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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하는 OC 한인상권] 요식업 붐…한인식당 3년간 64% 급증

OC에서 어바인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한인이 거주하는 풀러턴지역에서는 식당, 교육, 부동산, 건설 업종 등의 증가세가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의 OC한인업소록 2018년판과 2021년판 등록 업소를 비교한 결과 전체 업소 수가 554개에서 694개로 25.3% 증가하며 주요 한인 상권 도시 가운데 부에나파크 다음으로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한인들은 물론 타인종들의 한인 요식업체 출입이 늘면서 2018년 25개였던 식당이 41개로 64%나 급증했다.     〈표 참조〉   부동산 시장 활황에 힘입어 부동산 관련업이 30개에서 42개로 40%의 성장을 보이며 최다 업체 수 1위를 차지했고 건설 관련업도 32.3%가 늘어난 41개로 식당과 함께 공동 2위에 올랐다.   학교/학원 등 교육 관련 업종도 25개에서 37개로 48% 늘어났으며 보험과 한의원이 각각 64.3%, 43.8%의 신장률을 기록하며 톱 10 순위권에 들었다. 이 밖에 페인트/도배/재료상이 6개에서 11개로 83.3% 급증하며 업소 수 공동 14위에 올랐다.   반면 스킨케어/다이어트/네일살롱 리무진/택시 업종은 각각 8.3%, 7.1%가 감소했으며 냉동/난방, 목공/집수리/핸디맨은 변동이 없었다.   일부 한인 업체들은 특화된 메뉴와 고객 서비스로 타인종들을 공략하고 있다.     전미 라테아트 경연대회 3위에 오른 한인이 직접 운영하는 커피 코드는 스페셜티 커피를 앞세워 팬데믹기간 중 놀워크에 3호점을 오픈하기도 했다.   커피 코드 관계자는 “팬데믹 초기를 제외하고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커피 코드만의 맛과 향을 찾아 한국서 찾아오는 손님도 있을 정도다. 현재 한인과 타인종 비율이 반반 수준”이라고 밝혔다.   만두와 짬뽕 등으로 유명한 만두랑도 자전거를 테마로 한 실내 인테리어와 자전거 라이더들에게 ‘워터 프리 쿠폰’을 나눠주고 있어 호응을 얻고 있다.     한인 업체들이 몰려 있는 주요 지역은 브룩허스트와 오렌지소프 코너의 아리랑마트 쇼핑몰을 비롯해 유클리드와 로스크랜스, 배스탄처리와 멜번, 하버와 채프먼, 커먼웰스 등이다.   최근에는 아메리즈 하이츠 타운센터와 같이 주류 체인점들이 앵커 스토어로 자리 잡고 있는 쇼핑몰에 한인 업체들의 입점이 갈수록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풀러턴을 미주 시장 공략 거점으로 삼고 있는 한인 지상사들도 있다. 식품업체 풀무원 USA를 비롯해 CJ푸드의 연구개발센터와 만두 공장, 유통센터가 풀러턴에 자리 잡고 있다.   또한 한국의 네트워크 솔루션 서비스업체인 올레이어 역시 사업 확장을 위해 지난 2019년 미주법인을 풀러턴에 설립했다.   풀러턴은 인근에 5번, 91번, 57번 프리웨이가 지나고 서니힐스, 트로이 등 명문 학군을 갖추고 있는 데다가 LA까지 거리가 어바인의 절반 수준으로 통근에 유리하기 때문에 거주지 및 사업 장소로써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 2010년 센서스 통계에서 1만5544명이었던 풀러턴 한인 인구는 2019년의 아메리칸 커뮤니티 서베이(ACS)에서는 1만7176명으로 집계돼 9년간 10.5%의 증가율을 보였다. 하지만 2017년 ACS에서는 1만7526명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오히려 2%가 줄며 최근 5년간 한인 인구 증가가 주춤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인 정치력 신장도 탄력받고 있다. 한인 최초로 풀러턴 시의회에 입성했던 프레드 정 시의원이 지난해 12월 역시 한인 최초로 시장에 선출됐다. 박낙희 기자성장하는 OC 한인상권 한인상권 풀러턴 기획 특집 NAKI 박낙희

