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독자 마당] 90 고개를 넘으면서

요즘 연령에 따른 시간 변화의 느낌을 자동차 속도에 비교하기도 한다. 세월이 60대는 60마일, 70대는 70마일, 80대는 80마일, 90대는 90마일로 달린다며 삶의 종착지가 다가옴을 아쉬워한다.     2024년 갑진년 푸른 용의 해가 시작된 시점에 희망의 날개를 펼 준비를 해 본다. 올해가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거창한 결심은 접어두고 남들에겐 대수롭지 않게 보이겠지만 내게는 중요한 결심을 해보려 한다.     요즘은 백세시대라 죽음은 다른 사람의 문제지 나와는 무관한 일이라 착각하고 살았다. 하지만 삶과 죽음은 결국 분리될 수 없는 것. 나는 30여년 전 사랑하는 남편의 죽음을 겪으며 영원한 것은 없다는 것을 배웠다. 배우자의 죽음을 통해 삶의 매 순간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죽음의 확실성도 알았다.   인생의 종착지에 다가가는 시점에 ‘웰다잉(Well Dying)’ 연습을 빼놓을 순 없다. 인생의 즐거움은 죽음을 아는 순간부터 더욱 절실해지며 삶을 사랑한다면 그만큼 죽음에 대해서도 잘 준비해야 한다. 결코 삶은 무한하지 않으니 말이다.   나는 지금까지 자기중심적 삶을 살았다. 이젠 소유와 자기만족에 매달렸던 삶을 내려놓고 교만의 착각도 버려야겠다. 이웃과 나누며 함께함이 행복하다는 지혜도 터득했다. 앞으론 작은 일에도 감사하면서 남을 원망하기 전 용서하고 하루하루를 사랑하면서 남을 배려하고 나누는 삶을 살아야겠다. 이것이야말로 죽음을 잘 준비하는 자세가 아닌가 싶다. 옛 성인들은 이 세상 떠날 때 모든 번민을 훌훌 벗어버리고 홀가분한 기분으로 떠났다니 얼마나 행복할까 싶다.     하지만 괴테가 파우스트를 완성한 것은 80세가 넘어서였다고 한다. 나도 열정과 의욕까지 잊어선 안 되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인생에서 늦은 때란 없다’고 하니…. 임순·LA독자 마당 고개 종착지가 다가옴 자동차 속도 시간 변화

2024-01-02

[사설] 또 다시 고개 드는 ‘트윈데믹’ 우려

잠잠하던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우려를 낳고 있다. 최근 수 주간 전국적으로 확진자 숫자가 계속 증가세를 보인다는 발표다. LA카운티만 해도 최근의 코로나19 확진자 숫자가 지난 겨울에 비해 28%나 늘었다고 한다. 일부 학교에서는 확진자 증가로 제대로 수업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코로나19으로 인한 입원환자와 사망자 숫자도 늘고 있다.   보건당국에서는 아직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고 하지만 확산 속도가 빨라지자 일부에서는 마스크 재착용 목소리도 나오는 실정이다.     연방질병통제센터(CDC)는 ‘트윈데믹(Twindemic)’을 우려하고 있다. 최근의 코로나19 확산세가 10월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는 독감 시즌과 겹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트윈데믹’의 상황이 벌어질 경우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경험했던 혼란이 재연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CDC는 코로나 백신 접종과 함께 독감 예방주사 독려에도 나섰다. 독감도 결코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될 질환이기 때문이다. 매년 미국에서만 평균 3만5000명이 독감으로 목숨을 잃을 정도다.   특히 노약자나 당뇨병, 심장병,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자에게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독감이 치명적일 수 있디. 따라서 이들에게는 독감 예방주사 접종이 꼭 필요하다.  의료 전문가들은 예방주사를 맞을 경우 독감에 걸릴 확률이 40~60%나 감소한다고 한다.     팬데믹은 종료됐다지만 올겨울도 마음을 놓을 상황은 아닌 듯하다. 자칫 ‘트윈데믹’이 현실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건강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해야 할 시기다. 사설 고개 트윈 독감 예방주사 코로나 백신 확진자 숫자

