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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 휠체어 탄 장애인 이용 힘들어”

오늘(3일)은 유엔이 지정한 제32회 ‘국제 장애인의 날’이다.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이라는 국제 장애인의 날 목표에 맞춰 장애인들의 삶을 보다 깊이 있게 취재하기 위해 수소문한 끝에, 휠체어 인생 25년차라는 한인 장애인 박 모 씨를 만날 수 있었다.     플러싱에 거주 중인 77년생 박 씨는 취재가 시작되기 전 “내가 휠체어를 이용하는 한인 장애인 전부를 대변할 수 있을지”에 대해 우려했다. 그리고 취재 당일, 그는 “기사를 통해 아주 작은 변화라도 생겼으면 한다”며 용기를 내 조금 특별한 도전을 해보기로 했다. 박 씨의 조금 특별한 하루를 함께해봤다.     ◆아이스하키를 즐기는 평범한 청년이었지만   1992년 가족과 함께 캐나다로 이민 온 박 씨는 아이스하키와 배구를 즐기는 활발한 성격의 청년이었다. 적어도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놓을 사고를 겪기 전까지는 그랬다. 그리고 1999년 겨울, 모든 것이 변했다. 사고가 나던 해의 12월 18일, 퀸즈 키세나파크 인근 도로를 운전 중이던 그는 차량 전복 사고를 겪게 된다. 박 씨는 “순식간에 차량이 뒤집혔고, 열려 있던 썬루프로 몸이 튕겨 나갔다”며 “이후 내 차가 내 다리 위를 밟고 지나갔다”고 전했다. 이후 17일 동안 코마 상태에 빠졌다가 깨어난 그는 깨어난 후에도 2년 동안 사고 이전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기억상실증을 경험했다. 사고로 중추신경계가 손상됐기 때문이다. 사고 후 이전과는 180도 다른 하반신 마비자의 삶을 살게 된 그는 “지금도 사고 당시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철은 20년 만에 타봅니다”   지난해 인구조사국이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약 7%의 뉴욕 시민은 보행 장애를 가졌지만, 뉴욕시 전철역 472개 중 미국 장애인법(ADA)에 따라 다양한 장애를 가진 승객을 수용할 수 있고 계단을 오르지 않아도 이용 가능한 역은 27%뿐이다. 이 소식을 들은 박 씨는 “비록 나는 차량을 운전하고 다니지만, 내가 전철을 이용하던 수십년 전과 비교했을 때 무엇이 바뀌었는지 확인해보기 위해 조금 특별한 도전을 해보겠다”고 밝혔다. 20년 만에 전철을 타고 단골 식당을 찾기로 한 그의 여정은 플러싱 메인스트리트 전철역 엘리베이터를 찾는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다행히 엘리베이터는 빨리 찾을 수 있었지만, 그는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이 이용 가능한 시설이 있다고 해도, 노숙자 단속이 잘 되지 않아 전철역 엘리베이터에서 노숙자들이 자고 있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열차와 플랫폼 사이 넓은 간격 때문에 휠체어 앞바퀴를 들고 열차에 탑승한 박 씨는 “기자님, 지하철에서 휠체어 탄 사람 자주 보셨어요?”라고 물었다. 생각해보니 많지 않았던 기억이다. 박 씨는 그 이유에 대해 “수동 휠체어를 이용하는 사람은 ‘휠리(Wheelie·턱에 걸려 넘어지거나 틈새에 바퀴가 끼이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휠체어 앞바퀴를 들고 이동하는 행위)’를 통해 열차 탑승이 가능하지만, 전동 휠체어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열차와 플랫폼 사이 틈에 빠지지 않기 위해 직원의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ADA에 따르면 플랫폼과 열차 사이 가로 간격은 2인치, 세로 간격은 4인치를 넘을 수 없다. 하지만 장애인 승객을 고려하지 않았던 100여년전 건설된 뉴욕시 전철 시스템에서는 이 법이 대부분 지켜지지 않는 상황이다.       ━   “정책보다는, 사람들 인식부터 바뀌었으면”   휠체어 이용 어려운 건물들  식당도 가던 곳만 가게 돼   ‘억세스-어-라이드’ 불러도   지연 심해 결국 자차 구입 택시들, 장애인엔 추가 요금도     ◆“캔 유 헬프 미?”   7번 전철이 지나는 퀸즈 전철역 중 휠체어 이용 장애인이 접근 가능한 역은 5개. 이중 하나인 우드사이드역에 도착해 식당으로 향하던 길, 사고가 발생했다. 보행 신호등이 설치되지 않은 골목길을 건너던 박 씨가 빨리 달리는 차량을 피하고자 급하게 이동하다가 보도 턱에 걸려 넘어진 것. 휠체어는 반쯤 뒤집어졌고, 상체가 앞으로 고꾸라진 박 씨는 큰 소리로 “캔 유 헬프 미?”를 외치기 시작했다. 성인 5명이 달려들어 그를 바닥으로 옮겼고, 박 씨가 직접 휠체어 장비를 체크한 후에 다시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휠체어에 탑승할 수 있었다. 박 씨는 “신호등이 없는 거리라서 차를 피하려다가 급한 마음에 사고가 난 것 같다”며 “이래서 처음 가는 동네는 잘 안 가려고 하고, 가더라도 차를 갖고 가려고 한다”고 전했다. 또 “방금 같은 경우는 많은 사람의 도움이 필요해서 큰 소리로 도움을 요청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오히려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모르는 사람이 휠체어를 갑자기 컨트롤하면 무슨 일이 생길지 예측할 수 없어 더 불편한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식당, 도전해보고는 싶은데요     식당으로 들어선 박 씨는 익숙한 듯 직원에게 인사를 건넸다. 박 씨는 “휠체어가 화장실에도 들어갈 수 있어야 하는 등 여러가지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새로운 식당을 가보고 싶어도 가던 곳만 가게 된다”며 “전에 베이사이드에 위치한 한 한식당을 갔는데, 정문으로는 휠체어가 입장할 수 없어 쓰레기 버리는 주방 쪽 통로로 들어갔다”고 전했다.     ◆조금 특별한 그의 운전법   식사 후 플러싱 쪽으로 돌아온 그는 ‘조금 특별한’ 차량 운전법도 보여주겠다고 했다. 차량 문을 열고, 팔 힘을 이용해 운전석에 탑승한 그는 휠체어를 분해해 차량 옆좌석에 싣고는 운전 방법을 설명했다. 하체를 이용할 수 없기 때문에 운전대 좌측에 설치된 손잡이를 활용해 브레이크와 엑셀을 밟아야만 했다.       ◆장애인은 요금 더 받습니다   박 씨도 사고 이후 바로 차량을 운전한 건 아니었다. 브루클린에 있는 학교에 가기 위해 노인 및 장애인들이 이용하는 교통수단인 ‘억세스-어-라이드(Access-A-Ride)’를 이용했으나, 여러가지 불편함이 많았다.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최소 하루 전까지 예약을 해야 했고, 예약에 성공해도 약속한 시간보다 30분 이상 늦게 오는 경우가 허다했다. 30분 이상 차량이 안 올 경우 일반 택시나 다른 차량을 이용한 뒤 뉴욕시정부에 청구할 수 있는데, 이때 박 씨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급히 가야 하는 곳이 생겨 한인 택시업체에 연락했는데, 장애인은 요금을 더 받는다는 얘기를 들은 것. 그는 “장애인을 태울 때 추가 요금을 받는 것은 불법이지만, 그럼에도 당당하게 요금을 더 받겠다고 했다”며 “그래도 신고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정책보다는, 사람들 인식부터 바뀌었으면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전하고픈 말이 있냐는 질문에는 “마트에 가면 장애인 지정 주차 자리에 아무렇지 않게 주차된 일반 차량을 많이 보게 된다”며 “정책보다는, 사람들 인식부터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글·사진=윤지혜 기자휠체어 장애인 휠체어 앞바퀴 장애인 승객 국제 장애인

