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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주택 50% 기후변화 위협 직면…22조불 규모 시장 피해 예상

전국 주택의 거의 절반이 기후변화로 인한 심각한 위협에 직면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지난해 랜초 팔로스 버디스에서 폭우로 인한 지반 붕괴로 주택 12채가 무너졌다. 지난달에는 유리 교회로 유명한 웨이페어러스 채플이 지반 불안정으로 폐쇄를 결정하는 등 기후변화로 부동산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리얼터닷컴의 주택시장에 대한 기후변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약 22조 달러에 달하는 주거용 부동산이 홍수, 강풍 등 기후변화 영향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주택시장의 총 규모는 약 52조 달러다.     리얼터닷컴의 한 이코노미스트는 “기후변화로 인한 위험이 주택가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주택보험 비용을 높여 주택시장을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고 봤다. 그는 “기후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는 부동산도 높은 보험료로 주택 소유 비용이 점차 비싸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전에도 많은 연구기관이 기후변화로 인한 주거용 부동산의 위협을 경고해왔다.     기후변화 위험을 연구하는 비영리단체인 퍼스트 스트리트 재단은 지난해 전국 부동산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3600만 가구가 증가하는 기후 위험으로 보험료가 상승하고 보상 금액이 축소되는 등 불안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     켄터키, 사우스다코타, 웨스트버지니아 같은 내륙 지역 주민들은 기상 이변으로 인한 피해 증가로 보험료가 급상승하고 있다.     특히 전국 주택 중 5.5%가 산불로 인한 심각한 위험에 직면해 있다. 부동산 가치로 따지면 3조 달러에 이르는데 이 중 39%가 캘리포니아에 있다.     또 6.6%는 높은 홍수 위험에 노출된 상태이며 향후 30년 동안 주택은 5채 중 1채에 가까운 18%는 허리케인과 같은 강풍 위험에 직면할 것이라는 게 재단 측의 설명이다.     재단 측은 또한 기후변화는 주택 시장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며 지난해 전국에서 홍수 때문에 300만 명 이상이 사는 곳을 옮겼다고 전했다.   이은영 기자기후변화 전국 전국 주택시장 기후변화 영향 기후변화 위험

2024-03-14

[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기후변화와 일리노이 농업

일리노이는 콩과 옥수수로 대표되는 농작물을 많이 재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주의 북동부 끝에 위치한 시카고와 쿡카운티 인근의 인구 밀집지역을 제외하면 주 면적의 대부분이 농업지대다. 이는 일리노이 뿐만 아니라 인근 인디애나와 오하이오, 아이오와 지역도 마찬가지다. 중서부 곡창지대에서는 아직도 많은 양의 곡물이 재배되고 있다. 곡물은 식용으로도 사용되지만 최근에는 바이오 디젤의 원료로 활용되기도 하고 전통적으로 동물 사료로도 선호됐다. 시카고가 농산물 거래의 중심지가 됐던 이유도 이러한 곡창지대 중심에 위치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최근 몇년 사이에는 중서부 곡창지대가 직면한 큰 문제로 기후변화가 꼽힌다. 지속적으로 평균 기온이 올라가는 것뿐만 아니라 토네이도가 예년에 비해 훨씬 많이 발생하는 것도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꼽히고 있다.     상황이 바뀌자 일리노이 농부들이 새로운 변화를 이끌고 나섰다. 주로 젊고 대규모 농장을 운영하는 농부들이 주축이 됐다. 이들은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기후변화의 피해를 막기 위해 실천에 나섰다.     우선 땅의 침식을 막기 위해 피복작물(cover crops)이라고 불리는 식물을 심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는 토양의 유출을 막고 지력 회복을 위한 것이고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여 기후변화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비싼 비료를 농지에 뿌리고 난 뒤 폭우로 쓸려 나가면서 수자원 오염을 발생시키는 일을 막기 위해 배수로를 정비하기도 한다.     주 남부 드케이터의 경우 지난 2021년 1억달러를 투자해 오염된 호수의 토양을 걷어내는 사업을 실시했다. 이 호수는 약 20만명의 식수로 활용되지만 토양 오염과 폭우 등으로 인해 수자원 안전이 크게 위협받았던 곳이다. 농부들은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해 농작물을 재배하지 않는 땅에 잔디를 심거나 피복작물을 재배해 토양 유출과 수자원 보호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로 인해 곡물의 재배면적이 줄어들고 소득 감소로 이어지지만 후세를 위한 환경 보호를 위해 농부들이 피해를 감수하고 있는 것이다.     연방정부도 지원에 나섰다. 지난해 8월 연방 의회에서 통과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은 이런 점에서 매우 획기적인 지원책이었다. 향후 5년간 무려 200억달러를 투자해 농지 보호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는 연방 정부가 지난 100년간 농업 부문에 투자한 금액으로는 최대치로 알려졌다. 그만큼 기후변화로 인한 토양 보호와 농가 지원이 절실했다는 반증이다. 일리노이 주에서는 토양 보호를 위해 피복작물을 심을 경우 재배 면적당 일정 금액을 지원 받고 있다. 보험료의 일정액을 할인해주는 방식이다. 시카고에 본사를 두고 있는 아처 다니엘스 미들랜드와 같은 대기업에서는 환경 보호에 나서는 농가에 크레딧을 주는 방식으로 이들을 지원하고 있다. 탄소 배출을 줄이는 노력을 보상해준다는 방식이다.   일리노이 주 농부의 평균 나이는 58세. 주로 30~40대인 젊은 일리노이 농부들이 환경 오염을 더 이상 악화시키지 않기 위해 새로운 기술과 방식으로 농장을 경영하며 기후변화에 맞서고 있다. 현재 일리노이에는 모두 7만2000개의 농장이 있다. 이 농장에서 재배하고 있는 면적은 일리노이 전체의 75%를 차지하고 있다. 이전에 비해 크게 높아진 비율이다.   지난 60년간 기계과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농지 면적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면적당 재배되는 곡물의 양은 증가하고 있지만 농업 지역에서 도시로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젊은층의 유출은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일리노이에서 인구 감소가 가장 눈에 띄게 발생하는 지역은 주 남부다. 다른 곳에 비해 지역 투자에서 외면당하고 있는 현실 역시 심각한 수준이다.         한편 일리노이 농지의 상당 부분은 몇몇 소유주들이 보유하고 있다. 현재 일리노이의 농지를 가장 많이 소유한 그룹은 몰몬교회와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주 빌 게이츠로 알려졌다.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의 아들 역시 일리노이에 큰 농장을 소유하면서 직접 재배를 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전문가들은 대형 소유주들이 기후변화에 얼마나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투자하는지에 따라 일리노이 농업의 미래가 달렸다고 보고 있다.(편집국)     Nathan Park 기자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기후변화 일리노이 일리노이 농부들 토양 보호 농지 보호

