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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틀랜타] "차별엔 집단행동으로 맞서야"

비영리단체 캐털리스트 코울리션(대표 진 리)이 지난 8일 노크로스 사무실에서 연  '아시아계 미국인의 정체성과 인종차별, 신념과 정신건강'을 주제로 한 세미나에서 "차별에 대응해 질서있는 집단행동(Flocking)으로 맞서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날 대담에 나선 윤미 햄튼 전 릴번 시의원은 "어린 시절 친구와 잡은 미꾸라지로 추어탕을 해 먹은 것, 봄이 되면 동네 어른이 다같이 모내기를 한 것"을 떠올리며 "팀워크의 힘을 믿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별을 이겨낸 승리자로서 소수인종의 자부심을 공유하는 경험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한인 어머니와 흑인 미군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유년기에 미국으로 입양됐다.   그는 학대와 소외의 경험이 어떻게 소수계의 정체성 위에 포개졌는지 설명했다. 10세 때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그토록 기다리던 양부모를 미국에서 만났지만, 계모로부터 신체적, 정신적 학대를 오래 받았다. 한국과 아프리카계의 이중적 정체성을 지녔지만 어느 집단에도 속하지 못한다는 소외감을 크게 느꼈다. 피부색, 머릿결, 눈의 모양으로 인종을 구분하는 사회에서 그는 "누구와도 닮지 않았기 때문"이다.   '스톱 AAPI 헤이트' 공동설립자이자 중국계 이민 3세대인 러셀 정 샌프란시스코 주립대 교수는 개인사 외에도 '트라우마의 사회적 유전' 문제를 지적했다.     캘리포니아 남부 항구도시에서 어업에 종사했던 그의 조부는 백인의 집단 약탈과 방화를 겪어야 했다. 이후 아버지는 고향을 떠나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에 정착했다. 어린 시절에는 윗세대의 아픔을 몰랐지만 그들이 겪은 차별에 대한 무력감과 분노는 자신의 삶에 깊은 영향을 줬다고 그는 털어놨다. 아버지를 비롯한 많은 아시안 남성이 그렇듯, 돌연 버럭 소리를 지르며 화를 내는 식으로 의견을 표출하는 자신을 최근 발견했기 때문이다.   식민 지배부터 전쟁까지 질곡 깊은 근현대사를 거쳐온 아시아 국가나 노예제와 같은 제도적 폭력을 겪은 흑인의 경우 '집단 트라우마'가 한 가족 내에 세대를 거쳐 이어진다고 그는 지적했다.   아시아계 미국인의 차별 경험과 그 영향을 서로 공유하는 것은 때로 상담보다 더 큰 효과를 낸다.     햄튼 전 의원은 "어릴 때부터 소수인종을 향한 혐오적 표현에 반복 노출되면 세뇌 효과가 나타난다"며 "학습된 차별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선 흑백의 이분법적 인종 분류 자체를 문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 역시 "인종차별에 맞서는 집단행동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채원 기자애틀랜타 집단행동 차별 인종차별 신념 차별 경험 집단 트라우마

