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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DACA의 미래와 이민정책 전망

필자의 고객 중 한명은 새해 기쁜 소식을 들었다.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 1월 26일 미국 내 홍콩시민들의 추방시한을 2년 연장하는 명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홍콩 시민인 이 고객은 중국 정부의 홍콩 민주화 운동 탄압으로 인해 미국 체류기한이 지나도 홍콩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미국에 머무는 상태였다.     바이든 행정부는 2021년 홍콩 시민에 한해 체류기한이 지나도 추방을 하지 않는 명령(Deferred Enforced Departure, DED)을 내렸다. 이 명령에 따라 홍콩 시민은 그동안 비자나 체류 신분 없이도 미국에 거주하고 노동허가증을 받아 일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명령은 2월 5일 만료 예정이어서 많은 홍콩시민이 직장을 잃고 서류미비자로 전락할 처지였다.   이제 바이든 행정명령이 2년 더 연장됨에 따라 이 고객은 안심하고 미국에 계속 머물고 일하면서 미래를 설계할 수 있게 되었다. 대통령의 말 한마디로 운명이 좌우되는 이민자의 험난한 인생을 보여주는 한 예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이런 명령을 받아내기까지 미국 내 홍콩인들의 꾸준한 노력과 로비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처럼 한인들도 정부 현안에 관심을 갖고 목소리를 내야 이민정책을 바꾸고 삶을 바꿀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올해 한인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이민법과 이민정책에 대해 소개해보고자 한다.   올해 가장 큰 이민문제는 불법체류청소년추방유예(Deferred Action for Childhood Arrivals, DACA)의 폐지 여부다. 2012년 오바마 대통령이 내린 DACA는 10년 동안 드리머(Dreamer)라 불리는 서류미비 청소년들이 추방을 면하고 학업과 취업을 유지할 수 있는 길을 열어왔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제5 순회항소법원은 DACA를 위법으로 판결한 하급심의 결정이 정당하다며 하급심에 DACA를 재심사하라고 돌려보냈다. 따라서 텍사스주 연방 지방법원의 앤드루 헤넌 판사의 재심 여부에 따라 올해 DACA가 유지 또는 폐지될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비영리단체 이민정책연구소의 아리엘 G 루이즈 소토 연구원은 내다봤다. 만약 DACA가 위법으로 판결 나면 80만 명의 젊은이들이 체류 신분은 물론 학교와 직장을 잃게 된다. DACA혜택을 받는 한인들도 8000여명에 달하고 있기 때문에, 한인사회에도 남의 일이 아니다.   적체된 취업이민, 특히 고학력 이민자들의 취업이민 해결도 시급한 문제다. 이민변호사 사이러스 메타는 미국 내 구인난을 지적하면서 “최소한 STEM 전공자와 박사 등 고학력자만이라도  밀린 케이스를 빨리 처리하고 쿼터를 완전히 폐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멕시코 국경에 몰린 난민 문제 해결도 올해 바이든 행정부의 과제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 시절에 내렸던 ‘42호 명령 (Title 42 Order)’을 폐지하기는커녕 오히려 연장했다. 코로나 19를 이유로 미국에 온 난민을 재판이나 법적 절차 없이 추방토록 한 이 명령은, 가중처벌 조항이 없어 오히려 밀입국을 조장하고 국경에 난민들이 더 많이 몰려오게 하는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국경문제에 대해 전향적인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워너-코스탐 가족펀드의 에드워드 키삼 연구원은 지적한다.   안타까운 점은 올해도 큰 폭의 이민개혁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을 공화당에 빼앗기면서, 의회가 주도하는 이민개혁 입법은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고 비영리단체 이민 허브의 케리 탈봇 부국장은 지적했다. 한인들이 선거 때 던진 한표가 중요한 것은 이런 이유다. 미국 내 홍콩인들이 바이든 행정부에 목소리를 내 홍콩 민주화 운동가들의 미국 체류를 연장시킨 것처럼, 한인들도 차세대를 위해 목소리를 내야 할 때다.  이종원 / 변호사기고 이민정책 미래 비영리단체 이민정책연구소 홍콩 시민 홍콩 민주화

2023-02-06

[기고] 북한 무인기에 대한 대응 괜찮은가

지난해 12월 26일 북한 무인기 5대가 한국 영공을 침투해 그중 1대가 서울 상공을 정찰하고 유유히 돌아간 사건의 충격은 아직도 가시지 않고 있다. 당시 우리 군은 무인기를 제대로 요격도, 격추도 하지 못했고 KA-1 경공격기가 비상 출동 와중에 추락하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벌어졌다. 너무 창피한 광경이다.     용산 대통령실 반경 3.7㎞ 비행금지구역까지 들어왔을 정도인데. 우리 군은 적기를 놓쳤다. 도대체 북한의 무인기 기술이 얼마나 대단하기에 세계 6위 군사력으로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을까. 북한 무인기 대응 과정에서 우리 군이 보여준 안이함과 무책임한 행태가 매우 불안하고 걱정스럽다는 국민의 목소리가 크다   무인기란 사람이 탑승하지 않고 조종할 수 있는 항공기로서 본래 대공 사격훈련을 위해 공중 표적용으로 처음 만들어졌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1935년 영국이 개발한 ‘DH-82 퀸비(Queenbee)’가 최초의 무인기다. 조종사 대신 폭약을 싣고 목표물을 들이받는 방식의 자폭기였다.     현대전에서 무인기의 중요성이 커지자 세계 각국이 무인기 개발에 나섰다. 특히 1988년 우리 국방부가 정찰용 무인기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하자 북한은 신속하게 중국제 정찰용 무인기를 먼저 도입했다     미국의 시초는 1940년대 퀸비(Queenbee)를 모방한 ‘드론(Drone)’의 개발 성공이다. 무인기 이름은 이렇게 여왕벌(Queenbee)에서 수벌(Drone)로 바뀌었다. 드론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에는 1935년 윌리엄 스탠리 미국 해군 참모총장이 영국을 방문해 퀸비를 이용한 훈련 현장을 견학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때 이름을 드론으로 붙였는데, 당시 영국 왕위 계승 서열 1위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방인 영국의 상징이 여왕이 될 가능성이 높으니 여왕이라는 이름의 표적에 사격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생각에서였다고 전한다.     무인기는 원격조종 기술이 발전하면서 사람을 대신해 적 후방 정찰과 같은 위험한 임무에 투입되기 시작했다.     정찰용 무인기는 베트남전쟁에서 눈부시게 활약했다. 베트남전에서 미 공군 제100전략정찰사령부는 정찰용 UAV를 적진으로 투입해 554대를 상실했다. 554명의 아군조종사 목숨을 살린 셈이다. 물론 유인기 정찰에서 얻은 성과만은 못했지만 말이다.     돌이켜보면 전 정권에서 9·19 남북군사합의를 실행하면서 GP를 폐쇄하는 바람에 무인기 탐지에 유효할 수 있는 청음초를 철거해 버렸다. 북한과의 평화 분위기에 젖어 무인기 요격을 위한 훈련이 지난 정권에서는 전혀 진행되지 않았다. 2차대전 당시 레이다가 발달되지 않은 일본군의 고사포부대에 적기탐지용 청음기가 등장한 적이 있었다. 탐지는 가능했으나 요격에는 미치지 못했던 일본군 방공부대의 역사다.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의 무인기 위협이 핵과 같은 군사적 위협보다는 테러의 성격을 띠는 위협이라고 설명한다. 아무튼 적의 도발에 비례 대응하는 것은 안보 주권인 자위권과 관련된 문제다 북 도발에 대한 자위권 차원의 상응 조치에 대해 정전협정 위반 여부를 정치인들이 따지는 것 자체가 북한을 대변하는 이적 행위가 아닌지 모르겠다.     우리 군의 훈련 부족과 대비태세 약화가 최근 북한 무인기의 영공 침범 사태를 불러일으켰다.  훈련하지 않는 군대는 유사시 국가와 국민을 지킬 수 없다.     지난 정부는 ‘군사력이 아니라 대화로 나라를 지킨다’며 북한 입맛에 따라 각종 훈련을 대폭 축소해 컴퓨터 게임으로 만들었다. 이번 무인기 사태는 우리 군의 훈련 부족 실상을 보여준 단적인 사례다. 실질적 훈련을 통해 해이해진 군 기강을 바로 세워야 할 것이다. 이재학 / 6·25참전유공자회 회장기고 북한 무인기 무인기 대응 정찰용 무인기 무인기 이름

