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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계 대상 독극물 유포 테러 용의자 검거

뉴욕시에서 테러 공격 모의로 인터폴에 수배됐던 미하일 치크비슈빌리(20)가 몰도바서 지난 6일 검거됐다.   16일 법무부 발표와 뉴욕동부지법에 제출됐던 당국의 고소장에 따르면 용의자는 브루클린서 새해 전야 유대인 학교 등을 시작으로 독극물을 시 전역에 유포하려 했다. 특히 소수계와 유대인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기 위해 산타복을 입을 것을 모의했다.   소장에 따르면, 그는 ‘미쉬카(Mishka)’·‘마이클(Michael)’·‘커맨드 부처(Commander Butcher)’·‘부처(Butcher)’ 등의 이름으로 활동했고, ‘매니악 머더 컬트(Maniac Murder Cult)’·‘매니악스 머더 컬트(Maniacs Murder Cult)’·‘매니악스: 컬트 오브 킬링(Maniacs: Cult of Killing)’·‘MKY’·‘MMC’·‘MKU’ 등으로 불린 러시아·우크라이나의 국경에 기반을 둔 증오단체 리더다.   조모와 브루클린에 거주하는 그는 조지아 국적을 갖고 있으며, ▶폭력 사주 및 폭탄 제조법 공유 ▶위협물 전송 등 혐의를 받으며, 각각 최대 20년형·5년형 등이 선고될 것으로 예상된다.   용의자는 연방수사국(FBI) JTTF(Joint Terrorism Task Forces, 대테러 합동 태스크포스) 요원의 위장 수사로 지난해 덜미가 잡혔다.   구체적으로, 11월 2일 요원에게 발송한 브루클린 음독 사탕 배포 메시지가 단속의 트리거가 됐다. JTTF는 FBI뿐 아니라 뉴욕시경(NYPD)·50개주 수사관들의 연합체다.   용의자는 ▶독극물·옷·초콜렛·사탕을 가게서 현금 결제 혹은 배달을 이용해 익명으로 구매 ▶가짜 직업·전화번호·대포폰 마련 ▶레깅스·산타유니폼 착용 ▶큰 수염·메이크업·안경·가짜 흰 눈썹·장갑 장착 등을 지시했다.   또한 ▶폭탄 테러와 방화 계획 공유 ▶독극물 확산 ▶배포 후 신분을 감추는 법을 보냈다. 뉴욕시의 절반을 음독하고, 시를 폭발시키겠다고도 했다.   용의자는 앞서 2022년·지난해 8월·9월·10월 SNS와 암호화된 대화 플랫폼을 통해 증오범죄를 부추기는 내용을 올렸으며, 12월엔 행동에 나서 ▶동물 실험 논의 ▶새해 전야에 실행하지 못할 경우 1월중 시도를 모의했다.   연방검찰 브레온 피스 검사는 “소수자·유대인·홈리스들을 공격하는 게 용의자의 목표였다”며 용의자의 전 여자친구를 통해 그가 작성한 선언문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용의자는 선언문에 “나는 백인을 위해 살인을 저지른다”고 했다. 강민혜 기자독극물 소수계 forces 대테러 테러 공격 maniacs murder

2024-07-17

[사설] 혐오·극단주의 정치 사라져야

전직 대통령이자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의 총기 피격 사건으로 미국 사회가 충격에 빠졌고, 11월 대통령 선거 판세도 출렁이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 13일 공화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펜실베이니아 주 피츠버그 인근에서 유세 도중 총격 피습을 당했다. 사라져야 할 정치 테러가 또 발생한 것이다. 다행히 트럼프는 총알이 귀를 스치는 가벼운 상처만 입었고, 토머스 매슈 크룩스라는 20세 범인은 현장에서 사살됐다.     이번 사건의 구체적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더구나 범인이 숨져 신속한 규명은 쉽지 않아 보인다. 다만 숨진 크룩스가 평소 외톨이 성향의 인물로 알려져 수사 기관에서는 일단 단독 범행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에서 정치인 테러 사건은 끊이지 않았다. 암살된 현직 대통령만 에이브러햄 링컨, 존 F. 케네디 등 4명에 이를 정도다. 또 로널드 레이건 등 현직 대통령의 암살 위기 모면 사례도 많다. 범인들은 일부 정신 이상자를 제외하고 대부분 극단적 이념에 빠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런 인물들은 이성적 방법이 아니라 폭력적 수단을 통해 자신의 신념을 관철하려는 특징을 보인다.       올해 11월 대통령 선거는 치열한 접전이 예견됐다. 2020년 맞붙었던 바이든과 트럼프의 재대결인 데다 지지율도 팽팽하기 때문이다. 역시나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되자 양측은 원색적으로 상대방을 비난했다. ‘혐오의 정치’를 통해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의도였다. 선거전이 양극화, 극단화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지만 양측은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번 사건이 트럼프 캠프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당장 공화당은 사건 직후 열린 전당대회에서 단합을 강조하며 결집했다. 내달 열릴 민주당 전당대회 역시 비슷한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양측의 공방전은 더 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들에게는 ‘선거 승리’가 유일한 목표이기 때문이다.         극단적 지지자들로 인해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선거가 오히려 민주주의를 오염시키고 있다. 선동 대신 정책으로 표를 얻어야 한다.사설 극단주의 혐오 정치인 테러 정치 테러 대통령 선거

