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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이야기] 노래방 기계와 포스트잇 탄생 배경

여러 형태의 제품들이 우리의 삶을 행복하게 하고 있다. 노래방 기계와 포스트잇 용지를 생각해 보자. 두 제품 모두 생활에 행복감을 높여주는 고마운 제품들이다. 1960년대 말 첫선을 보인 노래방 기계는 오락용 제품으로 우리의 스트레스를 없애준다. 그런가 하면 1980년 초 출시된 포스트잇은 간단한 메모나 메시지 전달에 유용한 제품이다.     그러나 두 제품의 탄생 과정은 대조적이다. 먼저 노래방 기계는 분명한 목적의식에서 만들어졌다. 일본 도쿄에서 전자회사를 운영하던 시게이치 네기시는 노래방 기계를 만들면 잘 팔릴 것이라는 생각에 다양한 시도 끝에 제작에 성공했다. 기존에 없던 것을 새로 만든 것이다. 반면 포스트잇은 스펜서 실버라는 3M사 연구원이 우연한 기회에 만들었다. 그의 원래 목표는 강력한 접착제를 만드는 것이었는데 그 과정에서 뜻하지 않게 약한 접착력의 접착제를 만들게 된 것이다.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노래방 기계는 처음부터 시장성과 성공에 대한 확신이 있었지만 포스트잇은 그렇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우연히 탄생한 제품을 누가 원하고 어떻게 판매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회사 내부에서조차 신제품의 가치나 가능성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했다.     노래방 기계와 유사한 탄생 과정을 거친 제품은 수없이 많다. 나이키와 스타벅스, WD-40 제품 등이 그 예다. 여기서 WD-40의 탄생 과정을 살펴보자. WD-40는 1953년 로켓 케미컬 컴퍼니(Rocket Chemical Company)에서 근무하던 과학자들이 미사일 부품 부식 방지 제품 개발에서 시작됐다.  과학자들은 40번째 실험 만에 부식 방지 윤활유 개발에 성공했고 이 제품을 2000가지 이상의 가정용 제품으로 전환해 엄청난 판매 실적을 올리게 된다. 제품 이름 자체도 흥미롭다. WD-40는 ‘Water Displacement-40th Attempt’라는 의미다.  40번쩨 실험에서 신제품 개발에 성공했다는 의미다.     포스트잇의 탄생 과정과 유사한 제품들도 많다. 젤-오(Jell-O), 벨크로(Velcro), 코카콜라 등이 그 예들이다. 코카콜라의 탄생 과정을 살펴보자. 약사였던 존 펨버튼(John Pemberton)은 1886년 두통에 효과가 있는 진통제를 만들기위해 본인이 만든 시럽과 탄산수를 혼합해 실험하다 우연히 소다수 음료를 만들게 됐다. 펨버튼은 여러 사람이 맛을 보고 좋은 평가를 하자  이를 코카콜라라는 이름으로 판매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앞에서 언급한 두 가지 예는 신제품 개발에 관한 두 가지 다른 형태를 보여 준다. 하지만 핵심은 신제품 개발과정이 아니라 개발한 신제품을 어떻게 성공적으로 판매하느냐 하는 것이다. 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자는 두 가지 중요한 시사점을 제시한다.     첫 번째 시사점은 고객의 욕구에 대한 이해이다. 신제품 개발은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고객의 욕구 충족은 세 가지 차원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그것은 ‘무슨 이유로 또는 무슨 용도로’, ‘언제 또는 어디서’, 그리고 ‘누가’의 차원에서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부언하면 새로운 목적이나 용도로, 어디서 그리고 누가 사용하기를 원하는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크리넥스(Kleenex) 제품은 여성들이 얼굴의 콜드크림을 제거하는 이유로 사용되었다. 그런데 여기에서 페이셜 티슈(facial tissues)라는 전혀 다른 용도로 사용되는 제품이 개발됐다. 또는 기존 제품과 다른 장소에서 사용 가능한 신제품을 개발할 수도 있다. 집이나 사무실에서만 쓸 수 있는 애플 데스크톱 컴퓨터에서 휴대용 애플 노트북 컴퓨터도 만들게 된 것이 그 예다. 마지막으로 기존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새로운 고객을 위한 신제품을 개발할 수도 있다.  젤-오 제품은 오랜 기간 노년층 소비자 이외에는 환영을 받지 못했다. 특히 청소년들은 자신들과 전혀 관계없는 제품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젤-오는 푸딩 제품 등 다양한 고객층에 어필하는 제품을 선보이며 성공을 거뒀다.   두 번째 시사점은 신제품 개발에 실패해 실망스러운 결과를 얻더라도 이를 토대로 언급된 세 가지 차원에서 고객의 욕구 충족 가능성을 검토해 보라는 것이다. 포스트잇의 경우 우연히 탄생한 신제품에 관한 고객의 욕구를 몰라 수년간 방치했었다.  만약 3M사의 신제품 개발 직원들이 ‘무슨 이유나 용도로’, ‘언제 또는 어디서’, 그리고 ‘누가’ 완전히 달라붙지 않는 불완전한 접착제를 사용할 수 있는가를 진지하게 검토했다면 오랫동안 방치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 이런 오류로 인한 기회비용은 참으로 막대하다.   결론적으로 무엇인가 열심히 찾는 눈에는 남들이 볼 수 없는 새로운 것들이 보인다는 것은 진리인 것 같다. 우리는 쉽게 붙였다 떼었다 할 수 있는 용도로 사용되는 벨크로 제품의 편리함과 유용성을 잘 알고 있다. 이 제품의 탄생 과정은 앞에서 언급한 진지한 관찰의 중요성을 잘 설명해 준다.       1940년 초 스위스 발명가 메스트랄(Mestral)은 애완견과 함께 숲으로 산책하러 갔다 귀가했다. 그런데 애완견과 본인 바지에 끈적이는 조그마한 물체들이 잔뜩 붙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어떻게 이 조그만 물체들이 서로 붙어서 떨어지지 않는가를 조사하기 시작하였다. 이 연구가 벨크로 제품의 탄생을 가져다주었다. 참으로 놀랄만한 신제품 탄생의 이야기이다.                   *박충환 전 USC 석좌교수는 브랜드 관리 전략 분야의 세계적 석학으로 은퇴 전 USC 경영대학 브랜드 관리 센터장 역임. 박충환 / 전 USC석좌교수브랜드 이야기 포스트잇 노래방 신제품 개발과정 노래방 기계 탄생 과정