2023-02-01

[오피니언] 희한한 나라로 변한 한국

#. 희한한 나라로 변한 한국    “희한하다”란 낱말의 뜻을 사전에서 보니까 “매우 드물거나 신기하다”라고 했다.  현직 대학 교수로 아세아연구원장직을 겸임하고 있어서 해마다 아세아권 대학 출장으로 한국을 자주 드나들고 있다. COVID19 확산으로 대외 출입은커녕 식당 음식 배달도 안 해 먹던 내가 3년 만에 한국과 일본 대학을 둘러보고 왔다.   750만 재외 한인 동포들이 전 세계서 지켜보고 있는 서울 광화문 광장은 매일 같이 무슨 무슨 부대가 등장하는, 쌈박질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이 때문에 한국사회는 진보와 보수만이 아닌 이제는 체념파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한반도는 남북으로만 갈린 것이 아니라 남한은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하고 있다. 이태원 참사 사건도 그렇거니와 오늘의 서울 대한민국은 온통 희한한 사람들로 넘쳐나는, 참으로 관용과 배려, 질서가 없는 “희한한 나라 한국”으로 이미 변했다.   성경에서 간음한 여인을 예수 앞에 끌고 와서 정죄 할 것을 요청한 무리들에게 예수는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고 했다. 그런데 간음한 여인을 끌고 온 무리들이 하나씩 뒤로 물러서 떠나 버리자 예수는 간음한 여인에게 “나도 너를 정죄하지 않을 것이나. 다시는 죄를 범하지 말라”고 일렀다.   관훈클럽 기자 질문에 대답하는 윤석열 대통령을 보면서 뚝심 있고 소신 있는 강직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검사 시절에 대한 혹평도 있지만 한국 사회가 만들어주었던 일이지 어떤 특정인이 부정직해서는 아니지 않았던가? 청와대를 용산으로 옮긴 것도 많은 한국 국민들의 헐뜯기 대상에 올라 있지만 이번 임기가 끝나고 다음 대통령이 다시 청와대로 돌아가면 되는 것 아니겠는가? 다수가 준 표로 당선한 대통령이 임기를 잘 마치도록 협력하는 것이 참 민주국민이고 참 민주국회인 것이다.   주로 대중 교통을 이용해서 일을 봤기 때문에 한국 사람들을 알게 모르게 깊이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서울 안암동 한 대학서 일을 끝내고, 약속된 국회의사당 강연을 준비하려고 랩톱을 꺼냈으나 와이파이가 열리지 않았다. 무작정 한 학생에게 도와 달라고 했더니 단번에 해결해주었다. 전철을 탈 때도 툭 하면 모르는 아무 젊은이에게 길을 물어도 바쁜 걸음을 멈추고서 인터넷을 열어 신속하고 정확하게 길 안내를 해주고 갔다.     20년 전부터 싸가지 없는 한국의 젊은이들이라고 단정했던 나는 뒤통수를 맞은 것 같았다. 보라! 한국 젊은이들의 심각한 얼굴 표정은 뭔가 고심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들의 숨 가쁘게 바쁜 걸음, 움직임들은 무엇인가를 뒷받침하고 일궈낼 것이다.     오늘의 서울 광화문 광장은 서로 헐뜯는 온통 진통의 광장으로 변한 지 제법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희한한 나라 한국”이 10년 안팎에 아세아권만이 아닌 전 세계를 또다시 놀랍게 할 잠재적 의식이 그들 젊은이들 마음 속 깊이 잠재하고 있는 또 다른 하나의 “희한한 나라 통일된 한국”을 도래케 할 것이다. 나는 믿는다! 한국의 젊은이들을.   21세기 세계서 한국이 관용과 함께 나누고 더불어 살며(Together & Share) 가치 있는 사회(Value Society)를 이룩할 때 정말 잘사는 나라로 우뚝 설 것이다. 타인에게 자선을 베풀고 관용과 배려가 있는 정직한 개인, 정직한 가정, 정직한 사회, 정직한 국가가 된다면 잘 산다는 것은 하늘의 뜻이다.   발전은 진통의 변화(Expanded Change)가 있어야 한다. 진통의 변화는 조화로울(Harmonize) 때 더 큰 힘이 된다. 모두가 함께, 관용과 정직한(Tolerant, Consideratin & Honest Society) 가치 있는 사회를 이룩한다면 21세기 전 세계는 이념 전쟁(Ideological War) 없는 자유롭고 평화로운 한 울타리 안에서 풍요롭게 잘 사는 이웃으로 변할 것이다.   한국 사회는 진보파 보수파 적색파 분쟁으로 시간 낭비할 때가 아닌 남북이 잘 살자파로 통합된 큰 변화 있어야 할 때다. 한국정부는 당장 광화문 광장을 폐쇄해야 한다. 북한은 19세기 이념 통일의 망상을 버리고, 21세기 자유시장 경제 체제를 도입하여 남북한 경제대국 경제통일의 문을 활짝 열어야 할 것이다. 서광하 캠벌스빌 대학 교수(국제정치학, 법사회학)   서광하독자 기고 나라 한국 나라 한국 한국 젊은이들 한국 사회

2023-02-01

[기고] 코로나19 비상사태 종료의 의미

많은 한인이 연말연시 가족모임과 여행을 즐겼고, 한인 단체들도 송년회와 신년하례식을 통해 회포를 풀었다. 최근 3년간 우리 삶을 고통스럽게 만들었던 코로나19가 사라지고 일상생활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 든다. 그러나 코로나19는 끝났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   미국 보건복지부는 지난 1월 11일 종료 예정이었던 코로나19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90일간 재연장한다고 발표했다. 많은 전문가는 이번 비상사태 선언이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4월이면 코로나19 비상사태가 종료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미국은 공중보건법에 근거해 심각한 질병 등으로 인한 비상 상황이 발생할 경우 보건복지부 장관이 90일간 공중 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검사 및 백신, 의료보험, 약품허가, 원격 진료 등 상당 부분의 의료 서비스가 체류 신분과 상관없이 무료로 이뤄진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코로나19 검사, 치료, 백신 등을 위해 225억 달러의 2023년도 예산을 신청했으나,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은 이를 거부했다.     따라서 4월에 비상사태가 종료되면 무료 혜택이 끝날 가능성이 커졌다. 다시 말해 4월부터 체류 신분이 없거나 의료보험이 없는 사람들은 본인 돈으로 코로나19 진단이나 치료를 받아야 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진보센터(Center for American Progress)의 질 로젠탈 국장에 따르면 현재 무보험자가 백신을 맞으면 정부가 제약회사에 30달러를 지불하지만, 앞으로 무보험자가 백신을 맞으면 120달러 이상을 자기 돈으로 내야 할 가능성이 크다. 오바마케어 가입자도 검사 및 치료비로 일정액의 코페이를 내야 한다. 필자가 개인적으로 애틀랜타 로컬 지역 보건소에 알아보니, 무보험자는 코로나19 검사료만으로도 200달러 가까운 돈을 내야 한다.   코로나19 치료제로 알려진 팍스로비드의 경우 정부는 1회분에 530달러씩 2000만 회분을 확보해둔 상태다. 그러나 정부 비축분이 떨어질 경우 팍스로비드 가격도 뛸 것이다. 그렇게 되면 무보험자가 많은 한인, 흑인, 라티노 등 소수계는 이른바 롱 코비드(long COVID)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코로나19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텍사스A&M대학 글로벌보건연구센터의 수석 바이러스 학자인 벤 뉴만 박사는 “코로나19가 끝났다는 말은 잘못된 인식”이라고 지적한다. 지금도 코로나19는 심장병과 암에 이어 미국내 성인 사망원인 3위다. 독감,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감염추세는 지난해 12월 정점을 찍고 하락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여파는 지금도 줄지 않고 있다고 그는 지적한다.     반면 미국인들의 백신 부스터샷 접종률은 아직도 낮은 상태다. 와츠 헬스케어의 수석의학자 올리버 브룩스 박사는 미국민 전체의 15%만, 노인의 3분의 1만이 2차 부스터샷을 맞았다고 지적한다. 아마도 많은 이들이 반복되는 코로나 백신과 부스터샷 접종에 지쳤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UC샌프란시스코의 데이터 분석학자 소피아 탄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의 유효성은 검증된 상태다.  그는 최근 네이처(Nature)지에 소개된 교도소 수감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 효과를 분석한 논문에 따르면 모든 종류의 백신이 22%의 감염 감소 효과를 보였고, 1회 이상 감염되고 백신을 접종한 사람은 40%까지 감염 방지 효과를 보였다.     코로나19의 그림자는 아직 우리 곁을 떠나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최신 부스터샷을 접종받고 개인위생에 신경 써서 코로나19로부터 가족과 이웃을 보호해야 할 것이다. 이종원 / 변호사기고 비상사태 코로나 공중보건 비상사태 무보험자가 백신 이번 비상사태

2023-01-30

[기고] 소식 없는 한미박물관 건립

영국의 역사학자 에드워드 카(E. H. Carr)는 ‘역사란 무엇인가’에서 역사를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했다. 과거는 현재로 이어지고, 다가올 미래는 현재가 켜켜이 쌓여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의미다. 그렇다면 시간을 되돌려 가볼 수 없는 과거의 흔적을 보고, 경험하고, 느끼고 배울 수 있는 곳이 어디일까. 바로 역사박물관이다. 역사박물관에서 과거의 모습을 보고 경험한 것들이 현재를 조명하며 미래를 결정짓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역사를 통해서 뿌리와 민족의 정체성을 찾아가고 더 나은 미래의 꿈을 가꾸어 갈 수 있는 곳이 바로 역사박물관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역사가 없는 민족은 존재 가치가 없다.    올해 미주 한인이민 120주년을 맞았다. 1903년 1월13일, 102명의 한인 사탕수수 농장 노동자를 태운 첫 이민선인 갤릭호가 하와이 호놀룰루 항에 도착했다. 이들이 우리의 이민선조들이요, 미주 한인 이민역사의 시작이다. 그 후 결혼, 유학, 취업 그리고 가족초청 등 다양한 경로로 많은 한인이 미국에 거주하게 되었다.   1910년 일제는 강제 체결한 한일병합조약을 빌미로 우리나라의 통치권을 빼앗고 식민지로 삼았다. 이에 일제강점에 맞서 국권을 회복하려는 독립운동이 중국뿐만 아니라 미주에서도 활발하게 진행됐다. 건국 대통령 이승만 박사, 민족적 이념을 추구한 도산 안창호 등 많은 독립투사가 대한독립을 위해 분투한 터전이 바로 미국이다. 미국은 한인 최초 의학사를 취득한 서재필 박사를 비롯해 대한의 개혁 운동과 민주주의 가치를 드높인 숭고한 분들의 혼이 담겨있는 곳이다.   미주 한인 이민역사의 흔적들을 한 곳으로 모아 후세에게 민족의 얼을 일깨워 줄 공간이 있어야 함이 당연한 것 아닌가. 현재 250만 명의 한인이 살고 있는 미국에 아직 온전한 역사박물관이 건립되지 않았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역사박물관 건립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남가주 한인사회는 1991년부터 ‘한미박물관’ 건립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30년이 넘도록 진척 없이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 지난 2013년 4월 LA시가 건물 부지를 거의 무상으로 장기임대해준 지 올해로 10년이 됐지만, 아직 설계 도면조차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아쉬운 것은 재정적으로 고 홍명기 회장이 생전에 250만 달러를 기부한 것을 비롯해 여러 독지가가 후원하였고, LA시와 가주, 연방정부까지 기금을 지원했는데도 아직 한미박물관 건립과 관련해 긍정적인 발표가 없다는 것이다.   한미박물관은 한인 이민역사를 알려 줄 대표적인 역사박물관이기에 꼭 건립되어야 한다. 역사가 없는 민족은 존재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영화와 드라마로 잘 알려진 ‘뿌리(Roots)’는 흑인 노예제도의 역사를 재조명한 작품이다. 한 가족의 여정을 통해 고통 속에서도 생존하고, 유산을 지키려는 그들의 의지를 다뤘다. 그들은 참혹함을 기억조차 하기 싫었겠지만, 뿌리를 알아가는 과정을 통해 정체성과 자부심을 확립하려 했던 것 아니겠는가.   한인 1.5세, 2세들이 이민역사를 통해 뿌리를 알고, 정체성과 주체성을 확립하는 것은 다민족 사회인 미국에서 중요한 일이다.     미주 한인 이민 120주년을 되돌아보면 자부심을 갖기에 충분하다. 비록 사탕수수 농장 노동자로 시작되었지만, 이제는 한인들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여기에 뿌듯한 것은 조국의 발전이다. 모든 분야에서 세계를 압도하는 것이 얼마나 많은가. 세계 청소년들이 열광하는 BTS, 블랙핑크 등 문화예술, 그리고 전자, 자동차 등 한인들이 자부심을 갖기에 충분하다.   한인 이민 120주년을 기점으로 한인 이민의 과거, 현재, 미래를 한 눈으로 보고, 알고, 배울 수 있는 한미박물관 건립이 절실하다. 이것은 이민 1세들이 꼭 해야 할 사명이다. 박철웅 / 일사회 회장기고 한미박물관 소식 한미박물관 건립 한인 이민역사 역사박물관 건립

