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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노이 내달 7년 만에 개기 일식 펼쳐진다

지난 2017년에 이어 올해도 일리노이 지역에서 개기 일식 현상이 나타난다. 다음 개기 일식은 시카고 지역에서 2099년에야 볼 수 있기 때문에 관심 있는 주민이라면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일식(日蝕ㆍsolar eclipse)은 달이 해와 지구 사이에 일렬로 위치하면서 해가 가리는 현상을 가리킨다.     기상전문가들에 따르면 오는 4월7일 낮 12시51분부터 오후 3시22분까지 시카고 지역에서 일식 현상이 벌어진다. 가장 해가 많이 가려지는 때는 오후 2시7분으로 태양의 약 94%가 달에 의해 가려지게 된다.     시카고에서는 개기 일식 현상을 관측하기 어렵지만 세인트루이스 인근 일리노이 남부 지역에서는 개기 일식 현상도 직접 관측할 수 있다.    올해 개기 일식이 관측 가능한 지역은 일리노이 남동부 지역을 포함해 인디애나주 중부,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캐나다 토론토 등지다. 또 텍사스주 달라스 등지에서도 개기 일식을 볼 수 있다.     미국 대륙 남서부에서 북동부까지 대각선 모양으로 그려진 120마일 넓이의 루트에서 개기 일식 현상을 볼 수 있으며 미국에 거주하는 99%의 주민들은 개기 일식이나 부분 일식 현상을 체험할 수 있다.     일리노이 주에서 개기 일식이 나타난 것은 지난 2017년 이후 처음이다. 시카고에서 가장 최근에 개기 일식을 관측할 수 있었던 때는 1806년으로 시카고가 도시로 설립되기도 전이었다.     개기 일식 현상을 앞두고 애들러 천문대 등지에서는 관련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천문대에서는 이날 오후 12시반부터 3시반까지 망원경으로 볼 수 있는 일식 체험 이벤트를 개최한다. 천문 현상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의 경우 개기 일식이 잘 관측되는 지역에 호텔을 예약하고 직접 관측할 계획을 마련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개기 일식 직전에는 달이 태양을 가리면서 그림자가 넓게 드리워지면서 날카로워지고 기온이 떨어지는 현상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아울러 농장에서는 소들이 외양간으로 들어가고 귀뚜라미가 울며 새들이 둥지로 돌아오는 등의 현상도 관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Nathan Park 기자일리노이 내달 일리노이 내달 일리노이 지역 일식 현상

2024-03-06

가주 올봄 야생화 만개 '수퍼블룸'…기록적 폭우에 "장관 이룰 것"

올봄 지천에서 꽃이 만개하는 ‘수퍼블룸(superbloom)’ 기대감이 커졌다.   최근 캘리포니아 주립공원관리국(California State Parks&Recreation)은 보도자료를 통해 올봄 남가주 등 가주 전역에서 눈에 띄는 야생화 만개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주립공원관리국은 올겨울 기록적인 폭우가 내려 대지가 충분한 수분을 머금었고, 봄철 개화시기 수많은 야생화가 꽃을 피울 것이라고 전했다.     수퍼블룸은 봄철 일정시기에 야생화가 만발하는 보기 드믄 자연 현상이다. 그동안 가뭄에 시달렸던 가주에서는 수퍼블룸 현상이 손에 꼽힌다.     가주에서는 지난 2017년, 2019년, 2023년 수퍼블룸 현상이 나타나 남가주 등 구릉지대 곳곳에 방문객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드넓은 대지에 셀 수 없는 야생화가 만개해 인공위성 사진으로 찍힐 정도.   특히 수퍼블룸이 나타나기 위해서는 비만 많이 와서도 안 된다. 땅속에 야생화 씨앗이 알맞게 자리를 잡고, 봄날 햇살이 싹을 틔우도록 일정해야 하며, 땅과 대기의 수분 상태도 적당해야 한다. 여러 종의 꽃이 동시에 개화하도록 계절별 기온변화폭도 알맞아야 한다.   주립공원관리국에 따르면 올봄 수퍼블룸 기간(3월 중순~4월 중순) 방문객은 ‘주황색빛 파피꽃, 알록달록한 루피너스, 노란빛 큰금계국, 프림로즈, 사막 해바라기, 사막 백합’ 야생화를 볼 수 있다.   수퍼블룸이 예상되는 명소는 ‘안자보레고 사막 주립공원, 앤텔로프 밸리 파피 보호구역, 레드록캐년 주립공원, 치노힐스 주립공원, 포트 테혼 주립역사공원, 카리조 대평원’ 등이다.       주립공원관리국 아르만도퀸테로 국장은 “최근 몇 년 동안 가주 공공 대지에는 야생화가 장관을 이루는 ‘행운’이 찾아왔다”며 “가주민은 주립공원 등 곳곳에서 위대한 자연현상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주립공원관리국은 수퍼블룸 기간 수많은 인파가 몰릴 것이라며 자연보존을 당부했다. 주립공원관리국 측은 수퍼블룸 예상지 방문 전에 주의사항을 숙지하고, 야생화를 꺾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구릉지대나 가파른 곳을 오를 때는 낙석 등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     ▶웹사이트:parks.ca.gov/WildflowerBloom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수퍼블룸 야생화 올봄 수퍼블룸 올봄 야생화 수퍼블룸 현상

