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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예술 사이 갈등…이해와 극복

  김경애, 데미안 서 작가의 2인전 ‘듀얼 커넥션(Dual Connection)’이 13일부터 3주동안 리앤리갤러리(관장 이 아그네스)에서 열린다.       두 작가는 ‘듀얼 커넥션’ 전시 작품을 통해 추상성을 내포한 삶과 예술 사이에서 겪게 되는 갈등과 이해 그리고 극복의 과정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 작품은 각각 25여점씩 총 50점이다.     김경애 작가는 “디아스포라의 삶 속에서 만나게 된 캘리포니아 사막에서 작품 소재를 찾고, 가끔씩 작품에 등장하는 물고기는 기독교의 상징을 나타내며, 작품의 영감으로 연결 된다”고 설명했다.     주로 한지 위에 잉크와 아크릴화의 믹스드미디어 작업을 하는 김작가는 서울대학교와 홍익대학원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서울과 LA에서 꾸준히 작품 발표를 해오고 있다.   데미안 서 작가의 창작 여정은 세상 모든 사물들과 생명체들에 대한 오랜 관찰을 통한 이해에서 비롯된다. 그의 작업 패턴은 응집과 확산을 적절히 조율하며, 추상과 구상의 동반자적 표현 방식을 추구한다. 데미안 서 작가는 인하대학교에서 조각을 전공했고, LA에서 5회 개인전과 그룹전을 통해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전시 기간은 13일부터 5월3일까지다. 오프닝 리셉션은 13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다.     ▶주소:3130 Wilshire Blvd. #502. LA     ▶문의:(213)365-8285 이은영 기자 lee.eunyoung6@koreadaily.com예술 갈등 전시 작품 예술 사이 작품 활동

2024-04-07

[손원임의 마주보기] 아동기의 부정적 경험

대체로 볼 때, 자식이 부모와 껄끄럽고 냉랭한 관계를 갖고 산다면, 무엇인가 어렸을 때 자라면서 여러 가지 문제를 겪었을 확률이 매우 크다. 즉 경제적 곤란, 종교적인 갈등, 부모의 가출과 이혼, 성격 충돌, 학교 성적과 진학, 대화와 소통의 부족 등등 가정불화의 요인들은 다양하다.     때로는 자식이 부모의 높은 기대 수준에 부응하지 못해서, 부모는 자식을 경멸하고 부끄럽게 생각한다. 이에 자식은 부모의 요구를 만족시키지 못했다는 이유로 죄책감과 열등감에 시달린다. 때로는 부모가 화를 참지 못해서 자식에게 폭력을 가하고, 매사에 사소한 것에도 통제와 비판을 하고, 심지어 자신의 비뚤어진 욕구만족 수단으로 강압적인 성적 학대도 가한다. 그러면 자식들은 상처가 매우 커서, 외상후스트레스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로 평생 고통을 받게 된다.     부모가 아이에게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스트레스를 주면, 아이의 충동 통제와 만족지연능력, 인지능력과 지적능력, 합리적 의사결정, 공감과 감정이입, 협동성, 나아가 친사회성에 악영향을 미치고 만다. 즉 뇌의 감정을 다스리는 “정서뇌”를 어지럽히고 망쳐서, 결국 이성적인 “지성뇌”가 그 기능을 제대로 하기가 매우 어렵게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 놓인 아이는 자라면서 나쁜 기억을 잠재우거나 없애고 좋은 기억으로 덮기 위해서, 일생 동안 그 고통과 지옥에서 벗어나고자 애쓰고 힘써야 한다. 또한 그 아이가 이후 가정을 꾸려 좋은 부모가 되는 데에도 지장을 줄 수 있다. 이에 부모로서 자신의 가정환경과 자녀교육을 되짚어 보고, 필요하다면 변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     여기에 매우 적합하고 유용한 도구를 소개하고자 한다. 그것은 바로 아동기의 부정적 경험(Adverse Childhood Experiences, ACE) 설문지다. 이 설문지(ACEs Quiz)는 아이가 자라면서 가정 내에서 18세 생일 전에 얼마나 불리하게 부정적이고 나쁜 경험들을 했는지를 10가지 질문을 통해서 물어본다. 이 설문지의 한국어 번역본을 원한다면,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매우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리고 영문본보다 질문을 더 간결하게 물어본다. 주의할 점은 이 설문지가 가정 외에서의 스트레스 요인과 개인차는 고려하지 않고 있으므로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을 필요는 없다.     영문 설문지상에서 첫 번째 질문은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같이 사는 부모님이나 어른이 귀하에게 자주 또는 아주 자주 욕설하고 모욕하거나 비하하고 수치심을 준 적이 있습니까?” 나는 이 설문지에서 ‘자주 또는 아주 자주’라는 문구에 중요한 의미를 둔다. 즉 부모가 얼마나 “종종” 아이를 괴롭히느냐가 관건이다. 부모가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자주, 지속적으로 가하면 아이는 “병”이 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달고 짜고 기름진 음식을 꾸준히 많이 먹으면 몸이 병들지 않는가.     나도 ACEs Quiz를 보았다. 내 점수는 7/10이다. 꽤 높다! 슬프지만 맞다. 나는 결코 그렇게 안정적이고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내지 않았다. 나는 누구라도 이 설문지를 이용하여 자신의 과거를 반추해보고, 지금 가정의 현주소를 진단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내가 얼마나 내 아이에게 좋은 부모로서 제대로 “인간적인” 가정환경을 이루며 살고 있는 지를 알게 된다.     우리의 부모역할은 끊임없는 반성과 개선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굳이 이 설문지가 아니더라도, 자녀를 둔 부모라면 항상 이렇게 묻자: ‘나는 지금 내 아이를 내 맘대로 통제하고 조절하려고 하는가, 아니면 아이의 의사를 존중하며 아름다운 인격체로서 대하고 있는가?’ (전 위스콘신대 교육학과 교수, 교육학 박사)       손원임손원임의 마주보기 아동기 부정 부정적 경험 영문 설문지상 갈등 부모

2024-04-02

이민자 갈등, 화해, 축복 열창…미션아리아 정기공연 성료

클래식 보컬그룹 '미션 아리아(Mission Aria, 대표 장미 아이젠버그)'의 '제4회 정기공연'이 지난 3일 파웨이 인카네이션 루터란 처치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야생화들 속에서: 노래로 부르는 생의 찬미 (Among the Wildflowers: A Celebration of Life Through Song)'라는 타이틀로 열린 이번 공연에는 아이젠버그 대표를 비롯해 샌디에이고 오페라단의 소프라노 타샤 쿤츠씨와 테너 토니 백씨 등 수준급 성악가들이 참여해 다양한 레퍼토리의 신선한 무대를 선보였다.     이날 공연 순서에는 한인 이민자로서의 정체성 확립과 적응, 성장을 담은 주제에 맞게 한국문화가 자연스럽게 소개됐다. 특히 샌디에이고 무용협회의 캐롤 정 강사는 소프라노 쿤츠씨가 코른골크의 오페라 '죽은도시'(Die Tote Stadt)의 '마리에타의 아리아'를 부를 때 창의적이고 아름다운 독무를 선보여 장내를 가득 메운 200여 관객들로부터 큰 환호와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날 무대의 사회를 겸한 아이젠버그씨는 "이번 공연은 개인적으로 이민 49년을 자축하는 의미도 있다"며 "어린 시절 미국에 온 한인으로서 두 가지 문화 속에서 갈등하고 화해하며 결국은 축복을 경험하는 과정을 레파토리로 구성해봤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11세에 도미해서 어려운 시기를 넘어 의사로 성장하고 현재 크리스천으로서 성숙을 향하는 과정을 다양한 장르의 노래로 풀어냈다. 관객들은 "2시간 동안 지속된 공연이었으나 하나도 지루하지 않고 오히려 그 과정을 공감하고 함께 잘 즐겼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공연의 피날레는 아이젠버그씨와 한국무용협회 회원들의 신나는 난타 공연으로 장식됐다. 서정원 기자미션아리아 정기공연 미션아리아 정기공연 이민자 갈등 축복 열창

