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김인호의 아웃도어 라이프] 소금과 모래가 만든 극한의 아름다움…데스밸리

캘리포니아는 따뜻한 기후와 밝은 햇살 그리고 아름다운 해변이 있는 곳으로 알려졌지만 높은 산들도 많고 사막지형도 있다. 뚜렷하지 않은 것 같지만, 사계절이 있어 뜨거운 여름과 눈이 쌓이는 겨울이 공존한다.     캘리포니아도 눈이 내리기 시작하면  도로 사정이 나빠져 일부 산간도로를 닫히거나 공원도 입장을 금한다. 스키를 타거나 겨울 스포츠를 위한 여행이 아니라면 따스한 남쪽으로 여행하는 게 좋다.LA를 중심으로 캘리포니아와 서부를 포함하는 겨울에 다녀오기 좋은 장소들을 다음처럼 골라 보았다.   ▶데스밸리 국립공원   데스밸리는 국내에서 가장 뜨겁고 메마른 지역이라고 알려진 곳이라서 여름보다 겨울에 가는 게 좋다. 겨울에는 청명한 하늘에 상쾌한 공기가 감도는 곳으로 끝없이 펼쳐지는 신비로운 색채의 바위산과 계곡이 정말 미지의 세계로 방문객을 인도하는 것 같다.   황량해 보이는 광야와 모래언덕이 있지만, 그 가운데서 근 1만년을 살아온 원주민들의 흔적과 개척시대를 거치면서 이곳에 살던 유럽 이민자들의 발자취를 살펴볼 수 있다. 워낙 넓은 지역이어서 숙박지와 방문 장소를 미리 계획하고 자동차도 미리 점검하는 게 좋다. 호텔이나 모텔 및 캠핑장도 예약해야 한다. 단지 퍼니스크릭에있는 선셋 캠핑장은 워낙 넓어서 예약이 없어도 하룻밤 지낼 수 있다. 정 갈 데가 없다면 선셋 캠핑장 기억하면 된다.   데스밸리에서 꼭 봐야 하는 곳은 국내에서 가장 낮은 지점인 배드워터와 금빛으로 계곡이 물든 골든 캐년, 총천연색 파스텔 색채로 덮인 아티스트 팔레트, 신비한 지형의 자브리스키 포인트, 끝없이 펼쳐지는 소금밭을 내려다보는 단테스 뷰, 그리고 퍼니스크릭에 있는 보렉스박물관 등을 둘러 보면 좋다.   만약 사륜구동 자동차를 가지고 어드벤처 여행을 원한다면 바위들이 저절로 돌아다니는 레이스 트랙, 수억 년의 비경이 담긴 계곡 타이투스캐년, 스스로 노래하는 유레카 모래 언덕 등을 여행해 볼 수 있다.     주로 15번 프리웨이 선상에 베이커에서 들어가거나 395번 선상의 릿지크레스트를 지나는 178번 도로를 통해 들어간다. LA에서는 약 5시간 운전 거리이고 최소 2박 3일 일정으로 둘러보면 좋다.   ▶조슈아 트리 국립공원   LA에서 3시간 운전 거리인 조슈아 트리 국립공원은 겨울에 방문하기에 참 좋은 곳이다. 여름철에는 엄청 더운 곳이지만 겨울은 낮 기온이 60~70도 정도로 활동하기에 아주 좋고 맑고 청량한 공기가 흐르는 곳이다.   공원은 멋지게 늘어선 조슈아 트리와 바위무더기 사이로 하이킹하거나 캠핑을 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공원에는 9개의 캠핑장이 있으며 예약이 되는 데가 있고 선착순도 있는데 겨울철 주말에는 거의 빈자리가 없다. 공원밖에 모텔들이 있지만 좋은 호텔을 사용하려면 약 1시간 운전 거리인 팜스프링스에서 묵어도 좋다.   이곳은 남부 캘리포니아에서만 자라는 조슈아 나무들의 군락지인데 옛적 몰몬 개척자들이 이곳을 지나면서 하늘을 향해 손을 뻗은 나무의 모습이 선지자 조슈아 같다고 조슈아 트리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공원 내에는 여러 가지 둘러볼 장소들이 많은데 숨은 밸리와 바커댐이 특히 유명하다. LA에서는 거리가 머지않아 주말을 이용하여 다녀올 수도 있다.     ▶요세미티 국립공원   겨울철에 요세미티 국립 공원을 방문하는 것에는 확연한 장단점이 있다. 좋은 점으로는 일단 방문객들이 적기 때문에 숙박시설을 예약할 때 비교적 쉽게 얻을 수 있고 넉넉하게 요세미티 밸리를 둘러 볼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여름철에 메말랐던 많은 폭포에 물이 흐르기 시작해서 운치가 있다. 무엇보다 여름철에 바짝 말랐던미러 레이크에 물이 차기 때문에 아름다운 미러 레이크를 둘러 볼 수 있다.     단점으로는 글래시어 포인트와 투알로미 메도우로 올라가는 도로가 막혀서 그쪽은 둘러 볼 수 없다.     ▶앨라배마힐스와 마운틴 휘트니   395번 도로를 북상하여 소도시 론파인에서 만나는 앨라배마힐스는 거대하면서도 까칠한 바위 무더기들의 집합소인데 다른 혹성에 온 분위기이다.     이곳은 수백편의 서부영화와 공상 과학영화들이 촬영된 할리우드 영화의 야외 세트장으로 유명하다. 론파인 시내의 영화 박물관을 들르면 이곳에서 촬영된 영화들에 대해 좀 더 자세하고 흥미로운 내용을 알 수 있다. 재밌고 신기하게 생긴난 바위들이 많아 짧게 하이킹을 하기에도 좋고 미국 본토에서 제일 높은 산인 마운틴 휘트니를 배경으로 멋진 사진들을 많이 찍어 볼 수 있다.     앨라배마힐스를둘러본 후 만약 도로 상태가 괜찮고 안전하면 마운틴 휘트니 등산로를 따라 론 파인 호수까지 다녀오는 것도 추천한다. 왕복 6마일의 론 파인 호수까지는 퍼밋이 필요하지 않고 미국 최고봉의 일부를 산행해보는 좋은 경험이 된다. 하지만 눈이 쌓여있다면 등산은 하지 않는 게 좋다.     론파인 마을에 숙박시설들이 있다. 바람이 많이 불고 춥기 때문에 론파인 인근에서 캠핑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빅서-몬터레이   서부 해안도로인 1번 퍼시픽 코스트 하이웨이를 따라 빅서를 다녀오는 여행은 봄 여름이 제격이다. 하지만 겨울철에 다녀오는 것도 나쁘지 않은데 제일 먼저 방문자들이 적어 호텔이나 캠핑장 예약이 쉽고 좀 더 여유롭게 다닐 수 있기 때문이다.     LA에서 올라가면 약 3시간 30분 운전 거리인 모로베이에서부터 아름다운 바닷가 풍경이 시작되는데 모로베이 시내에서 시푸드를 즐기면서 쇼핑을 해도 좋고 몬태나 데 오로 주립공원을 방문해 바닷가를 걸어도 좋다.     모로베이나 위편에 있는 아름다운 마을 캠브리아에서 하룻밤을 묵고 다음 날빅서로 진입하면서 멕웨이 폭포, 파이퍼 비치, 앤드류 모레라 비치, 가라파타 비치 등을 둘러 보면서 빅서 여행을 할 수 있다.   겨울 바다를 좋아한다면 둘째 날은 몬터레이에서 묵고 다음 날 17마일을 둘러보면서 노도처럼 밀려드는 거친 겨울 바다를 만끽할 수 있다.       중간에 캠핑할 예정이라면 플라스켓크릭 캠핑장이나 샌시메온크릭 캠핑장이 좀 여유가 있다. 저렴한 숙박장소로는 샌 시메온에비싸지 않은 모텔이 많이 있다. 2025년 현재 빅서인근의 1번 도로가 복구공사 중이어서 통과 가능 여부를 미리 확인해야 한다.     빅서와 몬터레이를 구경한 후 좀 더 올라가 샌프란시스코를 여행할 수도 있고 101 프리웨이를 통해 LA로 귀환할 수 있다.     ▶안자 보레고 사막 주립공원   언뜻 봐서는 삭막해 보이는 곳이지만 겨울에는 청량한 공기 속에 무언가 모를 영성이 흐르는 곳이다. 예수님이 광야에서 40일간 수행을 하실 때 그 분위기가 이렇지 않았을까 생각나게 하는 곳이다.     60만 에이커가 넘는 광대한 지역에 기기묘묘한 지형과 슬롯캐년들이 숨어있다. 하이킹하거나 캠핑을 하기에도 좋고 오프로드 자동차를 즐길 수 있는 지역도 있다.     배드랜드로 알려진 폰츠 포인트, 좁은 슬롯 캐년이있는 칼사이트 마인, 긴 슬롯 캐년인 더 슬롯 캐년, 호박처럼 자라나는 바위들의 펌킨 패치, 자연 오아시스 모테로 팜스 등 복잡한 도심을 벗어나 광야에서 즐길 수 있는 나만의 장소들이 많다.     또한 보레고 스프링스 타운에는 작은 식당들이 있고 금속으로 만든 동물 형상의 조각상들이 많이 전시되어 색다른 먹거리와 볼거리를 제공한다.   여러 곳의 캠핑장이 있으나 보레고 팜 캐년 캠핑장과 온천이 있는 아구칼리엔테 캠핑장이 유명하다.     LA에서는 약 3시간 운전 거리이며 가는 도중에 와이너리가있는 테메큘라나 사과의 도시 줄리안을 거쳐 가면서 샌디에이고 내륙지역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다.     ▶샌디에이고   LA에서 2시간 운전 거리인 샌디에이고는 현대적인 대도시이지만 아름다운 해변과 도시경관에 더해 잘 보존된 전통적 타운도 공존한다.     미드웨이 항공모함 관광이나 1915년 만국 박람회가 열린 발보아 팍, 샌디에이고 동물원, 세계적인 해양 놀이공원 씨월드(Sea World) 등 볼거리가 너무 많아 하루 이틀에는 도저히 관광을 마칠 수는 없다.     좀 더 여유로운 장소로 코로나도 해변을 거닐거나 올드타운에서 쇼핑과 맛난 멕시칸 음식을 맛보는 것도 좋다.   ▶서부의 자연 명소들   캘리포니아를 조금 벗어나 네바다 애리조나 뉴멕시코도 좋은 겨울 여행지가 될 수 있다. 네바다에는 라스베이거스와 후버댐 불의 계곡이 좋고 애리조나에는 그랜드캐년, 사와로 국립공원, 치리카와 내셔널 모뉴먼트가 있다. 뉴멕시코도 화이트 샌드라든지 칼스배드동굴 등 볼거리가 많다.     겨울에 여행할 계획이라면 기온과 날씨를 반드시 점검하시고 자동차도 미리 손을 보는 게 좋다.     큰마음 먹고 자녀들과 함께 넓은 도로를 따라 미국 서부의 대자연을 접하고 내가 사는 미국 땅과 친밀감을 더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김인호   지난 20년간 미주 중앙일보에 산행 및 여행 칼럼을 기고하였으며 유튜브 채널 '김인호 여행작가'를 운영하고있다.김인호의 아웃도어 라이프 데스밸리 아름다움 데스밸리 국립공원 요세미티 국립공원 선셋 캠핑장