2023-11-22

주택보험 요율 산정 때 기후변화 반영

가주에서의 주택 보험 사업 중단 또는 제한했던 주요 보험사들이 수개월 만에 가주보험국이 제시한 새로운 규정에 합의하면서 서비스 재개가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보험사들이 희망하는 보험 요율 인상 승인 절차 완화 등이 포함돼 지역에 따라 보험료 인상이 전망되고 있다. AP통신이 보도한 지난주 가주보험국 리카르도 라라 국장이 밝힌 새 규정과 관련된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보험 서비스 중단·제한 원인   주 역사상 가장 심각한 화재 20건 중 14건이 2015년 이후 발생하면서 보험사들이 요율 산정에 기후변화를 고려할 수 없기 때문에 부동산에 대한 실제 위험가격 책정이 어렵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에 다수의 보험사가 신규 보험가입을 일시 중단하거나 제한했으며 기존 보험의 갱신도 불허하기로 결정했다. 보험 가입이 어려운 주택 소유주들은 주정부가 감독하는 화재보험인 FAIR플랜에 가입해야 하는데 보험료가 높고 커버리지는 제한된다. 가주에서 사업하는 보험사들은 FAIR플랜 보험금 지급 기금에 자금을 지원해야 하는데 최근 수년 사이 FAIR플랜 가입자가 두배로 증가하면서 보험사들의 위험 부담이 커졌다.   ▶주보험국의 새 규정   라라 국장은 보험사가 요율 책정 시 기후 변화를 고려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주 당국을 통해 요율 인상을 신속하게 승인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각 보험사는 가주내 시장 점유율의 85%에 해당하는 수준까지 보험 서비스를 화재 위험지역에 제공해야 한다.     ▶보험료 요율에 미치는 영향   소비자 단체들은 보험회사가 기후변화를 요율 산정에 반영하도록 허용하면 주택 소유자들의 보험료 부담이 커진다고 우려하고 있다. 올스테이트, USAA, 스테이트팜 등이 각각 39.6%, 30.6%, 28.1%의 요율 인상을 보험국에 요청한 상태이기 때문에 승인될 경우 전반적으로 보험료가 오르고 지역에 따라 인상 폭이 큰 차이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라라 국장은 기존 보험가입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보험사들이 주택에 적용된 내화 시설 등을 요율 산정에 고려할 수도 있으며 보험사들이 늘면서 경쟁이 치열해져 보험료 인상을 억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새 규정 시행 시기   주보험국이 최종 규정 완성 작업 과정에서 보험사와 소비자 단체가 제출한 의견을 반영해야 하기 때문에 시행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알려졌다. 라라 국장이 보험국에 새 규정 완성 기한을 내년 12월로 제시했다고 밝힘에 따라 시행은 내년 말이나 그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낙희 기자주택보험 기후변화 요율 산정 요율 인상 보험 요율

2023-09-25

캐나다인 59%, 현재 산불 기후변화와 상관있다

 BC주 산불이 재앙수준으로 악화되고 지구 전체로로 산불과 가뭄, 그리고 홍수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 이는 기후변화에 따른 것이고, 또 시간이 지나면 더 악확될 것이라고 보는 관점이 높았다.   앵거스리드연구소(Angus Reid Institute)가 22일 발표한 최신 설문조사에서 최근 산불사태가 기후변화와 직접 연결돼 있다고 대답한 비율이 59%로 아니다의 33%에 비해 2배에 가까웠다.    연령별로 보면 18-34세의 남성 57%로, 여성 77%로 35세 이상에 비해 크게 높았다.   향후 10-20년 후의 산불 상황은 어떨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서도 55%가 점차 더 나빠질 것이라고 대답해, 최악은 끝나고 나아질 것이라는 8%나, 현재와 같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26%에 비해 절대적으로 높았다.   기후변화에 대해 이미 희망이 사라졌고 되돌릴 수 없다는 대답이 10%, 위기로 기회가 있다면 지금 당장 행동해야 한다는 대답이 63%, 문제지만 해결할 시간이 충분하다가 16%, 그리고 아무 문제없다고 보는 시각이 11%였다.     올해 산불이 평년보다 더 악화됐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캐나다 전체로 84%, 해당 주는 68%, 그리고 거주 지역은 33%로 나왔다. BC주는 70%, 66%, 39%로 나왔다   이번 여름 산불과 관련해 어떤 일이 있었는 지에 대한 설문에서 실내에 더 오래 있었다는 대답한 비중이 53%로 다른 것들보다 가장 높았다. 연기로 눈이 따가웠다가 43%, 운동을 많이 하지 못했다가 25%, 연기로 건강 문제가 악화됐다가 20%, 집이나 가까운 일가친척이 피해를 볼까 걱정했다가 13%, 여행 계획을 취소하거나 연기했다가 13% 등이었다.   BC주에서는 집에 더 오래 머물렀다가 42%, 눈이 간지러웠다가 41%, 운동을 많이 하지 못했다가 23%, 건강이 악화됐다가 18%, 집이나 친인척이 피해를 볼까 우려했다가 20%, 여행계획 취소나 연기가 24%로 나왔다.   산불로 인해 이사를 갈 지에 대해 고려했다는 대답도 13%였다. 특히 산불 피해가 컸던 BC주는 19%로 가장 높았고, 대서양연해주가 18%, 알버타주가 16%였다.   이번 조사는 7월 26일에서 31일 사이에 3016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표준오차는 +/- 1.5%포인트이다.         표영태 기자캐나다인 기후변화 산불과 가뭄 산불 피해 최근 산불사태

2023-08-22

[독자 마당] 기후변화에 대처해야

올해 초 미국에선 철 지난 폭설로 서부지역의 오랜 물 부족 문제가 해결됐으나 세계 곳곳에선 전례 없는 폭우로 큰 피해를 보았다. 이는 변화무쌍한 자연 현상으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연이어 지구촌 곳곳에서 예측할 수 없는 폭우와 고온, 가뭄이 지속하는 것은 예사롭지 않다. 혹시 기후변화의 조짐이 아닌지 모르겠다. 한국도 ‘극한 호우’로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를 보았다.     기후로 인한 재해는 역사상 끊임없이 일어났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이전과는 달라 보인다. 이유는 200년도 안 된 산업화 시기로부터 지구의 평균기온이 1도(섭씨) 이상 올랐다는데, 이제는 그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고 한다. 이로 인해 기상 이변도 전례 없는 유형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지금 북반구의 거의 모든 지역에서는 이상고온으로 다수의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산불 등 갖가지 재난, 재해가 이어지고 있다. 지금은 북반구가 여름이어서 그렇다 해도 계절과 무관한 연중 극한의 날씨인 남,북극의 빙하와 빙산이 녹아내려 해수면이 상승하고 있다. 또 그린란드,시베리아,알래스카의 동토가 지반을 드러내고 있으며, 헤밍웨이의 소설 제목이기도 한 ‘킬리만자로의 눈’은 녹아 없어진 지 오래다. 만년설에 쌓였던  지구의 최고봉들이 속살을 내보이는 것은 지구의 온도가 상승하면서  빚어지는 결과이다.     이렇게 지구 생태계를 파괴하는 기온 상승의 원인인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전 세계가 노력하고 있지만, 뚜렷한 효과를 얻지 못해  지금의 참담한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려면 화석연료를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하고, 생활 폐기물을 줄여 유해 가스와 오염 물질의 배출을 막아야 한다.  쾌적한 지구환경을 만들기 위한 노력에 더 박차를 가해야 할 때다.  윤천모 풀러턴독자 마당 기후변화 온실가스 배출량 지구촌 곳곳 지구 생태계