2024-03-05

[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상전이 현상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자연의 여러 다른 모습을 본다. 봄이 되면 계곡의 얼음이 녹으며 흘러내리고, 겨울에 추워지면 물은 다시 꽁꽁 얼어붙는다. 계절이 변하니 물이 얼고 녹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물 주전자를 불 위에 올려놓으면 하얀 수증기가 피어 오른다. 그런 현상을 당연하다는 듯 아무 생각 없이 보고 살았지만, 자연 과학의 발달로 그런 것에 전문적이고도 거창한 이름이 붙었다. 바로 상전이 현상이다. 쉽게 말해서 상이 변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상이란 우리에게 보이는 자연의 모습이지만, 그 속에는 심오한 과학의 원리가 숨어 있다.   상전이란 쉽게 얘기해서 물이 얼음이 되거나 수증기로 변하는 현상이다. 물과 얼음, 그리고 수증기는 모양만 다를 뿐 물리적인 성질은 같다. 단지 온도에 변화를 주면 그 모양이 변한다. 상온에서는 마시는 액체 상태의 물이 날씨가 추워서 얼면 얼음이 되고 끓으면 수증기로 변한다. 물은 이런 세 가지 모습으로 그 모양이 변하는데 이것을 상전이라고 한다.   쉽게 일상생활에서 볼 수 있는 상전이의 예를 들어본다. 소금이나 설탕이 물에 녹는 것을 용해라고 하고, 응고의 좋은 예는 상처에 난 피가 굳는 경우다. 기화는 물을 끓이면 수증기가 되는 현상으로 설명할 수 있고, 찬물이 담긴 유리컵 표면에 물방울이 맺히는 경우를 액화라고 한다. 드라이아이스가 공기 중에서 날아가는 현상은 승화이고, 그 반대 현상을 증착이라고 하는데 일상생활에서는 볼 수 없는 현상이다.   요즈음은 먹을 것이 좋고 풍부하다 보니 과체중 문제로 많은 사람이 다이어트를 하고 음식물 열량에 관심이 많다. 열량의 많고 적음을 나타내는 데 칼로리라는 단위를 쓰는데 물리학에서는 1기압(대기압)에서 물 1g을 1°C 올리는데 들어가는 열량을 1cal라고 정했다. 그렇다면 0°C의 물 1g을 100°C로 끓여서 수증기로 기화시키는 데 100cal가 들어갈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약 640cal가 필요하다고 한다. 0°C인 물의 온도를 100°C까지 올리는 데는 딱 100cal가 필요하지만, 물에서 수증기로 모양을 바꾸는데, 과학적으로 표현해서 그렇게 상전이를 시키려면 따로 에너지가 더 필요한데 이것을 잠열이라고 한다. 물의 경우, 물이 기화하는데 들어가는 에너지는 약 540cal이다. 기화는 꼭 끓는 물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라 빨래가 마르는 것처럼 상온에서도 발생한다. 반대로 수증기가 물로 바뀔 때는 그만큼의 에너지를 내놓는다.     더우면 땀이 나는데 땀의 주성분은 물이다. 그 물이 기화할 때 상전이 현상에 의해 열이 필요하므로 우리 몸은 땀 1g을 기화시킬 때마다 약 540cal의 열을 내주며 체온을 유지한다. 무작정 눈, 코, 입이 붙어있는 줄 알았는데 우리 몸은 세세한 것에도 이렇게 과학적으로 작동한다. 빅뱅 후 우주가 식어가는 동안 상전이가 있었다고 한다. 그때 생긴 엄청난 에너지가 우주급팽창을 일으키게 한 힘이 아닌가 생각하는 학자도 있다. 이런 것을 이론물리학이라고 한다. 따로 실험해볼 수 없으므로 이론이라는 꼬리표가 따라 다닌다. 원래 과학은 관찰하고 실험하여 결과를 내는 학문인데 그렇지 못하면 철학의 범주에 속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아직도 빅뱅 이론이나 급팽창 이론은 그 용어 끝에 '이론'이란 호칭을 떼지 못하고 있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상전 현상 반대 현상 수증기로 모양 동안 상전이가

2024-02-16

인플레 주원인은 높은 집값…매물, 팬데믹 전 30~40% 수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미전역에 인플레이션 현상이 고착화되고 있지만 샌디에이고의 경우는 특히 높은 주택가격이 인플레이션의 주된 원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멀티플 리스팅 서비스에 따르면 현재 샌디에이고 카운티에서 매물로 시장에 나와 있는 주택은 2000채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팬데믹 이전 카운티 시장에 나온 평상시 주택매물의 수가 6000~8000채 정도였던 것과 비교하면 30~40% 수준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이자율이 상승하면 주택가격이 떨어질 것이라는 일반적인 전망과는 달리 주택 수요가 공급수준을 훨씬 앞지르며 로컬 인플레이션 현상을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또 주택가격 인상은 서민들이 주로 거주하는 아파트와 같은 임대주택의 렌트비 인상까지 이어져 샌디에이고 지역의 인플레이션 장기화에 기여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인인 볼테어 레프는 "많은 구매자가 주택 가격을 감당할 수 없어 구입하려는 주택의 규모를 줄이거나 일부는 시장에서 완전히 퇴출되는 현상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유니버시티 오브 샌디에이고의 앤런 진 교수는 "임대료를 포함한 높은 주택 비용이 샌디에이고의 높은 인플레이션의 원인 중 하나"라고 진단하고 "특히 샌디에이고 카운티는 전기요금을 비롯한 유틸리티 비용도 다른 지역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김영민 기자인플레 주원인 인플레 주원인 인플레이션 현상 인플레이션 장기화

2024-01-19

[주간 증시 브리핑] 5주째 유지된 컴플레이선시(안주 현상)

주식시장은 이번 주도 올랐다.  다우지수가 2.4%나 폭등한 것과 달리 나스닥과 S&P500은 각각 0.3%와 0.7% 오르는 데 그쳤다.     나스닥은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도 가장 작은 상승 폭을 나타냈다. 그럼에도 3대 지수는 2년 만에 5주 연속 상승한 주를 기록했다.     다우지수는 그동안 뒤처졌던 것을 한꺼번에 따라잡으려는 듯 3대 지수중 가장 먼저 21개월 최고치로 반등했다. 또한 8월부터 10월까지 3개월간 하락했던 것을 가장 먼저 완벽하게 회복하고  2주 연속 가장 크게 상승했다. 다른 지수들과의 격차가 벌어지는 조짐을 보였다.     3대 지수는 나란히 올해 11월을 작년 7월 이후 16개월 만에 가장 크게 오른 최고의 달로 기록했다. 다우지수와 S&P500은 각각 8.7%와 8.9% 상승했다. 나스닥은 10.6% 폭등했다.     이번 주 발표된 3분기 GDP 잠정치는 예상치를 상회하며 2분기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10월 개인 소비 지출의 헤드라인 넘버는 예상보다 감소 그리고 근원 개인소비지출은 예상치에 부합하며 전달 대비 감소한 수치를 나타냈다. 모두 연착륙 가능성을 높이는 호재로 작용했다.     또한 10년 만기와 2년 만기 국채금리는 각각 2개월과 4개월 최저치로 밀렸다. 내년 상반기 혹은 빠르면 1분기부터 금리인하가 시작될 거라는 기대감도 형성됐다.     그럼에도 11월 내내 불붙기를 반복하던 매수심리는 이번  주들어 눈에 띄게 가라앉은 현상을 보였다. 투자심리가 마침내 부담감을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한마디로 ‘All Clear’라는 안도감 속에서 나만 빼고 장이 오를 것을 조바심내는 심리가 강력한 FOMO 현상으로 이어지던 추세가 주춤하는 모양새를 나타냈다. 이번 주 목요일(11월30일)까지 3일이나 떨어졌던 나스닥은  나홀로 하락한 주로 마무리하기 직전에 와있던 상태를 전격 반전시켰다. 금요일 반등세가 나스닥을 약세에서 끌어 올린 것이다.     이제 어닝 시즌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다음 주 오라클, 브로드컴, 그리고 룰루레몬을 비롯한 189개 기업의 실적이 발표된다. 구인 이직보고서, ADP 민간고용, 그리고 비농업 부문취업자 수와 실업률도 발표된다.     연준의 12월 13일 금리 미팅을 앞두고 나오는 마지막 고용지표다. 금리 동결 가능성은 97.4%다. 지난주 4.5%로 떠올랐던 금리 인상 가능성은 2.6%로 줄어들었다.   김 재 환 아티스 캐피탈 대표 info@atiscapital.com주간 증시 브리핑 안주 현상 안주 현상 근원 개인소비지출 만기 국채금리

2023-12-01

[우리말 바루기] 꺼매질까? 꺼메질까?

