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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적 피해 입증 [ASK미국 노동법-박상현 변호사]

▶문= 직장에서 보복성 해고를 당한 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정신적 피해에 대한 보상을 받고 싶은데 이를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요?       ▶답= 캘리포니아에서 직장 내 차별, 보복, 부당 해고 등의 부당 행위에 대한 소송을 진행할 경우 손해 배상의 범주에 정신적 피해에 대한 배상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정신적 피해는 경제적 손해처럼 단순히 계산할 수 없지만 노동법 소송에서 종종 중요한 문제로 다뤄집니다. 예를 들어 원고가 부당 해고 후 금방 비슷한 급여를 지불하는 다른 일자리를 구했을 경우, 임금 손실은 크지 않지만 부당 행위로 인한 정신적 고통이 심각하거나 오랜 기간 지속될 수 있습니다.     먼저 자신이 받은 정신적 상처와 그로 인해 겪고 있는 감정을 구체적으로 돌아봐야 합니다. 같은 부당 행위를 겪었다고 하더라도 사람에 따라 정신적 피해는 다른 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울감, 좌절감, 수치심, 불안감 등으로 표현되거나, 당시 상황이 반복적으로 떠오르며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불면증이나 악몽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단순히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고 말하기보다는, 구체적으로 어떤 부당 행위가 심리적으로 어떤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는지 일관되게 설명할 수 있다면 피해를 입증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심리 상담이나 치료를 받는 것은 실제로 겪고 있는 고통을 설득력 있게 증명하는 중요한 방법입니다. 심리 상담이나 치료 과정 자체가 정신적 고통의 원인, 양상, 정도를 확인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이러한 기록은 원고의 정신적 고통을 객관적으로 입증하는 증거로 쓰일 수 있습니다. 또한 심리 상담사나 정신과 의사, 심리 전문가는 판사나 배심원에게 원고의 정신적 피해를 신뢰성 있게 설명해 줄 수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자신의 정신적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시간을 들여 돌아보고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입니다. 고통스러웠던 순간을 생각하는 것이 힘들더라도, 어떤 부분에서 가장 큰 상처를 받았는지, 마음속에서 어떤 고통을 겪고 있는지를 돌아보고 대처하는 것은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일 뿐 아니라, 피해를 입증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문의:(213)282-5100 / www.lachowiczpark.com 박상현 변호사미국 노동법 정신적 피해 정신적 고통 정신적 상처

2024-11-12

[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슬픔과 고통 속에 빛나는 태양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 어떤 것에 몹시 놀란 사람은 비슷한 사물만 보아도 겁을 낸다. 내가 끔찍이 싫어하는 건 지렁이 뱀 등 땅에 기어다니는 환형동물이다. 마른 나무가지나 꾸부정한 실 꽁지만 봐도 기겁하고 놀란다.   현풍 할매 곰탕으로 소문난 읍내에서 한 정거장을 더 가면 초갓집이 버섯처럼 옹기종기 붙은 삼거리동네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좁은 논두렁 따라 갈매기처럼 줄지어 갈 때는 등에 매달린 보자기 속에서 양은 도시락이 달그락 소리를 냈다.   다들 냅다 잘 내빼고 달리기도 잘 하는데 난 왜 항상 꼴찌였을까. 한 여름을 달군 땡볕이 뺨을 빨갛게 달구던 오후, 촐랑촐랑 딴 생각하며 집으로 오는 길에 뭔가 미끄덩하는 순간 나자빠졌는데 논두렁에 똬리 튼 뱀을 밟은 것.   엄마 등에 업혀 집에 왔는데 밤새 “뱀 잡자” 헛소리를 하고 앓았다. 기억은 몽롱 하지만 스르르 몸을 풀며 논으로 들어가는 뱀을 본 것 같다. 지금도 뱀 그림만 봐도 소름이 끼치고 지렁이나 땅에 기는 것들은 두려움의 대상이다.   공포증(Phobia)은 불안장애의 한 요인으로 특정 대상이나 상황에 공포증을 느껴 오한 발열 경련 어지러움 두근거림 구역질 등의 증상을 나타낸다.   타나토포비아(Thanatophobia)는 죽음에 대한 공포증, 자신 또는 주변 인물의 죽음과 존재의 상실에 대한 공포를 말한다. 죽음만큼 더 고통스러운 기억은 없다.     ‘그때 갑자기 하늘이 핏빛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그 자리에 멈춰선 나는 죽을 것만 같은 피로감으로 난간에 기댔다. 그리고 핏빛 하늘에 걸친 불타는 듯한 구름과 암청색 도시가 있었다. 그때 자연을 관통하는 그치지 않는 커다란 비명 소리를 들었다.’ 뭉크가 1892년 1월에 남긴 ‘절규’에 관한 글이다. ‘절규’의 배경이 되는 장소는 정신병원 근처 바닷가 길로 정신질환으로 입원해 있던 뭉크의 누이동생 로라 카트린느를 만나기 위해 드나들었던 정신병원으로 가는 길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화가의 명성에 비해 크지도 화려하지도 않는 오슬로 시 소재 뭉크 미술관에서 핏빛 하늘과 불타는 구름, ‘절규’ 하는 인간의 모습을 본다. 얼마나 더 큰 고통 속에서 허덕이고 절규하며 공포에 시달려야 생과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는 지를 근심했다.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국민화가 에드바르 뭉크는 생과 죽음의 근원에 존재하는 고독, 질투, 불안 등을 담은 표현주의 화가의 선구자로 꼽힌다. ‘나는 날마다 죽음과 함께 살았다’고 고백할 만큼 뭉크는 어린 시절부터 죽음에 대한 뿌리 깊은 두려움을 안고 산다. 5살 때 결핵으로 어머니와 사별하고 9년 후 사랑하는 누이 소피가 죽고 뭉크도 결핵에 걸려 죽음의 공포와 망상에 시달린다.   정신병원에서 장기간 치료를 받는 동안 뭉크는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를 보고 큰 충격과 위로를 받고 노르웨이의 자부심이 된 ‘태양(1911년, 캔버스에 오일, 455x780cm, 오슬로대학교 소장) 시리즈을 제작한다. 오슬로대학 창립 100주년을 맞아 그린 대형 벽화 ‘태양’은 노르웨이의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뭉크의 얼굴이 그려진 노르웨이 화폐 1000 크로네의 뒷면을 장식한다.   불안과 우울함이라는 삶의 어두운 터널을 지나면서도 생명과 희망의 빛을 포기하지 않았던 뭉크는 절망보다는 희망을 노래한다. 슬픔과 고통 대신 눈부신 희망을 담아낸 뭉크의 태양처럼 내일은 내일의 찬란한 태양이 또 다시 떠오른다. (Q7 Fine Art 대표, 작가)     이기희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고통 태양 공포증 자신 에드바르 뭉크 오슬로대학교 소장