2022-02-28

[이슈추적] '새한은행 인질극' 김명재씨 댓글 논쟁 가열

새한은행에서 인질극을 벌인 김명재씨를 두고 한인들의 댓글 논쟁이 뜨겁다. 지난 한 주 동안 한인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인질극의 도화선이 된 은행금고 현찰 분실사건을 포함 김씨의 범행에 대해 많은 의견들을 쏟아냈다. 본지 홈페이지에 올라온 김씨 관련 기사들은 조회수는 물론 댓글 수에서도 다른 콘텐츠를 압도하고 있다. 기사마다 평균 20~30개의 댓글이 붙고 있다. 댓글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김씨의 절박함을 들어 그를 동정하는 내용과 '그래도 범죄는 안 된다'고 강조하는 내용이다. 또한 미시USA를 비롯한 한인포탈 사이트에 회원들이 게시판에 올린 본지 기사 스크랩 등에도 수십 개씩의 댓글이 달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다수 네티즌 반응은 "오죽하면 그랬을까"라며 김씨에 동정적인 편이다. 실정법상 엄연히 범법자(김씨)를 동정하는 여론이 이처럼 비등하는 사례도 미주한인사회 사상 유례가 드문 일이다. 특히 지난 주말 경찰 수사 보고서가 공개되면서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김씨가 먼저 발포한 것이 아니라 경찰 측 저격수가 김씨에게 먼저 사격을 가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총을 맞은 김씨가 마지막이란 생각에 총을 쐈을 것"이라는 식의 김씨에 동정적인 추측들이 또 다시 잇따르고 있다. 김씨를 동정하는 한인들의 정서는 "고생해서 모은 돈을 잃어버리고 얼마나 억장이 무너졌으면"이란 표현으로 집약할 수 있다. 일부 네티즌은 '현금 분실 원인이 은행 측의 잘못이었을 것'으로 단정지으며 한인은행들에 대해 적대적인 태도마저 드러내고 있다. 이같은 심리는 '현금 분실 건에 대한 연방수사국의 조사 촉구'와 '김씨 가족 돕기 운동'을 벌이자는 주장으로 연결되고 있다. 반론도 있다. 일부 네티즌은 "아무리 억울해도 물리력에 호소한 것은 잘못"이라며 "진실은 밝혀져야 하지만 법의 테두리 안에서 해결돼야 할 문제"라고 강조한다. "아무리 억울해도 참았어야 한다"고 적은 이들도 있다. 또 "문제가 발생한 곳은 한미은행인데 새한은행에서 인질극을 벌인 것을 이해할 수 없으며 지점의 6명 직원들은 무슨 죄냐"고 묻는 목소리도 있다. 일부 한인들은 이번 사안에 대한 나름의 분석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그동안 한인은행들의 서비스에 대한 한인들의 불만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쏟아져 나온 것"이란 의견을 밝혔다. 또 다른 이는 "약자에 동정적인 한인들의 정서가 표출된 것"이라고 했다. "팍팍한 이민생활 속에 한푼 두푼 모아가며 사는 한인들에게 김씨의 사연이 남의 일 같지 않았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는 이도 있다. 온라인 댓글 논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여론재판식 댓글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내는 이들도 있다. 김씨에게 비판적인 의견을 제시할 경우 "네가 김씨 입장이라면 어떻겠느냐" "당신 은행 직원 아니냐"는 식의 댓글이 연이어 달리며 원글 쓴 이를 압박하는 사례가 잦기 때문이다. LA의 직장인 김모씨는 "김씨와 그 가족에 대해선 안됐다는 생각이 들지만 증거도 없이 은행 측만을 몰아붙이거나 엄연한 실정법 위반을 미화하는 식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한편 김씨는 지난 5일 이후 여전히 의식불명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백정환 기자

2012-03-12

"김명재씨 돕자" 구명 여론…한인회, 내일 정기이사회서 안건 논의

"한인사회가 김명재 씨를 위해 무엇인가 해야할 일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렌지카운티 한인사회가 24만 달러를 도난당했다고 주장하며 새한은행에서 사건을 일으킨 김명재씨를 돕기 위한 움직임에 나선다. 오렌지카운티 한인회(회장 정성남)에 따르면 한인회는 내일(9일) 있을 정기 이사회를 통해 이번 사건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며 한인회의 역할에 대해 의견을 나눌 계획이다. 원래 한인회는 변호사협회 등과 함께 이 같은 종류의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은행 측 관계자들과 세이프티 박스 사용 규정 등에 대한 교육 세미나를 실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한인사회의 여론을 수렴한 결과 대다수의 한인들이 김씨에 대해 동정을 표하고 있어 그의 구명운동 쪽으로 방향을 급선회한 것이다. 특히 김씨가 24만 달러 도난을 주장할 당시 은행 측에서 이해할만한 조사 결과를 내놓지 않은 점이 이 같은 극단적인 사건을 불러왔다고 판단해 이사회에서 의견이 모이면 재수사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펼칠 계획이다. 또한 사건을 맡아 재판을 진행할 OC검찰 측과도 미팅을 갖고 재판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을 수 있도록 협조를 구할 예정이다. 평소 김 씨와 친분이 있었다고 밝힌 최정택 이사장은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인 관계로) 이번 사태에 대해 한인회가 공식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상당히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김씨에게 억울한 면이 있다면 OC한인회가 중심이 되어 도울 수 있는 운동을 펼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석대 수석부회장은 "상식적으로 아무 일도 없었는데 한 가정의 가장이 목숨을 걸고 이런 일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OC한인사회의 여론"이라며 "이사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해야 하겠지만 한인사회가 아니면 그를 도울 사람이 없다는데에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필요하다면 수사당국이 세이프티 박스 사건을 재수사할 수 있도록 서명운동을 펼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총기를 들고 인질극을 벌인 용의자에 대해 구명운동을 펼치는 것이 옳으냐는 지적에 한인회 관계자는 수년 전 있었던 한인 갱단 관련 사건을 예로 들었다. 권 수석부회장은 "30년 전쯤 갱단활동을 하던 한인 남성이 살인죄로 유죄 판결을 받고 감옥에 들어가 그곳에서 또다시 살인사건을 저지른 적이 있었다"며 "당시 한인사회가 구명운동을 펼쳐 첫 번째 사건이 재수사 되면서 결국 무죄 판결을 받았고 감옥에 가지 않았으면 두 번째 살인도 없었을 거라며 그 한인은 석방됐다"고 강조했다. 신승우 기자 gowest@koreadaily.com

2012-03-07

[새한은행 풀러턴 지점 인질극] 한미은행 "세이프티 박스 문제 없었다"