2024-02-09

[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깊은 숨을 쉴 때마다

견디지 못하는 슬픔은 없다. 스스로 목숨 끓을 수 없으면 참고 견디며 산다. 슬픔을 삭히는 일이 죽는 일보다 수월하다. 뼈가 녹고 살이 저며도 살아있는 사람은 산 사람의 길을 간다.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동안 인생이란 지도에 세월이 마구잡이로 금을 긋는다. 화선지에 먹물을 뿌리면 하얀 백지에 칠흙 같은 검정색이 번져나간다. 한치의 틈도 없이 먹물이 화선지를 완전히 덮으면 죽음의 길로 가는 것일까.     안개 속을 걷는다. 혼자가 좋다. 곁에 누군가가 있으면 부담이 된다. 추석달이 서서히 움직인다. 보름달이 물안개를 벗어나 중천에 둥글게 떠있다. 모두가 떠나버린 집, 말라버린 연못에서 어깨 비비며 서걱이는 갈대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기쁨도 슬픔도 모진 고통마저도 나이 들면 홀로 맞고 극복해야 할 슬픈 세레나데다.     이제는 고백할 시간이다. 지난 몇해 동안 바람처럼 형체 없이 왜 단절된 삶을 살아야 했는지. 유배생활 하듯 모든 인연 끊고 지내야 했는지를 말해야 한다. 내가 가장 믿고, 말없이 지켜주던 사람이 세상을 떠났다. 내년 4월이면 3년이 된다. 투병생활 15개월을 합치면 꼭 4년이다. 그 세월은 길고도 너무 짧았다. 처음부터 비밀로 지키려 한 건 아니다. 동정과 연민 없이 마지막 순간까지 조용히 지켜주기를 간구했다.     어릴 적 엎어져 무릎 깨지면 엄마가 호호 불며 빨간 아까징끼를 발라줬다. “건드리면 덧난다. 딱지 앉을 때까지 손대지 마라”고 주의를 줬지만 참지 못해 딱지를 뗀다. 아직 덜 단단해진 빨간 살점에서 피가 흘렀다. 약 바르고 동여매도 속 깊은 상처는 얼마간 아물지 않는다. 죽음은 거미줄에 걸린 호랑나비처럼 한동안 퍼덕이다 숨을 멈춘다.   아픔은 시작보다 시간이 갈수록 극명해진다. 흐려지는 것이 아니라 더 생생하게 삶의 곳곳을 파고 든다. 자동차 시동 걸 때 시트 벨트 매주던 손, 스테이크 잘게 썰어 접시에 담아주던 일. 시간에 쪼들려 덜렁대며 안전벨트 까먹기는 선수고 고기는 크게 썰어 마구잡이로 삼킨다. 마지막 항암치료 받고 화실로 나와 내 그림 보고 엄지 척! 눈을 크게 뜨고 미소 짓던 얼굴, 이제 이 세상에서 누가 내 편이 되어줄까.     얼마간은 그림 그리고 글 쓰는 일이 도움이 됐다. 고통도 아픔도 혼자 삭히는 시간이 필요하다. 잊은 듯, 200점이 넘는 대작을 그리며 지냈다. 홀로 슬퍼하고 다독거리며, ‘It’s Okay to Not to be Okay’를 되뇌며 귀양살이하듯 사니 오히려 맘이 편했다.     문제가 발생했다. 가슴이 답답하고 밤이면 죽음의 공포에 떨며 혈압이 위험 수치를 넘어 응급실로 갔다. 심장질환 등 정밀검사에 돌입했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고 외상 스트레스 장애(PTSD), 트리우마로 진단됐다. 타인을 속일 수는 있어도 자신은 못 속인다. 트라우마 극복은 환자 자신의 노력과 긍정적 태도가 중요하다.       살면서 누구나 한번쯤, 아니 여러번 충격적이고 힘든 순간을 맞는다. 이런 경험은 그때의 감정이 잊혀지면 자연스레 치유되기도 하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도 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해 시달린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영원한 작별은 가장 힘든 고통이다. 호흡이 멈추는 그 순간을 잊으려고 깊은 숨을 몰아 쉬며 시계바늘을 돌려 놓는다.   치유법을 실천하기로 한다. 약 대신 건강식 먹고 몸 추스리며 마음의 정원에 꽃을 심는다. 몇 사람과 소통 시작하고, 텃밭 가꿔 채소 나눠먹고, 노인이나 아픈 분에게 반찬 만들어 배달한다. 어릿광대 노릇 그만 두고, 슬플 때는 울고, 지치면 낮잠 자고 산책하며, 이제는 참고 견디며 잘난 체 하지 않는다. 깊은 숨을 쉴 때마다, 상실의 슬픔이 갈비뼈를 후려쳐도, 날개 접지 않고 사는 날까지 편안하기로 한다. (Q7 Editions 대표, 작가)     이기희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트라우마 극복 외상 스트레스 어릿광대 노릇

