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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하마스 수장 신와르 제거”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최고 정치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사진)를 제거했다고 17일 알렸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과 신베트(국내 정보기관)가 1년간 추적한 끝에 전날 남부사령부 소속 군인들이 가자지구 남부에서 하마스 테러조직 지도자 신와르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카츠 외무 장관도 “대량 살인범 신와르가 이스라엘군에 살해됐다”며 “자유세계 전체의 승리이며, (이스라엘인) 인질 귀환과 하마스 통치의 교체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했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전날 828여단이 가자지구에서 작전을 수행하던 중 테러리스트 3명이 사살됐다”고 밝혔고, 이중 1명이 신와르와 닮아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치아와 지문을 기반으로 유전자정보(DNA) 검사를 진행했다.   하마스 수장인 신와르는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의 기습 공격, 이른바 ‘알아크사 홍수’ 작전을 주도했으며, 이스라엘군의 ‘제거 1순위’ 표적이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는 더는 가자지구를 통치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고, 대니얼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군이 지난 6주 전 사망한 이스라엘 인질들 곁에서 신와르의 DNA 흔적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살인자 테러리스트”라며 “그가 사망함으로써 세계는 더 나아졌다”고 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와 통화 후 “인질 석방을 위한 단계로 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정의가 실현됐다”고 환영했다. 강민혜 기자 kang.minhye@koreadailyny.com이스라엘 하마스 이스라엘군 대변인 이스라엘 인질들 이스라엘 카츠