2024-12-02

"너의 발이 되어주마"… 사랑의 휠체어 보내기 20년

24년 전부터 갈 곳 없는 노숙자들에게 따뜻한 밥 한끼를 대접하다 코로나로 봉사를 못하게 되자 전세계 빈국에 휠체어 보내기 운동을 하는 사람이 있다. 그가 보내는 휠체어는 북한, 미얀마, 키르기즈스탄 등 이념과 국경을 넘어 훈훈한 인류애를 보여줘 감동을 주고 있다.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의 작은 봉사단체  '작은 나눔'의 박희달 대표가 바로 그다. 그와 동료 몇몇이 지금까지 보낸 휠체어는 무려 3912대로 컨테이너 한 개를 꽉 채우면 250대가 들어가므로 컨테이너 숫자로 20개에 가깝다. 그가 보낸 휠체어로 새로 '발'을 얻게 된 전세계 장애인이 4000명에 육박한다는 말이다.   이 '사랑의 휠체어 보내기' 운동은 2003년 성탄절에 베데스다 복지재단을 통해 20명의 장애인에게 휠체어를 전달함으로써 처음 시작됐다. 2006년에는 교회 간의 벽을 넘어 서울 가톨릭복지회에 120대를 전달했으며, 2007년에는 북한 함경북도 청진지역 6개 병원에 120대를 보냄으로써 남북 교류도 시작됐다. 이들이 휠체어를 보내기 시작하자 북한도 감사의 편지와 함께 그 휠체어를 어떻게 나눴는지 회신까지 보내왔다. 2020년에 보내온 조선장애자보호연맹 명의의 회신에는 평안남도 직동탄광, 천성 탄광, 청남탄광 등에 25대씩 보냈다는 내용이 나온다. 작은 나눔이 얼어붙어 있던 남북 갈등까지 녹인 것이다.     2016~2018년엔 미얀마에 600대, 2019년엔 키르키즈스탄에 260대, 2020년엔 산악인 엄홍길 재단을 통해 네팔에 250대를 보내는 등 국경과 장벽을 넘어 장애인 돕기는 매년 계속되고 있다. 물론 이런 봉사가 가능한데는 노숙자 아침식사 봉사 때부터 후원한 수천 명의 익명의 기부가 있었다.     박대표의 휠체어 보내기에 후원자들이 몰리는 이유는 기부의 투명성에  있다. 그는 후원자들이 보낸 기금이 어떻게 쓰이는지, 휠체어는 어디에 몇 대가 기부됐는지 그 과정을 홈페이지 뿐만 아니라 후원자 개개인에게도 낱낱이 공개해 한점 의혹이 없도록 하고 있다. 이런 투명한 공개로 매년 1만 달러씩 기부하는 사업가(서성원)도 생겨났고, 처음 1000달러를 보내다 올해부터 3000달러를 기부한다는 할머니(베티 손)도 생겨났다. 북한도 처음엔 공개를 거부하다 박대표의 '투명성' 채근에 휠체어 배급처 회신을 보내온 것이다.   내년에는 베트남에 휠체어를 보낼 예정이라는 박 대표는 "투명한 공개 덕분에 갈수록 후원자가 늘고 있다"며 "그동안 남몰래 후원해준 천사같은 기부자들에게 너무나  감사하다"고 다시 한번 사의를 표했다. 문의 510-708-2533, 홈페이지 www.tsofa.org, pay to: Tiny Share Of Field Activity, T.S.O.F.A, 작은나눔 서만교 기자 [email protected]북한 휠체어 휠체어 배급처 휠체어 보내기 후원자 개개인

2024-11-24

[이 아침에] 밀당이 필요했던 여행

운동을 싫어하는 나는 여행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여행을 가도 호텔 방에서 뒹굴며 책만 읽다 오곤 한다. 몸을 움직이는 건 다 노동이라 생각해서 남들이 여행을 간다고 하면 “고생문이 훤하다”라고 김을 빼는 편이었다.   다리 관절 수술을 한 데다 평발이어서 오래 걷질 못하는 불편함도 여행을 좋아하지 않게 된 이유 중 하나이다. 공항에선 휠체어 서비스를 받고, 크루즈 배에선 스쿠터를 빌려 탈 수 있어서 그나마 수월했다.   항구에 정박한 후 선택 관광을 할 땐 보행 거리가 짧은 가장 낮은 단계의 옵션을 택해야 한다. 이번 여행은 ‘무엇을 보지 않을까’를 결정해야 하는 희한한 여행이었다. 나의 몸 상태를 고려 않고 건강한 이들처럼 관광에 욕심을 내다간 큰일을 치를지 모르기에 말이다. 꼭 볼 것만 보고 포기할 것은 포기해야 하는 내 마음의 밀당이 필요했다.   남들이 박물관 전시실을 돌아볼 때 나는 중간에 빠져나와 밖의 벤치에서 햇볕을 쬐며 사람구경을 하는 게 더 재미있었다. 싱그러운 바람이 얼굴을 스칠 때, 낯선 나라의 공기와 풍광을 홀로 즐기는 시간도 참 좋았다.   각 나라 사람이 뒤섞인 여행지에서 호리호리한 남편은 일본인으로 보고, 나를 중국인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어서 흥미로웠다. “아리가또” “셰 셰 ” 를 화답하느라 추임새처럼 써보며 웃었다.   크루즈의 마지막 날, 요코하마에서 온천 도시 아타미로 갈 때 신칸센을 탔다. 히까리호는 정말 빨랐다. 올해가 신칸센이 생긴 60주년이라며 기념 스티커를 준다. 그에 비해 KTX는 올해가 20주년이다. 일본의 고속 열차는 대한민국보다 40년이 앞섰다. 최근의 IT기술은 일본을 따라잡았다고 하나, 공공 서비스나 공중도덕과 배려는 아직 일본이 앞선듯하다. 국민소득이 높다고 다 선진국인 것은 아닐 것이다.   대만과 일본을 거쳐 모든 소리가 귀에 쏙쏙 들어오는 한국에 도착했다. 광고에 안내방송까지 신경 안 써도 다 이해되는 모국어의 나라. 타이밍이 딱 맞게 유럽여행을 떠난 동생 집이 비어서 호텔 대신 편히 지낼 수 있었다. 다만 현지에서 개통한 전화가 없어 약간 불편했다. 무엇이든 실명 인증을 해야 해서 음식이나 물건을 미국 전화로 주문하기 어려웠다. 다행히 우버택시는 미국의 계정과 연계되어서 택시 타기는 편했다.   선인들은 여행을 ‘글자 없는 책’이라는 뜻으로 ‘무자지서(無字之書)’라 불렀다. 여행은 길에서 하는 독서라는 뜻일 터이다. 가져간 두 권의 책을 읽고 여행도 했으니 “독서로 혜안을 얻고 여행에서 개안한다” 는 멋진 중국속담에 기분이 한껏 좋아졌다.   한 달가량 긴 여행에서 무사히 돌아온 것이 대견하다. 여행길에 부축하느라 수고한 남편에게 절이라도 해야 할까 보다. 이정아 / 수필가이 아침에 밀당 여행 이번 여행 휠체어 서비스 독서로 혜안