2024-03-07

미-러 갈등, 한인 식탁에 불똥 튀어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빌미로 러시아 경제 제재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인 식품 시장에도 차질을 빚게 됐다.     앞으로는 한인마트에서 한국산 명란 젓과 황태포 등의 음식을 찾아보기 힘들어질 수 있는 것이다. 연방정부가 러시아산 수산물과 관련 가공제품까지 수입 금지 조치를 확대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미국에서 수입하는 한국 명태제품의 원재료 90% 이상이 러시아 산인만큼 대체 재료를 찾기 조차 힘들 전망이다.   수입 제한 품목은 한인들이 즐겨찾는 명란젓과 창란젓은 물론 북어국 재료나 안주거리로 인기 높은 황태채, 명태 등 러시아산 수산물 전체에 해당한다.    바이든 행정부는 작년 12월말 러시아 수산물 가공품 수입금지 조치를 내렸으며 두달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본격 시행에 들어가면서 조만간 한인들의 식탁도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게 됐다. 특히 한국은 러시아산 명태를 수입해 주로 동해안 지역에서 황태채, 명란젓갈, 창란젓갈 등으로 가공해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익숙한 반찬거리를 구하기 힘들게 된 한인 소비자들은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버지니아 웃브릿지 거주 최 모씨는 “북어국은 가족들이 가장 즐겨먹는 메뉴 중 하나인데 먹기 어려워진다니 당혹스럽다”면서 “한국사람이 좋아하는 젓갈 종류 수입이 금지되면 불편함이 많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수입금지 대상에 포함되는 러시아산 수산물은 명태, 연어, 대구, 게 등 모두 4가지인 가운데 명태는 생산량과 가격문제로 대체하기도 어렵다는 것이 식품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그는 “수산 식품을 대량 수입하는 회사들과 의견을 타진한 결과 러시아 산 명태가 아닌 미국산 명태 혹은 타 원료로 대체 할 수 있는지 검토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 한인마트 관계자는 “워싱턴 지역은 재고분 여유가 아직까지 충분해 당분간 소비자들의 불편함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 반면 수산업계 관계자들은 연방정부의 제재가 계속될 경우 한국산 명태 관련 수입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김윤미 기자 kimyoonmi09@gmail.com갈등 한인 러시아산 수산물 러시아산 명태 한인 소비자들

2024-02-23

[독자 마당] 종교간 갈등 문제

사람이 종교를 찾고 이에 의지하는 것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온갖 장애물과 맞닥뜨리기 때문이다. 이런 장애물을 극복하는 데 힘의 한계를 느끼게 되면 외부의 도움이 필요하게 되고 이를 채워줄 어떤 힘을 찾게 되는 것이다.     주변의 모든 현상을 초월하는 절대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믿는 것이 종교이고, 이를 따르는 게 신앙이다. 그러므로 종교적 신앙은 자신이 세상에서 미약한 존재임을 스스로 깨닫고, 어떤 초자연적 능력이나 그 체계를 찾아 의지하고 의탁하는 마음가짐이고 행위라고 볼 수 있다.      오랜 인류 역사 속에서 많은 토속신앙이 생겨났지만, 체계적으로 많은 사람에게 전파된 종교는 기독교,유대교,이슬람교,불교 등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이들 종교 가운데 불교를 제외한 나머지 3개의 종교는 하나님을 유일신으로 믿는 하나의 뿌리에서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공통의 주제인 사랑,용서,화합을 이루지 못하고 서로 적대시하면서 전쟁까지 치르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사람이 처음 종교를 찾고 선택하는 것은 각 개인의 당면한 삶을 위한 방편이고 수단이었다. 그런데 이는 점차 집단 이익 추구의 목적으로 변질하여 갔다. 또 종교가 한 집단의 정체성으로 입혀지면서 이교도와 차별화하는 경계를 만들기도 했다.  그리고 종교를 앞세워 타 집단을 교화시키거나 무력을 동원해 자기 영역 안으로 구속하려는 시도도 있었다. 종교가 본질을 벗어나 다른 집단이나 국가를 대상으로 한  세력 확장 내지 통치수단으로 변질하는 경우도 나타났다.     요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도 수천 년 동안 지속한 종교적 갈등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제라도 종교의 본질을 깊이 되새겨 보면서 해결책을 찾아봐야 할 것이다. 윤천모·풀러턴독자 마당 종교 갈등 종교적 갈등 종교가 본질 갈등 문제

2023-12-26

뉴저지주-MTA 교통혼잡료 갈등 본격화

맨해튼 교통혼잡료를 둘러싼 뉴저지주와 메트로폴리탄교통공사(MTA)의 갈등이 본격화됐다. 뉴저지주가 교통부·연방고속도로청(FHWA)을 상대로 낸 소송에 MTA가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뉴저지주 연방법원에 따르면 MTA는 지난 6일 소송에 참여하겠다는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10일 법원이 이를 승인했다. 이에 따라 MTA와 트라이보로 브리지&터널 오소리티(TBTA)가 피고 측에 합류하게 됐다.   앞서 뉴저지주는 지난 7월 말 교통부와 FHWA을 상대로 ‘교통혼잡료’에 반대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필 머피 주지사는 당시 “MTA가 설계한 부실한 교통혼잡료의 검토를 거부하며, FHWA는 뉴저지 주민을 희생해 자신의 곳간을 채우려 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뉴저지주가 반대하는 건 주민들의 교통료 부담이 상당해서다. 교통혼잡료 부과 시 뉴저지 주민들은 맨해튼 통근에 연간 5000~6000달러를 추가로 부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중 부과’라는 지적도 여전하다. 뉴저지 주민들은 링컨터널 등을 통과할 때 이미 17달러에 달하는 통행료를 내고 있다. 이들에게 혼잡료 일부를 감면하겠다는 방침이 밝혀지긴 했지만, 조지워싱턴브리지 등이 제외돼 큰 반발을 샀다.   다만 MTA는 교통혼잡료 부과가 환경을 위한 조치라는 점을 강조했다.   신청서에서 MTA는 “교통혼잡료를 통해 수백만 명의 거주자와 방문객, 통근자 등의 탄소배출량이 감소할 것이고, 교통혼잡료를 통해 마련한 기금은 대중교통을 개선할 것”이라며 “뉴저지주의 근시안적이고 이기적인 시도는 MTA뿐 아니라 뉴저지 주민들까지 위협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뉴욕주의회는 2019년 4월  ‘MTA 개혁 및 교통 이동법’을 통과시켰다. 맨해튼 60스트리트 남쪽의 중심상업지구(CBD)로 진입하는 차량에 통행료를 부과하는 내용이다.   같은 해 6월 뉴욕주는 FHWA에 통행료 부과 권한에 대한 의향서를 제출했다. FHWA는 공청회, 초안 발표 및 의견 수렴 등의 절차를 거친 뒤 2023년 6월 환경영향평가 최종안을 승인했다. 주법 통과부터 연방정부의 허가를 얻기까지 총 4년이 걸린 셈이다. 교통혼잡료 부과는 이르면 내년 5월께 시행될 전망이지만, 법원 판결에 따라 시행이 지연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하은 기자 lee.haeun@koreadailyny.com교통혼잡료 뉴저지주 교통혼잡료 갈등 교통혼잡료 부과 맨해튼 교통혼잡료