2024-07-17

"하마터면 대형 총기 참사날 뻔" 스테이트팜 아레나서 인종테러 모의한 남성 체포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유대인과 무슬림, 유색인종을 겨냥해 증오범죄를 계획하던 애리조나주 남성이 체포됐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이념갈등이 거세지며 증오범죄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애리조나주 검찰청은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애틀랜타에서 총격 테러를 예고한 혐의로 애리조나 프레스콧에 거주하는 마크 아담스 프리에토(58)를 기소했다고 밝혔다.     연방수사국(FBI)은 그가 지난 1월 애리조나에서 열린 총기전시회에 참석해 잠복 요원 등에게 흑인과 유대인과 무슬림을 대상으로 총격 난사를 벌일 것이라고 말한 것을 기반으로 4달간 조사를 벌여 왔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그는 지난달 14일 스테이트팜 아레나에서 열린 가수 배드 버니의 콘서트에서 총격 테러를 가할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2~3월간 공범을 모집하며 자신의 살상용 자동 소총 2대를 판매했다.     지난달 14일 뉴멕시코주에서 체포된 그는 현재 미등록 총기 소지, 총기 밀매, 증오 범죄 모의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프리에토는 범행 목적으로 "대선 전 인종 전쟁을 벌이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법원이 밝혔다. 그는 특히 조지아주를 표적으로 삼은 이유에 대해 최근 유색인종이 많이 이주해 전통적 보수 색채가 흐려졌기 때문이라고 진술했다. 애틀랜타 지역의 범죄가 늘어난 원인으로 흑인 주민이 많아진 것을 꼽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대선을 앞두고 백인 인종우월주의 및 극단주의으로 인한 범죄가 늘어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존 루이스 조지워싱턴대학교 극단주의 연구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결과에 불복하며 의회 난입을 선동한 지 4년이 지났다"며 "그간 극단주의자들은 유색인종과 유대인이 세계를 지배한다는 음모론에 더욱 익숙해졌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테러의 실현가능성과 별개로 세상을 구하는 '영웅'이 되고자 하는 열망이 커졌다고 전했다.   장채원 기자 jang.chaewon@koreadaily.com애틀랜타 스테이트 총격 테러 조지아주 애틀랜타 애틀랜타 지역

2024-06-13

FBI·국토안보부, 홀리데이 시즌 테러 경계령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영향으로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연방수사국(FBI)과 국토안보부(DHS)가 홀리데이 시즌 테러에 대해 주의할 것을 경고했다.     12일 FBI와 DHS, 국가대테러센터는 “전쟁으로 인해 이번 연말 대규모 공개 모임을 겨냥한 테러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모든 국민이 경계심을 갖고 폭력 위협이나 의심스러운 활동을 신고할 것을 촉구한다”고 경고했다. 해당 경고는 지난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습 이후 미국 내 반유대주의, 반아랍 및 반이슬람 증오범죄가 증가한 가운데 나왔으며, 종교 모임과 연말 공개 모임 등을 대상으로 한다. 또 FBI는 전국 유대교 회당을 표적으로 하는 가짜 폭탄 위협과 총격 위협이 증가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은 “전쟁 발발 후 전국에서 증오범죄 수가 60% 증가했으며, 그 중 상당수가 유대인 공동체를 표적으로 삼았다”고 전했다. 전쟁 이후 뉴욕시 증오범죄도 10월 101건, 11월 96건 발생하며 전쟁 이전인 9월 41건에 비해 급증한 것으로 파악됐다.     FBI는 “DHS와 협력해 증오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준비 중이며, 더 큰 우려 사항이 발견되면 추가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지혜 기자 yoon.jihye@koreadailyny.com국토안보부 홀리데이 국토안보부 홀리데이 홀리데이 시즌 테러 경계령