2024-10-17

[FOCUS] 휴전협상 '막판조율'…가자 피비린내 멈추나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18일 이스라엘을 방문했다. 작년 10월 7일 가자전쟁 발발 후 9번째 방문이다.   지난 15∼16일 카타르 도하에서 이스라엘, 미국, 이집트, 카타르가 가자지구 휴전과 인질 석방 협상을 끝낸 지 이틀 만이다. 중동 지역 확전을 막고 휴전 협상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이스라엘을 압박하기 위한 외교 행보로 해석된다.   도하 협상은 이스라엘의 미온적 태도와 하마스의 불참 속에 별다른 성과 없이 마무리됐다. 미국 등 중재국들은 이견을 좁히기 위한 중재안을 제시했다며, 이번 주 이집트 카이로에서 후속 협상을 이어간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이츠하크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현재 진행 중인 협상이 11개월째에 접어든 전쟁을 끝내기 위한 합의에 이를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그는 “이건 결정적 순간”이라며 “인질들을 집으로 데려오고 휴전을 성사시키며 모두가 항구적 평화와 안보를 위한 더 나은 길로 나아가도록 할 최선이자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백악관 고위 관계자도 가자 휴전 협상이 ‘엔드게임(최종단계)’에 있다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16일 브리핑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이집트, 카타르 지도자들이 통화했다고 전하고 “지난 몇 달간 진행됐던 절차들이 이제 최종단계에 이르렀다는 데 세 지도자 간에 공감대가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미국은 특히 지난달 말 헤즈볼라 최고위 지휘관 푸아드 슈크르와 하마스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 피살 등으로 이란의 이스라엘 보복 공습 우려가 제기된 상황에서 가자 휴전을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외교 공간을 확보하는 데 주력해왔다.   자국에서 발생한 하니야 암살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하고 피의 보복을 공언한 이란은 휴전 협상을 지켜본다는 입장을 피력했다는 언론 보도들이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미, 이란, 이스라엘 당국자들을 인용해 이란이 가자 휴전협상을 위한 시간을 주기 위해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습을 미룰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난 16일 보도한 바 있다.   악시오스 등 매체들에 따르면 이란은 카타르, 이집트 등 이번 휴전협상에 참여하는 아랍권 중재국들과 접촉하며 협상에 개입하고 있다.   특히 이란은 가자지구 휴전을 통한 중동의 안정을 원한다는 입장을 미국에 간접적으로 전달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자지구 종전은 대선후보직에서 사퇴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중동정세 안정을 위해 퇴임 전에 해결할 최우선 과제로 삼는 사안이기도 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블링컨 장관을 이스라엘에 보내는 이유에 대해 협상 타결을 위한 ‘집중 노력’ 외에도 “포괄적 휴전과 인질 석방 협상이 눈앞에 다가온 지금, 이 지역 누구도 이 과정을 훼손하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이란이 주도하는 보복 행위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의 보복과 그에 따른 이스라엘의 재반격은 중동을 더 큰 전쟁으로 몰아넣을 가능성이 크다. 미국은 외교 전선에서 진전을 이루면 더 큰 혼란을 막아낼 수 있다고 기대감을 표명해왔다.   그러나 미국 등 중재국을 제외하면 기대는 크지 않은 듯 보인다.   영국 가디언은 이번주 추가 협상이 예정돼 있지만 이는 ‘진정한 평화의 기회’라기 보다는 논의 과정을 살리려는 ‘필사의 시도’처럼 느껴진다고 평했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지도자들이 지금 싸움을 계속하는 게 더 얻을 게 많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마스도 도하 협상에서 나온 중재안을 거부했다. 하마스는 “네타냐후 총리가 더 많은 조건을 추가해 (협상을) 더 복잡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하마스의 새 정치지도자로 휴전 협상을 이끌게 된 신와르는 그동안 가자지구 지도자로 대이스라엘 무력 저항을 이끌어온 인물이다. 상대적으로 실용주의자였던 하니예와 다르다.   가디언은 “신와르는 협상에서 하마스가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믿는 것 같다”며 그가 가자 민간인 피해가 늘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압박을 키워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와르는 또 가자 많은 지역에 하마스가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고, 새 전투원도 모집할 수 있다는 점도 알고 있다고 가디언은 덧붙였다.   이어 협상의 핵심은 신와르와 네타냐후 총리가 모두 ‘승리’라고 주장할 만한 공식을 찾아내는 것이라며, 이는 매우 어렵지만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짚었다.   한편 네타냐후 총리가 19일(현지시간) 블링컨 국무장관을 만나 가자지구 휴전·인질석방 협상 논의에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보도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날 3시간에 걸친 회담 뒤 낸 성명에서 “회동은 긍정적이었다. 좋은 분위기였다”며 “네타냐후 총리는 최근 미국의 인질 석방 제안에 대한 이스라엘의 지지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외견상 미국의 제안에 동의한다는 뜻이지만 네타냐후 총리가 하마스 완전 소탕을 휴전의 조건으로 보는 만큼 미국과 공조하겠다는 외교적 수사일 가능성도 있다.       ━   이란도 가자 협상에 물밑 개입      이란 중재국과 잇단 통화 전면전 피할 ‘명분’ 모색   중동 지역 확전을 막기 위한 가자 전쟁 휴전 협상에 이란이 다각도로 개입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18일 보고서를 통해 이란이 이번 휴전 협상 기간 중재 당사국과 여러 차례 접촉해왔다고 밝혔다.   ISW에 따르면 알리 바게리 이란 외무장관 대행은 15일과 16일 이틀에 걸쳐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 겸 외교부 장관과 전화 통화를 했다.   이란은 이번 휴전 협상에 직접적인 중재 당사국이 아니다. 카타르 도하에서 15∼16일 열린 회담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중재국들과 물밑 접촉을 통해 진행 상황을 민감하게 파악하고 있는 것은 협상 타결 여부가 이란으로서도 중요한 문제기 때문이다.   가자지구 휴전은 하마스 정치지도자 하니예가 지난달 31일 테헤란에서 암살된 이후 이란이 공언해온 대이스라엘 보복을 억제하거나 그 수위를 완화할 열쇠로 여겨진다.   이란 고위 당국자들은 최근 가자지구 휴전 협상에서 합의가 도출될 경우에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직접적 보복이 자제될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FOCUS 피비린내 막판조율 휴전 협상 가자지구 휴전과 하마스 정치지도자

2024-08-19

[FOCUS] 말 더듬고 동문서답…TV토론 거센 역풍에 ‘백기’