2023-10-10

[열린광장] 다름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사회

현재 한국 사회에는 분열과 편 가르기의 이분법적 증오 바이러스가 유행하고 있다. 좌파와 우파, 진보와 보수로 나뉘어 상대 집단을 집요하게 혐오하고 공격한다. 이런 행동은 실체적 진실은 외면하고 자신의 사고와 일치하는 것만 받아들이고 일치하지 않는 정보는 무시하는 확증 편향적 사고에서 비롯된 것이며 편견에 치우친 폭력이다.     상대방을 매도하는 사람들은 도덕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자신의 공격적 태도나 행동도 정당화시킨다. 이들은 본인이 속한 단체의 내부로부터 인정받기를 바라기 때문에 비이성적인 편견으로 상대방을 공격한다.     특히 한국의 정치는 머리와 가슴을 짓이기는 이분법적 격돌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그런데 이런 격돌 정치의 한복판에 있는 정치인들도 한때는 자신의 분야에서 정상에 올랐던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들이다. 그래서 국민은 그들을 대표자로 선출했다. 하지만 정치 현장에서 그들은 사유 능력이 없는 꼭두각시의 모습을 보이며 국민을 실망하게 하고 있다.     지난 1961년 ‘뉴요크’지에 실린 한나 아렌트의 기사는 자기 주도적으로 생각하는 능력 없이 상관의 지시만을 따른 한 정치인이 어떤 결말을 맞았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전체주의의 기원’과 ‘인간의 조건’ 저자이며 홀로코스트 생존자인 한나 아렌트는 히틀러의 최측근 친위 장교였던 아돌프 아이히만의 전범재판을 취재했다. 아이히만은 수백만 명의 유대인들을 강제수용소로 이송한 후 살해한 주범이었다. 그런데 재판을 참관하고 돌아온 한나 아렌트는 “아이히만을 그 시대 최고의 악랄한 범죄자 중 한 명이 되게 한 것은 아무 생각 없이 상관의 지시를 따르기만 했을 뿐 스스로 사유하는 능력은 모자랐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이러한 사회적 갈등을 자세히 관찰하면, 갈등을 통해 이득을 얻는 기득권 세력들의 의도적인 조작 때문에 적대감이 발생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기득권 세력들이 이러한 조작과 반목을 부추기도록 만든 시스템과 제도들을 감지하기가 무척 어렵다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우리는 눈에 띄지 않는 사회적 메커니즘들이 조직적으로 우리를 서로 반목하게 한다는 것을 정확하게 인식해야 한다.     그래서 서로 반목하는 대신 힘을 모아 그런 악의적인 시스템과 제도를 타파해야 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각자의 다름을 존중하고 인정하는 공유적 인간애를 구축함으로써 연대감을 강화해야 한다. 왜냐하면 서로의 다름이 우리가 위험한 집단사고의 난관에 봉착하지 않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증오의 반대는 상호 연대를 통해 서로 연결된 존재임을 자각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고,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는 것을 깨닫고 상대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것이야말로 증오를 끝낼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각자의 다름을 이해하고 존중해야 할 뿐 아니라 동시에 공통적인 인간성도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귀담아듣고 공감하는 사람들이 세상을 설득할 뿐 아니라 결국 세상을 변화시킨다.   손국락 / 보잉사 시스템공학 박사·라번대학 겸임교수열린광장 존중 사회 사회적 갈등 사회적 메커니즘들 한나 아렌트

2023-09-19

미주총연 또 분열 조짐…국 회장, 김 회장과 갈등 시사

지난해 가까스로 통합됐던 미주한인회총연합회(공동회장 국승구·김병직, 이사장 서정일)가 다시 분열되고 있다고 월드코리안뉴스가 11일 보도했다.     이 매체는 두 차례의 행사 비용 발표 문제에 김병직 회장의 자격 문제를 윤리위원회에서 논의키로 하면서 문제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기사에 따르면 국승구 회장은 지난 6일 “어렵게 통합을 이루고 출범한 제29대 임기가 이제 꼭 6개월 남았다. 개혁하고자 했던 초심으로 돌아가 아래와 같은 현안들을 하나씩 정리하고 임기를 마무리하겠다”는 글을 미주총연 SNS 단체방에 올렸다.     국 회장은 총 10개 항목에 대해 입장을 밝혔는데 상임이사회 및 29대 총회 개최 안내, 재정보고, 워싱턴DC 미주총연회관 매각 등에 대한 내용이다.   이중 재정보고 관련 내용의 경우, 7월 중 세무보고를 마칠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워싱턴DC 행사(45주년 기념식) 감사자료 및 수입세무자료는 김병직 회장의 자료제출 거부로 집행부에서 아직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글로 김 회장과 갈등이 있음을 알렸다.   또 지난해 5월 치러진 2022년 라스베이거스 임시총회 결산의 감사보고도 아직 확인하지 못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밖에 국 회장은 김 회장이 2021년 12월 11일 워싱턴 DC 총회 소집권자 권한과 합법성 여부 및 참석자 성원 미달, 2023년 4월 28일 WDC 미주총연 45주년 기념식과 관련하여 조직의 시스템을 파기한 직권남용 및 회칙위반 사례로 윤리위원회에 피소돼 심의를 받았다고 소개했다.   특히 국 회장은 김 회장이 공동총회장인 자신이 요구한 정회원 참석자 명단과 WDC행사(45주년 기념식) 감사자료 제출을 기피해 중재위원회에 이 문제를 제소해 해결하도록 요청하겠다며, 법정에서 증언한 2021년 12월 11일 워싱턴DC 총회가 정회원 성원 미달 위증으로 밝혀질 경우 김 회장과 합의는 원천무효 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히며 김 회장과의 갈등이 있음을 알렸다. 장연화 기자 chang.nicole@koreadaily.com회장 분열 김병직 회장 갈등 시사 분열 조짐