2024-10-27

[이 아침에]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다

세상을 뒤집어 놓는 큰 사건도 처음에는 별것 아닌 일로 시작되는 경우가 있다. 지난 노동절 연휴 동안 내가 경험한 일이 그러하다.   내 차에는 휠체어를 실을 수 있는 박스가 달려 있다. 차에 탄 후 스위치를 누르면 박스가 열리고, 체인이 내려와 휠체어를 박스에 싣는다. 이놈 덕에 남의 도움 없이 혼자 차를 몰고 다닐 수 있다.     토요일 저녁 생일을 맞은 친구네와 저녁을 먹은 후, 맥도널드에 가서 커피를 마시기로 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휠체어를 내리려는데 박스가 열리지 않는다. 스위치를 누르면 ‘딸깍’ 하고 연결되는 소리가 나야 하는데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서둘러 집으로 돌아오고 말았다.     그때까지만 해도 크게 걱정은 하지 않았다. 박스 한 귀퉁이에 있는 뚜껑을 열고 수동으로 박스를 열어 휠체어를 꺼내고, 주일에는 휠체어를 접어 아내가 트렁크에 넣고 교회에 가면 되고, 수리는 휴일이 지나고 천천히 하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 탓이다.     집에 돌아와 조카 녀석을 불러 휠체어를 꺼내 달라고 하니, 잠시 후, 수동도 작동이 안 된다고 한다. 갑자기 난감해졌다. 나를 업고 집에 들어간들 그다음은 어떻게 한다? 차고에 있는 간이 접이식 전동 휠체어 생각이 났다. 아내가 그놈을 꺼내와 타고 겨우 집에 들어왔다.     3일간의 고난이 시작되었다. 전동 휠체어는 가파른 경사로를 오르거나 먼 거리를 다닐 때는 편리하지만, 좁은 공간에서 사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50년대에 지어진 미국 집들은 복도며 화장실의 공간이 좁다. 전동 휠체어로 좁은 실내를 누비고 다니는 일은 고난도의 조종 기술을 필요로 한다. 변기와 세면대에 접근하는 것도 평소에 쓰던 휠체어와는 각도와 거리가 다르다.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3일을 겨우 버티고 화요일 아침 수리점으로 달려갔다. 평소에 안면이 있는 앤디가 나왔다. 장황한 내 설명을 듣더니 아무 말 않고 스위치를 누른다. 박스가 열리며 휠체어가 내려온다. 어찌 이런 황당한 일이!     이야기는 3주 전으로 돌아간다. 조카 녀석의 생일이라 세 식구 외식을 하고 돌아와 휠체어를 내리는데 박스 안에서 ‘따악’ 하며 무언가 부러지는 소리가 난다. 아내와 조카에게 이야기하니 손전등을 비추어 보고는 어딘가 연결되어 있던 스프링의 한쪽이 떨어진 것 같다고 한다. 박스를 다시 여닫아 보니 작동하는 데는 이상이 없다. 아마도 안에 있는 전기배선을 잡아 주었던 것이 아닌가 싶어, 다음에 수리점에 갈 때 봐달라고 해야지 하고 넘어갔다.     박스를 점검한 앤디의말인즉, 그 스프링은 박스를 여닫을 때 부품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었다. 그 외에도 박스가 낡아 이것저것 갈아야 할 것이 있다고 했다. 일단 작동은 되니 오늘은 집에 가고, 부품이 오면 연락해주마고 한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나를 두고 하는 말 같다. 기계도 사람의 몸도 이상이 생기면 신호를 보낸다. 별 탈 없이 돌아간다고 이를 무시하면 큰코다칠 일이 생기는 법이다. 평소에 관리를 잘하고 스프링이 부러졌을 때 수리점에 갔더라면 피할 수 있었던 일이다. 안전불감증의 대가를 혹독하게 치르며 다시 되새겨 본다. “유비무환” 고동운/ 전 가주 공무원이 아침에 가래로 호미 전동 휠체어 접이식 전동 토요일 저녁

2024-09-04

미 축구 대표팀 종합훈련장, 페이엇 카운티서 '첫 삽'

미국 축구 대표팀의 종합훈련장 '아서 M. 블랭크' 센터가 조지아주 남부 페이엇 카운티에서 첫 삽을 떴다.   미국축구연맹(USSF)은 8일 페이엇 카운티에서 본부와 국가대표 훈련장(NTC) 건설을 위한 착공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훈련장의 이름은 미식축구(NFL) 애틀랜타 팰컨스와 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 애틀랜타 유나이티드의 구단주로 5000만달러를 기부한 아서 블랭크의 이름을 따 지어졌다.   훈련장은 여성팀과 청소년팀, 뇌성마비 장애인팀 등을 포함해 27개 국가대표 선수단이 이용할 전망이다. 총 200에이커 부지에 야외 축구장 12개과 10만스퀘어피트(sqft) 면적의 실내 경기장이 들어선다. USSF 업무를 위한 20만스퀘어피트(sqft)의 본부 건물도 짓는다. 총 예산은 2억 달러에 이른다.   2026년 애틀랜타서 개최될 월드컵에 앞서 완공될 훈련장은 전국 최초의 통합  NTC 시설로 기록된다. 애틀랜타 유나이티드는 이날 성명을 발표해 "27개 팀에 휠체어 축구대표팀 등이 포함된 만큼, 전 시설이 연방 장애인법(ADA)에 따른 건물 접근성 표준을 준수해 지어진다는 점이 고무적"이라고 전했다. 장채원 기자 [email protected]축구대표팀 조지아 휠체어 축구대표팀 조지아주 남부 애틀랜타 유나이티드

2024-04-09

“나도 기내 기어갔다”…장애인들 고충 잇따라

LA행 델타 항공 기내에서 하반신 마비 한인 남성이 좌석까지 기어가야 했던 사연〈12월23일자 A-1면〉이 논란이 된 가운데, 유사한 수모를 겪었다는 장애인들의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캐나다 매체 CBC뉴스에 따르면 로드니·디애나 하진스 부부는 지난 8월 결혼기념일을 축하하기 위해 밴쿠버에서 라스베이거스로 이동하는 중 ‘비인간적인’ 경험을 겪어야만 했다.     경직형 뇌성마비(spastic cerebral palsy)를 앓고 있는 로드니 하진스(46)는 “통상적으로 항공사 직원들이 기내에서 사용 가능한 기내용 휠체어(aisle chair) 탑승에 도움을 주는데 에어캐나다는 직원의 도움이 없었다”며 “해당 항공사 직원은 비행기에서 내릴 당시 ‘스스로 게이트까지 이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출구까지 바닥을 기어갔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씻을 수 없는 상처다. 장애인을 위한 항공사 정책 변경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지난해 호주에 본사를 둔 젯스타(Jetstar)를 타고 싱가포르에서 방콕으로 향하던 나탈리 커티스도 승무원의 도움 없이 자리로 기어가야 하는 모욕을 겪어야만 했다.     야후 기사에 따르면 커티스는  “젯스타측은 ‘기내용 휠체어를 사용하려면 추가 비용을 내야 한다’고 했다. 한 번도 기내용 휠체어 서비스 이용 당시 추가 비용을 낸 적이 없다”고 전했다. 이후 그는 아무런 도움 없이 좌석까지 기어가야 했다.   항공사측의 장애인을 위한 서비스가 취약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말해주는 사례들이다.   연방교통부의 ‘장애 여행객의 권리(Airline Passengers with Disabilities Bill of Rights)’에 따르면 항공사는 장애인 승객에 특정 장애 관련 서비스 관련 문서 등을 요구할 수 없으며 항공사 직원들은 장애인 승객을 안전하고 품위 있게 대하는 훈련을 요구하고 있다.     또 미국 장애인법(ADA)의 재활법 504조(U.S. airport operators, for example, the Americans with Disabilities Act (ADA), Section 504 of the Rehabilitation Act of 1973)에 따라 항공사는 게이트와 기내 좌석을 이동할 때 장애인들의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 자세한 장애인 항공 이용 관련 법은 연방 교통부 웹사이트(rb.gy/xoyfbg)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된 한인 션 장(26)씨는 지난달 3일 애틀랜타에서 LA로 향하는 델타 항공기에서 자리까지 기어가는 굴욕적인 상황을 겪어야 했다. 장씨는 “당시 휠체어 지원을 요청했지만 도움을 줄 수 없다는 말만 들었다며 델타 측에서 주장한 다음 항공편 이용 제안 관련 확답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델타측은 본지의 사실 확인 요청에 “해당 승객은 이륙 10분 전 도착했으며 장애인 서비스를 요청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적절한 탑승 지원을 위해 1시간 30분 이내 직항편을 제안했다”고 전해왔다. 이어 델타는 이동 지원이 필요한 고객은 델타 웹사이트(delta.com) 혹은 델타 앱을 통해 요청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예진 기자 [email protected]한인 장애 장애인 여행객들 장애인 승객 기내용 휠체어