피부가 까맣게 변할 때 “자외선 차단제를 발랐지만 햇볕이 너무 강해 까매진 부분이 쓰라리다”처럼 ‘까매지다’는 표현을 쓴다. ‘까맣다’가 ‘까매지다’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까맣다’가 아니라 ‘꺼멓다’를 활용하면 어떻게 될까? “꺼매진 피부가 다시 돌아오지 않을까 걱정이다” 등과 같이 ‘꺼매지다’라고 하는 사람이 많다. ‘까매지다’를 따라 ‘꺼매지다’로 쓰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꺼매지다’가 아니라 ‘꺼메지다’가 바른 표현이다. 그 이유는 바로 모음조화 현상에 있다.   모음조화란 두 음절 이상의 단어에서 뒤의 모음이 앞 모음의 영향으로 그와 가깝게 소리 나는 현상을 일컫는다. 즉 양성모음(‘ㅏ’ ‘ㅗ’ ‘ㅑ’ ‘ㅛ’ ‘ㅘ’ ‘ㅚ’ ‘ㅐ’)은 양성모음끼리, 음성모음(‘ㅓ’ ‘ㅜ’ ‘ㅕ’ ‘ㅠ’ ‘ㅔ’ ‘ㅝ’ ‘ㅟ’ ‘ㅖ’)은 음성모음끼리 어울리는 현상을 말한다.   모음조화 현상에 따라 ‘까맣다’에는 양성모음 ‘ㅏ’가 쓰였으므로 뒤에도 양성모음이 따라와야 한다. 따라서 양성모음인 ‘ㅐ’를 써 ‘까매지다’가 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꺼멓다’는 음성모음인 ‘ㅓ’가 사용됐기 때문에 음성모음 ‘ㅔ’가 따라와 ‘꺼메지다’가 된다.우리말 바루기 모음조화 현상 자외선 차단제 음절 이상

2023-11-24

[문화산책] 붉은악마는 살아있다

한국이 일본 대중문화에 공식적으로 문호를 개방한 것은 25년 전이었다. 개방 당시에는 걱정과 위기감이 매우 컸고, 반대도 아주 많았었다. 하지만 그 25년 동안 대한민국은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 지금은 한국문화가 일본문화를 훌쩍 뛰어넘어 세계 정상을 향하고 있다. 놀랍고 자랑스러운 일이다.   도대체 그런 힘이 어디서 나온 것일까? 여러 가지 대답이 가능하겠지만, 나는 우리 민족 특유의 흥과 신명, 그리고 파격적 역동성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구체적인 예가 2002년 월드컵 축구 거리 응원과 붉은 악마의 열기다. 온 세계가 깜짝 놀라 감탄했고, 우리 스스로도 놀란 엄청난 저력이었다. 우리에게 그런 저력이 있었던 것이다.   700만 명이 참여한 길거리 응원에서 활화산처럼 분출하는 열기, 하나로 뭉쳐진 힘, 사고 하나 없는 것은 물론 쓰레기 하나 남기지 않는 질서정연함에 세계가 놀랐다.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공포와 전율을 느꼈다는 소감도 많았다.   그 벅찬 감동을 통해 우리는 “하면 된다. 우리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확인했고 “꿈은 이루어진다”는 믿음을 갖게 되었다. 그때까지 우리를 지배하던 ‘엽전’의 열패감을 완전히 떨쳐버리고 긍정적 민족으로 새롭게 태어난 것이다. ‘대~한민국! 짜작∼짝 짝짝’이라는 구호와 손뼉은 촛불로 이어졌고, 오늘의 한류와 K-파워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많은 지식인이 붉은악마의 문화적 의미와 인류 문명을 이끌 역동적 가능성에 주목했고, 거기서 우리 겨레의 저력과 미래의 희망을 보았다. 대표적인 분이 이어령 교수와 김지하 시인이다. 김지하 시인은 자발적 역동성의 역사에, 이어령 교수는 신바람 문화에 주목한다.   김지하 시인은 붉은악마의 물결을 ‘6월 개벽’이라고 명명하고, 그 역동성과 문화적 의미를 다각도로 분석한 후, 붉은악마와 촛불 세대가 한민족을 대표해 ‘성배(聖杯)’를 부여받을 주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붉은악마는 어느 날 갑자기 땅속에서 솟아난 것이 아니라, 한민족 민중사에 면면히 흐르는 자발적 역동성에서 나왔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이어령 교수는 “붉은악마 현상은 한국뿐만이 아니라 21세기에 세계의 문화 코드를 바꾸는 발화점일 수 있고, 길거리 응원은 ‘세계를 바꾸는 무혈 혁명이자 문화혁명’이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붉은악마의 붉은색과 ‘대~한민국’이라는 구호를 분석하면서, “붉은악마는 모든 콤플렉스에서 벗어나 인터넷과 휴대전화, 전광판과 결합한 디지털형 인간이다. 이 디지털형 인간이 오프라인에서 한국인의 고유한 특질인 ‘신바람’과 융합하면서 축제를 만들었고, 이 축제가 벨벳 혁명을 일구었다”고 설명했다.   두 분은 ‘대~한민국’이라는 구호와 손뼉 ‘짜작∼짝 짝짝’으로 이루어진 ‘엇박자’와 태극기를 분석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기도 했다. 김지하 시인은 이 엇박의 문화가 태극과 음양오행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엇박의 ‘혼란스러운 균형’이 한민족 문화의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붉은악마와 촛불은 그저 과거에 있었던 일이 아니다. 지금도 우리 가슴속에 생생하게 살아 있고, 언제든지 분출할 수 있는 역동성이다.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그런 저력을 믿는 일이다. 타향살이가 고달프고 외로울수록 필요한 것은 스스로를 믿고 사랑하는 자신감이다. 우리는 할 수 있다, 꿈은 이루어진다는 자신감! 짜작∼짝 짝짝!   “붉은악마는 일과성이 아니다. 또 온다. 형태를 달리해서 다시 온다”라는 김지하 시인의 말씀을 잊지 말아야겠다. 장소현 / 시인·극작가문화산책 붉은악마 붉은악마 현상 김지하 시인 한국문화가 문화

2023-11-23

[우리말 바루기] ‘인사말’?, ‘인삿말’?