2025-01-30

[문화산책] K-아트 국제 경쟁력의 근본

“지금 시각은 오후 1시 이쪽저쪽입니다.”   예전에 국악방송의 한 진행자가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시보를 이런 식으로 알렸다고 한다. 참 신선하고,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준다. 그 방송을 직접 듣지는 못했고, 책에서 읽었는데도 참신한 느낌이었다.     아나운서가 아무리 정확하게 한다 해도, 알리는 순간에 시간은 흘러가기 때문에 정확한 시간을 알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니 이쪽저쪽이라고 말하는 것이 옳다는 이야기다.   이쪽저쪽이라는 표현 참 여유롭고 정겹다. 국악인의 표현답다. ‘이쪽저쪽’은 한국 문화의 미학적 특성을 잘 말해준다. 우리 문화 예술은 빈틈없는 정확성보다는 소박하고 느슨하지만 넉넉하고 여유로운 인간미를 본질로 한다. 어딘지 엉성해 보이는 어수룩함이 주는 멋….   한국미의 특성을 한마디로 말하기는 어렵다. 여러 선학께서 노력하셨음에도 명확하게 규정하지는 못했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매력이 그만큼 많다는 이야기다. 멀리서 보면 엄청나게 빛나는 아름다움이 보이는데, 막상 그 실체를 분명히 알려고 가까이 가서 보면 아무것도 없는 것 같은 묘한 매력….   한국미술을 사랑한 것으로 유명한 야나기 무네요시는 자연미, 곡선미 등에 주목하며, 한(恨)을 한국미의 뼈대로 파악했다. 한국미술사 연구의 기초를 세운 우현 고유섭 선생은 한국미의 특징을 구수한 큰 맛, 고수한 작은 맛, 무기교의 기교, 무계획의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제자 최순우 선생은 익살의 아름다움, 은근의 아름다움, 순리의 아름다움, 백색의 아름다움, 추상의 아름다움에 주목했다.   새삼스레 한국적 아름다움의 빼어난 특징을 살피려 애쓰는 까닭은 한국 예술, 특히 미술의 세계무대 진출에 올바르고 효과적인 길을 찾고 싶기 때문이다. K-아트가 큰 주목을 받고 있고, 한국이 세계 미술시장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는데, 막상 우리가 당당하게 내보일 것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언제까지 단색화를 들이댈 것인가? 이것은 미주 한인 작가들에게도 절실한 주제일 것이다. 무엇이 우리의 경쟁력일까?   내가 믿는 대답은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라는 것이다. 오랜 세월 면면히 이어져 내려온 한국미의 정신과 기법을 오늘의 아름다움으로 자랑스럽게 재창조하는 일, 그래서 자꾸 옛것을 되살피며 한국인의 마음을 찾아 되살리려 애쓰는 것이다.   그림의 여백이 주는 깊은 울림, 백자의 어수룩한 아름다움, 되바라지지 않고 자연스러운 멋, 선비의 품격과 여유, 소리의 엇박자, 말없이 할 말 다하는 능청, 빈틈, 파격, 익살, 숭늉 같은 구수함, 온돌의 착한 따스함, 은근과 끈기….   구체적으로 조형적 측면을 말하자면, 물론 개인적 소견이지만, 한국인 특유의 정신세계 바탕 위에 한지나 먹과 붓 등의 멋을 살린 한국적 조형언어는 우리만의 아름다움과 힘을 표현하는 강력한 수단이 될 것으로 믿는다. 수묵화나 서예의 멋, 선비정신과 풍류, 흥과 신명 같은 정서의 현대적 해석과 재창조 작업, 이응노, 김환기, 이우환, 윤형근, 이강소, 오수환, 박대성 등 여러 작가가 이미 성공적 사례를 남겼다. 이런 작업에 전념하는 젊은 작가들도 많아서 기대를 모으고 있고, 남가주의 한인 작가 중에도 기대주가 여러 명 있어서 희망적이다.   중요한 것은, 이런 작업이 갑작스레 되는 것도 아니고, 억지로 되는 것도 아니라는 점이다. 시간이 필요하고 은근과 끈기가 필요하다.     우리가 겪어온 벼락치기 현대화, 서구화의 찌꺼기가 그렇게 쉽게 벗겨지는 것이 아니니…. 장소현 / 미술평론가·시인문화산책 경쟁력 아트 한국적 아름다움 한국미술사 연구 아름다움 추상

