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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업] 자살하는 선생님들

미국 뉴스에도 한국 선생님들의 자살 사건이 크게 보도됐다. 한국 언론을 통해 알고 있던 터라 놀라지는 않았지만 한국인의 자살 소식이 세계로 퍼져 나간다니 찹찹한 심정이다.   무엇보다 좋지 않은 일로 선생님을 잃은 아이들의 미래가 걱정된다. 어린아이들은 학교에서 선생님처럼 되려고 노력 하면서 교육이 이루어진다. 많은 초등학생이 선생이 되고 싶어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어린이들이 교육을 받으려면 ‘집행 기능 능력(executive function)’이라 불리는 사고 기능이 필요하다. 이 기능은 태어날 때부터 두뇌 안에 가능성이 존재한다. 마치 언어 습득 가능성이 두뇌 안에 존재하는 것과 같다.       갓난아기는 갑자기 엄마가 보이지 않으면 큰 소리로 울어댄다. 존재의 위협에 반응하는 본능적 행동이다. 그러다가 생후 6개월이 되면, 엄마를 찾아 울기 전에 엄마가 마지막으로 있던 곳을 쳐다본다고 한다. 즉, 자신의 감정을 조절해서 잠깐 참았다가, 그래도 엄마가 안 보이면 울기 시작한다. 아기는 이미 감정 조절을 할 수 있는 집행 기능 능력을 길렀고, 이것은 두뇌 전두엽의 발달이 진행되고 있음을 뜻한다.     갓난아기의 두뇌에는 어른 두뇌의 90%에 해당하는 뇌세포(neuron)가 이미 존재한다. 뇌세포는 여러 가지 경험을 하면서 크기에 변화가 오고, 뇌세포들을 연결하는 시냅스의 숫자가 증가한다.   6개월 된 아기는 ▶반응 억제(response inhibition) ▶주의 집중 (sustained attention) ▶기능에 필요한 기억(working memory) ▶감정 조절(emotional control) 등 4가지 집행 기능 능력을 갖추게 된다. 이 능력에 의해서 아기는 가까이 가거나 피하는 행동(Approach/Avoidance behavior)이 가능해진다. 어린이는 집행 기능인 ‘반응 시작/반응 억제(Responnse initiation/ Response inhibition)’를 통해 환경에 적응하는 것을 배우고,이는 학교 교육에 중요한 기능이 된다. 부모가 이 기능을 잘 길러준 아이는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지만 학대를 받았거나 다른 상처로 인해 이 기능을 훈련받지 못한 아이는 뇌 구조에 변화가 올 수 있다. 집행 기능 능력이 떨어진 어린이나 청소년은 학교에서 문제 행동을 일으키게 된다.   따라서 이런 학생에겐 특별한 도움이 필요하다. 보조 교사, 카운슬러, 또는 특수 교육반 교육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러한 도움이 없이 선생님 혼자서 문제아와 일반 아이들을 동시에 가르치기는 어렵다.     필자가 카이저에서 근무하던 시절, 의료 보험이 없는 한인들을 위해 교회 사무실에 ‘라이프 케어 센터’라는 정신과 클리닉을 운영했었다. 그런데 이곳을 찾는 한인 환자의 약 70%가 ADHD(주의력 결핍 및 과잉 행동 장애) 질환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이 자신에게 이런 질병이 있는지조차 모르고 있었다. 가정폭력, 아동학대, 알코올중독 또는 심한 우울 증상으로 찾아 왔다가, ‘들어본 적도 없는 이상한 병’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간혹 자녀 문제로 왔다가 자신에게도 똑같은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기도 한다.     한국의 초등학교 교실에 감정 조절, 주의 집중, 반응 억제 등 집행 기능 능력이 떨어지는 학생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하는 선생님은 적당한 체벌과 칭찬을 통해 문제 학생을 통제하며 다른 학생도 교육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선생님을 비난하기보다 학교나 교육청 차원에서 아이들이 집행 기능을 기르도록 도와야 마땅하다. 만약 아이의 문제가 ADHD라는 두뇌의 질병이면 정신과에 데리고 가서 치료를 받게 해야 한다.   하지만 미국의 한인 부모들도 선생님들이 자녀의 정신과 진단과 치료를 권하면, 그중 반 정도만 이를 따른다. 그리고 아이의 행동에 대한 질문지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또는 “아주 조금 있다”로 표시한다. 한국의 부모들도 자녀 문제를 직시하지 못하고, 선생님에게 화살을 돌리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아이들의 두뇌는 25세까지 계속 성숙한다. 비록 어린 시절에 어떤 이유로 집행 능력을 키우지 못했었더라도 좋은 선생님이나 상담사를 만나면 좋아질 수 있다. 부모와 교육 관계자들이 힘을 합해 아이들의 집행 능력을 길러주자. 선생님은 아이들이 존경하고 닮고 싶어하는 역할 모델이다. 그들이 행복하고 희망에 찬 모습으로 아이들의 등불이 될 수 있게 하자. 수잔 정 / 소아정신과 전문의오픈 업 자살 선생 집행 기능인 한국 선생님들 문제 행동

2024-08-13

70대 남성 총기 극단선택…타운 골목서 숨진채 발견

70대 남성이 LA한인타운 골목에서 총기를 사용해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이 발생했다. LA카운티 검시국에 따르면 지난 22일 한인 추정 남성 지미 김(72)씨가 1가와 사우스 맨해튼 플레이스 교차로 인근 골목에서 스스로 총격을 가해 목숨을 끊었다. 김씨는 골목에 정차된 차량 안이 아닌 골목길에서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날 LA경찰국(LAPD) 측은 오후 1시 44분쯤 총성 신고를 받고 LAPD 경관이 현장에 출동했고, 김씨는 이미 사망한 후였다고 전했다.     검시국 측은 현장에 도착해 오후 1시 55쯤 김씨의 사망을 확인했다. 검시국 측은 김씨의 사망을 자살로 규정하고 사인은 가슴을 관통한 총상이라고 밝혔다.     사망한 김씨의 자살 동기나 유언 등 사망 관련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LAPD와 검시국 모두 밝히지 않고 있다.     LA카운티정신건강국과 한인 비영리 단체들은 자살 예방 등을 위해 무료 상담 서비스 및 핫라인을 운영 중이다. 전국자살방지핫라인(988)을 비롯한 정신건강국 (800-854-7771·한국어6번), 한인가정상담소(213-389-6755), 이웃케어클리닉(213-235-1210), 한인타운청소년회관(213-365-7400) 생명의전화(213-480-0691)은 우울증 등 말 못할 어려움에 처한 이들에게 정신건강 전문가 상담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김경준 기자한인타운 한인 한인 남성 극단적 선택 한인 자살