사이시옷이 맞게 표기된 것은?   ㉠인삿말 ㉡머릿말 ㉢세뱃돈   주고받는 인사의 말을 ‘인사말’이라 해야 할까? ‘인삿말’이라 해야 할까?   아마도 ‘인삿말’이 맞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으리라 추측된다. 대부분의 사람이 [인산말]로 소리나기 때문에 의당 사이시옷을 넣어 ‘인삿말’로 적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순우리말이 포함된 합성어 가운데 앞말이 모음으로 끝나고 뒷말의 ‘ㄴ’ 또는 ‘ㅁ’ 앞에서 ‘ㄴ’ 소리가 덧나면 사이시옷을 적는 것이 맞다.   하지만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인사+말’은 이러한 사이시옷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한다. 글자 그대로 [인사말]로 발음되기 때문에 사이시옷을 넣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인삿말’은 바른 표기가 아니다.   그렇다면 ‘머릿말’은 어떨까? 이 역시 대부분의 사람이 [머린말]로 발음하기 때문에 사이시옷을 넣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국어원은 ‘머리+말’의 발음은 [머리말]로 사이시옷 현상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사이시옷을 넣지 않는다고 한다. 따라서 ‘㉡머릿말’도 잘못된 표기다.   남은 것은 ‘㉢세뱃돈’. ‘세배+돈’은 [세배똔]으로 발음된다. 이처럼 앞말이 모음으로 끝날 때 뒷말의 첫소리가 된소리(ㄲ, ㄸ, ㅃ, ㅆ, ㅉ)로 나는 경우 사이시옷을 집어넣는다. 그러니까 ‘㉢세뱃돈’이 정답이다.우리말 바루기 인사말 인삿말 사이시옷 현상 합성어 가운데

2023-10-27

[주간 증시 브리핑] FOMO 현상 부활 조짐

주식시장은 이번 주도 엇갈렸다. 5개월 만에 2주 연속 엇갈렸다. 불과 8포인트 차이로 지난주를 상승한 주로 마감했던 나스닥은 이번 주 1.6% 올랐다. S&P 500은  근소한 차이로 5주만에 상승한 주로 돌아섰다. 반면 18주 최저치로 추락하며 올해 들어상승했던 것을 모두 지워버렸던 다우지수는 3주 연속 하락한 주를 기록했다. 5주 동안 4주를 떨어진 것이다.     올해 들어 최악의 달로 끝났던 지난 9월 기대했던 회복세는 가동되지 않았다. 10월 첫 주부터 투자심리는 발표되는 경제지표들에 따라 일희일비하며 요동쳤다.  16년 2개월 최고치를 돌파한 10년 만기 국채금리와 17년 최고치에서 버티고 있는 2년 만기 국채금리는 매일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하며 매도심리를 자극하는 악재로 작용했다.     고금리가 오래 유지될 거라는 두려움은 여전히 투자심리를 압박했고 호조를 기록한 경제지표들은 추가 금리 인상을 부추기는 악재로 둔갑했다. “Good news is bad news”라는 현상이 작용한 것이다. 이번 주 발표된 고용지표들은 노동시장이 여전히 탄탄함을 재확인시켜줬다. 8월 구인 건수는 전월 대비 7.7% 증가하며 예상치를 웃돌았고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3주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도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특히 금요일 (10/6) 발표된 비농업 부문취업자 수는 16만명 증가 예상에 33만6천명 증가를 기록했다. 예상보다 무려 2배 이상 늘어났다. 연준의 강도 높은 긴축에도 고용시장의 열기가 식지 않고 있음을 나타냈다.     이번 주 목요일까지 장은 하루 오르고 하루 엇갈리고 이틀 떨어지는 지지부진한 움직임을 나타냈다. 이번 주도 하락한 주로 마무리할 확률이 짙었다. 그러나 장은 금요일 초반의 하락세를 폭등세로 뒤집었다. 비농업 부문취업자 수로 인해 불붙었던 매도심리는 매수심리가 자극되는 쪽으로 전격 반전됐다. 나만 빼고 장이 오를 것을 조바심내는 심리는 강력한 반발 매수로 이어졌다.  FOMO 현상의 부활을 암시한 것이다. 하지만 금요일 랠리 모드가 회복의 신호탄일지 아니면 또 다른 데드 캣 바운스로 끝날지는 미지수이다.     지난주 언급했던 4대 악재 즉 사상 최초의 자동차 노조 동시 파업, 연방 정부 셧다운, 학자금 대출 상환 재개, 그리고 고유가 중 두 가지는 해결되는 기미를 보였다. 연방 정부 셧다운은 일단 피해갔고 유가는 이번 주 수요일 4개월 만에 가장 크게 떨어진 후 박스권에 머물고 있다.     11월 금리 동결 가능성은 71% 그리고 12월 금리 동결 가능성은 58%로 지난주보다 낮아졌다.     다음 주 9월 소비자 물가지수와 생산자 물가지수가 발표된다.  연준의 금리 인상 확률을 급격히 낮추거나 높일 수 있는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것이다. 김재환 아티스 캐피탈 대표 info@atiscapital.com주간 증시 브리핑 현상 부활 현상 부활 만기 국채금리 금리 동결

2023-10-06

올겨울 온화하지만 비 많이 올 듯…내년 초 3개월이 엘니뇨 정점

올겨울 엘니뇨 현상으로 예년보다 온화하지만 많은 비가 쏟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국립기상청(NWS)은 지역 주민들에게 겨울이 오기 전 보수공사를 마무리하고, 수해 방지시설을 설치할 것을 당부하고 나섰다.   NWS는 지난 6월 캘리포니아주에 시작된 엘니뇨 현상은 가주 지역에 12월까지 평균 이상의 기온을 보이지만 내년 3월까지 평균 이상의 강수량이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22일 발표했다.   엘니뇨는 적도 부근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현상으로 해수면의 온도가 섭씨 0.5도 올라가면 지구 온도는 0.2도 상승한다.   UCLA 대니얼 스웨인 기상학자는 “엘니뇨 현상의 정점은 내년 첫 3개월일 것으로 예측된다. 가주 중남부 지역에 많은 강수량을 갖고 와 습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겨울부터 비가 많이 쏟아질 확률은 40~60%”라고 전했다. 특히, 전국적으로 대서양 허리케인 시즌은 11월 30일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립해양대기국(NOAA)은 엘니뇨가 내년 3월까지 지속할 가능성이 95% 이상이며 수퍼 엘니뇨가 발생할 가능성은 71%라고 밝힌 바 있다. NOAA에 따르면 지난달 남가주에 상륙한 허리케인 힐러리 역시 기후변화와 엘니뇨 현상이 결합해 해수면 온도가 극단적으로 높아져 형성된 것으로 분석했다.   김예진 기자 kim.yejin3@koreadaily.com올겨울 엘니뇨 올겨울 엘니뇨 엘니뇨 정점 엘니뇨 현상

2023-09-22

[우리말 바루기] 꺼매질까? 꺼메질까?