"내부감사 경찰조사에서도 문제가 없었다." 새한은행 인질극의 시발점이 된 한미은행 가든그로브 지점의 대여금고 현찰 분실사건과 관련해 한미은행측은 당시 감사를 했지만 특별한 문제점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은행 측은 5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2007년 3월 6일 현금분실 건이 신고됐고 13일 본점에서 바로 감사를 실시했으나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2009년 2월에는 가든그로브 경찰국이 조사를 나왔으나 같은 결론이었다고 전했다. 은행 측은 그러나 금고분실 사건 당시 조사의 실마리가 될 수 있었던 은행내 CCTV 기록은 현재 없다고 밝혔다. 은행 자체 감사와 경찰 조사에서도 CCTV 확인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은행 측에서는 "CCTV기록 보관규정이 없어 금고출입기록과 CCTV기록을 비교할 길이 없었다"고 밝혔다. 마크 윤 부행장은 "안타깝고 유감스러운 일이 발생했고 한인 커뮤니티에 죄송하다"면서 "신고가 접수되고 은행과 경찰이 직원들을 상대로 조사했으나 문제점은 발견하지 못했었다"고 말했다. 은행 기록에 따르면 인질극 용의자 김명재씨 부인 김모씨는 2006년 3월 30일 금고를 오픈했으며 2007년 3월 13일 현금 24만달러 분실신고가 접수될 때까지 금고를 4회 이용했다. 은행 일지에는 부인 김씨만이 대여금고에 접근했다. 그렉 김 부행장은 CCTV기록에 대해서 "기록 보관규정은 없으며 당시 90일 간격으로 비디오 테이프를 재활용했다"고 말했다. 은행 측에 따르면 김모씨의 신고가 접수된 후에도 이전 3개월치 CCTV 녹화 테이프를 살펴 보거나 증거로 확보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고 계속 비디오테이프를 재활용했다. 은행 측은 김씨부부가 계속 문제를 제기해 지난해 2월 직원들과 대면 인터뷰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윤 부행장은 "경찰 수사도 중단됐고 법적으로 결론이 나지 않았다"며 "김씨부부는 은행측의 실수라고 주장하지만 은행은 규정을 준수했다. 경찰도 문제점을 찾았다면 수사가 계속되지 않았겠냐"고 반문했다. 백정환 기자

2012-03-05

['새한은행 인질극' 경찰 회견] "FBI, 필요땐 세이프티 박스 재수사"

김명재(54)씨가 벌인 새한은행 풀러턴 지점 인질극의 원인이 됐던 세이프티 박스내 현금 분실 사건에 대해 연방수사국(FBI)이 필요할 경우 재수사를 펼칠 수 있다는 경찰 측 입장이 제시됐다. 부에나파크 경찰국 코리 시아네즈 국장은 5일 오후 2시 경찰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현금 분실 사건에 대한 재수사 가능성에 대한 본지 기자의 질의에 "FBI 측에서 세이프티 박스를 포함 이번 사건 해결을 위해 필요한 모든 수사를 펼칠 것"이라며 "이번 사건은 단순 강도가 아닌 고객과 은행 측과의 문제에서 비롯됐기 때문에 이번 사건의 원인 부분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 2006년 한미은행 가든그로브 지점 세이프티 박스에서 24만달러가 분실된 것이 은행 측 잘못이라며 지난 1일 인질극을 벌였다. 경찰 측은 이날 인질극 당시 용의자 김씨가 경찰에게 총격을 당한 뒤 인질로 잡혀 있던 미셸 권 지점장에게 총을 쏘려 했다고 밝혔다. 시아네즈 국장은 "용의자는 스와트(SWAT) 요원을 향해 두발의 총을 쐈고 대응 사격에 부상을 입었다"며 "용의자는 총을 맞고 쓰러지면서 권 지점장을 향해 자신의 샷건을 쏘려는 시도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용의자는 큰 돈을 잃어버렸고 그 책임이 은행 측에 있는 것으로 믿고 있다"며 "용의자는 라이터 칼 샷건과 총탄 박스 그리고 직접 제조한 폭탄 4개를 들고 은행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시아네즈 국장은 용의자 김씨의 부상 정도에 대해 "용의자가 정확히 몇 발의 총을 맞았는지는 모르지만 몸 전체에 총상을 입었다"며 "몇 차례 수술 후 회복중이나 여전히 중태"라고 설명했다. 당국은 향후 김씨 케이스에 대한 처리 절차도 밝혔다. 시아네즈 국장은 "용의자가 건강을 회복하면 오렌지카운티 교도소에 구금된다"며 "그에겐 살인 미수 혐의 납치 혐의 강도 혐의 절도 혐의와 폭탄 소지 관련 혐의 등이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상우·김정균 기자

2012-03-05

"하루 아침에 사라진 돈…억울함 풀길 없었다"

