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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겨울폭풍 12번, 부동산에 기후변화 먹구름

가주 폭우·토네이도, 우려 커져
모기지·보험료 등 전방위적 영향
해안 주택 정부 매입 법안 상정
일부선 벌써 안전지역 퇴거 논의

지난달 15일 겨울폭풍으로 산사태가 발생한 오렌지카운티 샌클레멘티의 아파트. 최근 가주에도 12차례 겨울폭풍이 발생해 이상기후 우려가 커지고 있다. [로이터]

지난달 15일 겨울폭풍으로 산사태가 발생한 오렌지카운티 샌클레멘티의 아파트. 최근 가주에도 12차례 겨울폭풍이 발생해 이상기후 우려가 커지고 있다.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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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가주에 12번의 겨울폭풍이 왔다. 특히 몬테벨로와 카펜테리아에서 발생한 토네이도는 그 규모와 파괴력에서 기후변화 우려를 키웠다. 전문가들은 이번 토네이도와 기후변화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부정했지만 비슷한 현상이 자주 발생할 개연성까지 부인하지는 않았다.

 
기후변화는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치지만, 전체 모기지 규모가 12조 달러에 이르는 부동산 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부동산 데이터회사 코어로직이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강풍 위험 지역에 3100만 가구, 해수면 상승 위험 지역에 750만 가구가 거주하고 있다. 산불 위험 지역에는 단독주택만 350만 채가 있다. 코어로직은 이상기후의 영향이 심각한 가구 수는 2030년에 100만 가구에 미치지 못하지만 2050년까지 급격히 늘어 6200만 가구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했다. 피해액도 매년 90억 달러에 육박할 수 있다.
 
기후변화가 부동산에 미치는 영향은 전방위적이다. 자산가치 평가와 모기지 산정 기준, 지역별 가격 변화와 함께 건축비와 보험료 상승, 정부 정책·건축 법규·설계 기준 강화 등이 예상된다. 플로리다는 이미 허리케인 피해에 대비해 건축법 변경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체 모기지의 40%를 차지하는 패니매의 팀 저지 최고기후책임자는 지난달 경제전문지 CNBC와 인터뷰에서 당장 필요한 일로 재산 피해 정도 추정과 대응책을 꼽았다. 그는 부동산 평가 변화에 대해 “우리가 해야 할 많은 일 중 하나다. 5년쯤 남았을까? 잘 모르겠다”라고 말해 먼 미래의 일이 아님을 시사했다.      


 
가주 해안
 
연방항공우주국(NASA)은 전 세계 해수면이 1990년대 중반 이후 약 4인치(101.6mm) 상승했다고 본다. 현재 매년 약 0.13인치(3.3mm) 상승하고 있다.  
 
해수면 상승 위험은 가주에서도 나타난다. 최근 절벽에 있는 뉴포트비치 주택이 패티오 붕괴로 철거됐고 지난달 15일에는 샌클레멘티 절벽 위 아파트 건물 4채가 산사태로 대피 소동을 벌였다. 이와 유사한 일은 팔로스버디스와 다나 포인트 등 가주의 해안 주택에서 벌어질 수 있다. 침식도 문제다. 오렌지카운티 사이프러스 해안에서는 침식으로  산사태가 발생해 절벽 위 집에 출입금지 처분이 내려졌고 교통국이 1300만 달러를 들여 안전 보강 공사를 하기도 했다.
 
가주해안위원회 도니 브라운시 위원장은 “남가주 절벽과 언덕에 주택 개발이 많아 정말 어려운 문제”라고 우려했다. 브라운시 위원장은 “기후변화와 해수면 상승이 더욱 명백해짐에 따라 비슷한 상황이 계속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12번의 겨울폭풍과 기록적 강우량을 예상했겠는가. 기후변화는 미래가 아니라 현재다.”
 
대응책으로는 방파제나 옹벽, 절벽 복구 등이 거론되지만, 근본적 대책인가는 의문이다. 전문가들은 안전 문제가 해결된다 해도 인간이 지질학적 수명 자체를 늘리기는 어렵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침식 지연 노력은 실패할 것으로 예상한다. 설사 안전 문제가 해결돼도 이들 지역에서 예전처럼 수영장이나 스파를 추가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가주 정부의 대응
 
가주 정부는 2022년 4월 5일 ‘기후변화가 가주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발간하고 직면한 위협으로 평균 기온 추가 상승과 극심한 더위의 장기화 심각한 가뭄의 빈도 증가 홍수 위험 증가 산불 악화 해안 범람·침식을 꼽았다. 보고서는 언제까지 대응 조치를 연기할 여유가 없다며 “너무 오래 기다리면 효과적인 대응이 어렵고 비용도 많이 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가주 입법분석관실도 향후 30년 안에 가주에서 80억~100억 달러의 가치에 이르는 기존 부동산이 물에 잠길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현재까지 가주의 해수면 상승 대응책은 방어벽 구축과 안전 지역으로의 퇴거다. 최근 벤 앨런(민주·샌타모니카) 가주 상원의원이 발의한 SB83도 여기에 해당한다. SB83은 해수면 상승 피해 지역의 주택을 매입해 렌트를 주는 권한을 지방정부에 부여한다. 필요할 경우 지방정부는 집을 허물어 바닷물을 막는 방어막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 법안은 천연자원·수자원위원회를 만장일치로 통과한 상태다.
 
2015년 샌디에이고의 바닷가 부촌 델마는 주정부 지원으로 실태 조사를 했다. 그 결과 해수면 상승으로 늦어도 2100년까지 모래사장이 사라질 수 있다는 예측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안전지역으로 퇴거를 주장하지만, 부동산 가치가 15억 달러에 이르는 지역에선 갈등과 논란이 일지 않을 수 없다. 앨런 의원은 이를 한마디로 정의했다. “우리는 바다를 이길 수 없다.”  
 
위험 지역의 주택 매입은 이미 시작됐다.  
 
국제 환경보호 시민단체인 천연자원보호협회(NRDC)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30년 동안 연방재난관리청(FEMA)은 주로 동부에 있는 홍수 취약 지역에서 4만3000채 이상의 주택 매입을 지원했다.
 
보험료 상승
 
가주 보험국에 따르면 주택보험 총액은 2017년 87억 달러에서 2020년 111억 달러로 27%나 증가했다. 잇단 산불로 큰 손실을 본 보험사가 요율을 큰 폭으로 인상했기 때문이다. 일부 산불 위험 지역에서는 아예 보험 가입을 거부하기도 했다. 시카고연방준비은행도 일부 보험사가 가주 일부 지역에서 산불 보험을 중단했다고 확인한 바 있다.  
 
보험료 상승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세계적인 재보험회사인 스위스리는 기후 관련 위험으로 전 세계 주택의 보험료가 2040년까지 매년 5.3%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자연재해 빈도가 높아질수록 보험사는 더 강한 대응에 나설 것이고 이는 집값과 모기지 상승으로 이어진다. 부가적으로 오래된 집은 새 건축법에 맞게 추가 비용이 들고 거주 불가 지역으로 판정되면 이사를 해야 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가주에서 방화용수 비축과 5피트 내 식물 제거가 주택 거래에 도움이 된다고 전망한다. 레드핀의 마이크 센데하스 수석 부동산중개인은 집 구매 결정 전에 보험 견적을 받으라고 권하기도 했다.

안유회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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