2024-03-07

한국 아름다움에 매료된 미국 미술관…구겐하임 등 5곳 잇단 특별전

전국 주요 도시의 내로라하는 유명 미술관들이 한국 미술의 창의성과 아름다움에 빠졌다.     뉴욕타임스는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과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필라델피아 미술관 등 최소한 5곳의 대형 미술관에서 한국 미술을 조명하는 특별전이 진행된다고 20일 보도했다. 〈표 참조〉   미술관들은 고려 전기인 12세기의 석조 미술품, 조선시대 분청사기를 비롯해 현대 한국미술의 파격적인 실험작품까지 조명한다. 이미 지난달 특별전을 시작한 경우부터 길게는 내년 10월까지 이어지는 전시회도 있다.   한국 미술 특별전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곳은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이곳은 지난달부터 ‘1960~70년대 한국 실험 미술 특별전’을 시작했다. 내년 1월까지 한국 현대미술의 다양한 작품을 전시하며 원로 작가 성능경, 김구림도 초청한다. 한국 국립현대미술관은 구겐하임 미술관 측과 공동 기획했다고 전했다.        이곳에서는 1970년대 한국 실험 미술을 이끈 선구자로 꼽히는 이건용(81) 작가가 자신의 대표 행위예술 작품인 ‘달팽이 걸음’ 특별전을 선보이기도 했다. 행사 당일 관객 100여 명은 5층 전시실을 가득 채우고 이 작가의 행위예술을 지켜봤다.     오늘(21일)부터 내년 2월 11일까지 필라델피아 미술관에서는 북미 최대규모의 ‘1989년 이후 한국 현대미술전’이 열린다. 이번 특별전은 1996년부터 미국에서 큐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우현수 소장품 담당부관장이 기획했다.   우 부관장은 한국 미술을 바라보는 미국 미술계의 관심이 뜨겁다고 전했다. 그는 “영화 ‘기생충’과 ‘미나리’가 아카데미 상을 받고 BTS와 블랙핑크가 인기를 끌면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엄청나게 커졌다. 코로나19로 개막이 미뤄졌지만, 굉장히 좋은 시기에 전시회가 열린다”고 말했다.     필라델피아 미술관 한국 특별전은 김주리 작가의 ‘소실되는 풍경 2023’을 포함해 신미경, 정연두, 함경아 등 작가 28명이 1989년 이후 한국에서 전개된 현대미술을 소개한다. 특히 뉴욕타임스는 신미경 작가가 선보이는 대형 비누를 깎아 만든 조각상에 주목했다.     이밖에 28일부터 내년 3월 3일까지 샌디에이고 아트뮤지엄에서는 ‘색채 속의 한국’ 특별전이 열린다. 박물관 측은 1392~1910년 조선시대 전통이 담긴 미술품, 현대 작가들이 고전미술을 재해석한 작품을 소개한다고 전했다. 국립현대미술관도 특별전 기간 '생의 찬미'를 기획했다고 전했다.    11월 7일부터 내년 10월 20일까지 뉴욕 메트로폴리탄 아트뮤지엄에서도 ‘한국 미술전’이 열린다. 뮤지엄 측은 한국관 갤러리 25주년을 맞아 소장품 등을 선보인다고 전했다.     또 12월 3일부터는 덴버 아트뮤지엄이 ‘한국 분청사기 도자기전’을 선보인다. 한국 국립중앙박물관은 조선시대 코끼리 모양 제기, 물고기 무늬병, 손잡이 달린 잔 등을 미국에 보낸다.     특히 뉴욕타임스는 대형 미술관의 한국 특별전은 한국의 ‘여성 파워’를 보여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신문은 특별전을 기획한 사람과 작품을 소개하는 작가 대부분 한국에서 태어난 여성 또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한인 여성 큐레이터라며 진취적인 모습을 높게 평가했다.     김형재 기자 [email protected]미국 아름다움 필라델피아 미술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한국 현대미술

2023-10-20

[중앙일보 문화센터 아트 미술] "미술은 거창하지 않아요"

"미술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행위입니다. 그림 그리기에 집중하는 순간 걱정거리와 스트레스를 다 잊을 수 있어요. 정신건강에 참 좋습니다."   중앙일보 문화센터 '아트 미술'은 매번 수강생이 즐겨 찾는 인기 강좌다. 미술 하면 어렵게 느껴지고 배우기 주저하던 수강생들은 어느새 그림 그리기 매력에 푹 빠진다. 아트 미술은 '나만의 개성과 낭만을 표현해 보세요!'를 주제로 한다. 미술은 개인의 생각과 상상을 표현하는 예술 영역으로 정답은 없다고 한다.   수강생은 드로잉 파스텔 아크릴 수채화 유화 초상화 풍경화 정물화 등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다. 수강생은 그림 그리기를 배우는 과정에서 숨어 있던 재능을 발견할 때도 많다고 한다.   LA 강좌는 안미경(사진)씨 OC강좌는 현정숙씨가 맡는다. 안 강사는 콜로라도 아트 페스티벌 등 다수 초대전에 참가했다. 16회 미국 인상파 화가 협회장상도 받았다. 서양학과를 전공한 현씨는 18회 이상 개인전을 진행했다.   안 강사는 "미술은 거창한 도전이 아니다"라며 "어릴 적 화가를 꿈꿨거나 그림을 좋아하는 모든 분이 강좌를 들을 수 있다. 특별한 재능이나 기술도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안 강사는 "처음 배우는 분들은 선 긋기 동그라미 그리기 세모 그리기 등 데생 기초부터 배운다"며 "단계적으로 미술을 배울 수 있지만 자신만의 그림 그리기에 바로 도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트 미술은 주 1회 4주 과정이다. 안미경 강사는 "그림도 운동과 똑같다. 특정 시간에 집중해서 연습하면 실력을 키우고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안 강사는 9월 4일까지 라구나비치 라구나 플레인 에어 페인터(LPAPA)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다.    ▶문의: (213)368-2545 김형재 기자 [email protected]중앙일보 문화센터 아름다움 미술 아트 미술 콜로라도 아트 안미경 강사

2023-08-24

US아주투어, 지구 반대편 그 섬에 가고 싶다 '뉴질랜드'

남태평양에 위치한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2023 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이 한창이다. 미국은 온 대륙이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반면 월드컵 게임이 벌어지는 뉴질랜드 그라운드의 관중들은 두툼한 외투 차림 일색이다.     이번 여자 월드컵은 호주와 뉴질랜드의 9개 도시에서 치러진다. 특히 뉴질랜드에서는 4곳의 도시에서 경기가 열린다. 오클랜드의 이든 파크 웰링턴의 웰링턴 리저널 스타디움 해밀턴 와이카토 스타디움 그리고 더니든의 포사이스 바 스타디움이다.   뉴질랜드의 8월과 9월은 봄과 초여름 날씨다. 평균기온이 섭씨 10도에서 16도 사이로 축구 경기가 열리기에 최상의 조건이다. 여행하기에도 더할 나위 없는 날씨다. 코끝을 살며시 자극하는 뉴질랜드의 밤공기는 상쾌하기 그지없다. 지구 반대쪽 뉴질랜드로 더위를 피해 날아가 볼까?     뉴질랜드는 2개의 섬이 남북으로 공존한다. 북섬의 관문은 '항해의 도시' 오클랜드. 미션베이는 여행객들에게 편안한 휴식처를 제공하며 지열지대인 로토루아에서는 화산활동을 보기가 너무나도 쉽다. 펄펄 끓어오르는 머드풀을 지나면 어느새 폴리네시안 온천의 휴식이 우리를 반긴다. 반딧불의 은하수가 반사된 석순과 종유석이 또 다른 세계를 열어주는 와이토모 동굴은 세계 7대 불가사의의 하나이기도 하다.     또한 아그로돔 목장은 온 가족이 함께 즐기고 체험할 수 있는 세계적인 양 목장이다. 350에이커에 달하는 대초원에서 직접 양과 어울릴 수 있다. 영화 '반지의 제왕'과 '호빗'의 촬영지인 푸른 초목의 레드우드는 영화 속 명장면의 생동감을 그대로 전달해 준다. 유유히 흐르는 와이카토 강과 비옥한 레드우드는 뉴질랜드 아름다움의 원천으로 그야말로 자연이 살아 있는 곳이다.   남섬의 자연 풍광에는 전 세계 어디에서도 비할 데 없는 순수함이 베어 있다. 아름다운 호반의 도시 퀸즈타운은 다양한 액티비티로 여행객들을 유혹한다. 번지점프에 몸을 맡긴 채 공중으로 날아오르는 등골 오싹한 짜릿함을 잊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피오르드에서 삼림이 울창한 우림과 빙하 계곡 시원한 폭포수가 그려지는 밀포드 사운드는 1만 2000년 전 빙하에서 만들어져 현재까지 여행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2011년 대지진의 상처를 입은 크라이스처치는 타우포 호수를 낀 매켄지컨트리부터 멀리 북쪽 카이코우라까지 아우른다. 광활한 평야에서 고산준령까지 해안에서 빙하 호수까지 지구상의 생명력이 모두 어우러진 그곳이 바로 캔터베리 지역이다.   'US아주투어'는 오는 10월 2일 피지 호주 뉴질랜드 남북섬으로 12박 13일 일정의 남태평양 패키지를 떠난다. 가격은 정가 4998달러+항공에서 20% 할인된 3999달러+항공이며 선착순 모집한다.   ▶문의: (213)388-4000 뉴질랜드 반대편 호주 뉴질랜드 뉴질랜드 여자 뉴질랜드 아름다움