2023-01-29

[기고] 데일 카네기의 성공적인 소통 방법

미국의 작가 데일 카네기(Dale Carnegie)는 최초의 자기계발서 발간으로 유명하다. 그의 대표적 저서는 1936년 발간한 ‘인간관계론 (How to Win Friends and Influence People)’으로 미국에서만 1500만부, 세계적으로 6000만부 이상이 팔렸다.     카네기의 영감과 가르침은 지금도 비즈니스맨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의 시야를 넓혀주고 있다.     그에 따르면 인간과 동물의 가장 두드러진 차이점은 의사소통이다. 오직 인간만이 복잡한 사고와 섬세한 감정, 철학적 개념을 주고받을 수 있다. 이 귀한 선물로 사랑을 전하고 관계를 돈독히 하고, 불의를 바로 잡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카네기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남을 비난하지 말라는 것이다. 비난은 무익하고 위험한 것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상하게 하고 분노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난이나 불평 대신 상대방을 이해하는 방향으로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동정심이나 아량을 갖게 되면 용서의 마음도 생긴다.   카네기가 제시한 상대방의 호감을 유도할 수 있는 6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첫 번째 상대방에게 순수성을 느끼게 하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진정한 자세로 다가가야 하며 참다운 선한 첫인상을 느끼게 해야 한다.     두 번째는 미소(Smile)를 지으라는 것이다. 웃음은 만복을 준다는 속담도 있고 미소를 짓는 것만으로도 행복감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스탠퍼드대 연구팀은 19개국 3878명을 대상으로 표정과 기분의 관계를 연구한 적이 있다. 입에 볼펜을 물게 하거나, 배우 얼굴을 보며 따라 웃게 하거나, 손으로 입꼬리를 귀 쪽으로 올리게 했다. 실험 후 참가자들의 행복지수를 측정한 결과 배우를 따라 웃은 집단은 행복지수가 32%나 상승했다. 손으로 입꼬리를 올린 집단 역시 행복지수가 2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볼펜을 입에 문 집단은 1.8% 상승에 그쳤다. 종합 금융서비스 업체 찰스 슈왑(Charles Schwab)의 창업자인 찰스 슈왑은 “내 미소는 100만 달러 보다 더 가치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세 번째 상대방의 이름(Name)을 정확히 기억하라. 첫 만남의 분위기를 잘 이끌기 위해서는 이름을 기억하는 게 중요하다. 낯선 사람을 소개받아 몇 분 동안 대화를 했지만 헤어질 때까지도 이름을 기억하지 못할 때가 많다. 이름을 기억하는 능력은  정치인과 비즈니스맨은 물론 일상적인 인간관계에서도 중요한 것이다. 이름을 기억하기 어렵다면 그 사람의 인상이나 말투, 신체적 특징 등과 연계해 기억하는 것도 방법이다.     네 번째 말을 경청하라. 상대방이 말을 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기운을 북돋워 주어야 한다. 대화가 옳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갈 때는 다른 흥미로운 화제로 바꾸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또 남을 험담하거나 할 때마다 화제를 바꾼다면 상대방은 험담을 해도 아무 소득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주의할 것이다.     다섯 번째 다른 사람의  관심사에 대해 이야기하라. 우선 무엇이 상대방의 관심을 끌 수 있을까 고려해야 한다. 가급적 자기 칭찬이나 부정적인 말은 자제하고 상대방이 관심을 보이는 것에 대화를 집중할 필요가 있다.     여섯 번째, 표현은 진실하게 하라. 영국의 유명 정치인 벤저민 디즈레일리는 총리 재임 시절 국민에게 솔직하게 자신과 정부에 대한 평가를 당부했다. 이런 평가를 통해 정부 운영의 개선점을 발견해 시정이 가능하다고 호소해 큰 호응을 얻었다.   김기천 / LA카운티 중소기업자문관기고 카네기 성공 소통 방법 스탠퍼드대 연구팀 influence people

2023-01-27

[기고] 동토 융해를 촉진하는 지의류

지난 12월 미국지구물리학회에 동토 융해를 가속하는 지의류의 영향에 대한 연구를 발표했다. 이 발표는 지역 신문과 대학 등에 게재되어 많은 관심을 받았다.   동토는 지하 약 1m 이하에 존재하며, 1미터 이하를 활동층이라 부른다. 그런데 동토가 존재하는 지표면의 물이끼 (sphagnum moss)는 수분 조절, 동토 융해 보호 등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동토가 존재하는 한대 산림은 우점종이 흑가문비 나무다. 흑가문비 나무는 성장 속도가 무척 느리고, 성장조건이 다른 식생에 비해 열악한 상황에서 성장한다. 또한, 흑가문비 나무가 있는 한대산림은 불연속 동토지역이다. 이 지역은 동토의 존재 비율이 50%에서 90%이다. 특히, 물이끼가 존재하는 지역은 극지역 대부분을 차지한다.     흑가문비 나무의 성장이 느리다는 것은 동토로 인해 저온의 환경에서 뿌리의 활성도가 다른 식생에 비해 느리다는 것을 의미한다. 흑가문비 나무는 대기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중요한 역할 (광합성)을 담당하고 있으며, 온실효과기체의 흡수원으로 위치하고 있다. 최근 기후변화에 따른 영향으로 흡수원에서 방출원으로 변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알래스카의 온난화 영향으로 동토 융해를 보호하는 물이끼의 천적인 지의류(lichen)가 확산하고 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것이 지의류의 영향으로 물이끼가 본래의 역할을 할 수 없는 환경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를 연구한 것이다.     지의류는 토양수분 증발을 보호하는 물이끼의 역할을 파괴한다. 그리고 지의류는 물이끼만 선택적으로 피해를 준다. 동물 및 바람에 의해 포자가 퍼져나가 오직 물이끼 위에만 착생한다.       이 지의류는 물이끼의 성장을 저해하고 종국에는 죽인다.  물이끼가 존재하는 곳과 지의류의 영향을 받은 곳은 지표면 온도와 수분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정상적인 물이끼는 수분이 많고, 지온은 다소 낮은 편이다. 그러나, 피해를 본 물이끼는 수분이 적고 지온 역시 높다. 이는 균열로 인해 수분이 쉽게 증발하고 대기의 높은 온도가 쉽게 지면으로 전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땅속에 있는 유기물이 쉽게 분해된다.     토양 미생물의 군집이나 활동 능력 또한 차이를 나타낸다. 햇빛이 없는 지하부는 식물의 광합성 반응과는 반대로 늘 호흡을 한다. 호흡은 산소를 체내로, 체내 이산화탄소는 뱉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토양 지하부의 미생물이 활동하며 토양 유기물을 분해해서 나오는 부산물이 이산화탄소다. 그래서, 이를 토양호흡 (soil respiration)이라고 명명한다.     지의류 피해를 본 물이끼는 더 이상 광합성을 하지 못해 이전과 다른 환경조건으로 변한다. 이때 토양미생물은 온도에 직접 영향을 받기 때문에 온도가 토양미생물의 활동에 직접 관여한다. 이는 토양에서 생성되는 이산화탄소의 대기 방출 지표로 사용되고 있다.  그래서, 이번 학술대회에서 지의류의 영향을 받지 않는 곳과 받은 곳의 토양기원 이산화탄소를 관측한 결과를 발표하였다. 즉, 지의류 확산으로 자연환경에 이산화탄소가 느는 것은 기후에 정의 피드백 (positive feedback)을 가속한다는 것을 실증한 것이다. 이는 극지를 더 온난화로 이끌 수 있다는 사실이다.     자연환경에서 온실효과기체의 방출원과 제거원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중요하다. 이번 발표는 얼마나 많은 이산화탄소가 대기로 방출되는지를 정량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높은 관심을 받았다. 지의류의 피해가 커질수록 물이끼의 역할이 줄어 동토의 융해까지도 영향을 준다는 것을 강조한 발표였다. 동토 온도도 상승하고 있는 현재, 지의류의 영향까지 커진다면 더 빨리 동토 융해를 촉진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6년 전의 야외관측에서 지의류의 확산을 알 수 있었다.  이는 기온이 점점 상승하고 있음을 의미하며, 미래의 극지 환경에 적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마음이 편치 않았다. 김용원 / 알래스카주립대 페어뱅크스 교수기고 지의류 동토 동토 융해 지의류 피해 토양수분 증발

2023-01-25

[기고] 한인의 날과 마틴 루터 킹 데이

지난 13일은 미주 한인의 날, 16일은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 탄생 기념일이었다. 이 두 날은 얼핏 아무것도 엮인 게 없어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서로 떼서는 생각할 수 없게 얽혀 있다.   1903년 1월 13일 한인 102명을 태운 배가 하와이에 닿았다. 그 뒤 1905년까지 7000여 한인들이 계약 일꾼으로 하와이에 왔다. 1882년 미국 정부가 중국인 배제법을 만들어서 중국인 노동자가 올 수 없게 되자 농장 주인들이 한인들을 데리고 온 것이다.   하지만 1924년 아시안의 미국 이민을 금지한 아시안 배제 이민법이 만들어져 한인들도 미국에 오기 힘들어졌다. 1924년 이민법은 유럽 백인들의 이민을 늘리고, 유색인종 이민을 막는 인종차별 법이었다. 1952년까지 미국에 사는 아시안들은 시민권도 받지 못했다.   이렇게 미국 이민법은 뿌리 깊은 인종주의에 바탕을 두고 있었다. 그런데 1960년대 킹 목사를 비롯해 흑인 커뮤니티가 이끌었던 민권운동이 거세지면서 1964년 민권법이 만들어졌다. 인종, 민족, 출신 국가 그리고 여성 차별을 막았다. 이어 1965년 투표 차별을 막는 선거권법이 만들어지고 같은 해 백인 우선 규정을 폐지하는 이민법 개정이 이뤄졌다. 1950~1965년 15년간 한인 이민은 미군과 혼인한 여성 6423명과 입양인 5348명 등 1만4728명에 그쳤지만 1965년 이민법 개정 뒤에는 1969년까지 2만7048명, 1970년대 24만1192명, 1980년대 32만2708명, 1990년대 17만9770명, 2000년대 20만9758명, 2010년대 20만69명 등 오늘의 200만 한인사회를 만들어냈다.   흑인 커뮤니티의 민권운동이 없었다면 오늘의 한인사회는 있을 수 없다. 그렇기에 킹 목사가 외쳤던 다양한 인종과 민족이 함께하는 가난하고 억압받는 사람들의 사회운동이 지금도 우리의 가슴에 와 닿는다. 그리고 살기 위해 미국으로 넘어오는 중남미 난민들의 입국을 막는 ‘타이틀 42’ 등 비인도적 이민 정책에 우리는 반대할 수밖에 없다. 우리도 사실은 고국에서 삶을 지탱하기 힘들어 이주한 옛 난민들의 후손인 까닭이다.   민권센터는 ‘더불어 살자’는 구호를 걸고 있다. 한인사회는 다른 유색인종, 소수계 커뮤니티와 교류, 협력하며 연대, 통합, 이해를 바탕으로 한 공동 활동을 이끌어내는 킹 목사의 비전에 더욱 뿌리를 내려야 한다.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의 곤경에 대처하라는 킹 목사의 도덕적 호소에도 함께해야 한다. 빈곤, 인종차별, 군국주의, 그리고 우리 시대에 점점 더 심해지는 생태계 황폐화의 ‘악’을 해결하고 모두에게 평화롭고 공평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한인사회도 힘을 기울여야 한다.       킹 목사는 “변화는 필연적인 운명의 바퀴에 실려 오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투쟁을 통해 실현되는 것”이라며 “인도적 신념을 가진 모든 사람은 자신의 신념에 가장 적합한 저항을 해야 하며, 우리 모두 저항해야 한다”고 외쳤다. 그는 또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힘은 이 나라의 권력이 거부하고 싶지만 받아들이도록 만드는 능력, 연대감, 단호함, 적극성을 갖는 것”이라고 했다.   120년 역사를 일궈온 한인 어르신들과 차별에 맞선 킹 목사의 뜻을 이어가는 실천이 한인사회에도 번져 나가길 바란다. 김갑송 / 민권센터 국장기고 한인 루터 한인 이민 이민법 개정 미주 한인

