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고금리 고통 끝나나
지표상 물가는 둔화…연준, 금리인상속도조절 시사
한인들 실생활 체감은 아직…“음식값·렌트 그대로”
후한 연말 팁 인심도 옛말, 선물도 꼭 필요한 곳만
1일 상무부는 10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전년동월대비 6.0% 올라 9월 상승률(6.2%)보다 낮아졌다고 발표했다.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년동월대비 5.0% 올라 역시 9월 상승률(5.2%)보다 소폭 내려갔다. 물가 상승세가 드디어 잡히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민간고용 일자리 증가폭이 확 줄어드는 등 노동시장 열기도 식기 시작한 것으로 보여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났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성명을 내고 “물가가 잡히는 초기 신호를 보고 있다”며 환영했다.
연방준비제도(Fed)는 금리인상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전날 “(물가) 상황이 일부 나아지고 있다”며 이달 금리인상 폭을 0.75%포인트가 아닌, 0.5%포인트로 좁힐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한인들이 체감하는 생활 물가는 여전히 높아 물가 안정을 체감하기까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외식 횟수를 급격히 줄였다는 박진하(34)씨는 “한 번 오른 렌트나 음식값, 한식재료값은 여전하다”며 다시 떨어지긴 쉽지 않다고 우려했다. 연말엔 주로 팁을 후하게 줬던 김연지(41)씨는 최근에는 계산할 때마다 한참 고민한다. 그는 “번화가가 아닌 동네 식당에서도 결제 포스기에 25·22·20%로 팁이 설정돼 있어 실수할 뻔 했다”며 “커스텀으로 겨우 18% 팁을 내긴 했지만, 이제는 메뉴 가격이 올라 팁을 적당히 줘도 비싸다”고 말했다.
실제로 마켓워치가 팝메뉴를 인용해 보도한 데 따르면, 20% 이상 팁을 주는 소비자는 43%로 작년(56%)보다 13%포인트 줄었다.
아파트 수퍼나 청소직원, 베이비시터 등에게 연말 기프트카드 선물을 해 왔던 한인 한 모(43)씨도 올해는 선물 수를 줄일 계획이다. 그는 “기프트카드 금액을 높이고, 중요한 사람에게만 선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은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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