2023-08-13

[아메리카 편지] 아름다움이 ‘계산’ 될까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이 만든 조각상이 스웨덴에서 전시되고 있다는 뉴스를 보았다. 미켈란젤로·로댕·케테 콜비츠·다카무라 코타로·오거스타 세비지. 이 다섯 명의 유명한 조각가들의 스타일을 AI에게 학습시켜 그중 가장 바람직한 특징을 복합해 만들어낸 작품이라 한다. 사람 모양의 중성적인 모습을 한 이 조각상은 스테인리스 스틸로 조각했다는 것 외에는 별로 특별한 것이 없어 심심하기 그지없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나는 앞으로 인류의 미적 감각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의문이 생긴다.   서양 예술사의 근본을 이루는 미의 사상은 고대 그리스에서 비롯된다. 기원전 5세기 중반 조각가 폴리클레이토스는 그의 대표작 ‘도리포로스(Doryphoros, 창을 든 자)’로 그리스 미의 철학을 집대성했다. 그리고 이 동상을 사례로 들어 『카논(Canon)』을 집필했다. 가장 이상적인 남성의 신체 비율을 모든 인체 부위별로 상세하게 적어 놓은 설명서다. 현대 용어로 ‘카논’이라는 말이 ‘규범’이라는 뜻으로 쓰이는 것도 바로 폴리클레이토스가 쓴 이 책에서 비롯됐다. 역사적으로 가장 유명한 남성상, 그 멋진 ‘콘트라포스토(한쪽 다리에 체중을 싣고 상체를 살짝 비튼 자세)’로 삐딱하게 서 있는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도 실은 폴리클레이토스의 카논을 따라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이렇듯 서양의 미 개념은 극히 수학적이다. 로마 시대의 유명한 의학자이자 철학자인 갈레노스가 설명하기를 가장 아름다운 이미지는 항상 각 대상의 수학적 평균을 내어 만들어진다고 한다. 플라톤 또한 이데아론에서 아름다운 수학적 비율을 찬양하고 그것을 도덕성과 관련지어 윤리학을 만들었다. 이러한 그리스의 미학적인 바탕이 바로 최근 AI 아트의 본질이다. 그리고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하지만 기운생동(氣韻生動)을 높이 사는 동양의 심미적 감각에는 결코 위대한 진로가 아닐 것이다. 김승중 / 고고학자·토론토대 교수아메리카 편지 아름다움 계산 중반 조각가 수학적 비율 고대 그리스

2023-06-09

[아메리카 편지] 아름다움이 ‘계산’ 될까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이 만든 조각상이 스웨덴에서 전시되고 있다는 뉴스를 보았다. 미켈란젤로·로댕·케테 콜비츠·다카무라 코타로·오거스타 세비지. 이 다섯 명의 유명한 조각가들의 스타일을 AI에게 학습시켜 그중 가장 바람직한 특징을 복합해 만들어낸 작품이라 한다. 사람 모양의 중성적인 모습을 한 이 조각상은 스테인리스 스틸로 조각했다는 것 외에는 별로 특별한 것이 없어 심심하기 그지없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나는 앞으로 인류의 미적 감각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의문이 생긴다.   서양 예술사의 근본을 이루는 미의 사상은 고대 그리스에서 비롯된다. 기원전 5세기 중반 조각가 폴리클레이토스는 그의 대표작 ‘도리포로스(Doryphoros, 창을 든 자)’로 그리스 미의 철학을 집대성했다. 그리고 이 동상을 사례로 들어 『카논(Canon)』을 집필했다. 가장 이상적인 남성의 신체 비율을 모든 인체 부위별로 상세하게 적어 놓은 설명서다. 현대 용어로 ‘카논’이라는 말이 ‘규범’이라는 뜻으로 쓰이는 것도 바로 폴리클레이토스가 쓴 이 책에서 비롯됐다. 역사적으로 가장 유명한 남성상, 그 멋진 ‘콘트라포스토(한쪽 다리에 체중을 싣고 상체를 살짝 비튼 자세)’로 삐딱하게 서 있는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도 실은 폴리클레이토스의 카논을 따라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이렇듯 서양의 미 개념은 극히 수학적이다. 로마 시대의 유명한 의학자이자 철학자인 갈레노스가 설명하기를 가장 아름다운 이미지는 항상 각 대상의 수학적 평균을 내어 만들어진다고 한다. 플라톤 또한 이데아론에서 아름다운 수학적 비율을 찬양하고 그것을 도덕성과 관련지어 윤리학을 만들었다. 이러한 그리스의 미학적인 바탕이 바로 최근 AI 아트의 본질이다. 그리고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하지만 기운생동(氣韻生動)을 높이 사는 동양의 심미적 감각에는 결코 위대한 진로가 아닐 것이다. 김승중 / 고고학자·토론토대 교수아메리카 편지 아름다움 계산 중반 조각가 수학적 비율 고대 그리스

2023-06-05

작가의 개성이 창조한 ‘봄의 아름다움’

봄의 아름다움을 다양한 색채와 기법으로 표현한 전시회가 열린다.     LA다운타운에 위치한 페이스 에이 갤러리(디렉터 지현)는 오는 11일부터 30일까지 ‘봄빛 속에서’ 전시회를 개최한다.     페이스 에이 갤러리는 “봄을 맞이하는 시점에 작가들이 생각하는 봄에 대한 개인적인 기쁨과 즐거움을 작가 개성으로 표현한 전시회를 기획했다”며 “미니멀, 구상, 추상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 25점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회 참여 작가는 공경연, 김경애, 다니 김, 배정연, 정은실, 지현 등 6명이다.     미니멀 계열의 작품을 선보이는 정은실 작가는 추상 회화로 색채의 근원적 탐구에 대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서 갚고 부드러운 한지를 사용해 봄을 표현한 다양한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지현 페이스 에이 갤러리 디렉터는 “6명의 작가 작품을 통해 다양한 장르의 작품과 독창적인 아트 기법을 엿볼 수 있다”며 “참여 작가들과의 만남을 통해 작품 배경, 의도, 사용된 기법 등에 대해 대화할 수 있는 시간도 마련했다”고 밝혔다.     오프닝 리셉션은 11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다. 개막식에서 작가들과의 만남, 작품 해설 시간이 마련된다.   ▶주소: 1458 S. San Pedro St. #320 LA   ▶문의: (213)700-9203 이은영 기자아름다움 개성 작품 해설 작품 배경 작가 개성

