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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산불 대재앙 한 달, 그 후…재기의 몸부림 (하) 잿더미에서도 희망을 본다

역설적이다. 화마가 휩쓸고 간 자리인데, 다들 미소를 짓고 있다.   “마미! 파피!”   곳곳에서 이기선(81), 유정자(75)씨 부부를 부르는 소리다. 이씨 부부는 엄마, 아빠 대하듯 자신들을 부르는 이들을 친근하게 꼭 안아줬다.   6일 오후 1시, 알타데나 ‘페어옥스 버거(Fair Oaks Burger)’ 주차장이 500여 명의 주민들로 북적였다. 38년 간 햄버거 가게를 운영해온 이씨 부부는 이날 산불 피해를 입은 지역 주민들을 위해 ‘알타데나 지원 행사(Altadena Wellness Event)’를 개최했다. 커뮤니티 활동가로 일하는 수잔 박씨가 소셜미디어(SNS) 홍보 등을 통해 행사를 도왔다. 이씨 부부는 이날 집에서 만든 치킨 타코 1000인분을 주민들에게 나눠줬다. 주변이 다 잿더미가 된 가운데 페어옥스 버거만 화마를 피해갔지만 수도 등을 제대로 사용할 수 없어 식당 영업은 중단한 상태다. 식당 주방 대신 집에서 타코를 준비해온 이유다.   아내 유씨는 “먼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이 낫다는 말이 있지 않느냐”며 “알타데나 주민들은 우리를 오랜 시간 찾아준 고객이자 함께 살아가는 이웃”이라고 말했다.   길 건너편에서 비즈니스를 하다 산불로 인해 가게가 전소된 한 백인 할머니는 이날 이씨 부부에게 “너희 부부를 다시 보게 돼 너무 기쁘고 꼭 다시 영업을 재개하길 바란다”며 “당신들이 만드는 햄버거를 꼭 다시 먹어보고 싶다”고 응원했다.   이번 행사는 알타데나 지역 사회의 재도약을 위해 마련됐다. 특히 산불 피해 이후 이 지역에서 민간 주도로 열린 첫 구호 행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이날 현장에는 이씨 부부가 지원 행사를 연다는 소식에 월드푸드뱅크, 알타데나2030, 피드더칠드런, 월드클래스키친 등 7개의 비영리 단체가 동참해 통조림 식품, 물, 간식, 옷, 손 세정제 등 생필품을 지원했다. 재난관리청(FEMA)과 중소기업청(SBA) 관계자들도 참여해 피해 보상과 일자리 상담 등을 진행하며 도움을 제공했다.   남편 이씨는 “다시 문을 열고 싶지만 오랜 단골들의 집이 모두 타버려서 영업을 재개한다 해도 그들이 다시 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암울한 상황인데도 동네 주민들이 우리 가게 건물이 불에 타지 않은 것을 보고 나보다 더 기뻐해주더라”고 말했다. 이는 이씨 부부가 주민들과 함께 어려움을 극복하고 지역 사회가 다시 일어서도록 힘을 보탤 수 있는 원동력이다.   행사를 기획한 수잔 박씨는 “알타데나는 자체 행정기관이 없어 피해 복구가 늦어지고 있다”며 “관할인 LA카운티 정부의 후속 조치가 늦은 데다 인근 지역인 패서디나시의 지원도 부족하기 때문에 지역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서로를 돕는 방안을 계속 모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씨 부부도 영업을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공생의 가치를 실천하고 있다. 영업은 중단했지만 정직원 5명에게 계속 임금을 지급한다.   이씨는 “직원이기 전에 모두 우리의 이웃이고 다들 가족도 있기 때문에 상황이 어렵지만 계속 봉급을 주고 있다”며 “다들 수십 년 간 이 가게에서 함께 일하면서 같이 삶을 살아온 직원들이라서 어려움을 외면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이날 현장에 나와 타코를 나눠주는 봉사자들도 이씨 부부의 두 딸과, 페어옥스 버거의 직원들이었다.   이씨는 “여기에 줄을 서고 있는 주민 대부분이 우리 식당의 오랜 단골들”이라며 “우리를 가족처럼 여겨줘서 우리가 더 감사하다”고 말했다.   끈끈한 유대감은 잿더미 속에서도 웃을 수 있게 만든다. 화마도 공동체 의식은 꺾지 못했다. 알타데나는 그 힘으로 다시 일어서고 있다.    관련기사 LA 산불 대재앙 한 달, 그 후…기약없는 복구 (상) 기다리라는 말만, 이젠 생계도 막막 알타데나=김경준·강한길 기자#산불 #미주중앙일보 #LA중앙일보 #한인 #미주한인 #한인뉴스 #LA뉴스 #로스앤젤레스 #남가주 #가주 #캘리포니아 #미국 #뉴스 #포토 #사진

