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의 탄생, 스필버그의 자전 영화
김정의 영화리뷰: 오스카 작품상 후보작
더 파벨만스(The Fabelmans)
스필버그 감독은 ‘파벨만’이라는 가상의 유대인 가정에 자신의 삶을 투영, 가정 내의 갈등과 위기 속에서도 온 가족이 견디어 내는 씁쓸하고도 달콤한 감동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더 파벨만스’의 주제는 영화에 대한 사랑인 것처럼 보이지만, 영화는 소재에 불과하다.
‘영화’라는 예술 장르는 사람들에게 있어 “항상 네 곁에 있을게”라고 말하면서 지구를 떠난 E.T.와 같은 존재이다. 스필버그는 영화를 늘 우리 곁에서 인간애를 공급해주는 특별한 현상으로 본다. 스필버그 스스로도 이 영화를 자신의 기념비적인 영화 ‘E.T.’의 정신적 후속작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1952년 뉴저지. 새미(가브리엘 라벨)는 영화 ‘지상 최대의 쇼’를 관람한 후, 영화에 매료된다. 기차 충돌 장면을 재연하려고 애쓰는 아들을 본 어머니 미치(미셸 윌리엄스, 여우주연상 후보)는 아들의 상상력을 북돋워 준다. 새미는 청소년기에 접어들면서 불량배들과 싸우고 사랑에 빠지며 더욱 영화에 심취한다. 어머니와 아버지 버트(폴 다노)의 절친 베니(세쓰 로겐)와의 불륜을 알게 되면서
갈등하지만 미치의 삼촌 보리스(저드 허쉬, 남주조연상 후보)와 교류하면서 영화가 인간의 삶에 주는 영향에 대해 사유하게 된다. 새미는 대학 졸업 후, CBS에서 일을 하기 시작하고 그의 영화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존 포드 감독과 만나 거장의 꿈을 키운다.
스필버그 감독은 인간관계에 섬세한 질감을 부여하면서 가족 간의 갈등에서도 영화를 통한 뿌듯한 인간애를 이끌어낸다. 보리스 역의 87세의 노배우 허쉬의 연기가 특별히 인상적이다.
김정 영화평론가 ckkim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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