2024-06-17

[사설] 한인 연방상원의원 한 걸음 남았다

앤디 김 연방하원의원이 11월5일 선거의 뉴저지 주 연방상원의원 민주당 후보로 결정됐다. 김 의원은 4일 치러진 예선에서 당 내 경쟁자들을 압도적 격차로 누르고 승리했다. 뉴저지 주는 민주당 강세 지역이어서 한인 최초의 연방상원의원 탄생 가능성이 높다.       김 의원의 승리는 한인 이민역사에 또 하나의 획을 긋는 쾌거다. 한인 연방상원의원 배출이라는 목표에 바짝 다가섰기 때문이다. 연방상원은 외교와 국방, 주요 공직자 임명 등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관이다. 그만큼 상원의원의 정치적 위상도 높다. 그동안 일본,중국,인도 등 다른 아시아계 상원의원은 있었지만 한인은 없다.     김 의원은 개혁적 정치인의 모습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는 관행이나 기득권 등을 거부하며 시민 정치를 표방한다. 특히 2021년 1·6 의회 폭동 사태 당시 하원의원 신분으로 묵묵히 의사당 내 쓰레기를 치우던 그의 모습은 전국적인 화제를 모았다.  그는 이번 승리도 “풀뿌리 선거운동의 성과”라고 평가하며 “변화를 위한 운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에게는 아직 마지막 관문이 남아 있다. 11월 본선에서의 승리다. 당선의 최대 변수는 밥 메넨데스 현 의원이다. 뇌물수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그는 무죄를 주장하며 11월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그는 민주당 소속으로 2006년부터 20년 가까이 상원의원을 역임한 거물이다. 지역에 상당한 지지 기반을 갖고 있다는 의미다. 만약 그의 발표대로 선거에 나선다면 민주당 내지 민주당 성향 유권자의 표를 잠식할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 강세 지역이라고는 하지만 표가 분산될 경우 공화당 후보가 어부지리를 얻는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다.        뉴저지뿐 아니라 전국 한인 사회의 김 의원 지원과 지지가 필요하다. 김 의원의 당선은 또 하나의 유리 천장을 부수는 일이다.사설 연방상원의원 한인 한인 연방상원의원 연방상원의원 민주당 연방상원의원 탄생

2024-06-05

K-민화지도사 12명 탄생

오렌지카운티를 포함한 남가주에 K-민화지도사 12명이 탄생했다.   김승유(미국명 소피아 김) 작가가 운영하는 라하브라의 소류아트(1201 S. Beach Blvd, #203)는 한국민화학교(교장 정병모)와 함께 최근 K-민화지도사 과정 1학기를 마쳤다.   지난달 22일부터 27일까지 1주일 동안 진행된 1학기 수강생들은 총 45시간의 교육 과정을 마치고 K-민화지도사(어린이 지도사 1급) 자격증을 취득했다.   한국민화학교가 주최하고 소류아트가 주관한 교육 과정은 한국과 동일하게 적용됐다. 수강생들은 정병모 교장과 민속학 전문가 이윤선 교수의 강좌를 듣고 밤잠을 설쳐가며 실기 프로젝트를 완성했다. 실기는 한국 민화계의 스타로 불리는 문선영 작가가 지도했다.   어린이 지도사 1급 자격증을 받은 수강생들은 오는 10월 열릴 2학기 과정을 마치면 성인 지도사 1급 자격증을 받게 된다.   김 작가는 “요가나 음악, 미술 등 어느 분야든 제대로 된 교육을 받고 그에 준하는 자격증을 갖춘 선생님에게 배워야 한다. 이제 미국에서도 민화지도사들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라고 말했다.   소류아트는 K-민화지도사 12명 배출을 계기로 한국민화학교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앞으로 한국 민화 외에도 다양한 전통 콘텐트로 한인을 위한 이벤트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민화지도사에 관한 자세한 문의는 소류아트에 전화(714-576-7400) 또는 이메일(soryuart@gmail.com)로 하면 된다. 소류아트 관련 정보는 홈페이지(sofiakim.com)에서 찾아볼 수 있다. 임상환 기자민화지도사 탄생 민화지도사 과정 민화지도사 12명 어린이 지도사