2023-09-13

[아름다운 우리말] 한류의 뿌리, 한국어

최근 한 인터뷰에서 한류의 뿌리는 한국어라고 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제 대답은 그렇다였습니다. 왜냐하면 한국어를 알아야 한류 속에 담겨있는 한국인의 사고를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왜 한국 드라마가 인기가 있는지, 왜 한국 노래에 세계가 열광하는지에 대해 그 뿌리를 한국어에서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한국어 속에는 어떤 문화요소들이 담겨있을까요? 저는 이 질문을 받을 때마다 한국어의 문화적 특징을 이야기합니다. 한국어는 형용사가 발달한 언어입니다. 이 말은 한국어가 변화에 민감하다는 말이에요. 한국인은 변화, 사람 사이의 관계 등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상대높임법이 발달한 것도 그 때문입니다. 의성어나 의태어도 변화와 관계가 있습니다.      유아에게 가르치는 말놀이는 그야말로 우리말의 유전자입니다. 도리도리, 짝짜꿍, 곤지곤지, 부라부라, 곤두곤두는 말을 배우는 시작이고, 걷기의 시작이기도 합니다. 또한 운동을 통해서 아이를 건강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말과 걷기와 건강이 유아어에 담겨있습니다. 도리도리는 머리 운동입니다. 곤지곤지, 짝짜꿍은 손 운동이고, 부라부라, 곤두곤두는 발 운동입니다. 모두 말하기, 걷기와 연계되는 놀라운 놀이입니다. 이런 말놀이가 있는 언어는 거의 없습니다.    저는 한국인을 대표하는 나무로 잣나무를 듭니다. 잣나무는 정말 제가 좋아하는 나무입니다. 혹시 잣나무를 영어로 뭐라고 하는지 아시나요? 영어로는 Korean pine입니다. 한국 소나무라는 말인데요. 잣나무는 한국을 대표하는 나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본어로도 잣나무는 조선소나무라고 합니다. 잣은 높이가 60m 정도까지 자라는데, 우리를 맑게 해주는 피톤치드도 엄청나게 뿜어냅니다. 잣나무 숲으로 가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잣은 우리의 기상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노래는 역시 아리랑이죠. 아리랑은 다양한 어원적 해석이 있습니다. 어원이 복잡할 때는 사람들의 생각을 읽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아리랑은 아리다와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쓰리랑이라는 말을 하는 겁니다. 쓰리랑은 쓰리다와 관계가 있죠. 그리고 아리다는 앓다 즉 아프다와 관계가 있습니다. 쓰리다는 슬프다와 관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아리랑고개는 아픔의 고개, 쓰리랑고개는 슬픔의 고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우리 아리랑 노래에서는 아리랑고개를 넘지 않게 해달라고 빌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즉 아리랑 고개는 어쩔 수 없이 넘어야 하는 고개이기 때문에 할 수만 있다면 빨리 건너가게 해달라고 노래합니다.     우리 인생이 그렇습니다. 아픔이나 슬픔이 없을 수는 없어요. 잘 지나가게 하고, 잘 이겨내는 게 중요한 겁니다. 모두 아픔의 고개, 슬픔의 고개를 잘 넘기시기 바랍니다. 슬픔에 머무르지 마세요. 아리랑고개에서 주저앉지 마세요.     인사말 중에서는 반갑다만 소개해 볼까요? 반갑다의 반은 빛이라는 의미입니다. 반짝이나 반디, 번개에서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반갑다는 빛이 난다는 의미, 밝아진다는 의미입니다. 다른 사람을 만났을 때 내 얼굴이 빛이 났다면, 밝아졌다면 반갑다는 말은 참입니다. 그런데 말은 반갑다고 하면서 얼굴이 굳어있다면 그 반갑다는 말은 거짓입니다. 저는 반갑다는 말을 하는 우리가 거짓말을 하지 않기 바랍니다. 반갑다고 말하며 웃어보세요. 진심으로.   한류의 뿌리는 한국어입니다. 그리고 한국어는 그대로 우리입니다. 한국어가 한국인을 이어주는 문화의 피이고 유전자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겁니다. 저는 한국어가 한민족 공동체의 연결고리가 되기 바랍니다. 조현용 / 경희대학교 교수아름다운 우리말 한국어 한류 뿌리 한국어 아리랑 고개 어로도 잣나무