2023-08-08

[J네트워크] 폭염·폭우가 뉴노멀…진영논리 설 자리 없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동부에서 네바다주에 걸쳐 있는 사막 지역 ‘데스 밸리’. 북미에서 가장 덥고 건조한 이곳을 여름에 차를 몰고 갈 때 제한속도를 안 지키면 낭패를 볼 수 있다. 한낮 기온 섭씨 50도를 넘는 폭염 탓에 도로가 불판처럼 달궈져 타이어가 펑크 날 수 있어서다.   데스 밸리에서 폭염이 ‘낭패’ 수준을 넘어 인명 사고를 부르는 일이 근래 잦다. 지난해 6월 이곳에서 한 60대 남성이 차 기름이 바닥나자 도움을 청하려고 도로를 걷다 폭염을 견디지 못해 쓰러져 숨졌다.     지난 3일에는 또 다른 60대 남성이 에어컨이 고장 난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수은주가 연일 역대급으로 치솟는 요즘 미국 일기예보 지도를 보면 서부·남부는 기록적인 폭염을 나타내는 보라색·적색으로 벌겋게 물들어 섬뜩한 느낌을 줄 정도다.   북미 대륙 한쪽이 펄펄 끓는 반면 미 북동부는 전례 없는 폭우로 신음하고 있다. 지난 15일 펜실베이니아주 벅스카운티 어퍼메이크필드에서는 집중호우로 순식간에 물이 불어나는 바람에 차 11대가 침수됐고, 나중에 시신 5구가 발견됐다. 버몬트주에서는 2개월치 내릴 비인 200㎜가 지난 10일 하루 만에 쏟아졌다.   살인적인 무더위와 폭우가 동시에 오고 가뭄·홍수·산불이 일상이 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기후변화에 따른 극단적인 날씨가 뉴노멀이 되고 있다”고 했다.     최근 공개된 AP통신 여론조사 결과가 눈길을 끈다.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자들의 조 바이든 정부 지지도가 크게 갈리고 낙태·총기정책을 놓고도 진보와 보수 진영이 양극화했는데, 유독 기후변화 정책을 놓고는 찬성률이 민주당(56%)과 공화당(54%) 지지층 모두 과반을 기록했다.     전임 트럼프 정부 때만 해도 탄소배출 저감 정책을 대놓고 무시하는 등 기후변화 이슈가 정쟁 소재가 되곤 했다. 하지만 미국인에게 현실로 다가온 기후변화 이슈 앞에 첨예한 진영 논리도 더는 힘을 못 쓰는 것 같다.   지난해 포항 아파트 지하주차장 침수로 무고한 시민이 목숨을 잃은 데 이어 올해는 청주 오송 지하차도가 비극의 현장이 됐다. 여야가 정쟁 중단을 외치며 수해 현장으로 달려갔다는 소식이 들린다.     정쟁 중단만으로는 한참 부족하다. 과거의 관성적인 대응만으로는 극한 기상이변이 뉴노멀이 된 시대에 맞설 수 없다. 정치권이 초당적으로 머리를 맞대고 당장 할 일부터 중장기 플랜까지 촘촘히 담은 기후변화 대비책을 내놓아야 한다. 김형구 / 워싱턴총국장J네트워크 진영논리 뉴노멀 기후변화 정책 기후변화 이슈 정부 지지도

2023-07-17

레스토랑, 물·서비스 빵값도 청구…가주, 기후변화 수수료도 허용

일부 레스토랑들이 물과 식전에 서비스하던 빵값을 별도로 받고 종업원 건강보험료 등의 서비스차지까지 청구하면서 소비자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 12일 폭스비즈니스는 최근 급증한 인건비로 사투를 벌이는 일부 식당들이 기본으로 제공하던 물과 서비스 빵(식전 빵)에도 추가금을 요구하며 직원건보료와 같이 여러 명목으로 서비스차지를 청구하는 사례가 늘면서 소비자들이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최근 소셜미디어(SNS)에서 서비스차지 과다 청구로 논란이 된 LA의 식당을 한 사례로 들었다. LA의 ‘앨리멘토’라는 이탈리안 음식점의 업주는 비용 절감 목적으로 고객의 영수증에 ‘직원 건강보험료’ 4% 추가 요금을 부과했다. 이것이 온라인에서 큰 화제가 되면서 시끄럽자 식당 셰프 겸 오너 자크 폴럭은 개인 인스타그램 게시글에서 “고객은 서비스차지를 빼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소비자들의 불편함을 자아내는 식당의 부가 서비스 차지는 이곳에서 뿐만은 아니다. 전국레스토랑연합(NRA)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전국의 식당 6곳 중 1곳은 고객에게 서비스 차지를 부과했다. 또한 최근 몇몇 레스토랑은 일반적으로 무료로 제공되는 물과 식전 빵에 요금을 청구하기도 하며, 기본 팁을 더 높게 설정하거나 테이크아웃 전문점에서도 팁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물가 상승으로 타격을 입은 식당 업주들이 늘어난 인건비와 비용을 보전하고 이윤도 늘리려는 심산으로 손님에게 서비스차지를 청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존슨앤웨일스대 브라이언 워러너 관광·경영학 교수는 “무분별하게 서비스차지를 청구하면 고객은 음식값 청구서를 받을 때 까지 정확한 가격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가주 법상 서비스차지는 합법이며 고용주가 사용처를 지정할 수 있다. 청구서의 일부이기 때문에 고객은 지불을 거절할 수 없다는 게 법조계의 설명이다.   한편 가주 정부는 지난 2019년 기후변화의 대책으로 레스토랑에서 업주가 음식 청구서에 음식값의 1%의 기후변화 수수료를 청구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비용은 업주나 종업원이 사용할 수 없으며 제 정부의 환경복지자금으로 들어가 탄소배출 감소 프로그램에 사용된다. 고객은 기후변화 수수료의 지불을 거부할 수 없다. 우훈식 기자 woo.hoonsik@koreadaily.com레스토랑 기후변화 기후변화 수수료 서비스차지 과다 법상 서비스차지

2023-07-13

[기고] 북국 사향소의 기후변화 대응

사향소(muskox)는 북극 툰드라에 서식하는 가장 큰 초식 동물이다. 사향소는 늘 최적의 서식 조건을 찾아 이동하며 혹독한 기후를 피해 살아남았다. 빙하기에는 털복숭이 매머드와 함께 목초지(steppe)에서 생활터전을 공유했다. 사향소가 기후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잘 보여주는 좋은 본보기다.     사향소의 겨울철 털은 현존 동물 중 가장 가볍고 보온효과도 최고다. 그래서, 알래스카 원주민들은 늦겨울과 초봄에 사향소를 사냥하고, 사향소의 밑털로 코트, 모자, 장갑 등을 만든다. 이 털을 북극 원주민 이누이트(Inuit)는 우밍막(Umingmak)이라고 부르고, 일반적으로는 키비웃(Qiviut)이라고 한다. 보호털(guard hair)은 1미터 정도로 가름막 역할을 한다. 그러니, 섭씨 영하 60도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 털로 만든 코트는 자그만치 10만 달러에 달한다.     사향소는 소처럼 보이지만 사실 염소나 양에 가깝다. 북극 환경에 적응하도록 오랜 시간 진화했다. 초봄에 털갈이하는 사향소를 가끔 볼 수 있고, 그 털이 관목에 붙어 있는 경우도 종종 볼 수가 있다.     북극 야생동물의 ‘기후 추적’은 자연스러운 진화 과정이며, 수천 년 동안 진행해 왔다. 19세기 말 이후로 기후는 변하기 시작했다. 북극은 현재 지구상의 다른 지역보다 4배나 더 빠르게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다. 현재의 북극 온난화는 혹한 속에서도 서식할 수 있도록 진화한 사향소와 같은 동물에게는 그리 좋은 소식이 아니다.     그럼, 북극의 온난화 진행과 더불어 사향소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최근의 기후변화가 사향소의 서식지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연구가 덴마크 국방부 주도하에 그린란드에서 지난 40년 동안 진행됐다. 연구팀은 발견한 모든 야생동물의 관측날짜, 종 및 위치 등을 기록했다. 이 방대한 자료를 기반으로 지난 40년 동안 기후변화로 인해 사향소의 서식지가 빠르게 북쪽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1981년부터 2020년 사이에는 10년 당 70~110km로 거리를 이동했고, 2000년 이후에는 속도가 더 빨라졌다. 사향소가 기후 변화로 인해 가장 극단적인 서식지 이동을 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향소와 다른 북극 동물들은 기후변화가 점점 가속함에 따라 그린란드 북쪽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측된다. 광대한 그린란드에서 장기간 야생 동물의 위치 추적 자료를 수집하는 것은 힘들고 비용이 많이 드는 일이다. 지난 40년 동안 축척된 자료는 사향소가 기후 변화의 영향을 받고 있으며, 그 영향은 앞으로 더 클 것이라는 점이다. 이처럼 북극 온난화가 진행되면, 앞으로 사향소를 비롯한 북극 야생동물은 털복숭이 매머드처럼 퇴화하여 지구상에서 사라지는 것일까?     그린란드 남쪽은 광대한 빙하, 피요르드 및 험준한 산맥과 같은 다양한 자연 장벽으로 사향소의 적절한 서식지 조건을 갖추고 있다. 더 북쪽으로의 이동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다. 동그린란드 자켄버그 (Zackenberg, 74°2N, 21°3W)의 보호지에 서식하고 사향소도 지난 40년 동안 거의 이동이 없었다.  이는 자켄버그 계곡이 사향소에게 최적의 서식지이거나 자연환경의 장벽으로 더 이상 북쪽으로 이동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사향소의 이동 능력이 제한적이라면 점진적인 소멸 가능성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지역의 사향소는 점점 더 열악한 서식지와 불리한 기후조건에 갇히는 반면, 북쪽으로 이동한 무리는 기후 변화에 덜 영향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툰드라에 사는 사향소와 다른 북극 동물은 아직 심각한 위기에 처하지는 않았지만, 급격한 기후 변화 등에 생존을 위협받게 될 것이다. 사향소와 북극 동물은 과연 이러한 기후 변화에 대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사향소가 털복숭이 매머드처럼 언젠가 지구에서 소멸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기우이기를 바란다. 북극의 기후변화 및 온난화는 북극 동물들이 적응하기에 너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김용원 / 알래스카주립대 페어뱅크스 교수기고 기후변화 사향소 동안 기후변화 북극 야생동물 서식지 이동