2024-05-07

앤디 김, ‘한인 첫 연방 상원의원’ 8부 능선 넘었다

최초의 한인 연방 상원의원 탄생이 팔부능선을 넘었다.   뉴저지 연방 상원 의석에 도전 중인 앤디 김 하원의원(사진)의 최대 경쟁자였던 같은 민주당 소속 태미 머피 후보가 선거 운동 중단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뉴저지는 전통적으로 민주당 강세 지역이어서 당내 경선을 통과하면 11월 선거에서 사실상 당선될 가능성이 크다.   머피 측은 24일 언론에 공개한 영상 메시지를 통해 가족과 당 중진들과의 대화와 협의를 통해 선거 운동을 중단하며 6월 4일로 정해진 뉴저지 당내 예선에 후보 등록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머피 후보는 필 머피 현 뉴저지 주지사의 아내로 지난해 8월 현직인 밥 메넨데스 상원의원의 부패 혐의로 기소된 이후 출마를 결심하고 김 후보보다 세 달 늦은 작년 11월 출마를 선언했다.   현역 주지사의 프리미엄으로 머피 후보는 당내 주요 중진, 뉴저지 주요 도시 시장들의 지지를 이끌어내며 활발한 캠페인을 벌여왔다. 또한 캠페인 시작 후 6주 동안 무려 320만 달러를 모금하며 김 후보 진영을 압도하는 등 두각을 나타냈다.   하지만 최근 있었던 주요 카운티 세 곳의 당 리더들이 잇달아 김 후보에 대한 선호를 밝히면서 머피 캠프의 열기는 식어갔다. 특히 머피가 거주하는 몬모스 카운티에서 있었던 컨벤션 당원 투표에서도 김후보가 57%를 얻으며 압도하자 당내 분위기가 크게 돌아선 것으로 분석됐다.   캠페인을 모두 중단하게 된 머피 측은 당내 화합을 강조했지만 곧바로 앤디 김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지는 않았다. 뉴저지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머피 진영은 오는 6월 예선에서 김 후보의 득표 과정을 지켜보고 지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점쳐진다.   머피 후보의 낙마로 김 후보의 상승세는 더욱 가파르게 오를 것으로 내다보인다. 큰 변수만 없다면 당내 세 명의 군소 후보들을 따돌리고 오는 6월 4일 민주당 공식 후보로 낙점될 것이 유력하다.   김 후보는 보도자료를 통해 “머피 후보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뉴저지 퍼스트 레이디로 많은 일들을 해온 머피와 함께 손잡고 더 나은 뉴저지와 미국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지난 2018년 한인 최초로 뉴저지 연방하원에 당선돼 2022년 3선에 성공했으며, 연방상원에 진출할 경우 동부지역 최초의 아시안 상원의원으로 역사에 남게 된다.   한편 부패혐의로 기소된 현역 메넨데스 의원은 최근 민주당 예선에서 경쟁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무죄를 주장하며 무소속 후보로 11월 결선에 나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그에 대한 최근 지지율은 6~8%에 그치고 있는 상태다. 최인성 기자 ichoi@koreadaily.com상원의원 경쟁자 메넨데스 상원의원 상원의원 탄생 머피 후보

2024-03-24

11월22일 김치의 날에 김치박물관 탄생

김치사랑하와이재단(이사장 장정숙)은 4회째인 올해 김치의 날(11월 22일)을 맞아 해외에서 처음으로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에 김치 박물관(관장 김세희)을 개관한다고 30일 밝혔다.   재단 측은 다음 달 22일(현지시간) 개관식을 개최하고 김치의 날의 중요성과 김치 박물관 개관의 의미 등을 설명할 계획이다.   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 실비아 장 룩 부주지사 릭 블랭지아디 호놀룰루 시장을 비롯해 하와이주 김치의 날을 제정한 린다 이치야마 주 하원의원 등이 개관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김세희 관장은 "관광객과 한인 등 하와이에 거주하는 분들에게 무료로 개방하고 김치를 알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 것"이라며 "김치 만들기 등 다양한 행사도 열어 한국 김치에 대한 역사와 중요성을 널리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치 박물관 개관에는 재단과 하와이 한인상공회의소 HED하와이개발 등이 후원했다. 장수도깨비동굴김치영농조합과 이조식품 프레시고24 등도 힘을 보탰다.   재단 측은 앞으로 한국문화재재단 세계김치연구소 국내 지방자치단체 등을 통해 한국의 지역별 김치 소개 등도 할 예정이다.   한국은 2020년 김치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11월 22일을 법정기념일로 정했다. 이 시기가 김장하기 좋고 김치의 여러 재료가 '하나하나'(11) 모여 '스물두 가지'(22) 이상의 건강 기능적 효능을 나타낸다는 상징적 뜻이 담겨 있다.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주 버지니아주 뉴욕주 워싱턴DC가 김치의 날을 제정.선포했다. 미시간주와 조지아주도 김치의 날을 선포한 상태며 하와이는 올해 4월 김치의 날 제정 법안을 발의했다.김치박물관 김치 김치박물관 탄생 한국문화재재단 세계김치연구소 김치 박물관