2023-12-13

[아메리카 편지] 문화재 ‘테러’

2015년 중동 무장 테러단체가 고대 유물을 무자비하게 파괴하는 동영상이 인터넷에 올라왔다. 문화재와 예술품을 존중하는 서양인의 감수성을 공격한 사건이었다.   이들이 마구잡이로 파괴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아주 전략적이었다. 금전적 이익을 얻지 못할 예술품이나 기념물만 골라서 파손했다. 그리고 오히려 대규모 문화재 불법거래를 주관해 테러기금을 모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주민에게 도굴 작업을 시켜 수집한 유물을 인터넷 혹은 암시장을 통해 체계적으로 판매한 것이다. 시리아 지역의 위성사진을 통해 구덩이투성이로 변한 풍경을 보고 있으면 말문이 막힌다.(사진)   지금도 이베이에서 시리아에서 출토된 로마시대 동전을 검색하면 ‘사막의 녹청이 깃든’ 갓 발굴된 물품이 허다하다. 마우스 몇 번 찍으면 누구나 간단하게, 그리고 저렴하게 살 수 있다. 그 돈은 테러단체에 직접 기부하는 셈이 된다.   고고학 유물 불법거래는 테러단체들의 모금 여부를 떠나 더 큰 문제를 야기한다. 불법 발굴작업이 고고학적으로 얻을 수 있는 정보를 영원히 파괴한다는 사실이다. 내가 그리스나 이탈리아에서 발굴작업을 하면서 중요한 발견을 했거나 유물이 많은 층에 다다랐을 때는 꼭 작업 현장에 텐트를 치고 보초를 서야 했다. 안 그러면 다음 날 새벽에 여기저기 구멍이 파진 장면을 목격하게 되기 때문이다.   고고학은 단지 박물관에 보관할 귀중품을 발굴하기 위한 작업이 아니다. 층층이 기록된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조사하면서 역사적인 퍼즐을 푸는 작업이다. 역사적 유물을 수집하고 소유하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을 제어하지 못하는 한, 고고학은 비상식적인 환경 속에서 싸움을 계속해야 한다. 생존이 급급한 로컬 주민에게 문화재 보호를 강요하는 것도 아이러니지만, ‘발굴은 파괴’라는 사계(史界)의 논리도 항상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 김승중 / 고고학자·토론토대 교수아메리카 편지 문화재 테러 대규모 문화재 문화재 보호 불법 발굴작업

2023-09-20

22년 만에 가족 찾은 9·11 희생자

2001년 9·11테러가 발생한 지 22년 만에 희생자 2명의 신원이 확인됐다. 9·11 테러 희생자 유해의 신원의 새롭게 확인된 것은 지난 2021년 9월 이후 처음이다.   CNN 등 주요 언론매체들은 8일 뉴욕시 검시관실에서 테러 발생 22주년을 앞두고 9·11 테러 희생자 가운데 1648번째 남성과 1649번째 여성의 신원을 확인해 유족에게 통보했다고 밝혔다. 희생자 이름은 유족들의 요청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다.   검시관실은 사고현장에서 수습된 유해의 일부를 첨단 DNA 분석 기술로 조사, 이들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은 “이번에 밝혀진 소식이 해당 희생자들의 가족에게 위로가 됐으면 한다”며 “앞으로도 검시관실은 세계무역센터(WTC) 희생자들과 그들의 사랑하는 사람들이 다시 만날 수 있게 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기록에 따르면 9·11 테러 당시 WTC에서 숨진 희생자는 2753명이나 이 중 1000여명은 아직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현재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9·11 추모박물관에는 당시 사건 현장에서 수거한 뼛조각 등 부분 유해 2만2000여 개가 안치돼 있으며, 검시관실은 지금까지도 이들의 신원 확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검시관실은 남은 유해에서 DNA를 추출해 희생자 신원과 대조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데, 당시 비행기가 건물에 충돌하면서 발생한 거대한 폭발과 화재에다 현장 수습 작업도 오래 걸려 수거한 유해에서 DNA 정보를 뽑아내는 게 쉽지 않았다. 이 때문에 한동안 신원 확인 작업을 중단하기도 했으나 최근 새로운 염기서열분석 기술이 나오면서 재개했다.   한편 뉴욕소방국(FDNY)은 9·11테러 현장에 파견됐다가 구조 현장에서 얻은 각종 질환과 후유증으로 목숨을 잃은 소방관과 구조대원 및 스태프 43명의 이름을 추모의 벽에 추가했다고 발표했다.   FDNY에 따르면 이번에 추가된 43명을 포함하면 테러 후유증으로 숨진 뉴욕 소방관 소속 공무원들은 331명이다. 9·11 테러 당시 현장에서 목숨을 잃은 소방관은 343명이다. 장연화 기자 chang.nicole@koreadaily.com월요일자 실종자 유해 신원확인 테러 희생자 통보테러 후유증