2023-12-27

'사랑의 휠체어' 사업 동참해주세요

장애인 지원이 미흡한 국가들에 약 20년간 휠체어를 기증해 온 박희달 '작은나눔' 대표가 연말을 맞아 많은 이들의 관심과 기부를 당부했다.     20일 뉴욕중앙일보 본사를 방문한 박 대표는 "올해 7월 타지키스탄에 휠체어 240대를 전달했고, 지난 20년간 누적 기준으로 전 세계에 3642대의 휠체어를 기부했다"며 "많은 한인들이 선뜻 휠체어 기증 사업에 동참해주신 덕분"이라고 전했다.     뉴욕·뉴저지 일원에서는 개인사업을 하고 있는 서성원씨가 올해에도 작년에 이어 1만 달러를 쾌척했다. 박 대표는 서씨에 대해 "3000달러 기부에서 시작해 5000~6000달러, 1만 달러까지 기부금을 늘려주신 분"이라며 감사를 표했다. 뉴저지 뿌리깊은나무교회에서도 올해 2000달러를 기부하며 처음으로 동참했다. 이외에 유신희(200달러), 장한용(300달러), 한형섭(100달러)씨도 참여했다.   박 대표는 "매년 240대 휠체어를 42피트 컨테이너에 꽉 채워 보내다보니 할 일도 많고, 사비를 터는 일도 허다하다"면서도 "휠체어를 받고 기뻐하는 이들을 보면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작은나눔은 한국을 시작으로 북한·중국·미얀마·네팔·키르기즈스탄·타지키스탄 등 매년 도움이 필요한 국가 장애인들에게 휠체어를 보냈다. 내년에 휠체어를 기증할 국가로는 캄보디아와 아프리카 부룬디를 놓고 고민 중이다.   1971년부터 뉴욕에서 15년간 거주한 박 대표는 1985년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로 이주했다. 나눔과 봉사에 관심이 있던 그는 노숙자 아침 식사대접을 시작했고, 이후 장애인을 돕고 싶어 휠체어 기부사업을 펼치게 됐다. 2018년엔 다시 뉴욕으로 복귀, 작은나눔 활동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사랑의 휠체어는 도움이 필요한 국가의 현지 도로사정을 감안해 산악 자전거용 고무타이어를 장착해 특별 제작한 것이다. 기부자가 휠체어 한 대당 100달러를 기부하면, 나머지 비용은 미국과 한국의 협업 자선단체에서 매치해 구입한 후 휠체어를 보낸다.     작은나눔에 대한 자세한 후원 방법은 홈페이지(tsofa.org)에서 확인하거나, 전화(510-708-2533)로 문의하면 된다. 글·사진=김은별 기자 [email protected]휠체어 사랑 휠체어 기부사업 휠체어 사업 휠체어 기증

2023-11-21

“증오는 그만, 사랑으로” 1500명 함께 뛰었다

인종과 장애를 넘어선 한마음 축제였다.   중앙일보가 주최하고 해피빌리지가 주관한 제10회 사랑나누기 5K/10K 마라톤이 지난 16일 성황리에 진행됐다.   행사 사진 전체보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4년 만에 개최된 이 날 대회는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부터 2~3세 아동과 80대 시니어들까지 남녀노소 1500여명이 ‘나눔과 사랑’을 위해 달렸다. 특히 한인을 비롯해 백인, 흑인, 라티노 등 남가주 전역에서 모인 참가자들은 이날 ‘증오범죄를 멈추고 커뮤니티에 사랑을 나누자(Stop the Hate, Sharing & Love Community)’라는 글이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걷고 뛰면서 커뮤니티가 어우러진 잔치 한마당을 즐겼다.     한인타운을 관할하는 헤더 허트 10지구 시의원, 애런 폰세 올림픽 경찰서장 등도 자리해 대회 개최를 축하했다. 남가주사진작가협회, 파바월드, LA윌셔라이온스클럽과 유니파이드 라이온스 클럽, 보이스카우트 278대대 등 10여개 자원봉사 단체들이 주차 안내부터 행사 후 거리 청소까지 도맡아 봉사하며 진행을 돕고 참가자들을 지원했다. 힐스한의원에서는 의료부스에서 대기하고 통증을 호소하는 참가자들을 치료했다.   중앙일보 남윤호 대표는 출발 전 인사말을 통해 “팬데믹 이후 다시 열린 사랑나누기 마라톤에 오신 여러분들이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시길 바란다”며 참가자들을 환영했다.   허트 시의원은 “중앙일보의 뜻깊은 행사에 참여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축하 인사를 전하며 “사랑나누기 마라톤을 통해 참가자들과 커뮤니티가 서로를 좀 더 이해하고 가까워지길 기대한다. 무엇보다 이 행사가 LA에 증오범죄가 더는 생겨나지 못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인사했다.   폰세 서장은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하고 4년 만에 한인타운에서 뛰는 러너들을 보니 반갑다”며 “오늘 참가자들의 안전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LA한인타운의 치안을 잘 지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LA 한인타운에 거주하는 과테말라 출신 누네즈 마르티네즈씨는 “한인들과 이웃 타인종 주민들과 함께 윌셔가를 뛰니 기분이 새롭다.  이런 행사가 앞으로 더 많이 열려 서로 간에 끈끈한 정을 쌓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2살 딸과 참가한 에릭 피게로아씨는 “오늘 이곳의 모습처럼 우리 모두 인종, 종교, 피부색에 상관없이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면 좋겠다. 우리는 꼭 그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대회 남녀 우승자는 5K 코스 경우 리처드 김, 파티마 나바로씨가, 10K 코스는 유성은, 김원희씨가 각각 차지했다. 휠체어 참가자 중에서는 에드가 모리요씨가 1등 했다.     시상식 후에는 참가자 전원을 대상으로 추첨 행사를 진행해 아시아나 왕복 항공권, 리조트 골프 숙박권 등 다양한 경품을 증정했다. 또 농심은 4개들이 라면 한 팩, 코웨이에서는 휴대용 물티슈와 비닐가방, 라이즈고향 차터스쿨은 미니 백팩 등을 참가자들에게 선물로 나눠줬다. 관련기사 사랑의 마라톤 내년엔 더 힘차게 뜁니다 윌셔길에서 커뮤니티 화합 한마당 잔치 [화보]   장연화 기자 [email protected]사랑나누기 마라톤 나눔위 사랑 휠체어 참가자 행사 진행

