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기후변화와 일리노이 농업
최근 몇년 사이에는 중서부 곡창지대가 직면한 큰 문제로 기후변화가 꼽힌다. 지속적으로 평균 기온이 올라가는 것뿐만 아니라 토네이도가 예년에 비해 훨씬 많이 발생하는 것도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꼽히고 있다.
상황이 바뀌자 일리노이 농부들이 새로운 변화를 이끌고 나섰다. 주로 젊고 대규모 농장을 운영하는 농부들이 주축이 됐다. 이들은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기후변화의 피해를 막기 위해 실천에 나섰다.
우선 땅의 침식을 막기 위해 피복작물(cover crops)이라고 불리는 식물을 심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는 토양의 유출을 막고 지력 회복을 위한 것이고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여 기후변화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비싼 비료를 농지에 뿌리고 난 뒤 폭우로 쓸려 나가면서 수자원 오염을 발생시키는 일을 막기 위해 배수로를 정비하기도 한다.
주 남부 드케이터의 경우 지난 2021년 1억달러를 투자해 오염된 호수의 토양을 걷어내는 사업을 실시했다. 이 호수는 약 20만명의 식수로 활용되지만 토양 오염과 폭우 등으로 인해 수자원 안전이 크게 위협받았던 곳이다. 농부들은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해 농작물을 재배하지 않는 땅에 잔디를 심거나 피복작물을 재배해 토양 유출과 수자원 보호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로 인해 곡물의 재배면적이 줄어들고 소득 감소로 이어지지만 후세를 위한 환경 보호를 위해 농부들이 피해를 감수하고 있는 것이다.
연방정부도 지원에 나섰다. 지난해 8월 연방 의회에서 통과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은 이런 점에서 매우 획기적인 지원책이었다. 향후 5년간 무려 200억달러를 투자해 농지 보호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는 연방 정부가 지난 100년간 농업 부문에 투자한 금액으로는 최대치로 알려졌다. 그만큼 기후변화로 인한 토양 보호와 농가 지원이 절실했다는 반증이다. 일리노이 주에서는 토양 보호를 위해 피복작물을 심을 경우 재배 면적당 일정 금액을 지원 받고 있다. 보험료의 일정액을 할인해주는 방식이다. 시카고에 본사를 두고 있는 아처 다니엘스 미들랜드와 같은 대기업에서는 환경 보호에 나서는 농가에 크레딧을 주는 방식으로 이들을 지원하고 있다. 탄소 배출을 줄이는 노력을 보상해준다는 방식이다.
일리노이 주 농부의 평균 나이는 58세. 주로 30~40대인 젊은 일리노이 농부들이 환경 오염을 더 이상 악화시키지 않기 위해 새로운 기술과 방식으로 농장을 경영하며 기후변화에 맞서고 있다. 현재 일리노이에는 모두 7만2000개의 농장이 있다. 이 농장에서 재배하고 있는 면적은 일리노이 전체의 75%를 차지하고 있다. 이전에 비해 크게 높아진 비율이다.
지난 60년간 기계과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농지 면적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면적당 재배되는 곡물의 양은 증가하고 있지만 농업 지역에서 도시로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젊은층의 유출은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일리노이에서 인구 감소가 가장 눈에 띄게 발생하는 지역은 주 남부다. 다른 곳에 비해 지역 투자에서 외면당하고 있는 현실 역시 심각한 수준이다.
한편 일리노이 농지의 상당 부분은 몇몇 소유주들이 보유하고 있다. 현재 일리노이의 농지를 가장 많이 소유한 그룹은 몰몬교회와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주 빌 게이츠로 알려졌다.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의 아들 역시 일리노이에 큰 농장을 소유하면서 직접 재배를 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전문가들은 대형 소유주들이 기후변화에 얼마나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투자하는지에 따라 일리노이 농업의 미래가 달렸다고 보고 있다.(편집국)
Nathan Park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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