조 바이든 대통령이 21일 2024년 대선 민주당 후보직에서 사퇴했다. 지난해 4월 25일 X(옛 트위터)를 통해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지 1년 3개월 만이다. “트럼프를 이길 수 있는 최고의 후보는 나”라는 자신감 속에 대선 레이스를 시작했지만, 재임 기간 이어진 ‘두 개의 전쟁’과 인플레이션 위기가 그의 발목을 잡았다. 역대 최고령 대통령(81세)으로서 제기된 인지력·건강 우려는 불식되기는커녕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TV토론에서 폭발했다. 바이든을 후보 사퇴로 이끈 결정적 장면 5가지를 꼽아봤다.   ▶“주먹 인사만 해주고 …”   지난 2022년 7월 15일 바이든은 사우디아라비아 제2의 도시 제다에 있었다. 마중 나온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주먹으로 인사했다. 몇달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운 장면이다. 바이든은 2018년 튀르키예 이스탄불 사우디 영사관에서 피살된 사우디계 미국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배후로 빈살만을 지목하고 강하게 비판해왔다. “사우디를 국제적 왕따로 만들겠다”고도 다짐했다.   그랬던 그가 취임 후 처음으로 사우디를 직접 찾은 건 기름값 때문이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고 미국 내 유가도 급등했다. 이 여파로 2022년 6월 미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1년 내 최고치인 9.1%까지 치솟았다. 급한 불을 끄려 바이든은 ‘독재자와 손잡는다’는 국내 비판에도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실질적 리더인 빈살만에 석유 증산을 부탁했다.   시도는 실패로 끝났다. 두 달 뒤 OPEC과 주요 산유국 간 협의체인 OPEC+는 9월 원유 증산량을 하루당 10만 배럴로 정하며 7~8월 증산량(64만8000배럴)보다 더 줄였다. “주먹 인사만 하고 뺨 맞은 셈(CNN)” “정치적 모욕(뉴욕타임스)”이란 지적이 쏟아졌다. “인플레이션도 못 잡고, 전쟁도 못 끝낸다”는 바이든에 대한 비판은 이때 시작됐다.   ▶“제노사이드 조”   지난해 10월 무장정파 하마스의 무차별 학살로 시작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은 9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다. 3만 8000명이 넘는 가자지구 주민이 숨지고, 기아 등 인도주의적 위기도 심각하지만 하마스 궤멸을 공언한 이스라엘은 공격을 멈추지 않고 있다.   휴전을 요구하는 국제사회 목소리가 크지만 바이든의 태도는 어정쩡했다. 군사작전을 중단하고 휴전 협상에 나서라는 요구를 하면서도 이스라엘에 무기는 계속 공급하고 있다. 11월 대선 때문이었다. 전통 지지층인 무슬림, 반전 성향 유권자도 중요하지만 선거자금의 ‘큰 손’인 유대계 유권자 눈치도 봐야 했다.   바이든의 ‘위험한 줄타기’는 역풍을 맞았다. 4월 뉴욕 컬럼비아대에서 시작된 대학가 친 팔레스타인 시위에선 “바이든은 ‘제노사이드 조’(대량학살자 조)” “바이든과 트럼프의 차이를 못 느끼겠다”는 말이 나왔다. 트럼프와 공화당은 “바이든이 나약해 중동 상황이 악화됐다”고 비판했다. ‘집토끼’ 지지층도 잃고 표심 확장에도 실패하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젤렌스키에 “푸틴 대통령”   지난해 6월 콜로라도 공군사관학교 졸업식 행사장. 졸업장 수여 후 이동하던 바이든이 갑자기 넘어졌다. 경호원 등의 부축을 받고 일어나 자리에 앉은 바이든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바이든의 ‘꽈당’ 넘어짐은 처음이 아니다. 2021년 3월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 계단을 오르다 발을 헛디뎌 넘어졌고, 2022년 6월에도 자전거를 타다 페달 클립에 발이 걸려 넘어졌다.   말실수도 잦았다. 지난 2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으로 불렀다. 5월엔 “한국 대통령 김정은을 위한 그(트럼프)의 러브레터들”이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한국 대통령으로 칭했다. 급기야 지난 11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트럼프 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푸틴 대통령”으로 부르는 치명적 실수를 저질렀다.   ▶‘폭망’ TV토론     지난달 27일 열린 바이든과 트럼프의 TV토론은, 바이든으로선 ‘대참사’였다. 토론 전만해도 양측 기세는 팽팽했다. 뉴욕타임스(NYT)가 이틀 전 분석한 전국 여론조사 지지율 평균은 46% 동률이었다.   바이든은 토론 시작 직후 이상한 낌새를 보였다. 잘 들리지 않을 만큼 말에 힘이 없었고, “어, 음”을 연발하며 더듬었다. 국가부채에 대한 트럼프 질문에 “메디케어(의료보험)를 이겼다”고 동문서답했다. 트럼프는 놓치지 않고 “방금 본인이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는 것 같다. 바이든이 메디케어를 망가뜨렸다”고 받아쳤다.   토론 직후 실시한 CNN 여론조사에서 트럼프가 잘했다는 응답은 67%로, 바이든(33%)을 ‘더블 스코어’로 따돌렸다. 4년 전인 2020년 9월 첫 토론 직후 CNN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바이든이 잘했다는 응답이 60%였고, 트럼프가 28%였던 것과 정반대 결과다. 이후 민주당 내부에선 후보 교체론이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주먹 쥔 트럼프 사진   쐐기를 박은 건 트럼프 암살 미수 사건이다. 토머스 매슈 크룩스(20)는 지난 13일 오후 6시 12분 펜실베이니아 버틀러의 한 공장 건물 옥상에서 AR-15 소총 방아쇠를 당겼다. 120m 떨어진 곳에서 유세하던 트럼프를 향해 탄환이 날아갔다.   트럼프가 잠시 고개를 돌리는 찰나, 총알은 그의 귀를 스쳐 지나갔다. 트럼프 지지자 1명이 숨지고 2명이 중상을 입었지만, 트럼프 생명엔 지장이 없었다. 경호원들이 자신을 감싸며 호송을 시도하는 중에도 트럼프는 청중을 향해 “싸우자”고 세 차례 외쳤다.   귀에 피가 나는 가운데 성조기를 배경으로 주먹을 불끈 쥔 트럼프의 사진은 이후 지지자에게 영웅 이미지를 심어줬다. 공화당 일각에선 “선거는 사실상 끝났다”는 기류까지 번졌고, 민주당 내에서 바이든 하차론은 더욱 거세졌다. FOCUS 동문서답 tv토론 도널드 트럼프 사우디계 언론인 하마스 전쟁