2023-06-30

뉴욕시 기후변화 대처 강화한다

뉴욕시가 미래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각종 대책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뉴욕시는 지난 21일 시정부 차원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청사진인 ‘플랜 뉴욕시(PlaNYC: Getting Sustainability Done)’ 정책 보고서를 발표했다.     ‘플랜 뉴욕시’ 보고서는 마이클 블룸버그 전 시장 때부터 시작해 매 4년마다 업데이트되고 있는데 이번에는 92페이지 분량에 ▶홍수와 해수면 상승 ▶기온 변화 ▶청정 에너지 확보 ▶건축물과 운송 시스템 개선 ▶저탄소 정책 등 대처 방안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포함됐다.   뉴욕시는 ‘플랜 뉴욕시’ 보고서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구체안으로 100만 가구 이상의 저소득층 주택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청정 에너지를 확보하고, 전기 자동차 비율을 더욱 늘리고, 특히 뉴욕시 대기오염의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는 디젤 트럭 운행을 단계적으로 줄여 나가기로 했다.   또 앞으로 기후변화를 위한 대규모 공사 프로젝트가 시작되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특별 예산(최대 1년 1000억 달러)을 미리 준비하고, 전기차가 상용화될 것을 감안해 현재의 주유소 수준의 충전소와 함께 거리에 평균 2.5마일당 1대씩 충전기를 설치하기로 했다.   또한 지난 1961년에 정해진 뒤 큰 변화 없이 현재까지 계속 시행되고 있는 조닝조례도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대대적인 고치기로 했다.     뉴욕시는 24일 조닝개선조례(Zoning Amendment Law: City of Yes for Carbon Neutrality)를 준비 중이라고 발표했는데 여기에는 ▶재생 에너지 사용 확대 ▶주택과 건물 재건축 허용 ▶전기차 기반 시설 확대를 위해 현재 정해져 있는 시 전 지역의 조닝 규정을 바꿔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조닝개선조례는 앞으로 뉴욕시 59개 조닝보드 심의와 청문회를 거쳐 시의회 표결로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뉴욕시는 기후변화가 뉴욕시에 중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연구하기 위해 거버너스 아일랜드에 ‘환경연구센터(Environmental Research Center)’를 중심으로 스토니브룩 주립대 캠퍼스를 건립하기로 했다.   스토니브룩 주립대 캠퍼스는 총 7억 달러를 투입해 2025년부터 2028년까지 세워질 예정인데 여기에서는 뉴욕시를 위한 기후변화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진행될 예정이다. 박종원 기자 park.jongwon@koreadailyny.com기후변화 뉴욕 미래 기후변화 플랜 뉴욕시 뉴욕시 대기오염