2023-07-11

시경찰 문제로 주정부와 써리시 갈등 표면화

 전임자의 흔적 지우기를 위한 소모전적인 행태가 미국과 한국, 그리소 써리시에서 똑같이 이루어지고 있다.   써리시의 브렌다 록크(Brenda Locke) 시장은 지난 16일 시의회가 써리에 RCMP 경찰제를 유지하고 써리 자치시 경찰제(Surrey Police Service)로 이행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5월 28일 주정부의 마이크 판워스 공공안전법무부 장관이 써리 자치시 경찰제 유지하는 것이 시를 위해 최선의 방법이라는 입장을 제안이라는 형식으로 공식 발표했던 것에 대한 전면 부정하고 나선 것이다.   써리 자치시 경찰제 도입은 써리시가 전국적으로도 범죄가 가장 많은 도시라는 오명을 받자, 전임 덕 맥컬럼 시장이 써리시를 잘 아는 경찰 시스템으로 바꾸겠다고 추진을 했었다.   그러나 RCMP가 저항을 했고, 써리시의 정권이 바뀌자 록크 시장이 전면적으로 맥컬럼 시장이 추진하던 정책을 무효화 하기 시작했다.   록크 시장은 지난 16일 발표에서, RCMP체제와 자치시 경찰제에 대해 모두 검토했으며, 보고서의 내용에 따라 이런 최선이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록크 시장이 말한 보고서를 주정부와 전혀 공유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판워스 장관은 19일 성명을 통해 "주의 법무부 장관으로 시의 계획이 안전과 효율적 경찰 업무의 조건에 맞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지난 수요일(14일) 시 직원이 시의회에 미래 써리시 경찰제에 대한 보고서를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지만, 전혀 이 보고서를 나눠보지 못했다. 또 이 보고서를 주정부에 제출하지 말라는 지시도 받았다는 사실도 알았다"며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판워스 장관은 "시장에게 보고서를 공유하고, 그 내용에 대해 최선의 방법인지 동의할 때까지 시의회 투표를 미뤄달라고 요구했지만, 지난 목요일(15일) 그냥 시의회 투표를 강행했다"고 말했다.   판워스 장관은 19일 오전까지도 보고서를 받지 못한 판워스 장관은 오후 1시까지 보고서를 보내 달라며, 그렇지 않을 경우 아주 중대한 결정을 내릴 수 밖에 없다고 최우통첩을 했다.   이런 전정부 지우기는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전임자인 오바마 케어에서, 이란과 핵협상, 쿠바와 외교관계 회복을 무효화 시킨 것과 같은 행태다. 표영태 기자주정부 시경찰 시경찰 문제 갈등 표면화 자치시 경찰제

2023-06-19

오진영 평택이혼전문변호사, 이혼 및 상간소송 올바른 종지부 찍는 법 조언해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에서 죽을 고비를 넘긴 후 임신, 출산으로 접었던 의사로서의 꿈을 이뤄가던 중 배우자의 외도, 혼외자식 사실 확인 후 갈등에 더불어 또 다시 병세가 악화, 이를 극복하고 이혼 후 위자료로 받은 건물에 개업해 새 삶을 살아나가는 주인공의 모습이 많은 응원을 받는 모습이 이어졌다.   해당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 역시 엔딩에 대해 “스스로의 길을 오롯이 걸어가기로 선택한 결말이 마음에 든다”며 “정숙의 독립을 응원해 주시는 시청자들이 많아서 시대의 변화를 느꼈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평택에 위치한 법무법인 승리로의 이혼전문 오진영 대표변호사는 “이러한 여론을 통해 이혼이 마무리된 이후의 모습에 대한 인식이 상당히 변화하였음을 체감할 수 있다”며 “하지만 이혼의 과정, 그 속의 분쟁은 여전히 당사자들에게 큰 피로감과 스트레스 요소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배우자의 외도가 이혼 결심의 원인이라면 더욱 사안이 단순하지 않다”며 “기본적인 유책 입증, 재산분할, 양육권 등은 물론 부정행위에 대한 위자료 청구까지 고려해야 할 요소들이 더욱 많아지고 그를 위해 필요한 근거 자료 또한 다각도로 검토 및 준비해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효과적인 상간자‧상간녀위자료 소송에 대한 문의도 늘었다. 배우자의 외도 사실을 인지한 후 태도도 바뀌었다. 과거에 비해 증거 수집의 중요성이 대중화되었기 때문이다. 배우자의 부정행위를 따져 물을 시간에 더 완벽히 구체적으로 합법적인 증거 수집 방법을 찾으려는 추세가 뚜렷하다.   법무법인 승리로 박종선 구성원변호사는 “불륜을 이유로 이혼과 위자료 분쟁이 발생하면 감정적 대립이 격화되어 가정폭력 등 형사사건이 발생할 여지도 다분해진다”며 “배신감, 분노 등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일지라도 문제 상황을 직시하고 정리할 수 있도록 차근차근 조치를 취해야 할 필요가 크다”고 조언했다.   실제 사회면 뉴스 기사에 이혼 갈등으로 배우자에게 상해를 입히거나 살인까지 한 사건이 심심찮게 들려온다. 얼마 전에도 춘천지법이 이혼한 아내에게 지속해 손찌검하고 협박해  상해, 특수협박, 폭행 혐의로 기소된 40대 A씨에게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한 바 있다.   관련해 A씨는 지난해 9월 전 아내 B씨와 같이 사는 집에서 재산분할 문제로 말다툼하던 중 B씨가 욕을 했다는 이유로 발로 그의 가슴 부위를 내리찍는 등 폭행해 약 42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처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더불어 지난해 10월 자신이 자고 있는데 불을 켰다는 이유로 주방용 가위로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하고, 주먹으로 얼굴을 때리는 등 폭행한 혐의도 받았다.   이혼 관련 분쟁이 어떻게 마무리 하느냐, 잘 끝맺음 짖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더군다나 배우자의 외도로 상간 대상까지 얽혀있는 상황이라면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사안의 복잡성은 배가 된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간혹 불륜 당사자들의 역고소로 위로받아야 하는 피해자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으며 위축되는 상황이 빚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박종선 오산이혼변호사는 “실제 피해자가 사적 복수를 위해 회사에 알리는 등 무리하게 나서다 처벌로 이어지는 경우도 존재하므로 위자료에만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불륜에 대한 입장과 향후 처리에 대해 포괄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을 꼭 가져야 함을 꼭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법무법인 승리로는 오진영 대표변호사를 주축으로 박종선, 안세열, 박강훈 변호사가 정신적 소모가 상당한 이혼, 상간소송 등 가사사건 해결을 위해 세심하고 명쾌한 조력을 제공해왔다. 다양한 소송실무 경험을 축적해온 덕분이다. 의뢰인과의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은 재산분할, 위자료, 양육권 등 쟁점이 뚜렷한 이혼 사건에서 많은 성공사례를 축적해왔다.   불륜사건에서도 효과적인 이혼전략 제시는 물론 상간대상에 대한 위자료 확보에 있어서도 탁월한 결과를 거두고 있다. 이밖에도 법무법인 승리로는 사무실이 소재한 평택지역은 물론 안성, 오산, 천안 지역에서도 가사, 형사, 부동산, 기업법무, 기업회생 등의 분야에서 활발한 법률 조력을 제공 중이다.    이동희 기자 (lee.donghee.ja@gmail.com)평택이혼전문변호사 상간소송 이혼전문 오진영 외도가 이혼 이혼 갈등

