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글보벌 부채의 기록적 증가 후유증
헤지펀드 업체인 트레시스(Tressis)의 수석 경제학자이며 ‘재정시장과 은행 관계’ 저자인 다니엘 라카레 박사 역시 부채 증가 상황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그에 따르면 매년 글로벌 부채 규모가 큰 폭으로 늘고 있으며, 이는 세계 경제에 위험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지난해 기준 글로벌 부채 규모는 총 313조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 해 이자로 지출되는 돈만 2조 달러가 넘는다. 특히 미국의 부채는 34조 달러로 전체의 10%가 넘는 규모다. 더구나 의회예산처(CBO)는 앞으로 4년 동안 미국의 부채가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한 해 이자로 지출하는 돈만 6500억 달러가 넘는다.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2.45%에 달하는 규모다. 이 비율은 갈수록 더 높아질 전망이다. 연방의회 예산국은 이자로 지출되는 돈이 GDP의 5.8% 수준에 달하면 버티기가 힘든 상태가 된다고 경고한다.
이러한 혼란 상태를 해결하기 위해 세금 인상을 추진할 수 있지만 간단치가 않다. 불확실한 경제 환경에서 세금 인상으로 인한 경제적 충격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적자 재정 상황은 정부의 지출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정부의 적자 재정은 통화량 확대로 이어져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 이는 근로자의 실질임금 하락과 이자율 상승으로 이어진다. 재정 적자를 해결하기 위한 세금 인상과 인플레이션은 중산층과 중소기업을 무너뜨릴 수 있다.
시장의 위험이 현실화 되기까지는 일정 시간이 소요된다. 효과적인 대책을 세워야 하지만 정치인들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 최악의 경우 다음 정부로 짐을 넘기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결과는 심각하다. 국가적 생산성 약화와 물가상승으로 서민층은 고통을 받게 된다.
최근 국제재정기구연구소(IIF)도 급격한 부채 증가를 우려하고 나섰다. IIF는 매년 세계의 부채 규모가 15조 달러 이상 늘고 있다며, 현재 수준은 10년 전에 비해 210조 달러나 증가한 것이라고 밝혔다.
국가 부채의 증가는 자연스러운 통화 흐름을 막고 화폐 제도에 대한 신뢰도도 떨어뜨린다. 결국 경제 성장과 재정 안전성에도 위협을 주게 된다. 불안정하고 혼란스러운 상황을 만들어 소비와 투자에도 악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국가 재정 지출은 비생산적인 부문이 많다. 정부의 부채 증가는 경제 성장을 방해하고 불안정한 상황을 만든다. 그리고 정부는 이런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또다시 통화량을 늘리게 된다. 하지만 통화량이 늘면 서민의 구매력은 감소하게 되고 정부에 대한 신뢰도도 급격하게 하락하게 된다.
현재 글로벌 경제는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고립된 경제는 없다는 의미다. 만약 어느 국가에서 눈덩이처럼 불어난 재정 적자를 견디지 못해 문제가 발생하면 이는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의미다. 세계 각국의 부채 현황도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김기천 / LA카운티 중소기업자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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