2023-10-30

[사설] 부에나파크 ‘코리아타운’ 탄생 기대 된다

오렌지카운티 부에나파크 시에 또 하나의 ‘코리아타운’이 추진된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조이스 안 부에나파크 시의원은 코리아타운 지정안을 오는 26일 시의회에 상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코리아타운으로 지정될 지역은 비치 불러바드의 오렌지소프-로즈크랜스 구간으로 한인 업소들이 밀집한 곳이다. 안 시의원은 “한인 상권이 부에나파크 경제에 크게 기여하고 있음을 천명하기 위해 코리아타운 지정안을 추진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부에나파크 코리아타운’이 확정될 경우 오렌지카운에서는 가든그로브 시에 이어 두 번째로 공식 ‘코리아타운’이 생기는 것이다.       부에나파크 시는 한인 인구와 한인 상권이 급성장하는 지역이다. 쾌적한 주거 환경 등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안 시의원의 말처럼 그만큼 한인 사회의 지역 내 영향력도 크다. 이곳에서는 이미 밀러 오씨가 2010년 한인 최초로 시의원에 당선됐고, 2013년에는 시장까지 역임한 바 있다. 이어 2018년에는 써니 박 변호사가 한인 여성 최초로 시의원에 당선된 후 2021년에는 아시아계 여성 최초로 시장에 오르기도 했다. 이런 정치적 성장은 한인 사회의 역량  확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시 정부의 공식 ‘코리아타운’ 지정에는 상징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 그만큼 지역사회로부터 한인 사회의 영향력을 평가받고 있다는 것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현실적인 실익도 기대된다. 향후 집중적인 지역 개발을 통한 상권 활성화도 가능하다.     하지만 ‘코리아타운’ 지정은 새로운 시작이다. 지역 한인 사회의 활용 방법에 따라 얻을 수 있는 효과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26일 시의회에서 지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많은 한인이 관심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지정안이 통과될 경우 효과적인 활용 방안 마련을 위해 지혜를 모으는 노력이 필요하다.사설 코리아타운 탄생 코리아타운 지정안 탄생 기대 지역 한인

2023-09-20

OC 사상 2번째 ‘코리아타운’ 탄생 임박

오렌지카운티 사상 2번째 ‘코리아타운’ 탄생이 임박했다.   부에나파크 시의회가 오는 26일 코리아타운 지정안을 심의하는 것. 조이스 안 1지구 시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26일 시의회 회의에 코리아타운 지정안을 상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 시의원은 한인과 한인상권이 부에나파크 경제에 큰 기여를 하고 있음을 천명하기 위해 코리아타운 지정안을 마련했다며, 한인 운영 식당, 마켓을 포함한 소매 업소가 밀집한 비치 불러바드의 오렌지소프~로즈크랜스 구간을 코리아타운으로 지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시의원은 이어 “지정안이 가결되면 한남체인, H마트, 시온마켓이 밀집한 라미라다와 맬번 길 부근에 ‘부에나파크 코리아타운’ 도로 표지판을 시에서 설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코리아타운 지정안이 시의회를 통과하면 부에나파크는 오렌지카운티 34개 시 가운데 가든그로브에 이어 2번째로 코리아타운을 보유하게 된다.   가든그로브 시의회는 지난 2002년 가든그로브 불러바드의 브룩허스트 웨이~페른 스트리트 사이 구간을 ‘가든그로브 코리안 비즈니스 디스트릭트’로 지정했다. 이후 4년 전인 2019년 OC한인상공회의소 전직 회장들의 모임인 OC상우회의 요청에 따라 ‘코리아타운’으로 개명하는 안을 통과시켰다.   부에나파크에선 지난 2017년 남가주 한인중앙상공회의소가 ‘코리아타운 비즈니스 디스트릭트’ 지정 프로젝트를 가장 먼저 추진했지만, 시의회의 지지를 얻지 못했다.   2018년 5월엔 자시 뉴먼 가주 상원의원이 자신에 대한 리콜 선거를 한 달 앞두고 회견을 열어 비치 불러바드와 맬번 길 인근에 OC북부 한인상권을 상징하는 표지석 건립하는 일에 앞장서겠다고 밝혔지만, 리콜 선거에서 소환돼 의석을 잃는 통에 동력을 잃었다.   2022년엔 OC북부한인회가 부에나파크 한인 상권에 ‘강남타운 표지석’을 설치하자는 논의에 불을 지폈지만, 프로젝트 관련 가시적 성과는 내지 못했다.   안 시의원이 코리아타운 지정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많은 의견을 나눈 박동우 섀런 쿼크-실바 가주하원의원 수석 보좌관은 “표지석을 건립하려면 한인단체가 나서서 모금을 해야 하는 어려움이 따른다. 또 짧은 기간 내에 모금을 마치고 공사를 완료하지 못하면 시의원 선거 이후 정치 지형 변화에 따라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현재로선 부에나파크 시의회가 코리아타운 지정안을 통과시키고 표지판을 설치하는 것이 여러 모로 최선의 방법이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부에나파크 시의회 회의는 26일 오후 5시 시청에서 열린다. 임상환 기자코리아타운 사상 코리아타운 탄생 코리아타운 지정안 코리아타운 비즈니스