2023-09-04

[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병원비가 넘어야 하는 두가지 고개

많은 분들이 의료비 영수증을 갖고 오신다. 세금보고를 하러 오시는 것이다. 어떤 분들은 확신에 차 있다. 의료비 사용 내역이 자신의 세금을 줄여줄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어떤 분들은 확신이 없다. 의료비를 사용한 것이 소용이 있을지, 없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가지고 오셨다는 것이다. 그리고는 확인을 부탁한다.   대부분의 납세자는 의료비가 공제가 되는지, 되지 않는지에 대해서 확신이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의료비가 자신의 소득세를 줄여주기 위해서는 두 가지 고개를 넘어야만 한다. 고개 하나만 넘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두 가지 고개를 전부 다 무사히 넘어야만 공제 대상이 되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의료비란 자신이 내는 의료보험료와 병원비뿐만 아니라, 각종약값 및 병원에 다니는 교통비도 포함된다.   첫번째 고개다. 의료비를 공제받으려면 자신의 연간 소득을 알아야만 한다. 자기 연간 총소득의 7.5%를 넘는 의료비만 공제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보자. 어떤 사람의 연간 소득이 10만달러이다. 10만달러의 7.5%는 7500달러다. 그렇다면, 이 사람의 경우에 7500달러가 넘는 의료비만 공제 대상이 된다. 만일 이 사람이 한 해에 의료비로 1만달러를 사용했다고 가정 해보자. 이 사람이 의료비로 사용한 금액 1만달러 중에서 7500달러가 넘는 부분은 오직 2500달러이다. 이 사람의 의료비 사용 총액은 비록 1만달러지만, 이 중에서 오직 2500달러만 공제를 받을 수 있는 대상이 되는 것이다.     의료비 사용 금액이 크면 클수록 공제를 받을 수 있는 금액이 커진다. 하지만 동시에 자신의 소득이 낮으면 낮을수록 의료비 공제를 받기가 쉬워지는 것이다. 이 사람의 경우에 첫번째 고개를 넘은 금액은 2500달러이다. 이렇게 어렵게 첫번째 고개를 넘었다고 해서 이 사람의 의료비 2500달러가 반드시 모두 공제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두번째 고개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두번째 고개다. 두번째 고개를 넘기 위해서는 먼저 Standard Deduction과 Itemized Deduction이라는 개념을 이해해야만 한다. 납세자라면, 누구나 이 두 가지 금액을 비교해 보고 자신에게 유리한 금액을 선택해서 공제를 받아야 한다.   먼저 Standard Deduction금액이다. 이 금액은 매년 정해져 있다. 2022 기준으로, 미혼인 독신자의 Standard Deduction금액은 1만2,950달러다. 자신의 Standard Deduction 금액을 알았다면, 이제 자신의 Itemized Deduction 금액을 알아야만 한다. 두 금액을 비교해야 하기 때문이다.     Itemized Deduction 금액은 네가지 큰 항목의 합으로 이루어져 있다. 네가지 항목의 상세 내역은 이렇다. 먼저 의료비 중에 첫번째 고개를 넘어온 금액이다. 위의 예를 따르자면 2500달러이다. 나머지 셋은 주정부나 지방정부에 낸 세금, 주택융자금의 이자, 기부금이다. 이 네가지 항목의 합계가 Standard Deduction금액을 넘어야만 Itemized Deduction을 받을 수가 있다.   만일 위의 예를 든 사람이 의료비를 제외한 나머지 세가지 Itemized Deduction항목의 합이 1만달러라고 가정해 보자. 1만달러에다가 첫번째 고개를 무사히 넘어 온, 의료비 2500달러를 더해도. 1만2500달러다. 이 금액은 자신의 Standard Deduction금액인 1만2,950달러보다 적은 금액이다.     이런 경우에, 이 사람은 Standard Deduction인 12,950달러만큼 공제를 받게 된다. 이럴 경우에 이 사람의 의료비는 소득세를 전혀 줄여주지 못하게 된다. 힘겹게 첫번째 고개를 넘었지만 두번째 고개를 넘지 못한 것이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병원비 고개 standard deduction금액 의료비 공제 deduction 금액

2023-03-09

[독자 마당] 구십 고개를 넘으면서

독일의 문호 괴테는 “사람들은 시간이 다 지나갈 때까지는 시간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한다” 며 시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나이 든 사람들은 나이를 달리는 차의 속도에 비교하며 60대는 60마일로, 70대는 70마일, 80대는 80마일, 90대는 90마일로 달린다며 삶의 종착지가 머지않았음에 시간을 아쉬워한다.     언제나 그랬듯 새해를 맞이할 때면 새로운 결심을 써본다. 하지만 늘 작심삼일로 끝나곤 했다. 올해 검정 토끼해 계모년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거창한 결심일랑 접어두고 남들에겐 대수롭지 않게 보이겠지만 내게는 중요한 결심을 하려 한다. 노년의 삶은 강물이 흐르듯 차분하며 생각은 달관하듯 관대해야 한다는데 나는 언제나 더 나은 삶을 위해 많은 것들을 준비한다.     러시아의 문호 톨스토이는 “이 세상엔 죽음만큼 확실한 것은 없다. 그런데 사람들은 겨우살이 준비는 하면서도 죽음은 준비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나는 30여년 전 두 아들과 함께 사랑하는 남편의 죽음을 지켜보면서 세상 영원한 것은 없다는 것을 배웠다. 배우자의 죽음을 통해 삶의 매 순간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으며 또한 죽음의 확실성도 깨달았다.     인생을 사는 즐거움은 죽음을 아는 순간부터 더 절실해지며 삶을 사랑한다면 그만큼 죽음에 대해서도 준비해야 한다. 결코 삶은 무한하지 않으니 다른 이를 원망하지 않고 헛된 자존심과 고집, 허세와 부정적인 생각을 멀리하고 남을 배려하고 사랑하면서 모든 사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매사에 감사 또 감사하는 삶을 산다면 이것이야말로 죽음을 잘 준비하는 자세가 아닌가 생각한다. 옛 성인들은 이 세상 떠날 때 평생 죽음을 예비한 것처럼 모든 번민을 훌훌 벗어버리고 떠난다니 얼마나 행복할까. 그러나 괴테가 파우스트를 끝낸 것이 80세가 넘어서였다고 하니 나 역시 아직도 열정과 의욕을 잊어선 안 되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임순독자 마당 구십 고개 평생 죽음 고집 허세 문호 괴테