"은행은 CCTV도 안 보여주고 경찰은 1년 넘겨서 수사 시작" "남편은 지점장을 해치려 한 것이 아니라 진실을 밝히고 싶어했다." 지난 1일 새한은행 풀러턴지점 인질극 끝에 경찰의 총에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진 뒤 수술을 받고 회복중인 용의자 김명재씨의 부인 김모씨는 남편이 평소 억울한 심정을 내비쳤다고 밝혔다. 본지는 지난 2일 부인 김모씨의 연락처를 입수 이날부터 4일까지 사흘 동안 수 차례에 걸쳐 통화하며 김씨 가족의 입장을 들어봤다. 첫 통화는 2일 오후 8시. 김씨의 첫 마디는 "남편은 살았나요? 죽었나요?"였다. 전날 사건 당시 현장에 갔던 김씨는 경찰 측의 조사에 응한 뒤 정신적 공황 상태에서 모처에 머물며 남편의 상태를 알지 못하고 있었다. 남편이 수술을 마쳤고 회복실로 옮겨졌다는 말을 듣자마자 김씨는 긴장이 풀린 듯 오열하며 말을 잇지 못했다. 김씨는 "남편은 절대로 그렇게 끔찍할 일을 저지를 사람이 아니다"라며 "2006년 사건이 터지기 전까지만 해도 술 담배도 모르는 가정적인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김명재씨는 2006년 한미은행 가든그로브 지점 대여금고에 넣어둔 현금 24만달러가 사라졌다며 이후 인질극 피해자 미셸 권 새한은행 풀러턴 지점장(사건 당시 한미은행 가든그로브 지점장)과 한미은행 측에 없어진 돈을 찾아 돌려줄 것을 요구해왔다. 김씨는 이어 "남편이 그날 돈이 없어진 이후로 집에서 술을 마시기 시작했고 억울해했다"고 말했다. 감정이 북받쳐 어렵사리 말을 잇던 김씨는 갑자기 "지금 전화가 온다. 혹시 병원에서 연락이 올 수도 있으니 잠시 후에 연락하겠다"며 급하게 전화를 끊었다. 10여 분쯤 지났을까. 전화를 걸어볼까 망설이던 차에 전화벨이 울렸다. 김씨였다. 그는 여전히 조금씩 울먹이며 힘들게 대화를 이어나갔다. 김씨는 "딸이 미국 신문 방송(타인종 매체)을 보고 이야기를 해주는데 사실과 다르게 알려진 부분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또 "주변에 물어보니 남편을 살리기 위해서는 변호사를 구해야 하는데 지금 가진 돈도 없고 막연하다"고 말했다. 2일 김씨와의 통화는 이렇게 끝났다. 김명재씨 부인과의 통화는 3일과 4일에도 이어졌다. 김씨는 사건 당일 남편의 행적에 대해 밝혔다. "설겆이까지 깨끗하게 해 놓고 오전 6시50분쯤 집을 나갔다. 일이 있으면 빨리 나가지만 그날은 일도 없어서 차가 많이 막히니 일찍 나가는가 보다고 생각했다. 평상시와 다른 점은 눈치채지 못했다. 단지 평소엔 얼굴을 한번 보고 가거나 '간다'고 말하고 집을 나섰는데 그날따라 아무 말이 없었다. 하지만 그런 날도 가끔 있어 이상하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김씨는 "남편이 업소에 중앙일보에 보내는 편지를 써놨다"고 말했다. 사건 당일 오전 10시쯤 사무실에 갔다 편지를 읽었다. "내용이 이상해 즉시 남편에게 전화했지만 받지 않았다. 편지를 다 읽지는 못했다. 은행금고 사건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는데 자기가 희생해서라도 이런 일을 알려야 된다고 했다. 피해자들은 분통하고 억울함을 풀 길이 없다는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현금 분실 사건 이후 은행 측에 진상 규명을 요구했던 과정에 대해 설명하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은행에 CCTV를 보여달라고 했다. 처음에는 없다고 했다. 계속 요구하자 3개월이 지나면 폐기처분한다고 했다. 나중에는 2개월이라고 했다. 가든그로브 경찰에 신고했다. 수사가 시작되는데 1년도 더 지났던 것 같다. 은행금고는 내가 가서 오픈했다. 오픈 당시 열쇠는 2개를 받았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거짓말탐지기 조사도 받았다. 피를 말리는 일이었다. " 김씨는 "돈을 잃어버리고 난 뒤 남편은 억울해했다. 고생하고 아껴서 모은 돈이 하루아침에 없어졌다. 내게 '명품가방도 옷도 한번 못 사고 고생고생했는데 이렇게 돈을 잃어버렸다 바보같은 짓을 했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남편이 검소했다고 말했다. "남편은 도시락을 싸서 다녔다. 안 먹고 안 쓰고 살았다"며 "돈을 잃어버리고 난 뒤 난 가끔 화를 냈지만 남편은 날 위로해 줬다. 이제보니 혼자만 힘들어했던 것 같다. 평상시 남편을 위로해주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 그것이 지금 제일 가슴 아프다." 백정환 기자

2012-03-04

세이프티박스에 왜 현금이…LA 새한은행 인질사건 관련

1일 LA 인근 새한은행에서 발생한 지점장 인질 사건의 원인이 세이프티박스 안에 보관 중이던 현금 분실로 알려지자 뉴욕·뉴저지 지역 은행 관계자들은 의외라는 반응이다. 본래 규정상 세이프티박스 안에는 현금을 보관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 은행 고위 관계자는 “처음 세이프티박스 계약을 맺을 때 사인하는 서류에 현금은 넣지 않겠다는 내용이 있지만 일부 한인들은 현금을 보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돈을 은행까지 가져와 계좌에 넣지 않고 세이프티박스에 보관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설명했다. 은행 관계자들은 또 “세이프티박스는 정부에서 제공하는 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다”며 “은행에선 합법적이지 않은 물품, 위험한 물품 반입은 주의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뉴욕·뉴저지 지역에서는 우리아메리카·BNB·뱅크아시아나·뉴뱅크·노아 등 대부분의 은행이 지점에서 세이프티박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아메리카의 경우 전국 18개 지점 중 14곳에 세이프티박스가 있다. 뱅크아시아나는 팰리세이즈파크 본점과 포트리·플러싱 지점에, 뉴뱅크는 플러싱과 클로스터지점, 노아는 포트리지점에서 세이프티 박스를 이용할 수 있다. 각 은행 관계자들에 따르면 뉴욕·뉴저지 지역에서는 지금까지 세이프티박스 내 물건 분실이 문제가 된 적은 없었다. 은행은 고객이 세이프티박스 안에 무엇을 보관 중인지 알 수 없으며, 아무리 은행 관계자라도 고객의 세이프티박스를 열 수도 없다. 박스를 열기 위해서는 은행과 고객이 각각 보관 중인 2개의 열쇠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김동희 기자 dhkim@koreadaily.com