2023-09-20

[뉴스포커스] ‘100년 한인기업’ 탄생했으면

전문직에 종사하는 지인을 만났더니 사무실 이전 걱정을 하고 있었다. 빌딩 관리업체에서 건물을 아파트로 바꾼다며 사무실을 비워 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정도 들었지만 진짜 고민은 옮길 곳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라고 한다. 그의 사무실이 있는 곳은 LA한인타운 윌셔 길에 있는 사무실 빌딩이다.     LA한인타운 중심인 윌셔 길이 달라지고 있다. 도로 양옆으로 즐비한 사무실 빌딩들이 하나둘 아파트로 변하는 중이다. 수십 개에 달하는 빌딩 가운데 몇 개만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아파트로 바뀔 것이라는 소문도 들린다.     윌셔 길의 변화가 관심을 끄는 것은 이곳이 한인경제권에는 상징적 공간이기 때문이다. 이곳은 한인경제권의 성장과 궤를 같이한다. 1990년대 한인경제권이 급성장하면서도 이곳도 팽창하기 시작했다. 한인 투자자들이 이 지역 빌딩 매입에 나섰고, 그 빌딩은 한인 입주자들로 채워졌다. 그리고 입주자의 대부분은 금융·법률·회계·부동산·보험 등의 업체였다. 이른바 전문 서비스 업종들이다.  한인경제권이 내실을 다지며 성장하는 데 이곳 업체들이 상당한 기여를 한 것이다. 이로 인해 윌셔가는 ‘한인 화이트칼라 타운’으로 불리기도 했다. 기존의 올림픽이나 웨스턴 길에 형성됐던 한인 상권과는 다른 형태의 한인 경제권이었다.     이런 윌셔 길의 비즈니스 생태계가 달라지고 있다. 이 지역 한인 업체 숫자가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사무실 임대 수요의 감소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이는 간접적인 자료로도 확인이 된다. LA시 재무국 자료에 따르면 미드 윌셔가 포함된 LA한인타운 지역의 신규 비즈니스 등록 건수는 2018년 이후 매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팬데믹 기간을 거치며 미드 윌셔 지역의 오피스 빌딩 공실률은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해 말에는 32% 선까지 높아졌다. LA 대부분 지역이 공실률 상승세를 보였지만 미드 윌셔는 주변 지역보다 더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오피스 빌딩의 아파트 전환은 이런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입주자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이런 질문에 관계자들은 다른 지역 이전보다 업체 숫자 자체가 줄고 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라고 한다. 수요 감소에 경쟁 심화로 폐업하는 곳이 생기고 1세 창업주의 은퇴와 함께 문을 닫는 업체도 늘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넘기기 모호한 규모라서, 혹은 미처 후계 플랜을 마련하지 못한 채 은퇴하는 1세 사업주들도 많다고 한다. 더욱이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이런 사례가 더 많아졌다는 것이다.     1세 창업주의 은퇴 증가는 요즘 한인 경제권에 나타나는 특징 중 하나다. 물리적으로 은퇴 연령에 도달한 데다 비즈니스 환경도 급변하면서 은퇴를 생각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윌셔가의 1세들처럼 미처 후계 플랜을 세우지 못해 선뜻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과거 ‘한인 업종’으로 분류됐던 업종들의 성장 동력이 많이 약해진 것도 이런 이유가 아닐까 싶다.     한인 1.5세나 2세들의 성공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아직은 1세들이 이룬 성과에 비해서는 미흡해 보인다.  의류업체 ‘포에버 21’의 파산 이후 아직 내세울 만한 한인 기업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 이런 상황을 설명한다.     미국에 핫소스 바람을 일으킨 스리라차 소스를 만드는 ‘호이 퐁 푸드’나 중국식 패스트푸드를 유행시킨 ‘판다 익스프레스’는 후계자들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사세도 급성장했다. 은퇴를 생각하고 있는 한인 1세 창업주들도 참고할만한 사례다. 성공적인 후계 플랜으로 이들 업체를 능가하는 ‘100년 한인기업’이 탄생했으며 하는 바람이다.   김동필 / 논설실장뉴스포커스 한인기업 탄생 la한인타운 지역 지역 한인 빌딩 관리업체