2023-09-16

행복나눔재단, 휠체어 전용 내비게이션 앱 ‘WheelVi’ 베타 버전 출시

SK 사회공헌 전문 기관 행복나눔재단(이사장 최기원)이 지난 21일 휠체어 전용 내비게이션 앱 ‘WheelVi(휠비)’ 베타 버전을 론칭했다고 밝혔다.   WheelVi(휠비)는 ‘휠체어 내비게이션’의 줄임말로, 해당 앱은 휠체어 사용자가 원하는 목적지에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도록 돕는다. 휠체어에 최적화한 길 안내 서비스와 접근할 수 있는 건물 정보를 동시에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에는 각 기능이 분리돼 있거나 배리어프리 정보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 실제 교통약자가 활용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었다. WheelVi는 이들 서비스 및 정보를 통합해 편의성을 높였다.   또한 WheelVi는 보행로를 중심으로 휠체어에 최적화한 경로를 안내한다. 사전에 경사로 위치도 파악할 수 있다. 앞으로 고도화를 거쳐 가로등, 소화전, 전동 킥보드 같은 장애물까지 고려해 길 안내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출입문, 계단, 장애인 화장실 정보에 기반한 접근 가능 여부도 알려준다. 실제 출입문 형태를 사진으로 확인할 수도 있다. 이외에도 휠체어 유형에 따른 3가지 작동 모드, 휠제어 사용자의 방문 리뷰, 카테고리별 검색 등의 기능이 포함돼 있다.   관계자는 “WheelVi 서비스는 공공데이터, 정보 수집용 앱, 현장 방문 등 다양한 경로로 수집·검수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다. 현재까지 서울 50개 지역에서 1만8000개가 넘는 데이터가 축적돼 있다. 휠체어 사용자가 현장에서 직접 검수를 진행한 만큼 신뢰도 높은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어 “실제 자체 테스트 결과 WheelVi 사용 뒤 목적지 접근 성공률이 36%에서 91%로 수직 상승한 점이 확인하기도 했다”며 “WheelVi는 베타 서비스 기간을 거쳐 2023년 4월 정식 론칭될 예정이다. 서비스가 출시되면 서울 모든 지역의 휠체어 사용자 및 교통약자가 이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베타 버전 론칭을 기념한 미션 이벤트도 진행되고 있다. WheelVi 앱을 다운 후, 일주일 연속으로 사용하거나 10~50회 누적 사용한 이용자를 대상으로 외식 상품권, 휠체어 전용 휴대전화 거치대, 인공지능 스피커 등을 증정한다. 이벤트는 500명 한정으로 진행되며, 중복 참여도 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행복나눔재단, 세상파일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WheelVi는 행복나눔재단을 포함한 7개 기업의 공동 사회공헌 프로젝트로 개발됐다. 교통약자 모바일 플랫폼 기업 LBS tech, 장애인 이동권 콘텐츠 기업 협동조합 무의가 개발에 참여했고 △SK텔레콤 △요기요 △LG헬로비전 △법무법인 딜라이트가 후원 및 임직원 자원봉사로 함께하고 있다.   강동현 기자 [email protected]행복나눔재단 내비게이션 휠체어 내비게이션 휠체어 사용자 휠체어 전용

2022-11-24

“20년간 휠체어 3400대 기부”

  장애인 지원이 미흡한 국가들에 20년간 휠체어를 기증해 온 박희달 (사진) ‘작은나눔’ 대표가 22일 뉴욕중앙일보 본사를 방문, 많은 이들의 관심과 기부를 부탁했다.     박 대표는 “2003년 한국을 시작으로 북한·미얀마·네팔·키르기즈스탄 등 매년 도움이 필요한 장애인들에게 휠체어를 보냈고, 지금까지 보낸 휠체어만 3400대를 넘어섰다”며 “개인과 단체를 비롯, 매년 잊지 않고 꾸준히 후원해주시는 분들 덕분”이라고 밝혔다.     1971년부터 뉴욕에서 15년간 거주한 박 대표는 1985년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로 이주했다. 나눔과 봉사에 관심이 있던 그는 노숙자 아침 식사대접을 시작했고, 이후 장애인을 돕고싶어 휠체어 기부사업을 펼치게 됐다. 2018년엔 다시 뉴욕으로 복귀, 작은나눔 활동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특히 올해의 경우 뉴저지주에서 개인 사업을 하고 있는 서성원씨가 1만 달러를 쾌척했다. 박 대표는 서씨에 대해 “3000달러 기부에서 시작해 5000~6000달러, 1만 달러까지 기부금을 늘려주신 분”이라며 감사를 표했다. 터키프리 정영일 대표 역시 작은나눔 기부에 참가했다.       박 대표는 “매년 240대의 휠체어를 컨테이너로 실어 보내자니 전달 과정에서 해야 할 일도 많고, 배송비 때문에 사비를 터는 일도 허다하다”면서도, “휠체어를 받고는 새 차를 선물받은 듯 기뻐하는 이들을 보면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작은나눔은 매년 재정보고를 투명하게 하며 기부자의 이름과 경비, 회계현황을 공개한다. 박 대표는 “내가 기부한 돈이 어떻게 쓰였는지 명확히 알 수 있어 기부자분들도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고 전했다. 작은나눔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웹사이트(https://www.tsofa.org/)에서 확인 가능하다. 글·사진=김은별 기자 [email protected]작은나눔 박희달 휠체어

