉬웠다)

 (David is talking to Jim and Roger at work on Monday morning…)   (데이빗이 월요일 아침 직장에서 짐과 라저와 이야기를 하는데…)   David: So how was your fishing trip?   데이빗: 그래 낚시 여행 어땠어?   Jim: It was great!     짐: 좋았지!   Roger: The fish were jumping!   라저: 물고기가 물 위로 뛰어오를 정도였어!     David: Did you catch any?   데이빗: 좀 잡았어?   Jim: Oh yes. And we cooked them.   짐: 아 그럼. 그리고 요리도 해먹고.   Roger: You've got to come along with us the next time we go.   라저: 다음 번 갈 때 우리하고 같이 가자고.   David: I'd like to.   데이빗: 나도 그러고 싶어.   Jim: We pitched our tent right by the lake.   짐: 텐트는 호수 바로 옆에 쳤어.   David: How was the weather?   데이빗: 날씨는 어땠어?   Roger: It was warm in the morning and afternoon but a little nippy at night.   라저: 아침하고 오후에는 따뜻했는데 밤에는 약간 쌀쌀했어.   기억할만한 표현   *come along with (someone):     (누구와) 함께 가다.   "Come along with me to the mall if you like."     (가고 싶으면 나랑 샤핑몰에 같이 가.)   *pitch a (or the) tent: 텐트를 치다.   "Let's have something to eat after we pitch the tent."     (텐트 친 다음에 뭣 좀 먹자.)   *a little nippy: (날씨가) 조금 쌀쌀한.   "It's a little nippy tonight so I'm going to wear a sweater."     (오늘밤은 조금 쌀쌀해서 스웨터를 입을 거야.)오늘의 생활영어 jumping 물고기 your fishing fish are roger at

2021-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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