2023-01-24

[기고] 힘 세진 공화당 극우 의원들

연초부터 입 벌어지게 놀라운 사건들이 이어졌다. 한 세기 만에 연방 하원의장 선출이 공화당 극우 의원 20명의 세력 과시로 5일간 15번 투표로 결론 났고, 캘리포니아는 3주 동안 9번 대기권강(atmospheric river) 영향에 들어 24조 갤런의 폭우와 강풍으로 심각한 피해를 봤다. 또, 2년 전의 미 연방의사당 난입 폭동 복사판이 브라질에서 발생해 데자뷔인 듯 기이했다.   힘들게 118회기 제 53대 연방 하원의장이 된 케빈 매카시는 자신을 반대한 강경파 의원들의 요구를 거의 다 수용했다. 그는 정책통이라기 보다는 전략가로 특히 선거 자금 모금에 탁월하다. 2010년 공화당 선거 책임자일 때 극보수 티파티 멤버들을 대거 영입한 전력도 있다. 의사당 폭동 사건 후 도널드 트럼프와 사이가 벌어지기도 했지만 그의 충성파다.   그런데 강경 극우파는 왜 매카시에 반대했고 많은 요구 사항 관철이 가능했을까? 반대 이유는 하원에서 극우의 힘 확장이다. 이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만큼 매카시가 바이든 정부에 반기를 들거나 하원 운영규칙을 바꾸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매카시가 크게 양보한 이유는 민주당과 공화당의 의원 수차가 근소하기 때문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하킴 제프리스는 212표를 얻었고, 매카시는 공화당 의원 222명에서 기권한 강경파 의원 6명을 뺀 216표를 얻어 4표 차이로 당선됐다.     하원은 의장 선출 후 의례적으로 가장 먼저 ‘향후 2년간의 하원 운영 규정’인 하우스룰(House rules) 패키지를 표결에 부쳤다. 패키지에는 극우파의 요구 사항도 포함됐다.       새 규정은 의원 한 명의 발의로도 하원의장 축출 안건 표결이 가능해졌다. 또 현직 의원의 도덕적 해이와 부패를 조사해 하원 윤리위원회(the House Ethics Committee)에 알리는 의회윤리실의 힘은 약화됐다. 정부 프로그램의 재정지원 중단과 연방 직원의 해고 및 연봉 삭감을 할 수 있다. 프리덤 코커스 소속 의원 3명을 가장 강력한 상임위원회인 규칙제정 위원회(Rules Committee) 위원으로 위촉하는 것이다. 그리고 정부의 부채한도 인상은 지출 삭감이 전제 조건이다. 이 중 무엇보다 큰 논쟁은 연방 정부 기관의 정치적 이용여부를 조사할 소위원회 설치다. 극우파의 대표 격인 짐 조던 법사위원장은 “시민의 자유와 수정헌법 1조를 보호하는 조치”라며 트럼프를 조사하는 연방수사국(FBI)과 법무부 등을 조사하겠다고 한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그 가족도 조사 대상이다.   새 의회의 첫 투표는 인플레이션 감소법에 포함된 IRS(국세청) 지원금 800억 달러에 관한 것이다. 민주당은 탈세 방지를 위한 IRS 컴퓨터 시스템 개선 비용이라는 반면, 공화당은 세무 감사 직원 증원 등 납세자를 괴롭힐 예산이라고 주장한다.     양당은 벌써 재정 정책에 관해서도 치열한 공방전을 시작했다. 공화당은 재무부에 부채 한도를 인상해줄 수 없으므로 ‘지급 우선순위’ 계획을 세워 제출하라고 한다. 재무부는 부채 한도 인상이 없다면 지급 이행 의무를 위해 특단의 조처를 할 계획이지만 6월에는 채무 불이행 사태가 우려된다고 한다.     최악의 국가부도 사태를 막으려면 중도파 정치인의 목소리가 절실하다. 하지만 요즘 많은 중도파 의원들도 소속 정당에 따라 일률적으로 투표한다. 민주주의 약화와 포퓰리즘의 확산이 원인 중 하나다. 미국의 채무불이행 사태로 경제가 나락에 떨어지지 않도록 공화당 강경파와 바이든 정부의 빠른 절충안을 기대해 본다. 정 레지나기고 공화당 극우 공화당 극우 공화당 선거 공화당 의원

2023-01-23

[기고] 새해 결심, 올해도 영어!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 지역에는 바트(BART, Bay Area Rapid Transit)라고 하는 장거리 전철이 있다. 코로나 이전 평일에는 약 40만명 넘게 이용했다는 미국에서 다섯 번째로 분주한 교통시스템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바트 이용 고객의 40%가 집에서는 영어가 아닌 다른 언어를 사용한다. 또 다른 데이터에 따르면 실리콘밸리 지역 기술 인재의 약 39%가 해외에서 출생한 사람이라고 한다. 전 세계의 다양한 인종, 언어와 문화가 녹아있는 실리콘밸리인 줄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는 생각보다 높은 수치다.   내가 모국어가 아닌 외국어 (영어)로 일하며 받는 스트레스와 자괴감을 실리콘밸리 사람들의 40% 정도가 겪고 있다고 생각하니 묘한 안도감도 생긴다. 10명 중 4명은 회의시간에 알아듣지 못한 말에 얼버무리면서 미소로 답했을 것이고, 입을 열기 전에 정확한 표현을 찾기 위해 머리를 부리나케 돌렸을 것이고, 상대방이 한 번에 알아듣지 못할까 싶어 대규모 미팅에서는 손들고 질문하기를 망설였을 것이다.   3년 반전 실리콘밸리로 오기 전까지 나는 30년간의 모든 회사 경력을 한국에서 쌓았다. 대부분 직장인처럼 영어는 늘 뒤통수를 당기는 스트레스였다. 해도 해도 늘지 않는 것 같거니와(물론 그다지 꾸준히 심각하게 공부하지도 않으면서), 어렸을 때 영어권에서 살았던 친구들이라도 있으면 곧 부러움이 생겼고, 내가 이 나이에 해봤자 얼마나 달라지겠냐는 생각에 쉽게 움츠러들곤 했다.   그러다 마흔살 해, ‘내가 아무리 나이가 많고 혀가 굳었더라도 영어를 원 없이 공부해보자, 그래서 네이티브 영어 하는 사람만큼 돼보는 것을 목표로 한번 가보자’는 꿈을 만들었다. 당시 아태지역 화상 회의에서 7분 동안 음 소거를 해놓고도 이를 모른 채 발표를 했던 엄청나게 큰 실수를 한 이후다. 그 창피함이 인생 영어공부에 불을 댕겼다.   영어 선생님을 구해 시작한 영어 공부는 현재 14년째 이어지고 있다. 좋은 영어 콘텐트들이 있는 유튜브는 그 자체가 훌륭한 선생님이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마감되는 유명 영어학원의 스타 강사들의 강의도 유튜브에서 쉽게 볼 수 있게 되었다.   양질의 콘텐트 뿐 아니라 꾸준히 공부할 수 있는 시스템도 필요했다. 맘이 맞는 회사 동료들과 그룹을 만들어 같이 공부하면서 좀 더 재미가 붙었다. 또 친구들과 그룹채팅방을 만들어 매일매일 영어표현 한 개씩 올리며 서로 독려했다.   직장인들이 영어를 잘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절실함이다. 영어를 정말 향상하고 싶다는 강한 욕구가 있어야 공부를 중단하지 않을 수 있다. 한 달 안에 영어회화 완성, 50일 만에 귀 뚫기 등의 현란한 문구로 혹하게 하는 공부법이 있지만, 영어 공부에 쉽고 빠른 길이란 건 없는 것 같다. 일단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그만큼 얻을 수 있는 게 언어 능력이다.   몇달 전 회사에서 2박3일 행사를 마치고 팀원에게 수고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집에 일찍 가서 쉬어요. 피곤하죠(Go home early, You are tired)’ 라고. 메시지를 보내고 몇 분 후 답장이 왔나 싶어 전화기를 확인하는 순간, 아뿔싸, tired를 fired로 잘못 타이핑을 했던 것이다. 결국 내 메시지는 ‘피곤하죠’가 아니라 ‘당신 해고됐어’였다.   물론 그 친구에게 바로 전화해서 수습을 했다. 최근에는 한 매니저에게 “당신은 팀원들을 참 ‘인간적으로’ 대한다”는 뜻으로 “You are taking care of your teammate as ‘a human’” 이라고 말했다. human은 외계인 혹은 동물에 상대되는 말로서의 인간을 말하기 때문에 이 경우엔 person을 써야 했다. 그 친구는 내 의도를 알기에 “You mean as a person”이라고 웃으면서 넘어갔지만, 속으론 뜨끔했다.   오늘도 이렇게 실수하고 배운다. 내가 영어 오디오북을 일 년에 60여권 정도를 듣고, 매일 두세 시간을 영어공부에 쏟고 있어도 느는 것이 바로바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래도 서너 달 만에 만나는 동료들은 달라진 내 영어를 알아챈다.   올해도 한국 직장인들의 1위 새해 결심이 영어공부라고 한다. 언어는 단기적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결국 포기하지 않는 꾸준함만이 해답이다. 새해, 다시 한번 영어다. 정김경숙 / 구글 글로벌커뮤니케이션 디렉터기고 영어 새해 인생 영어공부 영어 공부 영어회화 완성