2024-06-24

“숨진 모친 자연사 가능성 높아”

지난달 29일 50대 한인이 모친을 살해하고 극단선택을 한 사건〈본지 3월 8일자 A-3면〉이 알려진 것과 달리 모친은 자연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7일 LA경찰국(LAPD) 토니 임 공보관의 “정황상 아들 김건호(58)씨가 모친 김옥(85)씨를 살해하고 자살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라는 발표에 김씨가 모친을 살해하고 극단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건을 관할하는 올림픽경찰서 존 램바티 LAPD 수사관은 “지난달 발생한 모자 사망 사건에서 아들은 극단선택이 맞지만 모친을 살해하지 않았다”며 “타살이나 공격 흔적은 없고 자연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약물 과다복용 확인을 위해 LA카운티 검시소에서 시신 독극물검사가 진행 중이다”고 덧붙였다.     김옥씨의 정확한 사망 경위에 대한 알려진 바가 아직 없다. 폐쇄된 공간인 집 안에서 사건이 발생해 경위를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아들 김씨의 자살 동기도 아직 밝혀진 바가 없다. 램바티 형사는 “유서나 자살 노트가 따로 발견되지 않았다”며 “생활고로 비관했다는 것 역시 추측일 뿐이지 정확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한편, 램바티 형사에 따르면 자살한 김씨가 아파트 보안 카메라에 마지막으로 찍힌 건 지난달 22일이다. 이후 시신으로 발견되기 전인 29일까지 집 안팎으로 출입한 사실이 없다. 일주일 사이 집 안에서 두 모자가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김경준 기자 kim.kyeongjun1@koreadaily.com자연사 모친 자연사 아들 모친 김옥 자살 동기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 미주 한인

2024-03-10

같은날 한인 2명 극단선택

LA카운티 지역에서 하루 새 극단적 선택을 한 한인 두 명이 잇따라 발견됐다. 최근 LA를 포함한 가주 지역 한인들의 자살률이 아시아계 중에서 가장 높은 것〈본지 2월15일자 A-1·4면〉으로 나타난 가운데 이번 사건은 한인들의 정신 건강 문제와 관련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LA카운티검시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한인 김모(58)씨가 사우스 옥스퍼드 애비뉴 인근 아파트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LA경찰국 한 관계자는 4일 본지에 “이날 오후 2시쯤 신고가 접수됐다”고만 밝혔다. 같은 날 랜초팔로스버디스 지역 한 주택에서는 40대 한인 여성 이모씨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 검시소측 관계자는 “이씨 역시 목을 매 숨졌다”고 밝혔다.   숨진 이씨의 한 지인은 4일 본지에 “(이씨는) 평소 보험 업계에 종사하며 인적 네트워크가 넓고 랜초팔로스버디스 지역에서 잘 알려진 인물”이라며 “지난달 29일 유가족이 귀가했다가 사망한 이씨를 처음 발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 지인은 “이씨가 평소 밝고 쾌활한 성격이었기 때문에 사망 소식이 더욱 충격”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들어 극단적 선택을 한 한인들은 벌써 3명째다. 지난달 4일 몬로비아 지역 사우스 머틀 애비뉴와 레일로드 애비뉴 철길 건널목 인근에서 김성호(49)씨가 철길에 뛰어들어 숨진 채 발견된 바 있다.     한인들의 높은 자살률과 관련, 본지는 최근 USC와 공동 취재 프로젝트를 통해서도 그 심각성을 다룬 바 있다. 연방질병통제센터(CDC), 가주공공보건국 등의 자료에 따르면 가주 지역 한인 자살률(2022년 기준)은 인구 10만명당 12.4명이다. 이는 아시아계 전체 자살률(6.8명)보다 높다.   한인 다수 거주 지역인 LA카운티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LA카운티의 경우 한인 자살률은 인구 10만명 당 12.3명으로 나타났다. LA카운티 지역 아시아계 전체 자살률(6.3명)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정신건강 상담전문가들은 우울증 또는 자살 전조증상을 겪는 당사자는 내면의 아픔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LA지역 김자성 정신과 전문의는 “현재 본인이 처한 힘든 상황을 전문가 등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는 시도가 가장 큰 ‘관문’이자 상황 개선 가능성의 순간”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LA카운티정신건강국과 한인 비영리 단체들은 자살 예방 등을 위해 무료 상담 서비스 및 핫라인을 운영 중이다. 전국 자살방지 핫라인(988)을 비롯한 정신건강국(800-854-7771·한국어 6번), 한인가정상담소(213-389-6755), 이웃케어클리닉(213-235-1210) 한인타운청소년회관(213-365-7400)은 우울증 등은 말 못할 어려움에 처한 이들에게 정신건강 전문가 상담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김경준 기자 kim.kyeongjun1@koreadaily.com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 가주 한인 자살 미국

2024-03-04

"성공 강박 벗어나 미국식 개방적 사고 즐겨야"