2025-02-10

내 맘대로 찍자…K포토부스 인기

한류 열풍에 인생샷 촬영을 위한 셀프 포토부스가 젊은층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키오스크를 이용해 소비자가 직접 사진을 찍는 무인 사진관 형태의 셀프 포토부스는 부담 없는 가격과 개성 있는 연출이 가능해서 한인과 타인종 MZ세대(1981년~2012년생)의 K놀이 문화로 정착했다.     디즈니와 같은 인기 캐릭터 디지털 포토 프레임이나 연예인과 함께 찍은 것처럼 연출할 수 있는 디지털 포토 프레임 등도 핫하다. 인화된 사진뿐만 아니라 QR코드를 통해 찍은 사진과 타임랩스 동영상을 스마트폰에 저장할 수 있는 점도 젊은층에게 인기를 끄는 요소다.   업체 관계자는 “타인종의 비율이 50~60%나 된다”면서 “초반에는 K컬처에 관심이 많은 젊은 여성들 위주였다면 최근에는 남성 고객과 재밌는 추억을 남기려는 가족단위의 손님들도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지난 해 10월 마당몰에 1호점을 낸 포토박스는 LA한인타운 6번가, 샌호세, 미시간, 텍사스 등으로 확장 중이다. 포토박스는 10달러에 2장의 사진을 인화할 수 있으며, 사진 크기는 2X6과 4X6이다. 또, 미국 내 처음으로 머리 위에 카메라를 설치해 하이앵글(높은 각도)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촬영 부스를 도입했다. 하이앵글을 통해 더 다양하고 재밌는 포즈의 사진을 얻을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매장 내에는 개성 있게 꾸밀 수 있는 머리띠, 인형, 인형탈 등 소품이 준비돼 있으며 인형뽑기, 오락기 등 다른 오락거리도 함께 마련돼 있다. 포토박스의 제이 김 대표는 “휴일이나 주말이 되면 손님이 2배 이상 늘어 발 디딜 틈이 없다”고 말했다.     셀프 포토부스의 원조격인 ‘인생네컷’은 캘리포니아에만 6개의 독립 매장이 있으며, 해외 16개국에서 약 161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또한, 다른 업종의 매장 안에 인생네컷 키오스크를 설치한 숍인숍(Shop in Shop) 매장으로 시장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이용 가격은 사진 사이즈, 프레임에 따라 8~12달러 선이다.     인생네컷 키오스크가 설치된 LA한인타운 포차 365의 이정원 매니저는 “인생네컷이 입점하면서 포차 고객이 10% 늘었다”며 “신규 고객을 유치하고 부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데다 포차 홍보도 할 수 있어서 일석 삼조”라고 설명했다.     인생네컷을 소유한 엘케이벤쳐스 관계자는 한 한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해외 매장은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할 만큼 현지 반응이 뜨겁다”며 “해외 시장 진출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내년까지 해외 거래액 비중을 35% 이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국 인기 포토부스인 ‘포토이즘’도 미국에 첫발을 내디뎠다. 포토이즘은 5월 1일에 코리아타운플라자점의 소프트 오프닝을 한다. 포토이즘은 유명 아이돌이나 아티스트 협업 프레임, 생일 프레임, 셀프프로필 등 다양한 사진 프레임을 제공한다. 또한, 조명과 카메라 각도를 사용하여 잡티 및 얼굴형 등을 보정하는 효과가 있어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정하은 기자 [email protected]포토부스 인기 셀프 포토부스 인기 캐릭터 포토 프레임