2023-06-11

[건강 칼럼] 십대 자녀의 반항과 갈등

#십대 딸을 둔 40대 여성이 사춘기에 접어든 딸과의 갈등으로 너무 힘들다며 찾아왔다. 어려서부터 반항기가 있었던 딸이 사춘기가 되고 코로나19팬데믹을 지나면서 더 예민해지고 따지고 대드는 게 심해졌고 학교성적도 떨어지고 학교생활에도 지장을 받고 있다고 했다. 대학 진학을 앞두고 있어 중요한 시기인데 너무 걱정되고 딸과의 관계는 계속 안 좋아져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본인도 너무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다가 인터넷에서 적대적 반항 장애라는 것을 봤는데 딸아이가 이 행동 장애를 겪고 있는 것 같다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었다.   요즘은 인터넷이나 소셜미디어에서 기사나 글을 접하고 이런 증상이 있는데 이런 정신질환이 아닌지 물어오는 환자가 종종 있다. 정신질환에 대해 숨기려 하고 부정하려던 전과 비교하면 정신건강에 관해 관심을 가지고 상담치료를 받으려는 의지를 보이는 사람이 많아진 건 다행이지만 관심이 높아진 만큼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에 관련 글이나 콘텐츠가 수없이 올라오면서 이들 내용만 보고 섣불리 판단하고 따르는 이도 덩달아 많아진 것은 우려된다. 앞서 언급한 적대적 반항 장애, 이전 칼럼에서 다룬 간헐적 폭발성 장애는 반항 장애, 분노폭발 장애, 충동조절 장애라는 제목으로 콘텐츠를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실제 진단을 내리는 경우는 드물다.   먼저, 적대적 반항 장애(Oppositional Defiant Disorder)는 파괴적, 충동조절 및 품행장애(Disruptive, Impulsive, Control and Conduct Dysphoria)의 하위유형으로 행동 장애의 하나다. 증상에는 ▶자주 욱하고 화를 내며 ▶예민하고 쉽게 짜증을 내며 ▶때때로 크게 분노, 분개한다. ▶권위자(아동, 청소년에겐 어른)와 자주 논쟁하고 ▶권위자 또는 어른의 요구나 규칙을 무시하거나 거절하며 ▶고의로 다른 사람을 귀찮게 하고 ▶자신의 실수나 잘못을 남의 사람 탓으로 돌리고 원망을 한다. 또 ▶지난 6개월 동안 최소 두 차례 악의에 차 있거나 앙심을 품는 등의 양상을 보이는데 이 중 4가지 이상이 빈번하게 발생하면 적대적 반항 장애로 간주할 수 있다. 단, 이런 증상이 형제자매가 아닌 다른 사람과의 상호작용에서 나타나야 하며 이들 증상이 진단에 부합한다고 해도 행동의 지속성 및 빈도가 정상 범위 내에 있는지 면밀하게 살피고 구별해 다른 요인을 함께 고려한 뒤 진단하게 된다.   이런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하고 이 같은 행동 장애가 자신 또는 가족, 친구, 직장 동료 등 직접적인 관계에 있는 상대방에게 고통을 주며 이 때문에 학업, 직업, 사회 기능에 지장을 주면 적대적 반항 장애를 진단할 수 있는 요건이 된다.   적대적 반항 장애는 방치하면 품행 장애나 다른 정신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어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위의 증상을 보인다고 해서 적대적 반항 장애를 의심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적대적 반항 장애로 보기 이전에 아이의 성향을 파악하거나 사춘기의 반항인지 구별해야 하고 우울함이나 불안, 트라우마 같은 그 기저에 있는 증상, 신체적 컨디션, 사고 패턴 등 여러 사안, 상황을 종합해 고려, 판단해야 한다.   자녀가 반항심이 강하거나 사춘기에 반항하면 반항아, 문제아라고 생각하는 부모가 많다. 또 이를 고친다고 윽박지르거나 엄격하게 규제한다. 그보다는 아이의 눈높이에서, 아이의 입장에서 많은 대화를 하고 부모로서의 권위를 내려놓고 친구 같은 가까이 사이가 되도록 노력하며 자녀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태도로 대하는 게 아이의 행동 개선에 도움이 된다. 그래도 적대적 반항 장애가 의심된다면 반드시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는 것을 권한다.   ▶문의:(213)235-1210 문상웅 / 심리상담가(LCSW)·이웃케어클리닉건강 칼럼 반항과 십대 반항과 갈등 반항 장애 행동 장애

2023-06-06

정치·인종·성 비방 가주 고교서 만연

‘블루 스테이트(민주당 우세 지역)’ 캘리포니아에서도 공립학교 내 정치적인 갈등이 만연하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14일 UCLA와 UC리버사이드가 공동으로 발표한 ‘캘리포니아의 다양한 민주주의를 위한 교육’ 보고서에 따르면 가주 공립 고등학교 내에서 발생하는 정치적인 갈등으로 파생된 적대적인 행동과 인종차별적 발언 사례가 늘고 있다.   연구팀은 지난해 가주 공립 고등학교 교장 15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했고, 그 결과를 2020년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후보에 대한 투표율이 45% 미만인 ‘블루’ 커뮤니티 내 학교들과 45~54.9%인 ‘퍼플(민주·공화 백중세 지역)’ 커뮤니티 내 학교들로 나눠서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정치적인 갈등은 두 커뮤니티 학교들에서 모두 나타났지만, 퍼플 지역 학교에서 보다 두드러졌다.   조사 대상인 교장들의 65%는 교육 문제에 있어 이런 갈등을 보고했는데, 특히 성소수자(LGBTQ) 문제와 관련해 갈등을 보고한 경우는 퍼플 지역 교장(28%)이 블루 지역 교장(12%)보다 2.5배 많았다.   또 전체 가주 교장 중 71%가 학생들이 진보 혹은 보수 성향의 급우들에게 비하하거나 증오하는 말을 했다고 보고했는데 퍼플 지역 학교가 블루 지역보다 빈도수가 2배 더 많았다. 이와 관련, 퍼플 지역 교장의 93%는 팬데믹 이후 학교 내 정치적 분열과 무례함의 수준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정치적 갈등은 학생들 간의 적개심으로 이어졌다.     가주 교장들의 42%가 팬데믹 전부터 급우간의 불관용(intolerance)이 증가했다고 전했으며 특히 퍼플 지역 교장의 경우 64%가 이같이 답했다.     특히 교장들의 78% 이상이 LGBTQ 급우들에게 적대적이거나 모욕적인 말을 했다고 보고했다.     여기에 66%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학생을 대상으로 한 인종차별적 발언이 있었다고 보고했으며, 50%는 라틴계 학생을 대상으로 차별이 일어났다고 답했다.     UCLA 민주주의 교육연구소 존 로저스 소장은 “캘리포니아주 교장의 3분의 2가 학생들의 정치적 갈등을 보고해 놀라움을 줬다”며 “K-12 아프리카계 미국인 학생 비중이 가주는 5%로 전국 평균 15%보다 낮지만, 인종차별적 발언이 폭넓게 이뤄지고 있는 점도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로저스 소장은 “가주의 학교들도 타지역 학교들과 마찬가지로 커뮤니티의 갈등에 면역력이 없으며 여러 정치적인 공격에 취약한 점을 이번 조사를 통해 확인했다”며 “이것이 우리 공립학교의 현실이란 점을 알고 교육자, 정치인, 커뮤니티 구성원이 힘을 모아 다양한 민주주의의 가치를 포용하는 공동의 미래에 대한 비전을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수아 jang.suah@koreadaily.com캘리포니아 민주 캘리포니아주 교장들 정치적 갈등 전국 학교들

