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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여론 뭇매에 명문화…"강제성은 부족"

연방 대법원이 최근 대법관 ‘윤리 강령(Code of Conduct)’을 발표했다. 대법원에서 윤리 강령을 채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리 강령 채택은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과 새뮤얼 얼리토 대법관이 후원자로부터 부적절한 선물과 여행 접대 등을 받은 사실이 공개되면서 내려진 결정이다.   토머스 대법관은 텍사스주 부동산 사업가로부터 자가용 비행기 등 호화 여행을 제공받았다. 얼리토 대법관도 억만장자와 알래스카 낚시 여행 등을 다닌 사실이 공개됐다.     자신의 서적을 강매한 대법관들도 논란의 대상이 됐다. AP통신에 따르면 대학이 기부금을 모으기 위해 대법관을 초청해 만찬이나 강연을 개최하는 과정에서 법관들이 자신들의 책 구매를 강요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인물이 진보성향의 소니아 소토마요르 법관이다. 특히 그는 법원 직원들을 책 판매에 동원한 혐의도 받고 있다.     대법관은 신뢰의 상징이다. 하지만 이념과 정파로 분열되고 일부 법관들의 일탈이 공개되면서 신뢰도는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6대 3 보수 우위’ 구도가 된 대법원의 우편향 판결도 논란이  많다.     퀴니피액대가 지난 7월 발표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연방 대법원의 직무 수행 방식을 지지하는가’라는 질문에 58%가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지난 2004년 이 대학에서 첫 조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이같은 상황에서 종신직인 현행 제도를 ‘임기 제한’으로 고치자는 의견도 63%에 이른다.     갤럽의 조사에서도 대법원 위상은 추락하고 있다. 1031명의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신뢰도 조사에서 보통 이상의 신뢰를 보인 비율은 2021년에는 37%, 2022년에는 25%, 2023년에는 27%로 나타났다. 지난해보다 신뢰도가 조금 오르긴 했지만 2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10%p 하락했다.     대법관은 정치적 외압에 흔들리지 않는 독립성과 최고의 권위로 판결에 임한다. 낙태, 이민, 동성애 문제, 소수계 정책 등 미국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도 대법원의 최종 판결로 결정된다. 또한 대통령 선거에서도 논란이 발생하면 판단은 대법원이 담당한다. 2000년 대통령 선거에서 앨 고어 후보는 50만표가 앞섰지만, 선거인단 확보에서는 266명에 그쳐 조지 W. 부시에 뒤졌다. 선거 후 플로리다주 재검표 사태까지 갔지만, 고어는 대법원의 판결을 존중해 패배를 인정했다.     윤리 강령 채택에 맞춰 대법원은 “윤리 강령이 없었기 때문에 대법관은 법과 규정의 제재를 받지 않는 것으로 오해를 받아 왔다”며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 규정 명문화를 채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즉 대법관이 ‘어떠한 제약도 없이 활동해 왔다’ 일반의 인식을 바로잡겠다는 것이다.     대법원이 채택한 윤리 강령은 특별한 것이 없다. 새롭게 나온 내용도 없다. 이제까지 하급법원 법관들에게 적용된 규정과 다를 바가 없다. 다만 사법부 최고 권위의 대법원이 채택했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을 포함해 9명이 서명한 9페이지 분량의 이번 강령의 핵심은 대법원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지키자는 것이다. 사법부 최고 권위의 대법원이 공정한 판결을 위해 부적절한 활동을 금하고 독립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강령은 법관이 정치적, 사회적, 금전적 영향에 구애받지 않도록 세부적인 행동 규범을 명시해 놓고 있다.   엘레나 케이건 판사는 이와 관련 “법관은 가족, 사회적, 정치적, 재정적 관계가 공적인 행동과 판단에 영향을 미치도록 하면 안 된다”며 “법관의 품위를 손상하고 공무 수행을 방해하며 공정성을 훼손하는 사법 외 행동에 참여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연방 대법관의 임기는 종신이다. 4년마다 바뀌는 대통령에 구애받지 않고 법정신에 따라 소신껏 판결할 수 있는 자리다. 대법관은 스스로 물러나거나 은퇴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임기를 제한받지 않는다.     대법관도 탄핵의 대상이 되기는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단 1명만 탄핵 때문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것도 1805년을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하원 탄핵이 없어 사실상 대법관 해임 장치는 없는 셈이다. 대법관 직무를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조건도 ‘좋은 행동(good behavior)을 하는 동안’이라는 모호한 규정을 정해 놓고 있을 뿐이다.   연방 대법원이 최초로 윤리 규정을 채택하기는 했지만, 구속력이나 강제성에서 논란이 많다.     진보성향 옹호 단체의 세라 립톤-루벳은 윤리 강령을 발표하기는 했지만 미진한 부분이 많다고 주장한다. 특히 윤리 강령에 ‘Should’라는 단어가 53번 사용된 것에 비해 ‘Must’는 6번만 나온다고 지적한다. 도덕적 당위성을 지적하며 권고의 의미가 강한 ‘Should’가 많지만 공적인 규율과 법에 대한 강제성을 함축하는 ‘Must’는 적다는 것이다. 그만큼 법적인 구속력이 부족하다는 주장이다.     또한 법관이 윤리 강령을 준수하지 않아도 사실상 제약할 수 있는 강제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위반이 발생했을 때 조사할 수 있는 체계도 갖춰져 있지 않은 상황이다.     AP통신은 “강제 수단이 없어 강령 준수 여부의 결정도 대법관 각각의 자율에 맡길 수밖에 없다"고 보도했다. 강령이 실효성을 가지려면 위반 시 집행의 주체가 있어야 하는데 누가 이를 담당하는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성역이었던 대법원의 명성에 금이 가고 있다. 대법원의 신뢰를 더 추락시킬지, 아니면 회복시킬지는 오로지 법관들에 달려 있다. 김완신 에디터FOCUS 강제성 명문화 토머스 대법관 얼리토 대법관 최근 대법관