2012-03-02

[새한은행 풀러턴 지점 인질극 재구성] 샷건 꺼내든 범인, 은행직원들에 "신고하라"

지난 1일 부에나파크의 새한은행 풀러턴 지점에서 벌어진 인질극은 한인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가해자도, 피해자도 한인인, 한인은행 사상 초유의 인질극은 이날 오전 11시쯤부터 4시간여 동안 지속됐다. 생사의 기로에 섰던 미셸 권 지점장이 무사히 풀려나기까지 숨가쁘게 진행됐던 당시 상황을 TV방송 화면과 경찰, 목격자, 새한, 한미은행 관계자, 권 지점장과 통화한 은행 관계자의 전언을 토대로 재구성해 봤다. ▶오전 10시 이전. 새한은행 풀러턴 지점 주차장으로 흰색 밴 차량이 미끄러져 들어왔다. 차량 옆면엔 '김스 정수기'란 상호가 선명히 적혀 있었다. 차에서 내린 김씨는 밴에서 케이크 상자를 꺼냈다. 조심스럽게 상자를 든 손수 만든 폭탄 4개를 주머니에 넣은 채였다. 그는 지점으로 향했다. 지점 문이 열렸다. 케이크 상자를 든 중년 남성이 은행으로 들어섰다. 지점장실로 향한 김씨는 권 지점장에게 "왜 도망다니느냐"는 식으로 말하며 화를 냈다. ▶오전 10시 전후. 한미은행 가든그로브 지점 일레인 정 지점장의 전화벨이 울렸다. 권 지점장의 전화였다. 권 지점장은 정 지점장에게 한미 지점이 보유한 김씨의 자료를 요청했다. 전화 통화 말미에 권 지점장은 "김씨가 와있는데 총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깜짝 놀란 정 지점장은 직원에게 "새한 지점으로 가보라"고 지시했다. ▶오전 11시쯤. 권씨와 대화를 이어가던 김씨는 가져온 상자에서 휴대가 간편하도록 개머리판을 잘라낸 샷건을 꺼내들었다. 그는 은행 직원들에게 "경찰에 신고하라"고 말한 뒤 이들과 고객들을 은행 밖으로 나가게 했다. 현장을 벗어난 직원들은 즉시 경찰에 신고했다. 텅빈 은행에서 김씨는 권 지점장과 함께 지점장실에 남았다. 인질극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오전 11시15분쯤. 긴급출동한 경찰은 지점 인근에 봉쇄선을 치고 도로를 통제했다. 경찰은 새한은행 지점이 있는 비치스파몰 건너편 몰의 카페 '풍경'엔 임시지휘소를 설치했다. 경찰의 지원차량과 소방차가 출동했고 구급차도 현장에 속속 도착했다. 이후 OC LA셰리프국은 물론 FBI 관계자들이 현장으로 와 진압작전 계획을 숙의하기 시작했고 지원을 나온 애너하임 경찰국 소속 헬기가 굉음을 내며 사건 지점 인근을 맴돌았다. SWAT 대원들도 도착 즉시 은행 주위에 흩어져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봄기운이 가득해야 할 3월의 첫날 새한은행 지점 인근은 긴장감과 공포로 얼어붙었다. ▶오후 1시까지. 권 지점장은 김씨의 요구로 먼저 새한은행 김동일 행장 이후 한미은행 유재승 행장에게 각각 전화를 걸었다. 김씨는 두 행장에게 "세이프티 박스에서 내 돈을 가져간 사람을 찾아서 데려오라"고 요구하는 한편 때때로 격앙된 감정을 표출했다. 하지만 김씨는 유 행장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두 차례 남겨 복잡한 심경임을 드러냈다. 두 은행엔 비상이 걸렸다. 새한은행 본점 관계자들은 지점 CCTV 화면을 통해 권 지점장과 김씨의 모습을 지켜보며 마음을 졸였다. 인질극이 벌어졌다는 소식을 듣고 한인 타인종 언론매체 종사자들이 현장으로 몰려들었다. 일부 방송사는 헬기를 동원해가며 인질극 실황 중계에 돌입했다. 현장을 둘러싼 수십 명의 경관들이 화면에 등장했다. 팽팽한 긴장은 삽시간에 남가주 전역으로 확산됐다. ▶오후 3시 직전까지. 그 동안 수사당국은 김씨와 지속적으로 접촉하는 한편 사태가 악화될 것에 대비해 진압 준비도 병행했다. 협상 전문요원과 한국어 구사요원을 내세워 대화를 했다. 김씨의 부인은 오전중 현장에 도착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SWAT 대원들은 진입 명령을 기다리며 경계태세를 갖춘채 대기하고 있었다. 적당한 위치에 저격수도 배치됐다. 마침 작전에 돌입할 기회도 생겼다. 김씨가 음식배달을 요청한 것이다. 음식이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은 김씨는 권 지점장과 함께 입구로 걸음을 옮겼다. ▶오후 3시. 중천의 태양이 창공을 반쯤 가로지른 시간. SWAT 대원들이 지점 입구를 향해 접근했다. 헬밋과 방탄조끼 자동화기로 중무장한 대원들은 유리문에 불과 수 야드 접근했다. 등 뒤에서 총을 겨누고 있는 김씨 앞에서 걷던 권 지점장의 시야에 대원들이 들어왔다. 그 찰나 권 지점장과 눈이 마주친 SWAT 대원이 몸을 피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권 지점장은 엎드리듯 한쪽으로 몸을 피했다. 순간 김씨의 샷건에서 둔탁한 폭음이 일었다. 수십 개의 쇠구슬이 흩뿌려지고 유리창 파편들이 어지럽게 날았다. 대원 3명이 쓰러졌다. 나머지 대원들은 일제사격을 가했다. 김씨는 쓰러졌고 대원들은 권 지점장을 몸으로 가리며 현장을 빠져나왔다. 4시간여에 걸친 인질극이 막을 내리는 순간이었다. 임상환.김정균 기자