2024-04-23

[김상진 기자의 포토 르포] 100살 생일 맞은 할리우드 사인

LA의 상징 할리우드 사인이 8일 100주년을 맞았다. 샌타모니카 산맥의 마운틴 리(Mt. Lee) 정상으로부터 남단 약 380피트 아래에 위치한 할리우드 사인은 1923년 만들어졌다. 원래 할리우드 사인은 ‘할리우드랜드’라는 고급 주택단지 홍보를 위해 부동산 회사가 설치한 야외 광고판이었다. 처음에는 높이  약 45피트, 가로 폭 30피트 크기로 ‘할리우드랜드(HOLLYWOODLAND)’라는 글자가 세워졌다. 그러다 1949년 훼손된 사인을 재건하고 복구하여 할리우드(HOLLYWOOD)라는 모습을 갖추게 됐다. 1973년에는 LA역사문화 기념물(LA Cultural-Heritage Monument) 111호로 지정됐다. 1978년에 할리우드 사인 트러스트(Hollywood Sign Trust)라는 비영리 기금 단체를 통해 현재의 모습으로 재탄생했다.     지난 2월 23일 남가주에 불어닥친 이상한파로  할리우드 사인 인근에 눈이 섞인 비가 내렸다. 흔치 않은 눈 소식에 카메라를 들고 할리우드사인이 잘 보이는 곳으로 가봤다. 사진에 눈은 보이지 않지만 짙게 깔린 먹구름에 둘러싸인 할리우드 사인은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은 아니었다. 그런데 할리우드 사인은 일 년 365일 중 거의 모든 날 그의 자태를 숨기지 않는다. 김상진 사진부장 [email protected]김상진 기자의 포토 르포 할리우드 사인 할리우드 사인 상징 할리우드 hollywood sign

2023-12-08

[김상진 기자의 포토 르포] 낙서쟁이들이 터널을 점령했다

낙서쟁이들이 터널을 점령했다.   LA다운타운에는 벙커힐 밑으로 힐 스트리트와 피게로아 스트리트를 연결하는 2가 터널(2nd Street tunnel)과 힐 스트리트와 플라워 스트리트를 연결하는 3가 터널(3rd Street tunnel)이 있다. 2가 터널은 1020년, 3가 터널은 1901년 건설됐다. 영화촬영 장소로도 유명한 유서 깊은 두 터널은 지금 불법낙서로 도배됐다.     '그래피티'라고도 하는 불법낙서는 락카 스프레이 페인트 등을 이용해 주로 공공장소에 그림을 그리거나 글자 및 기타 흔적을 남기는 행위이다. 기본적으론 범죄로 취급되지만, 예술적 특성상 묵인하거나 유동인구를 끌어들일 목적으로 사업자나 지자체에서 일부러 하는 경우도 종종 있으며 드물게 본인 소유의 건물에 직접 하는 경우도 있다. 중립적인 정의는 ‘무단으로, 벽에, 글자를 적는 예술성을 지닌 행동양식’으로 정의할 수 있겠다.   LA시는 매년 7백만 달러를 길거리의 불법 낙서를 지우는 데 사용한다. 지난 2022년 재개통한 ‘6가 다리’에 칠해진 불법 낙서를 지우는데 13만 달러를 썼다. 예산은 LA시민들의 세금으로 충당된다. 김상진 사진부장 [email protected]김상진 기자의 포토 르포 낙서쟁이 터널 플라워 스트리트 street tunnel 불법 낙서

2023-11-10

[김상진 기자의 포토 르포] 멕시칸들의 핼러윈은 전통 명절 ‘망자의 날’