2023-11-26

연방대법원, ‘어퍼머티브 액션’ 위헌 결정

  연방대법원이 대학 입학 시 소수계 인종을 우대하는 ‘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이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지난해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했던 판결이 뒤집힌 데 이어, 이번에는 60년 이상 계속된 정책이 사라지게 되면서 사회 전반에 미칠 파급효과에 관심이 쏠린다.     연방대법원은 ‘공정한 입시를 위한 학생 연합’(SFA)이 하버드대와 노스캐롤라이나대를 상대로 ‘어퍼머티브 액션을 사용해 백인과 아시안 지원자를 차별했다’며 제기한 소송의 상고심에서 29일 각각 6대 2, 6대 3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9명의 대법관 중 하버드대를 졸업한 커탄지 브라운 잭슨 대법관은 하버드대 결정엔 불참했다.     SFA는 2014년 소송을 시작할 당시 각 대학이 객관화된 시험 점수 외에 인종·가정환경·소득 수준 등을 반영하면서 성적이 우수한 백인과 아시안 학생들이 차별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급심에서는 모두 기각됐지만, 공화당 행정부가 임명한 대법관이 6명이나 되는 보수 우위의 연방대법원에서 위헌 결정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존 로버츠 대법관은 판결문에서 “학생은 인종이 아닌 개인 경험을 바탕으로 대우받아야 한다”며 “너무 오랫동안 대학들이 개인의 정체성을 가늠하는 기준으로 피부색이라는 잘못된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인종이 대학 지원자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대학이 고려하는 것까지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어퍼머티브 액션은 흑인 인권운동이 활발했던 1961년 존 F 케네디 당시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도입됐다. 정부 기관들이 인종·신념·피부색·출신 국가와 무관하게 고용되도록 적극적(affirmative)인 조처를 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이후 대학에서 흑인 입학 비율이 올라가는 등 미국 내 다양성을 제고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백인과 아시안들은 인종에 따른 가산점 제도가 오히려 대학 입학 시에 역차별적이라는 주장을 꾸준히 제기했다.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하루종일 논쟁이 이어졌다. 한 한인 학부모는 “높은 SAT 점수를 받고서도 대학이 다양성을 고려하는 과정에서 배제됐던 한인 학생들의 명문대 입학이 늘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한인 학부모는 “이번 결정은 백인들에게만 유리할 뿐, 이 과정에서 아시안은 이용당했다고 생각한다”며 “평등한 입학을 하려면 레거시 입학이 사라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연방대법원 결정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수십년간의 판례와 진보 정책을 뒤집는 것”이라며 “미국이 상징하는 바를 바꿀 순 없다”고 강조했다.  김은별 기자연방대법원 어퍼머티브액션 소수계대학입학우대정책 어퍼머티브 대법원 대법관 보수 대학 입학 아시안 입학정책

2023-06-29

선거 자금 규모도 출처도 ‘규제 없다’