2023-09-10

메릴랜드 전력시설 테러 음모적발

              연방수사국(FBI) 볼티모어 지부가 변전소 등 기간 전력망을 파괴하고자 음모를 획책한 일당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당국의 발표에 의하면, 용의자 사라 베스 크렌데니얼(MD 칸톤스빌 거주)은 FBI 함정단속 요원에게 메릴랜드 볼티모어 인근의 노스빌, 레이스터타운, 페리 홀 등의 변전소에 총격을 가해 송배전을 무력화시키겠다고 말했다. 용의자는 지난 2016년 볼티모어 일대의 컨비니언 스토어 등에 마차테 정글도를 들고 강도행각을 벌이다 체포된 전력도 있다. 용의자는 네오 나찌 극우단체 대표인 브랜던 러셀(플로리다 거주)와 범죄를 공모한 것으로 드러났다.   토마스 소보친스키 요원은 "용의자가 백인 우월주의 단체의 이념에 의해 테러를 계획했다"고 전했다.  공범인 러셀은 크렌데니얼에게 테러 대상 시설물 위치와 관련 정보를 넘겨 줬으며 "변전소 공격이 누군가 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일"이라고 말했다.  크렌데니얼은 "이 도시를 아예 쓸모 없이 만들어버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방당국은 최근 전력망 시설을 대상으로하는 자생적 테러 사건이 주목하고 있다. 작년 12월에도 노스 캐롤라이나의 변전소에 무차별 총격이 가해져 4만5천여명이 추위에 떨어야 했다. 같은 달 타코마 지역 변전소 네 곳의 일부 시설물이 누군가에 의해 훼손돼 1만4천 가구의 전력공급이 중단됐었다.   BGE와 엑셀론, 도미니언 에너지 등은 최근의 전력망 시설 공격에 대해 깊은 우려를 전하고 당국과 협력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옥채 기자 kimokchae04@gmail.com메릴랜드 전력시설 메릴랜드 전력시설 메릴랜드 볼티모어 자생적 테러