2022-11-22

[웰컴 투 펫팸] 반려견도 안전벨트가 필수

수년 전 서울 동물병원에서 일할 때 응급으로 오는 환자의 상당수는 교통사고로 인한 것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한국이든 미국이든 목끈이나 몸끈(leash)을 하고 다니는 것이 일반화 되어있다 보니, 자유로운 상태로 산책하다가 차에 치여 교통사고가 나는 경우가 많지는 않다. 오히려 보호자의 차를 타고 가다가 발생한 교통사고에서 차 안에 있던 반려동물이 크게 다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운전을 하다 보면 차의 보조석 또는 뒤쪽 창문으로 얼굴을 빼꼼히 내밀고 주변을 탐색하는 개들을 자주 볼 수 있다. 무엇이 그렇게 궁금한지 연신 고개를 좌우로 돌리며 바깥세상을 구경한다. 그러다가 바람이 너무 세다 싶으면 잠깐 차 안으로 숨었다가 바로 창밖으로 얼굴을 다시 내민다. 리트리버나 저먼 셰퍼드같이 키가 큰 개들은 차의 창문에 얼굴을 내미는 정도가 아니다. 옆이나 뒤에 따라오는 차들이 느끼기에 불안할 정도로 몸이 창문을 넘어 반쯤 나와 있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다 보면 옆의 차에 부딪힐 수도 있을 것 같고, 길가의 나뭇가지에 걸릴 수도 있을 듯싶다. 그런 위험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은 차로 이동할 때 자신의 반려견을 케이지에 넣어서 안전벨트로 묶어줄 생각을 하지 않는 듯하다.   우연히 겪은 교통사고로 사랑하는 반려견이 크게 다친 지인이 있었다. 네거리에서 좌회전하다가직진 차량과 부딪히는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차에 타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안전벨트를 착용하고 있었고, 에어백까지 터지다 보니 다행히 많이 다치지는 않았다. 하지만 뒷좌석에 조용히 누워있던 반려견은 차량 충돌의 충격으로 튀어 올라 앞 좌석 의자에 세게 부딪힌 뒤, 차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반려견은 사고 후 뒷다리를 전혀 쓰지 못했다. 병원에서는 척추골절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사람도 교통사고나 낙상 등으로 인해 척수신경이 손상되어 하반신 마비나 전신 마비를 겪는 경우가 많다. 지인의 강아지도 척수신경을 심하게 다치는 바람에 하반신 마비가 오고 말았다.   교통사고나 심한 디스크로 인해 척수신경이 훼손돼 뒷다리를 못 쓰게 된 경우 맞춤형 휠체어에 의존해서 남은 생을 살아가는 방법도 있다. 휠체어의 두 바퀴가 두 다리 역할을 잘 해내는 강아지 영상을 SNS에서 꽤 볼 수 있다. 어떤 경우 네 다리를 다 쓰지 못해서 휠체어의네 바퀴에 의존해서 생활하는 반려동물도 있었다. 하지만 온종일 쫓아다니며 휠체어에 태워주고 내려주며 돌봐주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니다. 또한 휠체어를 오래 타면 살이 짓물러서 장시간 이용할 수도 없고 주로 누워있게 된다.     더 큰 문제도 있다. 척수신경이 손상되어  방광이나 항문 쪽으로 가는 신경도 동시에  제기능을 못함으로써 자발적으로 배뇨나 배변을 하기 힘들게 된다. 평생 기저귀를 차고 살아야 할 수도 있다. 소변줄을 온종일 달고 지내기도 한다. 보호자가 하루에도 여러 번 방광을 압박해서 배뇨를 시키거나 배변 또한 도와주어야 한다. 피부 욕창 또한 잘 생긴다. 결국 감당하기 힘든 보호자들은 반려견의 안락사를 선택하기도 한다.   우리 집에는 그런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교통사고는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모르는 일이다. 사람들은 안전벨트와 에어백에 의해 보호되겠지만 무방비 상태로 차에서 멋모르고 자고 있거나 휴식을 취하던 반려동물은 큰 피해를 볼 수 있다. 달리는 차에서 바람을 맞으며 갈기를 날리는 반려동물들을 보며 단순히 웃을 수만은 없는 일이다. 그런 사고를 겪은 지인의 이야기를 들은 후에 필자는 반려동물을 차에 태울 때는 무조건 케이지에 넣어서 안전벨트를 채우고 있다. 정소영 / 종교문화부 부장·한국 수의사웰컴 투 펫팸 안전벨트 모두 안전벨트 강아지도 척수신경 맞춤형 휠체어

2022-08-24

[문장으로 읽는 책]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우리가 가진 결함이나 결핍, ‘잘못되고’ ‘실격된’ 인간적 요소들이 정체성으로 선언될 때 우리는 비로소 해방감을 맛볼 수 있다. 더 이상 동굴에 혼자 있지 않다는 믿음, 개인적인 체험이 아니라 정체성 집단의 체험이라는 생각은 우리의 외로움을 덜어준다. 그러나 정체성 정치에는 명백한 함정이 있다. 대표적인 함정은 오로지 그 정체성을 가진 집단만이 자신들의 존엄과 아름다움에 대해 발언하고, 법적·사회적으로 정당하게 인정받는 방법을 말할 수 있다는 입장에 서는 것이다.   김원영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휠체어 장애인 변호사인 저자는 연극배우·칼럼니스트로도 활동한다. 글은 이렇게 이어진다. “장애인만이 장애인 문제에 대해 말할 수 있고, 장애인만이 장애인의 매력을 규정할 수 있다는 입장은 그 정체성을 공유하지 않는… 구성원 모두를 장애에 관한 논쟁, 이를테면 ‘잘못된 삶’ 소송을 둘러싼 공적 논쟁에서 배제한다.” ‘당사자주의’의 한계에 대한 적절한 지적이다.   저자는 “권리를 발명하고 차별을 금지하기 위해 아무리 노력한다 해도 결코 해결되지 않는 매력 불평등의 문제”도 주목한다. “우리의 노력으로 평등을 위한 법과 윤리, ‘정치적으로 올바른’ 일상의 규범을 구축해 나가더라도, 매력 자원이 부족한 사람들이 소외되는 것을 막을 방법은 거의 없다. 말하자면 완전한 ‘매력차별금지법(도덕)’은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신체에 대한 혐오야말로 그 존재에 대한 진정한 부정이고, 그에 대한 무심함이야말로 그 존재에 대한 완전한 무시가 아닐까.” 양성희 / 중앙일보 칼럼니스트문장으로 읽는 책 실격 변론 장애인 문제 휠체어 장애인 정체성 집단

2022-08-10

[영상] 감동의 휠체어 반려견

 몸 불편한 주인 휠체어 미는 반려견…2000만이 감동했다 [영상] 몸이 불편한 주인의 휠체어를 밀고 길을 건너는 반려견의 영상이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에는 멕시코의 에카테펙에서 휠체어에 탄 남성이 건널목으로 향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올라왔다. 틱톡 게시자는 ‘휠체어를 미는 개’의 영상을 소개하며 해시태그에 “오늘 본 아름다운 것”, “인간의 가장 친한 친구”라고 써 소감을 남겼다.   영상을 보면 휠체어에 탄 남성은 손과 발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모습이다.   남성의 휠체어를 움직인 것은 그의 반려견이었다. 반려견은 머리를 등받이 아래로 밀어 넣고 휠체어를 밀었다.       반려견은 사람들 사이를 지나 건널목 앞까지 방향을 바꿔가며 휠체어를 이동시켰다. 보행자 신호를 기다릴 땐 휠체어 앞으로 가 주인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주인의 눈을 한참 동안 바라본다.   주인 역시 불편한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반려견에게 호응한다.      신호가 바뀌려 하자 반려견은 곧바로 휠체어 뒤로 돌아가 머리를 좌석 밑으로 넣고 휠체어를 밀었다.   이 영상은 조회수 2000만건을 넘어섰고 150만건의 ‘좋아요’를 받았다.   영상을 본 네티즌은 “인간에게 개는 정말 과분한 존재일지 모른다”, “전생에 엄마였나”, “충견”, “놀라운 영상이다”, “안쓰럽고 또 대견하다”, “무조건적인 사랑” 등 반응을 보였다.   디지털본부 뉴스랩영상 휠체어 감동