한인사회 자살 증가 현상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올바른 대처를 위해서는 구성원의 인식전환과 적극적인 행동변화가 중요하다. LA카운티정신건강국(CDMH) 및 자살예방 활동을 펼치는 여러 정신건강 전문가는 한인들의 인식전환을 당부했다. 무엇보다 죽고 싶다는 생각으로 힘겨울 때 꼭 ‘이야기’를 하라고 강조한다. 이때 주변 관심과 도움의 손길은 한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사실도 명심해야 한다. 가족과 친구가 고립된 상황 속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징후’를 포착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장에서 자살예방 활동을 펼쳐 온 전문가의 조언과 당부를 직접 들어봤다.   솔직한 표현과 적극적인 활동 중요 양두석 가천대 교수   “한국은 물질 우선, 극심한 경쟁, 성공 지상주의, 빈부격차 증가, 체면치레가 팽배해지면서 세계에서 자살률이 가장 높은 나라가 됐습니다. 연예인 자살 등 무분별한 자살보도도 많습니다.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도 한국의 자살 소식을 언론과 소셜미디어로 자주 접합니다. 한인 자살률에 크게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자살예방 활동을 펼치는 양두석(사진) 교수는 미주 한인도 자살을 ‘하나의 해결 수단’으로 여기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양 교수는 “정신적으로 어려움에 처해 희망을 잃은 사람들이 주변이나 관공서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고 스스로 극복하려 노력한다”며 “결국 고독과 외로움이 심해져 우울증이 발생한다. 치료를 받지 않고, 상황이 악화되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한인에게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미국식 여유와 개방적 사고를 즐기라고 제안했다. 중국계와 일본계 등 같은 아시아권 이민자가 개방적이고 솔직한 미국 문화에 적응한 모습을 예로 들었다.     그는 “한인은 낯선 미국사회에서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으로 치열하게 산다. 실패할 경우 더 큰 좌절감과 상대적 박탈감, 심리적 고통과 외로움을 견디지 못해 자포자기 심정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가 많이 발생한다”며 “이민자로서 각자의 생활여건에 만족할 줄 알고, 우울증 증세가 나타나면 치료를 통해 극복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양 교수는 자살 문제는 개인의 문제가 아닌 문화·사회·경제·환경적 요인으로 발생하는 만큼 한인단체, 언론, 정부기관이 각종 정보와 실질적 도움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LA카운티정신건강국 프로그램 등 구체적인 도움방법을 한인에게 지속해서 알려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이 해결방법을 찾는 길을 모색해 달라”고 당부했다.     끙끙 앓던 감정 표현하면 숨통 트여 수잔 정 정신과 전문의   정신과 전문의 수잔 정 박사는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꼭 주변에 마음속 이야기를 해보라”고 당부했다. 죽고 싶은 마음을 가족이나 친구에게 털어놓는 순간 끙끙앓던 감정이 표출된다. 감정은 두뇌 전두엽 영역으로, 입밖으로 표현하는 순간 사고하는 능력이 발현된다고 한다.     정 박사는 “자살은 ‘충동성’이 강하다”며 “이때 혼자서만 해결하고 싶어하면 마음의 병이 깊어지고, 자칫 즉흥적인 자살시도로 이어질 수 있다. 누군가에게 마음속 고민을 이야기하려는 자세가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죽고 싶은 생각 등을 주변에 말할 때는 우선 ‘친근한 상대방’을 찾아야 한다. 정 박사는 “꼭 전문 상담사나 의사일 필요는 없다”면서 “다만 청소년 등 젊은층은 공감 능력이 더 나은 학교 선생님이나 연장자에게 말하는 것이 좋다. 성인일 경우 좋아하는 친구, 교회 목사님, 존경하는 직장 선배 등과 이야기를 나누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이런 ‘대화의 힘’은 문제해결 능력을 키운다고 한다. 자살 고민을 이야기함으로써 대안을 찾아보려는 사유의 힘이 작동하는 것.   정 박사는 경청의 자세도 강조했다. 그는 “누군가 죽고 싶다는 마음을 털어놓으면 ‘좋다 나쁘다’ 판단하지 말고 따뜻하게 들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만약 누군가 자살 방법까지 생각했다고 말할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의 상담 등 즉각적인 도움을 주어야 한다. 정 박사는 “이미 자살 방법 등을 결정하고 준비한 사람은 힘든 결정을 한 뒤로, 오히려 마음이 평안해지는 등 심리상태가 나아지곤 한다. 언제든지 실행에 옮길 수 있기 때문”이라며 “힘들어하던 사람이 갑자기 좋아진 모습일 때는 특히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정 박사는 “우울증이나 정신질환을 창피하게 생각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심한 우울증과 자살 충동 등은 두뇌의 (일시적) 질환으로 적절한 항우울제나 정서 안정제를 복용하고, 상담치료와 병원 입원 등을 통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수잔 정 마음 건강 열린 상담실’이라는 유튜브 채널(www.youtube.com/@dr.susanchung)에서는 우울증, 공황장애, 조울증, 게임중독, 주의산만증 등 한인에게 꼭 필요한 정신건강 정보를 자세히 알 수 있다. 관련기사 "성공 강박 벗어나 미국식 개방적 사고 즐겨야" "죽고 싶다" 고백은 "살려 달라"는 외침 한인 극단선택 비율, 아시안 중 최다…한인 극단 선택 실태·대책① [연도별 한인 극단적 선택 현황 분석] 아시아계의 2배…성공·체면 중시가 문제 키워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미국 성공 한인사회 자살 자살예방 활동 한인 자살률