2023-09-14

[문화산책] 예술 창조의 정점은 생명 탄생

미술가들이 남긴 좋은 말씀을 골라서 우리 동네 미술가들에게 보내는 일을 여러 해 동안 계속해왔다. 그런 명언이 작가들의 창작 활동에 구체적인 교훈이 되고, 자극이 될 것으로 믿기 때문이었다. 깊은 사색의 실마리를 던져주는 말씀들은 생각하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No Brain) 사람들이 늘어갈수록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실제로 받아 읽는 이들에게 얼마나 보탬이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무엇보다도 나 자신에게 좋은 공부가 되었으니 보람을 느낀다. 보내줄 말씀을 고르면서, 예술과 삶의 본질을 찌르는 말씀에 감탄하고 자극을 받는 때가 참 많았다. 나도 모르게 무릎을 치기도 하고, 옷깃을 여미기도 한다.   가령 윤형근 화백(1928년-2007년)의 이런 말씀도 그렇다. “예술은 만드는 것이 아니요, 낳는(生) 것이라고 생각한다. 만든다는 것 자체가 그 사람의 생각에서 몸짓으로 해서 손으로 이루어질 때 그것은 그 사람이 낳는다고 볼 수 있다. 자연의 미는 자연이 낳는 것이요, 인간의 미는 인간이 낳는 것이다.”   “예술은 낳는(生) 것이다”라는 말, 대단히 근본적인 뜻을 가진 말씀이다. 생명의 참뜻을 말하는 것이다. 흔히 예술 작품의 탄생을 산고(産苦)에 비유한다.   예술은 곧 생명이라는 생각, 우리 옛 선비나 예인(藝人)들은 당연히 그렇게 생각했다. 그래서 ‘난초를 그린다’가 아니고 ‘난초를 친다’고 하는 것이다. 새끼를 ‘친다’는 말과 같이 생명을 ‘낳는다’는 말이다.   위대한 예술가 중 가장 많은 명언을 남긴 사람은 단연 반 고흐일 것이다. 동생 테오에게 보낸 700통에 가까운 편지를 비롯해 가족, 친구 등 여러 사람에게 보낸 편지에 자신의 생각, 꿈, 삶과 예술철학을 빼꼭하게 담아 보냈는데, 그 안에 보석처럼 빛나는 말씀들이 너무도 많다. 우리의 앞길을 밝혀주고, 함께 생각해보자며 손을 잡는 명언들이다.   고흐는 죽는 날까지도 “자신의 그림은 가장 위대한 예술작품인 자녀들을 돌보면서 가정생활을 하는 노동자와 농부의 소명보다 못한 것”이라고 고백했다. 어머니에게 보낸 마지막 편지에도 그런 생각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지난 해, 어느 책에선가 책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것은 아이를 낳는 것과 같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어요. 하지만, 저는 그렇게 말할 수 없습니다. 저는 아이를 키우는 것이 그 어떤 것보다 자연스럽고 훌륭하다고 생각해왔습니다.”   윤형근 화백의 생명 존중보다 한결 적극적이고 종교적이다. 반 고흐는 ‘생명의 탄생이 예술적 창조의 정점’이라고 선언하고, ‘일상적인 삶의 거룩함’을 소중하게 강조했다.   그런 고흐는 안타깝게도 평생 독신으로 살았기 때문에 ‘생명 탄생의 기쁨’을 누리지 못했다. 동생이자 예술적 동지인 테오의 아이, 즉 조카가 곧 태어날 것이라는 소식을 듣고, 너무도 기쁜 마음으로 ‘아몬드 꽃나무’(1890년작)를 그렸다. 아기방에 걸어달라는 부탁과 함께…. 그림은 소원대로 아기방에 걸렸고, 고흐는 죽었다.   ‘첫 걸음마’(1890년작)도 그런 사랑을 담은 작품이다. 아기의 첫 걸음마 순간을 바라보며 감격하는 농부 부부의 모습을 통해 ‘삶의 거룩함’을 노래한 이 작품은 고흐가 평생 스승으로 모신 밀레의 그림을 베낀 것이다.   생명을 낳고 기르는 일이 어떤 예술작품보다도 소중하다는 믿음 자체가 거룩하다. 그런데, 이와 같은 일상의 거룩함이나 종교적 영성의 세계를 추상미술로도 표현할 수 있을까? 그런 관점으로 로스코 채플, 윤형근 화백의 작품, 김인중 신부의 스테인드글라스 등을 바라보면 다른 세계가 열리는 느낌이다. 장소현 / 시인·극작가문화산책 예술 창조 예술작품인 자녀들 생명 탄생 예술적 창조