2012-03-02

LA 인질극은 '계획적 범행'…용의자 김씨, 사제폭탄까지 준비

<속보> LA 인근 부에나파크에 있는 새한은행에서 지난 1일 지점장을 붙잡고 인질극을 벌인 용의자 김명재(55·자영업)씨는 직접 폭탄을 제조해 은행에 가는 등 우발적이 아닌 계획적으로 범행을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부에나파크 경찰국은 “김씨의 옷 주머니와 은행에서 총 4개의 사제 파이프 폭탄이 발견됐다”며 “그의 범행은 계획적이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은 또 “그는 굉장히 화가 나있는 상태였으며 25만 달러를 받지 않으면 지점장을 죽이고 자살할 것이라 말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2일 오전부터 UC 어바인 메디컬 센터에서 약 5시간에 걸친 수술을 받았으며 정확한 부상 정도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의 동기는 김씨가 5년 전 한미은행 세이프티박스에 보관했던 돈 24만 달러가 분실됐지만 당시 은행 측이 감사 결과 아무런 하자가 없다고 밝혀 원한이 쌓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김씨에게 인질로 붙잡혔던 지점장 권모씨는 당시 한미은행 지점장이었다. 인질극이 벌어진 당일 김씨는 권씨를 통해 새한은행 김동일 행장과 한미은행 유재승 현 행장과 전화통화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는 유 행장에게 “내 돈을 가져간 범인을 잡아와라, 이 일을 세상에 알리고 싶다”며 “세이프티 박스를 마지막으로 열었던 날이 광복절이었고, 오늘이 3·1절이라 일을 벌였다. 난 죽을 각오가 돼 있다”고 말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는 최근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부인과 대학 진학을 앞둔 딸과 함께 어바인에서 살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LA=박상우·김정균 기자

2012-03-02

[새한은행 풀러턴 지점 인질극 사건원인] "사라진 내돈 24만달러 찾아내라" 협박

이번 새한은행 인질극 사건은 용의자 김모씨의 경제적 어려움이 부른 참극으로 보인다. 김씨 부부가 한미은행 측에 지속적으로 해온 주장은 자신들이 세이프티 박스에 넣어둔 현금 24만달러가 없어졌으니 이를 훔쳐 간 은행 직원을 찾아내라는 것이었다. 김씨가 인질극과 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한 배경의 시작은 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씨의 부인은 지난 2006년 3월 인질로 잡혔던 미셸 권 지점장이 당시 지점장으로 근무했던 한미은행 가든그로브-매그놀리아 지점을 찾아 체킹계좌와 머니마켓 계좌 박스 등 3개의 계좌를 오픈했다. 이후 김씨 부인은 5월과 8월 두차례에 걸쳐 세이프티 박스를 이용했다. 그로부터 8개월 뒤인 2007년 3월 김씨 부부는 은행 측에 박스에 넣어둔 돈이 없어졌다고 주장했다. 한미 측은 감사를 벌였지만 절차상의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고 이같은 결과를 김씨 측에 알렸다. 그리고 1년 뒤인 2008년 3월 김씨 부부는 한미 측에 열어뒀던 계좌를 모두 닫았다. 계속되는 김씨 부부의 도난 주장에 한미 측은 재감사를 벌였고 지난 해 2월7일 김씨 부부와 마지막 미팅을 가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체킹계좌와 머니마켓 모두 열고 닫을 때 까지 단 한번도 거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권씨는 이 일이 있은 뒤인 지난 해 9월 새한 풀러턴 지점으로 자리를 옮겼다. 권씨가 한미 지점에 근무하던 당시 함께 일했다는 한 한인은 "세이프티 박스 문제가 불거진 이후 김씨가 여러차례 지점을 찾아와 권 지점장에게 협박을 일삼았다"며 "박스는 김씨의 주장처럼 은행 직원들이 마음대로 열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씨가 권총을 들고 지점에 들어가기 전 권 지점장과 지점 외부에서 만나 대화를 나눴다는 목격자의 증언이 나왔다. 김씨와 권씨 모두를 잘 안다는 한 한인 남성은 인질극이 진행되는 도중 본지 기자에게 "인질극이 발생하기 전에 지점 인근의 한 커피숍에서 김씨와 권 지점장이 만나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봤다"고 말했다. 염승은 기자 rayeom@koreadaily.com