2023-02-06

[문화산책] 죄 없이 수난 당하는 명화들

이른바 ‘명화 테러’ 사건으로 인류의 소중한 자산인 거장들의 작품이 연이어 수난을 당하고 있다. 환경보호단체 회원, 기후활동가들이 세계 유명 미술관에 걸려 있는 명화에 접착제로 손이나 얼굴을 붙이고, 토마토 수프나 으깬 감자, 케이크 따위를 끼얹는 만행을 저지르는 것이다. 그야말로 날벼락이다.   올해에만 6개월간 10차례가 넘었고, 앞으로도 세계 여러 곳에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걸작 ‘모나리자’가 첫 타깃이었다. 이어서, 네덜란드 화가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명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스페인 화가 고야의 ‘옷 벗은 마야’와 ‘옷 입은 마야’, 영국 런던 내셔널갤러리에 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최후의 만찬’ 복제본, 존 컨스터블의 ‘건초 마차’, 이탈리아 우피치미술관에 있는 산드로 보티첼리의 ‘봄’, 호주 멜버른의 빅토리아 국립미술관에 전시된 피카소의 ‘한국에서의 학살’, 독일 바르베리니 미술관에 있는 클로드 모네의 ‘건초더미’ 등의 걸작이 변을 당했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11월18일 앤디 워홀의 작품이 밀가루를 뒤집어썼고, 11월15일에는 구스타프 클림트의 ‘죽음과 삶’이 수난을 당했다.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은 인류 최고의 인기 화가답게 ‘해바라기’, ‘씨 뿌리는 사람’, ‘꽃 핀 복숭아나무’ 등 세 명화가 토마토 수프, 야채 수프를 뒤집어쓰고 접착제 수난을 당했다.     작품들은 다행히 모두 액자와 유리, 아크릴 수지 등으로 보호해놓은 덕분에 직접 피해를 당하지 않았지만, 이건 엄연한 범죄다. 범인들이 노리는 작품은 모두 값으로 따지기 어려운 미술사의 걸작들이다. 평범한 방식으로는 경각심을 일깨우기 어렵기 때문에 세계 명작을 노리는 것이다. 실제로, 반 고흐의 ‘해바라기’에 토마토 수프를 끼얹는 시위는 뉴욕타임스 1면을 장식하는 데 성공하여 큰 반향을 일으켰다.   테러를 저지르는 운동가들의 주장은 지구를 보호하고 지켜야 하고, 기후 위기를 초래하는 석유와 가스 생산을 더는 허가해서는 안 된다 등등이다. 때로는 제법 시적(詩的)인 호소를 하기도 한다. 보티첼리의 ‘봄’을 공격했던 단체의 성명은 이렇다. “오늘날 이(작품)처럼 아름다운 봄을 볼 수 있을까? 화재와 식량 위기, 가뭄 등이 점점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우리는 예술을 이용해 경종을 울리려 한다.” 아름답고 가치 있는 대상(명화)이 파괴되는 걸 보면서 느끼는 고통을 통해, 지구 파괴의 의미를 깨달으라는 말이다.   베르메르의 ‘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에 토마토 수프를 끼얹은 범인은 이렇게 주장했다. “당신의 눈앞에서 아름답고 값을 매길 수 없는 무언가가 파괴될 때 어떤 생각이 드나? 분노를 느끼나? 그렇다면 지구가 파괴되는 것을 볼 때 당신은 어떤가? 이 그림은 유리로 보호되고 있어서 괜찮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의 미래는 그렇지 않다.”   하지만 ‘명화 테러’는 용인될 수 없는 ‘폭력행위’다. 아무리 목적이 숭고해도 모든 수단을 정당화할 순 없고, 명화는 감상의 대상이지 훼손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명분(환경 보호)과 행동(명화 테러) 사이에 논리적 연결도 없다.   미술관 측은 이들의 시위 방식과 미술관을 정치적 장소로 사용하는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 명화 테러에 대한 사회의 반감도 크다.     지구환경을 보호하고, 화석연료를 줄이자면 차라리 육류 소비를 줄이거나 비행기를 적게 타자는 캠페인을 벌이는 것이 옳은 것 아니냐는 지적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테러를 멈추라! 명화는 아무런 죄가 없다. 장소현 / 미술평론가·시인문화산책 수난 명화 명화 테러 접착제 수난 환경보호단체 회원

2022-11-30

[그 영화 이 장면] 헌트

배우 이정재의 연출 데뷔작 ‘헌트’는 1980년대 초 한국 사회를 뒤흔들었던 굵직한 사건들을 안기부 해외팀을 이끄는 박평호(이정재)와 국내팀을 이끄는 김정도(정우성)의 관점으로 보여준다.   이야기와 제작 규모 모두 블록버스터라 할 수 있는 이 영화에서 압권은 헤드 카피다. ‘대통령을 제거하라’. 10년 전 ‘26년’(2012)이 있긴 했지만 ‘헌트’처럼 직설화법으로 돌진하진 않았다.   광주 민주화 운동과 5공화국 출범, 그리고 대통령의 워싱턴 방문과 이웅평의 남한 귀순과 아웅산 폭탄 테러까지 ‘헌트’가 픽션을 더해 다루고 있는 사건들의 무게는 만만치 않다. 그 중심엔 영화에선 ‘천수호’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는, 지난해 90세로 세상을 떠난 독재자가 있다. 여기서 영화는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대통령을 죽이려는 세력들의 작전과 충돌과 연대를 보여준다.   그렇다면 가능할까. 히틀러를 무참하게 죽이며 일종의 ‘대체역사’를 제시했던 쿠엔틴 타란티노의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2009)까진 아니더라도 ‘헌트’는 과감하다. 테러 현장에서 대통령의 머리에 겨눈 총. ‘그때 그 사람들’(2005)이나 ‘남산의 부장들’(2020)이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사실적 재현이었다면, ‘헌트’는 스파이 액션이라는 장르의 힘과 팩션이라는 서사의 힘을 빌려 그 직전까지 다다른다. 그렇다면 과연 방아쇠를 당길 수 있을까. 영화가 사실과 싸우는 지점이다. 김형석 / 영화 저널리스트그 영화 이 장면 헌트 테러 대통령 배우 이정재 폭탄 테러