피부가 까맣게 변할 때 “자외선 차단제를 발랐지만 햇볕이 너무 강해 까매진 부분이 쓰라리다”처럼 ‘까매지다’는 표현을 쓴다. ‘까맣다’가 ‘까매지다’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까맣다’가 아니라 ‘꺼멓다’를 활용하면 어떻게 될까? “꺼매진 피부가 다시 돌아오지 않을까 걱정이다” 등과 같이 ‘꺼매지다’라고 하는 사람이 많다. ‘까매지다’를 따라 ‘꺼매지다’로 쓰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꺼매지다’가 아니라 ‘꺼메지다’가 바른 표현이다. 그 이유는 바로 모음조화 현상에 있다.   모음조화란 두 음절 이상의 단어에서 뒤의 모음이 앞 모음의 영향으로 그와 가깝게 소리 나는 현상을 일컫는다. 즉 양성모음(‘ㅏ’ ‘ㅗ’ ‘ㅑ’ ‘ㅛ’ ‘ㅘ’ ‘ㅚ’ ‘ㅐ’)은 양성모음끼리, 음성모음(‘ㅓ’ ‘ㅜ’ ‘ㅕ’ ‘ㅠ’ ‘ㅔ’ ‘ㅝ’ ‘ㅟ’ ‘ㅖ’)은 음성모음끼리 어울리는 현상을 말한다.   모음조화 현상에 따라 ‘까맣다’에는 양성모음 ‘ㅏ’가 쓰였으므로 뒤에도 양성모음이 따라와야 한다. 따라서 양성모음인 ‘ㅐ’를 써 ‘까매지다’가 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꺼멓다’는 음성모음인 ‘ㅓ’가 사용됐기 때문에 음성모음 ‘ㅔ’가 따라와 ‘꺼메지다’가 된다.   그렇다면 ‘매우 짙고 선명하게’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인 ‘새-’와 ‘시-’는 각각 어떻게 결합해야 할까. 이 역시 모음조화 현상에 따라 양성모음이 쓰인 ‘새-’는 ‘까맣다’와, 음성모음이 쓰인 ‘시-’는 ‘꺼멓다’와 결합한다. 그래서 ‘새까맣다’와 ‘시꺼멓다’가 된다.우리말 바루기 모음조화 현상 자외선 차단제 음절 이상

2023-08-11

[우리말 바루기] ‘오뚝한 코’가 된 사연

“오뚝한 코에 눈매가 매섭다.” “코가 우뚝하고 눈매가 날카롭다.”   유력한 용의자의 모습을 묘사할 때 사용된 “오뚝한 코” “코가 우뚝하고” 중 어떤 표현이 맞을까? ‘오뚝하다’ ‘우뚝하다’ 모두 도드라지게 높이 솟은 상태를 일컫는 말로 쓸 수 있다.   ‘오똑하다’는 표준어가 아니다. “코가 오똑하네”라고 표현하는 이가 많다. 이때의 ‘오똑하다’는 사전에 올라 있지 않은 말이다. “코가 오뚝하네”나 “코가 우뚝하네”로 고쳐야 한다. ‘오뚝하다-우뚝하다’가 짝을 이루는 게 바르냐고 의아해하지만 ‘오뚝하다’ ‘우뚝하다’만 표준말로 인정하고 있다.   ‘오똑하다’를 취하지 않고 ‘오뚝하다’를 표준어로 삼은 이유는 양성모음이 음성모음으로 바뀌어 굳어진 단어는 음성모음 형태를 표준어로 삼는다는 규정에 따른 것이다. 음성모음화 현상을 인정한 결과다. 우리말에는 양성모음은 양성모음끼리, 음성모음은 음성모음끼리 어울리는 모음조화 현상이 있는데 지금은 이 규칙이 많이 무너져 엄격하게 지켜지지 않는다.   대표적인 게 ‘깡총깡총’이다. ‘깡총깡총’을 버리고 언어 현실을 반영해 ‘깡충깡충’을 표준어로 정했다. 발딱발딱 일어서는 아이들의 장난감도 ‘오똑이’가 아닌 ‘오뚝이’로 써야 한다. ‘-동이’도 ‘-둥이’가 표준어다. ‘-둥이’의 어원은 ‘동이(童-)’이지만 음성모음화를 인정해 ‘막둥이’ ‘쌍둥이’처럼 사용한다.우리말 바루기 사연 음성모음화 현상 음성모음 형태 모음조화 현상

2023-07-20

[FOCUS] 미국 대전환의 시대…백인 보수 인구 감소, 트럼프로 영역 유지 시도

“왜 또다시 트럼프인지 그 배경을 제대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김동석(65)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 대표는 한국은 물론 미국 언론들도 ‘헛다리’를 짚었던 2016년 대선을 앞두고 중앙SUNDAY와의 인터뷰에서 가장 먼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을 예측했던 인물이다. 김 대표는 지난 13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도 ‘트럼프 현상’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진단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김 대표는 “지금 미국은 총체적 대전환의 시대”라며 “그동안 미국의 정치·사회·문화의 주류였던 백인 보수 우익 진영이 인구 측면에서 마이너리티로 축소되면서 트럼프라는 툴(tool)을 활용해 자신들의 영역을 지키려는 마지막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미국 내부의 권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 정치권도 최소한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초당적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내년 대선이 다시 ‘바이든·트럼프’ 대결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 구도라면 트럼프가 매우 유리한 상황이 될 가능성이 크다. 선거는 언제나 도전자가 이끌 수밖에 없다. 게다가 트럼프는 2016년 대선 때 1000만 명 이상의 침묵하던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이끈 저력을 갖고 있다. 2020년 대선 때도 코로나19로 막판 선거 캠페인이 제약되지 않고 우편 투표도 이뤄지지 않았다면 트럼프가 승리했을 수 있다.”   -지난해 중간선거에선 민주당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결과보다 내용을 봐야 한다.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은 후보를 엉망으로 냈다. 그런데 트럼프는 중간선거 결과보다 내년 대선을 관리할 각 주의 선출직 선거 관리 수장을 모두 자기 사람으로 바꾸는 데 관심이 더 컸고 결과적으로도 성공했다.”   -트럼프는 각종 사법 리스크를 안고 있다.   “이미 알려진 리스크는 더 이상 리스크가 아니다. 트럼프의 선거 전략은 ‘알고 봤더니 그렇게 막장은 아니구나’라는 걸 호소하는 방식에 가깝다. 민주당 후보는 도덕성과 실력 등 모든 면에서 85점 이상 받아야 인정받지만 트럼프는 애초 50점 전략을 쓰고 있다. 기소로 여론이 집중될 때마다 오히려 트럼프의 후원금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바이든 지지가 줄어든 이유는 뭔가.   “민주당도 미국 사회의 대전환 현실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지난 대선 때 바이든은 백인을 향해 ‘잘 사는 미국’을, 히스패닉에겐 ‘국경 문제 해결’을, 흑인 사회엔 ‘정치 참여 확대를 위한 선거법 개정’을 각각 약속했다. 그런데 지켜진 게 단 하나도 없다. 경제 분야에서도 바이든을 지지했던 백인 사회와 기업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김 대표는 대선 결과와는 무관하게 중국을 견제하는 미국의 기본 입장은 변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도 미국에 대한 ‘올인 외교’보다는 전략적 접근을 준비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윤석열 정부의 대미 전략에 대한 미국 정치권의 평가는 어떤가.   “미국의 최대 관심사는 중국이다. 바이든이 공약한 ‘동맹 복원’의 목표도 궁극적으로 중국에 대한 견제다. 이런 점에서 윤석열 정부의 대미 전략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다. 문제는 미국 내에서 ‘한국은 정말 해달라는 대로 다 해준다’는 반응이 적잖다는 점이다. 미국은 외교적으로 대가를 제공할 준비가 돼 있는데 정작 한국은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미국 유력 인사에게 윤 대통령 방미 후 한국 정부가 뭘 요구했는지 물었더니 ‘낫띵(nothing)’이라며 오히려 매우 의아해하더라. 왜 미국에 요구하는 데 겁을 내는지 모르겠다.”   -한국의 대미 외교에 대해 조언하자면.   “외교의 기본은 ‘기브 앤 테이크’다. 한국은 미국에 당당히 요구할 자격이 있다. 올인 외교가 아닌 ‘전략적 외교’가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과거 한국과 유사한 처지에 있는 제3세계 국가들을 엮어 리더십을 확보한 뒤 미국에 필요한 것을 요구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전략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일본은 태생적으로 아시아 국가를 대표할 수 없고 한국만 그 역할을 맡을 수 있다. 실제로 한국은 일본과 달리 미국과도 ‘외교 게임’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그래서 미국은 오히려 한국을 관리해야 하고 특히 일본에 비해 한국을 더 ‘뻐근하게’ 여길 수밖에 없다는 점을 한국 정부도 적극 활용해야 한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한인들의 정치력 확장이 한국의 대미 외교력을 강화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한인들에 대한 한국 정부의 접근 방식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곁들였다.   -현 정부 들어 재외동포청이 신설됐다.   “한인들은 한국 정부가 파견해 한국 정부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 아니라 또 다른 ‘디아스포라’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후진타오 전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을 방문해 ‘중국인들이여. 이제 중국을 잊어버리라’고 외쳤던 게 더 바람직한 접근법이다. 이젠 한국 정부도 250만 한인들이 ‘바이든이냐, 트럼프냐’를 스스로 결정하면서 주류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도울 필요가 있다. 그런데 한국 정부는 반대로 재외국민 투표권을 주면서 ‘윤석열이냐, 이재명이냐’를 고민하게 만들었다. 재외동포청도 한인들이 미국 사회의 주류가 되도록 도와야지 이들을 ‘여의도’로 끌고 가려 해선 안 된다.” 강태화 기자FOCUS 미국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트럼프 현상 한국 정치권