2024-02-16

노년층 자살 증가…자살률 역대 최고 기록

시니어 자살이 증가하면서 지난해 미국 자살률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9일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인 자살자 수가 4만9000명 이상으로 집계되면서 전국 최다 기록을 세웠다. CDC는 미국의 자살률이 주민 10만명당 14.3명으로, 지난 1941년 이후 볼 수 없었던 수준이라고 심각성을 짚었다.     미국의 자살률은 2018년~2020년 사이 다소 감소했지만, 다시 상승 추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DC는 지난해 미국 자살률의 증가가 노년층 자살의 증가에 크게 경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2022년 사이 자살자 중 25세 미만의 비율은 감소했지만 노인 연령층에서 많이 증가했다. 특히 75세 이상 남성의 자살률(10만 명당 43.7명)은 15~24세 젊은 남성(10만 명당 21.6명)보다 약 두 배가 높았다.     성별에 따라서도 확연한 격차를 보였다. 전체 남성 10만명당 사망자는 23.1명이었지만 여성은 10만명당 5.9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LA카운티 한인 자살률과도 상통한다.       2022년 12월 4일까지 그해 LA카운티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인은 27명으로 집계된 가운데, 10명 중 9명(89%)은 남성이었다. 〈본지 2022년 12월 29일 A-1면〉       또 연령별로 분류했을 때 시니어층인 60대(5명)가 가장 많았고 70대도 4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미국자살예방재단 (AFSP)의 하카비- 프리드먼은 “우울증이 노화의 정상적인 부분이 아니라는 것과 노인들이 이에 대한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며 “노인들은 만성적 질환과 통증, 그리고 난청으로부터 올 수 있는 사회적 고립을 견뎌야 한다. 노인들에게 연결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해 전 세계 다른 여러 국가에서 자살률이 하락한 것과 달리 증가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오피오이드 확산, 경제적 불확실성, 총기에 대한 접근성 등 다양한 요인이 거론되고 있지만, 구체적인 합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사망한 이들의 자살 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조사는 진행되지 않았지만, 총기 관련 자살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2021과 2022년 전체 자살의 55%에 총기가 연루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버드 대학교 및 뉴욕 마운트 시나이 병원의 마르티네즈-알레스 정신의학 박사는 “위기에 처한 이들은 5~10분 비교적 단시간 동안 자살을 시도한다”며 “이는 매우 치명적인 것이 주변에 없다면 사망 위험이 훨씬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장수아 jang.suah@koreadaily.com자살 최고치 노년층 자살 지난해 자살률 사이 자살자

2023-11-29

콜로라도 청소년 자살률이 약 10년만에 최저

   지난해 콜로라도 주내 청소년들의 자살률이 약 10년만에 최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 당국은 통계적으로는 미미한 하락이지만 자살 예방을 위한 노력이 효과가 있음을 보이는 희망적인 결과라고 강조했다. 덴버 abc 뉴스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콜로라도 주공중보건환경국(CDPHE)은 2022년 한해동안 10~18세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은 8.53명으로 파악됐으며 이는 2014년 이후 이 연령대에서 가장 낮은 수치라고 밝혔다. 주정부 보건 지도자들은 이같은 청소년 자살률의 감소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는 않지만, 주정부가 자살 예방을 위해 취하고 있는 다양한 정책과 홍보 캠페인이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자살 예방국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금까지 콜로라도에서는 10~18세 사이 청소년 35명이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CDPHE 자살 예방국(Office of Suicide Prevention)의 레나 헤이만 박사는 “어른들이 젊은이들과 열린 의사소통을 해야 한다. 젊은이의 삶에서 가장 강력한 보호 요소 중 하나는 신뢰할 수 있는 어른이다. 따라서 어른들이 청소년들의 감정, 걱정을 이해하고 무엇이 그들에게 희망을 주는지에 대해 대화를 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성소수계(LGBTQ+) 청소년들이 더 높은 비율로 자살 생각을 경험한다. 어른으로서 우리 젊은이들을 지지하고 그들의 정체성을 지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는 젊은이들의 자살을 예방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하이만은 “자살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극적인 기분 변화를 경험하고 절망감을 표현하며 수면 패턴이 바뀔 수 있다. 누군가에게 자살 생각을 경험하고 있는지 직접 물어보는 것은 결코 잘못된 것이 아니다. 가끔씩 이런 질문을 하는 자체가 누군가의 마음에 자살에 대한 생각을 심어준다는 오해가 있다. 이는 많은 연구 결과, 절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미국에서 콜로라도는 전반적으로 모든 연령층에서 자살률이 가장 높은 곳 중 하나며 역사적인 추세(historical trend)가 돼왔다. 작년 한해 동안 콜로라도에서 자살한 주민수는 총 1,287명에 달했고 올해는 현재까지, 모든 연령대에서 582명이 자살로 사망했다. 콜로라도 주내 전연령대의 자살률은 2017년 이후로 소폭 떨어지고 있다. 주 보건당국과 청소년 단체들은 이러한 감소는 통계적으로 중요하지 않지만 이것이 앞으로 일어날 일들의 긍정적인 징후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한편, 만약 여러분이나 여러분이 아는 누군가가 자살 생각을 경험하고 있다면 비밀이 보장된 그리고 비용도 들지 않는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전국 자살 예방 라이프라인(National Suicide Prevention Lifeline)인 988번으로 전화하면 주 7일, 하루 24시간 내내 훈련된 정신 건강 상담가와 통화할 수 있다. 이은혜 기자콜로라도 청소년 청소년 자살률 자살 예방국 전연령대의 자살률