픽사의 애니메이션 ‘코코’를 통해 전 세계에 알려진 ‘망자의 날(Dia de Muertos) 시즌이 다가왔다. 망자의 날은 멕시코 고유의 명절이다. 10월 31일부터 11월 2일까지 3일간이다. 망자의 날 전통은 아즈텍 제국 시절까지도 거슬러 올라간다. 가톨릭과는 무관한 행사였으나, 멕시코인들이 대부분 가톨릭으로 개종하면서  '모든성인대축일(11월 1일)'과 '위령의 날(11월 2일)'에 편입되어 명절이 되었다. 이 기간에 음식과 고인의 사진으로 꾸민 제사상을 차려놓고 추모한다. 이때 죽은 조상을 의미하는 해골 인형과 주황색의 멕시코 국화(Mexican marigold) 꽃잎으로 집 안을 장식한다. 또 해골 분장을 하고 길거리에 나오기도 하는데 이는 망자의 영혼이 살아있는 가족을 만날 때 놀라지 말라는 의미라고 한다. 멕시칸들이 많이 사는 LA도 이번 주부터 망자의 날 분위기가 물씬 풍기고 있다. 사진은 올베라 스트리트(Olvera Street)의 멕시칸 전통공예품 상점의 모습이다. 해골 등 갖가지 망자의 날 관련 상품들을 팔고 있다. 망자의 날은 예전 우리가 지내던 제사와 많이 닮아있다. 김상진 사진부장 [email protected]김상진 기자의 포토 르포 멕시칸 핼러윈 멕시칸 전통공예품 전통 명절 갖가지 망자

2023-10-27

[김상진 기자의 포토 르포] 창업 75주년 맞은 인 앤 아웃 버거

캘리포니아의 명물 ‘인 앤 아웃 버거’가 올해로 문을 연 지 75년이 됐다. 인 앤 아웃 버거는 1948년 해리 스나이더와 에스터 스나이더 부부가 LA동쪽 볼드윈 파크(Baldwin Park)에서 창업했다. 초기에는 지금의 드라이브 스루의 효시라고 할 수 있는 주차장과 자동차 트레이 서비스만 제공하던 작은 가게였다. 1950년대에 지점을 확장하고 인 앤 아웃 버거의 상징 ‘더블 더블 버거’ 와 생감자를 사용하는 ‘프렌치 프라이’를 선보였다. 지금의 모든 메뉴는 1950년대에 만들어진 레시피로 만들어지고 있다. 볼드윈 파크에 문을 연 작은 햄버거 가게는 이제 미국 내 7개 주(캘리포니아, 유타, 애리조나, 네바다, 텍사스, 오리건, 콜로라도)에 400개의 지점으로 확장됐고 2026년에는 테네시주까지 진출할 예정이다. ‘인 앤 아웃’의 뜻은 성경 신명기 28장 6절 말씀 ‘네가 들어와도 복을 받고 나가도 복을 받을 것이니라.’를 품고 있다. 인 앤 아웃은 창업 75주년을 맞아 내일(22일) 포모나에서 대규모 페스티벌(In-N-Out Burger 75th Anniversary Festival)을 개최한다.   행사 내용과 티켓 구입 안내는 웹사이트(https://ino75thfestival.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상진 사진부장 [email protected]김상진 기자의 포토 르포 창업 아웃 아웃 버거 햄버거 가게 창업 75주년

2023-10-20

[김상진 기자의 포토 르포] 한인타운 무슬림들 엎드린 기도는 평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지난 7일 이스라엘을 공격했다.  이는 군사력의 규모나 화력 면에서 전례 없는 전격전이었다. 수십 년간 이어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잠재된 긴장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한인타운에는 LA의 대표 이슬람 사원 ‘남가주이슬람센터(Islamic Center of Southern California·ICSC)'가 자리 잡고 있다. 남가주에는 약 50만명의 무슬림이 살고 있다. 13일 오후 1시 금요예배 취재차 사원을 방문했다. 사원 측은 흔쾌히 사진 촬영을 허락했다. 수백명의 무슬림들이 모이자 치과의사인 살레코다키 박사의 강론이 시작됐다. 코다키 박사는 이슬람은 평화를 추구하는 종교라며 폭력이 아닌 비폭력으로 평화를 유지해야 한다고 설파했다. 그리고 가자 지구에서 공포와 굶주림에 시달리는 무슬림들을 위해 가능한 인도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예배에 참석한 무슬림들에게 촉구했다. 강론이 진행되는 동안 몇몇 참석자들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수년 전 만난 이 사원의 설립자 메헤르 헤투트 박사의 말이 생각났다. “수백번도 넘게 말했고 앞으로도 말하게 될 테지만 우린 극단적인 근본주의는 배척합니다. 자살이 금지된 코란을 어기는 행위들입니다.” 김상진 사진부장 [email protected]김상진 기자의 포토 르포 한인타운 무슬림 한인타운 무슬림들 팔레스타인 무장 금요예배 취재차