2023-01-20

[기고] 동토 융해를 촉진하는 지의류

지난 12월 미국지구물리학회에 동토 융해를 가속하는 지의류의 영향에 대한 연구를 발표했다. 이 발표는 지역 신문과 대학 등에 게재되어 많은 관심을 받았다.   동토는 지하 약 1미터 이하에 존재하며, 1미터 이하를 활동층이라 부른다. 그런데 동토가 존재하는 지표면의 물이끼 (sphagnum moss)는 수분 조절, 동토 융해 보호 등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동토가 존재하는 한대 산림은 우점종이 흑가문비 나무다. 흑가문비 나무는 성장 속도가 무척 느리고, 성장조건이 다른 식생에 비해 열악한 상황에서 성장한다. 또한, 흑가문비 나무가 있는 한대산림은 불연속 동토지역이다. 이 지역은 동토의 존재 비율이 50%에서 90%이다. 특히, 물이끼가 존재하는 지역은 극지역 대부분을 차지한다.     흑가문비 나무의 성장이 느리다는 것은 동토로 인해 저온의 환경에서 뿌리의 활성도가 다른 식생에 비해 느리다는 것을 의미한다. 흑가문비 나무는 대기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중요한 역할 (광합성)을 담당하고 있으며, 온실효과기체의 흡수원으로 위치하고 있다. 최근 기후변화에 따른 영향으로 흡수원에서 방출원으로 변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알래스카의 온난화 영향으로 동토 융해를 보호하는 물이끼의 천적인 지의류(lichen)가 확산하고 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것이 지의류의 영향으로 물이끼가 본래의 역할을 할 수 없는 환경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를 연구한 것이다.     지의류는 토양수분 증발을 보호하는 물이끼의 역할을 파괴한다. 그리고 지의류는 물이끼만 선택적으로 피해를 준다. 동물 및 바람에 의해 포자가 퍼져나가 오직 물이끼 위에만 착생한다.       이 지의류는 물이끼의 성장을 저해하고 종국에는 죽인다.  물이끼가 존재하는 곳과 지의류의 영향을 받은 곳은 지표면 온도와 수분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정상적인 물이끼는 수분이 많고, 지온은 다소 낮은 편이다. 그러나, 피해를 본 물이끼는 수분이 적고 지온 역시 높다. 이는 균열로 인해 수분이 쉽게 증발하고 대기의 높은 온도가 쉽게 지면으로 전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땅속에 있는 유기물이 쉽게 분해된다.     토양 미생물의 군집이나 활동 능력 또한 차이를 나타낸다. 햇빛이 없는 지하부는 식물의 광합성 반응과는 반대로 늘 호흡을 한다. 호흡은 산소를 체내로, 체내 이산화탄소는 뱉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토양 지하부의 미생물이 활동하며 토양 유기물을 분해해서 나오는 부산물이 이산화탄소다. 그래서, 이를 토양호흡 (soil respiration)이라고 명명한다.     지의류 피해를 본 물이끼는 더 이상 광합성을 하지 못해 이전과 다른 환경조건으로 변한다. 이때 토양미생물은 온도에 직접 영향을 받기 때문에 온도가 토양미생물의 활동에 직접 관여한다. 이는 토양에서 생성되는 이산화탄소의 대기 방출 지표로 사용되고 있다.  그래서, 이번 학술대회에서 지의류의 영향을 받지 않는 곳과 받은 곳의 토양기원 이산화탄소를 관측한 결과를 발표하였다. 즉, 지의류 확산으로 자연환경에 이산화탄소가 느는 것은 기후에 정의 피드백 (positive feedback)을 가속한다는 것을 실증한 것이다. 이는 극지를 더 온난화로 이끌 수 있다는 사실이다.     자연환경에서 온실효과기체의 방출원과 제거원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중요하다. 이번 발표는 얼마나 많은 이산화탄소가 대기로 방출되는지를 정량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높은 관심을 받았다. 지의류의 피해가 커질수록 물이끼의 역할이 줄어 동토의 융해까지도 영향을 준다는 것을 강조한 발표였다. 동토 온도도 상승하고 있는 현재, 지의류의 영향까지 커진다면 더 빨리 동토 융해를 촉진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6년 전의 야외관측에서 지의류의 확산을 알 수 있었다.  이는 기온이 점점 상승하고 있음을 의미하며, 미래의 극지 환경에 적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마음이 편치 않았다.   김용원 / 알래스카주립대 페어뱅크스 교수기고 지의류 동토 동토 융해 지의류 피해 토양수분 증발

2023-01-20

[기고] 작심삼일

새해 첫날이면 마음을 가다듬고, 올해는 꼭 실천에 옮겨 작심한 바를 이루려고 결단한다. 어느새 정월도 중순에 접어드는데 작심한 것들을 얼마나 실천했는지 궁금하다. 사실 조금만 노력해도 실천 가능한 것들인데도 ‘작심삼일’로 치부해 버릴 때가 많다. 그래도 해마다 정초면 반복되는 ‘작심삼일’이다. ‘작심삼일’로 끝나지 않겠다고 굳은 각오로 첫발을 내디뎠지만, 허망함 그 자체다. 그렇다고 묵은해의 모습으로 반복해 살기엔 자존심이 상하지 않는가. 아인슈타인이 “어제와 똑같이 살면서 다른 미래를 기대하는 건 정신병 초기 증세”라는 극단적인 말이 생각나기에 말이다.   그래서 발상전환이 필요하다. ‘작심삼일’, 결심이 사흘을 가지 못한다는 사전적 의미로 해석하기보다는 본래의 뜻을 새겨볼 필요가 있다. 고려시대에 ‘고려공사삼일’이, 조선시대에는 ‘조선공사삼일’이란 속담이 있다. 왜일까? 조정에서 하는 정책이나 법령이 사흘 만에 바뀐다는 것이다. 이 속담에서 ‘작심삼일’이 유래됐다고 한다. 조선 중기의 문신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야담집을 쓴 설화문학가 유몽인이 있다. 그는 ‘어우야담’에서 유성룡의 일화를 소개한다. 어느 날 유성룡이 역리에게 공문을 각 고을에 발송하라는 명을 내렸다가 공문에 잘못된 것이 있어 회수를 지시했다. 그런데 역리가 진작 발송했어야 할 공문을 사흘 동안 발송하지 않고 간직했다가 명이 떨어지자 그대로 가져왔다. 유성룡이 크게 화를 냈는데, 이때 역리가 “속담에 ‘조선공사삼일’이란 말이 있어 어차피 사흘 후 다시 고칠 것을 예상했기 때문에 사흘을 기다리느라고 보내지 않았다”고 했다. 어처구니없는 일이지만 당시 이런 일이 비일비재했기에 이런 속담이 있었지 않겠는가. 유몽인이 이 일화를 후세에 남긴 것도 명재상인 유성룡조차 그런 실수를 할 수 있으니, 무턱대고 떠오르는 대로 작심하지 말고, 사흘을 신중하게 생각하고 결정하라는 뜻에서였다고 한다.   가정에서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 경제, 문화, 체육 등 여러 분야 지도자들의 성급한 작심이 ‘작심삼일’로 끝날 때가 많다.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문재인 전 대통령의 취임사다. 그는 나라를 나라답게 만드는 대통령이 되겠다며 “청와대에서 나와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겠다” “퇴근길에는 시장에 들러 시민들과 격 없는 대화를 나누겠다” “광화문 광장에서 대토론회를 열겠다”며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약속이 재임 5년 동안 어느 하나 실천한 것이 없다. 모두가 ‘작심삼일’로 끝나지 않았는가.   유몽인이 언급한 핵심은 작심한 일이 ‘작심삼일’로 끝났다고 해서 없던 일이 아니라, 그 작심을 사흘 동안 다시 신중하게 생각하고 보완해서 뜻을 이루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무턱대고 새해이니까, 새로 취임하니까, 뭔가 해보겠다는 욕망으로 충분한 실천계획도 없이 열정만 앞세우다 보니 시작도 하기 전에 없던 일로 되어버리지 않는가.   새해 첫날 윤석열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대한민국의 미래와 미래세대의 운명이 달린 노동, 교육, 연금 3대 개혁을 더는 미룰 수 없다”며 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지난해 화물연대 파업이 물류대란으로 국가 경제를 어렵게 했기에 ‘노사 법치주의’로 노동개혁을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또한 교육개혁도 교육과정을 다양화하고, 누구나 공정한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뿐만 아니라 한국도 초고령사회로 연금재정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2057년에는 연금이 고갈된다고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연금재정에 관한 과학적 조사, 연구, 국민 의견 수렴과 공론화 작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했다. 3대 개혁이 계속해서 보완하고 실천 의지로 꼭 완성해야 ‘작심삼일’로 유야무야 사장되어 버리지 않고, 새로운 도약의 결실로 한국의 기상을 높일 수 있을 게다.   우리네 일상의 ‘작심삼일’도 마찬가지다. 새해 첫날에 세운 계획이 ‘작심삼일’로 포기할 것이 아니라 실천 가능하도록 계속해서 보완하여 목표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박철웅 / 일사회 회장기고 작심삼일 광화문 대통령 설화문학가 유몽인 광화문 광장

