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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90 고개를 넘으면서

요즘 연령에 따른 시간 변화의 느낌을 자동차 속도에 비교하기도 한다. 세월이 60대는 60마일, 70대는 70마일, 80대는 80마일, 90대는 90마일로 달린다며 삶의 종착지가 다가옴을 아쉬워한다.  
 
2024년 갑진년 푸른 용의 해가 시작된 시점에 희망의 날개를 펼 준비를 해 본다. 올해가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거창한 결심은 접어두고 남들에겐 대수롭지 않게 보이겠지만 내게는 중요한 결심을 해보려 한다.  
 
요즘은 백세시대라 죽음은 다른 사람의 문제지 나와는 무관한 일이라 착각하고 살았다. 하지만 삶과 죽음은 결국 분리될 수 없는 것. 나는 30여년 전 사랑하는 남편의 죽음을 겪으며 영원한 것은 없다는 것을 배웠다. 배우자의 죽음을 통해 삶의 매 순간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죽음의 확실성도 알았다.
 
인생의 종착지에 다가가는 시점에 ‘웰다잉(Well Dying)’ 연습을 빼놓을 순 없다. 인생의 즐거움은 죽음을 아는 순간부터 더욱 절실해지며 삶을 사랑한다면 그만큼 죽음에 대해서도 잘 준비해야 한다. 결코 삶은 무한하지 않으니 말이다.
 


나는 지금까지 자기중심적 삶을 살았다. 이젠 소유와 자기만족에 매달렸던 삶을 내려놓고 교만의 착각도 버려야겠다. 이웃과 나누며 함께함이 행복하다는 지혜도 터득했다. 앞으론 작은 일에도 감사하면서 남을 원망하기 전 용서하고 하루하루를 사랑하면서 남을 배려하고 나누는 삶을 살아야겠다. 이것이야말로 죽음을 잘 준비하는 자세가 아닌가 싶다. 옛 성인들은 이 세상 떠날 때 모든 번민을 훌훌 벗어버리고 홀가분한 기분으로 떠났다니 얼마나 행복할까 싶다.  
 
하지만 괴테가 파우스트를 완성한 것은 80세가 넘어서였다고 한다. 나도 열정과 의욕까지 잊어선 안 되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인생에서 늦은 때란 없다’고 하니….

임순·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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