2023-10-03

[수필] 오래된 나의 트라우마

아침 7시에 동네 두 바퀴를 도는 게 요즘 나의 운동이다. 날씨가 더워 조금만 시간이 지나도 걷기가 힘들다. 오늘 아침에도 여전히 상쾌한 마음으로 현관문을 나섰다. 저만치서 큰 개 두 마리의 목줄을 양손으로  잡고 연신 얘기를 하며 즐겁게 산책을 하는 여자분이 있었다. 나는 일정한 간격을 두고 뒤따라갔다.  찻길을 돌아 초록 잎이 무성한 가로수 길에 접어들어 조금  가다가 길옆 잔디밭에서 갑자기 주인이 개 한 마리 끈을 놓아주었다. 두 마리의 개는 서로 달려들어  싸우는지 장난을 치고 노는 지 컹컹 짖으며 몸싸움을 하였다. 나는 그 옆을 지나갈 수 없어서 오던 길을 다시 돌아갔다. 동쪽 해를 얼굴에 받으며 걸어오니 길가에서 목줄을 놓고 운동을 시킨 여자분이 원망스러웠다. 할 수 없이 단지로 들어와서 좁고 짧은 길을 수도 없이 왔다 갔다 하며 시간을 채웠다.   아주 오래전 일이다. 나는 큰 개에 두 번 놀란 일이 있다 .첫번째 일이다. 결혼하고 1년 뒤였다. 남편이 부산으로 몇달 발령을 받았다. 바다를 유난히 좋아하는 나는 짧은 기간이기 때문에  기왕에 해운대 근처에서 살며 날마다 바다를 보자고 했다. 남편이 퇴근하면 서둘러 저녁을 먹고 해운대 밤바다를 늘 산책하며 신혼을 즐겼다. 단칸방을 얻어 살면서도 행복했다.     하루는 대낮에 나 혼자서 시장을 갔다 오는 길이었다. 송아지만 한 개가 나를 따라오고 있었다. 나는 ‘걸음아 날 살려라’ 하며 빨리 걸었다. 개는 나와 점점 가까워졌다. 나는 숨을 죽이고 태연한 척하였지만 정말 무서웠다. 개는 끝까지 따라왔다. 나는 부엌을 통해 일부러 느릿하게 방으로 들어와서 후닥닥 문을 잠가 버렸다.     개는 부엌까지 따라왔다. 한참 후에 개는 돌아갔다. 그때 나는 큰딸 임신 초기였다. 그래서인지 큰딸은 아주 작고 예쁜 강아지조차도 무서워해서 애완견을 기르는 집에 가면 대소동이 일어나 주인을 당황케 한다.     두 번째 일이다. 친정아버지께서 파상풍으로 목숨이 촌각을 다투던 때다. 우리 부부는 아이들을 시누님께 맡기고 광주 전남의대 병원으로 갔다. 아버지는 자전거를 타시다가 넘어지시며 손에 상처를 입으셨다는데 파상풍균이 들어갔다. 옛날 분들은 파상풍 예방 주사를 맞지 않아서 상처가 무섭다고 하였다. 아버지는 인공호흡기를 꽂고 눈도 뜨지 못하고 인사불성이셨다.  건강하시던 우리 아버지가 중환자실에 누워계시니 자식들은 기가 막혀 울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의사인 오빠도 안절부절못했다.     우리는 오빠 집에 며칠 머물면서 아버지 문병을 다녔다. 오빠 집에 아주 큰 개가 있었다. 하루는 나 혼자서 문병을 하고 오빠 집 대문 앞에서 초인종을 누르니 개가 심하게 짖었다. 나는 밖에서 소리쳤다. “개 먼저 붙잡고 문을 열어” 라고. 누가 문을 열었는지는 모르지만 문이 열리자마자 개가 튀어나왔다. 그리고 나의 허벅지를 물었다. 나는 초죽음이 되었다. 이게 무슨 낭패인가! 아버지가 혼수상태로 온 가족이 아무 정신이 없는데 나까지 개에게 물려 걱정을 보탰다.     다행히 개는 예방 주사를 맞았다고 했다. 마침 한의사인 큰아버지가 아버지 병문안 차 며칠 병원에 계셨다. 큰아버지는 개에 물린 자리를 소독해야 한다며 쑥뜸을 떠 주셨다. 