2023-01-24

[아름다운 우리말] 희로애락(喜怒哀樂) 아리랑

흔히 사람들은 아리랑이 우리네 인생사를 담았다고 합니다. 여기의 인생사는 역사의 사(史)일 수도 있고, 일의 사(事)일 수도 있겠습니다. 내가 지나온 인생의 역사이기도 하면서 내 인생에 일어난 일일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따라서 우리나라 사람의 희로애락과 생로병사를 담은 노래로 아리랑을 보는 것입니다. 아리랑은 전해져 내려오는 노래만 1000여 편이 넘고 지역마다 독특한 색깔로 발전해 왔습니다. 우리 민족을 대표하는 노래로 아리랑을 드는 것에는 전혀 이의(異議)가 없을 겁니다.     한편 아리랑에는 저마다의 특색이 있고, 가사마다 특별함이 다릅니다. 즉흥성이 있기에 새로운 변화도 끊임없이 생길 겁니다. 느린 가락에서 빠른 가락으로 폭도 넓으며 애절한 가사에서 풍자 가득한 즐거운 가사로 신명이 나기도 합니다. 그러기에 공통점을 찾기에도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아리랑이라는 표현만 닮은 노래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공통점도 있는 것 같습니다. 비유적일 수 있지만 아리랑 고개를 넘어갑니다. 노래 속의 아리랑은 고통의 고개, 슬픔의 고개, 분노의 고개입니다. 동시에 아리랑은 기쁨의 고개, 환희의 고개, 즐거움의 고개이기도 합니다. 고개라는 특성상 오를 때는 힘이 들지만 내려올 때는 편안합니다. 고개를 넘어가면 고통은 그저 고통, 슬픔은 그저 슬픔, 기쁨은 그저 기쁨, 즐거움은 그저 즐거움일 뿐입니다.     산 위의 고개는 머무르는 공간이 아닙니다. 고개는 지나가는 곳입니다. 이 점이 우리에게 많은 생각 거리를 줍니다. 우리는 세상을 살면서 다양한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아리랑이 희로애락이라는 말은 아리랑이 하나의 상태가 아니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종종 놓치고 있는 것은 희로애락에 ‘기쁠 희(喜)’와 ‘즐거울 낙(樂)’도 있다는 사실입니다. 왠지 희로애락이라고 하면 ‘성낼 노(怒)’와 ‘슬플 애(哀)’만 있다고 짐짓 짐작하는 듯합니다. 아닙니다. 삶에는 ‘희’와 ‘낙’도 있습니다. 아니 희로 시작해서 낙으로 마무리되는 삶입니다.   아리랑을 부르면서 우리는 하나의 감정에 머무르지 않게 됩니다. 시종일관 같은 감정이 아니라는 겁니다. 어차피 살면서 고개는 만나게 됩니다. 올라야 합니다. 힘이 들겠지요. 숨도 차고, 땀도 나고, 때로는 눈물도 날 겁니다. 그래서 해주 아리랑에서는 넘어갈 적 넘어올 적 눈물이 난다고 했을 겁니다. 그러기에 진도 아리랑에서도 문경 새재는 굽이굽이 눈물 고개인 겁니다.   허나 우리가 제일 많이 알고 있는 본조 아리랑의 후렴에서 보듯이 우리는 아리랑 고개로 날 넘겨달라고 이야기합니다. 슬픔을 잊고 다른 삶을 살 수 있도록 고개를 넘는 것입니다. 그러고 나면 밀양 아리랑처럼 동지섣달 꽃 본 듯이 날 좀 봐달라고 웃으며 노래하기도 하고, 행주치마 입에 물고 입만 방긋 웃기도 합니다. 아리랑이 슬프다고 하는 것은 한 면만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아리랑을 듣고, 부를 때는 다양한 아리랑을 만나보기 바랍니다. 아리랑마다 담긴 우리의 감정을 느껴보고, 함께 어우러지며, 사는 것이 다 그렇게 아리랑 고개를 오르듯이 올라가고, 지나가는 것이라는 것을 느껴보기 바랍니다. 희로애락의 끝은 분명 즐거울 낙입니다. 아리랑 고개는 머무르는 고개가 아니라 넘어가는 고개입니다. 조현용 / 경희대학교 교수아름다운 우리말 희로애락 아리랑 아리랑 고개 희로애락과 생로병사 해주 아리랑

2022-11-13

[밀레니얼 트렌드 사전] 유지어터

“다이어트는 끝나고부터가 진짜 시작”이라는 말이 있다. 신조어 ‘유지어터’가 생겨난 이유다.     ‘유지어터’란 ‘유지하다’와 ‘다이어트’의 합성어로 체중 감량 후 그 상태를 꾸준히 유지하는 이들을 말한다.     물론 말처럼 쉽지 않다. 수많은 연예인 기사 중 ‘○○○의 다이어트 비법’은 큰 기대가 없어도 꼭 한 번은 읽게 되는데, 그에 못지않게 ‘△△△의 유지어터 비법’도 많이 찾는 이유다.   눈물의 다이어트 고개를 넘어 원하는 몸무게로 감량했다 하더라도, 한순간 방심하면 곧바로 요요 현상이라는 함정에 빠진다. 체중 감량 방법 중 적당한 운동 없이 음식물 섭취를 극도로 자제해 살을 뺐을 경우, 체중이 일시적으로 빠진 듯했다가 원래 체중으로 급속하게 돌아오거나 그 이상으로 불어나는 현상이다.     장난감 ‘요요’가 아래로 내려갔다가 빠르게 원래 위치로 올라오는 모습과 비슷해서다.   외모지상주의에 발목 잡혀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두고도 감사와 행복을 먼저 느끼기보다 식탐과의 갈등 때문에 짜증부터 난다면, 그래서 균형 잡힌 식사를 등한시하다 어느 순간 건강을 망친다면 이보다 멍청한 짓은 없다.     하지만 적정 몸무게를 유지하는 일은 건강의 최우선 요건이다.     모든 성인병은 비만에서 시작된다. 때문에 ‘건강한’ 다이어터, 그리고 유지어터가 되는 게 바람직하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실패도 성공의 한 여정’이라 생각하는 긍정의 마인드가 필요하다.     체중계 숫자가 원래대로 돌아갔다고 좌절할 게 아니라 초심을 유지하며 처음 세운 계획을 꾸준히 유지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천고마비 계절에 더 유념해야 할 것이다. 서정민 / 중앙SUNDAY 문화선임기자밀레니얼 트렌드 사전 체중계 숫자 체중 감량 다이어트 고개