2023-03-05

[이 아침에] “아름다움은 행복, 행복은 아름다움”

은퇴 이후 하루에 한 시간 정도 산보하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것이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  지난주 어느 날 아침에는 산보 중 갑자기 19세기 중반 영국의 시인인 존 키츠의 유명한 시 ‘그레시안  화병에 바치는 헌정 시’ 가 생각나면서, 시의 마지막 부분인 “아름다움은 진리요, 진리는 아름다움이다” 라는 구절이 떠올랐다.     집에 와 시집을 꺼내 시의 배경이 된 그림을 찾아냈다. 큼직한 화병 곁에 한 젊은이가 몸을 비스듬히 기울이고 화병 위쪽에 새겨진 여신상을 바라보는 조각이다. 이 조각을 보면서 “아름다움은 진리요, 진리는 아름다움이다” 라는 구절을 되새겨 보았다. 동시에 아름다움을 ‘진리’ 에 비유한 시인의 표현을 모방해  아름다움을 ‘행복’에 비유할 수 있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길가에 핀 수많은 예쁜 꽃들, 주택가를 따라서 높이 솟아오른 나무들, 멀리 산 위의 설경을 보면서, 자연의 아름다움에 감탄하고, 마음이 편안해 지고, 미소가 떠오를 때가 많았다. 그러면서 키츠 시의 표현을 모방해 “아름다움은 행복이요, 행복은 아름다움이다”라는 구절을 만들어 보았다.         순수한 ‘아름다움’을 과학적 호기심에 연결해 현대 유전학의 기반을 세운 과학자가 있다. 그는 19세기 지금의 체코 지역 어느 수도원에서 완두콩을 재배하면서 콩의 품종 변화 과정을 연구했던 그레골 멘델이라는 수도사이다. 멘델은 수도원에 심은 완두콩을 가꾸고 수확하면서, 보통 사람들은 그냥 지나치는 자연의 신비한 현상을 호기심을 갖고 주목했던 것이다. 여러 대에 걸친 완두콩의 변화를 관찰하면서 품종에 따라 어떻게 지속하고, 변화하고, 번성하거나 쇠약해지는지를 기록했다. 현대 유전학의 기반을 닦은 학자라는 명성을 얻게 된 업적이다.       과학자는 보통사람들이 그냥 지나치기 쉬운 자연 현상을 호기심을 갖고 관찰하고 연구해 이론을 만들어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사람들이다. 익은 사과가 나무에서 땅으로 떨어지는 것을 보고,  중력의 법칙을 발견한 뉴턴의 관찰이 좋은 예이다.     또 낮과 밤이 있는 것은 해가  뜨고, 지면서 생기는 것이 아니고  지구가 돌고 있어 밤낮이 있다는 사실 등 수많은 무명, 유명 천재들의 지적 호기심과 이 호기심을 만족하게 하려는 욕망과 노고를 통해 인류는 오늘날의 문명을 이루었다고 할 수 있다.   오늘 아침에도 아침 햇살에 눈부시게 핀 아름다운 꽃들과 하늘 높이 솟아있는 나무들을 보면서 “굿모닝” 이라고 인사했다. “굿모닝, 소나무” “굿모닝, 민들레”하며 이들의 이름을 불러보고 싶었지만, 한국어나 영어로 이름을 부를 수 있는 나무와 꽃은 정말 몇 개가 안 됐다. 수십 년을 학교에서 일했다는 사실이 무색하다. 이름은 몰라도, 각양각색의 꽃과 나무의  아름다운 모습은 내 마음을 깨끗이 씻어주고, 행복하게 해주는 고마운 존재들이다. 김순진 / 교육학 박사이 아침에 아름다움 행복 행복 행복 굿모닝 소나무 지적 호기심

2023-02-24

[이 아침에] “아름다움은 행복, 행복은 아름다움”

은퇴 이후 하루에 한 시간 정도 산보하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것이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  지난주 어느 날 아침에는 산보 중 갑자기 19세기 중반 영국의 시인인 존 키츠의 유명한 시 ‘그레시안  화병에 바치는 헌정 시’ 가 생각나면서, 시의 마지막 부분인 “아름다움은 진리요, 진리는 아름다움이다” 라는 구절이 떠올랐다.     집에 와 시집을 꺼내 시의 배경이 된 그림을 찾아냈다. 큼직한 화병 곁에 한 젊은이가 몸을 비스듬히 기울이고 화병 위쪽에 새겨진 여신상을 바라보는 조각이다. 이 조각을 보면서 “아름다움은 진리요, 진리는 아름다움이다” 라는 구절을 되새겨 보았다. 동시에 아름다움을 ‘진리’ 에 비유한 시인의 표현을 모방해  아름다움을 ‘행복’에 비유할 수 있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길가에 핀 수많은 예쁜 꽃들, 주택가를 따라서 높이 솟아오른 나무들, 멀리 산 위의 설경을 보면서, 자연의 아름다움에 감탄하고, 마음이 편안해 지고, 미소가 떠오를 때가 많았다. 그러면서 키츠 시의 표현을 모방해 “아름다움은 행복이요, 행복은 아름다움이다”라는 구절을 만들어 보았다.         순수한 ‘아름다움’을 과학적 호기심에 연결해 현대 유전학의 기반을 세운 과학자가 있다. 그는 19세기 지금의 체코 지역 어느 수도원에서 완두콩을 재배하면서 콩의 품종 변화 과정을 연구했던 그레골 멘델이라는 수도사이다. 멘델은 수도원에 심은 완두콩을 가꾸고 수확하면서, 보통 사람들은 그냥 지나치는 자연의 신비한 현상을 호기심을 갖고 주목했던 것이다. 여러 대에 걸친 완두콩의 변화를 관찰하면서 품종에 따라 어떻게 지속하고, 변화하고, 번성하거나 쇠약해지는지를 기록했다. 현대 유전학의 기반을 닦은 학자라는 명성을 얻게 된 업적이다.       과학자는 보통사람들이 그냥 지나치기 쉬운 자연 현상을 호기심을 갖고 관찰하고 연구해 이론을 만들어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사람들이다. 익은 사과가 나무에서 땅으로 떨어지는 것을 보고,  중력의 법칙을 발견한 뉴턴의 관찰이 좋은 예이다.     또 낮과 밤이 있는 것은 해가  뜨고, 지면서 생기는 것이 아니고  지구가 돌고 있어 밤낮이 있다는 사실 등 수많은 무명, 유명 천재들의 지적 호기심과 이 호기심을 만족하게 하려는 욕망과 노고를 통해 인류는 오늘날의 문명을 이루었다고 할 수 있다.   오늘 아침에도 아침 햇살에 눈부시게 핀 아름다운 꽃들과 하늘 높이 솟아있는 나무들을 보면서 “굿모닝” 이라고 인사했다. “굿모닝, 소나무” “굿모닝, 민들레”하며 이들의 이름을 불러보고 싶었지만, 한국어나 영어로 이름을 부를 수 있는 나무와 꽃은 정말 몇 개가 안 됐다. 수십 년을 학교에서 일했다는 사실이 무색하다. 이름은 몰라도, 각양각색의 꽃과 나무의  아름다운 모습은 내 마음을 깨끗이 씻어주고, 행복하게 해주는 고마운 존재들이다.   김순진 / 교육학 박사이 아침에 아름다움 행복 행복 행복 굿모닝 소나무 지적 호기심