2023-03-15

3040 세대…신앙과 '먹고사니즘'의 현실서 갈등

기독교내 3040세대에게 신앙의 의미를 물었다.     그들에게 신앙은 '회의감을 들게 하는 동시에 마음의 평안을 추구하게 하는 요소'로 축약된다.   3040세대는 사회의 허리에 해당하는 중심 세대다. 경제의 중심축으로 가정과 사회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연령대다.   최근 목회데이터연구소, 한국교회탐구센터, 실천신학대학교가 지앤컴리서치에 의뢰, 한국교회 3040(30~49세)세대의 신앙의식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에는 미주 한인교계 3040세대를 위한 교회 사역에도 참고할만한 지점들이 있다.   "마음의 평안 위해 신앙 생활" 스트레스 심하고 경제력 고민   신앙적 기반 매우 약한 게 특징 '탈 신앙'으로 흐를 가능성 커   신앙 자체에 대한 관심 약화 교회 생활 참여는 쉽지 않아   현재 3040세대에는 1974년생~1993년생이 포함된다.   사회를 비롯한 교계에서는 사실상 허리 세대다. 경제력을 토대로 가정을 꾸리며 사회의 주축 세력으로 살아간다고 볼 수 있다.   활발한 활동력 이면에는 그만큼 깊은 고민도 있다.   먼저, 3040세대에게 생활의 만족도를 물었다. 응답자 5명 중 2명(39%)만이 '현재 생활에 매우 또는 약간 만족한다'고 답했다.   반면, '약간 불만(28%)', '매우 불만(7%)' 등 생활에 불만족을 느낀다고 답한 응답자 역시 34%에 달했다. 생활 만족 수준을 평균 점수로 환산해보면 3040세대는 3.1점에 그쳤다. 이는 5060세대(3.3점)보다 낮다.   목회데이터연구소 측은 보고서를 통해 "5060세대의 불만족 비율(23%)과 비교하면 3040 세대가 생활에 대해 느끼는 불만족 비율은 매우 높다"며 "3040세대는 고단하고 피곤한 삶을 살고 있으며 자기 삶에 대한 고민이 많을 것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고 전했다.   3040 세대에게 가장 큰 고민은 '돈'이다.   살아가는 데 있어 불만족을 토로한 응답자들은 대부분 '경제력 부족(78%)'을 주요 원인(중복응답 가능)으로 꼽았다. 이어 '사는 게 재미 없어서(29%)' '직장 문제(24%)' '건강(18%)' 등도 생활에 불만족을 느끼는 이유였다.   오렌지카운티 지역 한 대형교회에서 소그룹 리더를 맡고 있는 김원준(38ㆍ부에나파크)씨는 "소그룹에서 기도제목 등을 나눠보면 대부분 먹고 사는 문제, 가정의 안정, 자녀 진학 문제 등이 많다"며 "아무래도 사회에서 가장 활동적인 세대이기 때문에 신앙과 실생활이 밀접하게 연결된 부분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3040세대는 삶의 가치를 주로 가족에게서 찾는다.   생활에 만족함을 느끼는 응답자 5명 중 3명(61%)은 만족의 이유로 '가족 간 화목'을 꼽았다는 점이 특징이다. '경제적 여유'라고 답한 응답자는 22%에 그쳤다.   경제력이 생활 만족도에 있어 필요조건은 되지만, 충분조건은 되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대목이다. 경제력이 부족하면 삶의 만족도가 떨어질 수 있지만 경제력이 반드시 만족도를 높이는 핵심 요소는 아니라는 것이다.   3040세대는 대부분 어린 시절부터 신앙 생활을 시작했다.   신앙을 갖게 된 시기를 물었는데 모태 신앙(39%)이 가장 많았다. 이어 초등학교 시절(21%), 유치원 시절(14%) 등 3040세대 4명 중 3명(74%)이 부모 손에 이끌려 신앙생활을 시작한 것을 알 수 있다.   3040세대의 신앙 약화도 우려된다.   목회데이터연구소 측은 "사회 생활에서 받는 스트레스, 가사 노동, 육아 등으로 지치다 보니 평소 신앙이 확고하지 않으면 '탈 신앙'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며 "현재 'SBNR(Spiritual But Not Religious.영적이지만 종교적이지는 않음)' 부류에 대한 증가 현상도 이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사회 활동이 가장 활발한 3040세대에게 직장 또는 사회 생활에서의 스트레스 등이 신앙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중복응답 가능)을 물었더니 '신앙 자체에 대한 관심 약화(60%)' '교회 봉사 소홀ㆍ교회 출석 대신 온라인 예배 선호(각각 39%)' '온라인 예배조차 참여하지 않음(34%) 등이라고 답했다.   3040세대는 주로 부모를 따라 어린 시절부터 교회 생활을 시작했지만 신앙적 기반은 매우 약하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신앙을 ▶1단계(하나님을 믿지만 그리스도에 대해서는 잘 모름) ▶2단계(예수님을 믿으며 그분을 알기 위해 여러 가지 일을 함) ▶3단계(그리스도와 매일 가까이 있으며, 매일 그분의 인도 하심에 의지) ▶4단계(하나님은 내 삶의 전부이며, 그분으로 충분함) 등으로 나눠 신앙에 대한 척도를 물었다.   3040세대 응답자(교회 출석자만) 중 34%가 자신에 대해 1단계인 '하나님을 믿지만 그리스도에 대해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어 2단계(29%), 3단계(27%) 등의 순이다. 하나님만으로 충분하다고 여기는 4단계 응답자는 11%에 그쳤다.   LA지역 중대형교회에서 부목사로 시무하는 이모씨는 "3040 세대 교인들을 보면 대개 가정을 꾸리고 사회 생활로 인해 삶이 바쁘다 보니 교회 생활에 깊이 참여하는 게 쉽지 않다"며 "현실적인 삶의 문제, 영적인 갈증 등이 뒤섞여 고민도 많은 세대가 바로 3040 세대 교인들"이라고 전했다.   신앙생활을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3040세대와 5060세대가 확연하게 갈렸다.   보고서에는 "간단히 말해 3040세대는 '마음의 평안을 위해', 5060세대는 '구원을 위해'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며 "3040세대의 신앙이 윗세대에 비해 상당히 취약하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교회에 정기적으로 출석하는 3040세대 중 31%의 응답자가 신앙 생활을 하는 이유로 '마음의 평안을 위해서'라고 답했다. 이어 '구원을 위해(28%)' '가족이 신앙생활을 하기 때문에(12%)' '습관적으로ㆍ삶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각각 8%)'라고 답변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개신교인 700명(30~49세)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신뢰도는 95%(오차범위 ±3.7%p)다. 장열 기자신앙 갈등 신앙 생활 신앙적 기반 교회 생활

2023-01-16

[문장으로 읽는 책] 철학으로 휴식하라

유치원생들은 대부분 자존감이 높고 표정도 밝다. 저마다 칭찬받을 거리가 하나씩 있기 때문이다. 반면, 나이 먹을수록 자신감은 점점 떨어지며 낯빛도 어두워진다. 세상의 인정을 받는 길이 돈과 명예, 권력 등 몇 개로 단순화되는 탓이다. 월저는 ‘다원적 평등’을 강조한다. 이는 “어떤 측면에서는 존경받지 못할 사람들도 다른 면에서는 명예롭게 될 수 있는 상태”를 뜻한다.     안광복 『철학으로 휴식하라』   글은 이렇게 이어진다. “나에게도 인정받을 무엇인가가 있다면 상 받는 이에 대한 질투심도 수그러든다. 내가 속한 집단은 과연 구성원 하나하나의 노력을 보듬을 만큼 다양한 평가 잣대를 갖고 있을까?” 실제 그렇다. 많은 사회적 갈등과 개인적 불행이 질시와 박탈감에서 비롯된다. 모든 존재가 고루 다양하게 존중받고 인정받는 사회가 좋은 사회다.  인용문 속 월저는 미국의 정치 철학자 마이클 월저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철학교사로 일하는 저자는 철학에서 일상의 지혜를 찾는 ‘임상철학자’를 표방한다. 책 제목은 “자주 철학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하라”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에서 따왔다. “좋은 인생을 사는 이들은 쾌락을 좇지 않고 겪어야 할 감정을 묵묵히 받아들인다” “인생의 모든 순간에 내가 주인공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 50대는 박수받는 나이가 아니라 박수 치는 나이여야 한다” 등의 구절이 눈길을 끈다. 양성희 / 중앙일보 칼럼니스트문장으로 읽는 책 철학 휴식 정치 철학자 사회적 갈등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2023-01-11