2023-08-24

[특별기고] 한인회 총회가 화합의 장이 되길…

제 38대 뉴욕한인회장선거를 앞두고 한인사회가 심한 갈등으로 요동치고있다.   약 9년 전에 뉴욕한인회 문제가 법정으로 비화된 일이 있었고 결과는 동포사회가 바라던 대로 판결이 나왔다.   이후 치러진 34대 회장선거에서 김민선회장이 당선되고 연임했다. 36대 찰스 윤 현회장의 4년 임기도 마지막 순간에 있다. 한인 1.5세 변호사로서 이사장과 회장을 역임하는 등 지난 10여년간 한인사회의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과 봉사를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줄 안다.   제 38대 회장을 선출하는 금년에는 동포사회가 오랜만에 축제형식의 경선을 통한 뉴욕한인회장 탄생을 기대하는 분위기였다.   선거관리위원회의 후보자격심사 결과 발표가 있었다. 잠잠하던 동포사회가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후보자격을 잃은 김광석후보의 반발과 함께 이에 동의하는 동포들이 선관위 결정을 비판하기 시작하고 여론은 악화일로로 달렸다.   반전이 일어났다. 3월1일 한인회관에서 찰스 윤 회장과 이세목 역대회장단협의회 의장 그리고 심사에서 탈락한 김광석 전 KCS회장과 단독후보로 확정되었던 강진영 전 변호사협회 회장 등이 회동했다. 동포사회의 화합을  위한 충정에서 문제(?)의 회칙조항을 수정한 후 선거를 다시 치르기로 합의했다. 동포사회와 언론, 방송사 등의 전폭적인 호응과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역대한인회장단 회의가 몇차레 열리면서 불협화음이 싹트고 급기야 낯뜨겁고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역대회장단 회의에서 결의된 상반되는 두 개 위원회 즉 한인회 정상화위원회와 비상대책위원회가 바로 그것이다.   찰스 윤 회장과 이사회는 4월30일 총회개최를 공고했다. 또다른 오해와 반발을 받아야했다. 3월1일의 4자 합의정신에 위배된다는 주장을 받아들여 의제를 수정하는 방향으로 가는 모양이다. 매우 바람직한 일로 여겨진다.   이제 문제의 한인이민사박물관으로 눈을 돌려보자.   한인이민사박물관은 김민선회장의 트레이드 마크다. 그의 1호 선거공약이기도 하다. 회장 취임 후부터 열정적으로 박물관 건립을 추진했다. 단 1년만에 역사적인 뉴욕한인회 이민사박물관을 개관했다. 미주한인의 이민역사를 한 곳에서 조망해 볼 수 있다는 업적을 이룩한 것이다. 뉴욕의 자부심이라 할 수 있다. 김회장은 주위로부터 많은 찬사와 칭송을 받았다.   반면에 내부의 문제 등으로 인해 김회장과 찰스 윤 당시 차기 회장과의 업무 인수인계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있었다는 보도가 있기도 했다.   지난 25일 강익조 전 회장이 한인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이민사박물관을 한인회 산하기구로 편입시켜야한다는 평소 소신을 강력하게 주장하는 자리였다.     김민선회장이 퇴임하는 시기에 박물관의 지위에 대해 역대회장단회의에서 장시간 논의가 있은 일이 있다. 절대다수가 한인회산하애 두어야한다고 주장한 반면 독립기구로 발족함이 옳다는 주장은 소수에 그쳤다. 압도적으로 결론이 났던  사안이다. 한인회와 회장 이름을 걸고 박물관건립을 추진했던 김민선관장이 독립기구로 이전에 등록을 했다는 사실도 필자는 이번에야 알았다. 한인회 총회에서 충분한 토론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한인회산하냐? 독립기구냐? 그 장단점을 놓고도 진중한 토론을 거쳐 결정을 내려야할 때가 됐다. 김관장은 자신이 독립적으로 운영해야만 더욱 발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회장으로 재임하면서 성취한 업적을 회장직을 떠날 때는 남기고 가야 옳다는 생각이다. 조병창 / 전 뉴욕한인회장특별기고 한인회 총회 뉴욕한인회장 탄생 역대한인회장단 회의 뉴욕한인회 이민사박물관

2023-04-27

거장의 탄생, 스필버그의 자전 영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자신의 어린 시절을 그린다. 50년 이상 영화를 만들어 온 그가 전적으로 영화 한 편을 자전적 이야기로 꾸며 발표한 적은 ‘더 파벨만스’가 처음이다. 제95회 아카데미상에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남우조연상, 각본상, 음악상, 프로덕션 디자인상 등 7개 부문에 후보로 올라 있다. 골든글로브상 작품상(드라마)과 감독상을 수상했다.     스필버그 감독은 ‘파벨만’이라는 가상의 유대인 가정에 자신의 삶을 투영, 가정 내의 갈등과 위기 속에서도 온 가족이 견디어 내는 씁쓸하고도 달콤한 감동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더 파벨만스’의 주제는 영화에 대한 사랑인 것처럼 보이지만, 영화는 소재에 불과하다.     ‘영화’라는 예술 장르는 사람들에게 있어 “항상 네 곁에 있을게”라고 말하면서 지구를 떠난 E.T.와 같은 존재이다. 스필버그는 영화를 늘 우리 곁에서 인간애를 공급해주는 특별한 현상으로 본다. 스필버그 스스로도 이 영화를 자신의 기념비적인 영화 ‘E.T.’의 정신적 후속작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1952년 뉴저지. 새미(가브리엘 라벨)는 영화 ‘지상 최대의 쇼’를 관람한 후, 영화에 매료된다. 기차 충돌 장면을 재연하려고 애쓰는 아들을 본 어머니 미치(미셸 윌리엄스, 여우주연상 후보)는 아들의 상상력을 북돋워 준다. 새미는 청소년기에 접어들면서 불량배들과 싸우고 사랑에 빠지며 더욱 영화에 심취한다. 어머니와 아버지 버트(폴 다노)의 절친 베니(세쓰 로겐)와의 불륜을 알게 되면서     갈등하지만 미치의 삼촌 보리스(저드 허쉬, 남주조연상 후보)와 교류하면서 영화가 인간의 삶에 주는 영향에 대해 사유하게 된다. 새미는 대학 졸업 후, CBS에서 일을 하기 시작하고 그의 영화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존 포드 감독과 만나 거장의 꿈을 키운다.     스필버그 감독은 인간관계에 섬세한 질감을 부여하면서 가족 간의 갈등에서도 영화를 통한 뿌듯한 인간애를 이끌어낸다. 보리스 역의 87세의 노배우 허쉬의 연기가 특별히 인상적이다.   김정 영화평론가 ckkim22@gmail.com스필버그 거장 탄생 스필버그 자전 영화 스필버그 감독