2023-10-13

[김상진 기자의 포토 르포] 100년 넘게 쉼없이 돌아가는 회전목마

샌타모니카 피어의 회전목마(merry-go-round)는 그 역사가 무려 100년을 훌쩍 넘겼다. 1922년 베니스에 지어진 회전목마를 1947년 샌타모니카 피어에 이전 해 현재까지 이르고 있다. 1922년 당시 회전목마를 대표하는 ‘목각말’을 포함한 각종 동물 모형은 목공예가 애드 로스의 작품으로 꾸며졌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동물의 모양이 바뀌기는 했지만, 원형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샌타모니카 피어의 회전목마와 건물은 ‘루프 히포드롬(The Santa Monica Looff Hippodrome)'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데 국가 랜드마크로 보존되고 있다. 샌타모니카 피어의 회전목마는 영화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영화 '더 스팅(1973)'의 폴 뉴먼이 분한 사기꾼 헨리도프가 운영하는 회전목마로 등장하기도 했다. 연간 800만명의 관광객이 샌타모니카 피어를 방문한다. 그 중 약 200만명이 회전목마를 탄다고 한다. 샌타모니카 피어의 회전목마는 100년 동안 쉼 없이 돌고 또 돌고 많은 이들에게 추억을 선사하고 있다. 오른쪽 큰 사진은 회전목마를 정비하기 위해 설치한 대형 비닐막에 비친 목마다. 유니콘을 닮았다. 김상진 사진부장 kim.sangjin@koreadailycom김상진 기자의 포토 르포 회전목마 당시 회전목마 샌타모니카 피어 영화 촬영지

2023-10-06

[김상진 기자의 포토 르포] 침팬지가 웃는 까닭은?

인간과 웃는 모습이 가장 닮은 동물은 침팬지라고 한다. 침팬지는 인간과 마찬가지로 소리를 내지 않고 표정을 만들 수 있으며 웃을 때는 인간과 같은 얼굴 근육을 사용한다고 한다. 그런데 침팬지의 웃음소리는 갓난아기들의 웃음소리와 거의 흡사하다고 한다. 과학자들이 아기들의 웃음을 분석한 결과, 신생아들은 처음엔 침팬지와 같은 방식으로 웃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기들은 공통으로 들숨과 날숨에 모두 웃을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말을 배우게 되면서 웃음소리가 점점 작아지는데 나이가 들면서 숨을 내쉴 때만 웃기 때문이라고 한다.   인간은 성장하면서 다양한 이유로 웃는다. 사회적으로 중요한 상호작용이 발생할 때 웃기도 하고 우스운 상황에서 웃기도 한다. 그리고 억지로 웃기도 한다. 최근 방문한 LA동물원에서 한 어린아이를 보고 미소 짓는 한 침팬지를 사진에 담았다. 사육사에 의하면 침팬지가 어떤 위험을 감지한 후 사소한 상황임을 인지하면 웃기도 한다고 한다. ‘별거 아니네’하며 웃는 것이다. 인간과 아주 비슷하다.   ‘일소일소 일노일로(一笑一少 一怒一老)’라는 한자 성어가 있다. 한 번 웃으면 한 번 젊어지고, 한 번 화내면 한 번 늙는다고 직역되는 사자성어다. 많이 웃고 화내지 말라는 뜻이다. 추석이다. 어렵고 힘겨웠던 일들 다 내려놓고 ‘별거 아니네’ 하며 많이 웃는 한가위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김상진 사진부장 [email protected]김상진 기자의 포토 르포 침팬지 까닭 일소일소 일노일 들숨과 날숨 한자 성어