2024-09-24

[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죽지 못해 산다고 해도

눈물이 난다. 자꾸 난다. 요즘 자주 눈물을 흘린다. 오래 말라있던 눈물샘이한꺼번에 용솟음치는 걸까. 소소한 일에도 가슴 떨리고 작은 일에도 감동 받는다.   그동안 내 인생과 전혀 상관없이 지나친 일들이 내 일처럼 마음이 쓰라린다. 팔순이 넘은 할머니는 죽을 수가 없어 산다. 남편은 대 이을 아들을 얻기 위해 일곱살 정도 정신연령을 가진, 스무살이나 나이 어린 여자를 후실로 데려오고 세상을 떠난다. 할머니는 둘째 부인이 낳은 자식 셋 뒷바라지 하며 장애를 가진 둘째 부인을 친 자매처럼 돌본다. ‘오래 살아야지. 내가 죽으면 둘째는 누가 돌보겠노.’ 그 대목에서 눈물이 쏱아져 휴지로 코를 풀었다. 가난에 찌든 시골 살림의 가장이 되어 억척 같이 씩씩하게 살아가는 할머니 인생은 감동을 준다.   가난하지만 착실한 구두세공 세묜은 외상값을 받아 그동안 아내와 돌려입던 외출용 털외투를 장만하려고 마음 먹는데 뜻대로 안 된다. 팍팍한 세상살이에 화가 난 세묜은 보드카를 마시고 돌아오면서 알몸으로 떨고 있는 사람이 불쌍해 집으로 데려온다. ‘살려면 일을 해야 된다’며 미하일에게 구두 수선공 일을 가르친다. 톨스토이 단편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의 도입 부분이다.   어느 날 오만한 부자가 일년이 지나도 모양이 안 변하고 실밥이 터지지 않는 고급장화를 주문하면서 실패하면 감옥에 넣겠다고 협박한다. 왠지 미하일은 멋진장화 대신 슬리퍼용 실로 신을 만든다. 세묜이 대경실색 하는데 그 때 부자의 시종이 황급히 와서 장화 대신 망자에게 신기는 슬리퍼를 만들어 달라고 주문을 바꾼다. 부자가 집으로 가는 길에 죽은 것이다.     사람의 운명은 한 치 앞도 모른다. 원래 미하일은 하나님을 모시던 대천사였는데 가련한 여인의 영혼을 거두라는 명령에 불복해 지상으로 내동댕이 쳐진다. 미하일은 남편이 죽고 갓 태어난 아이둘이 클 때까지 살려달라고 애걸하는 여인의 목숨을 거둘 수 없었다.   ‘사람의 마음 속에는 무엇이 있는가? 사람에게 주어지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인용하며 톨스토이는 ‘사람의 마음 속에는 사랑이 있고, 사람은 사랑으로 산다’라는 결론을 제시한다.   우리는 왜 사는 지, 무엇 때문에 사는 지 모르고 산다. 사는 게 만만치 않아서 생각할 겨를조차 없다. 죽지 못해 사는 걸까 살기 위해 죽지 못하는 것일까.   고통은 오롯이 자신의 몫이다. 아무도 대신해 주지 않는다. 눈물을 닦아주고 아파해 주지만 내 짐을 대신 져주지 않는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언제든지 어디서든지, 고통과 절망은 모난 돌뿌리처럼 생의 곳곳에 지뢰로 숨어 있다.   맨발로 걸어가면 발바닥이 덜 아프겠지만 멋진 장화를 신었다고 피해가지 못한다. 인생의 환희와 절망, 고통과 가쁨을 번갈아 마주하며 산다.   왜 사는지 무엇 때문에 사는지 이유도 모른 체 산다. 죽지 못해 사는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해 발버둥치며 죽지 않고 산다.   남은 날이 살아온 시간보다 적다 해도 슬퍼하지 않기로 한다. 길이에 연연하지 않고 시간의 바구니에 담을 일기장을 채울 생각을 한다. 손잡고 서로 띠를 만들거나 홀로 반짝이는 별들을 올려다본다. 별자리 이름을 다 까먹었다.   아름드리 핀 코스모스 향기 맡으며 새벽의 문을 연다. 이토록 소중한, 멈출 수 없는 시간 속에 살아있다는 경이로운 축복에 목이 메인다. (Q7 Fine Art 대표, 작가)  이기희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할머니 인생 절망 고통 멋진장화 대신

2024-08-20

전철 냉방시스템 노후화로 승객들 고통

2024년이 지구 역사상 가장 더운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찜통더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노후화된 전철 냉방시스템으로 뉴욕시 승객들은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지역매체 고다미스트에 따르면, 일부 전철 노선을 이용하는 승객들은 에어컨 장치의 잦은 고장으로 땀을 뻘뻘 흘리며 출퇴근하거나 일부러 다른 노선을 이용해 우회해서 가기도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스티브 할박스 전 메트로폴리탄교통공사(MTA) 전철 유지·관리 담당자는 "전철 인프라들이 전반적으로 오래돼서 에어컨 등 냉방시스템을 꾸준히 수리해야 한다"며 "특히 1번 전철의 에어컨은 폭염으로 열을 받으면 자주 고장난다"고 설명했다.   에어컨이 고장난 전철 내부의 온도는 거리 온도를 훨씬 웃돌았다. 22일 에어컨이 작동하지 않는 1번 전철 내부 온도는 화씨 95도였고, 거리 온도인 화씨 82도보다 높았다. MTA에 따르면, 지난주 폭염 기간 동안 1번 전철의 9개 차량 냉방시스템이 고장난 것으로 파악됐다.   승객들은 숨도 쉬기 힘들 정도로 무더운 전철 플랫폼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뉴저지에서 뉴욕까지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는 한인 홍 모 씨는 "더위는 물론이고, 환풍기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쓰레기나 노숙자들로 인한 냄새까지 더해져 서 있는 것도 곤욕"이라고 전했다. 뉴욕 전철 관련 인스타그램 계정 '서브웨이크리쳐스'가 최근 뉴요커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가장 더운 전철 플랫폼으로 맨해튼 ▶14스트리트-유니언스퀘어역 ▶34스트리트-헤럴드스퀘어역 등이 선정됐다.     야외 온도가 화씨 88도였던 지난 11일 전철 플랫폼 온도는 화씨 98도로 측정되는 등 맹렬한 더위가 계속되자, 일부 승객들은 "에어컨 설치가 힘들면 기둥이나 벽에 선풍기라도 달아야 할 것 같다"는 의견을 냈다.  윤지혜 기자냉방시스템 노후화 전철 냉방시스템 승객들 고통 차량 냉방시스템

2024-07-24

렌트비 상승 둔화…임차인 고통 여전

주택 임대료 상승세가 둔화했지만, 임차인들이 느끼는 경제적 고통은 여전할 것이라고 폭스비즈니스가 지난 18일 보도했다.     임차인들이 팬데믹(대유행) 이전보다 여전히 300달러나 더 많은 임대료를 부담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폭스비즈니스는 리얼토닷컴의 보고서를 인용해 원룸인 스튜디오에서 투룸인 아파트의 경우 중간 임대료가 전년대비 0.4% 하락한 1732달러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임대료는 11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고 2022년 8월에 기록했던 고점 대비 0.6% 하락한 수준이다.   그러나 일부 시장에서는 2019년 팬데믹 이전 수준보다 임대료가 최대 40%까지 급등한 것으로 집계됐다. 플로리다 탬파의 경우 최근 5년동안 가장 큰 폭으로 임대료가 상승했다.   2019년 6월부터 2024년 6월까지 임대료가 가장 많이 상승한 상위 10개 시장 중 약 절반이 남부에 위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플로리다의 탬파는 임대료가 39%나 올랐고 중간 임대료는 1752달러를 기록했다. 팬데믹 이전보다 거의 500달러나 더 높은 수준이다.   마이애미가 39.2% 수준의 임대료 상승률을 기록해 2위에 올랐다.   인디애나주의 인디애나폴리스가 37.5%, 펜실베이니아의 피츠버그는 37.4%, 캘리포니아의 새크라멘토가 35.8% 등을 기록했다.렌트비 임차인 임차인 고통 임대료 상승률 렌트비 상승