2012-03-01

[새한은행 풀러턴 지점 인질극 이모저모] 한인업소 몰려있는 쇼핑몰 '공포의 4시간'

○…대치극이 4시간 가까이 이어지자 미처 대피하지 못한 수십 명의 한인들은 쇼핑몰에 들어선 가게 안에서 발만 동동 굴러야만 했다. 비치 스파에는 30명이 넘는 고객이 사건이 마무리되기만을 기다렸으며 다른 업소에서도 마찬가지 상황이 벌어졌다. 주방용품점인 코지 다운의 박정혜 매니저는 "가게 문 밖에 SWAT 요원들이 엎드려 은행을 향해 총을 겨누고 있었다"며 "겁이 난다"고 말했다. ○…한미은행 가든그로보 지점 일레인 정 지점장은 이날 오전 미셸 권 지점장과의 전화통화 이후 곧바로 새한은행 풀러턴 지점으로 향했다. 정 지점장은 "권 지점장에게 오전에 전화가 왔는데 김씨의 자료를 요청하더라"며 "전화 통화 말미에 '김씨가 총을 가지고 있다'고 말해 깜짝 놀라 다시 전활 했더니 받질 않아 걱정이 돼 왔다"고 설명했다. ○…사건이 발생한 몰에는 비치 스파 요코 돈가스 장모 설렁탕 풍경 카페 등 20여 개 한인 업소가 몰려 있고 인근 지역 콘도나 아파트에도 한인들이 많이 거주해 이번 사건에 대한 한인들의 충격은 그 어느 때보다 컸다. 지난 1996년부터 새한은행 건너편 콘도에 거주했던 한 한인 여성은 "16년 살면서 이런 일은 처음"이라며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새한은행 김동일 행장과 권 지점장의 전 직장인 한미은행 유재승 행장은 인질극이 벌어진 이후 각각 용의자 김씨와 통화를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권 지점장은 오전 11시15분쯤 김씨의 요구로 김 행장에게 전화했다. 당시 고객과 점심식사를 위해 은행을 나서던 김 행장에게 권 지점장은 범인의 요구에 따라 "911 앰뷸런스 전화해 주세요. 지금 인질로 잡혀 있어요"라고 다급하게 말했다. 권 지점장은 정오쯤 한미 유재승 행장과 통화했다. 범인은 유 행장에게 "내 세이프티박스에서 돈을 가져 간 범인을 잡아서 데려와라. 이 일을 세상에 알리고 싶다" "누가 내 돈을 가져갔는지 밝혀달라"고 말했다. 이에 유 행장은 "최대한 노력해 보겠다"며 불미스런 일을 벌이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유 행장에 "이렇게 되서 미안하다. 손성원 행장 때 일 아니냐. 내 지인 중에 당신과 이름이 똑같은 유재승이 있다. 미안하다"며 "내가 세이프티박스를 마지막으로 연 날이 광복절이었다. 오늘은 삼일절이라 일을 벌였다. 난 오늘 죽을 각오가 돼 있다"고 말했다. ○…양 은행 측은 행장들이 범인과 통화한 이후 인질극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며 초긴장 상태에 돌입했다. 범인은 한미은행 측에 자신의 주장을 거듭 얘기하며 장시간 통화를 했다. 이 사이 은행들은 LAPD FBI 등과 긴밀히 협조하는 한편 은행들끼리도 통화를 계속했다. 새한 측은 지점에 설치된 CCTV 화면을 본점에서 지켜보며 상황을 주시했으며 현장 모습을 스피커폰을 통해 한미 측과 공유했다. 숨가쁜 인질극이 끝나고 권 지점장이 무사히 빠져나오자 양 은행 관계자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권 지점장은 위급한 순간에도 침착한 모습을 잃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 은행 관계자들은 "권 지점장이 범인을 흥분시키지 않으려 많은 노력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CCTV 영상만으로는 위급함이 느껴지지 않았을 정도란 것이다. 은행 측 관계자들은 CCTV를 통해 지점장 자리에 범인이 앉아 있고 맞은편 자리에 지점장이 앉아 있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의 용의자인 김모씨는 평소 성실한 이미지에 조용한 성격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와 같은 건물에서 근무하는 한 한인은 김씨에 대해 "조용한 사람이었다"라며 "고객들에게 잘했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으로 기억한다"고 전했다. 김씨는 부인이랑 딸과 함께 살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상우·김정균 기자