2023-09-29

[김상진 기자의 포토 르포] LA의 보름달

  추석(9월29일)이 다가옵니다. 독자님들께 꽉 찬 보름달을 선물합니다.     사진은 ‘캐논 EOS 5D Mark4’ 바디에 400mm  렌즈로 찍은 LA상공의 보름달입니다. 사람 눈에는 보름달이 노랗게 보이지만 기계인 카메라의 렌즈로 보면 회색으로 보입니다.   추석은 이민자에게 아주 특별한 날입니다. 미국에서는 보름달을 ‘풀문(Full moon)’ 또는 ‘블루 문(Blue moon)’이라고 합니다. 보름달은 매달 두 번씩 모습을 드러냅니다. 블루 문은 두 번째로 뜬 달을 일컫는 말입니다. 달의 색깔과는 무관합니다.     미국에서 추석에 보는 블루 문은 우리 정서의 보름달과는 사뭇 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미국에서의 보름달은 우수와 고독, 슬픔을 상징합니다.     반면, 이민자의 기억 속 추석 보름달은 블루 문이 아닌 ‘휘영청 밝은 보름달’이지만, 이민생활 가운데 명절은 그저 기억 속의 추억으로 박제돼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민자에게 미국의 보름달은 추억, 그리움, 아련함입니다.     고국은 미국보다 하루가 빠릅니다. 달 역시 고국보다 하루 늦게 LA 하늘에 뜹니다. 다음 주 금요일은 추석입니다.  그날 저녁 LA하늘에 걸린 보름달은 두 개로 보일지 모릅니다. 고향보다 하루 늦게 뜨는 보름달은 고국의 부모, 형제, 친구들의 얼굴을 담아서 하늘에 뜰 것입니다.     추석을 추억하며 눈물이 흐를지도 모릅니다. 그러면 젖은 눈에 보름달은 두 개로 보일 수도 있겠지요. 하나는 추억을 품은 달, 또 하나는 힘겨운 이민자의 고달픈 삶을 품은 달 말입니다.   독자 여러분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한가위만 같으시길 바랍니다. 상진 사진부장 [email protected]김상진 기자의 포토 르포 보름달 추석 보름달 추억 그리움 반면 이민자

2023-09-22

[김상진 기자의 포토 르포] 타들어가는 자바시장의 현실

자바시장엔 한때 이런 우스갯소리가 있었다. “과거에 자바시장이 한창 잘 나갈 때는 지나가는 개까지 100달러 짜리 지폐를 물고 다녔다.” LA경제의 젖줄로 불릴만큼 자바 시장의 황금기는 그렇게 대단했다.   본래 자바 시장은 유대인들이 대부분의 상권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후 1980년대 부터 브라질의 한인들이 옷감을 들고 대거 자바시장으로 유입됐다. 한인 뿐 만 아니다.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이민자에게는 오아시스였다. 그만큼 일자리가 많았다. 수많은 LA시민들의 생계를 책임졌다.   그랬던 자바시장이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2010년대 중반이었다. 임금인상, 치열한 가격 경쟁, 중국, 베트남 등 해외 공장과의 직거래 확장 등으로 위축됐다. 봉제공장에서 쉼 없이 돌아가던 재봉틀 소리가 점점 사라지기 시작했다. 입지도 줄어들고 있다. LA다운타운의 부동산 재개발은 봉제, 의류, 원단 업체들을 옥죄고 있다.   최근 자바시장 한 상가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피해 건물에는 80대인 최 사장 부부가 운영하는 이불가게도 있었다. 이들은 30년 간 이 가게를 운영했다. 자바시장과 역사를 같이 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가게가 한순간에 잿더미가 됐다.   LA소방국 통계에 따르면 지난 한해 LA시에서만 8200건의 크고 작은 화재가 발생했다. 절반 이상(4200여건)이 홈리스와 관련된 화재다. 최씨 부부의 가게를 앗아간 화재도 노숙자가 건물 뒤편의 쓰레기통에 낸 불이 옮겨붙어 발생한 것이었다.     사진 기자로 20년 넘게 활동하며 자바시장의 흥망성쇠를 지켜봤다. 자바시장 곳곳을 돌며 한인 업주들과 같이 기뻐했고, 때론 함께 슬퍼했다. 그래서일까. 렌즈에 담긴 이번 화재 현장에 자꾸만 더 눈길이 간다.     건물 밖으로 흘러내린 타버린 옷가지들은 사실을 말하고 있다. 자바시장 상인들의 마음도 그렇게 타들어가고 있다. 타버린 가게는 마치 터져버린 오장육부 같다. 자바시장의 현실이다. 김상진 사진부장 [email protected]김상진 기자의 포토 르포 자바시장 자바시장 상인들 최근 자바시장 자바시장 곳곳

2023-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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