일리노이 주 대법관 선거를 앞두고 연방 법원이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 결과적으로 주 대법관 선거에 막대한 선거 자금을 쏟아 부을 수 있는 방법이 생긴 것이다.       시카고 연방 법원의 존 타프 주니어 판사는 지난 14일 일리노이 주 판사 선거에 투입되는 선거 자금을 제한하는 주법이 위헌 소지가 있다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오는 11월 8일 치러지는 일리노이 대법관 선거에서는 50만달러 이상의 후원금과 타 주에서의 후원금이 모두 가능해졌다.     이번 판결은 지난 8월 시작된 연방 소송의 결과다.     이 소송은 최근 발효된 일리노이 주법이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제기한 것이다.     해당 주법은 판사를 선출하는 선거에서 타 주에서 유입되고 후원자를 공개하지 않은 정치 자금을 금지하는 것이 골자였다. 또 50만달러 이상의 선거 자금은 다른 선출직 선거와는 달리 판사 선거에는 투입될 수 없었다.     이 법은 판사 선거에 막대한 선거 자금이 투입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제정됐다.   판사 선거가 아닌 일반 선출직 선거에서는 타 주에서의 정치 후원금이 가능하다. 아울러 후원금의 금액도 무한대다. 단 선거에 직접 개입하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     이번 주헌법 위헌 소송에서는 최근 발효된 두 주법이 혼탁한 선거를 방지하는 이상의 장애물을 세웠다는 주장이 판사에 의해 받아들여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소송이 지난 2020년 치러진 일리노이 대법관 선거에서 유래됐다고 보고 있다.     당시 선거에서 민주당 소속의 토마스 킬브라이드를 낙선시키기 위해 막대한 선거 자금이 타 주에서 유입됐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 또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민주당 중심의 주의회에서는 판사 선거 지역구를 재획정하면서 민주당에 유리하게 추진했다.     또 타주나 일정 금액 이상의 정치 자금을 금지하는 법을 통과시켰지만 연방 법원에서 이를 위헌 요소가 있다고 결정함에 따라 다음달 대법관 선거에 어떤 영향이 있을 지 주목 받게 됐다.  Nathan Park 기자출처도 선거 선거 자금 판사 선거 대법관 선거

2022-10-18

일리노이 대법관 선거에 쏠리는 높은 관심

오는 11월 치러지는 중간선거에서 주목 받는 직책은 주지사와 연방의원, 주의원 뿐만이 아니다. 일리노이 주 대법관 선거 역시 많은 관심을 끌고 있는데 이는 낙태 찬반 논란과 관련해서다.   다음달 중간선거에서는 주 대법관 2석에 대한 투표도 진행된다.     이 자리는 민주당과 공화당 소속의 대법관이 각각 한 자리씩을 차지하고 있으며 현재 일리노이 대법관 자리는 민주당이 4석, 공화당이 3석을 차지하고 있다.     만약 공화당이 이번 선거서 2석을 모두 차지하면 주 대법원은 공화당 우위가 된다.     민주당은 이를 저지하기 위해 막대한 선거 자금을 쏟아 붓고 있다. 지난 2020년 선거에서 주 대법원 선거에 9700만달러가 투입됐지만 올해는 이를 훌쩍 능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매리 케이 오브라이언 항소법원 판사와 리즈 로크포드 판사가, 공화당에서는 마이클 버크 현 대법관과 마크 큐란 전 쉐리프가 각각 출마했다.     일리노이 주는 연방 대법원에서 합법적 낙태를 불법화하는 판결을 내린 후 중서부에서 몇 안 되는 낙태 합법 주가 됐다.     인디애나 등 인근 주에서 낙태 불법화를 결정하는 법을 통과시키자 타 주에서 낙태 수술을 받으려고 일리노이 주로 오는 경우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주 대법원이 공화당 우위로 바뀌게 되면 일리노이 주 역시 낙태에 대한 입장 변화가 있을 수도 있다는 게 민주당 지지 단체들의 주장이다.     일리노이 뿐만 아니라 미시간과 캔사스, 오하이오, 켄터키 주 역시 대법관 선거를 치르는데 선거 결과에 따라 주 대법원의 낙태에 대한 입장이 바뀔 수 있기 때문에 민주, 공화당 모두 예년과 다르게 주 대법관 선거에 전력을 쏟고 있다.  Nathan Park 기자일리노이 대법관 일리노이 대법관 대법관 선거 대법원 선거

