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아름다움에 매료된 미국 미술관…구겐하임 등 5곳 잇단 특별전
고려시대~현대 작품 등 다양
"한인 작가·큐레이터의 성과"
미술관들은 고려 전기인 12세기의 석조 미술품, 조선시대 분청사기를 비롯해 현대 한국미술의 파격적인 실험작품까지 조명한다. 이미 지난달 특별전을 시작한 경우부터 길게는 내년 10월까지 이어지는 전시회도 있다.
한국 미술 특별전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곳은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이곳은 지난달부터 ‘1960~70년대 한국 실험 미술 특별전’을 시작했다. 내년 1월까지 한국 현대미술의 다양한 작품을 전시하며 원로 작가 성능경, 김구림도 초청한다. 한국 국립현대미술관은 구겐하임 미술관 측과 공동 기획했다고 전했다.
이곳에서는 1970년대 한국 실험 미술을 이끈 선구자로 꼽히는 이건용(81) 작가가 자신의 대표 행위예술 작품인 ‘달팽이 걸음’ 특별전을 선보이기도 했다. 행사 당일 관객 100여 명은 5층 전시실을 가득 채우고 이 작가의 행위예술을 지켜봤다.
오늘(21일)부터 내년 2월 11일까지 필라델피아 미술관에서는 북미 최대규모의 ‘1989년 이후 한국 현대미술전’이 열린다. 이번 특별전은 1996년부터 미국에서 큐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우현수 소장품 담당부관장이 기획했다.
우 부관장은 한국 미술을 바라보는 미국 미술계의 관심이 뜨겁다고 전했다. 그는 “영화 ‘기생충’과 ‘미나리’가 아카데미 상을 받고 BTS와 블랙핑크가 인기를 끌면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엄청나게 커졌다. 코로나19로 개막이 미뤄졌지만, 굉장히 좋은 시기에 전시회가 열린다”고 말했다.
필라델피아 미술관 한국 특별전은 김주리 작가의 ‘소실되는 풍경 2023’을 포함해 신미경, 정연두, 함경아 등 작가 28명이 1989년 이후 한국에서 전개된 현대미술을 소개한다. 특히 뉴욕타임스는 신미경 작가가 선보이는 대형 비누를 깎아 만든 조각상에 주목했다.
이밖에 28일부터 내년 3월 3일까지 샌디에이고 아트뮤지엄에서는 ‘색채 속의 한국’ 특별전이 열린다. 박물관 측은 1392~1910년 조선시대 전통이 담긴 미술품, 현대 작가들이 고전미술을 재해석한 작품을 소개한다고 전했다. 국립현대미술관도 특별전 기간 '생의 찬미'를 기획했다고 전했다.
11월 7일부터 내년 10월 20일까지 뉴욕 메트로폴리탄 아트뮤지엄에서도 ‘한국 미술전’이 열린다. 뮤지엄 측은 한국관 갤러리 25주년을 맞아 소장품 등을 선보인다고 전했다.
또 12월 3일부터는 덴버 아트뮤지엄이 ‘한국 분청사기 도자기전’을 선보인다. 한국 국립중앙박물관은 조선시대 코끼리 모양 제기, 물고기 무늬병, 손잡이 달린 잔 등을 미국에 보낸다.
특히 뉴욕타임스는 대형 미술관의 한국 특별전은 한국의 ‘여성 파워’를 보여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신문은 특별전을 기획한 사람과 작품을 소개하는 작가 대부분 한국에서 태어난 여성 또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한인 여성 큐레이터라며 진취적인 모습을 높게 평가했다.
김형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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