2022-08-05

[열린 광장] 멕시코로 보낸 전동 휠체어

16년간 정들었던 멕시코 산퀸틴을 2년반 만에 방문했다. 오랜 기간 의료봉사를 갔던 지역이었지만 이번에는 방문 목적이 달랐다. 가는 세월에 피할 수 없는 체력의 한계로 의료봉사를 접고 택한 휴식의 낚시 여행이라 여유롭고 즐겁기만 할 줄 알았다.     그러나 이번 여행에서 무언가 빠진 허전한 느낌을 받았다. 그것은 오랫동안 해오던 봉사의 시간이 빠져 나사 하나가 없는 것같은 마음이 든 것이다.     전처럼 다시 동네 거리자 세일을 찾아 전동 휠체어를 구입했다.     배터리 교체와 정비는 지난 16년간 수리를 무료로 정성스럽게 봐주셨던 과묵한 김 선생님이 또 맡았다. 다리나 팔이 불편한 장애인을 찾아내는 일은 항상 멕시코 현지 주민으로 16년간 같이 봉사에 참여했던 게르모가 담당했다.     우리 일행은 현지에 도착하면 휠체어를 줄 사람을 찾는다. 사지 중 오직 한 손만 움직일 수 있는 신체 장애인을 찾아 운전할 정도의 정신적인 능력이 있는지를 살펴보게 된다. 이런 사람들 중에서도 가난한 경우가 최우선 순위다. 일행은 장애인에게 운전 시범을 보이고 따뜻한 대화로 사용 방법 등을 자세하게 설명해 준다.     현지에 도착해 선천적 장애를 가진 14살에게 전동 휠체어를 선물했다. 순간 소녀의 얼굴에 실망의 표정이 어린다. 의외다. 우리 일행은 그가 겪었을 슬픔의 나날을 조금이나마 위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었다. 태어나 처음으로 자기 힘으로 몸을 이동할 수 있게 된 소녀를 보려고 멀리서 찾아 간 것이다.     그 소녀는 오른팔에 장애를 가졌는데 운전대는 오른쪽에 있었다. 소녀는 오직 왼손만 움직일 수 있었다.     이때 같은 호텔에 모터사이클 경주팀의 수리 기술자로 온 백인 2명이 이 광경을 보고 수리를 자원했다. 그들은 하던 일을 제치고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핸들을 바꾸는 작업을 하면서 즐거운 표정이었다. 작업을 하면서도 쉴 새 없이 소녀에게 따뜻한 위로의 말을 건넸다.     이들의 대화와 수리 과정을 우리 일행이 지켜보면서 아직도 지구 한 구석에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 일행은 그들의 온정을 몸으로 느꼈다.     언제나 조금은 힘든 과정(구입, 수리, 운반, 전달 등)이지만 장애인들이 태어나 처움으로 손수 직접 이동하는 순간을 목격하는 것은 감격스럽다. 그들은 지난날의 슬펐던 시간을 잊은 듯 환호를 쏟아낸다. 이 순간 힘들었던 일은 녹아 버리듯 잊히고 눈시울이 뜨거워지면서 가슴에 따스함이 전해온다.     전동 휠체어가 그들의 두 다리가 되어 자유롭게 움직이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가슴이 벅차게 뛰어 오른다. 이런 감정이 그동안 이 일을 계속할 수 있게 한 원동력이었을 것이다.     지나간 일이 다시 또 해보고 싶으면 추억이고, 다시 하기 싫으면 경험이라고 한다. 앞으로도 동료들과 같이 이 나눔의 자리를 같이 하며 추억을 계속 쌓아갈 것이다. 그간 전동 휠체어를 받은 사람들이, 새 ‘다리’를 갖고 인생의 투사가 되어 슬픔을 극복하는 삶을 이어가기를 기원해 본다.  최청원 / 내과 의사열린 광장 멕시코 휠체어 전동 휠체어 멕시코 현지 그간 전동

2022-06-12

[이 아침에] 고마운 사람들

누워서 방바닥에 엑스레이 찍기가 취미인 여자와, 잠시도 가만있지 못하는 남자가 여행을 떠났다. 남자의 생일과 둘의 결혼기념일이 같아서 연례행사로 하는 여행이다. 전적으로 남자가 계획하며 여자는 하나의 여행가방처럼 따라갈 뿐이다. 여자는 여행 중에 읽을 책 세 권과 게임용 아이패드만 챙겼다. 남자는 서핑과 스노클링에 필요한 옷과 장비를 챙기니 여자보다 짐이 많다.     몸을 혹사하여 체험을 해야 여행으로 여기는 남편과 달리 낯선 곳에서 만나는 인물 관찰이 나의 여행이라 할 수 있다.   밖의 경치를 구경하러 갑판으로 갔던 이들이 높은 파도로 배가 흔들리자 다시 객실로 들어오려 애쓴다. 젊은이들은 쉽게 들어왔으나 세 할머니가 두 계단을 못 내려오고 몸이 이리저리 쏠리며 중심을 못 잡는다. 참한 젊은 여성 한 분이 달려가 한 사람을 부축해서 자리에 앉히고, 또 다음 다음 세 사람을 안전히 앉혔다. 배 안에서 만난 관광객끼리일 뿐인데 돕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카보 산 루카스에서 선셋 크루즈를 할 때의 한 장면이다.   마음은 원이로되 내 몸도 잘 추스르지 못하는 나는 도울 수 없어 안타까웠는데 그 광경을 보곤 서양사람들도 어른을 공경하는구나 안도하였다. 그 참하게 생긴 여성 분은 멕시코 여성이었는데 부모와 자녀와 함께 3대가 여행을 하는 중이라고 했다.   조신하고 얌전하던 그녀가 신나는 음악이 나오자 갑판 위에서 살사춤을 얼마나 잘 추던지 배 안의 모든 여행객들의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반전 매력이었다.   호텔 입구에서 여행상품을 파는 제시라는 여자 분은 애너하임에서 20년을 살다가 멕시코로 역이민을 한 여성으로, LA에서 왔다니 얼마나 친절하던지 옵션 관광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   긴 걸음을 잘 못 걷는 나는 여행 갈 때 지팡이를 필수로 가져간다. 짧은 거리는 남편을 의지하여 걷지만 조금 더 걸어야 하면 지팡이가 필요하다. 공항에서 길고 긴 낭하를 가려면 반드시 휠체어 서비스를 의뢰해야 한다. 이런 번거로움이 있어 여행을 탐탁하게 여기지 않는다. 그럼에도 나와는 정반대의 활동적인 남편과 살려니 불편을 감수하면서 여행을 떠나게 된다.      실은 몸이 불편하다기보다 민폐가 마음에 걸리는 것이다. 지팡이를 짚거나 휠체어를 타면 받게 되는 주변의 서비스는 지극하고 고맙다. 공적으로는 그 서비스를 누린다 쳐도 남편에게 받는 서비스는 민폐 같아서 미안하다. 내 걸음에 맞춰 천천히 걷고 때론 부축하고 휠체어도 밀어주는 사람. 운동회도 아닌데 늘 2인 3각을 하는 고달픔이 왜 없으랴. 남의 도움을 병적으로 싫어하는 나는 뒷바라지를 하는 남편에게 항상 미안하다. 고마움을 감사하지 못하고 미안함에 신경질로 표현하는 내가 답답할 뿐이다.    여행 중에 만난 고마운 이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이정아 / 수필가이 아침에 휠체어 서비스 민폐가 마음 게임용 아이패드