[J네트워크] 국경 사라진 국제뉴스

제주포럼 측 의뢰에 따라 올해 주요 국제뉴스와 뉴스인물을 추려봤다. 마지막 한장 남은 달력이 비로소 실감 난다. 국제부장이라서가 아니라 올해 국제뉴스는 어느 해보다 우리 가까이 다가온 느낌이다.   예컨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그 자체가 세계사적 사건이지만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이젠 국내 문제와 얽힌다. 한국 방산업체가 납품하는 포탄이 미국을 거쳐 우크라이나로 지원되니 마니 하는 식이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은 대만이라는 이웃 나라의 지정학이 한국 경제안보와 직결돼 있음을 깨닫게 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주먹 인사’를 하며 화해를 시도할 땐 국제뉴스려니 했지만, 지난달 20시간 방한을 통해 40조원 규모 계약·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국내 포털이 실시간 그의 뉴스로 요동쳤다.   국제뉴스만 국내뉴스화하는 게 아니다. 지난 5월 바이든 대통령 방한 당시 한·미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외신 기자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남성 편중 내각’을 지적했다. 윤 대통령의 지난 9월 뉴욕 순방 당시 이른바 비속어 논란은, 이후 문제의 보도매체(MBC)와 대통령실의 갈등까지 외신의 관심사가 됐다.   무엇보다 ‘이태원 참사’가 있다. 북핵 관련 뉴스를 빼고 이렇게 일시에 전 세계 언론이 톱뉴스로 올린 한국 이슈는 손꼽을 정도다. 사망자 158명 중에 외국인 26명이 포함돼서만은 아니다. 세계 경제순위 10위권의 ‘선진국’이 압축성장 속에 가려온 위험사회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낸 데 세계인들도 경악했다. 사우디의 성지순례나 인도·인도네시아의 비극을 전할 때 썼던 ‘군중 압사’가 국제뉴스 전용어가 아니었다.   실은 직업적 위기도 느꼈다. 워싱턴포스트(WP)가 지난 11월 16일 발행한 디지털 심층보도 ‘이태원 참사:반복된 실수와 지연된 구조’를 접했을 때다. “단독 입수한 영상과 사진을 포함해 350개 이상의 자료를 분석하고 대조”하고 전문가 자문을 통해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주요인을 분석한 기사는 영어 원문부터 폭발적인 조회 수를 불렀다.   급기야 WP는 이틀 뒤 한글로도 서비스를 시작했다. 뒤이어 뉴욕타임스도 이태원 특집 보도를 냈다. 이들 기사가 국내 언론의 선제적 보도 없이 가능하진 않았을 거라 위안하면서도 BBC코리아를 ‘민족정론지’라고 추켜세우는 사람들의 반농담이 뜨끔하다.   한국 경제·외교 위상이 강화될수록 더욱 섞이고 얽힐 국제·국내 뉴스에서 한국 언론은 얼마나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는가. 내년 이맘때 더 나은 답을 얻게 될까 자성한다. 강혜란 / 국제부장J네트워크 국제뉴스 국경 국제뉴스 전용어 올해 국제뉴스 대통령실의 갈등

2022-12-02

“상인 몰아내려 한다” 스왑미트 갈등

LA시티칼리지 스왑미트의 새 소유주와 노점상들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A타임스(LAT)에 따르면 인기를 끌고 있는 LA시티칼리지 스왑미트에 지난 주중 노점상들이 영업을 위해 몰려들었으나 평소에 보이지 않던 철제 그물망 펜스가 설치된 것을 발견했다.   LAT는 문제의 펜스가 스왑미트 새 소유주와 상인들 간에 펼쳐지고 있는 다툼을 알 수 있는 가장 최근의 사건이라고 지목했다.   상인들은 스왑미트의 새 주인 필립 데인이 팬데믹 기간 중 자리 잡은 중요한 장소로부터 노점상을 몰아내려 한다며 심지어 자신들을 쫓아내기 위해 스프링클러를 분사하는 등 괴롭히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데인은 노점상들이 스왑미트 내에 부스를 차리고 영업하는 상인들의 매상을 깎아내리고 있으며 화장실, 보안요원 등 스왑미트 설비 확장과 임대료 지불을 기피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LA시 공공사업국 일레나 스턴 대변인은 지난 12일 펜스가 설치됐음을 인지했으며 조사관이 허가되지 않은 펜스를 철거할 것을 책임자에게 말했다고 밝혔다.   스턴 대변인은 “펜스는 철거됐지만, 재설치가 되지 않도록 조사관들이 지속해서 팔로업하겠다. 만일 규정 위반이 반복된다면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고 말했다.   데인은 LAT와 인터뷰에서 “펜스를 누가 어떻게 설치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 하지만 누구인지 알게 된다면 감사 편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스왑미트는 지난 20년 이상 상인들에게 안정적인 수입원이었으며 지역 주민들에게도 저렴하게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단골 행사였다.     스왑미트는 또한 수년에 걸쳐 수익금을 일부를 LA시티칼리지재단에 기부하기도 했다.   데인은 팬데믹으로 어려움을 겪게 된 전 주인으로부터 지난해 스왑미트를 인수했다.   데인은 인수 이후 상인들을 몰아내려 괴롭힌다는 비난을 받아왔다면서 “노점상들이 자기가 인수 전에 이미 스프링클러를 제거했기 때문에 분사했다는 주장은 거짓”이라며 “상인들의 90%가 인수 전에 영업하던 같은 상인”이라고 강조했다.   문제 해결을 위해 데인은 노점상들에게 토요일 70달러, 일요일은 75달러의 임대료를 면제해주겠다며 스왑미트 안의 점포를 제안했지만 일부 상인들만이 받아들였다고 토로했다.   데인은 또한 상인들과 미치 오패럴 시의원 사무실에 문제 해결을 위해 접촉했으나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오패럴 시의원 사무실은 이와 관련된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낙희 기자스왑미트 상인 스왑미트 갈등 la시티칼리지 스왑미트 스왑미트 설비

2022-10-16

[LA 한흑 갈등 영감 작품 낸 한국계 작가 2제] "한·흑을 가르는 것은 모순" 소설가 라이언 이 왕 외'

