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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에] “아름다움은 행복, 행복은 아름다움”

은퇴 이후 하루에 한 시간 정도 산보하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것이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  지난주 어느 날 아침에는 산보 중 갑자기 19세기 중반 영국의 시인인 존 키츠의 유명한 시 ‘그레시안  화병에 바치는 헌정 시’ 가 생각나면서, 시의 마지막 부분인 “아름다움은 진리요, 진리는 아름다움이다” 라는 구절이 떠올랐다.  
 
집에 와 시집을 꺼내 시의 배경이 된 그림을 찾아냈다. 큼직한 화병 곁에 한 젊은이가 몸을 비스듬히 기울이고 화병 위쪽에 새겨진 여신상을 바라보는 조각이다. 이 조각을 보면서 “아름다움은 진리요, 진리는 아름다움이다” 라는 구절을 되새겨 보았다. 동시에 아름다움을 ‘진리’ 에 비유한 시인의 표현을 모방해  아름다움을 ‘행복’에 비유할 수 있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길가에 핀 수많은 예쁜 꽃들, 주택가를 따라서 높이 솟아오른 나무들, 멀리 산 위의 설경을 보면서, 자연의 아름다움에 감탄하고, 마음이 편안해 지고, 미소가 떠오를 때가 많았다. 그러면서 키츠 시의 표현을 모방해 “아름다움은 행복이요, 행복은 아름다움이다”라는 구절을 만들어 보았다.      
 
순수한 ‘아름다움’을 과학적 호기심에 연결해 현대 유전학의 기반을 세운 과학자가 있다. 그는 19세기 지금의 체코 지역 어느 수도원에서 완두콩을 재배하면서 콩의 품종 변화 과정을 연구했던 그레골 멘델이라는 수도사이다. 멘델은 수도원에 심은 완두콩을 가꾸고 수확하면서, 보통 사람들은 그냥 지나치는 자연의 신비한 현상을 호기심을 갖고 주목했던 것이다. 여러 대에 걸친 완두콩의 변화를 관찰하면서 품종에 따라 어떻게 지속하고, 변화하고, 번성하거나 쇠약해지는지를 기록했다. 현대 유전학의 기반을 닦은 학자라는 명성을 얻게 된 업적이다.    
 
과학자는 보통사람들이 그냥 지나치기 쉬운 자연 현상을 호기심을 갖고 관찰하고 연구해 이론을 만들어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사람들이다. 익은 사과가 나무에서 땅으로 떨어지는 것을 보고,  중력의 법칙을 발견한 뉴턴의 관찰이 좋은 예이다.  
 


또 낮과 밤이 있는 것은 해가  뜨고, 지면서 생기는 것이 아니고  지구가 돌고 있어 밤낮이 있다는 사실 등 수많은 무명, 유명 천재들의 지적 호기심과 이 호기심을 만족하게 하려는 욕망과 노고를 통해 인류는 오늘날의 문명을 이루었다고 할 수 있다.
 
오늘 아침에도 아침 햇살에 눈부시게 핀 아름다운 꽃들과 하늘 높이 솟아있는 나무들을 보면서 “굿모닝” 이라고 인사했다. “굿모닝, 소나무” “굿모닝, 민들레”하며 이들의 이름을 불러보고 싶었지만, 한국어나 영어로 이름을 부를 수 있는 나무와 꽃은 정말 몇 개가 안 됐다. 수십 년을 학교에서 일했다는 사실이 무색하다. 이름은 몰라도, 각양각색의 꽃과 나무의  아름다운 모습은 내 마음을 깨끗이 씻어주고, 행복하게 해주는 고마운 존재들이다.

김순진 / 교육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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