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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화로 신차 윈도스티커 사라지나

가격 조정·업데이트 예약 편리
딜러, 인벤토리 관리에 효율적
가격조정 쉬워 소비자에 피해도
소매점도 디지털 가격표 도입

터스틴 오토몰의 한 자동차 딜러에 전시된 신차에 부착된 윈도스티커. 박낙희 기자

터스틴 오토몰의 한 자동차 딜러에 전시된 신차에 부착된 윈도스티커. 박낙희 기자

신차의 주요 정보를 담고 있는 윈도스티커가 디지털에 밀려 사라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버즈, 카스쿱스 등 자동차 전문매체들에 따르면 최근 디지털 윈도스티커가 인기를 얻으며 일부 딜러들이 도입, 교체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1958년 마이크 먼로니 상원의원이 발의한 자동차정보공개법이 발효되면서 먼로니(Monroney Label)로 불리고 있는 윈도스티커에는 신차의 고유넘버(VIN)부터 제조사, 엔진 등 주요 사양, 옵션, 연비, 연료, 안전평가, 가격 등이 게재돼 있다.
 
일반적으로 윈도스티커는 신차의 측면 차창에 부착되고 있는데 지난 2018년 독일업체 DiCoSo가 개발한 디지털 먼로니 6만개를 유럽지역 240여개 딜러가 사용하면서 편의성, 효율성 등을 인정받고 있다.
 
DiCoSo는 미국시장 진출에 나서 최근 솔트레이크시티의 스바루 딜러와 계약을 맺고 첫해 1만~1만5000개의 디지털 먼로니를 공급하고 수년 내로 5만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디지털 먼로니의 장점으로는 딜러들이 실시간 재고 관리, GPS 위치 확인, 가격 조정, 업데이트 예약 등을 몇번의 터치만으로 해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주말, 휴일에 상관없이 재고 및 트렌드 정보 등을 신속하게 공유함으로써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하지만 디지털 먼로니 도입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딜러들이 재고와 수요에 따라 손쉽게 가격을 조정해 소비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으며 데이터 집계 등 보통 수작업으로 며칠씩 걸리는 업무를 단 몇 시간 만에 완료함으로써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사이버 공격, 해킹으로 가격이 인위적으로 조작될 수 있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디지털 먼로니와 같은 디지털 가격표는 이미 수십만개의 재고를 보유, 관리해야 하는 대형 체인매장인 월마트가 가주 일부 매장에 도입했으며 오는 2026년까지 2300개 매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LA타임스는 대형 소매업체들이 디지털 가격표 도입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가격 족쇄가 풀릴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일부 상원의원들과 소비자옹호단체들은 디지털 가격표로 인해 수요, 공급에 따라 탄력적으로 가격을 조정하는 동적 가격 책정(Dynamic Pricing) 전환이 가능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동적 가격 책정이란 폭염에 아이스크림 가격을 올리거나 폭풍 예보에 따라 물과 통조림 가격을 신속하게 인상하는 것을 말한다. 항공사나 호텔 등도 예약 상황에 따라 가격을 조정하고 있다.
 
월마트와 크로거는 동적 가격 책정 구현 계획이 없으며 디지털 가격표는 종이 가격표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는 데만 사용될 것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소매업계 전문매체 리테일와이어의 도미니크 미제란디노 대표는 “업체들이 비용을 절감하는 대신 소비자들의 신뢰와 충성도를 잃을 수도 있다. 인플레이션에 따른 물가 상승으로 소비자들이 가격 폭리를 경계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반응이 압도적으로 부정적이라면 빨리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글·사진=박낙희 기자 naki@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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