2023-04-24

[FOCUS] 겨울폭풍 12번, 부동산에 기후변화 먹구름

올해 들어 가주에 12번의 겨울폭풍이 왔다. 특히 몬테벨로와 카펜테리아에서 발생한 토네이도는 그 규모와 파괴력에서 기후변화 우려를 키웠다. 전문가들은 이번 토네이도와 기후변화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부정했지만 비슷한 현상이 자주 발생할 개연성까지 부인하지는 않았다.   기후변화는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치지만, 전체 모기지 규모가 12조 달러에 이르는 부동산 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부동산 데이터회사 코어로직이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강풍 위험 지역에 3100만 가구, 해수면 상승 위험 지역에 750만 가구가 거주하고 있다. 산불 위험 지역에는 단독주택만 350만 채가 있다. 코어로직은 이상기후의 영향이 심각한 가구 수는 2030년에 100만 가구에 미치지 못하지만 2050년까지 급격히 늘어 6200만 가구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했다. 피해액도 매년 90억 달러에 육박할 수 있다.   기후변화가 부동산에 미치는 영향은 전방위적이다. 자산가치 평가와 모기지 산정 기준, 지역별 가격 변화와 함께 건축비와 보험료 상승, 정부 정책·건축 법규·설계 기준 강화 등이 예상된다. 플로리다는 이미 허리케인 피해에 대비해 건축법 변경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체 모기지의 40%를 차지하는 패니매의 팀 저지 최고기후책임자는 지난달 경제전문지 CNBC와 인터뷰에서 당장 필요한 일로 재산 피해 정도 추정과 대응책을 꼽았다. 그는 부동산 평가 변화에 대해 “우리가 해야 할 많은 일 중 하나다. 5년쯤 남았을까? 잘 모르겠다”라고 말해 먼 미래의 일이 아님을 시사했다.         ▶가주 해안   연방항공우주국(NASA)은 전 세계 해수면이 1990년대 중반 이후 약 4인치(101.6mm) 상승했다고 본다. 현재 매년 약 0.13인치(3.3mm) 상승하고 있다.     해수면 상승 위험은 가주에서도 나타난다. 최근 절벽에 있는 뉴포트비치 주택이 패티오 붕괴로 철거됐고 지난달 15일에는 샌클레멘티 절벽 위 아파트 건물 4채가 산사태로 대피 소동을 벌였다. 이와 유사한 일은 팔로스버디스와 다나 포인트 등 가주의 해안 주택에서 벌어질 수 있다. 침식도 문제다. 오렌지카운티 사이프러스 해안에서는 침식으로  산사태가 발생해 절벽 위 집에 출입금지 처분이 내려졌고 교통국이 1300만 달러를 들여 안전 보강 공사를 하기도 했다.   가주해안위원회 도니 브라운시 위원장은 “남가주 절벽과 언덕에 주택 개발이 많아 정말 어려운 문제”라고 우려했다. 브라운시 위원장은 “기후변화와 해수면 상승이 더욱 명백해짐에 따라 비슷한 상황이 계속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12번의 겨울폭풍과 기록적 강우량을 예상했겠는가. 기후변화는 미래가 아니라 현재다.”   대응책으로는 방파제나 옹벽, 절벽 복구 등이 거론되지만, 근본적 대책인가는 의문이다. 전문가들은 안전 문제가 해결된다 해도 인간이 지질학적 수명 자체를 늘리기는 어렵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침식 지연 노력은 실패할 것으로 예상한다. 설사 안전 문제가 해결돼도 이들 지역에서 예전처럼 수영장이나 스파를 추가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가주 정부의 대응   가주 정부는 2022년 4월 5일 ‘기후변화가 가주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발간하고 직면한 위협으로 평균 기온 추가 상승과 극심한 더위의 장기화 심각한 가뭄의 빈도 증가 홍수 위험 증가 산불 악화 해안 범람·침식을 꼽았다. 보고서는 언제까지 대응 조치를 연기할 여유가 없다며 “너무 오래 기다리면 효과적인 대응이 어렵고 비용도 많이 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가주 입법분석관실도 향후 30년 안에 가주에서 80억~100억 달러의 가치에 이르는 기존 부동산이 물에 잠길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현재까지 가주의 해수면 상승 대응책은 방어벽 구축과 안전 지역으로의 퇴거다. 최근 벤 앨런(민주·샌타모니카) 가주 상원의원이 발의한 SB83도 여기에 해당한다. SB83은 해수면 상승 피해 지역의 주택을 매입해 렌트를 주는 권한을 지방정부에 부여한다. 필요할 경우 지방정부는 집을 허물어 바닷물을 막는 방어막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 법안은 천연자원·수자원위원회를 만장일치로 통과한 상태다.   2015년 샌디에이고의 바닷가 부촌 델마는 주정부 지원으로 실태 조사를 했다. 그 결과 해수면 상승으로 늦어도 2100년까지 모래사장이 사라질 수 있다는 예측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안전지역으로 퇴거를 주장하지만, 부동산 가치가 15억 달러에 이르는 지역에선 갈등과 논란이 일지 않을 수 없다. 앨런 의원은 이를 한마디로 정의했다. “우리는 바다를 이길 수 없다.”     위험 지역의 주택 매입은 이미 시작됐다.     국제 환경보호 시민단체인 천연자원보호협회(NRDC)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30년 동안 연방재난관리청(FEMA)은 주로 동부에 있는 홍수 취약 지역에서 4만3000채 이상의 주택 매입을 지원했다.   ▶보험료 상승   가주 보험국에 따르면 주택보험 총액은 2017년 87억 달러에서 2020년 111억 달러로 27%나 증가했다. 잇단 산불로 큰 손실을 본 보험사가 요율을 큰 폭으로 인상했기 때문이다. 일부 산불 위험 지역에서는 아예 보험 가입을 거부하기도 했다. 시카고연방준비은행도 일부 보험사가 가주 일부 지역에서 산불 보험을 중단했다고 확인한 바 있다.     보험료 상승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세계적인 재보험회사인 스위스리는 기후 관련 위험으로 전 세계 주택의 보험료가 2040년까지 매년 5.3%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자연재해 빈도가 높아질수록 보험사는 더 강한 대응에 나설 것이고 이는 집값과 모기지 상승으로 이어진다. 부가적으로 오래된 집은 새 건축법에 맞게 추가 비용이 들고 거주 불가 지역으로 판정되면 이사를 해야 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가주에서 방화용수 비축과 5피트 내 식물 제거가 주택 거래에 도움이 된다고 전망한다. 레드핀의 마이크 센데하스 수석 부동산중개인은 집 구매 결정 전에 보험 견적을 받으라고 권하기도 했다. 안유회 에디터FOCUS 기후변화 겨울폭풍 기후변화 우려 보험료 상승 부동산 데이터회사

2023-04-02

[기고] 탄소중립은 지구 공동 목표다

지난 4월 22일 기후변화 운동가 윈 브루스는 지구상의 심각한 기후변화에 낙심하고, 또 대중의 경각심 환기를 위해 연방 대법원 빌딩 앞에서 분신자살했다. 그날은 ‘지구의 날’이었다.   유기체인 지구가 변화된 기후에 맞추어 자연재해를 쏟아냄으로 지구 위 생명체들의 삶이 요동친다. 정부 지원을 받아 피해지역을 재건해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다. 앞으로 지구는 더 뜨거워져 2100년에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땅 일부가 불모지로 변한다고 한다.   기후변화의 원인을 한마디로 말하면 화석연료 사용이다. 온실가스는 고온을 만들고, 고온은 가뭄을 유발하며, 가뭄은 물부족을 초래하고, 대형 산불로 이어진다.     북가주에 있는 샤스타 호수는 물이 훌쩍 줄어든 탓에 온도가 올라 연어를 트럭에 태우고 시원한 물로 이동시킨다. 봄이 오면 태평양 연안을 따라 멕시코 바하만에서 북극해까지 이동하고, 가을에 다시 남하하는 회색 고래는 먹이 사슬이 깨진 탓에 자주 죽음으로 해안가에 떠오른다. 중국 고기잡이배들은 에콰도르 갈라파고스 섬 바다에 대형 냉동 선박을 세워놓고 일 년 내내 오징어, 상어, 그리고 멸종 위기 물고기를 잡는다. 이 지역은 해안보호수역이며 살아있는 박물관이라 불린다.   다행히 온실가스 배출 감소를 위해 많은 국가와 지역 정부들이 나섰다. 솔선수범하는 개인들은 기발한 아이디어를 짜내어 실천한다. 기업의 지속가능성 판단 척도가 된 ‘환경, 사회, 지배구조 (ESG) 경영’ 전략은 미래 지향적 기업들의 자발적인 기후변화 대응책이다.   미국 정부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덕분에 향후 10년 동안 청정에너지 생산에 3700억 달러를 투자할 수 있게 됐다. 캘리포니아 주의회는 ‘5개년 기후변화 대응 예산안’ 549억 달러를 가결했다. 또 캘리포니아는 2035년부터 내연자동차 대신 전기자동차를, 2045년부터 디젤트럭 대신 전기트럭만을 생산 판매를 하는 법을 제정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유명인으로 ‘아이언 맨’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있다.  그는 2015년  2년 준비 끝에 6500 스퀘어피트의 게스트하우스를 자신의 말리부 저택에 지었다. 친환경적이며 창조적인 건축법을 찾은 결과 이탈리아의 산업 디자이너 단테 비니가 고안한 빈쉘(Binishell) 공법을 이용했다. 젖은 철근 콘크리트를 나이론이 코팅된 네오프렌(neoprene) 공기주머니에 넣고 바람을 넣어 한 시간 만에 완성했다. 한 시간은 콘크리트가 굳는 시간이다.   하지만 돔 양식의 건축은 거대한 콘크리트 건물 마무리 작업과 실내 플랜 문제에 봉착했다. 다우니는 벤처기금을 조성해 지속가능한 기업에 투자하고 집 마당을 청정에너지 생산을 위한 신기술 실험장소로 제공하는 사람이다. 그는 드디어 올해 뉴욕의 실내 건축가를 설득해서 멋없는 건물을 주마비치뷰를 가진 아름다운 힐링 장소로 탈바꿈시켰다.   아찔한 점프를 하는 극한 스노보더(extreme snowboarder)이자 영화제작자인 제러미 존스도 있다. 그는 2005년부터 이상 기후를 실감하고 2007년 ‘겨울을 보호하자(Protect Our Winters)’라는 비영리 단체를 설립했다. 목적은 야외 스포츠 애호가들을 기후변화 대응 옹호자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자신은 강력한 기후변화 로비스트가 되어 IRA 통과에 힘을 보탰다.   앞으로 전기가 에너지 자원의 중심이 된다. 모든 기구와 장비는 전기화될 것이다. 태양광, 풍력, 수력, 지열, 핵으로 전기 발전을 해야 한다. 이제 기후변화 이전의 시대로 절대 돌아갈 수 없음을 인지하고 의식을 바꾸어 지구 공동 목표인 탄소 중립에 무조건 협조할 때다. 정레지나기고 탄소중립 지구 기후변화 대응 기후변화 운동가 유기체인 지구