2022-08-31

[우리말 바루기] ‘산 넘어’, ‘산 너머’

다음 괄호 안에 각각 들어갈 낱말로 적당한 것은?   산 (  ) 조붓한 오솔길에/ 봄이 찾아온다네/ 들 (  ) 뽀얀 논밭에도 온다네….   ㄱ. 넘어, 넘어 ㄴ. 너머, 너머   박인희 노래 ‘봄이 오는 길’의 시작 부분이다. ‘넘어’와 ‘너머’는 많이 쓰이면서도 막상 적으려면 헷갈리는 단어다.   ‘너머’는 경계나 높이를 나타내는 명사 다음에 쓰여 가로막은 사물의 저쪽을 뜻한다. ‘산 너머 남촌’ ‘고개 너머 작은 마을’ 등처럼 쓰인다. 위치를 나타내는 명사이므로 ‘너머’ 뒤에 ‘~에’ 또는 ‘~에 있는’을 붙여도 말이 잘 통한다. 즉 ‘산 너머에 있는 남촌’ ‘고개 너머에 있는 작은 마을’이라고 해도 된다.   노래의 괄호 부분도 각각 위치를 나타내므로 ‘ㄴ. 너머, 너머’가 적절하다. 즉 ‘산 너머 조붓한 오솔길’ ‘들 너머 뽀얀 논밭’이 된다. 위치와 관련된 것이므로 이 역시 ‘~에 있는’을 붙여 ‘산 너머에 있는 조붓한 오솔길’ ‘들 너머에 있는 뽀얀 논밭’으로 바꾸어도 말이 잘 된다.   ‘넘어’는 동사인 ‘넘다’에서 온 부사어다. 지나거나 건너는 등의 동작을 나타낸다. “고개를 넘고 넘어 마을에 도착했다” “국경을 넘어 온 피난민들로 가득했다” 등과 같이 사용된다.     가장 쉬운 방법은 ‘너머’는 위치, ‘넘어’는 동작이라고 기억하는 것이다.우리말 바루기 박인희 노래 고개 너머 명사 다음

2022-08-25

[이 아침에] 물뿌리개

비가 오지 않는다. 강과 댐이 메말라 있고 흙이 갈라져 거북이 등을 연상케 한다. 로스앤젤레스는 사막기후로 겨울철이 우기가 되어 강수량을 채워 주었다. 지난 겨울엔 비 온 날이 몇 손가락이나 꼽혔을까?    넓은 뜰 덕분에서 코로나19팬데믹 상황이었지만 남편 은퇴 행사와 내 출판기념회를 가질 수 있었다. 신선한 바람 속에서 여유를 만들어 주는 뜰을 좋아했던 마음이 근심으로 바뀌었다. 누렇게 변한 잔디를 바라보니 마음마저 황량해진다.      봄철이면 텃밭에 갖가지 야채를 심는다. 손주를 돌보듯이 그들을 키우는 보람이 날 젊게 했다. 초록 고개를 들고 넝쿨을 뻗어가던 수박, 호박, 오이 이파리가 시들시들 기운을 잃는다. 가지, 토마토, 고추도 예전처럼 열매를 맺지 못한 채 주춤거리고 있다. 뜰에서 화사하게 웃어주던 꽃잎도 고개를 숙여 쉬 떨어지고 만다. 다알리아꽃이 봉오리를 활짝 열지 못하고 뾰로통하게 오므린 입술 모양을 하고 있다. 이를 어쩌나! 정성 들여 키운 초록 가족을 방치할 수 없다.      남편이 수동 호스를 끌어와 키 작은 묘목에 물을 준다. 절수의 방법으로 고심 끝에 선택한 방법이다. 나는 물뿌리개에 물을 담아 꽃의 뿌리 부분에만 물을 부어준다. 마른 입술에 물을 축이듯이. 몸에 기별이나 가려는 지 모르겠다. 여러 번 왔다 갔다 하면서 부지런히 물을 준다. 입 벌린 손주에게 수유한다고 생각하니 힘든지 모른다.      암스트롱 화원에서 볼록한 배에 목선이 미끈하게 빠진 앙증맞은 모습이 눈에 띄었다. 얼른 그의 손잡이를 잡고 집으로 데리고 왔다. 가벼운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초록색 물뿌리개다. ‘Watering Can’으로 포르투갈의 분출이라는 어원에서 온 일본어 ‘조로, 조루’가 합치고 변형되어 ‘물조리개’가 되었단다. 나는 그를 ‘물뿌리개’로 부르기로 했다.    손잡이를 기울이면 기다란 목을 타고 가느다란 물줄기가 뿜어져 나온다. 분사기 역할을 하는 휴대용 용기이므로 손으로 식물에 물을 주는 데 편리하다. 필요한 곳에만 집중적으로 물을 주니 낭비를 막는다.      화씨 90도를 넘나드는 뜨거운 날씨에 텃밭 가족이 걱정되어 눈을 뜨자마자 정원으로 향했다. 여린 채소는 어린아이와 같아서 자주 먹어야 하는데 어제도 물을 주지 못했다. 죽은 듯 숨죽인 모습을 예상하며 가까이 다가섰는데 웬걸! 다행이다. 흙이 촉촉했다. 하루의 기온 차이가 큰 탓에 새벽에 이슬이 내렸나 보다.      물뿌리개는 메마른 마음을 소리 없이 적셔주는 이슬비와 같다고 할까. 이슬비는 담담하고 유연한 자태로 어려움을 건너며 다가온다. 흙과 같은 내 안 깊숙이 찾아와 마음을 다독인다. 물뿌리개의 줄기가 채소와 꽃잎을 부드럽게 두드린다. 가뭄의 아픔을 만져주며 성장토록 한다. 함께 비를 맞으며 걸어가는 돕는 자다.  이희숙 / 수필가이 아침에 물뿌리개 꽃잎도 고개 텃밭 가족 초록 고개