2024-07-22

가자 휴전 난항에 인도주의 위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4일 150일을 맞은 가운데 협상은 답보 상태다. 하마스 대표단이 회담 장소에 도착했지만, 이스라엘은 생존 인질 명부를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대표단 파견을 보류했다.   4일 CNN·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하마스 가자지구 2인자로 꼽히는 칼릴 알 하이야가 이끄는 협상단이 전날 이집트 카이로에 도착했다.     중재를 맡은 미국·카타르 대표단도 도착한 상태다.     하마스는 이슬란 금식월 라마단인 오는 11일부터 한 달 뒤 명절인 '이드 알 피트르'(내달 9~10일)까지 휴전을 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측은 "하마스가 생존 인질 명단, 교환 대상 보안 사범 수 등 요청사항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대표단을 보내지 않았다.   휴전안 골자는 인질 교환과 약 4주간의 휴전이다.   이스라엘 감옥에 억류된 하마스 구류자 400명이 풀려나는 대신 억류중인 이스라엘 인질 100명중 약 40명을 석방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앞서 지난달 23일 이스라엘과 중재국이 프랑스 파리에서 4자 회의를 통해 하마스에 이 같은 협상안을 제시했다.     미국은 지난 2일 이스라엘 정부가 이 같은 조건을 "어느 정도 내부적으로 받아들였다"고만 알렸다.     이날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은 하마스측 특사와 중재국 중재국 간 논의에 "상당한 진전이 있다"고 보도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 소통보좌관은 이날 온라인 브리핑을 통해 "이스라엘은 전향적인 협상안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며 "그것을 받아들일 책임은 하마스에 있다"고 했다.     이스라엘 대표단이 파견되지 않은 것에는 "협상안에 동의했으며 하마스가 이를 받아들여 진전을 이루길 바란다"며 "대화가 진행중"이라고만 했다.   가자 지구의 인도적 위기는 고조되고 있다.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최근 카말 아드완 병원에서 어린이 최소 15명이 영양실조와 탈수 증세를 보이다 숨졌다.   지난달 가자지구에 진입한 구호품 트럭 수는 2300여대로, 직전달 대비 50% 가까이 줄었다.   가자지구 인구 220만명중 117만명은 '비상' 수준의 식량 불안 상태다. 강민혜 기자 kang.minhye@koreadailyny.com인도주의 휴전 이스라엘 대표단 하마스 대표단 이스라엘 인질