쑥이 타들어 가는 것을 보시며 괜찮을 거라고 위로해주시고 혀를 끌끌 차셨다.  다행히 아버지는 며칠 만에 깨어나셔서 그 뒤로 10년을 더 건강하게 사셨다.   강아지를 키우며 좋은 시절도 있었다. 아이들이 아주 어릴 때다.  동네 통장이 개가 새끼를 많이 낳았다고 한 마리 키워보라고 분양을  해주었다. 우리는 테라스 밑 한쪽에 예쁜 개집도 만들어주고 끼니때면  밥도 주었다. 일반 개여서 우리가 먹는 음식을 주었다. 오물오물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 어찌나 귀여운지 연신 쓰다듬어 주었다. 얼마후에  아파트로 이사를 하게 되었다. 그때는 아파트에서 개를 키운다는 것을 생각도 못 했다. 다시 통장 집에 데려다주었다. 가는 도중에 강아지는 자꾸 뒷걸음질하였다. 가기 싫은 몸짓이었다. 나도 가슴이 아팠다.     요즘도 아침저녁 이웃집 할머니가 어린 강아지를 데리고 산보하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평화롭다. 할머니의 말 친구가 되어 아장아장 따라가는 작은 강아지를 보면 어린아이 보는 듯 사랑스럽고 귀엽다. 그렇지만 큰 개는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 놀랐던 일이 트라우마로 남아 옆을 지나가지 못하고 되돌아간다.     한국에 있는 친한 선배가  2년전 저녁 산책길에 겪었던 일이다. 조그마한 사람이 큰 개 목줄을 잡고 가는 것을 보며  “저 큰 개가 나를 덮치려 들면 저 조그마한 사람이 막을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다가 그만 허방을 디뎠다고 한다. 고관절을 다쳐 고생하다가 지금은 결국 밀차에 의지하고 걷는다며 사진을 보냈다.  정확한지는 모르지만, 참고로 개가 무섭게 짖고 덤비려 하면 개 눈을 무섭게 쏘아보면 수그러든다고 한다.   개는 오래 전부터 인간과 친밀하게 살았다. 늑대 과이긴 하나 야생성이 적어 사냥할 때나 목축을 할 때 사람을 많이 도왔고 특히 주인에게 대한 충성심은 남다르다. 그래서 요즘은 훈련견으로  장애인을 돕기도하고  경찰견으로도 활용한다. 개를 싫어한 사람도 한번 키워보면 그들의 충성에 반한다고 한다.     얼마 전에 역이민을 하실 분을 만났는데 자식들은 걱정이 안되는데  두고 갈 안심(애완견)이가 가장 걱정된다고 해서 한바탕 웃었다. 눈치를 챘는지 유난히 졸졸 따르고 심리상태가 불안하다고 했다.     그렇지만 야외에서 운동을 시킬 때의 여러 가지 주의사항은 염두에 두어야 할 것 같다. 아이큐가 어린이 두살이나 두살 반 정도라니 주인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특히 야외에서는 변을 치워야 하고 끈을 놓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웃을 위하여 개 주인으로서  그런 조그마한 예의를 지켜준다면  나처럼 어리바리하고 아직도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람도 동네를 마음 놓고 걸으며 하루를 기쁘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영희 / 수필가수필 트라우마 한의사인 큰아버지 아버지 문병 아버지 병문안