2022-10-07

[커뮤니티 액션] 9·11 테러와 이민자 커뮤니티

지난 11일 9·11 테러 21주년을 맞았다. 목숨을 잃은 사람은 공식 통계로 2977명이다. 이 가운데 한인 희생자는 21명이다.   한인 희생자들은 경희케이시 조, 파멜라 추, 프레드릭 한, 강준구, 앤드류 재훈 김, 로렌스 돈 김, 구본석, 린다 이, 리처드 이, 스튜어트 수진 이, 박계형, 크리스티나 성아 육, 대니얼 송, 대니얼 이, 이동철, 수 김 핸슨, 이명우, 이현준, 진선 박 웰스, 데이빗 이, 아놀드 임 씨로 추모 박물관에 이름이 새겨져 있다.   라틴계 희생자는 258명으로 한인과 여러 다른 이민자들과 합하면 전체의 10%가 넘는다. 이민자 커뮤니티에게 9·11 테러는 이중, 삼중의 고통이었다.   테러 사건 뒤 정부의 반이민 정책이 쏟아졌다. 국토안보부가 신설되면서 악명 높은 이민세관단속국(ICE)이 만들어졌다. 테러 직후 2002년 추방된 한인은 523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애국법이 만들어져 연방정부의 개인 정보 관리 권한이 지나치게 확대되면서 이민자들은 감시 대상이 됐다.   이어 극단주의 극우 단체들이 기승을 부리며 이민자에 대한 미국 내 폭력 테러가 급증했다. 9·11 이후 미국 내 테러리스트들이 살해한 사람은 251명인데 이 가운데 114명이 극우 테러리스트들의 손에 숨졌다. 이 같은 추세는 더욱 심해져 2019~2020년 극단주의 살인 사건 59건 가운데 2건을 제외하고는 모두 극우세력이 저질렀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가 조사한 1994~2020년 5월까지 발생한 미국 내 테러 893건의 유형은 극우 57%, 극좌 25%, 종교 15%, 민족주의 3% 등이었다. 극우 테러의 주된 대상은 물론 이민자였다.   서류미비자들의 고통은 더욱 심해졌다. 일단 9·11 테러 사건 이전에 논의되던 이민법 개혁에 따른 합법 신분 취득은 아득하게 뒤로 미뤄져 아직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9·11 테러로 목숨을 잃은 서류미비자는 공식 통계로만 67명이지만 신분 때문에 보상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서류미비자들은 온갖 오염 물질들이 가득 찬 테러 현장을 청소하는 일에도 동원됐다. 1000~2000여 서류미비자들이 몸에 극심한 해가 되는 작업 환경 속에서 지금의 번듯한 테러 현장의 새 건물들을 짓는 밑바닥 노동을 했다. 그리고 수많은 서류미비자들이 병에 걸렸지만 통계조차 잡히지 않는다. 9·11과 관련해 지금까지 연방정부에 의료혜택을 신청한 사람은 11만2000여 명이다. 현장 청소에 투입된 노동자들 가운데 혜택을 받은 사람은 800여 명에 그쳤다. 혜택은 신분과 관계없이 제공됐지만 많은 서류미비자들이 추방에 대한 우려와 정보 부족으로 신청하지 못했다. 2017년 연방의회에 테러 현장 노동자들의 신속한 합법 신분 취득 법안이 상정되기도 했지만 반이민 정책에 밀려 살아남지 못했다.   9·11 테러 21주년을 맞으며 이른바 ‘보이지 않는 희생자들(invisible victims)’에 대한 기억을 되살려야 한다. 그리고 이들의 가족과 자녀, 이웃들이 앞으로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반이민 정책을 무너뜨려야 한다. 9·11 테러 때는 오염 물질들을 치우고, 팬데믹 기간에는 필수 업종에서 일하며 미국사회의 바닥을 지탱해온 이들에게 합법 신분을 허용하지 않기에 서류미비자들은 하루하루 테러 속에서 살고 있다. 김갑송 / 민권센터 국장커뮤니티 액션 커뮤니티 이민자 이민자 커뮤니티 극우 테러리스트들 폭력 테러

2022-09-15

9·11 테러 21주년 “절대 잊지 않겠다”