2024-03-04

[종교와 트렌드] 하마스 전쟁과 아킬레우스의 분노

일리아드(Iliad)는 고대 그리스의 작가 호메로스가 지었다고 하는 그리스 최고 영웅 서사시이다. 10년에 걸친 그리스군의 트로이 공격 중 마지막 해의 51일 동안 일어났던 사건을 노래한 것으로 그리스의 장군인 아킬레우스가 중심이 되어 원한과 복수에서 파생되는 인간의 비극을 다뤘다. 이 책의 주제는 '아킬레우스의 분노'다. 책의 시작도 분노라는 단어로 시작한다.     "분노를 노래하소서, 여신이여! 펠레우스의 아들 아킬레우스의 분노를."   연합군을 이끌던 탐욕스런 미케네 왕 아가멤논이 자신의 여자 노예를 빼앗아갔기 때문이다. 그리스의 맹장 아킬레우스는 분노했다. 트로이 전쟁에서 호메로스가 냉정하고 명확하게 탐구한 것은 인간의 분노였다. 그래서 그는 의도적으로 '분노'라는 말을 작품의 첫 단어로 선택한 것이다. 조그만 분노의 불씨가 연속 반응으로 다른 분노를 낳고 점점 겁잡을 수 없는 복수혈전의 고리로 들어가는 것이다.   분노한 영웅이 전장에서 발을 빼자 승세가 트로이아 쪽으로 기울고 그리스 군대는 위기에 내몰린다. 무수한 동료 전사들이 죽어갔다. 그러던 중 자신을 대신해 전장에 뛰어든 절친 파트로클로스가 적장 헥토르에게 죽고만다. 슬픔과 분노에 찬 아킬레우스의 복수혈전이 시작된다. 마침내 적장 헥토르를 죽이고 만다. 그의 화는 헥토르를 죽이고도 분이 풀리지 않는다. 헥토르의 시신을 마차에 매달아 친구의 무덤 주위를 돌고 돌았다. 아들의 시신을 성벽 위에서 지켜보는 아버지 프리아모스 왕의 마음은 찢어졌다.   헥토르의 아버지 프리아모스 왕은 한밤중 적진을 뚫고 아킬레우스의 군막을 찾는다. 그리고 아킬레우스의 무릎을 잡고 두 손에 입맞추며 시신 양도를 호소한다. "고향에 계신 아버지를 생각하시오"라고 하자 아킬레우스의 분노의 마음이 풀어진다. 그리고 장사하도록 시신을 놓아준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은 이와 같지 않나. 오랜 분쟁의 역사를 통해서 누가 먼저 시작했고 누가 책임이든 희미해지고 분노가 악순환 된다. 이번에 하마스가 무차별적으로 이스라엘을 공격해서 무고한 사람들이 많이 죽어갔다. 그 잔인성에 혀를 두른다. 그러나 그에 대한 이스라엘의 보복은 어떠한가. 하마스 공격의 몇 배, 수십 배로 갚아준다. 악이 악을, 분노가 분노를 낳는 순간이다. 왜 전쟁을 시작했는지도 나중에 알 수 없는 지경에 이를 것이다.   세계는 전쟁 중이다. 그동안 평화가 지속하였던 세상은 끝난 것 같다. 세상은 알고리즘의 영향으로 사람들은 더욱 극단적이다. 사람의 생각하는 지성이 없어지는 시대다. SNS나 유튜브가 사람의 생각을 지배하고 극단적인 이념들로 사람들이 충돌한다. 사랑과 평화가 없어지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인간은 기본 디폴트값이 악이라고 본다. 그나마 종교로 선해질까 말까하는 노력도 이제는 극단적인 종교주의로 세상이 병들어 가고 있다. 누가 분노의 고리를 끊을 것인가. 누군가 예수님처럼 희생하는 정신이 있어야 한다.     오늘날 종교충돌, 문명의 충돌, 이념의 충돌은 더 심해질 것이다. AI 가 우리를 더욱 길들일 것이다. 이 와중에 깨어서 주절이 주문 외우는 기도만이 아니라 세상을 읽고 희망과 길을 제시하는 종교가 필요할 때이다.   jay@jnbfoodconsulting.com 이종찬 / J&B 푸드 컨설팅 대표종교와 트렌드 아킬레우스 하마스 아들 아킬레우스 맹장 아킬레우스 하마스 전쟁