2022-10-03

[로컬 단신 브리핑] 일리노이 대법관 앤 버크 돌연 은퇴 선언 외

#. 일리노이 대법관 앤 버크 돌연 은퇴 선언     앤 버크(78) 일리노이 대법관 겸 대법원장이 돌연 은퇴를 선언했다.     버크 대법관은 오는 11월 30일부로 사임하겠다고 지난 12일 발표했다.     앤 버크 대법관은 시카고공원국서 체육교사로 일하다 케네디 재단과 함께 1968년 스페셜 올림픽 창설을 도왔다. 이후 법학대학원을 마친 뒤 짐 톰슨, 짐 에드가 주지사의 지명으로 일리노이 법원, 아동복지 변호사 등으로 일하다 주항소법원, 주대법관에 임명됐다.     버크 대법관의 사임은 그의 남편인 에드워드 버크 시카고 시의원(14지구)과도 연관돼 있다.     시카고 최장수 시의원인 버크 시의원은 현재 갈취와 뇌물 등 14개 혐의로 기소된 상태로 내년 11월 본재판을 앞두고 있다.     대법원은 버크의 후임으로 1지구 항소법원 판사(First District Appellate Justice) 조이 커닝햄을 지목한 상태다.     2006년 항소법원 판사직에 오른 커닝햄은 노스웨스턴 메모리얼 병원과 시카고 로욜라 대학병원 법률 고문을 지냈으며 쿡 카운티 순회법원 판사로도 활동했다.     커닝햄이 12월 1일 대법관이 되면 일리노이 대법원 역사상 두번째 흑인 여성 판사가 된다.     #. 일리노이 스테이트 대학, 35년만에 최다 신입생       일리노이 중부 노멀에 위치한 일리노이 스테이트 대학(ISU) 2022-2023학년 신입생 규모가 35년만에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ISU에 따르면 올해 신입생은 총 3983명으로, 작년에 비해 18% 늘었다. 전체 등록 학생 수도 2만683명으로 작년과 비교, 2% 증가했다.     ISU 고스 킨지 총장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학생들의 다양성을 확대하고 성취를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며 "내년에 더 많은 학생들이 ISU와 함께 할 수 있도록 신입생 모집 계획을 세우는 중"이라고 말했다.     ISU의 등록 학생 수는 학기 시작 10일째를 기준으로 집계됐다. ISU의 올해 신입생 평균 고등학교 학업성적(GPA)은 4.0만점 기준 3.64였고, 대학 입시 시험 중 하나인 ACT 평균 점수는 24로 알려졌다.   올해 신입생 가운데 소수계 비율은 37%로 지난 해(29.9%)보다 7.1%p 늘어났다.   국제학생 수는 전체의 3% 수준으로 나타났다.  Kevin Rho 기자로컬 단신 브리핑 일리노이 대법관 일리노이 대법관 주항소법원 주대법관 일리노이 스테이트

2022-09-13

[기고] 분열과 갈등 변곡점 된 연방대법원

지난 일을 쉽게 잊는 것이 사람인지라 요즘같이 미국의 분열과 갈등이 심화된 적이 없는 것만 같다. 최근 미국인의 85%가 국가의 향방에 대해 부정적이다.     2022년 대량 총기 살상사건이 하루 평균 1.7건 발생하는데도 110년된 뉴욕의 ‘총기은닉휴대 면허법’이 위헌이 됐다. 40년만에 폐지된 낙태권은 진보와 보수의 격돌장이 되어 엄청난 파장을 일으킨다. 환경보호국(EPA)은 발전소에 대한 온실가스 배출 규제권이 없다는 법원 판결을 받았다.   지난 6월말 2주 사이에 쏟아진 연방대법원의 판결이 분열과 갈등의 변곡점이 됐다. 보수 대법관이 과반수 이상인 대법원은 ‘선례 구속력의 원칙(stare decisis)’을 던지고 총기규제법, 낙태권, 환경법 등의 행정권을 연방정부에서 주 의회로 넘겼다. ‘권력 분리(Separation of Powers)’ 논리에 따라 연방 행정기관은 의회가 명확하게 준 권한만 행사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이에 진보적인 주는 더욱 진보적인 법을, 보수적인 주는 더욱 보수적인 법을 제정하는 판도라 상자가 열렸다. 정치적 성향이 같은 주들은 유사한 법을 경쟁하듯이 제정했다. 개인적으로 정치나 문화적 이념에 따른 삶을 추구하려면 본인에게 합당한 주를 선택해 거주해야 가능할 수 있게 됐다.     고 루스 베이더 긴스버그 대법관의 자리에 에이미 코니 배럿 판사가 앉기 전에는 중도파 대법관의 목소리가 컸다. 대법원의 보수적 판결은 ‘헌법의 원래 의미와 뜻을 찾는 원론주의(originalism)’에 근거한다. 인공지능을 쓰는 21세기 사람들의 삶이 55명의 긴 머리 가발을 쓴 백인 남성들이 만든 1787년 헌법 문구의 해석에 따라 이리저리 요동친다.   헌법 문구는 짧고 모호해서 주관적, 이념적 해석이나 좌우 불균형적 판결도 합법이다.     또 헌법에는 여성, 교육, 건강, 환경 권리와 같은 21세기에 당연한 기본 권리와 민권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대법관의 평생 임기도 대법원이 정치화하는 이유가 된다.     10월에 대법원 새 회기가 시작되면 첨예한 이슈들을 심리할 것이다. 그 중 2건이 벌써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주 법정의 감시 없이 주 의회가 연방선거 투표법의 단독 권한을 갖는 것에 대한 심리와 대학 입학 시에 적용되는 ‘인종차별 철폐 조치(Affirmative Action)’의 심리다.     앨라바마 주 의회는 주 전체 인구의 27%를 차지하는 흑인 주민들을 7개 중 하나의 선거구로 통합하려고 하며, 노스캐롤라이나 주 의회는 대선과 연방 선거의 독자적인 권한을 얻으려 한다. 그리고 하버드와 노스캐롤리나 대학 입학 허가 심리를 통해 1978년 이래 입학 심사에서 특히 흑인과 라티노에게 혜택을 주던 공정입학법의 존폐가 결정될 것이다.     100년 래에 가장 보수적이라는 대법원의 힘을 이용해 정치적 입지를 견고히 하거나 지향하는 문화를 장착하려는 정치적 기류가 감돈다. 보수 대법관들은 이념적 잣대와 판단으로 심각한 오류라고 여겨지는 판례들을 급하게 뒤집었다.     역사적으로 국가의 갈등과 분열은 전쟁이나 자연재해와 같은 외적 요인과 더불어 국가 흥망의 주요 원인이 됐다. 사회가 이념 갈등에 갇히고 불신과 대립에 함몰되면 국격을 잃고 국력은 쇠퇴한다.     정치적 양극화로 분열과 갈등이 심각한 때에 연방대법원이 한쪽으로 치우치는 정치화는 위험하다.     연방대법원은 삼권분리 원칙에 입각한 사법기관으로 미국의 긍정적 미래에 일조하는 균형적인 판단 기준을 확립해주어야 한다. 정 레지나 / LA 독자기고 연방대법원 변곡점 보수 대법관 보수적 판결 중도파 대법관