2023-09-06

[오픈 업] 가족의 불행 ‘극단적 선택’ 막을 방법 있다

1980년 구 소련에서 일어났던 일은 정신과 역사에서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당시 페레스트로이카(개혁)를 선언한 고르바초프 는 알코올 제조와 판매를 엄격하게 규제했다. 이후 자유의 기쁨을 얻고 알코올 소비량은 감소한 소련 국민의 자살률은 1984~1986 사이 40%나 급감하는 변화를 가져왔다. 당시 유럽 22개 국가의 자살률은 3% 수준이었다.  환경의 조절이 인간의 자살 행동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건이다.     세계보건기구의 보고에 의하면 자살은 인간 사망 원인의 15번째다. 저개발 국가에서는 젊은 남성과 시니어 여성의 자살이 많은데 비해 선진국은 중년 남성의 자살이 많다고 한다. 특징적인 것은 세계 어디서나 15-29세 사이 젊은이들의  첫 번째 사망 원인은 교통사고이고 두 번째가 자살이라는 것이다.   자살률은 연간 인구 10만 명당 자살자 숫자로 계산된다. 세계 평균은 11.4명이고, 미국은 12.6명으로 나타났다. 이태리는 10명 이하로 적은 편이다. 반면 한국은 오랫동안 28명( 2007년에 출판된 Comprehensive Textbook of Psychiatry, by Sadock)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다 최근 26명으로 약간 줄어들었으나 아직도 다른 선진국에 비해  두 배가 넘는다.     한국의 높은 자살률도 문제지만 이민자들은 떠나온 조국의 자살률과 비슷한 추세를 보인다는 게 우려되는 부분이다. 최근 남가주 거주 한인들의 자살이 늘었다는 보도를 심각하게 생각하는 이유다. 이민자 커뮤니티는 독신이나 이혼한 사람,실업자,노인,성소수자의 자살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어린 시절의 학대 경험은 세포에 화학적 변화를 일으켜 본래의 유전자가 제대로 나타나는 것을 막는다고 한다. 이로 인해 어린 시절에는 행동 장애, 어른이 되어서는 자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자살의 위험은 개인과 가정에 따라 다르지만 우울증, 양극성이나 불안 장애, 술이나 마약 중독, 조현병, 섭생 및 인격 장애, 과거의 상처,만성 질환, 과도한 스트레스 등은 주의해야 한다.   우울증의 경우 항우울제 약물 치료와 상담치료를 병행하면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양극성 장애는 정서 변화가 심하고 심한 불안증상 때문에 자살 위험이 매우 높다. 게다가 이들은 술이나 마약에 중독된 경우도 많다. 하지만 적절한 약물 치료와 상담을 통해 꾸준하게 치료하면 회복이 가능하다.     정신적 장애가 있는 경우 리티움,항경련제,항정신제 약물 중에서 본인에게 잘맞는 것을 선택해 꾸준히 복용하면서 직업을 유지하고 취미 생활도 즐기는 환자도 많다. 어느 도시에서 상수도 물에 리티움을 섞어 공급했더니 자살이 많이 줄었고 공격적인 범죄도 감소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알코올 중독자 가운데는 잘 생활하는 듯 보이다가 어느날 갑자기 자살을 해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경우가 있다. 이들은 인간 관계에 문제가 생기거나 실직 등 경제적 불안을 경험하는 순간 자신감을 잃고 자살의 위험에 빠지기 때문이다. 이들은 상담과 함께 약물 치료가 중요하다. 과거  그룹 치료 스폰서들은 정신과 약물 치료를 반대했다. 하지만 약물 치료의 효과가 큰 것을 알게 되면서 부터는 달라졌다.     조현병 환자는 5-10%가 자살을 한다. 특히 젊은 사람이 진단을 받게 되면 다가올 인생의 내리막길을 예감, 자살의 위험이 커진다. 필자가 레지덴트 2년차 때 치료했던 젊은 백인 군인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육군에 입대했던 그는 조현병 증상 때문에 전역이 불가피했고 사회 적응을 위한 예비 과정으로 우리 병동에 잠시 머무르고 있었다. 그는 조용하고 침울했던 젊은이였다.   하지만 그는 휴가 차 집에 갔다가 돌아오지 못했다. 가족에 따르면 그는 앞으로의 삶에 대우 매우 걱정했다고 한다. 그를 치료했던 우리는 깊은 상심에 빠졌다. 그는 나의 첫 번째 자살 환자였다.   암이나 중풍,당뇨,간질, 파킨슨씨병, 두뇌나 척추 손상 등의 질환을 갖고 있는 환자도 수면이나 식욕에 변화가 오고 사회적으로 고립됐다고 생각하면 희망을 잃고 자살의 위험에 빠진다. 특히 청소년의 경우 이를 사전에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이들은 그저 “지루하다”는 말을 자주 하거나 방에 틀어박혀서 나오지 않고, 폭식에 하루종일 잠만 자기도 한다. 당연히 성적은 바닥을 친다.   초중고생의 약 12.5%가 정신과적 치료를 필요로 한다는 조사 보고서도 있다. 평소에는 잘 드러나지 않다가 가족의 위기 등  갑자기 혼돈스러운 상황이 되면 자살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정신과적 치료가 필요한 학생들은 학교와의 협력을 통해 학교 생활을 도와주고, 약물 치료, 운동 등 규칙적인 하루 일과를 통해 생활의 리듬을 찾게 해주면 도움이 된다.   수잔 정 / 소아정신과 전문의오픈 업 가족 불행 사람실업자노인성소수자의 자살 명당 자살자 자살 행동

