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이 한인은행서 인질극…총맞고 체포
새한은행 풀러턴 지점에 남성 난입…지점장 인질로 잡고 총격전
용의자 김모씨는 오전 11시쯤 케이크 상자를 들고 풀러턴 지점에 들어가 이 지점 미셸 권 지점장과 대화하던 중 박스 안에서 권총을 꺼낸 뒤 "지점장만 빼고 모두 나가라"고 외쳤다. 김씨는 인질로 잡은 권 지점장을 제외한 직원과 고객 7명을 모두 밖으로 내보냈다.
가든그로브에서 정수기 사업을 하고 있는 김씨는 권 지점장에게 원한을 품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인들에 따르면 용의자는 5년 전 한미은행 가든그로브 지점에 개설한 세이프티 박스에 보관하던 현금 24만달러가 도난됐다고 주장하며 은행 측에 책임을 질 것으로 요구했다. 당시 이 지점의 지점장이 인질로 잡혀있던 권씨였다.
은행 측은 조사 결과 현금이 도난된 사실이 없다고 밝혔고 김씨는 원한이 커질대로 커졌다는 것이 주변 사람들의 말이다. 권씨가 은행을 옮긴 뒤에도 책임질 것을 요구하던 김씨는 이날 급기야 인질극을 벌이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 부에나파크 경찰국 측도 "용의자는 굉장히 화가 나 있는 상태였다"고 밝혔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용의자와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었다. 경찰은 오후 2시30분께야 로보트를 이용해 전화기를 용의자에게 전달해 요구사항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권 지점장은 김씨에게 당뇨증세가 있다며 음식을 시켜줄 것을 요구했다. 오후 3시쯤 음식이 도착했다는 전갈을 받은 김씨가 권 지점장에게 총을 겨눈 채 입구로 다가서자 출동해 있던 스와트(SWAT) 대원들이 은행문을 열려했다. 이 때 김씨가 은행 출입구 쪽으로 총격을 가했다. 순간 7~8발의 총격이 오갔다. 이 과정에서 경찰 3명이 부상을 당했고 용의자 역시 총격을 당해 쓰러졌다. UC어바인 병원으로 옮겨진 김씨는 중태로 알려졌다. 권 지점장은 큰 부상없이 현장에서 구출됐다.
이날 현장에는 FBI와 부에나파크 경찰국 SWAT팀 LA 및 오렌지카운티 셰리프국 애너하임 경찰국 FBI 등이 모두 출동했다. 경찰은 새한은행이 들어선 몰은 물론 인근 도로를 전면 폐쇄했다. 사건이 발생한 몰에는 20여 개 한인 업소가 밀집해 있어 한인들은 공포에 떨었다.
경찰은 김씨가 타고온 밴에 폭발물이 설치됐을 것을 우려해 사건 종결 뒤에도 주변을 폐쇄하고 차량을 검색했으나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백정환·김정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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