약 3000명의 목숨을 앗아간 9·11 테러가 발생한 지 21년이 지난 11일 전국에서 대대적인 추모 행사가 열렸다.   〈관계기사 2면〉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인근 국방부 건물(펜타곤) 앞에서 열린 추모 행사에서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데 결코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테러리스트의 활동을 지속해서 감시하고 차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9·11 테러 주범인 국제 테러 조직 알카에다의 수괴 오사마 빈라덴에 이어 아이만 알자와히리를 7월 말 제거한 것을 언급한 뒤 “우리는 결코 잊거나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에게 해를 끼치려는 사람들로부터 스스로 방어하고 우리 국민을 공격한 책임이 있는 사람들을 상대로 정의를 실현하려는 국민의 결의는 절대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전쟁은 끝났지만, 국내에서 다른 공격이 발생하는 것을 막겠다는 우리의 약속에는 끝이 없다”면서 “우리의 정보, 국방, 방첩 전문가들은 새로운 지역으로 확산하고 진화하는 테러리스트들에 대한 경계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도 이날 당시 납치됐던 여객기 1대가 추락한 펜실베이니아주 생크스빌에서 열린 추모식에서 희생자를 기렸다.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 역시 남편 더그 엠호프와 함께 뉴욕 국립 9·11 기념관에서 진행된 추모행사에 참석했다.     뉴저지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는 프로풋볼(NFL)팀 뉴욕 제츠와 볼티모어 레이븐스의 경기 시작 전 9/11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서 초대형 성조기로 경기장을 덮었다.   이뿐만 아니라 프로야구(MLB) 선수들도 경기에 앞서 추모의 묵념을 했다.   LA에서도 타종식, 백파이프 연주, 헬기의 추모 비행 등이 진행됐으며 롱비치는 이날 오전 9시 11분 침묵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진성철 기자테러 희생자 국제 테러 추모 행사 추모 비행

2022-09-11

샌버나디노 테러 추모관 '용기의 커튼' 20일 공개

샌버나디노 총기난사 테러가 발생한 지 6년여 만인 오는 20일 희생자 추모 기념관(사진)이 일반에 공개된다.   테러는 지난 2015년 12월 2일 샌버나디노의 인랜드 지역 센터에 파키스탄계 부부인 타시핀 말릭(27)과 사이드 파룩(28)이 중무장한 채 침입해 자동 소총을 난사한 사건이다. 당시 14명이 사망했고 22명 부상했다. 말릭 부부는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다 숨졌다.   카운티 직원과 피해자 가족 등으로 구성된 위원회는 이번 기념관 설계 입찰에 응모한 85명중 오클랜드에 기반을 둔 디자이너 월터 후드를 선택했다. 후드는 LA 브로드 뮤지움 플라자를 설계한 세계적인 조경 건축가이자 디자이너로 알려졌다.   기념관은 샌버나디노의 노스 애로우헤드 애비뉴에 소재한 샌버나디노 카운티 정부 센터의 동쪽에 위치하고 있다. 후드에 따르면 '용기의 커튼(Curtain of Courage)'으로 명명된 기념관은 130만 달러의 예산이 들어간다. 청동과 강철로 만든 곡선형 메쉬 패널로 제작되며 방탄 조끼같은 보호 장비를 연상케 하는 커튼 모양으로 설계된다. 커튼으로 숨진 희생자들을 상징하는 총 14개의 오목한 공간이 만들어진다. 공간마다 벤치가 놓이며 커튼 벽에는 희생자 가족들이 선택한 문구가 새겨지게 된다. 벤치 안에는 일반인들에게는 보이지 않지만 가족들이 고른 유품이 보관된다. 안내판에는 영어 스페인어 베트남어로 된 사건 개요가 적혔다.   기념관은 6월 20일 오전 8시에 일반에 공개된다. 지난 2016년에는 캘스테이트 샌버나디노 대학에 희생자를 기리는 기념관인 '평화의 정원(Peace Garden)'이 문을 열었다.추모관 커튼 테러 추모관 총기난사 테러 커튼 모양

2022-06-15

뉴욕 총기 난사범 체포 테러 혐의 기소

뉴욕시 전철 총격 사건의 용의자가 사건 발생 하루 만에 붙잡혔다.   뉴욕경찰국(NYPD)은 13일 용의자 프랭크 제임스(62)가 맨해튼 이스트빌리지에서 체포됐고 테러 혐의로 기소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이스트빌리지의 맥도날드 매장에서 용의자를 목격했다는 제보를 받고 해당 일대를 순찰하던 중 인근에서 용의자를 발견해 체포했다고 밝혔다.   연방검찰 뉴욕 동부지검은 대중교통 시스템 이용자들에 대한 테러 행위를 금지하는 연방법 조항을 적용해 용의자가 기소됐으며, 유죄 판결이 날 경우 최대 종신형에 처할 수 있다고 전했다.   수사당국은 용의자의 정확한 범행 동기는 아직 조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제임스는 유튜브 채널에 미국 내 만연하고 있는 폭력과 인종차별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을 비방하는 내용의 영상을 게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튜브는 현재 해당 채널을 삭제한 상태다.     CNN 보도에 따르면 용의자는 14일 브루클린 연방법원에 출두할 예정이다.   경찰에 따르면 제임스는 12일 오전 8시24분 브루클린 선셋파크 36스트리트역을 향하던 열차에서 2개의 연막탄을 터뜨린 뒤 승객들을 향해 총탄 33발 이상을 발사했다. 제임스의 총격에 놀란 승객들이 대피하는 과정에 최소 29명이 다쳤다. 직접 총을 맞은 10명 중 5명은 중태다.   지난 1992년부터 1998년까지 뉴욕주에서 강도와 성범죄, 절도 등으로 9번 체포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인근 뉴저지주에서도 3번 체포된 전과가 드러났다. 심종민 기자난사범 체포 체포 테러 테러 혐의 뉴욕 총기

