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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중국은 나쁜 선택을 하고 있다

부시 행정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일할 때 나는 중국이 미국과 지정학적으로 경쟁 관계에 있지만 북한 문제, 테러와의 전쟁 같은 도전들엔 협력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고, 중국 역시 협력을 원한다는 신호를 보내기도 했다. 9·11 테러 후 장쩌민 당시 국가 주석은 미국 요청에 응해 국제 테러 문제를 논의하는 APEC 회의를 주최했고, 2006년 이후 북한의 핵 및 미사일 실험에 대한 유엔 안보리 제재엔 동참했다.
 
중국이 도우면 북한의 핵확산 같은 문제가 한결 쉽게 해결되리라는 그 전제를 바이든 행정부는 포기한 듯하다. 미국이 지난 2월 발표한 ‘인도·태평양 전략’ 보고서에서 미·중의 공통 관심 분야 협력에 대한 비전이 빠져 있어 놀라웠는데, 이는 중국이 북한 문제를 인권 및 대만 문제에 대한 미국의 양보와 연계하는 새로운 협상 패턴을 보인데서 비롯된 것이다.  
 
부시 행정부 때만 해도 미·중은 서로 다른 사안을 연계하지 않으려 매우 조심했다.  
 
중요한 국제문제를 놓고 중국과 협력이 과연 가능할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가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북한의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이후 중국의 태도를 보자. 공동의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 차원에서 상호 주고받는 타협을 추구했던 중국은 지금, 위험한 행위자들이 더 수위를 높이는 걸 사실상 허용하고 있다.
 
지난달 18일 바이든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러시아에 물자를 공급하지 말라고 경고했을 때만 해도 유럽은 이런 미국의 시각에 회의적이었고 중국의 중재 역할까지 기대했다.  
 
하지만 판단은 곧 바뀌었다. 유럽 정상들은 중국에 대러 압박을 촉구하고, 러시아를 원조하면 EU와의 관계는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파탄 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푸틴이 실패하지 않도록 모든 수단을 동원한다는 중국의 의지는 분명해 보인다. 시진핑 주석의 세계관으로 보면 이미 중국은 서방 세계와 거대한 충돌을 하고 있다.
 
중국은 국제 사회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사용함에 있어 전과는 다른 태도를 보인다. 2017년 북한이 화성 15형을 발사하고 한 달 뒤, 유엔 안보리의 대북 추가 제재결의안에 동참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북한이 미사일 도발지수를 계속 높이는데도 러시아와 함께 유엔 안보리 규탄 성명을 거부했다. 북한은 안보리 이사국의 유대는 깨졌으며, 추가 도발을 해도 2017년만큼 심각한 벌은 없다는 신호로 받아들였을 것이다.  
 
장쥔 유엔주재 중국 대사는 “현재 국제 전선은 이상 없다고 치부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니 긴장을 더 고조시킬 어떤 행동도 피해야 한다”며 “신중”하자고 주장했다. 이는 국제관계 긴장이 고조될수록 유엔 안보리는 수동적으로 대응하고 부당한 행위자를 응징하는 것도 자제해야 한다는, 말이 안 되는 논리다. 북한엔 또 도발하라는 격려인 셈이다.  
 
2017년 안보리 대북 결의안 채택까지 몇 주가 걸린 만큼 그사이 중국이 태도를 바꿀 수도 있지만, 가능성은 적다.  
 
훗날 미국과 중국이 국제 질서를 위협하는 문제를 놓고 협력할 가능성이 없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중국이 현재 주요 민주주의 국가들과 풀어가는 외교방식이 초래하는 결과가 어떤지를 깨달은 뒤에야 가능해 보인다. 중국이 러시아와 북한을 지지할수록, 민주주의 국가 간의 협력은 한층 단단해질 것이다.

마이클 그린 /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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