2024-07-21

[종교와 트렌드] 뉴진스님의 밈현상과 MZ세대

얼마 전 한국에서는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성황리에 개최된 연등회가  ‘MZ세대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뉴진스님의DJ 공연으로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최근 한국에서는 뉴진스님의 인기로 인해 MZ세대들이 불교로 몰리고 있다.     사실 뉴진스님은 진짜 스님이 아니다. 개그맨 윤성호 씨가 원래 불교 신자였데는 조계사 오심스님에게 뉴진이라는 법명을 약식으로 받은 것이다. 뉴진(NEW進)은 영어의 ‘뉴(NEW)’와 한자 ‘진(進)’을 결합해 새롭게 나아간다는 의미를 담은 것인데, 뒤에 스님을 붙이니 걸그룹 뉴진스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뉴진스님은 DJ를 하면서 젊은이들과 소통하려 한다.   예를 들어 “월급이 안 올라서 고통, 월요일이 빨리 와서 고통, 이 또한 지나가리, 고통을 이겨내면 극락왕생”이라며 젊은이들과 공감하는 이야기를 다루면서 “불교는 부처를 믿는 종교가 아니다. 깨달음을 얻기 위한 종교”라며 “우리 모두 깨닫는다면 부처님이 될 수 있다”고 메시지를 전하기도 한다.     ‘부처핸섬 (Put your hand up의 변형어)’ 등의 신조어까지 탄생시키면서 다 같이 외치고 춤추며 신나는 공연 속에서 젊은이들은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고 흥겨움을 통해 하나가 되고 있다.     요즘 종교계는 코로나 이후에 인구 감소, 기술발전 등으로 탈종교화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2022년 기준으로 종교인은 37%, 무종교인은 63%로 집계됐다. 20~30대 종교인구 비율은 5명 중 1명도 채 안 된다고 한다.     유발 하라리가 ‘호모 데우스’에서 얘기했듯, 인간이 인공지능(AI)과 생명공학의 힘을 빌려 ‘신 같은 인간’이 되려고 하는 시대이다. 그중에서 기독교인의 감소세가 가장 심한 것으로 나타난다.     특히 한국에서 20~40대 사이에서 지난 10년간 기독교인이 절반가량 감소했다고 한다. 젊은 세대들의 가나안성도화 현상이 뚜렷하다.     기독교의 세습화, 세속화, 삶과의 이분법적 신앙관, 기복주의, 극단적 정치 이념화로 인해서 MZ들이 떠나는 마당에 불교계에서는 MZ세대들과 소통하려 하고 다가가는 모습이 신선하다. 뉴진스님 현상이 일시적인 밈현상일 수도 있지만 MZ들의 고통을 공감하고 희망을 주고자 하는  모습에 젊은세대가 반응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민교회도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었다. 교회 내젊은 층이 사라지고 있다. 이민도 줄고, 유학도 줄고, 한국에서의 인구감소현상은 이곳에서도 볼 수 있다.     ‘라떼는 말이야’식으로 방법과 전략 없이 열심만 강조하는 것만으로는 이민교회의 쇠퇴 현상을 막을 수 없다.   독일 신학자 한스 큉은 ‘미래에는 종교적 영성은 목말라 가지만, 제도적 교회를 향해서는 거부감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고 말한 바 있다.     제도적 교회는 교회 자체의 생존을 위해 에너지를 쓰면 안 된다. 성도 하나하나가 총체적인 복음을 통해서 삶의 의미와 목표를 찾고 선교적 삶을 사는 성도들을 만들 수 있는 구조적인 개혁이 필요하다.         jay@jnbfoodconsulting.com 이종찬 / J&B 푸드 컨설팅 대표종교와 트렌드 종교인구 비율 제도적 교회 고통 월요일

2024-05-20

[아름다운 우리말] 고통과 기쁨

불교에서 깨달음의 길로 ‘사성제(四聖諦)’를 이야기합니다. 고집멸도(苦集滅道)가 바로 그것입니다. 삶에서 고통이 쌓이면 고통을 없애 깨달음의 길로 나아가는 방법을 보이는 가르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요즘 법화경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법화경을 공부하면서 사성제를 다시 접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모든 것이 그러하지만 내 상태에 따라 공부의 깨달음은 달리 다가옵니다. 이번에 사정제를 보면서 여러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성제의 고(苦)는 다시 사고팔고(四苦八苦)로 나뉩니다. 우리의 고통을 네 가지 혹은 여덟 가지로 나누는 것입니다. 네 가지 고통은 생로병사(生老病死)이고 여덟 가지 고통은 여기에 원증회고(怨憎會苦), 애별리고(愛別離苦), 구불득고(求不得苦), 오온성고(五蘊盛苦)를 듭니다. 팔고에 해당하는 네 가지 고통을 보면서 금방 마음에 다가왔습니다. 살면서 우리가 겪는 고통의 모든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중에서 오늘은 원증회고와 애별리고에 대하여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첫 번째 고통인 원증회고는 원망하고 미워하는 사람과 만나는 고통입니다. 생각만 해도 괴로운 일이나 삶의 대부분의 고통은 여기에서 비롯됩니다. 세상에 만나고 싶은 사람만 있다면 하루하루가 천국입니다. 기독교에서 너희 안에 천국이 있다는 말은 바로 여기에 해당할 겁니다. 우리들 사이에 천국은 있습니다. 그런데 나이를 먹고 지위가 올라가고 세상과 넓게 만나다보면 정도는 다를지 모르나 원증회고의 세상입니다. 괴롭기 짝이 없습니다.   애별리고는 애당초 사랑이 있기 때문에 생기는 고통입니다. 사랑하지 않으면 이별의 고통도 없습니다. 반대로 사랑하는 사람이 많으면 이별의 고통은 상존(常存)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늘 함께할 수는 없는 겁니다. 특히 외국에 사는 사람이나 외국에 가족이 있는 사람이라면 애별리고의 고통은 항상 느끼는 일입니다. 또한 애별리고의 가장 큰 고통은 죽음의 이별이니 언젠가는 다가오는 일입니다. 피할 도리가 없습니다.   원증회고와 애별리고의 두 고통을 보면서 저는 회(會)와 별리(別離)를 바꾸면 세상이 완전히 달라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만나는 기쁨과 싫은 사람과 헤어지는 기쁨으로 말입니다. 물론 싫은 이가 적어서 싫은 이와 헤어지는 기쁨마저 적어진다면 더 좋겠지요. 싫은 이를 줄이는 노력, 사랑하는 사람을 늘리는 노력은 중요한 수행입니다.   옛이야기에 소금장수 아들과 우산장수 아들을 둔 엄마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비 오는 날에는 소금장수 아들을 걱정하고, 햇볕 쨍쨍한 날에는 우산장수 아들을 걱정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게 엄마의 마음일 겁니다. 저는 그렇다고 하더라도 비 오는 날에는 우산장수 아들 때문에 웃음이 나고, 맑은 날에 소금장수 아들 덕분에 기분이 좋아지기 바랍니다. 같은 사건이어도 바라보는 방향에 따라 고통을 줄이고 기쁨이 커지는 겁니다.   허나 이렇게 글을 쓰고 있지만 저는 싫은 사람 만나는 일을 날마다 걱정합니다. 또한 저는 사랑하는 이와 헤어짐에 슬퍼하고, 잘된 자식보다 힘든 아이에 온통 마음이 쓰입니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고 하지만 사실 아픈 손가락에 더 신경이 쓰이는 게 부모입니다. 아픈 아이가 있는데 잘된 아이 때문에 기뻐할 수만은 없겠지요.   고통이 많기는 하지만 그게 사람이라는 것을 느낍니다. 고통이 많기 때문에 반대로 기쁨도 많아진다는 생각을 합니다. 고통이 없다면 기쁨이 그렇게 좋지만은 않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아파하고 기뻐하는 인간이라는 게 싫지만은 않습니다. 고통과 기쁨은 인간의 두 모습입니다. 조현용 / 경희대학교 교수아름다운 우리말 고통 기쁨 가지 고통 우산장수 아들 소금장수 아들