2023-07-16

[아름다운 우리말] 입천장소리 되기

입천장이라고 하면 뜨거운 것을 먹다가 입천장이 다 데(디)었다(저는 ‘디다’가 익숙합니다.)는 말이 생각날 정도로 일반적으로 쓸 일이 없는 표현입니다. 입천장을 언어학 용어로는 주로 구개(口蓋)라고 합니다. 입의 덮개라는 말입니다. 구개는 다시 연구개(軟口蓋)와 경구개(硬口蓋)로 나뉩니다. 부드러운 입천장과 딱딱한 입천장이지요. 혀끝으로 입천장을 건드려보면 이빨 뒷부분이 딱딱하고 목구멍 쪽으로 갈수록 부드러워집니다. 구별이 금방 될 겁니다. 언어학에서 구강 내부를 설명하다 보면 용어가 지나치게 어렵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는 구개라는 말에서 입천장이 잘 연상이 되지 않기 때문에 용어로서는 좋은 방식의 작명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그나마 구개라는 표현이 익숙한 것은 구개음화라는 음운현상 때문일 겁니다. 구개음화를 순우리말로 하면 입천장소리 되기입니다. 구개음화 현상을 간단하게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구개음이 아니었던 음이 구개음이 되는 현상입니다. ‘주로 이와 으 앞에서 디귿이나 티읕이 지읏이나 치읓으로 변하는 현상’입니다. 이 모음과 으 모음이 고모음이어서 입천장과 닿아있다는 점이 원인이 됩니다.     구개음화는 동화현상이기 때문에 우리말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비슷한 것은 어디나 닮기 마련입니다. 영어에서 ‘tree’나 ‘try’를 발음할 때 트리나 트라이라고 하지만, 사람에 따라 ‘추리’나 ‘추라이’라고 하는 것을 생각해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구개음화 현상으로 t를 ch로 발음한 것이라는 설명이 가능합니다. 구개음화 현상이 가장 명확하게 나타나는 언어는 일본어입니다. 일본어는 ‘아이우에오’의 모음으로 각 자음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중에서 타 행의 경우에는 ‘타티투테토’라고 발음이 되지 않습니다. 아예 ‘타치츠테토’와 같이 발음이 됩니다. 일본어에서 티와 투가 구개음화된 것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우리말에서 구개음화가 일어나지 않는 말이 있어서 흥미롭습니다. 예를 들어 라디오는 라지오라고 하지 않고, 그냥 라디오라고 합니다. 구개음화가 되지 않은 겁니다. 티셔츠도 마찬가지입니다. 왜일까요? 외래어니까 우리말의 음운현상에 적용받지 않은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일리가 있는 말입니다. 하지만 수많은 외래어는 우리 음운현상의 적용을 받기도 합니다. 근본적으로 외래어는 우리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라디오나 티셔츠는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요? 그것은 구개음화가 일시적인 현상이었기 때문입니다. 현대에는 구개음화는 단어 안에서 일어나지 않습니다. 새로 만들어지는 구개음화는 없다는 말입니다.    한 가지 예를 더 들어 볼까요? ‘잔디’나 ‘디디다’의 경우에는 왜 ‘잔지’나 ‘지지다’가 되지 않았을까요? 이것도 똑같은 설명이 가능합니다. 구개음화가 한창일 때는 잔디와 디디다가 없었던 겁니다. 이 단어들은 오래된 말 같은 데, 옛날에 없었던 것은 이상하다고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말도 맞는 말입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옛말에서 잔디는 ‘잔듸’였습니다. 디디다도 ‘듸듸다’였습니다. 우리말에서는 ‘이’ 모음 앞에서 구개음화가 일어나는데 원래는 잔디는 이 모음 앞이 아니었던 겁니다. 구개음화의 유행이 지나간 후에 잔디로 바뀌었기 때문에 잔지로 바뀔 일은 없었던 것입니다.   구개음화는 아주 간단해 보이는 음운현상입니다만, 다양한 모습을 담고 있기도 합니다. 구개음화를 무조건 이 모음 앞에서 디귿이나 티읕이 지읒이나 치읓으로 변하는 현상이라고 소개하면 국어학이 재미없어집니다. 암기과목이 되는 겁니다. 언어는 우리의 삶입니다. 언어의 다양한 현상은 우리를 반영하고 나타냅니다. 음운현상도 우리의 모습이라는 점을 기억하고, 다른 나라 말을 배울 때도 구개음화를 적용해 보면 좋겠습니다. 많은 언어에 구개음화가 나타납니다. 조현용 / 경희대 교수아름다운 우리말 입천장소리 구개음화 현상 우리 음운현상 언어학 용어