2022-07-07

다시 고개 드는 코로나1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대체로 정체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뉴욕시와 워싱턴DC 등 동부의 주요 대도시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자체 집계 결과 지난 7일 기준으로 워싱턴DC의 7일간의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가 2주 전보다 106%, 뉴욕시에서는 51% 각각 증가했다고 8일 보도했다.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대확산이 가라앉은 뒤 한동안 신규 확진자 수는 계속 감소세를 보였으나 전염성이 더 강한 오미크론의 하위 변이인 BA.2가 새로운 우세종으로 떠오르면서 북동부를 중심으로 일부 지역에서 다시 증가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미국 전체로 봐도 확진자 수의 감소세가 멈췄다. 지난 3일 2만7058명까지 내려갔던 미국의 7일간의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는 7일 2만9429명으로 소폭 증가했다. 50개 주 가운데 뉴욕·로드아일랜드·알래스카·버몬트·콜로라도주 등에선 확진자가 다시 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확산 현상은 수치로만 나타나고 있지 않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 의장,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 메릭 갈런드 법무장관,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 호아킨 카스트로 하원의원 등 유명 정치인·각료들이 최근 잇따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뉴욕 브로드웨이에선 세라 제시카 파커 부부와 대니얼 크레이그 등 저명한 배우들이 코로나19에 걸리면서 이들이 출연할 예정이던 ‘플라자 스위트’, ‘맥베스’ 등의 공연이 줄줄이 취소됐다.   코로나19의 재확산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었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지난 6일 “앞으로 몇 주에 걸쳐 (코로나19) 확진자가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이 같은 예측의 근거로 미국 코로나19 상황의 예고편 역할을 해온 영국 등 유럽에서 이미 재확산이 시작된 데다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 방역 규제가 대거 풀린 점, 백신의 면역 효과가 시간이 지나면 약화하는 점 등을 언급했다.   [연합뉴스]코로나 고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오미크론 변이 뉴욕 브로드웨이

2022-04-10

"오미크론 고개 넘으면 코로나 감소할 것"

미국에서 급속히 확산하는 코로나19 오미크론에 결국 전 인류가 노츨될 가능성이 거론된 가운데 전문가들이 오미크론 확산이 최고조에 달한 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팬데믹(전세계적 대유행)에서 엔데믹(국지적 전염)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의료컨소시엄 카이저 퍼머넌트 조지아지부의 전염병학자 펠리페 로벨로 박사는 14일 애틀랜타 저널(AJC)과의 인터뷰에서 "많은 사람들이 집에서 신속항원검사(rapid test)를 시행하고 있고 그 결과는 공식 집계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공식 집계는 실제 사례의 10~20%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조지아에서는 이번 주 환자가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앞으로 1~2주 동안 입원환자가 최고치에 도달하진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돌파감염 사례 속출에도 불구하고 아직 백신이 오미크론 변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특히 부스터샷이 확산 및 심각한 감염을 저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로벨로 박사는 "화이자 백신 2회 접종시 중증질환 예방에 70% 정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지난해 8월 조지아를 강타한 델타와 달리 이번 오미크론은 더 많은 확진자를 발생시키지만 상대적으로 백신을 접종했을 경우 중증으로 발전하는 가능성이 낮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노스이스트 조지아 건강 시스템이 웹사이트에 게시한 최근 통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중환자실 환자의 82%는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다. 애틀랜타칠드런스헬스케어는 코로나19 어린이 입원 환자의 88%가 예방접종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텍사스대 코로나19모델 컨소시엄 책임자인 로런 앤설 메이어스는 AP에 "오미크론 변이가 그 기점이 될지도 모르지만, 우리가 언젠가 글로벌 위협에서 벗어나 훨씬 더 관리하기 쉬운 질병으로 옮겨갔다고 선을 그을 날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오미크론 변이가 먼저 확산한 영국에서 이미 정점이 지났고 미국도 그 뒤를 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배은나 기자오미크론 코로나 오미크론 고개 오미크론 확산 오미크론 변이