2024-02-25

[음식과 약] 두통, 그 흔하고도 대단한 고통

미국의 세 번째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은 두통으로 크게 고생했다. 두통이 자주 생기는 편은 아니었고 10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했다. 하지만 두통이 왔다 하면 그 강도가 매우 심했다. 며칠 동안 두통으로 고생하거나 심지어 여러 주에 걸쳐 두통 때문에 시달리기도 했다. 제퍼슨의 두통이 어떤 종류였는가는 분명치 않다. 일부 전문가는 편두통이었을 거라고 추측하지만 두통이 오래간 점을 들어 긴장성 두통이었을 거라고 추측하는 사람들도 있다. 제퍼슨이 두통 증상에 대해 상세한 기록을 남긴 것은 아니어서 확실한 답을 알기는 어렵다.   그러나 제퍼슨의 시대와 우리 시대가 다른 점은 두통에 대한 사람들의 동정심의 정도이다. 200년 전만 해도 두통이라고 하면 그리 심각하진 않지만 통증 면에서는 정말 괴롭다고 여기고 아픔에 공감하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요즘에는 그렇지 않다. 머리가 아프다고 하면 가벼운 문제로 생각하거나 심지어 꾀병이 아닌지 의심하기도 한다. 약을 먹으면 쉽게 낫는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두통이 매우 흔한 질환이라는 사실이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일 수도 있다. 전체 인구의 90% 이상은 살아가면서 때때로 두통을 겪는다. 반면에 평생 두통을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도 있다. 2021년 덴마크 연구에 따르면 평생 두통을 경험한 적 없다는 사람이 4%에 이른다. 이들은 어떻게 두통이 없는 삶을 살 수 있는 걸까. 정확한 이유는 아직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두통이 없는 사람이라고 하여 통증에 둔감한 것은 아니다. 연구진은 18~70세인 99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실험했다. 이 중 47명은 두통 경험한 적 없는 남성, 나머지 52명은 두통을 경험한 적이 있는 남성이었다. 연구진은 이들이 통증에 얼마나 민감한지 보려고 얼음물에 손 담그고 통증을 얼마나 느끼는지 조사했다. 실험 결과, 통증을 느끼는 정도는 두통 없는 사람이나 두통 유경험자나 비슷했다. 두통이 통증에 더 예민해서 생기는 게 아니라는 이야기다.   모든 두통이 진통제로 완화되는 것도 아니다.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심한 불편감과 통증을 유발하거나 만성적으로 이어져 괴로움을 주는 두통도 있다. 사람에 따라 이전에 경험한 적이 없는 심한 두통, 시각장애나 심한 피로감을 동반하는 두통을 경험하기도 한다.   이럴 때는 병·의원을 방문하여 상담을 받아보는 게 좋다. 한 달에 보름 이상 두통약을 먹는 것도 피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두통약 과복용으로 인한 두통으로 고생할 수 있다. 약을 너무 자주 써서 오히려 두통이 더 자주 생기는 것이다. 약으로 매번 통증을 가라앉히다 보니 통증에 더 민감해지고 약을 안 쓰는 날 두통이 생길 가능성이 커진다는 게 과학자들의 추측이다. 두통이라고 너무 가볍게 여기거나 무턱대고 약을 먹는 건 피해야 한다.     정재훈 / 약사·푸드라이터음식과 약 두통 고통 두통 유경험자 두통약 과복용 두통 시각장애

2023-08-31

[발언대] 오펜하이머의 심적 고통과 핵무장론

‘오펜하이머’ 영화를 관람했다. 영화는 세계 최초로 핵무기를 개발한 물리학자 오펜하이머의 생애와 핵무기 사용 후 그가 겪는 심적인 고통, 그리고 매카시즘의 광풍으로 인해 공산주의자로 낙인 찍히며 곤경에 처하는 모습을 3시간 동안 깊이있게 다루었다. 부유한 독일계 유대인 집안에서 성장한 그는 1922년 하버드대에서 학사과정을 3년 만에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한 후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원에 진학했다. 그러나 재학 중 그 극심한 신경쇠약과 우울증에 걸려 학업을 중단했다. 1926년 그는 독일 괴팅겐 대학교로 옮김 후 양자역학을 공부해 9개월 만에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독일이 먼저 원자폭탄을 개발할지 모른다는 우려 속에 미국 정부는 1942년 맨해튼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때 오펜하이머는 맨해튼 계획에 열성적으로 참여해서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그러나 오펜하이머는 자신이 개발한 원자폭탄으로 인해 수십만 명의 사람이 사망한 것에 대해 죄책감에 시달리게 되었고, 훗날 자신의 평화주의 신념에 따라 엄청난 살상력을 지닌 수소폭탄 제조는 강력히 반대했다.     이로 인해 미국 정부는 오펜하이머를 매장하기 시작했다. 그는 생전에 공산당에 가입하지 않았지만 그의 절친한 친구가 미국 공산당의 당원이었고, 그의 첫사랑인 진 태트록도 공산주의에 공감하는 인물이었다. 그런 관계로 그는 여러 해 동안 공산주의 관련 단체들의 모임에 참석하며 기부를 했다. 소련이 1949년 원자폭탄 개발에 성공한 후 수소폭탄 개발에도 성공하자, 오펜하이머는 공산주의자 및 소련의 스파이로 몰려 모든 공직에서 쫓겨났다. 그는 힌두교의 바가바드 기타를 인용하며 “나는 이제 죽음이요, 세상의 파괴자가 되었도다”라며 한탄했다.     그 당시, 아인슈타인 박사는 인류공존의 문제에 대해 루스벨트 대통령에게 보낸 서신에서 “국가를 무장시킴으로써 안보를 이룩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은 현재의 군사기술 상태로 볼 때 비참한 결과를 초래시키는 환상일 뿐”이라고 언급했다. 그리고 “이같은 환상은 미국이 최초로 원자폭탄 제조에 성공했다는 사실 때문에 조장되어온 것이며, 이러한 개발의 무시무시한 특성은 그 개발이 분명히 자제할 수 없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있다”는 자신의 신념을 피력했다.     그러면서 아인슈타인 박사는 국가들의 평화스러운 공존을 위해 첫 번째, 상호간의 두려움과 불신을 제거하기 위해 대량 파괴 수단을 포기할 것, 두 번째, 초국가적인 사법 및 행정기구를 설립하여 각국 안보에 관한 당면 문제들을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할 것, 세 번째, 모든 형태의 평화적인 협력은 우선 상호 간의 신뢰에 바탕을 둘 것을 대통령에게 제안했다.     한반도에는 북한의 계속된 도발로 인해 여전히 핵무기가 공포스러운 현실로 남아 있다. 더군다나 정치권의 일부 인사들은 보수적 여론을 결집하기 위한 목적으로 ‘독자적 핵무장론’까지 제기하며 핵무장 방법을 찾겠다고 한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우리가 독자적 핵기술을 개발하려면 북한처럼 핵확산방지조약(NPT)부터 탈퇴해야 한다. 그러려면 미국과 등질 각오도 해야 한다. 그리고 중국도 한국의 핵무장을 인정하지 않을 뿐 아니라 즉각적인 무역보복에 나설 것이다.     그렇다. 핵무장론은 한반도를 넘어서는 매우 복잡한 국제정치적 사안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오펜하이머 박사가 겪었던 크나큰 심적 고통과 아인슈타인 박사가 루스벨트 대통령에게 보낸 ‘평화스러운 공존을 위한 제안’에 대해 깊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손국락 / 보잉사 시스템공학 박사·라번대학 겸임교수발언대 오펜하이머 핵무장론 물리학자 오펜하이머 이때 오펜하이머 심적인 고통

