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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투 펫팸] 휠체어 타는 반려동물

 각종 사고로 또는 루게릭병 같은 질병으로 인해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본다. 대부분 선천성이 아닌 후천적으로 장애를 얻어 휠체어에 의존하다 보니 초기에는 정신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하지만 본인의 강한 의지, 가족과 친구의 헌신적 도움으로 어려움을 극복하는 모습 또한 낯설지 않은 장면이다. 그런데 만일 내 반려동물이 특정 질병 또는 사고를 당해 휠체어에 타게 된다면 어떤 심정일까.
 
반려동물이 휠체어에 의존하게 되는 가장 흔한 경우는 교통사고를 당해 전신 마비나 하반신 마비가 왔을 때이다. 마비는 사고를 당한 척추가 경추인지 흉추인지에 따라 다르다. 네 다리를 다 못 쓰는 수도 있고 뒷다리만 쓰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마비뿐 아니라 사고로 인해 뒷다리를 절단하게 되면 정상보행이 어렵기 때문에 보행기구의 도움을 받아서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
 
질병은 간단히 디스크증이라고 말하는 추간판 탈출증이 그 원인이 될 때가 많다. 척추관 내에는 척수신경이 존재하고, 그 아래 척추 연결 부위에 쿠션조직인 디스크(disk)가 있다. 디스크는 안쪽의 수핵과 바깥쪽의 섬유테로 구성되어 있다. 노령으로 인한 퇴행성 변화, 또는 사고로 수핵이 탈출하거나섬유테가 돌출되어 척수신경을 누르면 소위 ‘디스크 증상’이 나타난다. 사고원인은 교통사고, 바닥에서 미끄러짐, 등 쪽에 큰 무게가 가해졌을 때, 과격한 운동 등 다양하다. 증상은 신경의 압박 정도에 따라 다르다. 통증, 보행장애, 마비, 배뇨장애가 발생한다. 가벼운 증상으로는 통증으로 심하게 헐떡이거나 머리를 아래로 내리거나 목이 뻣뻣해지는 모습을 보인다. 사료나 간식을 먹기 힘들어할 수도 있다.  
 
또한 평소 잘 다니던 산책로의 계단을 제대로 오르내리지 못한다. 심지어 걷기를 싫어할 수도 있다. 보호자가 안기 위해 번쩍 들어 올릴 때 괴성을 지르며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상태가 심할 경우 너클링(knuckling) 현상이 발견된다. 발목 아랫부위의 신경 손상으로 인해 발바닥이 아니라 발등으로 땅을 디디면서 보행하게 된다. 더 심할 경우 뒷다리 모두를 끌면서 걷거나 아예 서 있지를 못한다. 배뇨와 배변 장애는 통증 호소나 보행장애보다 보호자에게 더 큰 어려움으로 다가온다. 디스크 탈출로 인해 배뇨 관련 신경이 손상돼 자발적 배뇨가 어렵다면 보호자가 몇 시간 간격으로 방광을 눌러서 소변을 배출시키는 압박 배뇨를 해줘야 한다.
 


디스크 파열은 빨리 약물치료를 필요로 한다. 상황에 따라서 수술을 해야 신경의 영구손상을 막을 수 있다. 약물치료를 할 경우 염증을 줄이기 위해 스테로이드와 근육이완제를 처방한다. 대소변을 위한 산책만이 허가될 뿐 뛰는 운동은 금지된다. 수술로 파열된 디스크를 제거한다면 그 이후 재활치료를 통해 걷는 운동을 해야 한다. 만일 약물과 수술요법으로도 정상적인 보행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결국 휠체어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다. 여러 업체에서 반려동물의 신체적 특성을 고려해 몸에 딱 맞는 보행보조기를 만들어준다. 비용은 상당하지만 휠체어를 타고 정상적인 달리기, 놀이, 산책을 즐길 수 있어 삶의 질이 높아진다.
 
가장 좋은 방법은 질병과 사고의 예방이다. 평소 높이뛰기나 원반던지기 놀이 등 척추에 부담을 줄 수 있는 놀이를 자제하고, 산책 시 반드시 목줄을 채워 교통사고의 위험을 줄여야 한다. 특히 닥스훈트, 웰스코기, 비글, 페키니즈, 라사압소 등은 추간판 탈출증이 자주 발생하는 품종이다. 이들 품종과 함께하는 보호자라면 그들이 디스크 관련 증상을 보이는지 유심히 관찰해야 한다.

정소영 / 종교문화부 부장·한국 수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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