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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상전이 현상

박종진

박종진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자연의 여러 다른 모습을 본다. 봄이 되면 계곡의 얼음이 녹으며 흘러내리고, 겨울에 추워지면 물은 다시 꽁꽁 얼어붙는다. 계절이 변하니 물이 얼고 녹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물 주전자를 불 위에 올려놓으면 하얀 수증기가 피어 오른다. 그런 현상을 당연하다는 듯 아무 생각 없이 보고 살았지만, 자연 과학의 발달로 그런 것에 전문적이고도 거창한 이름이 붙었다. 바로 상전이 현상이다. 쉽게 말해서 상이 변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상이란 우리에게 보이는 자연의 모습이지만, 그 속에는 심오한 과학의 원리가 숨어 있다.
 
상전이란 쉽게 얘기해서 물이 얼음이 되거나 수증기로 변하는 현상이다. 물과 얼음, 그리고 수증기는 모양만 다를 뿐 물리적인 성질은 같다. 단지 온도에 변화를 주면 그 모양이 변한다. 상온에서는 마시는 액체 상태의 물이 날씨가 추워서 얼면 얼음이 되고 끓으면 수증기로 변한다. 물은 이런 세 가지 모습으로 그 모양이 변하는데 이것을 상전이라고 한다.
 
쉽게 일상생활에서 볼 수 있는 상전이의 예를 들어본다. 소금이나 설탕이 물에 녹는 것을 용해라고 하고, 응고의 좋은 예는 상처에 난 피가 굳는 경우다. 기화는 물을 끓이면 수증기가 되는 현상으로 설명할 수 있고, 찬물이 담긴 유리컵 표면에 물방울이 맺히는 경우를 액화라고 한다. 드라이아이스가 공기 중에서 날아가는 현상은 승화이고, 그 반대 현상을 증착이라고 하는데 일상생활에서는 볼 수 없는 현상이다.
 
요즈음은 먹을 것이 좋고 풍부하다 보니 과체중 문제로 많은 사람이 다이어트를 하고 음식물 열량에 관심이 많다. 열량의 많고 적음을 나타내는 데 칼로리라는 단위를 쓰는데 물리학에서는 1기압(대기압)에서 물 1g을 1°C 올리는데 들어가는 열량을 1cal라고 정했다. 그렇다면 0°C의 물 1g을 100°C로 끓여서 수증기로 기화시키는 데 100cal가 들어갈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약 640cal가 필요하다고 한다. 0°C인 물의 온도를 100°C까지 올리는 데는 딱 100cal가 필요하지만, 물에서 수증기로 모양을 바꾸는데, 과학적으로 표현해서 그렇게 상전이를 시키려면 따로 에너지가 더 필요한데 이것을 잠열이라고 한다. 물의 경우, 물이 기화하는데 들어가는 에너지는 약 540cal이다. 기화는 꼭 끓는 물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라 빨래가 마르는 것처럼 상온에서도 발생한다. 반대로 수증기가 물로 바뀔 때는 그만큼의 에너지를 내놓는다.  
 


더우면 땀이 나는데 땀의 주성분은 물이다. 그 물이 기화할 때 상전이 현상에 의해 열이 필요하므로 우리 몸은 땀 1g을 기화시킬 때마다 약 540cal의 열을 내주며 체온을 유지한다. 무작정 눈, 코, 입이 붙어있는 줄 알았는데 우리 몸은 세세한 것에도 이렇게 과학적으로 작동한다.
빅뱅 후 우주가 식어가는 동안 상전이가 있었다고 한다. 그때 생긴 엄청난 에너지가 우주급팽창을 일으키게 한 힘이 아닌가 생각하는 학자도 있다. 이런 것을 이론물리학이라고 한다. 따로 실험해볼 수 없으므로 이론이라는 꼬리표가 따라 다닌다. 원래 과학은 관찰하고 실험하여 결과를 내는 학문인데 그렇지 못하면 철학의 범주에 속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아직도 빅뱅 이론이나 급팽창 이론은 그 용어 끝에 '이론'이란 호칭을 떼지 못하고 있다. (작가)  
 

박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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