2023-08-27

[영선한의원] 말 못 할 고통, 치질 "여름이 더 괴롭다"

여름은 치질 환자에게는 고역이다. 고온다습한 환경 탓이다. 날씨가 덥고 습도가 높으면 항문 혈관이 확장되고 항문 부위 모세혈관의 혈액 순환도 떨어진다. 이로 인해 치질이 악화되기 쉽다.     치핵 치열 치루 등 항문에 생기는 질환을 통칭하는 치질은 한국인에게 흔한 질환이다. 그러나 예민한 부위에 발생하는 만큼 다른 질환과 달리 곧바로 병원에 가는 것을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     치질로 인한 말 못 할 고민과 통증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3대째 전해 내려오는 한방 비법으로 맞춤 치료하는 '영선한의원'에 주목하자.     영선한의원 이선례 원장은 각종 만성질환과 통증을 치료하는 한의사로 유명하며 특히 치질에 뚜렷한 치료법을 제시해 환자들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고 있다. "한의학적 관점에서 치질은 혈관종으로 어혈 덩어리가 뭉쳐 혹(치핵)이 된 것이다. 외과적인 치질 수술은 원인을 찾아 치료하지 않고 눈에 보이는 치핵을 제거하는데 그쳐 재발될 수 있다. 뿌리를 제거하지 않으면 나무를 잘라도 다시 자라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이 원장은 지적했다.   또한 "치질 환자의 80% 정도가 항문소양증을 앓게 된다. 치질 연고제는 대개 스테로이드 진통제 윤활제 등이 주성분인데 이를 장기 사용하면 항문 피부가 얇아지고 피부염 가려움증 등이 생기는 부작용 우려가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악화되기 때문에 한방 치료를 통해 원인을 바로잡고 속부터 치료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영선한의원에서는 일단 침만으로 호전 현상을 바로 경험할 수 있으며 침과 약을 꾸준히 병행해 치료할 수 있다. 수술에 비해 통증 후유증이나 부작용이 없으며 비용도 저렴한 편이다. 그 외 탈모와 변실금 갑상선 전립선 비대증 알러지 다이어트도 전문적으로 치료한다.  영선한의원 고통 치질 고통 치질 치질 환자 외과적인 치질

2023-07-25

[비즈 게시판] 윤동준 척추신경병원 "환자 고통서 해방 큰 보람"

가든그로브의 윤동준 척추신경병원은 올해로 32년째 척추 디스크, 협착증 환자들을 전문적으로 치료해왔다.   서울대학교와 UC어바인을 거쳐 가주 척추신경 보드 전문의, 미 척추신경협회 정회원으로 활동하는 윤동준(사진) 원장은 특히 디스크 관련 분야에서 최고 권위의 의료인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윤동준 척추신경 병원은 목과 허리 디스크 증상이 동반하는 어깨 통증, 날개뼈 상단 통증, 팔 저림, 손가락 마비 증상, 다리와 엉치 부위의 저린 느낌과 당기는 증상, 발가락까지 이르는 마비 증상 등 고통이 수반되는 여러 통증, 고통을 겪는 환자들에게 정확한 진단을 내린다.   또 첨단 치료기기들을 사용해 각 환자들의 상황에 맞게 성공적으로 치료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 원장은 “디스크로 인한 여러 질환과 그에 동반하는 통증은 환자의 나이와 건강 상태 등에 따라 그 증세가 워낙 다양하다. 보다 성공적인 치료를 위해선 풍부한 진료 경험, 의학 상식과 실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동준 척추신경병원은 20년 넘게 고가의 디스크 특수 감압치료기(DRX 9000)로 무통 치료를 해왔다.   윤 원장은 “마지막 선택인 수술을 하기 전, 무통 치료를 받은 환자 중 80% 이상에서 증상이 많이 호전됐다. 환자가 고통에서 해방되는 것을 보며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DRX 9000은 반드시 제작 회사에서 고도의 교육을 이수하고 충분한 지식과 경험을 지닌 전문의가 다뤄야 최상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 원장은 기기를 다루는 교육을 제대로 받지 않은 채 환자들을 치료해 제대로 효과를 보지 못하는 사례들이 있다며,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환자들이 좋은 결과에 감사하며, 입소문을 내주는 경우가 많다”며 “디스크, 퇴행성 질환으로 고생하고 있다면 꼭 상담을 받아보라”고 권고했다.   ▶주소: 12620 Brookhurst St, #5, Garden Grove   ▶문의: (714)539-1717환자 고통 환자 고통 통증 고통 윤동준 척추신경병원