2023-01-18

[기고] 노금석 대위 미그기 귀순 사건

3년 간의 6·25 한국전쟁이 휴전으로 마무리 된 지 채 2개월이 못 되는 1953년 9월 21일 아침, 소련제 MIG-15 제트기 귀순이 있었다.  MIG-15 제트기를 몰고 김포공항에 착륙한 주인공은 당시 21세의 노금석 전 북한 공군 대위다. 바로 그가 지난달 26일 플로리다주 데이토나비치 자택에서 향년 90세로 별세했다.     1932년 함경남도 신흥에서 출생한 노 대위는 1949년 북한 해군 군관학교에 입학해 이듬해 만주에서 비행 훈련을 받은 뒤 전투기 조종사로 한국전쟁에 참전했다. 당시 19세였던 그는 최연소 전투기 조종사로 소련제 MIG-15 전투기로 100회 이상 출격했다고 워싱턴포스트의 블레인 하든 전 기자가 출간한 책 ‘위대한 수령과 전투기 조종사’에서 회고했다   당시 미국은 공산 측 최신 전투기인 MIG-15기를  피해서  야간에 폭격해야 했다. 당시 매우 우수한 전투기였던 MIG-15의 기체 정보를 알기 위해 미극동사령부는 이 기체를 몰고 귀순하는 최초의 조종사에게 포상금 10만 달러를 주겠다고 선언했다. 나중에 밝혀진 얘기지만 노금석은 그 엄청난 금액의 포상금이 있는 줄 모르고 귀순했다고 한다.   그는 훈련을 핑계로 평양순안비행장을 이륙한 뒤 김포공항으로 기수를 돌렸고 17분만인 오전 9시 24분 착륙했다. 이때의 극적인 광경을 전한 보도에 의하면, 김포공항에 착륙한 노 대위는 은색의 제트기에서 내린 즉시 북한 공군의 계급장을 떼었으며, 기타 신분증을 땅에 던져버리고 미군 비행사의 손을 덥석 잡았다고 한다. 이후 노 대위는 미국으로 건너가 닉슨 부통령을 면담하고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친필로 직접 서명한 미국 시민권을 받아 미국으로 이주했다. 어머니가 이미 월남한 상태여서 극적인 모자 상봉도 쉽게 이뤄졌다.   신변 보호 및 안전상 이유로 노 대위는 1954년 5월 미국에서 케네스 로라는 이름으로 개명을 했다.  그리고 델라웨어주립대학 항공공학과를 졸업한 뒤 듀폰 웨스팅하우스 등에서 항공엔지니어로 일했다. 그리고 2000년 퇴직 전까지 데이토나비치에 있는 대학에서 17년간 학생들을 가르쳤다.   노 대위를 만난 어머니는 “꿈만 같아서 믿어지지는 않는다”며  “금석이는 외아들로 5년 전 흥남화학학교에 다녔는데, 소위 인민군에서 해양대학에 보내주겠다고 데려간 후 소식이 끊어지고 말았다”고 했다.  아무튼 철의 장막을 뚫고 날아온 노금석 대위는 꿈에도 잊지 못하던 어머니와 5년 만에 다시 만나는 극적인 모자 상봉 장면을 보여줬다.   이제 고인이 된 노금석 대위는 생전 VOA와 인터뷰에서 “공산주의 독재 정치로 갈수록 후퇴하는 북한과 민주주의 국가로 번창하는 한국을 보면서 곧 통일될 것으로 기대했다”고 평소의 느낌을 말했다. 그의 어머니 고 여사도 기자의 물음에 몇 번이고 이와 똑같은 대답을 했다. 고 여사는 월남 후 4년간 피난민수용소에서 삯바느질하며 아들과의 상봉을 기다리며 살았다고 한다. 아들과 상봉 당시 고 여사는 거칠고 주름진 손으로 천주교에서 세례를 받고 얻은 검은 십자가를 어루만지며 신기한듯 아들의 얼굴을 쳐다보고 또 보고 하늘에 감사했다.   자유민주주의를 갈망했던 북한 공군 조종사 노금석 대위 귀순 사건은 1953년 9월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었다.   이재학 / 6·25참전유공자회 회장기고 노금석 미그기 노금석 대위 제트기 귀순 최신 전투기인

2023-01-15

[기고] ‘교토삼굴(狡兎三窟)’과 리스크 관리

2023년 계묘년은 검은 토끼해다. 토끼는 성질이 순하고 귀여울 뿐 아니라 영리하고 지혜로운 동물로 여겨진다. 별주부전에서도 토끼는 용왕에게 간을 빼앗길 위기 상황에서 기지를 발휘해 위기를 벗어날 만큼 영리한 동물로 표현되고 있다. 그래서 토끼에게는 재난에서 잘 벗어나는 지혜가 있다고 한다. 그리고 토끼가 위기에 대비해 세 개의 굴을 파 두었다가 그 중 한 쪽으로 빠져나가 목숨을 구한다는 교토삼굴(狡兎三窟)의 격언도 있다. 이것은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미리 대책을 마련하는 토끼의 지혜로움과 리스크 관리 능력을 의미한다.     리스크는 원하지 않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불확실성이다. 이러한 불확실성을 미리 예측하고 실제 리스크가 발생했을 때 리스크를 완화하거나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한 관리 계획을 수립하고 즉각 조치를 취해 나가는 과정이 리스크 관리이다. 우리가 리스크를 철저히 관리해야 하는 이유는 사소한 리스크 하나가 나중에 엄청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뿐 아니라 어떤 하나의 원인이 다른 결과를 초래하는 과정을 과학적으로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혹자는 ‘신이 세상을 창조할 때 확실성을 포함하는 것을 잊어버렸다’고 말한다. 그래서 인간은 결코 확실한 지식을 가질 수 없으며, 항상 어느 정도는 무지한 상태로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이 가진 정보의 대부분은 부정확하거나 불완전하다는 주장이다.     미래에 일어날 것을 예측하고 여러 대안 가운데 하나를 능동적으로 선택하는 능력이 리스크 관리의 핵심이다. 리스크 관리는 의사 결정이 필요한 모든 분야에서 중요하다. 그래서 효율적인 다섯 단계의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 첫째, 예측할 수 있는 모든 리스크를 찾아내어 목록을 작성한다. 둘째, 목록에 있는 리스크의 발생 확률과 영향에 근거하여 리스크를 정량화 한다. 셋째, 리스크를 완화시키기 위해 구체적인 방법을 선택한다. 넷째, 리스크 관리 계획을 세운다. 다섯째, 목록에 있는 리스크들을 모니터링하고 업데이트 한다.  그리고 효과적인 리스크 관리를 위해서는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말고 꾸준히 리스크를 예측하고 관리하면서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     리스크를 한문으로 쓰면 위기라는 단어가 된다. 위기는 위험과 기회라는 두 가지 뜻을 품고 있다. 그러기에 리스크 관리는 위험을 기회로 전환시키는 작업이다.   2023년에도 우리 앞에는 인플레이션 심화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가중되는 주거비용 부담, 끝나지 않는 코로나 사태 등 복합 위기가 도사리고 있다. 이런 어두운 경제 전망 속에서, 우리는 예상되는 위기와 예측 불가능한 위기를 전제로 올 한 해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세 개의 굴을 파 두었다가 위기를 모면하는 영리한 토끼처럼 리스크 관리 능력을 갖추어 모든 위기를 헤쳐나가야 한다. 왜냐하면 위기가 닥쳐올 때 준비가 되지 않은 개인과 조직은 무너지게 마련이지만, 잘 준비된 개인과 조직은 기회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손국락 / 보잉사 시스템공학 박사·라번대학 겸임교수기고 교토 리스크 리스크 하나 리스크 관리 위기 상황

2023-01-11

[기고] 토끼의 지혜가 필요하다

2023년 계묘년은 토끼해다. 토끼 모습이 잘 그려진 것으로 ‘토끼전’을 빼놓을 수 없다. 용왕이 병에 걸렸는데 어떤 약도 효과가 없다. 의원은 토끼 생간을 먹어야 병이 낫는다고 처방했다. 그 임무를 맡은 자라가 육지로 나가 토끼를 찾는다. 토끼를 만난 자라는 용궁에 가면 행복하게 살 수 있다며 감언이설로 토끼를 유혹한다. 유혹에 넘어간 토끼는 자라의 등에 업혀 수궁에 들어간다. 용왕이 토끼에게 간을 내놓으라고 하자 토끼가 놀라 간을 육지에 두고 왔다고 거짓말을 한다. 용왕은 토끼의 말을 믿고, 자라에게 토끼를 육지로 데려가 간을 가져오게 한다. 육지에 나온 토끼는 간을 빼고 다니는 짐승이 어디 있느냐고 자라를 놀리며, 자신의 똥이 열을 내리는 데 좋다며 똥을 칡잎에 싸서 준다. 자라는 토끼 똥을 가지고 가 용왕에게 먹이고, 용왕은 병이 낫는다는 내용이다. 현대에 사는 인간의 한없는 욕망과 지혜를 되새겨보게 하는 내용이다.   북한은 새해 벽두부터 대남 위협에 나섰다. 2022년 마지막 날과 새해 첫날에 각각 초대형 방사포 3발과 1발을 발사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를 두고 “남조선 전역을 사정권에 두고 전술핵 탑재까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또 초대형 방사포 30문이 노동당에 ‘증정’됐다고 밝혀 실전 배치됐음을 사실상 인정했다. 이미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해 말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전술핵무기를 다량 생산하고 핵탄두 보유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리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남한을 적으로 규정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새해 벽두에 북한의 도발을 주시하며 김승겸 합동참모의장을 비롯한 육·해·공군 및 해병대 지휘관과 화상통화에서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확실하게 응징하기 위한 확고한 정신적 대비 태세와 실전적 훈련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북한은 앞으로도 핵과 미사일 위협을 고도화하면서 다양한 대칭·비대칭 수단을 동원해 지속적인 도발에 나설 것”이라며 “우리 군은 일전을 불사한다는 결기로 적의 어떠한 도발에도 확실하게 응징해야 한다”고 단호하게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모 언론사와 신년 인터뷰에서도 “북한이 핵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도발이나 침략 행위에 대해서 단호하고 즉각적인 자위권 행사를 해야 한다. 그것이 오히려 확전을 막고 평화를 유지하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을 준비하라’는 말은 역사적으로 확인된 것”이라고 했다.   사실 한국은 핵무기가 없다. 북한의 핵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핵전력이 필요하다. 이에 윤 대통령은 솔직하게 “우선 과거 미국의 ‘핵우산’이나 ‘확장억제’ 개념은 미국이 알아서 다 해줄 테니 걱정하지 말라는 것인데, 지금은 그런 정도로 우리 국민을 납득시키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실효적 확장 억제를 위해 미국과 핵에 대한 공동 기획, 공동 연습 개념을 논의하고 있고, 미국도 상당히 긍정적”이라며 “핵무기는 미국의 것이지만 계획과 정보 공유, 연습과 훈련은 한미가 공동으로 해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강력한 한미동맹으로 군사력을 강화하여 대반전의 실마리를 찾는 것 같아 안심이다.   문재인 정권의 비굴한 비핵화보다는 강대강의 대북정책이 오히려 북한으로 하여금 섣불리 도발하지 못 하게 하는 제어장치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윤 대통령은 “장병들의 확고한 정신적 대비 태세와 실전적 훈련만이 강한 안보를 보장할 수 있음을 유념해 주기 바란다”고 했다. 안심이다.   2023년은 토끼의 지혜가 필요하다. 박철웅 / 일사회 회장기고 토끼 지혜 토끼 생간 토끼 모습 윤석열 대통령