2022-07-18

[칼럼 20/20] 도널드 트럼프의 그림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단임 임기 중 3명의 대법관을 지명했다. 트럼프에게는 행운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대통령들의 대법관 지명을 보면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4번으로 가장 많다. 버락 오바마, 조지 W. 부시, 빌 클린턴, 조지 H.W. 부시 등은 각각 두 차례 지명했다. 레이건 대통령은 연임해 임기가 트럼프에 비해 2배였던 점을 감안하면 트럼프의 3회는 상대적으로 많다.     트럼프는 임기 중 첫번째로 앤터닌 스캘리아 대법관 후임으로 닐 고서치 플로리다주 연방 항소법원 판사를 지명했다. 2018년 10월에는 작고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자리에 브렛 캐버노 판사를 불렀다. 임기 마지막 해인 2020년 9월에는 제7 순회항소법원 판사 에이미 코니 배럿을 대법관으로 지명했다. 트럼프는 전체 대법관 9명 중 3분의 1을 자신과 이념적 성향을 같이하는 인물로 채웠다.     트럼프 시대는 4년, 재선에 성공했어도 8년에 그치지만 대법관의 임기는 종신이다. 법관 임기는 4년마다 새 대통령이 선출돼 정권이 바뀌는 것과 관계 없다. 정권에 구애 받지 않고 철저하게 법정신과 양심에 따라 판결하도록 배려한 자리다.     대법관은 자의로 물러나거나 은퇴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임기를 제한 받지 않는다. 스티븐 브라이어(83) 법관도 은퇴를 선언해 조 바이든이 대통령이 지명한 커탄지 브라운 잭슨 법관이 뒤를 잇는다.     하원이 대법관을 탄핵할 수 있지만 지금까지 탄핵에 의해 물러난 경우는 1건밖에 없다. 1805년 탄핵이 이뤄진 후 전무한 상태여서 대법관을 해임하는 장치는 사실상 없다. 대법관 직무를 지속할 수 있는 조건도 ‘좋은 행동(good behavior)을 하는 동안’이라고 모호하게 규정해 놓았다.     상원을 통과해야 최종 임명되지만 대법관 임명 과정에서 대통령의 지명은 절대적인 영향력을 갖는다. 상원의 역할은 승인이 아니라 권고와 동의다. 미국 역사상 상원에서 기각이나 연기 등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거부’로 대법관 임명을 좌절시킨 경우는 12건에 불과하다.     지난주 연방대법원은 헌법적 권리인 낙태를 인정하지 않은 판결을 내렸다. 49년 전 여성 낙태를 인정한 판결을 폐기한 것이다. 9명의 대법관 중 새뮤얼 얼리토, 브렛 캐버노, 클래런스 토머스, 에이미 코니 배럿, 닐 고서치 등 5명이 폐기에 찬성을 표시했다. 5명 중 3명이 트럼프가 지명한 대법관이다.     이번 판결은 트럼프의 보수성향 판사 임명으로 대법원이 보수화한데 따른 것이다. 트럼프 취임 당시 연방대법원은 대략 보수성향 판사 4명, 진보성향 4명, 중도 1명의 구성이었다. 하지만 트럼프 시대를 거치면서 대법원의 이념 지형은 보수로 크게 기울었다.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이 닐 고서치를 지명할 때 그의 나이는 49세였다. 트럼프는 고서치를 지명하는 기자회견에서 젊은 고서치의 나이를 거론하면서 “그의 판결은 한 세기 또는 그 이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대법원에 꽂은 보수의 깃발은 역사의 흐름을 뒤흔드는 판결을 가져왔다. 앞으로 총기소지, 이민정책 종교자유 등  보수·진보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안에 대한 법적 논쟁도 재현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한 인터뷰에서 “미국 대통령으로서 가장 중요한 임무는 나라를 수호하는 것이고 그 다음은 대법원 판사를 지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그는 대법원에 보수판사가 다수가 되면 진보 판사들의 결정이 수정될 것이라고 예고했었다.     트럼프가 백악관을 떠난 지 1년 6개월이 지났지만 그의 그림자는 아직도 짙게 남아 있다. 김완신 / 뉴스룸 에디터칼럼 20/20 도널드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대법관 지명 트럼프 시대