2023-05-25

[수필] 시간을 낭비한 죄

무심한 세월은 빠르게 흘러 임인년 흑 호랑이 해에서 계묘년 검은 토끼 해로 넘어왔다. 가슴 벅찬 황금 빛으로 물든 새해를 맞은 감흥보다는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는 심리적 부담과 압박감이 더 컸다. 특별히 한 것도 없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1년이 휙 지나가 버리니 믿기지 않는다. 그렇게 새해가 왔나 보다 했더니 또 어느새 봄이 왔다. 속절없는 시간이 야속하게 느껴진다.  지난 해는 건강이 안 좋아 병원에 학교 다니듯 들락거리며 살았다. 돌이켜 보니 건강 관리를 잘못하여 시간을 허비하며 산 것 같아 가슴 속이 허전하다.     학창시절 책상 머리맡에 하버드 대학교 도서관에 붙어 있다는 ‘지금 잠을 자면 꿈을 꾸지만 지금 공부하면 꿈을 이룬다’ , ‘공부할 때의 고통은 잠깐이지만 못 배운 고통은 평생이다’ 라는 명언과 함께 ‘시간은 금이다’라는 글귀를 붙여 놓고서 나를 다그쳤다. 때를 놓치지 말고 주어진 인생을 헛되이 살지 말라는 경고를 하루에도 몇 번씩 쳐다보며 열심히 산다고 살아왔다.  하지만 시간을 낭비하고 산 건지, 아니면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는지 성공은커녕 오히려 남들보다 뒤쳐진 느낌이다.     얼마 전 소셜네트워크(SNS)에 오나시스의 후회라는 것이 떠돌았다.  그가 돈은 많이 벌어 그리스의 선박 왕이 되었지만 당대 최고의 소프라노 가수 마리아 칼라스, 미국의 대통령 부인이었던  재클린 케네디와 결혼했다 재산을 다 탕진하고 나서 “나는 인생을 헛되이 살았다. 하나님께서 주신 축복을 쓰레기로 던지고 간다” 고 후회하며 죽었다고 한다.  그녀들이 사회적 명성은 높았지만 한 남자를 행복하게 해주는 데는 미흡했던 것이다.  오나시스는 그릇된 여성관으로 인생을 낭비한 것이다.     ‘인생을 낭비한 죄’라면 살인 누명을 쓰고 감옥에 들어간 ‘빠삐용’을 말 안 할 수가 없다. 어느 날 그는 꿈에서 사막 한가운데로 걸어 가고 있었다.  저 멀리 맞은 편에 재판관과 배심원이 앉아 있었다. 그는 평소처럼 결백을 주장하며 살인하지 않았다고 울부짖는다. 재판관은 말한다. “그래, 그건 맞다. 너는 살인죄로 기소된 게 아니다.  네가 저지른 죄는 인간이 지을 수 있는 최악의 죄다.  그것은 인생을 낭비한 죄다” 라며 유죄를 선고한다.     그토록 무죄임을 항변하던 빠삐용은 힘없이 자기 죄를 시인한다. 결국 빠삐용은 거듭되는 실패에도 자유를 찾아 죽음의 섬에서 탈출에 성공한다. 감옥에서 생을 마감할 생각으로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더 편안할 수도 있겠지만 인생을 더 이상 낭비하지 않기 위해서가 아닐까?   이 영화를 보고나서 드는 생각은 ‘과연 나는 내 인생을 낭비하지 않고 살았는가’ 라는 거였다. 나는 그 점에 대해서 지금 깊이 반성하고 있다. 그렇지 못한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만약 내가 빠삐용의 자리에 있었더라도 나 역시 재판관과 배심원들의 만장 일치로 유죄가 될 것이 확실하다. 지난 여름 병석에 누어 지내는 동안 내가 낭비했다고 생각했던 시간들에 대해서 생각해 봤다     많은 것들 중에 세가지만 압축해서 적어 보지면 첫번째는 건강관리를 잘 못했다. 나는 몸을 움직이는 것을 무척 싫어해서 한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기를 좋아한다. 학교 때는 방학 30일 동안 꼼짝 안하고 집에서만, 그것도 방에서만 지내기 일 수였다.  젊어서야 기초 체력이 있으니까 그래도 건강을 유지할 수 있었지만 나이 들어서는 운동이 필수다.  체력단련에 게을렀던 탓에 몸이 약해졌다.     두 번째로는 성격이 소심해서 지나간 일에, 또 앞으로 닥칠 일 때문에 너무 걱정이 많았다. 뿐만 아니라 사소한 것들에 짓눌려 많은 시간을 허송세월했다. 예를 들면 아는 시험 문제를 실수로 틀리면 몇 날 며칠을 속이 상해서 끙끙 앓거나, 항상 주변 사람의 시선에 내가 어떻게 비칠 것인지 걱정하면서 전전긍긍했다.      세번째는 다른 사람에게 관심이 없었다. 나쁘게 말하자면 이기적이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남을 위해 무엇을 한 적이 있었던 가?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도와서 앞장서서 발벗고 나서지는 않더라도 최소한의 힘이라도 보태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그런 것들이 모두 내가 인생을 낭비한 것들이었다.     비록 내가 의도적으로 시간을 낭비하지는 않았지만 “인생을 낭비한 죄는 인간이 지을 수 있는 최악의 죄다”라는 영화 속 재판관의 말이 비수처럼 가슴을 찌른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더니 그나마 병석에서 내가 인생에서 무엇을 낭비했는지 절실히 깨닫고 반성을 했다. 그러고 보면 아파서 누어 있는 시간도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아주 버린 시간은 아닌 것 같아 조금은 위로가 됐다.     최근 튀르키예와 시리아 국경 지대에 강진이 발생했다. 수만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국제 사회가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다. 인명과 재산 피해가 날로 급증한다는 안타까운 소식에 가슴이 메인다.  어떻게 그들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을 까?  가족과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의 울부짖는 현장 사진을 매스컴에서 보며 마음만 괴롭다. 강진이 발생하기 바로 전에 수백 마리의 새 떼가 울며 날아다니는 모습이 관측됐다고 한다. 새의 발에는 예민한 진동 감지 기관이 있어 지진을 미리 감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을 새 만도 못하게 만들어 놓으신 하나님을 공연히 원망해 본다.     뭔가 거창하게 큰 일을 행하지 못하더라도 누군가를 위해서 사랑을 베푸는 것, 작은 선함이라도 실행하면 시간을 낭비하는 것도, 헛되이 사는 것도 아닐 터인데 그게 참 어렵다. 어찌해야 좋을 지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누가 알려주면 좋겠다.   “만약 내가 한 사람의 가슴앓이를 멈추게 할 수 있다면, 나 헛되이 사는 것은 아니리. 만약 내가 누군가의 아픔을 쓰다듬어 줄 수 있다면, 혹은 고통 하나를 가라앉힐 수 있다면, 혹은 기진맥진한 한 마리 울새를 둥지로 되돌아가게 할 수 있다면, 나 헛되이 사는 것은 아니리.”  (에밀리 딕킨슨)       인생을 낭비한 죄로 자책하며 살지 않기 위한 나의 결단은 무엇인가?  새해 새 봄의 내 최대 화두가 되고 있다. 배광자 / 수필가수필 시간 낭비 하버드 대학교 고통 하나 재산 피해

2023-03-09

[우리말 바루기] 나누기와 가르기

“선생님은 학생들을 청군과 백군으로 나누었다(갈랐다)” “여자와 남자로 편을 갈라(나눠) 시합했다”에서와 같이 ‘나누다’와 ‘가르다’는 서로 바꾸어 써도 무방한 경우가 있다.   ‘나누다’가 ‘하나를 둘 이상으로 가르다’ ‘여러 가지가 섞인 것을 구분해 분류하다’ 등의 의미로 쓰일 땐 ‘가르다’로 바꿔 쓸 수 있다. ‘가르다’에도 ‘쪼개거나 나누어 따로따로 되게 하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누다’가 “이웃끼리 인사 나누고 지냅시다”에서와 같이 ‘말이나 이야기, 인사 등을 주고받다’, “고통은 주위 사람과 나누면 작아지고, 즐거움은 나누면 커진다고 한다”에서처럼 ‘즐거움이나 고통, 고생 등을 함께하다’는 의미로 쓰일 때는 ‘가르다’와 바꿔 쓸 수 없다. “형제란 한 부모의 피를 나눈 사람들이다”에서와 같이 ‘같은 핏줄을 타고나다’를 뜻할 때도 마찬가지다.   ‘가르다’ 역시 “화살이 과녁을 향해 바람을 가르고 날아갔다”에서처럼 ‘물체가 공기나 물을 양옆으로 열며 움직이다’, “결투로 잘잘못을 가르던 때도 있었다”에서와 같이 ‘옳고 그름을 따져서 구분하다’는 의미로 쓰일 경우 ‘나누다’로 바꿔 쓰면 어색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경기 시작 무렵에 터진 골이 이날의 승부를 갈랐다”에서처럼 ‘승부나 등수 등을 서로 겨루어 정하다’는 뜻일 때도 그렇다.우리말 바루기 이야기 인사 고통 고생 결투로 잘잘못

2023-01-26

식당 가스비 2배 폭탄, 한인 업주들 ‘신음’