2023-05-09

[오픈 업] 높은 한인 자살률…예방 가능하다

전쟁에 참전했던 정신과 의사, 칼 메닝거 박사는 인간은  죽음에 대해서 다음의 세 가지 욕망을 갖고 있다고 보았다. 첫째 죽고 싶은 욕망, 둘째 죽이고 싶은 욕망, 셋째, 누구인가에 죽임을 당하고 싶은 욕망.   지난달 한인 자살 관련 기사를 읽으며 정신과 의사인 필자는 가슴이 아팠다. 지난해 한인이 LA카운티 전체 자살자의 3.4%나 됐기 때문이다. 더구나 자살한 아시안 이민자의 절반을 한인이 차지했다. 이민자의 자살률도 모국의 자살률을 따른다고 한다. 한인 자살이 많은 것은 한국의 자살률이 최근 20년간 OECD국가 중 가장 높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은 것이다.     미국의 자살학 연구에 의하면, 전 세계 인구 가운데 일생에 한 번이라도 자살을 생각하는 비율은 10~18%고, 그중 3~5%는 실제로 자살을 기도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들 대부분은 우울증이나 조울증 환자였다. 오래전에는 조울증이나 우울증 환자의 15~19%가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고 한다. 그러나 1990년 이후 뇌에 대한 활발한 연구로 뇌전파물질이 발견되고 각종 치료약이 개발되면서 자살률은 10% 이하로 줄었다.       한국은 어떨까? 1976~2004년 사이 발표된 주요 논문에 의하면, 주요 우울증(major depressive disorder) 환자의 13%, 타입1 조울증 환자의 28%, 타입2 조울증 환자의 33%가 심각한 자살 기도를 하거나 자살을 했다고 한다. 타입1 조울증이란 일생에 한번이라도 조증(manic episode), 즉 기분이 좋고 자신감에 차 있으며, 하루에 세시간만 자도 피곤하지 않고, 일이나 취미 활동에 많은 시간을 보내지만, 잘못된 판단 때문에 재산을 탕진하는 등의 상태가 약 일주일간 지속하는 심한 우울증 환자들이다.     타입2 조울증 환자는 일생에 한 번이라도 경조증 (hypomanic episode)을 경험했던 심각한 우울증 환자다. 대부분의 증세는 조증과 비슷하나, 기간이 약 4일간 계속되며 이런 환자들의 경우에는 정서 변화가 심하고,불안감과 분노가 심해 자살 위험은 더욱 크다.     이런 환자들은 절대로 스스로 의사를 찾지 않는다. 하늘에 둥둥 떠 있는 듯한 기분으로 약물도 거부하기 때문에 강제 입원이 필요하다. 필자가 카이저 병원에서 치료했던 한 백인 남성은 한 달에 한 번씩 필자를 찾아올 때마다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었다. 결국 그는 부모님의 재산까지 많이 탕진했다.     이들 환자가 갑자기 우울 상태에 빠지는 경우 과거력이나 가족력을 자세히 알아보지 않으면 주요 우울증과 구별이 어려울 수 있다. 그리고 이들에게 항우울제인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를 쓰는 경우에 간혹 자살 욕구가 더 심해지거나, 분노 감정이 커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들은 정서 안정제인 리튬(Lithium), 간질 치료제( Anticonvulsant), 또는 항정신제 약품에 잘 반응하고, 회복 후에도 지속해서 적은 양을 써 재발을  방지하는 예방 치료법도 사용한다. 미국과 서부의 일부 도시에서 상수도 물에 리튬을 섞은 결과 자살이 줄었다는 보고도 있을 만큼 리튬은 조울증 예방제로 효과가 크다.   그리고 ▶자살 욕구를 말하거나 위협할 때 ▶술이나 마약 사용이 갑자기 늘었을 때 ▶삶의 목적을 잃었거나, 흥미가 없을 때 ▶불안, 초조, 심한 불면증으로 고생할 때 ▶모든 희망을 잃었다고 생각될 때 ▶ 가족, 친구, 사회로부터 완전히 소외됐다고 생각될 때 ▶조절 불가능한 분노나 복수심이 생길 때 ▶분별없는 행동을 할 때 ▶심각한 정서의 변화를 보일 때 등의 위험 신호가 있으면 빨리 전문가에게 도움을 청해야 한다.   우울증이나 조울증은 뇌에서 분비하는 뇌전파 물질의 불균형에서 유래하며, 유전성이 강하다. 정신병은 장기의 병이지 결코 창피한 일이거나 마귀의 장난이 아니다. 한국도 적극적이고 신속한 치료를 통해 자살률 세계 1위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야 한다. 수잔 정 / 소아정신과 전문의오픈 업 자살률 한인 한인 자살 우울증 환자 조울증 환자

2023-01-18

[오픈 업] 높은 한인 자살률…예방 가능하다

전쟁에 참전했던 정신과 의사, 칼 메닝거 박사는 인간은  죽음에 대해서 다음의 세 가지 욕망을 갖고 있다고 보았다. 첫째 죽고 싶은 욕망, 둘째 죽이고 싶은 욕망, 셋째, 누구인가에 죽임을 당하고 싶은 욕망.   지난달 LA중앙일보 1면에 실린 한인 자살 관련 기사를 읽으며 정신과 의사인 필자는 가슴이 아팠다. 지난해 한인이 LA카운티 전체 자살자의 3.4%나 됐기 때문이다. 더구나 자살한 아시안 이민자의 절반을 한인이 차지했다. 이민자의 자살률도 모국의 자살률을 따른다고 한다. 한인 자살이 많은 것은 한국의 자살률이 최근 20년간 OECD국가 중 가장 높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은 것이다.     미국의 자살학 연구에 의하면, 전 세계 인구 가운데 일생에 한 번이라도 자살을 생각하는 비율은 10~18%고, 그중 3~5%는 실제로 자살을 기도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들 대부분은 우울증이나 조울증 환자였다. 오래전에는 조울증이나 우울증 환자의 15~19%가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고 한다. 그러나 1990년 이후 뇌에 대한 활발한 연구로 뇌전파물질이 발견되고 각종 치료약이 개발되면서 자살률은 10% 이하로 줄었다.       한국은 어떨까? 1976~2004년 사이 발표된 주요 논문에 의하면, 주요 우울증(major depressive disorder) 환자의 13%, 타입1 조울증 환자의 28%, 타입2 조울증 환자의 33%가 심각한 자살 기도를 하거나 자살을 했다고 한다. 타입1 조울증이란 일생에 한번이라도 조증(manic episode), 즉 기분이 좋고 자신감에 차 있으며, 하루에 세시간만 자도 피곤하지 않고, 일이나 취미 활동에 많은 시간을 보내지만, 잘못된 판단 때문에 재산을 탕진하는 등의 상태가 약 일주일간 지속하는 심한 우울증 환자들이다.     타입2 조울증 환자는 일생에 한 번이라도 경조증 (hypomanic episode)을 경험했던 심각한 우울증 환자다. 대부분의 증세는 조증과 비슷하나, 기간이 약 4일간 계속되며 이런 환자들의 경우에는 정서 변화가 심하고,불안감과 분노가 심해 자살 위험은 더욱 크다.     이런 환자들은 절대로 스스로 의사를 찾지 않는다. 하늘에 둥둥 떠 있는 듯한 기분으로 약물도 거부하기 때문에 강제 입원이 필요하다. 필자가 카이저 병원에서 치료했던 한 백인 남성은 한 달에 한 번씩 필자를 찾아올 때마다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었다. 결국 그는 부모님의 재산까지 많이 탕진했다.     이들 환자가 갑자기 우울 상태에 빠지는 경우 과거력이나 가족력을 자세히 알아보지 않으면 주요 우울증과 구별이 어려울 수 있다. 그리고 이들에게 항우울제인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를 쓰는 경우에 간혹 자살 욕구가 더 심해지거나, 분노 감정이 커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들은 정서 안정제인 리튬(Lithium), 간질 치료제( Anticonvulsant), 또는 항정신제 약품에 잘 반응하고, 회복 후에도 지속해서 적은 양을 써 재발을  방지하는 예방 치료법도 사용한다. 미국과 서부의 일부 도시에서 상수도 물에 리튬을 섞은 결과 자살이 줄었다는 보고도 있을 만큼 리튬은 조울증 예방제로 효과가 크다.   그리고 ▶자살 욕구를 말하거나 위협할 때 ▶술이나 마약 사용이 갑자기 늘었을 때 ▶삶의 목적을 잃었거나, 흥미가 없을 때 ▶불안, 초조, 심한 불면증으로 고생할 때 ▶모든 희망을 잃었다고 생각될 때 ▶ 가족, 친구, 사회로부터 완전히 소외됐다고 생각될 때 ▶조절 불가능한 분노나 복수심이 생길 때 ▶분별없는 행동을 할 때 ▶심각한 정서의 변화를 보일 때 등의 위험 신호가 있으면 빨리 전문가에게 도움을 청해야 한다.   우울증이나 조울증은 뇌에서 분비하는 뇌전파 물질의 불균형에서 유래하며, 유전성이 강하다. 정신병은 장기의 병이지 결코 창피한 일이거나 마귀의 장난이 아니다. 한국도 적극적이고 신속한 치료를 통해 자살률 세계 1위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야 한다.    수잔 정 / 소아정신과 전문의오픈 업 자살률 한인 한인 자살 우울증 환자 조울증 환자