2023-01-09

[기고] UC 파업사태와 대학 교육

한인들에게 캘리포니아 대학 시스템(UC)의 의미는 각별하다. UC 계열 캠퍼스들은 우수한 교육을 자랑하며, 한인 학생은 물론 한국 유학생도 많다. 한국에서는 UC 캠퍼스 중 하나인 UCLA를 ‘우클라대학’ 이라는 별칭으로 부를 정도고 UCLA 로고가 새겨진 옷들도 인기가 높다.     그러나 최근 UC의 명성에 상처를 입히는 사건이 여러건 있었다. 먼저  2019년 터져 나온 대학 입시 부정 사건에 UCLA가 연루된 것이다. UCLA 대학축구 코치가 입시 브로커와 짜고 뇌물을 받고 학생을 부정 입학시킨 것이다. 법원은 최근 코치에게 징역 8개월, 브로커에게는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또 다른 문제는 지난해 UC 교직원 파업 사태였다. 지난해 11월 UCLA, UC 어바인 등 UC 계열 10개 캠퍼스의 UAW(전미자동차노조연합) 소속 박사후과정, 대학원생, 교직원 4만8000명은 더 나은 급여와 혜택을 요구하며 한 달간 파업을 벌였다. 이로 인해 한 달간 수업 및 운영에 차질이 빚어졌으며, 교직원들은 임금인상과 처우 개선을 약속받고 파업을 종료했다.     학문의 전당인 명문대 교직원의 파업은 전례 없는 일이다. 이번 파업사태는 미국의 최대 공립대학 시스템인 UC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드러냈다고 UC버클리 출신으로 교육전문매체 에듀소스(EdSource)의 편집장을 역임한 루이스 프리드버그는 지적한다.         그에 따르면 첫번째 문제점은 주 정부의 UC 예산 삭감이다. 최근 50년간 대학 예산 전반을 연방정부의 지원에 의존하고 있지만, 캘리포니아 주 정부의 예산은 오히려 줄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1980년 UC 예산의 87%가 주 정부 부담이었으나, 40년이 지난 현재 주 정부 부담은 39%에 불과하다. UC버클리 전 총장 로버트 버게노는 “우리는 주립대가 아니라 연방 대학”이라고 자조할 정도였다.   두번째 문제점은 UC 재학생 숫자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늘었다는 사실이다.  UC는 고등교육 마스터플랜을 통해 고등학생 톱 12.5%를 입학시킨다는 방침을 고수했다. 그러나 캘리포니아 인구가 3배 가까이 불어나면서 해당하는 학생들의 숫자도 늘어나고 있다. 반면 UC가 최근 50년간 새로 연 캠퍼스는 UC 머세드 밖에 없어 학생 숫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학부생이 늘어나는 만큼 대학원생이 줄어들고, 유능한 대학원생을 타주 또는 사립대에 빼앗긴다고 프리드버그는 주장한다.   세번째 문제점은 폭등하는 캘리포니아의 물가와 생활비를 학생과 교직원들이 감당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노조에 따르면 현재 UC에서 공부하는 석사 과정 학생들은 연평균 2만4000달러를 받고 학교에서 조교 및 튜터 등으로 일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가파르게 상승한 주거 비용으로 인해 캠퍼스 주변 거주지 찾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임금과 보너스 인상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UC 봉급 체계를 실패한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미국 내 최대 공립대학 시스템인 UC 교직원의 파업사태는 조지아 등 타주에서도 관심을 끌고 있다. 필자가 거주하는 조지아주의 주립대인 UGA, GSU 등은 주내 학생 80% 이상에게 호프 장학금을 제공하며 수준 높은 교육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에 애틀랜타 한인 학부모들도 대학의 명성보다 자녀 학비 부담을 고려해 ‘조지아 주립대 진학’이라는 경제적으로 현명한 선택을 내리는 추세다. 우리 자녀가 다니는 주립대의 상황에 대해 학부모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다.  이종원 / 변호사기고 파업사태 대학 이번 파업사태 캘리포니아 대학 대학축구 코치

2023-01-06

[기고] 테크놀로지가 바꾼 세상

크리스마스 4일 전 미국을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연방의사당에서 연설할 때 가슴이 뭉클했다. 그의 건재함은 힘들고 고됐던 나날에 대한 안도감이자 새해에 대한 희망 같았다. 다사다난했던 지난 한 해는 새해를 딛는 준비 여정일 뿐이었다.   테크놀로지 덕분에 세상이 바뀌고, 그 변화의 영향이 지속될 2022년의 역사적 사건 3가지를 선정해봤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미지 생성과 챗GPT 인공지능, 가상자산 거래소 FTX의 파산이 그것이다.     요즘 우크라이나로 무차별 미사일 공격을 퍼붓는 러시아는 작년 2월 24일 단 한 번의 침략 준비 미팅도 없이 전쟁을 발발했다. 지금까지 다윗이 골리앗과의 싸움에서 패하지 않은 이유는 우크라이나인의 투지와 서방이 제공한 첨단 무기, 정확한 첩보, 전쟁 관리 소프트웨어 덕분이다. 고급 알고리즘 전쟁 시스템의 힘은 막강해서 총을 쏘는 적군에게 핵무기로 대응하는 격이다.  미국은 스타링크 인공위성 터미널 구매 비용을 지원해 우크라이나의 데이터 전쟁 토대 설립을 도왔다. 실리콘밸리의 여러 테크 회사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선을 위한 전쟁’이라고 생각해 신기술을 제공했다. 특히 팔란티어(Palantir)의 데이터 통합 소프트웨어는 수주 걸리던 전투 준비와 무기 재고 파악을 몇 초 만에 해결한다. 아마존은 우크라이나 정부와 인프라 등의 데이터를 아마존 클라우드에 올리기 위해 7500만 달러를 사용했다. EU는 센서를 이용해 공격 망을 만들고 인공지능(AI)으로 적군의 위치를 정확히 분석해 우크라이나에 알려준다.   작년 여름에 문자를 이미지로 전환하는 경이로운 AI가 여럿 탄생했다. 예술과 사기를 넘나드는 윤리적 논쟁에 휩싸였지만, AI 하나의 하루 이용자가 1000만 명이 넘는다. 오픈 AI 인공지능 연구소의 달이(Dall-E), 스테이블 디퓨젼(Stable Diffusion), 미드저니(Midjourney) 연구소의 AI들이 주인공이다. 특히 미드저니 연구소 AI가 생성한 이미지는 ‘콜로라도주 페어 미술대회’에서 디지털 아트 부문의 대상을 받아 ‘인간에 대한 AI의 승리’라는 주장도 나왔다.     11월 말 역대급으로 똑똑한 챗GPT(ChatGPT)가 출시됐다. 이에 소셜미디어에는 이용 후기와 의견들로 난리통이었다.오픈AI 연구소가 만든 챗 GPT는 머신러닝으로 훈련을 받고 독서량이 엄청나 언어, 음성 인식과 판단력이 뛰어나다. 사람같이 말하고 논쟁과 농담, 사과, 반성까지 한다. 코딩, 당뇨병 진단, 기사작성, 요리 레시피, 학교 숙제 등을 해주고 모든 질문에 답한다. 아이폰 첫 출시와 비교될 정도로 잠재력이 엄청나지만 위협감도 적지 않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암호화폐 거래소였던 FTX가 지난해 11월 11일 파산 신청을 했다. 그 뒤 한달 후 창업자이자 대표인 샘 뱅크먼-프리드가 8가지 혐의로 체포됐다. 주식과 선물 거래 규제 기관의 많은 전현직 인사들을 고문으로 고용했던 FTX의 몰락은 암호화폐의 실상이 폭로된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렇다고 디지털 화폐가 소멸되는 것은 아니다.   암호화폐 업계의 황태자였던 30살 뱅크먼-프리드는 고객 자금으로 계열사인 ‘알라메다 리서치’ 헤지펀드의 부족한 자금 충당, 바하마에 건물 45채 매입, 막대한 정치 기부금을 썼다. ‘암호화폐가 미래의 금융’이라는 수퍼보울 광고로 작년을 시작했던 암호화폐 시장의 골드러시 분위기는 FTX 파산으로 막을 내렸다. 이는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금융사기 중 하나라고 한다.     자유와 민주주의의 가치를 재조명한 우크라이나 전쟁, 무궁무진한 AI 능력을 보여준 챗GPT,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페에 대한 환상을 깬 FTX 파산은 테크놀로지가 바꿀 미래 모습의 서곡 같다. 테크놀로지가 윤리적으로 발전하도록 경계심을 높일 때다. 정 레지기고 테크놀로지 테크놀로지 덕분 우크라이나 전쟁 우크라이나 대통령