2022-01-16

한인 여성 매춘 이용 남자들 기소…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간부 등 포함

지난 1월 벨뷰에서 대규모로 활동해온 한국 여성 매춘 조직(본보 1월9일자 1면) 을 이용 했던 남자들이었던 마이크로소프트 간부와 전 아마존 간부 등이 매춘 혐의로 추가 기소되었다. 벨뷰 경찰은 이들이 벨뷰 고급 아파트에서 한국 여성을 비롯한 인신매매 피해자를 만났다고 발표했다. 당국은 지난번 대규모 인신매매 소탕작전에서 12명의 한국 여성들을 구조하고 14명의 남자들을 체포했으며 인터넷과 소시얼 미디어를 통한 여러 매춘 장소들을 폐쇄시켰다. 또 kgirldelights.com 등 2개의 매춘 웹사이트도 강제로 폐쇄했다. 경찰은 이들 매춘 여성들이 한국에서 와서 강제로 매춘을 했다고 밝히고 kgirldelights.com 의 “K” 는 코리언 여성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기소된 서미트 버마미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세계 건강국장인데 지난 2012년 4월부터 고용한 매춘여성에 대해 70건의 리뷰를 올리기도 했다. 또다른 남자는 비베크 아스타나로서 아마존의 소프트웨어 개발국장이었다. 그는 최소 29명의 매춘 여성을 고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보잉 엔지니어인 벤자민 유를 비롯해 벨뷰 치과의사인 잔 루이, 웨스트텍 마케팅 주인 마크 엔필드, 페더럴웨이 골프 납품스토어 매니저인 워렌 와타나베 등도 기소되었다. 이들은 무죄를 주장하고 7만5000불 보석금으로 풀려났으며 다음달 법원에 다시 출두한다. 이들외에도 12명의 남자와 한명의 한국여성도 기소되었는데 최(38)모씨는 6건의 매춘 조장 혐의가 부과되었다. 한편 당국은 구조한 12명의 한국 여성들은 아무런 범죄 혐의로도 기소하지 않았다.

2016-05-16

기업형 한인 매춘조직 적발

뉴욕 맨해튼의 한인타운에서 성매매와 돈세탁을 일삼은 기업형 매춘 조직이 적발됐다. 연방검찰과 국토안보부, 세관단속국(ICE) 등 관계기관 합동단속팀은 13일 한인타운이 있는 32가와 5 애버뉴의 한 스파를 급습, 대규모 매춘 조직을 적발했다. 연방검찰은 업주인 H씨 모자를 비롯한 매춘 조직 8명을 체포하고 3명을 수배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여러 곳의 스파를 운영하며 성매매를 통해 취득한 140만 달러를 돈세탁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중 용의자 한 명은 한국 경찰의 협조로 한국에서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장에 따르면 이 조직은 ‘판타지아’, ‘아시안 플라’, ‘로즈 하우스’, ‘러블리 아시안’ 등 스파로 위장한 11개의 성매매업소를 운영해왔으며 매춘 사이트를 통해 고객을 끌어왔다. 당국이 압수한 장부에 따르면 무려 7만여 명에 달하는 고객 이름과 전화번호가 적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매춘 여성들이 무비자 프로그램을 이용해 뉴욕을 방문한 젊은 여성들이라고 밝혔다. 한편 당국은 지난해 6월에도 플러싱과 맨해튼 한인 타운에서 5년간 암약한 한인 매춘 조직을 적발한 바 있다. 이들 매춘 조직은 성매매 고객들이 크레디트 카드로 가짜 의류 도매회사와 거래한 것처럼 돈세탁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2016-04-14

영원한 숙제 '매춘'…관대했던 유럽도 칼 뺐다

매춘에 관대했던 유럽이 변하고 있다. 성매매를 양지로 끌어냈지만 인신매매가 기승을 부리고, 매춘 업주의 배만 불렸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은 탓이다. 폭스뉴스는 7일 프랑스 하원이 6일 성 매수자에게 1500유로(약 2000달러)의 벌금을 물리는 성매매처벌법을 찬성 64표, 반대 12표로 통과시켰다고 보도했다. 좌파인 집권 사회당이 주도한 법안에 따르면 성 매수자는 벌금과 성매매 예방교육을 받아야 하고, 재범에게는 벌금 3500유로가 부과된다. 성 매수자 처벌 조항은 이번에 처음 생겼다. 기존에는 길거리에서 성매매를 제의한 여성을 처벌했지만 새 법은 여성을 피해자로 간주해 처벌 대상에서 제외했다. 프랑스에서는 매춘이 범죄는 아니지만 이를 제의·알선하거나 광고하면 처벌된다. 하지만 새 법안의 이해 당사자인 매춘 여성들은 법에 불만을 표하며 저항했다. 새로운 법안으로 인해 매춘업이 쇠퇴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프랑스 매춘여성 노동조합 스트라스(STRASS)는 "우리의 생계가 더 어려워질 뿐 아니라 성 매수자 단속까지 시행되면 성매매가 다시 음성적으로 이뤄지면서 여성의 건강과 안전도 위협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재 유럽 모든 국가가 매춘 알선에 대해서는 유죄로 처벌하고 있다. 그러나 성 매수자에 대한 처벌을 정한 것은 스웨덴과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영국에 이어 프랑스가 다섯번째다.