불경기에다 늘어난 식자재 및 인건비 부담으로 고전 중인 한인 식당들이 두배나 급증한 유틸리티 비용의 직격탄에 신음하고 있다. 대폭 늘어난 것은 가스 사용료다. 업소마다 차이는 있지만 100% 이상 올랐다는 게 업계가 전하는 말이다.   한인 식당 업계는 “가뜩이나 경기가 하강하면서 고객의 발길이 크게 줄었는데 가스 사용료가 월 수천불씩 올라서 문을 닫아야 할 판”이라고 입을 모았다.     설렁탕 전문점 해마루의 황경원 사장은 “2월 가스 사용료가 8000달러나 나왔다”며 “지난달 3000달러와 비교해 약 2.5배나 증가했다. 전기 사용료와 합산하면 1만4000달러에 달해서 렌트비를 웃돌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가스비 증가 원인을 찾기 위해 배관공을 불러 가마솥을 점검했지만 아무 이상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계란과 배추, 파, 무 등 야채 가격도 폭등해 렌트비와 유틸리티 비용을 제외한 영업 비용이 1000달러 이상 올랐다. 급증한 비용을 메우려면 월 2000그릇은 더 팔아야 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죽향의 김혜란 사장은 “가스비 포함해 모든 비용이 대폭 올랐다. 가스비만 2배 이상 뛰었지만, 음식 가격을 올릴 수 없어서 반찬 수를 줄이는 등 비용 절감으로 겨우 버티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7가 코리안 바비큐의 김명아 대표 역시 “매장을 오픈한 후 바로 팬데믹이 터져 막대한 영업 손실을 봤는데 나아지려나 했더니 식자재와 에너지 비용이 급상승해서 부담이 계속되고 있다”고 한탄했다. 그는 또 “가스 요금 인상을 예상해 직원들과 함께 요령껏 절약해서 음식 가격의 30% 인상으로 선방했지만, 수익률은 계속해서 악화하는 추세”라고 울상을 지었다.       또 다른 식당 업주는 “식당에서 음식을 조리하는 엄청난 양의 가스를 쓰는데 비용 때문에 사용에 제약이 생기면 영업을 하지 말라는 것과 같은 의미”라고 강조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한인 식당 업주들은 가스값 폭등에 따른 비용 증가분을 음식 가격에 반영하지 못한 채 눈치만 보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유는 지속한 인플레이션으로 음식 가격을 이미 인상한 데다 불경기로 고객 발길이 줄면서 음식값을 더 올렸다가 손님 발길이 아예 뚝 끊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더욱이, 유틸리티 비용 폭탄을 해결할 방법도 묘안도 딱히 없다는 게 더 큰 문제다.   남가주한인외식업연합회의 김용호 회장은 “가스 요금이 보통 월 1000달러 정도였던 한인 식당의 경우 2000달러로 100% 급증한 상태”라며 “갑자기 인상된 가스 청구서를 받고 깜짝 놀란 회원사들은 원인도 모른 채 정부의 대책만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남가주가스컴퍼니(SCGC)는 “서부 지역 천연가스 가격이 12월 이후 전례없이 급등했다”며 “1월에 충격적인 요금이 청구될 수 있으니 이해해 달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예고했던 것보다 실제 고지서에 찍힌 요금이 더 많이 올랐고, 비용 상승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알 수 없다는 것 또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양재영 기자 yang.jaeyoung@koreadaily.com가스 요금 가스 요금 가스 청구서 급상승해 고통

2023-01-25

뉴욕 일원 인플레이션 충격 다른 곳 비해 덜하다

유례 없는 인플레이션으로 미국 경제와 미국인들의 가계 상황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그나마 뉴욕 메트로폴리탄 지역(뉴욕 일원) 주민들은 물가가 뛰는 속도 면에서는 그나마 덜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 노동통계국(U.S. Bureau of Labor Statistics)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1월 물가상승률 평가의 기준이 되는 소비자물가지수(Consumer Price Index) 조사에서 뉴욕 일원은 연율 기준으로 5.9%로 집계됐다. 이는 미국 전체의 물가상승률이 7.1%를 기록했다는 것과 비교할 때 의미 있는 수치로 낮은 것이다.     여기서 뉴욕 일원은 뉴욕시·롱아일랜드·웨스트체스터카운티·중북부 뉴저지 12개 카운티 등을 포함하는 지역으로 거주 주민수는 약 3000만 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그러나 이 지역의 물가상승률이 다른 지역보다 낮은 것은 지난 11월 뿐만이 아니다. 연방노동통계국이 지난 6월에 발표한 자료에서도 미국 전체의 물가상승률은 연율 기준으로 9%를 기록했지만, 뉴욕 일원은 상당 수준 낮은 7.6%에 머물렀다.   이러한 차이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으나 ▶팬데믹 발생 초기 폭발적으로 올랐던 부동산 가격의 점진적인 안정세 ▶뉴욕 일원의 견실한 유통망(인구가 많은 주요 지역이기에 생산·유통 기업들이 우선 공급) ▶MTA와 뉴저지트랜짓 등 공공교통 시스템 발달로 휘발유 등 에너지 부담이 낮은 것 등이 주요 원인으로 제시됐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뉴욕 일원의 물가상승률이 다른 지역에 비해 낮다고 해서 주민들의 생활이 여유롭지는 않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의 각 주별 생활비 순위에서 뉴욕·뉴저지주는 하와이주·캘리포니아주·워싱턴DC·커네티컷주에 이어 50개주 가운데 최상위권에 올라 있기 때문이다. 물가상승률이 다소 낮기는 하지만 주민들이 지출해야하는 기본적인 생활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고통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뉴욕 일원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높은 생활비와 인플레이션을 가장 깊이 체감하는 품목은 식료품으로, 최근 이 지역의 식료품 가격은 1년 전에 비해 5.5%가 올라 전국 평균인 4.6%보다 물가상승률이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박종원 기자 park.jongwon@koreadailyny.com인플레이션 뉴욕 뉴욕 일원 인플레이션 고통 뉴욕 메트로폴리탄

2022-12-15

고물가·고금리 고통 끝나나

정말 고물가·고금리 시대가 정점을 찍었을까. 물가 오름세가 둔화하고 있다는 지표가 속속 발표되는 가운데, 한인들은 실생활에서 느끼는 물가는 여전히 높다고 입을 모은다. 높은 물가 때문에 연말이면 후해지던 인심도 사라지는 분위기다.   1일 상무부는 10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전년동월대비 6.0% 올라 9월 상승률(6.2%)보다 낮아졌다고 발표했다.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년동월대비 5.0% 올라 역시 9월 상승률(5.2%)보다 소폭 내려갔다. 물가 상승세가 드디어 잡히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민간고용 일자리 증가폭이 확 줄어드는 등 노동시장 열기도 식기 시작한 것으로 보여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났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성명을 내고 “물가가 잡히는 초기 신호를 보고 있다”며 환영했다.   연방준비제도(Fed)는 금리인상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전날 “(물가) 상황이 일부 나아지고 있다”며 이달 금리인상 폭을 0.75%포인트가 아닌, 0.5%포인트로 좁힐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한인들이 체감하는 생활 물가는 여전히 높아 물가 안정을 체감하기까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외식 횟수를 급격히 줄였다는 박진하(34)씨는 “한 번 오른 렌트나 음식값, 한식재료값은 여전하다”며 다시 떨어지긴 쉽지 않다고 우려했다. 연말엔 주로 팁을 후하게 줬던 김연지(41)씨는 최근에는 계산할 때마다 한참 고민한다. 그는 “번화가가 아닌 동네 식당에서도 결제 포스기에 25·22·20%로 팁이 설정돼 있어 실수할 뻔 했다”며 “커스텀으로 겨우 18% 팁을 내긴 했지만, 이제는 메뉴 가격이 올라 팁을 적당히 줘도 비싸다”고 말했다.     실제로 마켓워치가 팝메뉴를 인용해 보도한 데 따르면, 20% 이상 팁을 주는 소비자는 43%로 작년(56%)보다 13%포인트 줄었다.     아파트 수퍼나 청소직원, 베이비시터 등에게 연말 기프트카드 선물을 해 왔던 한인 한 모(43)씨도 올해는 선물 수를 줄일 계획이다. 그는 “기프트카드 금액을 높이고, 중요한 사람에게만 선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은별 기자 kim.eb@koreadailyny.com끝나나 고금리 고금리 고통 고금리 시대 물가 오름세