2023-08-03

[건강 칼럼] 충격적 경험 후 집단 트라우마 뉴스 자제만 해도 극복에 도움

비극적인 사건과 함께 새해가 시작됐다. 지난달 음력 설(1월 22일) 전후 몬테레이 파크와 하프 문 베이에서 잇따라 발생한 총기 난사로 20명가량이 숨지고 십수 명이 다쳤다.     두 사건 모두 나와 내 가족이 직접 겪지 않았다고 해도 가까운 곳에서 발생해 총기, 총격에 대한 두려움과 동시에 가해 용의자가 아시안이라는 점에서 증오범죄의 표적이 되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감을 줬다. 무엇보다 사건이 일어난 날부터 일주일 넘게 계속 나오는 뉴스에 사건이 일어난 해당 지역사회, 중국계 커뮤니티는 물론, 남가주 한인 커뮤니티도 상당한 고통을 받았다.   이렇듯 충격적인 경험을 했을 때, 직접적이 아니더라도 미디어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접했을 경우에도 해당 또는 관련된 커뮤니티 멤버들은 보통 두려움, 불안, 공포, 무력감, 상실감, 슬픔, 비탄, 비통 등을 느끼게 된다. 이를 2차 외상, 집단 트라우마 (Secondary 또는 Collective Trauma)라고 한다. 이는 정신의학적 이상 및 문제는 아니고 충격적인 경험을 했을 때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하지만 개인에 따라 극심한 고통을 느끼는 경우도 있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는 잠시 관련 뉴스 시청을 자제하거나 차단하고 언론과 소셜미디어와 거리를 두고 쉬어주는 게 좋다.   나도 모르는 증상이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뉴스에서 본사건 영상이 자꾸 떠오른다든지, 내가 사건 현장에 있는 악몽을 꾼다든지, 잠을 잘 못 잔다든지 하는 다양한 신체적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생각이나 마음에 품고 있는 감정을 풀어야 한다.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게끔, 불안, 공포 등의 감정이 악화하지 않게끔 해소 방법을 찾아야 한다.   필요하다면 주변에 도움을 요청한다. 가족이나 친구에게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부정적 감정이나 스트레스가 풀릴 수 있다. 그다음은 트라우마에서 벗어나 다음 단계, 즉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그래도 불안이나 비통한 마음, 감정이 사라지지 않고 정도가 심해지고 충격적 경험 이후 한참 동안 지속한다면 전문가를 찾아 상담을 받아볼 것을 권한다. 특히 기존에 불안, 우울 등 기분장애가 있는 경우, 더 큰 영향을 받게 된다. 지난해 10월 한국에서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이후 미국 LA에 있는데도 공황발작을 일으키거나 증상이 심해진 환자도 있었다.   자녀가 있다면 자녀의 정신건강도 안녕한지 살펴야 한다. 먼저 자녀를 안심시켜야 한다. 안전하다고 알려주고 심리적, 정서적 안정에 신경 써야 한다. 자녀가 비극적, 충격적인 사건·사고에 대한 뉴스에 지나치게 노출되지 않도록 한다. 특히 소셜미디어를 통해 잘못된 정보를 접하고 잘못 받아들이지 않도록 이끌어줘야 한다.   사건에 대한 아이들의 반응을 확인해야 한다. 어떤 말을 하는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언어와 행동에 변화는 없는지, 아이의 감정과 생각을 파악해야 한다. 아이들은 사건에 대해 궁금해하고 물어보고 싶은 것도 많을 것이며 이야기하고 싶어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이때 아이의 나이와 눈높이에 맞춰 답을 준비하고 대화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자녀가 규칙적인 생활을 하도록 평소보다 더 식사시간, 잠자리 등을 챙겨주는 게 필요하다.   ▶문의: (213)235-1210 문상웅 / 심리상담 전문가·이웃케어클리닉건강 칼럼 트라우마 충격 충격적 경험 관련 뉴스 외상 집단