2023-02-20

자연의 아름다움 간결하게 표현…수 박, 이탈리아에서 전시

LA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사진작가 수 박이 이탈리아 세네갈리아 시 초청 개인전을 개최하며 집중 조명받고 있다.     수 박 작가의 개인전 ‘고요의 소리’가 열리고 있는 세네갈리아 도심 전체에 전시회 소개 배너와 포스터 설치뿐만 아니라 70여개 미술 잡지와 방송에서 사진전에 대한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23일 팔라쪼 델 듀카 미술관에서 열린 개막식에 세네갈리아 시장 마씨모올리베티를 비롯해 200여 명의 내빈이 몰려들어 대성황을 이뤘다.     팔라쪼 델 듀카 미술관은 수 박 작가의 작품 120여점을 8개의 전시공간에 설치하고 영상 전시관에서는 작품을 비디오로 제작해 작가 해설과 함께 소개하고 있다. 또 ‘반영(Reflection)’이라는 사진 작품을 4미터의 크기로 대형 전시하고 작품집도 제작해 판매 중이다.     수 박 작가는 “‘고요의 소리’ 전시회를 통해 인간이 자연과 조화를 이룰 때 내적 평화를 얻을 수 있다는 동양적 세계관을 서양 문화권에 소개하고 싶었다”며 “세상의 주인은 인간이 아니라 자연이고 인간은 그들과 함께 어울리고 보호할 의무를 창조주로부터 받았음을 사진을 통해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전시회를 기획한 수석 큐레이터 로렌쪼 우쎌리니는 “수 박의 작품은 자연 풍경의 내적 아름다움을 놀라운 정도로 간결한 아름다움으로 표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박 작가는 움베르티데 중앙현대미술관 초대전에 이어 오는 2월 이탈리아 플로렌스 미술관 초대전, 내년 러시아 페테르스 부르크 개인전을 열 예정이다. 또 뉴욕 루시 파운데이션 올해의 작가상, 세계 5개국에서  작품집 ‘모노비전’ 금상 수상, ‘수박 포토그래피’, ‘모노비전’ 뉴뉴욕 인터내셔널 포토어워드 최고상 수상, 동경 국제사진경연대회 풍경 부분 금상 등을 수상했다.     수 박 작가의 개인전은 팔라쪼 델 듀카 미술관에서 오는 6월 4일까지 열린다. 이은영 기자이탈리아 아름다움 이탈리아 세네갈리아 이탈리아 플로렌스 전시회 소개

2023-01-22

[문화산책] 미주 화가의 롤모델 박래현, 최욱경

한국 문화가 드디어 세계 예술계 정상에 당당하게 올라섰다는 실감이 생생하다. 영화, 클래식 음악, 대중문화, 스포츠를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연이어 세계 최정상의 대접을 받고 있다. 자랑스럽다.   한국미술에 대한 관심도 부쩍 높아지고 있다. 이런 현상은 해외에서 활동하는 미술가들에게는 큰 자부심이 되고, 격려가 된다. 물론, 어깨가 무거워지는 것도 분명한 일이다. 한류 선봉장으로서의 책임은 그만큼 무겁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의 입장도 마찬가지다. 미주 작가들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자기 정체성을 단단히 세우고, 스스로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일일 것이다. 이 복잡한 다민족 다문화 다언어 사회에서, 나는 누구인가? 어디에 서 있는가? 한국적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같은 근본적 질문에서 자기성찰은 시작된다. 그렇게 찾은 정체성과 한국적 아름다움을 미국 미술과 융합하는 것도 근본적 과제다. 여성 작가들에게는 이런저런 현실적 장벽이 더 있다.     이런 과정에서 구체적인 길잡이가 되는 것은 무엇보다도 미국에서 공부하고 활동한 선배 작가들의 경험일 것이다. 예를 들어, 박래현이나 최욱경 같은 작가들이 대표적이다. 이들이 두 문화 사이에서 겪은 아픔, 외로움, 어려움, 괴로움, 고뇌와 기쁨 같은 작가적 정신세계는 이론이 아닌 구체적인 실전 경험에서 배워야 한다. 이들이 겪고 이겨낸 정신적 고뇌의 경험이 미주 한인화가들에게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길잡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몇 년 사이 박래현, 최욱경 작가의 대규모 회고전이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것은 무척 반가운 일이다. 이를 계기로 활발한 연구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화가 박래현은 확고한 자기 세계를 확립했던 47세의 나이에 용감하게(?) 미국 뉴욕으로 와서 판화와 태피스트리 등을 새롭게 공부했고, 이 공부가 새로운 차원의 작품세계를 여는데 큰 자극이 되었다. 7년의 공부를 마치고 귀국한 뒤 얼마 안 되어 암으로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새 세계를 마음껏 펼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한편, 최욱경은 서울미대를 졸업한 1963년 미국으로 유학 와서 공부하고 활동했다. 그 시기는 미국의 현대미술이 태동하는 격동기였다. 최욱경은 한국 미술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추상표현주의, 팝 아트 등 새로운 물결의 창조적 열기를 현장에서 직접 체득한, 매우 귀한 인물이다.     그러나 큰 뜻을 품고 귀국했을 때, 한국의 미술계는 단색화 등이 주류를 차지하고 있어서 제대로 뜻을 펴지 못했다. 비슷한 시기에 뉴욕의 현장에서 활동했던 일본의 여성미술가 오노 요코나 쿠사마 야요이 등이 세계적 작가로 성장한 것에 비하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하지만 최욱경은 귀국하여 작품에 몰두하면서, 한국 자연의 아름다움에 심취하여, 새로운 경지를 열어 큰 기대를 모았다. 〈산〉 연작이 대표적인 작품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45세의 나이에 요절하고 말았다.     이처럼, 두 작가의 예술적 여정은 대조적이지만, 한국 문화와 미국 문화를 작품에 융합시키려는 노력은 공통된다. 그리고 이런 시도는 미주 한인작가들에게 매우 큰 도움이 되고,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 한국의 정신과 아름다움을 미국 미술의 기법과 조화롭게 작품화하는 일은 큰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다.      미주 한인사회에서도 치열한 공부와 활발한 토론을 거듭하면서, 뛰어난 작가들이 많이 나오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장소현 / 미술평론가·시인문화산책 롤모델 박래현 미주 한인화가들 한국적 아름다움 사이 박래현