2022-10-17

[열린 광장] 세대적 관점의 ‘포스트-팬데믹’ 목표

꽤나 무덥던 여름을 보내며 어느새  학생들은 가을학기를 맞았다. 이 어려운 2년 반의 시간을 뒤로하며 주변에서 보여주는 적극적 적응이 신선하다. CDC(연방질병통제센터) 대응팀장 마세티의 발표도 강한 의지를 보여준다. 이제 국민의 95%가 직간접으로 팬데믹의 경험을 가진 것을 토대로 계속 조심은 하되 전진하는 생활자세를 요구했다고 본다. 필자는 이번 가을학기에 남가주의 장로교신학교에서 병원채플린학을 강의한다. 채플린 본부 사역 위에 하나 더 책임을 갖게 되어 어깨가 무겁지만 한편으론 적극적으로 힘든 시기를 대처하는 일에 동참하려는 마음에서다.   지구 저편의 전쟁 참화 그리고 1000만 명이 넘었다는 피난민에 관한 보도, 모두가 느끼는 물가고와 기후변화의 염려를 지울 수 없다. 새로운 빙하도 녹았다는 무덥던 여름이 지나가면 모든 염려도 시원하게 해결되기를 기대한다. 삶의 여정을 가는 동안 소리 없이 다음 계절이 먼저 마음에 와 닿는 건  무슨 연유인지.       지난여름 거주하는 타운홈 단지의 도로 아스팔트 공사로 어려움을 겪었다. 두 달여 동안 주민들은 이른 아침부터 큰 기계 소리에 놀라고, 먼지로 고통받고, 거라지를 사용할 수 없어 주차 장소를 찾아다니는 불편을 겪었다. 8월 둘째 주 소음이 그치고  도로가 새로 오픈된 후에는 몰랐던 평화로운 모습도 재발견한다.     사회적 변화도 큰 폭이다. 연방정부는 정신건강 치료를 위해 세 자리 숫자의 응급 전화번호를 신설했는데 효과적이라는 보도이다. 필자가 속한 교단의 7월 총회는 많은 안건 중 지구환경 보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추후 모든 대형 회의를 가능하면 온라인 미팅 혹은 하이브리드 형식으로 하도록 했다. 그에 따른 비용 절감은 현재 50여 개 국가에 보내는 헌금에 함께 쓰인다. 그리고 채플린 본부에서는 텔레영적돌봄(tele-health spiritual care) 확장 프로톨과 관계기관의 상호협력을 구체화했다.     센서스국에 따르면 2040년이 되면 미국인 5명 중 1명은 65세 이상이다. 이 예상이 그저 흥미로운 통계만은 아니다. 포스트-팬데믹의 환경을 생각한다면 에이징(고령화)의 과정과 목표가 더욱 진지한 질문이 된다. 가까운 미래의 다음 세대는 새로운 형태의 인구 분포와 기후변화 현상, 기술 발전에 따른 직업과 인간관계 변화, 예상되는 변이 바이러스의 도전이 큰 과제라 하겠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숫자가 많은 베이비부머 세대의 몫이 크다. 어려운 시기를 이겨낸 끈질김과 근면함, 지난 세기와 21세기의 연결 세대로서 넘겨 줄 정신적 유산이 있기 때문이다. 금세기 단절의 세대가 기술 발전 속에서도 의미를 갈구하는 건  무엇보다 정신, 문화적 연결성이다. 특히 지난 2년 반의 시간은 인류가 함께 결핍을 경험했다. 이런 면에서 에이징 과정은 임상적으론 한세대를 큰 고통 없이 살아 낼 심신웰빙에 관심을 두지만 세대적 관점에서 포스트-팬데믹 목표는 다음 대로 이어지는 생명력 있는 레거시(legacy)의 내용이라 여겨진다.     모쪼록 화사한 품위를 담은 낙엽의 계절이 올 때 모두에게 화사한 기쁨도 함께 오기를 기원한다.    열린 광장 포스트 관점 기후변화 현상 지구환경 보존 정신건강 치료

2022-09-19

[프리즘] 청구서를 내밀기 시작한 이상기후

지난달 24일 가주는 주방위군에 각종 재해에 전방위적으로 긴급 투입할 ‘팀 블레이즈’를 신설했다고 발표했다. 전방위적인 긴급대응팀이라지만 산불이 자주 발생하는 시기가 다가오는 것에 대비한다는 주정부 발표를 보면 재해 중에서도 산불을 겨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가주의 전국 최초 산불 대응팀 신설은 기후변화가 얼마나 현실로 가까이 다가왔는지, 기후변화가 얼마나 큰 비용을 요구할지, 얼마나 일상을 바꿀지 느낄 수 있는 눈에 띄는 조처다.     지금까지 기후변화를 둘러싼 많은 논쟁은 거대담론이었다. 거대한 기후 변화와 이에 맞선 탄소 배출 감축 같은 것이었다. 기후변화가 미국 제조업계의 경쟁력을 약하게 하려는 거짓말이라는 등의 음모론은 많이 사라졌지만 그렇다고 최근에 나오고 있는 ‘인류 멸종’ 같은 종말론적 경고에 사람들이 마냥 설득되는 것도 아닌 것 같다. 그나마 최근 들어 폭염은 더 사납고 폭우는 더 거센 양극단의 날씨가 잦아지고 피해 지역이 넓어지면서 이상기온 자체에 대한 의심은 줄었다.   물론 의심을 거둔다 해서 이상기온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지구의 기온이 2도 올라가면 문명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에 1.5도 상승에서 막아야 한다는 절박함은 그대로다. 이것도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촉발된 천연가스 부족 사태에 화석연료 사용이 늘면서 계획표가 어긋났다. 설사 1.5도에도 막는다 해도 어느 나라에서는 저수지와 강이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하고 옆 나라에서는 기록적 폭우가 쏟아지는 상황이 해결되지는 않는다.   기후변화는 이제 전 세계와 국가 단위의 거대담론에서 지역과 개인의 미시적 차원으로 넘어가고 있다. 가주의 ‘팀 블레이즈’는 기존의 시스템으로는 기후변화 시기의 산불에 제대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새로운 현실에서 나온 것이다. 가주는 산림 지역과 거주 지역 사이에 있는 덤불 지역을 완충지대로 설정하고 산불을 막았다. 이런 전략을 구사할 시스템과 이에 필요한 훈련, 장비, 노하우는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어지간한 산불이 나도 ‘소방국이 막을 거야’라는 믿음은 여기서 나왔다.     하지만 이 믿음은 흔들리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마을 전체가 불타고 9명이 사망한 북가주 파라다이스 산불이다. 최근에는 소방관의 부상이 잦아졌고 사망 사례까지 나오고 있다. 집값이 치솟자 완충지대에 집을 지으면서 산불 방어에 필요한 공간이 좁아졌고 여기에 기후변화로 산불이 더 자주 더 빠르게 더 넓은 지역에서 발생하면서 기존의 시스템이 한계에 부딪힌 것이다. 가주 정부 발표에 따르면 ‘팀 블레이저’는 300갤런의 물을 실은 4인승 소방차로 거친 지형에 접근한다. 산불 대응도 속도가 중요해졌고 공세적 진화로 전환할 필요가 생긴 것이다.     기후변화에 맞춰 전략과 시스템, 장비, 훈련방식을 바꿔야 하는 것은 산불 진화만이 아닐 것이다. 새로운 형태의 가뭄과 홍수에 맞춰 많은 분야에서 기준이 바뀔 것이고 새로운 시스템 구축과 운용에 적지 않는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이다.     개인도 마찬가지다. 올해만 해도 폭염이 계속된 가주에서 평균적으로 가구마다 냉방용 전기료 지출이 늘어날 것이 뻔하다. 화재와 홍수 피해가 늘면 보험료도 올라간다. 어느 단계에 이르면 보험사는 보험료 산정 기준 자체를 바꿀지도 모른다.     기후변화는 이미 일상을 바꾸었다. 중산층의 주말 일과 중 하나였던 세차와 잔디 정리는 이미 변화가 시작됐다. 하지 않으면 되는 것은 버리거나 줄이면 그만이다. 하지만 새로운 비용은 친환경 마을에 도착할 때까지 모두에게 고통을 줄 것 같다. 기후변화가 개인에게도 청구서를 내밀기 시작했다.   안유회 / 뉴스룸 에디터·국장프리즘 이상기후 청구서 기후변화 시기 산불 대응팀 피해 지역