2016-04-07

“위안부는 돈 잘 번 매춘부”

일본 극우단체가 ‘위안부는 고소득 매춘부였다’, ‘위안부는 미군에게도 서비스했다’는 내용을 미국 역사 교과서에 포함해야 한다는 내용의 온라인 서명운동을 시작해 충격을 주고 있다. ‘허위 위안부 이슈에 대한 풀뿌리 운동(Grass Roots Action about Fabricated Comfort Women Issue)’이라는 이름의 일본 단체는 최근 온라인 청원운동 웹사이트인 체인지닷올그(change.org)에 캘리포니아 교육국(CDE)을 상대로 이같은 내용을 게재했다. 5000명을 목표로 한 청원은 26일 오후 현재 3800여명이 참여한 상태다. 이들의 캠페인 목적은 지난해 샌프란시스코에서 위안부 기림비 건립 결의안이 통과된 이후 캘리포니아 교육국이 개정 교과서에 위안부 역사를 기술하는 것을 막기 위한 맞불 작전인 것으로 알려졌다. 캘리포니아 교육국은 지난해 11월 10학년 역사교과서 교육과정 개정안 지침에 “위안부는 성노예의 완곡 어구로 전시에 일본군에 의해 납치된 이들을 일컫는다. 이는 20세기 역사에 가장 광범위한 인신매매 사건으로, 일본에 의해 강제된 피해자가 수천에 이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라는 초안을 공개한 바 있다. 캘리포니아 교육국은 오는 5월 공청회에서 개정안을 확정해 2017년부터 교육한다는 계획이다. 일본 극우파의 급작스러운 청원운동은 위안부 역사에 대한 날조된 내용을 퍼뜨려 쟁점화 함으로써 교과서 기술을 무산시키려 하는 의도로 풀이되고 있다. 이에 미주 한인 시민단체들은 묵과할 수 없는 주장이라는 반응이다. 워싱턴 정신대문제대책위원회 이정실 회장은 “해당 주장의 근거로 제시된 보고서는 소수의 일본 포로와 위안부 여성만을 대상으로 진행된 인터뷰에 기반한 것으로, 그 신뢰성에 문제가 있다”며 “제대로 된 위안부 역사를 알리기 위한 청원(comfortwomenpetition.org)에 많은 미주 한인들이 서명해 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유현지 기자 [email protected]

2016-01-27

한인 여성에 6건 매춘 조장 혐의

벨뷰에서 대규모로 활동해온 한국 여성 매춘 조직(본보 1월9일자 1면) 소탕작전으로 체포되었던 조직원 여러명이 처음으로 지난 21일 법원에 출두했다. 코모 4 TV 뉴스가 21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들 14명은 모두 범죄 혐의에 무죄를 주장했다. 당국은 지난번 대규모 인신매매 소탕작전에서 12명의 한국 여성들을 구조하고 14명의 남자들을 체포했으며 인터넷과 소시얼 미디어를 통한 여러 매춘 장소들을 폐쇄시켰다. 또 kgirldelights.com 등 2개의 매춘 웹사이트도 강제로 폐쇄했다. 경찰은 이들 매춘 여성들이 한국에서 와서 강제로 매춘을 했다고 밝히고 kgirldelights.com 의 “K” 는 코리언 여성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웹사이트를 통해 대부분 한국 여성을 비롯해 외국 여성들을 매춘 시키고 있었으며 이들을 한 달 간격으로 한 도시에서 다른 도시로 옮겼다고 말했다. 벨뷰 경찰은 이번에 기소된 사람들은 한인여성 매춘 영업을 벨뷰 다운타운 고급 아파트에서 운영해온 “The League " 조직원들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출두한 2명 여성 중 한명인 한인 최(38)모씨는 6건의 매춘 조장 혐의가 부과되었다. 기소장에 따르면 이번에 구조된 한 피해 한인 여성은 최씨가 한국 고리대금업자로부터 자신의 빚을 산 후 불법으로 미국으로 데려와 강제로 매춘행위를 시켰다고 진술했다. 또 최씨는 광고를 통해 수년동안 매춘을 조장했다고 법정기록에서 밝혔다. 스티브 마이레트 벨뷰 경찰국장은 “이들 피해 여성들은 합의에서가 아니고 강요를 당해 매춘을 하고 착취를 당했다”고 말했다. 다른 두명의 피고인 도날드 뮬러와 마이클 더날은 다른 피고들처럼 매춘 조장 혐의 뿐만아니라 돈세탁과 인신매매 혐의로도 기소되어 계속 수감되었다. 한편 당국은 구조한 12명의 한국 여성들은 아무런 범죄 혐의로도 기소하지 않았다. 특히 경찰은 매춘 고객인 수천명의 남자 이름들을 수집했는데 앞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킹카운티 단 샤터버그 검사장은 매춘 여성들은 강제로 빚을 갚기 위해 매춘을 했는데 여성들은 휴일도 없이 매일 최고 14시간, 매일 10명의 손님을 받아야 했다고 말했다.

2016-01-22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