2022-05-31

[웰컴 투 펫팸] 휠체어 타는 반려동물

 각종 사고로 또는 루게릭병 같은 질병으로 인해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본다. 대부분 선천성이 아닌 후천적으로 장애를 얻어 휠체어에 의존하다 보니 초기에는 정신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하지만 본인의 강한 의지, 가족과 친구의 헌신적 도움으로 어려움을 극복하는 모습 또한 낯설지 않은 장면이다. 그런데 만일 내 반려동물이 특정 질병 또는 사고를 당해 휠체어에 타게 된다면 어떤 심정일까.   반려동물이 휠체어에 의존하게 되는 가장 흔한 경우는 교통사고를 당해 전신 마비나 하반신 마비가 왔을 때이다. 마비는 사고를 당한 척추가 경추인지 흉추인지에 따라 다르다. 네 다리를 다 못 쓰는 수도 있고 뒷다리만 쓰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마비뿐 아니라 사고로 인해 뒷다리를 절단하게 되면 정상보행이 어렵기 때문에 보행기구의 도움을 받아서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   질병은 간단히 디스크증이라고 말하는 추간판 탈출증이 그 원인이 될 때가 많다. 척추관 내에는 척수신경이 존재하고, 그 아래 척추 연결 부위에 쿠션조직인 디스크(disk)가 있다. 디스크는 안쪽의 수핵과 바깥쪽의 섬유테로 구성되어 있다. 노령으로 인한 퇴행성 변화, 또는 사고로 수핵이 탈출하거나섬유테가 돌출되어 척수신경을 누르면 소위 ‘디스크 증상’이 나타난다. 사고원인은 교통사고, 바닥에서 미끄러짐, 등 쪽에 큰 무게가 가해졌을 때, 과격한 운동 등 다양하다. 증상은 신경의 압박 정도에 따라 다르다. 통증, 보행장애, 마비, 배뇨장애가 발생한다. 가벼운 증상으로는 통증으로 심하게 헐떡이거나 머리를 아래로 내리거나 목이 뻣뻣해지는 모습을 보인다. 사료나 간식을 먹기 힘들어할 수도 있다.     또한 평소 잘 다니던 산책로의 계단을 제대로 오르내리지 못한다. 심지어 걷기를 싫어할 수도 있다. 보호자가 안기 위해 번쩍 들어 올릴 때 괴성을 지르며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상태가 심할 경우 너클링(knuckling) 현상이 발견된다. 발목 아랫부위의 신경 손상으로 인해 발바닥이 아니라 발등으로 땅을 디디면서 보행하게 된다. 더 심할 경우 뒷다리 모두를 끌면서 걷거나 아예 서 있지를 못한다. 배뇨와 배변 장애는 통증 호소나 보행장애보다 보호자에게 더 큰 어려움으로 다가온다. 디스크 탈출로 인해 배뇨 관련 신경이 손상돼 자발적 배뇨가 어렵다면 보호자가 몇 시간 간격으로 방광을 눌러서 소변을 배출시키는 압박 배뇨를 해줘야 한다.   디스크 파열은 빨리 약물치료를 필요로 한다. 상황에 따라서 수술을 해야 신경의 영구손상을 막을 수 있다. 약물치료를 할 경우 염증을 줄이기 위해 스테로이드와 근육이완제를 처방한다. 대소변을 위한 산책만이 허가될 뿐 뛰는 운동은 금지된다. 수술로 파열된 디스크를 제거한다면 그 이후 재활치료를 통해 걷는 운동을 해야 한다. 만일 약물과 수술요법으로도 정상적인 보행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결국 휠체어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다. 여러 업체에서 반려동물의 신체적 특성을 고려해 몸에 딱 맞는 보행보조기를 만들어준다. 비용은 상당하지만 휠체어를 타고 정상적인 달리기, 놀이, 산책을 즐길 수 있어 삶의 질이 높아진다.   가장 좋은 방법은 질병과 사고의 예방이다. 평소 높이뛰기나 원반던지기 놀이 등 척추에 부담을 줄 수 있는 놀이를 자제하고, 산책 시 반드시 목줄을 채워 교통사고의 위험을 줄여야 한다. 특히 닥스훈트, 웰스코기, 비글, 페키니즈, 라사압소 등은 추간판 탈출증이 자주 발생하는 품종이다. 이들 품종과 함께하는 보호자라면 그들이 디스크 관련 증상을 보이는지 유심히 관찰해야 한다. 정소영 / 종교문화부 부장·한국 수의사웰컴 투 펫팸 반려동물 휠체어 통증 보행장애 디스크 증상 디스크 파열

2022-04-06

[J네트워크] ‘자기 몸 긍정주의’와 아디다스 광고

자기 몸 긍정주의(Body Positive)란 획일적인 미의 기준에 휘둘리지 않고 있는 그대로 자신의 몸을 사랑한다는 의미다. 44사이즈의 마른 모델만 허용하던 패션계에서 플러스 사이즈 모델, 휠체어 모델 등 다양한 이들이 활약하게 만든 움직임이다.   비누 브랜드로 유명한 도브는 2004년 ‘리얼 뷰티 캠페인’을 시작했다. 전형적인 모델보다 몸집이 크고 피부색이 다양한 여성들이 흰 속옷만 입고 행복한 표정으로 웃고 있는 대형 광고판을 뉴욕 타임스퀘어 등에 내걸었다. 도브는 모든 여성에겐 아름다운 부분이 있다는 메시지를 퍼뜨렸다. 그해 도브 매출은 전년 대비 2배로 뛰었다. 도브는 리얼 뷰티 캠페인을 이어왔고, 소녀들에게 자기 긍정 교육을 진행했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가 최근 여성 25명의 맨가슴 사진을 트위터에 공개했다. 다양한 크기와 모양, 피부색은 물론 좌우 비대칭, 백반증, 유방암 수술 흔적이 남은 가슴까지 포함했다. 아디다스는 사진과 함께 “우리는 여성들의 모든 모양과 크기의 가슴이 지지받고 편안할 자격이 있다고 믿는다”고 남겼다.   ‘자기 몸 긍정주의’ 캠페인의 일환이지만 우리나라에선 선정성 논란으로 소비되는 모양새다. 남초 커뮤니티 유저들은 “원본을 절대 찾아보지 말라”고 경고한다. 성적 매력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할머니 가슴만 모아놨다고 조롱하면서다.   아디다스는 몇 년 전 영국에서 ‘자기 몸 긍정주의’ 캠페인을 시도했다가 역풍을 맞은 적 있다. “당신의 몸을 받아들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내세운 화보 모델이 가슴 풍만한 TV 진행자, 유명 휘트니스 강사, 플러스 사이즈 모델 등 각 부문에선 전형적인 이상형이라 볼 수 있어서다. 이에 비하면 새 캠페인은 ‘자기 몸 긍정주의’의 본질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간 셈이다.   ‘페미니즘을 팝니다’의 저자 앤디 자이슬러는 성공한 ‘도브’ 캠페인에도 결국 ‘문제 부위’를 교정하기 위해 돈을 더 쓰라는 숨은 의도가 담겨있다고 지적한다. 아디다스가 트위터에 남긴 ‘SupportIsEverything’ 해시태그가 “(다양성을) 지지하는 게 전부”라는 의미에 가까운지, “(가슴을) 받쳐주는 게 전부”라는 의도에 더 가까운지는 실제 소비자 경험이 어떻게 이어질지에 달렸을 듯하다. 이경희 / 중앙일보 이노베이션랩장J네트워크 긍정주의 아디다스 사이즈 모델 휠체어 모델 플러스 사이즈

2022-02-20

전동 휠체어 SD서도 대여

공유 전동스쿠터 서비스의 대표적인 브랜드 ‘버드(Brid) 글로벌사의 야심작인 전동 휠체어가 샌디에이고에 도입됐다.     세계적인 전동 휠체어 대여업체 스쿠트 어라운드와 파트너십을 맺은 버드사는 거동이 불편한 주민들을 위한 전동 휠체어 서비스를 전국에서는 세 번째로 샌디에이고에서 시작했다고 밝혔다.   ‘액세시블 비히클’(Accessible vehicles)이라 명명된 이 전동 휠체어 서비스는 기존의 버드 앱을 통해 예약하고 이용할 수 있다. 사용기간은 1일부터 최대 14일까지이며 고객들은 원하는 곳에서 휠체어를 수령하거나 반납이 가능하다. 전동 휠체어 조작이 미숙한 고객들을 위해 사용설명서와 무료 고객상담 전화서비스 또한 제공된다.   전동 휠체어는 3륜과 4륜의 두 가지 옵션이 있으며 물건을 수납할 수 있는 바구니가 설치돼 있다. 2018년부터 전동 스쿠터를 샌디에이고에 도입한 버드 사는 올해 초 샌디에이고 주립대학교에 전동 자전거 프로그램을 시작한 바 있다.   사진설명: 버드 글로벌이 거동이 불편한 주민들을 타켓으로하는 ‘전동 휠체어’ 서비스를 샌디에이고에서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기존의 버드 앱을 통해 예약이 가능하다. (사진출처: Bird.co)   송성민 기자샌디에이고 버드 휠체어

2021-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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