2023-11-27

[기고] 하마스의 땅굴 작전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지상 공격이 계속되고 있다. 이스라엘방위군(IDF) 대변인은 “보병·기갑·포병부대와 공병부대가 가자지구 북부에 주둔 중이고 치열한  전투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가자지구의 민간인 사상자도 급증하면서 국제적인 우려를 낳고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군의 공격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유대교의 명절인 초막절이 끝나는 안식일에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로부터 기습 공격을 당했다. 이스라엘 국민은 연휴를 즐기고 있다가 하마스에 허를 찔린 것이다. 철통 방어를 자랑하는 이스라엘의 대공 방어 시스템 ‘아이언 돔’도 하마스의 재래식 로켓포 5000여 발에 무력화됐다.     역사적으로 현대 전쟁은 대개 휴일 등 장병들이 휴가 또는 휴식을 취하는 동안 기습작전으로 시작된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진주만 공습도 주민들이 잠들어 있던 일요일 새벽 감행됐다. 6·25전쟁을 일으킨 북한의 남침도 모두가 방심하던 일요일 새벽에 일어났다. 하마스도 이스라엘이 방심하고 있을 때 기습공격을 했다. 혹 중동에서 전면전이 발생할 경우 북한은 한반도에서 힘의 공백이 생겼다고 오판해 하마스식 기습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땅굴은 전쟁사에 자주 등장하는 전술이다. 과거 삼국시대에 중국의 당 태종은 고구려 안시성을 함락하기 위해 성 앞에 거대한 토산을 쌓았다. 이에 고구려는 토산 밑에 굴을 판 뒤 지하수를 흘려 기반을 허물어 적을 섬멸했다. 독일군도 2차 대전 때 지하에 숨은 프랑스의 레지스탕스를 공격하기 위해 굴에 대량의 물을 퍼붓는 전술로 은폐 작전을 와해시켰다.     하마스 조직을 끝장내겠다는 명분으로  가자지구로 진격한 이스라엘 방위군도 땅굴 파괴 작전을 벌이고 있다. 이미 하마스가 구축한 땅굴 가운데 100곳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태평양전쟁 때 오키나와에 상륙한 미군은 땅굴에 매복한 일본군에 발목이 잡혔다. 미군은 굴마다 수류탄을 던져 넣고 화염방사기를 쏘아댔지만 일본군이 끝까지 저항해 피아간에 엄청난 사상자를 냈다. 6·25 때 중공군은 휴전선 일대에 총 길이 5000㎞의 땅굴을 팠다. 공습을 피하고 병력을 이동시키는 지하 만리장성이었다. 미 공군은 밤낮으로 폭격했지만 끝내 완전히 파괴하지 못하고 말았다.     미군은 베트남전쟁 때 신출귀몰하는 베트콩의 땅굴에 고전했다. 초대형 폭탄을 투하해도 밀림 깊숙이 자리 잡은 땅굴은 무사했다. 당시 한국군은 땅굴 입구에 연막탄을 피워 연기가 오르는 곳마다 철판으로 틀어막았다. 결국 베트콩들은 연기와 허기를 참지 못하고 뛰쳐나와 투항했던 사례다.     이번 가자 사태를 계기로 ‘9·19남북군사합의’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특히 우리 수도권 등 대도시에도 지하철을 비롯한 지하시설이 크게 늘었고, 북한에도 1만개 이상의 지하시설이 있기 때문에 가자지구 땅굴 전투를 교훈 삼아 한국군의 지하 전투 대비가 시급하다는 것이 군사전문가의 지적이다.      미로처럼 얽혀 있는 하마스의 땅굴을 뚫고 인질 구출 등 특수 임무를 수행 중인 이스라엘 정예부대의 작전이 주목되는 현재 양상이다      한국군도 북한군의 땅굴 작전을 경험한 바 있다. 북한군은 1970년대부터 비무장지대 전역에 걸쳐 모두 20개 이상의 남침용 땅굴을 굴착했으며 한국군은 이 가운데 4개를 발견해  장악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경계해야 할 일이다. 땅굴은 재래식 전투에서 아직도 긴요하게 이용하는 작전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재학 / 6·25참전유공자회 회장기고 하마스 땅굴 하마스식 기습 땅굴 파괴 하마스 조직