2022-09-05

"성경도 기후변화 대응 촉구"

  ━           ━   전미복음주의연합회(NAE, 회장 월터 김)가 최근 새로운 보고서를 발표하고 "기후변화에 따른 전지구적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월터 김 회장은 "전지구적으로 해수면이 상승하고 어획고가 줄어드는 등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잇으며, 깊은 숲속의 신선한 공기 대신 우리의 폐를 병들게 하는 독성 가득한 공기를 흡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버지니아 샬럿빌 소재 트리니티 장로교회 담임목사로 지난 2019년 취임했다. 그는 노스웨스턴대 철학과 역사학을 전공하고, 밴쿠버의 리젠트 칼리지 신학대학원 과정을 밟은 김 회장은 하버드대 언어•문명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NAE에는 4만5000여개의 교회가 소속된 곳이다. 김회장은 기후변화 외에도 인종차별 이슈에도 적극 대응하고 있다. 보고서는 "성경에서도 환경을 보호하라는 명령을 내린다"면서"성경은 과학논문을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지 직접적으로 말하거나 환경 변화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가르치지 않지만, 창조물을 사랑하고 이웃과 전세계의 증인을 사랑하는 말에서 기후변화 대응과 환경보호의 정당성을 부여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한 창세기 2장15절의 하나님이 에덴동산에 정착하게 만들고 농사를 짓고 가꾸도록 한 대목, 마태복음 22장의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는 대목, 신명기 15장의 남들에게 마지못해 대하지 말고 관대하게 대하라는 대목 등을 통해 기후변화 대응의 정당성을 역설했다. 김옥채 기자 kimokchae04@gmail.com기후변화 성경 기후변화 대응 대목 마태복음 대목 신명기

2022-09-01

[생활건축] 기후변화와 박제가 된 한옥

한옥에 살고 있다 보니 이번 폭우 때 지인들의 연락을 많이 받았다. “집은 괜찮냐”로 시작하는 안부인사였다. 다행히 별 탈은 없다. 하지만 급격한 기후변화가 우려스럽다.     오늘날 지어지는 한옥은 사실 규제의 산물이다. 새로 짓더라도 조선 시대 양식과 재료만 써야 한다. ‘전통성 보존’에만 골몰한 정책 탓이다. 오세훈 서울 시장은 2008년 한옥을 육성하고 보존하겠다는 ‘한옥 선언’을 하면서 보존정책을 펼쳤다. “한옥이 밀집한 지역을 서울다운 정취가 있는 주거지로 육성해 서울의 문화 정체성을 살려 나가겠다”는 포부에 따라 서촌·북촌 등 구도심의 한옥 동네가 한옥만 지어야 하는 한옥 보존지구로 지정됐다. 북한산 아래 은평 한옥마을도 새롭게 만들어졌다.   문제는 한옥 심의제도다. 서울시는 한옥을 보존하도록 규제하는 대신, 한옥을 고치거나 지을 때 공사비를 일부 지원해주고 있다. 이 지원금을 받으려면 위원회 심의를 받아야 하는데, 조선시대 한옥 스타일이 아니면 통과하기 어렵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창호 규제다. 서울시는 한옥의 창호를 전통방식의 나무 창호를 쓰도록 규제한다. 하지만 나무는 변형이 심한 재료다. 더울 땐 팽창하고 추울 때 수축하다 갈라지고 틈이 생기는 데, 비가 샐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한옥 거주자들은 나무 창호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내부에 아파트에서 쓰는 플라스틱(PVC) 창호를 덧댄다. 비가 직접 닿는 외부에 PVC 창호를 설치할 수 없다. 겉에서 봤을 때 조선 시대 한옥 스타일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알루미늄 틀을 가운데 놓고 바깥에 나무를 붙인 한식 시스템 창호가 개발되긴 했지만, 상당히 비싸다. 창호 값만 억대로 들게 된다.   한옥은 벽면에 나무 인방(기둥을 고정하는 가로 지지대)도 노출해야 한다. 나무 인방이 하얀 회벽을 가로지르면서 한옥의 비례미를 돋보이게 할지는 모르겠지만, 비에 취약하다. 노출된 인방이 뒤틀리면서 틈이 생기고 벽면으로 비가 새 들어가기 일쑤다. 2층 한옥이 대다수인 은평 한옥마을에서는 진짜 인방은 노출하지 않고 벽체를 통으로 설치한 뒤 겉에 모양내기식 인방을 붙이기도 한다. 은평 한옥마을에는 철골로 지은 한옥도 있는데, 서울시는 이 집을 한옥으로 등록해주지 않고 있다. 집의 변형을 막기 위해 철골을 넣은 나무를 썼을 뿐 한옥의 공법을 그대로 따랐는데도, 나무가 아닌 다른 재료를 썼다는 이유로 한옥 등록이 거부됐다.   조선 시대에만 머물러야 하는 한옥이 앞으로의 기후변화를 버틸 수 있을까. 사람이 살지 않는 문화재는 원형 그대로 보존해야 할 테지만, 살림집 한옥은 변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박제된 한옥의 미래는 희망적이지 않다. 한은화 / 한국 건설부동산팀 기자생활건축 기후변화 박제 은평 한옥마을 한옥 보존지구 조선시대 한옥