2023-01-03

LA 한인 자살자 10명 중 9명은 ‘남성’

LA카운티에서 올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한인이 지난해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는 LA카운티 검시국의 2020~2022년 3년간의 자살자 통계 자료를 입수, 한인 주요 성씨와 이름, 인종(Korean)을 토대로 추렸다.     그 결과, 올해 1월 1일~12월 4일까지 한인 27명이 발견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2명)보다 23% 증가한 수치다.   올해 전체 자살자 수는 감소한 반면 한인을 포함한 아시안 자살자의 수는 늘었다.  표참조   같은 기간 LA카운티 전체 자살자 수는 2021년(837명)보다 올해(796명) 5% 줄었다.   반면 아시안은 46명에서 59명으로 28%가 늘었다. 한인도 22명에서 27명으로 23% 증가했다.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과 비교했을 땐 모든 수치는 감소했다. 전체 자살자 수는 2020년 865명에서 올해 8% 줄었고, 아시안은 69명에서 11%, 한인은 32명에서 16% 줄었다.   같은 통계에 따르면 올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한인은 19세부터 93세까지 다양한 연령대로 나타났다.   그중 60대(5명)가 가장 많았고, 20대와 50대, 70대도 각각 4명으로 적지 않았다.     전체 77%가 60대 미만 청·장년층이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의 경우 모든 연령층에서 나왔다.     자살자 중 가장 고령인 홍모(93)씨는 지난 3월 LA의 한 주택에서 목을 매달아 숨진 채 발견됐으며, 앞서 1월에는 19세 남성 신모씨가 패서디나 주택에서 머리에 총격을 가한 뒤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28세 남성 김모씨는 지난 3월 토런스 지역 차 안에서 수면제의 일종인 펜토바르비탈 중독으로 숨졌고, 40세 남성 김모씨도 6월 하시엔다 하이츠 지역 주택서 수면유도제를 과다복용해 목숨을 끊었다.     78세 여성 이모씨는 지난 4월 몬트레이 파크 지역 풀장에서 익사한 채 발견됐으며 7월에는 그리피스 파크에서 65세 남성 오모씨가 스스로 목을 매 질식사했다. 23세 남성 최씨는 9월 LA한인타운 주택 침실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성별로는 여성 3명을 제외한 24명(89%)이 모두 남성이었다.     지역으로 봤을 땐 LA에서 11명(41%)이 집계돼 가장 많았고 그 중 LA한인타운은 4명이었다.     LA카운티검시국은 자살 원인, 동기 등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LA카운티정신건강국(DMH) 정신질환 모바일 대응팀(PMRT) 윤수태 대원은 “자세한 건 데이터를 봐야 알겠지만 팬데믹이 끝나고 학교, 직장으로 복귀하면서 대인관계 어려움 등 새로운 이슈들이 생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정신건강 핫라인 ‘988’이 지난 7월부터 개통되면서 자살 신고에 대한 대응이 빠르고 용이해졌다”다며 정신건강이 문제가 된 응급상황 발생 시 또는 자살 충동을 느낄 때 전화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장수아 기자한인 자살 한인 자살자 자살자 통계자료 아시안 자살자