4.29 폭동을 비롯한 LA의 한인과 흑인 간 갈등에 영감을 받아 예술로 승화시킨 한국계 작가들이 최근 두각을 드러내 화제다. 소설가 라이언 이 왕은 한흑 갈등에 대한 역사적 패턴을 소설로 풀어낸 데뷔작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비주얼 아티스트 라리샤 로저스는 4.29 폭동의 아픔을 오렌지를 이용한 시각적 예술로 선보이는 새로운 시도로 관심을 받고 있다.       ━   "한·흑을 가르는 것은 모순" 소설가 라이언 이 왕     LA타임스는 1일 라이언 이 왕(34.사진) 작가의 작품 '당신은 어느 편에 서 있습니까(Which Side Are You On)'를 소개했다.     지난해 10월 출간된 이 책은 전국을 휩쓴 '흑인 인권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운동에 전념하기 위해 컬럼비아 대학을 중퇴한 21세 대학생 리드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집으로 돌아온 리드와 그의 어머니는 LA 곳곳을 다니며 인종 정의, 역사적 트라우마, 조직화 등에 대한 대화를 나눈다. 한흑 갈등 역사와 아이디어에 대한 인물들 간의 토론으로 진행되는 이 책은 "궁극적으로 어머니와 아들이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이야기다"라고 작가는 설명했다.       5대째 중국계 미국인인 왕 작가의 아버지는 노동조합 변호사였으며 현재 UCLA 노동센터를 이끌고 있고, 한인 이민자인 어머니는 1992년 LA폭동이 일어나기 전 LA 카운티 인간관계 위원회 산하 흑인-한인 연합을 결성하기 위해 일했다.   왕 작가는 "흑인과 아시아인 두 커뮤니티가 더 큰 인종차별 세력에 의해 조종되고 서로 밀쳐지고 있는 반복되는 역사적 패턴을 보았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하고 싶었다"고 소설을 쓴 계기를 전했다.     이 소설은 수년에 걸쳐 선과 악에 대한 그의 세계관이 녹아 있다고 왕 작가는 말했다.     그는 "정치적 상황이나 비상사태에 직면했을 때 '당신은 어느 편에 있습니까?'라고 질문한다"며 "하지만 동시에 궁극적으로 누구의 편은 없고 나는 수년에 걸쳐 그 모순을 이해했다"고 말했다.     ━   ‘두순자 사건’을 오렌지로 형상화…비주얼 작가 라리샤 로저스     한흑 혼혈인 비주얼 아티스트 라리샤 로저스의 작품 '우리는 항상 수소처럼, 산소처럼 여기에 있었다(We've Always Been Here, Like Hydrogen, Like Oxygen)'가 샌타애나의 그랜드 센트럴 아트센터에서 오는 11월 11일까지 전시된다.         로저스는 두순자 사건의 발단이 15세 흑인 소녀 라타샤 할린스가 '오렌지 주스'를 훔친 것으로 시작됐다는 점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당시 두순자 사건은 로드니킹 구타 사건에 이어 LA 폭동으로 한흑 갈등을 고조시키는 데 영향을 미쳤다.     로저스의 작품은 비디오 영상 2개가 코너의 양쪽 벽에서 각각 상영된다. 이 구조는 관람자가 갇힌 동시에 확장되는 느낌을 준다고 로저스는 설명했다.         한 영상에서 로저스는 오렌지로 몸을 씻고 있고, 다른 영상에서 그는 오렌지 캐스트를 어루만지고 있다. 두 영상은 모두 버지니아주 리치먼드에 있는 아프리카 노예 역사 관련 유적지에서 촬영됐다.    흑인 아버지와 한인 어머니를 둔 로저스는 "오렌지는 흑인 여성과 라티노 여성의 말살을 상징하지만, 동시에 아시아가 원산지이며 식민화에 의해 아메리카로 건너온 식품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상에서 내가 몸을 씻을 때 오렌지는 녹는다"며 "보살핌과 폭력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고 전했다.     로저스는 라타샤 할린스가 15세 흑인 소녀였고 두순자는 한국 이민자였다는 점을 짚으며 "서로를 이해하는 것과 서로의 경험을 이해하는 것 사이에는 너무 많은 간격과 구분이 있다"며 "살인에서부터 정의의 모습에 이르기까지 많은 편견이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장수아 기자한국계 갈등 갈등 역사 한인 소설가 라리사 로저스

2022-09-01

[시로 읽는 삶] 부메랑 던지기

내가 아는 이름들이 부메랑처럼 돌아오는 저녁이다/ (…) 여기선 누구나 상처 주는 일을 천직으로 하기 때문에/ 언제든 타인보다 더 높은 곳에 올라/ 사랑을 외치면 조금은 덜 외롭고 덜 무섭다/ 돌을 던지는 사람의 말아쥔 손에서/ 그가 내팽겨쳐지는 놀이와 깊이가 한꺼번에 추락한다/ (…) 커다란 반원 모양으로 허공을 자르며/ 수십만 개의 부메랑이 돌아온다     -최금진 시인의 ‘부메랑’ 부분       부메랑은 원시시대부터 사용된 도구로서 나무로 만들어졌다.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 남부에 살았던 원주민들이 사용하던 무기의 하나다. 기억자 모양의 굽은 나무 막대기인데 목표물을 향하여 회전하면서 날아가고 목표물에 닿지 아니하면 되돌아온다고 한다. 이로 인해 다시 돌아오는 것을 비유적으로 일컫는 단어로 쓰인다. 어떤 계획 또는 행위가 원래 의도한 목적을 벗어나 계획 입안자나 행위자 측에 불리한 결과를 미치는 것을 부메랑효과라고 한다.   사랑은 캐치프레이즈처럼 도처에 걸려 있지만 정작 사랑을 쉽게 만나지는 못하는 시대를 살고 있지 않나 싶다. “사랑을 외치면 조금은 덜 외롭고 조금은 덜 무섭다”라는 구절은 외로움이나 불안을 이기기 위한 방법은 오직 사랑 아니냐는 말이리라.   요즘은 공동체 어디서나 갈등이 많다. 상대방에게 무조건적인 태클 걸기도 있겠고 기선제압이라는 기 싸움으로 갈등이 커진다. 국가라는 큰 공동체는 물론이거니와 교회나 협회 같은 작은 공동체도 사람이 모인 곳에서는 비슷한 갈등에 휩싸인다. 갈등의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말의 꼬리를 물고 말을 타격하는, 공격적 대응으로 본질은 외면되고 어느 사이 갈등의 원인조차 모호한 싸움을 하곤 한다.     갈등의 끝에 화합이라는 목표지향점을 놓아두기보다 무조건 서로 밀어내며 편을 가르는 식이어서 갈등이 한 번 시작되면 접점은 없고 파국에 이르기에 십상이다.     사람의 깊이가 점점 사라지는 것일까. 존경의 대상을 찾기도 어렵다. 이거야말로 이 시대의 우울이고 비애다. 우리 모두의 참담함인데 언제부터인가 우리 스스로 사람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잃어버린 탓이라는 생각에 이르게 된다.     상대에게 상처 주는 일이 천직인 사람인 것처럼 격하게 말하고 사납게 행동하는 나는 과연 얼마나 믿을만하고 얼마나 정제된 삶을 살고 있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사람의 허물을 각질 벗기듯 벗겨내며 신상털기라는 비열함으로 일관하는 것은 피차 서로의 얼굴을 향해 부메랑을 던지는 꼴이겠으니 말이다.   부메랑은 되돌아오는 게 목적은 아닐 것이다. 목표물을 향해 날아가다 적중하는 것이 임무일 것이다. 그러나 모든 세상사는 엇나가고 빗나가기가 일쑤이다. 빗나간 화살은 사라지지 않고 힘을 키워 처음보다 더 무섭고 맹렬하게 되돌아오더라는 부메랑의 교훈을 새겨 본다.     내가 지금 날려 보내고 있는 핏발선 시선이나 가시 돋친 말이 목표를 빗나가 어느 날 부메랑이 되어 되돌아온다고 생각하면 상대방을 향한 정죄나 비난이 어떠해야 하는지 조금은 명백해진다.   풍요로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지만 우린 마음의 빈곤을 겪고 있기 때문일까 그 어느 때보다 외롭고 불안하다. 그래서 사랑을 갈망하게 되는데 정작 사랑을 택하기보다 놓치고 마는 때가 더 많은 것 같다. 조성자 / 시인시로 읽는 삶 부메랑 정작 사랑 사이 갈등 공동체도 사람

2022-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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