2023-02-17

[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성서의 땅…예수의 숨결을 따르다

예수의 탄생과 공생애, 수많은 이적들, 죽음과 부활이 펼쳐진 예루살렘은 기독교인이라면 누구나 평생에 한 번쯤은 꿈에 그리는 성지순례지다.   '그들의 눈을 만지시니 그 눈들이 밝아진지라' '중풍병자에게 일어나 네 침상을 가지고 집으로 가라하시니 그가 일어나 집으로 돌아가고' '바람과 바다를 꾸짖으시니 잔잔하게' 된 그 갈릴리 호수는 모양이 둥그스름하다. 예수는 또한 이곳에서 물고기를 잡던 베드로와 안드레를 물고기가 아닌 '사람을 낚는 어부'로 만들었고, 야고보와 요한 등도 제자로 삼아 키웠다.   갈릴리 북부 지역에는 오병이어가 모자이크화로 선명하게 새겨진 오병이어 교회, 부활한 예수가 베드로를 찾아와 세상에 나가 복음을 전하라고 한 베드로 수위권 교회가 위치하며 유대 회당에서 설교를 한 가버나움과도 가깝다. 조금 멀리에는 막달라 마리아가 살았다는 마을, 서남쪽에는 예수가 자란 나사렛이 자리한다. 또 성서의 주요 무대인 사해는 '명상의 바다' '고요의 바다'다. 염도가 바닷물의 10배나 높아 몸이 물 위에 둥둥 뜨는 체험도 가능하다. 물 위에 떠서 여유롭게 신문이나 책을 읽어도 좋고 인체에 유익한 광물질이 관절염에 좋다고 하니 머드팩도 즐겨봐야 한다.   베들레헴에 위치한 예수탄생교회는 콘스탄티누스 황제의 어머니 헬레나가 아도니스 신전을 허물고 세운 교회다. 이곳을 찾는 순례객들은 으레 고개를 숙여야 한다. 본당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겸손의 문' '작은 문'으로 불리는 어린아이 키만한 작은 돌문을 통과해야 하는 까닭이다. 계단을 따라 제단 밑으로 내려가면 14개 꼭지점을 가진 은색별 문양이 바닥에 콕 박혀 있다. 예수가 태어난 곳으로 추정되는 장소를 표시해둔 것이다. 순례객들은 차례로 예수 탄생을 묵상하며 참배한다.     이윽고 '십자가의 길' '슬픔의 길' '고난의 길'인 ‘비아 돌로로사(Via Dolorosa)'. 빌라도 법정에서 골고다 언덕에 이르는 십자가 수난의 길을 따라 걸으며 '우리의 죄가 용서되고 믿음으로 의롭다 함을 받았다'는 것을 묵상하게 되는데 예수가 십자가를 진 지점부터는 그야말로 눈물바다가 된다. 골고다 언덕에 오르면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음을 맞이한 뒤 안장된 묘지에 세워진 성묘 교회, 예수가 죽고 다시금 부활했다는 예수승천교회에도 닿는다.   또 그 옛날 모세가 자신의 백성들을 이끌고 맨 처음 요르단으로 들어온 곳이 페트라 지역이다. 우리에게는 영화 '인디아나 존스'와 드라마 '미생'의 배경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인 페트라 유적은 눈이 부실 만큼 경이롭다. 기원전 100년께 장밋빛 사암을 깎아 만든 신전이자 무덤인 알 카즈네를 위시하여 '모세의 우물'로 통하는 와디 무사, 고난의 출애굽 과정을 마무리하는 느보산, 날이 맑으면 예루살렘의 감람산까지 볼 수 있는 모세기념교회 등의 명소를 품고 있다. 페트라는 지금도 발굴 작업이 한창이며, 아직 발굴되지 않은 유적이 99%가 넘는다고 한다.   이스라엘과 요르단, 이 땅에 예수의 흔적이 없는 곳이 없다.   박평식 / US아주투어 대표·동아대 겸임교수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성서 예수 예수 탄생 오병이어 교회 페트라 유적

2023-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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