2022-06-30

첫 흑인여성 대법관 탄생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여성 연방대법관이 탄생하게 됐다.   연방상원은 7일 본회의에서 커탄지 잭슨(51·사진)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인준안을 찬성 53표, 반대 47표로 가결했다.   이로써 잭슨 후보자는 퇴임을 공식 발표한 스티븐 브레이어 대법관 후임으로 공식 임명될 수 있는 모든 법적 관문을 통과했다.   잭슨 후보자는 대법관에 임명되면 흑인으로서는 역사상 세 번째, 여성으로서는 여섯 번째며 흑인 여성으로는 최초다.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가 공개적으로 인준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민주당은 이탈표 없이 당연직 상원의장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캐스팅보트까지 동원해야 인준안을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이날 표결에서 공화당 소속 수잔 콜린스, 리사 머카우스키, 밋 롬니 등 3명의 상원의원이 찬성표를 던졌다.   잭슨 대법관이 업무를 시작해도 대법원의 보수 대 진보 ‘6 대 3’ 비율에는 변화가 없다.   잭슨 판사는 마이애미 출신으로 하버드대 학부와 로스쿨을 졸업했고 브레이어 대법관 밑에서 재판연구관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8일 잭슨 후보자의 상원 인준을 기념해 대국민 연설에 나설 예정이다. 심종민 기자흑인여성 대법관 흑인여성 대법관 여성 연방대법관 잭슨 대법관

2022-04-07

[J네트워크] 첫 흑인 여성 대법관 지명자

 커탄지 브라운 잭슨. 이변이 없는 한 연방 대법원 233년 역사상 첫 흑인 여성 대법관이 될 인물이다. 서아프리카 언어로 ‘사랑스러운 자’라는 의미의 ‘커탄지’. 최고 권위의  대법원이 한층 더 다양해질 것을 예고하고 있다.   연방 상원 법사위원회는 나흘간 청문회를 열며 현직 워싱턴DC 연방 항소법원 판사인 잭슨 지명자를  샅샅이 검증했다. 청문회를 지켜보며 그녀의 경력에 감명 받고 인성에 감동했다.     미국 역사의 한 획을 긋게 될 커탄지 브라운 잭슨은 누구인가.   우선 가족관계가 뜻밖이다. 그녀는 미국 백인 상류층으로 알려진 일명 ‘보스턴 브라민’ 가문의 며느리다. 대학 시절 만난 결혼 25년차 남편이자 워싱턴 한 대학병원 소화기외과 의사 패트릭 잭슨은 자타가 인정하는 보스턴 브라민 출신이다.     신분제가 의미 없는 시대이지만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을 지역 기반으로 둔 명문가 중 명문가의 후손이다. 6대에 걸쳐 빠짐없이 하버드대를 나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쌍둥이인 윌리엄 잭슨의 아내는 2015년 미국 역사상 최연소 하원의장으로 선출됐던 폴 라이언 전 의원의 아내와 친자매 사이이다. 말 그대로 뼈대 있는 가문이다.     깔끔한 양복 차림으로 지명자 뒤에 앉은 패트릭 잭슨은 청문회 내내 툭하면 눈물을 닦아냈다. 그 옆에는 감격에 겨워 코가 빨개진 아빠를 창피하다는 듯이 바라보는 두 딸이 있었다. 이 범상치 않은 가족의 평범한 모습이 보는 이들을 흐뭇하게 했다.   그간의 경력도 흠잡을 게 없다. 잭슨 판사의 검증을 위해 판사와 변호사 250명을 직접 비공개 인터뷰했다는 미국 변호사협회와 그녀를 지지하는 지인·동료·친구들의 증언을 듣다 보면 어떻게 한 사람이 이리도 바르고 열심히 살았을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마이애미의 한 고등학교 토론반에서 보여준 당찬 모습부터 하버드대 학부와 로스쿨을 다니며 이룬 성과, 변호사로 판사로 재직하며 소신 있고 성실하게 쌓아 온 경력 모두 놀라울 정도다.   잭슨이 단지 흑인 여성이라는 사실만으로 연방 대법관에 지명된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선거 기간 동안 미국의 첫 흑인 여성 대법관을 지명하겠다는 공약이 제대로 실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 사회에서는 소수계 우대 정책인 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을 점진적으로 폐기하자는 논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지금 한국에서도 성별에 따른 우대정책과 능력주의 논란이 뜨겁다. 인종·문화·성별 논쟁을 넘어서 성실하고 실력 있는 한국의 ‘커탄지’가 등장하는 날을 기대한다.  안착히 / 한국 중앙일보 글로벌협력팀장J네트워크 대법관 지명자 여성 대법관 잭슨 지명자 잭슨 판사