2023-07-16

시카고 주택시장 ‘황금수갑’ 현상 매물 ‘뚝’

시카고 주택 시장에 ‘황금 수갑’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이로 인해 새로 주택을 구입하고자 마켓에 나오는 구입자의 숫자가 줄고 있다.     주택 시장에서 ‘Golden Handcuffs’라고 부르는 용어가 있다. 말 그대로 황금 수갑이라고 풀이되는 이 용어는 비교적 좋은 이자율에 묶여 있는 주택 소유주들의 상태를 일컫는 말이다. 현재 내고 있는 모기지 이자율이 새로 주택을 구입하게 되면 적용 받는 이자율보다 낮기 때문에 굳이 새 집을 장만하기를 꺼려하는 경우를 지칭할 때 황금수갑이라는 말로 표현한다.     실제 현재 일리노이 주택 소유주들의 90%는 모기지 이자율이 6% 미만이다. 또 3%대의 낮은 모기지 이자를 내고 있는 주민들도 약 25%이다. 3%~4%대의 이자율을 내는 일리노이 주민은 38%다.     7월 12일 현재 일리노이에서 30만 달러를 융자하면서 20%를 다운페이 했을 경우 신용점수가 700점대면 30년 고정 모기지 이자율은 약 7.8%대인 것을 감안하면 많은 주택 소유주들이 새 집을 사기 보다는 기존 집에 머무르고자 하는 현상이 쉽게 발생한다는 것이다.     자녀의 출산이나 새 직장을 찾아서 이사를 가는 경우, 자녀의 독립으로 인해 주택 크기를 줄여야 하는 등 어쩔 수 없이 새 집을 구입해야 하는 경우에는 현재보다 더 많은 돈을 모기지에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는 것이다.     예를 들어 2021년 중간값 주택을 기준으로 했을 때 한달 모기지 납부액은 이자율이 3%일 경우 1516달러면 충분하지만 6.4%일 경우 2039달러를 내야 한다. 같은 집에 500달러 이상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현상을 반영하듯 최근 일리노이 부동산 시장에 나온 매물은 최근 수십년간 최소치를 기록했다. 5월 기준 일리노이 주택 매물은 모두 1만7649채였는데 이는 5년 전의 5만채, 10년 전 6만채와 비교하면 ⅓ 수준으로 급감한 것이다. 2008년 8월에는 12만채를 넘어서 가장 높은 수준을 찍은 뒤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집을 사야 하는 주민들은 고정 이자율이 아닌 변동 이자율을 고려하든가 기존 집에 비해 저렴한 주택을 구입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모기지 이자율은 당분간 높은 수준을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신규 주택 건설 역시 앞으로 10년 간은 획기적으로 늘어나기는 힘들어 주택 부족 현상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Nathan Park 기자주택시장 황금수갑 시카고 주택시장 현상 매물 모기지 이자율

2023-07-13

지반침하 주택단지에 비상사태 선포될 듯

    롤링힐스 에스테이츠 주택단지 지반침하 사태와 관련해 시 정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주말부터 시작된 지반침하 현상은 11일 오전까지 계속 진행되고 있다. 당국은 현재 지반이 침하되는 원인을 조사 중이다.   이번 지반침하로 최소 12채의 집이 땅 밑으로 꺼지거나 부서져 더 이상 거주할 수 없는 상태로 알려졌다. 파손된 집들은 서서히 계곡 쪽으로 쓸려 내려가는 모습이다.   LA 소방국은 이미 피해를 입은 주택 외에도 추가로 12채 이상의 주택이 지반침하로 인한 붕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번 사태의 원인과 관련해서는 다양한 주장이 나오고 있다.   지난 겨울 동안 잇따라 내린 폭우로 지반이 약해져 무너졌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최근 이 지역에 묻혀 있는 수도관이 파열돼 그 영향으로 땅속이 물러져 지반이 무너졌다는 주장도 있다.   한편 졸지에 집을 잃은 주택소유주들은 자신들이 가입한 주택 보험으로 피해보상을 받을 수 있는 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아시안 주민은 대부분의 주민이 아시아계나 나이 든 주민들로서 자신들의 주장을 제대로 내지 못한다며 카운티와 주 당국에서 이번 사태를 잘 처리해 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제프 프랭 카운티 재산세 산정관은 피해 현장을 방문해 피해 주택 소유주의 경우 재산세 구제 혜택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김병일 기자지반침하 주택단지 지반침하 주택단지 주택단지 지반침하 지반침하 현상

2023-07-11

팔로스버디스 주택 추가 붕괴 우려…롤링힐스 주택 12채 무너져

지난 주말 지반 붕괴로 12채의 주택이 무너진 팔로스버디스 인근 지역이 여전히 불안한 상태로 추가 피해 우려를 낳고 있다.   10일 오후 롤링힐스 에스테이트시 측은 “붕괴한 12채 중 10채는 아직도 지반이 무너지며 주저앉고 있다”며 “주변의 16채는 아직 대피할 필요는 없지만, 주의해서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제니스 한 LA카운티 수퍼바이저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10일 오전까지도 지면의 움직임이 포착됐다”며 “붕괴한 주택들은 지난 9일보다 20피트 더 밑으로 내려앉았다. 아직도 불안한 상태다”라고 밝혔다.   이번 사고는 지난 8일 오후 4시쯤 LA카운티의 대표적인 부촌 지역 중 하나인 팔로스버디스 인근 롤링힐스 에스테이트에서 발생했다.   LA카운티 소방국은 롤링힐스 에스테이트에서 누수가 발생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고, 땅에 금이 가는 것을 발견한 직후 인근 주민들을 대피시켰다.   피해 주민인 데이비드 지(52)는 LA타임스와 인터뷰에서 “20분 이내에 집 밖으로 대피하라는 통보를 받았다”며 “이후 우리 집이 언덕 밑으로 6피트 정도 추락했다.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고 전했다.   실제 집을 지지하는 지반이 차례로 무너지며 주택 12채가 완전히 무너져 내렸고, 이 중에는 한인 소유 주택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대피한 주민은 모두 16명으로 인명피해는 없었으며 소방국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해당 단지 내 전력 공급을 중단했다.   10일 오후 현장을 방문한 한 수퍼바이저는 “붕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며 “우리가 현재 할 수 있는 일은 지층이 안정화될 때까지 지켜보는 것뿐”이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어 한 수퍼바이저는 이번 사고로 피해를 본 주민의 재산세 면제 신청을 받겠다고도 밝혔다.   조사 당국은 주변의 고질적인 지반 약화, 가파른 경사, 최근 폭우 등이 사고의 원인으로 보인다며 현재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주민들은 지반 침하의 조짐이 전부터 있었다고 주장했다. 한 피해 주민은 ABC7과의 인터뷰에서 “지난번 수도 요금으로 1000달러나 냈다”며 “지하에서 누수가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지층이 계속 움직여 누수가 발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롤링힐스 에스테이트시는 사고 지역이 연평균 8피트 정도씩 움직였다며 지난 15년간 모두 100~225피트 이동했다고 밝혔다. 또한 당국은 이런 이동으로 인해 발생한 각종 시설물의 균열을 매달 보수하며 연간 100만 달러씩을 써 온 것으로 알려졌다.   롤링힐스 에스테이트 인근에서 10년 정도 거주한 한 한인은 “집을 보러 다녀 보면 테니스장이 부서졌거나 지붕이 무너진 경우, 혹은 지반이 내려앉아 바닥이 평평하지 않은 집들이 군데군데 있다”며 “시세보다 싸게 나와서 보면 대체로 그렇게 손상이 있는 집들이 많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956년에는 인근 랜초팔로스버디스의 포르투갈 밴드 지역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주택 140채가 붕괴한 바 있다. 김예진 기자 kim.yejin3@koreadaily.com팔로스 지반침하 현상 롤링힐스 지역