2022-04-13

[시론] 중국은 나쁜 선택을 하고 있다

부시 행정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일할 때 나는 중국이 미국과 지정학적으로 경쟁 관계에 있지만 북한 문제, 테러와의 전쟁 같은 도전들엔 협력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고, 중국 역시 협력을 원한다는 신호를 보내기도 했다. 9·11 테러 후 장쩌민 당시 국가 주석은 미국 요청에 응해 국제 테러 문제를 논의하는 APEC 회의를 주최했고, 2006년 이후 북한의 핵 및 미사일 실험에 대한 유엔 안보리 제재엔 동참했다.   중국이 도우면 북한의 핵확산 같은 문제가 한결 쉽게 해결되리라는 그 전제를 바이든 행정부는 포기한 듯하다. 미국이 지난 2월 발표한 ‘인도·태평양 전략’ 보고서에서 미·중의 공통 관심 분야 협력에 대한 비전이 빠져 있어 놀라웠는데, 이는 중국이 북한 문제를 인권 및 대만 문제에 대한 미국의 양보와 연계하는 새로운 협상 패턴을 보인데서 비롯된 것이다.     부시 행정부 때만 해도 미·중은 서로 다른 사안을 연계하지 않으려 매우 조심했다.     중요한 국제문제를 놓고 중국과 협력이 과연 가능할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가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북한의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이후 중국의 태도를 보자. 공동의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 차원에서 상호 주고받는 타협을 추구했던 중국은 지금, 위험한 행위자들이 더 수위를 높이는 걸 사실상 허용하고 있다.   지난달 18일 바이든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러시아에 물자를 공급하지 말라고 경고했을 때만 해도 유럽은 이런 미국의 시각에 회의적이었고 중국의 중재 역할까지 기대했다.     하지만 판단은 곧 바뀌었다. 유럽 정상들은 중국에 대러 압박을 촉구하고, 러시아를 원조하면 EU와의 관계는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파탄 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푸틴이 실패하지 않도록 모든 수단을 동원한다는 중국의 의지는 분명해 보인다. 시진핑 주석의 세계관으로 보면 이미 중국은 서방 세계와 거대한 충돌을 하고 있다.   중국은 국제 사회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사용함에 있어 전과는 다른 태도를 보인다. 2017년 북한이 화성 15형을 발사하고 한 달 뒤, 유엔 안보리의 대북 추가 제재결의안에 동참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북한이 미사일 도발지수를 계속 높이는데도 러시아와 함께 유엔 안보리 규탄 성명을 거부했다. 북한은 안보리 이사국의 유대는 깨졌으며, 추가 도발을 해도 2017년만큼 심각한 벌은 없다는 신호로 받아들였을 것이다.     장쥔 유엔주재 중국 대사는 “현재 국제 전선은 이상 없다고 치부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니 긴장을 더 고조시킬 어떤 행동도 피해야 한다”며 “신중”하자고 주장했다. 이는 국제관계 긴장이 고조될수록 유엔 안보리는 수동적으로 대응하고 부당한 행위자를 응징하는 것도 자제해야 한다는, 말이 안 되는 논리다. 북한엔 또 도발하라는 격려인 셈이다.     2017년 안보리 대북 결의안 채택까지 몇 주가 걸린 만큼 그사이 중국이 태도를 바꿀 수도 있지만, 가능성은 적다.     훗날 미국과 중국이 국제 질서를 위협하는 문제를 놓고 협력할 가능성이 없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중국이 현재 주요 민주주의 국가들과 풀어가는 외교방식이 초래하는 결과가 어떤지를 깨달은 뒤에야 가능해 보인다. 중국이 러시아와 북한을 지지할수록, 민주주의 국가 간의 협력은 한층 단단해질 것이다. 마이클 그린 /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부소장시론 중국 선택 유엔 안보리 문제 테러 안보리 이사국

2022-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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