2022-08-18

[삶의 뜨락에서] 여행의 즐거움과 중요성

딸 둘을 따라나선 여행, 신바람에 마음도 가벼웠습니다. 오랜만에 떠나는 여정! 돌연 옛날 아이들과의 가족여행이 떠오릅니다. 아이들 치다꺼리에 힘들었던 낡은 기억들 말입니다. 허나 어느덧 나이를 지긋이 먹어버린 아이들이 이 엄마의 앞, 뒤, 옆을 보살핌에 스르르 내 자존심이 무릎을 꿇어 버렸습니다. 보호받음이 행복하기도 하고 편하기도 하고 한편 쑥스럽기도 했습니다.   비행기를 길게 두어번 갈아타고도 자동차로 또 서너 시간, 크로아티아라는 나라의 Bay(만)를 찾아 들어가는 길이었습니다. 참으로 새로운 세상을 체험하는 촌닭이었습니다. 매일 몸에 좋다고 챙겨 먹고 있는 올리브유, 바로 그 나무를 그곳에서 소개받을 줄이야.  어리둥절 속에 그림에서 보았던 빨간 지붕들이 낯익어 왔습니다.     잠시 후 길가에 열매가 촘촘히 달린 잎이 널찍한 나무, ‘무화과’다. 저의 목소리였습니다. 여기가 어디쯤의 지상낙원이었던가? 연륜을 자랑하며 풍성히 열매를 달고 있는 고목이 바로 제가 그리도 좋아하는 무화과였습니다. 또 한 번에 놀람과 뿌듯함이었습니다.   잠시 후 도착지 급 내리막길은 숨기고 온 제 어지럼증을 앞세웠습니다. 뒤편으로 올려다 보이는 민둥산, 발밑으론 가파른 계곡. 순간 저는 딸들이 야속했습니다. 여기가 이 엄마를 위한 휴가 터였던가? 인제 와서 이 일을 어쩌나 했습니다. 저렇게 맑고 푸르른 물에 발이라도 담궈 보아야 하는 저의 목적과 기대가 어디까지였던가? 엄마를 해변으로 부축하려는 아이들을 뿌리치고 숙소로 향했습니다. 빈방에 홀로 앉아 주섬주섬 용기를 불러야 했습니다. 난간도 없고 끝도 보이지 않는 계단을 하나하나 내려갔습니다. 홀연 바닷가에 수영복 차림 엄마의 등장에 아이들의 시선은 환영과 기쁨이었습니다.   오름길은 나의 지구력을 총동원해서 돌진했습니다. 계단이 무려 118개였습니다. 하루 이틀. 제 다리 근육이 달라짐을 느꼈습니다. 적합한 근육운동이 바로 거기에 있었던가요! 정돈된 마음으로 바라보는 해변에 맑고 잔잔한 파도와 깨끗하고 큼직큼직한 자갈 사장이 정겨워 왔습니다. 노을의 아름다움, 어둠이 짙어진 밤, 떠오르는 보름달을 기다리며 별똥별을 세고 있는 두 아이의 모습이 이 엄마가 모래사장에 누워 비 오듯 쏟아지는 별똥별을 따라 꿈을 나열하던 추억을 더듬게 했습니다.     딸들에게 엄마의 옛이야기를 주섬거리다 보니 갑자기 ‘격세지감’이란 사자성어가 머리를 스쳐 갑니다. 아, 요즘 이 시대 아이들은 해, 달 혹은 별과 어떤 대화를 나눌까? 옛적 이 엄마의 작은 소망보다는 지구와 인류를 논하고 염려하는 보다 지적인 대화가 아닐까? 부디 그런 진보된 삶을 살아다오 라고 격 높인 엄마의 생각을 슬쩍 남기고 자리를 비워주었습니다. 잘 자라는 인사를 남기고 돌아서는 뒷전에 느껴지는 노파심이 시종일관 엄마라는 나의 딱지가 끈적끈적했습니다.   이 여행은 습관에서 깨어나 많은 새로움을 맛보게 했습니다. 그동안 나이 탓이라 넘겨버렸던 생각들이 새로운 용기와 지혜를 일깨워 주었던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지금은 아이들에게 어떻게 이 엄마가 고마움을 전할 수 있을까? 끙끙 앓고 있습니다. 남순자 / 수필가삶의 뜨락에서 중요성 여행 여행 신바람 아름다움 어둠 민둥산 발밑

2022-08-12

[삶의 뜨락에서] 여행의 즐거움과 중요성

딸 둘을 따라나선 여행, 신바람에 마음도 가벼웠습니다. 오랜만에 떠나는 여정! 돌연 옛날 아이들과의 가족여행이 떠오릅니다. 아이들 치다꺼리에 힘들었던 낡은 기억들 말입니다. 허나 어느덧 나이를 지긋이 먹어버린 아이들이 이 엄마의 앞, 뒤, 옆을 보살핌에 스르르 내 자존심이 무릎을 꿇어 버렸습니다. 보호받음이 행복하기도 하고 편하기도 하고 한편 쑥스럽기도 했습니다.   비행기를 길게 두어번 갈아타고도 자동차로 또 서너 시간, 크로아티아라는 나라의 Bay(만)를 찾아 들어가는 길이었습니다. 참으로 새로운 세상을 체험하는 촌닭이었습니다. 매일 몸에 좋다고 챙겨 먹고 있는 올리브유, 바로 그 나무를 그곳에서 소개받을 줄이야.  어리둥절 속에 그림에서 보았던 빨간 지붕들이 낯익어 왔습니다.     잠시 후 길가에 열매가 쫑쫑이달린 잎이 널찍한 나무, ‘무화과’다. 저의 목소리였습니다. 여기가 어디쯤의 지상낙원이었던가? 연륜을 자랑하며 풍성히 열매를 달고 있는 고목이 바로 제가 그리도 좋아하는 무화과였습니다. 또 한 번에 놀람과 뿌듯함이었습니다.   잠시 후 도착지 급 내리막길은 숨기고 온 제 어지럼증을 앞세웠습니다. 뒤편으로 올려다 보이는 민둥산, 발밑으론 가파른 계곡. 순간 저는 딸들이 야속했습니다. 여기가 이 엄마를 위한 휴가 터였던가? 인제 와서 이 일을 어쩌나 했습니다. 저렇게 맑고 푸르른 물에 발이라도 담궈 보아야 하는 저의 목적과 기대가 어디까지였던가? 엄마를 해변으로 부축하려는 아이들을 뿌리치고 숙소로 향했습니다. 빈방에 홀로 앉아 주섬주섬 용기를 불러야 했습니다. 난간도 없고 끝도 보이지 않는 계단을 하나하나 내려갔습니다. 홀연 바닷가에 수영복 차림 엄마의 등장에 아이들의 시선은 환영과 기쁨이었습니다.   오름길은 나의 지구력을 총동원해서 돌진했습니다. 계단이 무려 118개였습니다. 하루 이틀. 제 다리 근육이 달라짐을 느꼈습니다. 적합한 근육운동이 바로 거기에 있었던가요! 정돈된 마음으로 바라보는 해변에 맑고 잔잔한 파도와 깨끗하고 큼직큼직한 자갈 사장이 정겨워 왔습니다. 노을의 아름다움, 어둠이 짙어진 밤, 떠오르는 보름달을 기다리며 별똥별을 세고 있는 두 아이의 모습이 이 엄마가 모래사장에 누워 비 오듯 쏟아지는 별똥별을 따라 꿈을 나열하던 추억을 더듬게 했습니다.     딸들에게 엄마의 옛이야기를 주섬거리다 보니 갑자기 ‘격세지감’이란 사자성어가 머리를 스쳐 갑니다. 아, 요즘 이 시대 아이들은 해, 달 혹은 별과 어떤 대화를 나눌까? 옛적 이 엄마의 작은 소망보다는 지구와 인류를 논하고 염려하는 보다 지적인 대화가 아닐까? 부디 그런 진보된 삶을 살아다오 라고 격 높인 엄마의 생각을 슬쩍 남기고 자리를 비워주었습니다. Good Night 인사를 남기고 돌아서는 뒷전에 느껴지는 노파심이 시종일관 엄마라는 나의 딱지가 끈적끈적했습니다.   이 여행은 그동안 나에게 둔하게 길든 습관에서 깨어나 저에게 많은 새로움을 맛보게 했습니다. 그동안 나이 탓이라 넘겨버렸던 생각들이 새로운 용기와 지혜를 일깨워 주었던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지금은 아이들에게 어떻게 이 엄마가 고마움을 전할 수 있을까? 끙끙 앓고 있습니다. 남순자 / 수필가삶의 뜨락에서 중요성 여행 여행 신바람 아름다움 어둠 민둥산 발밑

2022-08-11

전쟁 잔해에서 아름다움 재창조…‘타키 골드’ 초대전

EK갤러리(관장 유니스 김)가 ‘타키 골드’ 초대전을 오는 17일까지 개최한다.   아프리카 라이베리아 출신의 타키 골드는 지난 1월 LA 아트 쇼에서 가장 주목받은 개인전 작가였으며 이번 여름 세계은행이 주최하는 아프리카 예술가 전시회에도 초대됐다.     이번 전시회에서 타키 골드 작가가 유년시절 아프리카 1차 라이베리아 내전에서 겪은 전쟁, 권력, 여성, 정체성 등의 경험을 특유의 예술감각으로 표현한 신작을 감상할 수 있다.     전시 작품은 30여점의 회화 및 조각 작품을 포함해 군복 등 전쟁 관련 소품을 이용한 아트 작품 등 총 50여점이다.         작가는 전흔이 가득한 고국 아프리카 라이베리아를 탈출해 미국으로 이주했다. 1994년 가족과 재회한 후에도 계속해서 작품을 통해 정체성, 소속감에 대해 표현해오고 있다.     브렌다 이 큐레이터는 “작가는 내전 동안 지역 마을 여성들의 보호 아래 지냈다”며 “작가의 특별한 색감과 아트 스타일은 이 여성들로부터 영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타키 골드는 전쟁 잔해에서 아름다움을 창조하면서 전쟁의 잔혹함을 다시 상기시킨다고 평가받고 있다.       ▶주소: 1125 Crenshaw Blvd. LA   ▶문의: (323)272-3399 이은영 기자아름다움 재창조 아름다움 재창조 전쟁 잔해 전쟁 권력