2022-12-28

[오픈 업] 한국인의 높은 자살률과 ADHD

20여 년 전 미국 의대생이나, 수련의들이 교과서로 쓰는 정신과 책에서 놀라운 내용을 읽은 적이 있다. 각 나라나 민족의 자살률이 다른데, 이민자의 경우 본국의 자살률과 비슷한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었다. 이와 함께 한국의 자살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내용도 있었다.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자살 숫자를 조사한 결과인데, 미국은 10만 명당 12명으로 중간쯤에 속했다. 또 이탈리아나 아일랜드는 10만 명당 10명 정도밖에 안 돼 자살률이 낮았다. 반면 한국은 10만 명당 28명으로 당시 세계에서 가장 높았다. 결국 한인사회의 자살률도 높을 가능성이 크다는 슬픈 결론이 나온다.   정신과 의사에게 가장 가슴 아픈 순간은 치료하던 환자를 잃는 것이다. 자살하는 사람의 약 80%는 과거 정신 질환 병력이 있다고 한다. 우리가 취급하는 많은 정신 질환은 치료가 가능한 것들이다. 그리고 치료가 심리적, 신체적, 사회적 영역에서 함께 행해지는 경우 효과가 크다.   최근 한국 방문에서 한국인의 독서량이 많이 줄었다는 출판사 관계자의 말을 들었다. 바쁜 일상에 각종 스트레스,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한국인의 기저에 있는 주의산만증 증상이 독서를 어렵게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다. ‘주의산만 및 행동항진증상(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A.D.H.D)’ 은 지루하거나 재미없는 상태에선 뇌에서 도파민이라는 화학 물질이 잘 분비되지 않는 질환을 말한다.   따라서 ADHD가 있어도 겉으로는 아무 이상이 없고, 행동도 정상적이고, 지능도 다른 사람들과 다를 것이 없다. 오죽하면 어떤 사회학자는 ‘ADHD는 돈을 벌기 위해 의사들과 제약 회사가 짜고 만들어낸 병’이라는 주장까지 한다.     그런데 이렇게 ‘병 같지도 않아 보이는 병’의 유전인자를 갖고 태어난 사람은 인생이 힘들다. “너 또 숙제 인했어?”, “ 아니, 시험은 잘 봤는데 이름을 안 쓰면 어떻게 해?” “공부 시간에 웬 공상이 그렇게 많아?” 이런 말들을 부모님이나 선생님에게서 매일 듣는 아이는 “왜 나를 미워하지?” 아니면 “나는 왜 이런 바보 일까?” 라고 생각하다가, 결국 자존감이 낮아지게 된다.     이렇게 열등감이 가슴속에 들어앉아 버리는 7~8세 이후에 이 아이는 자신의 고통을 두 가지 반대 방향으로 나타내게 된다. 사춘기에 제압할 수 없을 정도의 호르몬 영향으로 잦은 싸움과 반항적인 행동을 하게 되고 마약(술이나 담배 포함) 등에도 의존하게 된다. 또 불안, 우울증, 자살 충동, 자해 등의 결과도 초래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아이가 어른이 되면 자주 교통 사고를  내고 직장 상사나 동료와의 불화도 잦다.     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예민한 감성을 지녀 변화에 예민하다. 또 의존적 성향이 강하다. 이런 증상이 있으면 부계나 모계 쪽으로 비슷한 증상을 가진 분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분들 가운데는 머리가 좋거나, 사업 능력이 뛰어난 분들도 있지만 많은 경우 화를 참지 못하거나, 폭음을 하기도 한다.     자녀가 주의산만증 증세가 있다며 교사가 정신과 감정을 충고하면 대부분의 부모는 펄펄 뛰며 반대를 한다. “나도 어린 시절에 똑같았는데, 왜 치료를 받아야 하느냐”는 식이다. 하지만 부모는 이미 25세가 넘어 뇌의 전두엽은 충분히 성숙한 반면 , 아이의 전두엽은 아직 미숙해 감정 뇌에서 올라오는 온갖 감정들을 제압하기 어렵다.     아이의 주의 산만증을 치료하는 것은 아이를 바꾸는 것이 아니다. 필요한 도파민을 필요한 제때에 주입해 줌으로써 일상생활을 도와 “나는 괜찮은 사람이야”하는 자신감을 넣어주는 것이다.     이 질환은 아이나 부모의 잘못이 아니다. 그러니 아이를 야단치고, 벌을 줘봐야 큰 도움이 안 된다. 자신의 잘못으로부터 배우는 능력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칭찬이나, 상은 큰 효과를 보인다. 칭찬을 듣거나 사랑을 느낄 때는 많은 도파민이 나오기 때문이다.   적절한 ADHD치료를 받지 못한 채 어른이 되면 세상을 원망하고, 자신을 혐오하기 쉽다. 또 술과 도박, 마약 등에 의존하다 충동적으로 삶을 마감하는 경우도 많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사는 것이 힘들 때는 다른 사람과 의논하고, 도움을 받는 습관을 길러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태어나는 아이들의 약 13% 가량이 주의 산만 및 행동 항진 증세가 있다고 한다. (연대 의대 소아정신과 의사의 2022년도 소견) 이를 적절하게 치료하지 않는 한 , 한국의 자살률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본다. 이는 미주 한인들과도 관계가 있는 내용이다. 낯선 외국 땅에서 제 손으로 자신을 파괴하는 슬픈 사건들이 지속할까 우려된다. 수잔 정 / 소아정신과 전문의오픈 업 한국인 자살률 정신과 의사 주의산만증 증상 명당 자살

2022-12-06

가주 젊은층 4명중 3명 정신불안…우울증(50%)·자살 생각

가주의 젊은 층 4명 중 3명이 정신 불안 증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선재단인 ‘캘리포니아 엔도우먼트(CE)’가 지난 9~18일 18~24세 8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75%가 지난 1년 동안 불안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또 그중 50% 이상은 우울증 경험했고, 31%는 자살 생각을 해봤으며, 16%는 자해를 시도한 적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정신 건강 설문조사에서 응답자들은 버거운 감정(77%), 불안(76%), 과도한 걱정(70%), 집중 장애(68%), 고독(67%) 등을 느끼는 비중이 크게 나타났다. 이외에 우울(54%), 자살 생각(31%), 자해(16%) 등도 많았다.     또 미래에 대한 감정 질문에서는 불확실(57%)과 걱정(43%)이 가장 많았고, 이어 좌절(20%), 절망(18%) 등이 드러났다.     반면 낙관(27%)과 동기부여(14%), 설렘(10%) 등 긍정적인 답변도 나왔지만, 부정적인 비율에 비해 현저히 낮게 평가됐다.   응답자들은 정신 건강뿐 아니라 생활비용, 대학 학자금 부담 및 직업과 마약 등이 자신들의 심각한 스트레스의 원인이라고 꼽았다. 실제로 응답자 중 86%가량이 주거비용을, 75% 이상이 대학 등록금 및 마약과 알코올 남용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답했다.   더불어 51%의 응답자는 비싼 비용 부담으로 제대로 된 정신 상담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실제 정신 상담 전문가를 찾은 응답자는 10명 중 4명에 그쳤다.   한편, 지난 8월 19일 개빈 뉴섬 주지사는 젊은 층의 정신 건강 개선을 위해 47억 달러의 보조금을 지원했다고 발표했다. 김예진 기자정신불안 젊은층 자살 생각 정신 건강 정신 상담

2022-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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