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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한인타운 렌트비 급등…세입자들 고통

렌트비 속속 정상화
렌트 컨트롤과 무관
부담 늘어 이주 고려도

할인된 렌트비로 입주자를 구한 뒤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렌트비를 원상복구 시키는 건물주가 늘면서 세입자들과의 분쟁이 잦아지고 있다. 사진은 한인타운 내에 있는 한 아파트로 기사 내용과 무관하다. [중앙 포토]

할인된 렌트비로 입주자를 구한 뒤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렌트비를 원상복구 시키는 건물주가 늘면서 세입자들과의 분쟁이 잦아지고 있다. 사진은 한인타운 내에 있는 한 아파트로 기사 내용과 무관하다. [중앙 포토]

#LA한인타운 아파트에서 1년간 살았던 박 모씨는 3월부터 렌트비를 450달러나 올린다는 통지를 받았다.  
 
렌트 컨트롤법(RSO)에 적용되는 아파트라 연간 3% 인상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는 그는 매니저에게 이런 사실을 항의했더니 현재 내는 렌트비는 할인된 것이었다며 원래 가격으로 환원한 것이지 올린 게 아니다라는 답변을 들었다. 그는 LA시에 문의했지만 할인된 가격에서 원래 가격으로 돌리는 건 법을 어긴 것이 아니라고 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임시로 내렸던 렌트비를 건물주들이 다시 제 값을 받기 시작하면서 이를 몰랐던 세입자들이 급격하게 오른 렌트비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으로 LA를 포함한 대도시 세입자들이 도시 외곽으로 이주하거나 정착하는 세입자가 많아지면서 이들 대도시 아파트의 공실률도 높아졌다. 이 때문에 일부 건물주는 아파트 유닛이 비어있는 것보다는 렌트비를 일시 디스카운트해서라도 세입자를 유치했다.  
 
부동산 업체 질로는 2021년 초까지 렌트비가 할인된 아파트의 비중이 전체의 40%나 됐다고 설명했다.
 
제프 터커 질로 시니어 이코노미스트는 “2020년 겨울까지 빈 유닛을 채우기가 힘들어서 건물주는 렌트비 1, 2개월 무료 등으로 세입자 유치에 나섰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빈 방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상황이 역전돼 LA지역 렌트비가 다시 가파르게 오르면서 세입자와 건물주 간에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문제는 LA지역 렌트비가 급등하면서 작년 아파트에 새로 입주했던 세입자가 비슷한 가격대의 다른 아파트를 찾기 힘들어졌다는 점이다. 현재 사는 아파트보다 주거 환경이 낙후된 곳이어야 겨우 가격에 맞출 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
 
렌트 시장 상황이 이러니 렌트비를 원래대로 돌려도 일부 세입자는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부담을 감당하거나 다른 살 곳을 찾고 집을 비워줘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현재 시와 카운티 등이 코로나19 지원책으로 통과 시킨 법으로는 이 독특한 상황에 부닥친 세입자가 구제받을 길이 없어서 부당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한 세입자 권익 옹호 단체 관계자는 “건물주가 렌트비를 일시 할인했다가 이를 원래 가격으로 환원하는 게 불법은 아니지만 일부 건물주는 이런 법의 허점을 악용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입주 전에 ‘현재 렌트비는 정상가에서 할인된 가격이며 12개월만 적용된다’는 등으로 자세하게 이와 같은 사실을 세입자에게 고지했는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아파트 소유주 권익 옹호 단체인 LA아파트협회 측은 “팬데믹 기간 동안 LA시가 코로나19에 영향을 받지 않은 세입자의 렌트비도 동결하고 퇴거도 금지하면서 건물주도 구석으로 내몰렸다”며 “모든 것에는 의도치 않은 결과가 있다”고 말했다.
 
세입자 권익 옹호 단체 관계자들은 “항상 렌트 계약서에 서명하기 전에 내용을 꼼꼼히 체크하는 게 이런 상황에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진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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