2012-03-01

한인이 한인은행서 인질극…총맞고 체포

한인 남성이 새한은행 풀러턴 지점에서 4시간 넘게 인질극을 벌이다 경찰과 총격전 끝에 체포됐다. 용의자는 총격전 과정에서 총상을 입었으며 경찰 3명도 부상을 당했다. 용의자 김모씨는 오전 11시쯤 케이크 상자를 들고 풀러턴 지점에 들어가 이 지점 미셸 권 지점장과 대화하던 중 박스 안에서 권총을 꺼낸 뒤 "지점장만 빼고 모두 나가라"고 외쳤다. 김씨는 인질로 잡은 권 지점장을 제외한 직원과 고객 7명을 모두 밖으로 내보냈다. 가든그로브에서 정수기 사업을 하고 있는 김씨는 권 지점장에게 원한을 품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인들에 따르면 용의자는 5년 전 한미은행 가든그로브 지점에 개설한 세이프티 박스에 보관하던 현금 24만달러가 도난됐다고 주장하며 은행 측에 책임을 질 것으로 요구했다. 당시 이 지점의 지점장이 인질로 잡혀있던 권씨였다. 은행 측은 조사 결과 현금이 도난된 사실이 없다고 밝혔고 김씨는 원한이 커질대로 커졌다는 것이 주변 사람들의 말이다. 권씨가 은행을 옮긴 뒤에도 책임질 것을 요구하던 김씨는 이날 급기야 인질극을 벌이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 부에나파크 경찰국 측도 "용의자는 굉장히 화가 나 있는 상태였다"고 밝혔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용의자와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었다. 경찰은 오후 2시30분께야 로보트를 이용해 전화기를 용의자에게 전달해 요구사항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권 지점장은 김씨에게 당뇨증세가 있다며 음식을 시켜줄 것을 요구했다. 오후 3시쯤 음식이 도착했다는 전갈을 받은 김씨가 권 지점장에게 총을 겨눈 채 입구로 다가서자 출동해 있던 스와트(SWAT) 대원들이 은행문을 열려했다. 이 때 김씨가 은행 출입구 쪽으로 총격을 가했다. 순간 7~8발의 총격이 오갔다. 이 과정에서 경찰 3명이 부상을 당했고 용의자 역시 총격을 당해 쓰러졌다. UC어바인 병원으로 옮겨진 김씨는 중태로 알려졌다. 권 지점장은 큰 부상없이 현장에서 구출됐다. 이날 현장에는 FBI와 부에나파크 경찰국 SWAT팀 LA 및 오렌지카운티 셰리프국 애너하임 경찰국 FBI 등이 모두 출동했다. 경찰은 새한은행이 들어선 몰은 물론 인근 도로를 전면 폐쇄했다. 사건이 발생한 몰에는 20여 개 한인 업소가 밀집해 있어 한인들은 공포에 떨었다. 경찰은 김씨가 타고온 밴에 폭발물이 설치됐을 것을 우려해 사건 종결 뒤에도 주변을 폐쇄하고 차량을 검색했으나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백정환·김정균 기자

2012-03-01

LA 새한은행서 한인 인질극…경찰과 총격전 벌이다 체포

LA 남부 지역인 부에나파크의 한 한인 은행에 1일 총으로 무장한 40대 한인 남성이 침입해 은행 지점장을 붙잡고 4시간 넘게 인질극을 벌이다 경찰과의 총격전 끝에 체포됐다. 부에나파크 경찰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쯤 비치블러바드와 로즈크랜스애브뉴에 있는 새한은행 풀러턴지점에 들어온 용의자가 직원과 고객 7명을 모두 내보낸 뒤 지점장 권모씨를 붙잡고 경찰과 대치극을 벌였다. 4시간여 대치하던 경찰은 용의자의 요구사항을 파악한 후 오후 3시쯤 준비가 끝났다고 통보했다. 용의자가 경찰의 말을 듣고 인질을 데리고 밖으로 나오는 순간 경찰이 7~10발의 총격을 가했다. 이에 용의자가 경찰을 향해 총격을 가하는 바람에 경찰관 3명이 부상을 당했고, 용의자도 경찰 총격에 맞아 쓰러졌다. 지점장 권씨는 특별한 부상 없이 현장에서 무사히 구출됐다. 용의자는 인근 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졌으며 현재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용의자는 정수기 사업을 하는 김모씨로, 5년 전 권씨가 지점장이었던 다른 은행 세이프티박스에 보관했던 20만 달러 분실 문제로 개인적인 원한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LA=백정환·김정균 기자

2012-03-01

[3보-목격자 인터뷰] 풀러턴 새한은행 인질범 원한관계 얽힌 듯

캘리포니아주 오렌지 카운티 풀러턴시에 있는 새한은행 풀러턴 지점에 오늘 오전 무장강도가 침입했다. 이 무장강도는 한인 고객과 지점 은행원들을 일부 내보내고 오후 2시 53분 현재 새한은행 풀러턴 지점장을 인질로 삼아 경찰과 대치극을 벌이고 있으며 두세명의 인질이 함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비치 블러바드를 전면 봉쇄한 채 은행 맞은 편 쉘 주유소와 파킹랏을 거점으로 범인과 3시간 넘게 대치 중이며 새한은행 입점 상가는 모든 출입이 전면 통제되고 있다. 새한은행 옆 ‘코지다운’ 스토어의 매니저 박 모 씨에 따르면 ‘오전 11시경 쿵쿵거리는 소리와 사람들의 비명 소리가 들리는 듯 했으며 이어 인질 강도 사건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면서 같은 몰에 입점한 모든 스토어들의 출입이 금지되어 일부는 외부로 피신했고 일부는 가게 안에서발이 묶여 출입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새한은행 풀러턴 지점은 풀러턴시 비치 블러바드와 로즈크랜스 코너에 있으며 로즈크랜스 애비뉴는 통행이 가능하나 비치 블러바드는 전면 통제되고 있어 이 지역 한인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범인은 오늘 오전 은행장과 통화를 시도한 바 있으며 불시에 들이닥쳐 총으로 위협하여 인질극을 시도했으며 원한관계가 얽혀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2012-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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