2022-06-05

‘고요’ 속 극도의 아름다움 흑백사진에 담아

수박 사진작가가 샤토갤러리에서 개인전 개최에 이어 이탈리아 중앙미술관에서 초대전을 연다.       다음 달 4일까지 샤토갤러리에서 열리는 개인전에서는 이탈리아에서 전시되는 작품 중 ‘우리들의 이야기’, ‘천개의 바람’ 시리즈, ‘춤추는 나무들’ 등 11점을 전시한다.     6월 4일부터는 이탈리아 움브리아주의 수도인 움베르티데 중앙미술관 초대전에서 ‘고요’라는 주제로 흑백사진의 정적인 아름다움을 선보인다.     박 작가는 “동양적 고요함의 섬세함을 가지고 흑백 사진으로 표현한 것이 서양 예술가들에게 좋은 인상을 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 작가는 지난해 20021 프랑스 파리 국제사진전에서 작품집 ‘모노비전(MONOVISION)’ 시리즈로 책· 풍경 부문 금상을 받았다.   모노비전은 2010년부터 2021년까지 11년 동안 작가가 20여 개국을 여행하며 촬영한 사진들을 수록하고 있으며, 총 186페이지로 구성되어 있다.   박 작가는 수록된 102장의 흑백 작품들을 통해 전경과 배경의 연결 요소 안의 세계를 탐험하며 단순함 속에서 발견되는 극도의 아름다움을 작가 특유의 세심한 디테일과 서정적 감성으로 담아냈다.     이번 ‘고요’ 전시회는 작품집 ‘모노비전’이 프랑스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헝가리, 러시아까지 5관왕을 수상하고 루시 파운데이션이 수여하는 올해의 작가상에 선정되는 등 국제적 관심을 끌면서 이탈리아 미술관의 요청으로 열리게 됐다. 움베르티데 중앙미술관 측은 “동양적인 정서를 바탕으로 한 사진 예술의 정교한 아름다움을 높게 평가했다”고 밝혔다.     박 작가는 2019년 미국의 가장 권위적인 국제 사진전 IPA에서 수박 포토그래피(Sue Park Photography)로 1등을 수상한 바 있으며, 한국, 이탈리아, 멕시코, 일본, 중국 등 여러 국가에서 다수의 개인전 및 그룹전을 연 바 있다. 현재 LA 중심가에 위치한 샤토 갤러리 관장이기도 하다.   ▶주소: 3130 Wilshire Blvd #104 LA     ▶문의: (213)277-1960 이은영 기자아름다움 흑백사진 이탈리아 중앙미술관 중앙미술관 초대전 중앙미술관 측은

2022-05-22

한복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한복 전도사 <김연자 한복>

 한국의 전통 의복인 한복은 우아하고 아름다운 그 모습만큼 한국의 정서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근대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한복은 설이나 결혼 같은 매우 특별한 경우에만 입는 옷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한복은 여전히 한국의 얼굴이자 전세계인들에게 뷰티풀을 연발하게 하는 멋진 의상으로 확고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미국에 사는 우리들에게 한복은 구하기 힘들고 귀한 의상이다. 그래서 폐백이라든지 돌잔치에서 한복을 챙겨입으려면 난감할 때가 많다. 지인에게서 한복을 빌려 입을 수도 있지만, 내가 원하는 디자인이 아닐 수도 있고, 비싼 한복을 혹시라도 실수로 훼손하게 되면 서로가 난처해지기 때문이다. 인생에서 가장 기념비적인 행사장에서 가장 아름답게 빛나기 위해서 입는 한복을 내 마음에 쏙 드는 디자인으로 입고 싶다면 김연자 한복을 한번 방문해보자. 김연자 한복(구 아름다운 한복)의 대표 김연자(67)씨는 포목점을 하신 친정아버지 덕분에 어릴 때부터 한복에 매료되었다. 현재 이 포목점은 남동생이 가업을 이어 동대문 시장에서 60년째 영업을 하고 있다. 한국에서부터 의류업에 종사해왔던 김 사장은 31년전 미국에 온 이후 봉제공장, 코인 런드리 등의 사업을 하면서도 한복점에 대한 갈망이 늘 있어왔다. 그러다 몇년전 사업을 정리하면서 한국의 남동생이 한복점을 한번 해보라고 권유하면서 애써 묻어두었던 한복점 운영의 꿈이 되살아났다.  그래서 3년전인 2019년 3월 8일, 야심차게 한복점을 오픈했다. 그러나 오픈한지 8일 만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문을 닫을 수 밖에 없었다. 그 이후 장기화되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지금까지도 김연자 한복은 예약손님에 한해서만 한시적으로 문을 열고 주문을 받고 있는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사장은 한복점 운영이 참 행복하다고 말한다.       일단 그녀의 한복점을 통해서는 한국의 뛰어난 한복 디자이너들의 작품들을 주문할 수 있다. 포목점 사업을 하면서 최고수준의 한복 디자이너들과 거래를 하는 남동생 덕분에 좋은 한복 제품들을 직접 공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LA나 뉴욕 같이 한인인구가 많은 대도시도 아닌 덴버 같은 소도시에서 한복이 예뻐봤자 얼마나 대단하겠냐며 대수롭지 않게 한복점을 찾은 손님들은 막상 한복 디자인들을 보면 깜짝 놀란다. 현대적인 디자인에 고급스러운 재질, 어디에 내놔도 세련되고 우아함이 넘치는 한복을 직접 입어보면 마치 나를 위해 만들어진 것 같기 때문이다. 한복 주문은 카탈로그를 보고 원하는 디자인을 고를 수 있고, 대량주문이 아닌 일일이 수작업을 통한 제작이다 보니 제작에서 배달까지 보통 한달 정도는 잡아야 한다. 한복 가격은 보통 1,000달러에서 1,500달러 정도인데, 강남 쪽에서 1천만원이 넘는 한복도 있는 것을 감안하면 너무나 저렴하게 최고 수준의 한복을 살 수 있는 셈이다. 한복은 대여도 할 수 있으며, 대여 비용은 300달러 선이라고 한다. 한국 결혼 문화의 하일라이트인 폐백 역시 적은 한인 인구임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수요가 있다. 특히 미국인과 결혼하는 한인들은 반드시 결혼식 행사에 폐백을 넣는 경향이 많은데, 미국인들은 연신 한복의 화려한 아름다움에 놀라움을 표하며 좋아한다고 한다. 김연자 한복을 통해 폐백을 진행하게 되면 한복에서부터 음식에 이르기까지 의뢰인들이 따로 손을 대지 않아도 될 정도로 완벽하게 폐백을 준비해준다. 김 사장은 “결혼식을 끝내고 리셉션 할 때 폐백으로 시작하시는 분들이 많다. 재미있고 멋있어서 하일라이트처럼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딸의 결혼식을 위해 딸에게 한복을 입히면서 너무 이쁘다며 감탄하시는 어머니들을 보면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폐백을 하면서 이국만리에서 한국의 전통을 자랑스럽게 드러내고 미국인 친구들과 가족들과 함께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내가 이 일을 하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 보람을 느낀다. 이렇게 좋고 사람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일을 왜 진작 하지 못했을까 하는 아쉬움마저 든다. 앞으로도 힘이 닿는 한, 콜로라도에서 한복의 전도사이자 한국의 전통문화를 소개해주는 가교 역할에 충실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연자 한복은 개량 한복, 결혼식, 폐백, 돌잔치, 아동한복 등을 모두 취급하며, 문의 및 전화예약은 720-939-7711로 하면 된다.   이하린 기자한복 아름다움 김연자 한복 한복 전도사 한복점 운영

2022-04-15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