2022-03-28

바이든, ‘첫 흑인 여성 대법관 카드’로 반전 모색

스티븐 브라이어 연방대법관이 27일 은퇴 의사를 공식화했다.   브라이어는 이날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후임자의 의회 인준 완료를 전제로 6월 말이나 7월 초 은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브라이어 대법관은 6 대 3으로 보수 절대 우위인 대법원에서 진보 3인방 중 한 명으로 통한다. 하지만 83세로 대법관 중 최고령인 브라이어는 아이러니하게도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일부 진보 진영에서 사퇴 압력을 꾸준히 받았다.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원 다수석 지위를 잃을 경우 브라이어 후임에 진보 대법관이 채워진다는 보장이 없다는 이유도 작용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브라이어 대법관과 함께 직접 언론 앞에 선 뒤 브라이어의 업적을 칭송하는 등 극진히 예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브라이어가 1994년 상원의 대법관 인준 청문회 때 자신이 이를 주재하는 법사위원장이었다고 소개한 뒤 “그가 퇴임할 때 내가 대통령일 거라고 생각이라도 해 본 적이 있었느냐”고 농담을 건넸다.   브라이어의 은퇴 결정이 취임 이래 각종 난제로 수세에 몰린 바이든 대통령에게 호재가 될 것이라는 언론의 평가다.   바이든 대통령은 작년 8월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수치스러운 철군 후 지지율이 급락해 그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금도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싼 러시아와 갈등, 전염병 대유행 지속, 수십 년만의 인플레이션 등 안팎의 과제가 산적하다.   역점 추진한 투표권 확대 법안이 의회에서 부결된 것은 물론 사회복지성 재정을 대폭 확대하기 위한 ‘더 나은 재건 예산 법안’은 친정인 민주당 내 일부 반대로 가로막혀 있다.   이대로 가면 11월 중간선거에서 패배할 것이라는 민주당의 동요도 심상치 않다.   워싱턴포스트(WP)는 “브라이어의 은퇴는 민주당을 결집할 뭔가가 절실히 필요한 대통령에게 적당한 안전장치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화당이 브라이어 후임자 인준 과정을 단단히 벼르고 있음을 감안할 때 이 청문회는 어수선한 민주당이 단합할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더욱이 바이든 대통령은 후임자에 사상 최초로 흑인 여성을 지명할 계획이어서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인 흑인 유권자를 결집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벌써 해야 했을 일이 너무 늦었다”며 2월 말까지는 흑인 여성 중 후임자를 지명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통령은 이미 후보군 검토를 시작했다”며 지명 절차가 가능한 신속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연방대법원 대법관으로 재직한 115명 중 여성은 5명에 불과하고, 이 중 소니아 소토마요르, 엘리나 케이건,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은 현직이다.   흑인 남성 대법관도 현직인 클레런스 토머스 등 2명뿐이었다. 장은주 기자대법관 모색 브라이어 후임자 브라이어 대법관 진보 대법관

2022-01-28

브라이어 연방대법관 올해 은퇴…후임에 ‘첫 흑인 여성’ 전망

연방대법원의 대표적인 진보 성향 인사인 스티븐 브라이어 대법관이 올해 은퇴한다.   로이터통신은 26일 브라이어 대법관이 오는 6월 말 연방대법원 현 회기가 끝나면 은퇴할 계획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브라이어 대법관은 83세로, 9명의 연방대법관 중 가장 고령이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1994년 지명해 28년째 연방대법관으로 지내왔다.   그는 낙태 권리와 의료서비스 접근권을 지지하는 중요한 판결문을 작성하는 등 진보적인 판결을 이끌어왔다. 또 성 소수자 권리를 증진하는 데 도움을 줬을 뿐 아니라 사형의 합헌성에도 의문을 제기해왔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현재 연방대법원에서 브라이어보다 더 오래 근무한 대법관은 1991년에 지명된 클래런스 토머스가 유일하다.   브라이어 대법관이 퇴임하면 조 바이든 대통령은 후임자 지명 기회를 얻게된다.   현재 연방대법원은 대법관 9명 중 보수와 진보 성향이 6대 3으로 나뉜 보수 절대 우위 구도다. 바이든 대통령이 진보 인사를 지명하더라도 그 지형은 변하지 않는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자신의 임기 동안 연방대법관 공석이 생길 경우 흑인 여성을 후임에 앉히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지금까지 미국 역사상 흑인 여성 연방대법관이 배출된 적이 없다.   후임에는 브라이어 대법관을 돕는 재판연구원 출신으로, 바이든 대통령이 작년 3월 연방항소법원 판사로 지명한 커탄지 브라운 잭슨이 유력 후보로 꼽힌다. 캘리포니아 대법원 대법관인 레온드라 크루거 역시 후보군이라고 주류언론은 전했다.연방대법관 브라이어 브라이어 연방대법관 여성 연방대법관 브라이어 대법관