2023-01-31

[시로 읽는 삶] 스스로 인지하든 못하든

사람들이 정말로 두려워하는 것은/ 홀로 있는 것이 아니라 ‘외톨이’로 여겨지는 것이다./ 당신은 혼자 있어서 외로운 것이 아니라,/ 혼자 있지 못해서 외로운 것이다./ 루소는 ‘사막에서 혼자 사는 것이 사람들 사이에서 혼자 사는 것보다/ 훨씬 덜 힘들다’고 말했다.   -마리엘라자르토리우스 ‘고독이 나를 위로 한다’ 부분       이틀이 멀다하고 총기사건이 일어나는 미국이다. 총기사건의 유형을 살펴보면 집단 내에서의 소외, 따돌림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왕따를 당한 사람의 내면 분노가 자신을 향하면 자살로 이어지고 그 반대이면 총기 난사 같은 끔찍한 사건을 유발한다.     지난 13일 밤에 일어난 버지니아대학 캠퍼스 총격 사건의 범행 동기도 그룹에서의 소외가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워싱턴포스트는 발표했다. 용의자인 존스 주니어는 풋볼 선수들이 탄 버스 안에서 총기를 난사 3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을 당했다. 그는 풋볼선수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실전 경기에 출전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왕따는 학교폭력의 한 유형이다. 많은 학교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왕따는 집단 내에서 다수가 특정인을 대상으로 해를 가하는 행위를 말한다. ‘집단 따돌림’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한 집단 안에서 우월한 위치에 있는 사람을 중심으로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집단에서 소외시키거나 괴롭히는 일종의 정신적 폭력이다.   왕따는 학교에서만 일어나는 일만은 아니다. 가족 내에서도, 직장 내에서도, 국가와 국가 사이에도 유사한 일이 일어난다. 일본의 ‘이지메’는 역사가 깊다. 서구권에서는 ‘bullying’이란 용어로 퍼져있고 기성세대들의 세계에서도 드물지 않다.   왕따의 전 단계는 은따라고 한다. 은근히 무시하고 따돌리는 경우다. 끼리끼리 모여 누군가를 은근하게 무시하는 행위는 어른들 사이에서도 흔하다. 친한 사람들끼리 모여 앉아 특정인의 옷차림이나 생김새를 화제 삼는 일은 얼마나 흔한가. 그냥 지나가는 말이라고 조금의 죄의식 없이 하는 행동들이 누군가에게는 죽고 싶을 만큼 큰 상처가 되기도 한다.   집단 따돌림을 행하는 가해자의 정신적 이유로는 스트레스를 약자에게 풀고자 하는 심리, ‘다름’에 대한 두려움과 이질감, 자신이 소수자였을 때 받은 핍박을 되갚는 심리, 집단의 응집력을 강화하는 수단, 열등감, 권한 과시, 등등을 들 수 있다고 심리학자들은 말한다.   그렇다면 가해자 역시 집단 안에서 살아남기 위한 심리적 방어기제로 누군가를 괴롭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언젠가 당한 왕따 트라우마의 극복책으로 다른 사람을 왕따시키거나 집단 안에서 소외당하지 않기 위해 선제적으로 힘센 다수의 편에 서기도 한다.       사회는 점점 과격해진다. 말은 물론 행동들도 그렇다. 폭력적이고 거친 단어들이 만연하다. 사람은 그가 누구이든 자존감을 지키고 살 권리가 있다. 사람이 가장 참기 힘든 것은 사람을 옆에 두고도 투명인간처럼 취급되며 무시당하는 일이다.   스스로 인지하든지 못하든지 우리는 한때 가해자이기도 했겠고 한때는 피해자이기도 했을 것이다. 오늘 나의 행동이 부메랑이 되어 되돌아온다는 걸 모르지 않으면서도 번번이 오류를 범하고 사는 게 어리석은 우리다.     사람을 죽이는 게 창이나 칼만이 아님을 잘 안다. 은근한 비하의 눈빛이나 은근한 굴욕의 말로도 사람은 죽을 수가 있다. 누군가의 인생을 꺾어버리는 일에 가담한다는 건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 두렵고 슬픈 일이다. 조성자 / 시인시로 읽는 삶 인지 심리 집단 집단 따돌림 왕따 트라우마

2022-11-22

최순실 트라우마?…與, 김건희 '비선 공세' 차단 총력전(종합)