2022-08-14

바이든 기후변화, 부자증세 예산안 급물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역점 어젠다인 기후변화 대응 재원 마련, 건강보험 지원 등 복지 강화, 부유층 증세 등을 핵심으로 한 예산안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이는 민주당 내에서 이를 반대해온 조 맨친(민주·웨스트버지니아) 연방상원의원과 합의를 도출한 데 따른 것이다.       27일 맨친 의원과 척 슈머(뉴욕) 민주당 연방상원 원내대표는 건강보험 등 복지 확충을 위한 예산안에 기후변화 대응과 부유층 증세 등까지 포함한 7390억 달러 규모 ‘인플레이션 감소법(the Inflation Reduction Act of 2022)’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예산안의 주요 내용은 향후 10년간 7390억 달러를 조달해 기후 및 에너지 관련 대응에 4330억 달러를 투입하는 내용이다.     소요 예산을 위해서 법인세에 최저한세(15% 세율) 적용으로 3130억 달러, 메디케어가 제약회사와 처방약 가격을 협상할 수 있도록 해 2880억 달러, 국세청(IRS) 세무조사 강화로 1240억 달러 등을 확보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건강보험 가입자에 보조금 지급을 연장하는 데 640억 달러를 할당해 1300만명이 혜택을 이어가게 된다.     이는 취임후 바이든 대통령이 추진해온 3조5000억 달러 규모 예산안인 ‘더 나은 재건 법안(Build Back Better Act)’에는 크게 못 미친다.     또 지난해 11월 연방하원을 통과한 2조2000억 달러 규모 ‘더 나은 재건 법안’ 수정안과도 차이가 크다.     하지만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40년래 최고치를 기록한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축소된 규모의 합의라도 도출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반영돼 극적반전을 만들어 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조 맨친 의원을 설득하기 위해서 혼신을 다한 것은 단 한표라도 이탈해서는 연방상원에서 법안을 처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연방상원의 민주·공화 의석이 50대 50의 동률을 이룬 상황에서 예산조정절차를 통해 법안을 처리하더라도 민주당 의원 50명 전원의 찬성이 필요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합의 발표후 “온 국민이 기다려온 소식”이라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또 “높은 의료비와 인플레이션 같은 현재의 문제와 기후 변화라는 미래의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하고, 연방상·하원에서 법안을 조속히 처리할 것을 촉구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연방상원이 다음주에 이 예산을 표결에 부칠 것이라고 예상하고, 공화당은 이 법안에 반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장은주 기자기후변화 부자증세 기후변화 부자증세 기후변화 대응 민주당 연방상원

2022-07-28

[글로벌 아이] 기후 변화와 솔트레이크

1월부터 지속된 가뭄. 와인 농사를 망치게 한 4월의 냉해. 5월 폭염에 이어 6월에는 탁구공만 한 우박 세례까지. 프랑스 파리 160㎞ 남쪽에 위치한 르와레(Loiret)주의 올해 기상 상황이다. 마르세유(Marseille) 인근 후세(Rousset) 지역에서 포도를 재배하는 한 농부는 언론 인터뷰에서 비를 본지 1년이 넘었다며 농사를 지하수에 전적으로 의지할 수밖에 없어 불안하다고 토로한다. 듣기만 해도 목이 타들어 가는 느낌이다.   대서양 저편의 미국은 어떤가. 미 서부에선 20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대 가뭄(megadrought)으로 물 부족 상태가 심각하다. 서반구 최대의 소금호수인 유타주 그레이트 솔트레이크(Great Salt Lake)의 면적은 이미 3분의 2가 증발해 버렸다. 말라버린 호수는 비소 등 맹독성 중금속이 뒤섞인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데 환경 전문가들은 이 흙이 먼지로 일어 솔트레이크시티 등 수백만 명이 거주하는 인근 도시들을 덮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한다.   전문가들은 그레이트 솔트레이크가 지금은 사라져버린 캘리포니아주의 오언스 레이크(Owens Lake)의 전철을 밟고 있다며 우려한다. 1920년대 로스앤젤레스 시는 오언스 레이크에 물을 공급하는 강물을 중간에서 끌어다 쓰는 바람에 호수가 완전히 말라버려 미국 최악의 먼지오염을 경험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하여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은 최근 뉴욕타임스 칼럼에서 “먼 미래에 벌어질지 모르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호수(그레이트 솔트레이크)의 대부분이 이미 사라졌고 야생 생명체의 떼죽음은 빠르면 올여름부터 시작될 것이다”라며 경고했다. 크루그먼이 경제문제가 아닌 기후변화에 대한 칼럼을 쓴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기후변화 위기에 대해 주기적으로 강경하고 절박한 톤으로 경종을 울려왔다. 인간 생존의 절대적인 기후변화 문제 해결 없이는 경제고 뭐고 다 소용없다는 말이다.   한국도 결코 예외가 아니다. 주말마다 전국의 산들을 오르다보면 예년과는 다르게 등산화가 흙먼지에 완전히 덮이는 것을 느낀다. 올겨울과 봄, 대폭 쪼그라든 강수량과 일찍 찾아온 폭염으로 강릉에서 밀양까지 역대급 산불을 겪었다. 전국의 댐 저수율도 전년 평균보다 하향한 상태다. 그래서 어느 때보다 장마가 반갑지만, 연이어 또 어떤 이상 기후가 우리에게 영향을 미칠지 모르는 것이 현실이다.   경제강국·우주강국·문화강국도 좋지만 기후변화에 대한 대책도 체계적으로 다시 점검해 볼 때가 아닐까. 안착히 / 한국 글로벌협력팀장글로벌 아이 솔트레이크 기후 그레이트 솔트레이크 기후변화 위기 기후변화 문제

2022-07-04

[J네트워크] 기후변화와 솔트레이크

1월부터 지속된 가뭄. 와인 농사를 망치게 한 4월의 냉해. 5월 폭염에 이어 6월에는 탁구공만 한 우박 세례까지. 프랑스 파리 160㎞ 남쪽에 위치한 르와레(Loiret)주의 올해 기상 상황이다. 마르세유(Marseille) 인근 후세(Rousset) 지역에서 포도를 재배하는 한 농부는 언론 인터뷰에서 비를 본 지 1년이 넘었다며 농사를 지하수에 전적으로 의지할 수밖에 없어 불안하다고 토로한다. 듣기만 해도 목이 타들어 가는 느낌이다.   대서양 저편의 미국은 어떤가. 미 서부에선 20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대 가뭄(megadrought)으로 물 부족 상태가 심각하다. 서반구 최대의 소금호수인 유타주 그레이트 솔트레이크(Great Salt Lake)의 면적은 이미 3분의 2가 증발해 버렸다. 말라버린 호수는 비소 등 맹독성 중금속이 뒤섞인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데 환경 전문가들은 이 흙이 먼지로 일어 솔트레이크시티 등 수백만 명이 거주하는 인근 도시들을 덮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한다.   전문가들은 그레이트 솔트레이크가 지금은 사라져버린 캘리포니아주의 오언스 레이크(Owens Lake)의 전철을 밟고 있다며 우려한다. 1920년대 로스앤젤레스 시는 오언스 레이크에 물을 공급하는 강물을 중간에서 끌어다 쓰는 바람에 호수가 완전히 말라버려 미국 최악의 먼지오염을 경험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하여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은 최근 뉴욕타임스 칼럼에서 “먼 미래에 벌어질지 모르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호수(그레이트 솔트레이크)의 대부분이 이미 사라졌고 야생 생명체의 떼죽음은 빠르면 올여름부터 시작될 것이다”라며 경고했다. 크루그먼이 경제문제가 아닌 기후변화에 대한 칼럼을 쓴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기후변화 위기에 대해 주기적으로 강경하고 절박한 톤으로 경종을 울려왔다. 인간 생존의 절대적인 기후변화 문제 해결 없이는 경제고 뭐고 다 소용없다는 말이다.   한국도 결코 예외가 아니다. 주말마다 전국의 산들을 오르다보면 예년과는 다르게 등산화가 흙먼지에 완전히 덮이는 것을 느낀다. 올겨울과 봄, 대폭 쪼그라든 강수량과 일찍 찾아온 폭염으로 강릉에서 밀양까지 역대급 산불을 겪었다. 전국의 댐 저수율도 전년 평균보다 하향한 상태다. 그래서 어느 때보다 장마가 반갑지만, 연이어 또 어떤 이상 기후가 우리에게 영향을 미칠지 모르는 것이 현실이다.   경제강국·우주강국·문화강국도 좋지만 기후변화에 대한 대책도 체계적으로 다시 점검해 볼 때가 아닐까. 안착히 / 한국 중앙일보 글로벌협력팀장J네트워크 솔트레이크 기후변화 그레이트 솔트레이크 기후변화 위기 기후변화 문제

2022-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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