2023-07-10

[FOCUS] 엘니뇨·열돔·온난화로 올여름 뜨겁다

북중미를 비롯해 아시아, 유럽 등 지구촌 곳곳이 폭염에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주 미국 중남부 지역은 열돔현상(Heat Dome)이 2주 넘게 이어지면서 한낮 온도가 화씨 100도를 훌쩍 넘었다. 폭염 지역은 텍사스, 애리조나, 오클라호마, 루이지애나, 앨라배마 등 남부주 대부분에 걸쳤다.     특히 폭염이 심한 텍사스주 일부 도시들은 110도를 넘어서기도 했다. 지구상 가장 더운 곳이라는 캘리포니아 데스밸리의 기온보다 높은 날도 있었다. 지난주까지 폭염으로 13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유럽도 마찬가지다. 지난주 스페인, 영국, 독일 등의 기온이 평균보다 크게 올라가면서 비상이 걸렸다. 스페인 지역은 화씨 110도를 웃돌았다.   인도와 파키스탄 지역은 폭염 현상이 더 심했다. 최근 일부 지역은 117도까지 치솟았다. 인도 보건당국은 주민 100여명이 지난 수주간 폭염에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중국에서도 지난주 베이징 지역에 사상 처음으로 사흘째 ‘적색경보’가 울렸다. 가장 높은 단계인 적색경보는 104도 이상 고온이 예상될 때 발령된다. 베이징 기상당국은 이같은 폭염이 이번 달 중순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들어 동남아시아도 이상 고온을 보였다. 지난 4월 말부터 시작해 5월까지 100도가 넘은 기록적인 폭염이 계속됐다.   ▶다시 돌아온 엘니뇨   기상전문가들은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나는 고온현상의 원인으로 엘리뇨 현상과 열돔 현상, 지구온난화 등을 꼽는다.     엘리뇨 현상은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높은 상태로 수개월 지속되는 것을 말한다. 엘니뇨가 발생해 해수면의 온도가 섭씨 0.5도 올라가면 지구 온도는 0.2도 상승한다. 반대로 라니냐는 해수면의 온도가 낮아져 대기의 온도가 떨어지는 현상이다.     태평양 바다의 수온이 올라가면 수증기 증발을 촉진하게 돼 물을 쏟아붓는 듯한 호우성 강우가 자주 발생하고 이상고온 현상이 일어난다.     지난 수년간은 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균보다 낮은 라니뇨 현상이 이어졌는데 올해에는 엘리뇨로 돌아섰다.     기상학자들은 올해에 예년보다 강한 수퍼 엘니뇨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국립해상대기청은 “올해 엘니뇨 현상이 심각한 수준을 보여 북미 지역을 비롯해 곳곳에 기상이변을 가져올 것”이라고 예보했다. 7월까지는 해수면 온도가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다가 10월이 가까워지면 더 뜨거워져 이상기후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열돔 현상은 7~10킬로미터 높이 대기권에 발달한 고기압이 반구 형태의 지붕을 만들어 뜨거운 공기를 가두는 현상으로 극심한 폭염의 원인이 된다.     ▶점점 뜨거워지는 지구   엘니뇨는 해수면의 온도 상승에 의해 지구의 기온이 올라가는 자연현상이다. 반면 지구온난화는 인위적인 요소가 영향을 준다. 지구온난화는 이산화탄소와 열을 저장하는 가스가 대기 중으로 방출되면서 지구의 온도가 점차 상승하는 것을 말한다.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면 기후환경과 생태계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 이상기후를 초래해 홍수와 가뭄의 양극단 현상을 불러오고 이상기온으로 폭염 피해가 생기기도 한다.      ▶기후변화에 공조 필요   지구온도 상승으로 빙하가 녹으면서 해수면이 높아지는 것도 문제다. 유니버시티 오브 펜실베이니아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한 세기 동안 해수면은 매년 2밀리미터씩 상승했다. 이런 추세라면 금세기 말에는 해수면이 최대 50인치까지 올라가고, 이 경우 지구 곳곳의 저지대가 물에 잠기게 된다.     2021년 비영리단체 '클라이메트 센트럴(Climate Central)'은 지구 평균기온이 섭씨 1도에서 4도까지 올라갈 경우를 가상해 지구촌 여러 지역의 모습을 소개한 적이 있다. 산업화 이전보다 3도가 올라가면 롱비지 지역 405번 프리웨이 일부도 물바다가 된다. 샌타모니카 피어도 3도가 상승하면 해수면이 최고 20피트 올라가 피어 전체가 바닷속에 잠긴다. 과학자들은 지금 추세로 기온이 상승하면 다음 세기에 샌타모니카 피어를 볼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지구온난화는 일부 국가의 문제가 아니다. 부정적인 영향은 모든 국가에게 미친다. 특정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 국제적인 공조가 필요한 이유다. 특히 산업화로 온실가스 배출이 많은 선진 산업국들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2009년 미국이 주도해 창설한 ‘에너지·기후에 관한 주요 경제국 포럼(MEFF)’은 뜨거워지고 있는 지구를 국제적 공조로 막아 보자는 것이 목표다.     지구온난화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는 없지만 최소한 온도가 높아지는 속도를 줄일 수는 있다. 이를 위해서는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이 절대적이다. 전문가들은 온실가스를 줄이지 않으면 2030년 지구의 온도는 평균 1.5~2도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2030년까지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수준의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발표한 적이 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지구평균 기온이 2도가 오르면 가뭄과 폭우 등의 이상기후로 세계 1억8900만 명이 기아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후변화는 폭우와 홍수, 가뭄과 폭염 등의 현상으로만 나타나지 않는다. 인류를 파열의 위기로까지 내몰 수 있는 메가톤급 재앙이 될 수도 있다. 때 이른 여름에 세계를 강타한 폭염이 일상이 되지 않도록 기후변화에 경각심을 가져야 할 때다.  김완신 에디터FOCUS 엘니뇨 올여름 현상 지구온난화 폭염 현상 엘니뇨 기상전문가들

2023-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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