고침내용 : [발언 추가, 제목 및 부제 보완.]최순실 트라우마?…與, 김건희 '비선 공세' 차단 총력전(종합) 공약 파기 딜레마에도 제2부속실 설치 목소리 커져…내부 갑론을박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홍준석 기자 = 국민의힘은 16일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지인 동행을 놓고 '비선 논란'을 쟁점화하는 것에 대해 차단막을 치는 데 주력했다. 민주당이 박근혜 정부 당시의 '최순실 국정농단'까지 거론하며 총공세에 나서자 국민의힘은 "국민 선동", "정치 공세"라며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윤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영부인을 보좌하는 제2부속실 폐지 공약을 내걸었지만, 논란 확산을 막기 위해 제2부속실을 설치해야 한다는 내부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다만 민주당에 '공약 파기'라는 추가 공격의 빌미까지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제2부속실 설치에 반대하는 의견도 동시에 나온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YTN 라디오에서 "민주당과 민주당 지지자들이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꼬투리를 안 잡는 것이 없다"며 "현직 대통령 부인이 전직 대통령 부인을 예방하고 대화를 나누는 것 자체는 장려할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김 여사가 최근까지 운영한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 출신 인사 2명이 대통령실에 채용된 것이 '사적 채용'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민주당도 그렇게 하고 문재인 대통령도 그렇게 했고 그걸 갖고 비난하는 것은 전혀 정당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김용태 청년최고위원도 회의에서 "민주당의 질 나쁜 선동이 행해지는 것은 개탄스럽다. 비열한 정치공세"라며 "봉하마을 방문의 의미를 되새기는커녕 '아니면 말고' 식의 국민 선동으로 나쁜 프레임을 만드는 데만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허은아 의원은 김 여사를 죄수복을 입은 모습으로 묘사한 한 일간지 만평과 관련, 페이스북에서 "김 여사를 범죄자와 탈옥수로 묘사한 신문 만평은 분명 정도(正道)를 넘어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어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지만 의혹만 가지고 대통령 부인에게 죄수복까지 입히는 것은 과도하지 않나"라며 "그 누구라도 타인의 인격을 함부로 침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내부적으로는 여론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가운데 제2부속실을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최근 봉하마을 방문에 지인이 동행한 것이나 팬클럽 회장 강신업 변호사의 막말 등으로 논란이 확산되는 것이 여권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 청년최고위원은 "대통령실 차원의 체계적인 지원이 뒷받침되도록 하는 것이 불필요한 논란을 더 이상 양산하지 않을 수 있다"며 제2부속실 설치를 촉구했다. 하태경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부속실을 안 두니 팬클럽이나 김 여사 개인 회사 직원들이 부속실을 대체하는 일이 벌어진다"며 "차라리 깔끔하게 사과하고 양해를 구하고 제2부속실을 만드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러나 권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2부속실을 부활하지 않더라도 대통령 부인의 공적 활동을 충분히 뒷받침할 수 있다"며 "공약 파기이기 때문에 가급적 하지 않는 게 맞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날 비공개 최고위에서도 김 여사 논란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이준석 대표는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사적 경로로 정보들이 유통되는 상황 자체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는 논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제2부속실 등 형식을 논의한 건 아니고, 사적 지인이 사진을 입수해서 제일 먼저 공개하고 언론이나 공적조직은 정보가 늦는 상황은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yumi@yna.co.kr [https://youtu.be/NTjD9Pf6GmY]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트라우마 최순실 최순실 트라우마 김건희 여사 제2부속실 설치