2022-01-26

예일대 동창 "캐버노는 공격적 술꾼"

성폭력 의혹이 제기된 브렛 캐버노(사진) 연방대법관 지명자에 대해 연방수사국(FBI)이 신원 조사에 다시 착수한 가운데 그가 학창시절 술에 취해 공격적인 행동을 하곤 했다는 증언들이 또 나왔다. 1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캐버노의 예일대 동창인 찰스 채드 러딩턴이라는 남성은 이날 워싱턴포스트에 보낸 글에서 캐버노를 '도발적이고 공격적인 술꾼'으로 묘사했다. 러딩턴은 캐버노 지명자의 신원 조사에 재착수한 FBI가 조사 대상으로 삼은 여러 인물 가운데 한 명으로, 이날 중 FBI에 관련 증언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러딩턴은 글에서 캐버노가 대학 시절 종종 술에 취해 공격적 행동을 하곤 했다면서 캐버노가 어떤 남성의 얼굴에 맥주를 던져 싸움이 일어나고, 결국 친구 중 한 명이 경찰에 끌려간 적도 있다고 말했다. 캐버노 지명자의 과도한 음주 문제는 지난 27일 열린 상원 법사위원회 인준 청문회에서도 여러 의원이 우려를 나타내는 등 쟁점이 된 바 있다. 하지만 캐버노 지명자는 이로 인한 문제는 없었다고 항변했다. 러딩턴은 그러나 성명에서 "만약 캐버노가 그의 과거 행동들에 대해 전국으로 방송되는 TV에서, 그것도 의회 앞에서 선서까지 하고 거짓말을 한 것이라면 그 거짓말들이 그에 상응하는 결과를 낳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캐버노가 대학 시절 싸움을 해 경찰 조사를 받은 적이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뉴욕타임스는 뉴헤이븐 경찰로부터 관련 기록을 입수했다면서 캐버노 지명자가 예일대 재학시절인 1985년 한 바에서 싸움을 벌여 누군가의 얼굴에 얼음을 던졌으며, 이 때문에 경찰 조사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경찰 기록에 따르면 당시 21살이던 캐버노는 "알 수 없는 이유로" 얼음을 던진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한편 FBI는 캐버노 지명자의 성폭력 의혹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이미 지난 28일부터 관련 인물들을 대상으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캐버노의 고교 시절 친구인 마크 저지의 변호사도 이날 성명에서 저지가 FBI 조사를 받았다고 확인했다. 저지는 캐버노의 성폭행 미수 의혹을 폭로한 크리스틴 포드가 당시 사건 현장에 캐버노와 함께 있었다고 지목한 인물이다. 이번 조사는 일단 오는 5일까지 일주일 동안만 진행될 예정이다.

2018-10-02

콘웨이 "나도 성폭행 피해자"…캐버노 옹호 과정서 털어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여성 참모인 켈리앤 콘웨이(51.사진) 백악관 선임고문이 자신도 성폭행 피해자임을 고백했다. 콘웨이 고문은 지난달 30일 CNN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브렛 캐버노 성폭행 의혹과 관련한 연방수사국(FBI) 조사에 백악관이 관여하고 있다는 의혹을 부인하는 과정에서 "나도 성폭행 희생자"라고 말했다. 콘웨이는 "솔직히 나는 성폭행과 성희롱, 강간 피해자들에게 동병상련의 심정을 느낀다"고 한 뒤 목이 메는 듯 말을 멈추더니 "나도 피해자"라고 말했다. 더 이상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으며, 진행자가 유감을 표하자 "다 지나간 일"이라고만 했다. 그러나 콘웨이는 곧 "대법관 지명자 청문회가 '미투' 운동의 장이 돼선 안 된다. 피해자들의 고발은 청문회가 아닌 법정에서 들어야 한다"면서 "피해자나 용의자를 정치적 입장이나 성별에 따라 달리 대우하는 것은 큰 실수"라고 말했다. 또 '당신은 성폭행을 고발한 여자들을 거짓말쟁이라고 하는 대통령 밑에서 일하고 있다'는 진행자의 지적엔 발끈하며 "내 개인사를 갖고 함부로 엮지 말라"고 했다. 백악관은 지난 30일 "FBI 조사는 일주일 내에 끝내야 한다"고 밝혔고, 야당은 이에 수사 가이드라인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2018-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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