2023-01-04

[기고] 수요의 종말, 뉴 디맨드

안데르센(Hans Christian Andersen)의 동화 ‘미운오리새끼’에서는 편협한 기준으로 세상을 판단하는 오리와 암탉들이 서로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자기들만이 가장 아름답다는 그릇된 편견에 갇혀 살아가는 모습이 나온다. 이 동화는 편견으로 일관된 세상에서 다름을 인정하고, 자신의 고유한 정체성을 확고히 할 때 비로소 비교의식과 열등감을 내려놓을 수 있다는 교훈을 준다. 미운오리는 자신만의 대체불가능성을 상징하며 미운오리의 정체성은 창조성과 자율의지에 기인한다.   특정 산업과 자영업자들에게는 현대판 보릿고개와도 같았던 길고 긴 코로나19가 끝나간다. 하지만 지난했던 고비를 넘기고 나자 치솟는 물가에 보복소비도 끝을 보이며 수요감소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우려하던 빅스텝이 연이어 단행되고 지속된 원화절하로 불안감도 증폭되었다. 코로나19라는 비상상황이 만들어 놓았던 것들을 원점으로 돌리고 다시 시작해야 하는 그라운드 제로 상황이지만 그사이 많은 것이 변했고, 기존과 같은 방법만으로는 회복하기가 어려워졌다.   우리는 상징이 우선시되고 기능이 후순위가 된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 분명히 당장 필요하지 않음에도, 소비를 줄여야 하는 상황 속에서도, 전에 없던 새로운 경험에 솔깃해지고 허를 찌르는 참신함 앞에 소비자들은 무너진다. 그런 혁신적인 상품이나 서비스를 만날 때 우리의 뇌는 스스로 구매할 이유를 찾는다. 소비가 얼어붙는 수요 종말의 시대에는 소비자들이 자기합리화를 일으킬 만한 매력, 신선하고 거부할 수 없는 니즈를 창출해야만 다소 절망적인 내일의 현실을 헤쳐나갈 수 있다.   다시 말해 너무 획기적이어서 필요한지조차 혹은 갖고 싶은지조차 생각해본 적 없는, 그런 대체불가능한 수요를 창출해내야 한다. 수요는 감소하고 공급비용은 증가하는 진퇴양난의 경영환경에서도 불가항력적으로 매력적인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상품·서비스 개발전략을 ‘뉴 디맨드’(New Demand) 전략이라 한다. 이는 제품에만 해당하지 않는다. 브랜드와 기업, 그리고 사람 역시 그러하다.   뉴 디맨드 전략은 표준화와 거리를 두고 있으며 창조성과 자율의지를 내포한다. 미운오리새끼의 교훈처럼 남과 달라야 하고 대체불가능함을 입증하겠노라는 자율의지가 있어야 한다. 인간은 누구나 가장 저항이 적은 길을 선택한다. 최소의 자원으로 최대의 이익을 내야 하는 기업의 경우는 더욱이 그렇다. 그러나 어디에도 그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라는 보장은 없다. 심지어 진부한 이미지가 따라붙거나 확인된 시장에 따라 들어간 카피캣의 오명을 주기도 한다. 더욱 심각한 것은 변화하지 않는 관성이 고착화할수록 기업의 가치는 구멍 난 타이타닉처럼 서서히 함몰하게 된다.   뉴 디맨드 전략은 퀀텀 점프를 만드는 것이 아니다. 판의 흐름을 바꾸는 영리한 플레이를 기획하는 것이다. 득점을 많이 해야 이기는 게임판을 실점을 줄여야 이기는 시장으로, 속도가 중요했던 시장을 방향이 더 중요한 시장으로, 100점 만점이던 시장을 A-, B, C+와 같은 등급제의 시장으로 게임의 룰 자체를 바꾸는 일이다.   그리고 이는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합심하여 작은 성공들을 쌓아갈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 모든 포지션의 선수들이 조금씩 점유율을 높이면서 숏패스를 이어 공격기회를 만드는 빌드업 축구처럼 말이다. 실제로 오늘날 당장의 매출을 넘어 앱의 활성유저 수(MAU, DAU)나 재방문율, 매장 체류시간이나 소셜 버즈, MOU를 맺고 공동성과를 창출한 기업의 수 등을 중요한 지표로 삼는 사업도 늘고 있다.   뉴 디맨드 전략은 창조성과 자율의지를 요구한다. 없던 수요를 창출해 시장과 소비자들을 환기하기 위해서다. 사지 않아도 되는 수요를 억지로 만들라는 것이 아니다. 소비자 본인조차도 인지하지 못했던 수요를 발견하고 창출하라는 것이다. 너무 혁신적이어서, 너무 취향저격이어서, 너무 필요했었는데 그동안 없었기에 사고 싶게 만들어야 한다.   대체불가능성을 추구하는 데 가장 큰 적인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서는 자신감보다 진정성이 필요하다. 대체불가능한 진정성이야말로 뉴 디맨드 전략의 핵심이다. 2023년에는 평균주의의 관성에서 벗어나 거부할 수 없는 매력으로 무장한 뉴 디맨드로 승부수를 띄워야 한다. 뉴 디맨드는 엔데믹이 함께하는 그라운드 제로 상황에 반드시 필요한 생존전략이다. 이향은 / LG전자 고객경험혁신담당 상무기고 디맨드 수요 디맨드 전략 수요 종말 수요감소 현상

2023-01-01

[기고] 구멍 뚫린 하늘의 안보

북한 무인기가 지난 26일 서울 북부 상공까지 침투했다. 군사분계선(MDL) 이남으로 북한 무인기가 침투한 것은 휴전 이후 처음으로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데 이어 북한의 대남도발이 한층 대범해지고 있다.     수도권 일대를 헤집은 북한의 무인기는 주로 대남 정찰을 위해 운용되지만 언제든 군사적 도발 수단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위협적이다. 무인기에 폭탄을 실어 국지도발에 나서거나 생화학 무기를 탑재해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북한의 꼼수이기 때문이다. 이번 북한의 무인기 침투는 최우선적으로 우리 군의 최전방 대비태세를 염탐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윤석열 정부의 대북강경 기조하에서 MDL 인근에 한국군의 주요 부대와 전력의 배치 운용 실태를 정탐하려는 의도라는 의미다.     일전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1부부장이 ICBM의 정상각도 발사 위협을 시사한 당일 일본 오키나와현 가데나 기지 소속 F-22 스텔스 전투기(랩터) 3대가 전북 군산기지에 전개된 바 있다. 안하무인 천방지축으로 날뛰는 북한의 넘버2맨이 뱉어내는 욕설과 막말에서 일직이 그 후과라는 걸 우리는 충분히 경험한 바 있다.     B-2 스텔스 전략폭격기도 전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군 관계자는 “B-52와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B-1B 등을 여러 종의 폭격기를 동시 전개해 대북 무력시위를 진행함으로써 미국의 확장억제의 최대치를 보여주는 시나리오도 예상된다”고 북한에 경고 한 바 있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공격용 드론이 활용되는 상황을 고려하면, 무인기를 이용한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한 경계도 소홀히 해선 안 된다.     아무튼 이번 북한의 무인기는 즉각 격퇴했어야 한다. 우리 군이 전투기와 공격헬기로 대응했다고 하지만, 북의 무인기가 영공을 5시간 동안 마음대로 휘젓고 다니는데 격추에 실패하고 이렇게 쉽게 영공이 뚫렸다는 것은 군지휘관의 책임이 아닐 수 없다. 국방TV 채널 댓글에는 군의 작전실패를 비아냥거리는 글로 도배가 됐다. 한가지 급소를 찌르는 글귀가 눈에 띤다. “무인기도 못막는데 유인기를 어찌 막는가” 그러면서 “만약 북의 무인기가 무장을 하고 수도권의 핵심시설을 타격했다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던 아찔한 상황이었다”는 지적이다.     군이 백여 발의 사격을 하고도 격추시키지 못했으며 오히려 공군 경공격기가 추락한 것은 약질 군대의 변명에 불과 하다. 작전의 실패는 국방의 실패라는 말과 같다.     합참 관계자는 격추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무인기를 식별했으나 민가, 도심지 상공이라서 비정상적인 상황 발생시 주민 피해를 고려해서 사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군은 무인기가 포착되자 헬기의 20㎜ 포로 100여 발 사격을 가했으나 격추에는 실패했다. 한국군의 전투 능력이 이정도 수준이란 말인가. 지난 정부의 평화추종 이념이 군을 싸우기 싫어하는 착한 군대로 만들어 버린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나타나듯 전쟁 상황에서 무인기가 차지하는 역할과 비중이 점차 커지는 상황에서 군이 대민 피해를 고려해 작전 수행이나 요격에 소극적으로 임했다는 것은 군의 존재 이유 자체를 망각한 변명이 아닐 수 없다. 구멍 뚫린 하늘의 안보 누가 책입 질 것인가.   이재학 / 6·25참전유공자회 회장기고 구멍 하늘 무인기 침투 스텔스 전투기 스텔스 전략폭격기

2022-12-30

[기고] 북극에 나타난 야토병

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북극곰을 포함한 다양한 북극 동물이 토끼와 관련된 진드기 매개 병원균에 노출되고 있다. 이 연구는 온난화된 북극에서 질병이 어떻게 확산될 지 예상 경로를 추적하기 위한 목적이다.     미국 지질조사국(U.S. Geological Survey) 과학자들은 ‘토끼열’이라고 불리는 질병인 ‘야토병’을 일으키는 박테리아에 노출됐을 경우의 증상에 대한 조사를 했다. 조사가 이루어진 북극 해안 종 중에서는 북극여우와 북극땅다람쥐가 가장 높은 수준의 혈청 유병률(혈액 내 야토병과 싸우기 위한 항체가 있는 비율)을 보였다. 북극여우와 땅다람쥐의 혈청 유병률은 각각 21.2%, 33.3%였다. 순록은 6.5%의 혈청 유병률로 낮은 수준을 보였고, 북극곰의 혈청 유병률은 연구 중간값인 13.3%였다. 혈청 유병률은 동물들이 야토병에 걸린 적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박테리아에 얼마나 많이 노출되었는가를 의미한다. 즉, 혈청 유병률이 높을수록 다른 동물에게 감염시킬 확률이 높은 것이다.     실험동물에는 다양한 크기의 포유류와 세 가지 유형의 둥지 거위가 포함되었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동물의 혈청 샘플을 채취하였으며, 연구 지역은 미국 최북단 도시 우투퀴아그빅(Utqiagvik·옛 베로우) 주변 지역에서 캐나다 국경까지의 북극해 해안선이었다. 이 연구는 북극 온난화에 적응하는 야생동물의 질병과 질병 병원균의 확산을 추적하기 위한 광범위한 프로젝트다. 연구자는 이전에는 어떤 감염도 없었지만, 현재 야토병 박테리아가 훨씬 많이 퍼져있다고 보고했다. 알래스카에서는 눈신토끼(snowshoe hare)가 야토병의 숙주이며, 질병 발생은 중앙 알래스카 페어뱅크스와 내륙의 다른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고 한다. 온난화로 눈신토끼는 알래스카 내륙뿐만 아니라 북쪽 해안 지역에서도 발견될 정도로 서식지가 확대되고 있음도 알 수 있다. 더욱이, 관목이 툰드라 지역으로 더 북상한다면, 무스와 비버를 포함한 다양한 동물 종도 북상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기후 변화, 즉 온난화로 알래스카 북극곰이 야토병에 걸릴 위험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즉, 현재 북극곰은 평균 13.3%의 혈청 유병률로, 2017년 북부 알래스카 뷰포트해(Beaufort Sea)에서 조사 당시의 평균 4.8%와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또 2021년 캐나다 허드슨베이의 북극곰에 대한 연구에서도 질병에 대한 노출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해빙 감소로 알래스카 북극곰이 육상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면서 질병 노출과 감염률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세가지 종의 북극 거위도 야토병에 노출된 항체를 가지고 있음이 최초로 밝혀졌다. 알래스카나 다른 북극지방에 서식하는 조류에 대한 야토병 연구가 전무한 상황에서 이들 거위의 항체 정보는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더욱이, 2020년 중앙 알래스카 페어뱅크스 지역에서 애완동물이 산토끼나 설치류로부터 야토병에 걸린 사례가 발견되기도 했다.   야토병은 사람도 감염될 수 있지만 그런 일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고 한다. 일부 야생동물 사냥꾼이 병원균에 노출될 수 있다는 증거는 있지만, 아직 알래스카에서 보고된 적은 없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사람에게 나타나는 야토병 증상은 피부궤양, 인후염이 있으며 심각한 경우에는 폐렴과 같은 기침, 흉통 및 호흡 곤란도 나타난다.   한편, 러시아의 동토층에서 고대 거대 미생물이 최근 발견되었다. 이에 대한 피해나 영향은 아직 보고되지 않았지만, 북극 온난화로 고대 미생물의 영향뿐만 아니라 야생동물에 대한 질병이 점차 확산될 것으로 예측된다. 김용원 / 알래스카주립대 페어뱅크스 교수기고 야토병 북극 알래스카 북극곰 현재 북극곰 북극 온난화

2022-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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