2022-06-16

할리우드서 활약 한인들도 LA폭동 행사

할리우드에서 활약하는 한인 모임이 4·29 LA폭동을 되새기는 특별행사를 연다. 주최 측은 할리우드 영향력을 통해 더 많은 이들에게 한인사회가 겪은 폭동 피해와 아픔을 알릴 계획이다.   ‘할리우드 한인 리더그룹(Korean Americans Leaders in Hollywood)’은 5월 1일 오후 5시 LA한인타운 인터크루(3330 Wilshire Blvd, LA)에서 ‘LA폭동 30주년-LA스토리 사이구’ 행사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할리우드 엔터테인먼트 업계 종사자, 정치인, 영화배우 등 130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주최 측은 “1992년 4월 29일 시작된 폭동은 LA에 큰 충격을 줬고 특히 한인사회에는 잊을 수 없는 아픔과 피해를 남겼다”며 “사이구(SAI-I-GU)라는 말에는 한인사회가 당시 비극을 잊지 말자는 뜻이 담겼다. 아메리칸드림이 한순간에 무너진 한인사회 아픔을 되짚고 치유하고자 행사를 준비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행사는 5월 1일 오후 4시30분 레드카펫을 시작으로 초청연사 5명이 4·29 LA폭동을 기억하는 기조연설에 나선다. 기조연설자인 메릴린 스트릭랜드 연방 하원의원, 김성곤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김영완 LA총영사, 영화배우 존 조와 윌 윤 리는 폭동의 역사와 현재, 한인사회 미래를 이야기할 예정이다. 기조연설이 끝난 뒤에는 한인 코미디언 6명이 무대에 올라 특별공연도 선보인다.     특히 주최 측은 LA폭동이 남긴 한인사회 트라우마에 집중할 예정이다. 폭동으로 가족 단위로 운영하던 한인 업소 2000곳 이상이 약탈과 방화로 피해를 봤다. 한인사회는 30년이 지난 지금까지 치유하지 못한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   이번 행사를 준비한 KALH 스테이시 유씨는 “LA폭동이 한인사회에 어떤 아픔이었지 직접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한다”며 “존 조 배우는 당시 LA에서 폭동을 직접 겪었다. 스트릭랜드 의원은 시애틀에서 폭동을 접하고 훗날 연방의원이 됐다. 각자의 시점으로 우리 생각을 나누고 과거 기억과 치유 방법,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고민해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KALH는 지난 2019년 할리우드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활동 중인 한인 60여 명이 뭉쳐 발족했다. 회원 상당수가 영화와 연예계 고위직으로 활동하고 있다.     LA폭동 30주년-LA스토리 사이구 행사 참석 희망자는 웹사이트(www.eventbrite.com/e/la-stories-sa-i-gu-event-tickets-269302981467)로 예약하면 된다. 김형재 기자할리우드 la폭동 할리우드 한인 한인사회 트라우마 한인사회가 당시

2022-04-26

“여성의 세대 간 트라우마 담아”…한국어 제목 ‘엄마(UMMA)’ 개봉

한국계 감독인 아이리스심 감독이 연출한 ‘엄마(UMMA)’가 지난 18일 개봉했다.     한국어 발음 ‘엄마’를 그대로 제목으로 내세우고 지난 15일 한인타운 CGV에서 시사회를 열며 한인사회에서도 큰 관심을 받았다.     한국계 배우 샌드라 오와 파이블 스튜어트가 주연을 맡은 할리우드 영화 ‘엄마(UMMA)’는 세대 간에 걸친 트라우마를 담은 공포물로 근저에 한국 문화와 유산이 깔려있다.     영화 ‘엄마’는 미국 외딴 농장에서 10대 딸(파이브 스튜어트)과 조용한 삶을 살아가는 어맨다(샌드라 오)의 삶을 따라간다.     어느 날 삼촌이 어머니의 유해를 전달하기 위해 미국에 도착하자 평화로웠던 삶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어맨다는 자신의 어머니로 변하는 것에 대한 초자연적인 공포에 사로잡힌다.     감독은 영화를 통해 복잡한 모녀관계와 이에 따른 엄마로 변하는 악몽을 탐구한다.     NBC 방송은 “아시아계 여성의 세대 간 트라우마와 죄책감 등의 감정을 장르물로 녹여낸 영화”라고 평했다.   ‘엄마’는 심 감독이 각본을 쓰고 연출한 첫 장편 영화다. 심 감독은 “우리의 엄마들이 경험했던 실패와 개인적인 고통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심 감독은 2010년 제작된 시카고의 한인 이민자 가정의 아메리칸 드림을 다룬 다큐멘터리 ‘더 하우스 오브 서(The House of Suh)로 이름을 알렸다.     ’엄마‘는 소니 픽처스가 배급하며 제작사는 공포영화 ’이블 데드‘, 토비 매과이어 주연의 ’스파이더맨‘ 시리즈로 잘 알려진 샘 레이미 감독의 레이미 프로덕션이다.   영화 등급 PG-13, 상영시간 1시간 23분.   이은영 기자트라우마 한국어 한국어 발음 한국어 제목 아시아계 여성

2022-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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