2022-12-01

[포커스] 한인타운 렌트비 급등…세입자들 고통

#LA한인타운 아파트에서 1년간 살았던 박 모씨는 3월부터 렌트비를 450달러나 올린다는 통지를 받았다.     렌트 컨트롤법(RSO)에 적용되는 아파트라 연간 3% 인상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는 그는 매니저에게 이런 사실을 항의했더니 현재 내는 렌트비는 할인된 것이었다며 원래 가격으로 환원한 것이지 올린 게 아니다라는 답변을 들었다. 그는 LA시에 문의했지만 할인된 가격에서 원래 가격으로 돌리는 건 법을 어긴 것이 아니라고 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임시로 내렸던 렌트비를 건물주들이 다시 제 값을 받기 시작하면서 이를 몰랐던 세입자들이 급격하게 오른 렌트비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으로 LA를 포함한 대도시 세입자들이 도시 외곽으로 이주하거나 정착하는 세입자가 많아지면서 이들 대도시 아파트의 공실률도 높아졌다. 이 때문에 일부 건물주는 아파트 유닛이 비어있는 것보다는 렌트비를 일시 디스카운트해서라도 세입자를 유치했다.     부동산 업체 질로는 2021년 초까지 렌트비가 할인된 아파트의 비중이 전체의 40%나 됐다고 설명했다.   제프 터커 질로 시니어 이코노미스트는 “2020년 겨울까지 빈 유닛을 채우기가 힘들어서 건물주는 렌트비 1, 2개월 무료 등으로 세입자 유치에 나섰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빈 방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상황이 역전돼 LA지역 렌트비가 다시 가파르게 오르면서 세입자와 건물주 간에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문제는 LA지역 렌트비가 급등하면서 작년 아파트에 새로 입주했던 세입자가 비슷한 가격대의 다른 아파트를 찾기 힘들어졌다는 점이다. 현재 사는 아파트보다 주거 환경이 낙후된 곳이어야 겨우 가격에 맞출 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   렌트 시장 상황이 이러니 렌트비를 원래대로 돌려도 일부 세입자는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부담을 감당하거나 다른 살 곳을 찾고 집을 비워줘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현재 시와 카운티 등이 코로나19 지원책으로 통과 시킨 법으로는 이 독특한 상황에 부닥친 세입자가 구제받을 길이 없어서 부당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한 세입자 권익 옹호 단체 관계자는 “건물주가 렌트비를 일시 할인했다가 이를 원래 가격으로 환원하는 게 불법은 아니지만 일부 건물주는 이런 법의 허점을 악용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입주 전에 ‘현재 렌트비는 정상가에서 할인된 가격이며 12개월만 적용된다’는 등으로 자세하게 이와 같은 사실을 세입자에게 고지했는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아파트 소유주 권익 옹호 단체인 LA아파트협회 측은 “팬데믹 기간 동안 LA시가 코로나19에 영향을 받지 않은 세입자의 렌트비도 동결하고 퇴거도 금지하면서 건물주도 구석으로 내몰렸다”며 “모든 것에는 의도치 않은 결과가 있다”고 말했다.   세입자 권익 옹호 단체 관계자들은 “항상 렌트 계약서에 서명하기 전에 내용을 꼼꼼히 체크하는 게 이런 상황에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진성철 기자포커스 한인타운 렌트비 한인타운 렌트비 la지역 렌트비 세입자들 고통

2022-02-21

[열린 광장] “그만해… 그만하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교제하는 목사가 있다. 교제라기보다는 온라인에 올라오는 그의 글을 읽으면서 공감을 표시하는 정도다. 구름도 쉬고 바람도 자고 간다는 추풍령 자락에 있는 교회에서 목회하면서 담백하게 써 내려가는 그의 글을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일주일에 두세 번씩 올라오던 그의 글이 얼마 전부터 멈췄다. 몇 주가 지난 후에 다시 써나가는 그의 글이 조금 이상했다. ‘병원, 고통, 투병, 간호, 상처’ 이런 우울한 단어가 그동안의 빈자리를 채워나갔다. 그렇게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후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기 시작했다.     그가 사역하는 교회에서 50m 정도 떨어져 이웃하는 집에서 개를 기르고 있었는데 곰사냥과 투견의 혈통을 이어받은 맹견이라고 했다. 얼마 전, 그의 아내가 홀로 산책을 나갔다가 그 맹견에게 공격을 당해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돌아왔다고 했다. 그의 글이 멈춘 것도 그때였다.     주인들이 멀리 일을 보러 나간 사이 어찌 된 일인지 맹견을 가둔 철장 문이 열렸고, 산책하러 나갔던 그의 아내를 덮쳤다고 했다. 육중한 몸으로 달려든 맹견을 이겨내기에 그의 아내는 너무도 연약했다. 맹견의 공격을 받은 그의 아내는 살려달라고 소리쳤지만 인적 없는 산골에서 가련한 여인의 부르짖는 소리는 허망한 울림으로 사그라들 뿐이었다.     저항하고 때려도 봤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오히려 날카로운 이빨로 팔뚝이 으스러지도록 물어뜯고 있는 맹견의 화만 돋울 뿐이었다.     끔찍한 고통 속에서 ‘아 이렇게 죽는구나’하는 생각과 함께 모든 것을 포기하려고 할 때 문득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고 한다. 그녀는 자신의 왼팔을 물고 흔드는 맹견의 머리를 오른손으로 부드럽게 쓰다듬으면서 자상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만해… 그만하자….”   그러자 맹견의 눈빛이 부드러워지면서 언제 그랬냐는 듯 이빨을 풀고 집으로 돌아가더란다. 그렇게 맹견에게서 풀려난 그녀는 부랴부랴 남편에게 연락했고, 소식을 듣고 달려온 남편은 아내를 데리고 병원으로 달렸다. 동네 병원에서 치료할 수 없다는 말에 대학병원으로 가서 응급 처치와 수술을 받고 겨우 고비를 넘겼다고 했다.     고비는 넘겼지만 갈 길은 여전히 멀다고 했다. 철심을 박고 이식해 놓은 뼈가 잘 붙어야 하고, 큰 상처들은 성형해야 한다고 했다. 재활 치료도 해야 하고, 심리적 트라우마도 극복해야 할 과제라고 했다.     ‘그만해… 그만하자…’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서 그녀가 했다던 이 말이 마음속에 남아 떠날 줄을 모른다.     코로나19라는 맹견에게 물린 세상은 바이러스를 물리치기 위해서 큰 노력을 기울였다. 마스크 쓰기와 거리 두기, 자가 격리는 기본이고, 백신도 여러 차례 맞으면서  어떻게든 코로나바이러스에서 벗어나려고 몸부림을 쳤다.     그런데 맹견처럼 날카로운 이빨로 아귀차게 물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는 웬만해선 이빨을 풀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도무지 벗어날 것 같지 않은 코로나바이러스의 위기 속에서 개에 물린 한 시골 목회자의 아내가 했다던 그 말을 되새겨본다. ‘그만해… 그만하자…’ 누가 알겠는가? 코로나바이러스가 이빨을 풀고 슬그머니 자취를 감출지 말이다. 새해에는 제발 그런 세상이 오기를 기대한다.   이창민 / 목사·LA연합감리교회열린 광장 병원 고통 동네 병원 시골 목회자

2021-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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