2023-11-12

[이슈 진단]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강 건너 불 아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이스라엘에서도 전쟁이 터지면서 미국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10월7일 이스라엘에 5000발의 로켓포를 발사하는 기습작전을 감행했다. 곧이어 하마스 전사 수백 명이 이스라엘 영역에 진입, 군인과 민간인 1400여명을 사살하고 최소 220명을 인질로 잡아갔다.     이스라엘은 즉시 특별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반격에 나섰다. 10월27일 ‘전쟁 2단계’를 선언하고 가자지구로 진입해 지상전을 확대하고 있다. 천천히 진입하면서 하마스를 궤멸시키려는 장기전 양상이다. 양측 희생자는 현재까지 1만3000명을 넘었다.   미국은 즉각적인 대응에 나섰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10월7일 긴급 연설을 통해 “이스라엘이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튿날 세계 최강 ‘제럴드 포드함’ 항모전단을 동지중해에 배치했고, F-35와 F-15 등 전투기 편대도 배치했다. 10월14일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항모전단도 급파했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은 “이스라엘을 겨냥한 적대행위나 이 전쟁의 확대를 억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2020년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가 수교한 데 이어 최근에는 미국의 중재로 이스라엘이 이슬람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관계 정상화 협상에 속도를 내오면서 하마스 등이 반발해 왔다. 사우디아라비아와 관계가 불편한 이슬람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이 중동 평화를 뒤흔들려 하마스와 헤즈볼라를 부추겨 전쟁을 일으킨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10월17일 “가자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세력들에게 참전하라고 지시한 셈이다. 레바논에서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북부를 공격하고, 예멘 후티 반군이 남쪽에서 드론과 미사일로 이스라엘을 공격하면서 참전하고 있다. 하마스, 헤즈볼라, 후티 반군은 모두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다.   미국이 중동전쟁으로 계속 빨려 들어가는 형국이다. 오스틴 장관은 10월31일 상원 청문회에서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세력들이 미군을 공격한다면 “우리는 대응할 것이다”고 답변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현재까지 최소 768억 달러 상당을 지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의회에 우크라이나 지원 600억 달러에 더해 이스라엘 지원 140억 달러를 요청했다.  군수물자와 무기를 지원하는 돈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연방정부 재정적자가 심각한 미국에겐 두 개의 전쟁은 벅차다.   이런 상황에서 미 동맹국에 또 전쟁이 발발한다면 미국이 감당할 수 있을까? 워싱턴 정가에선 유럽과 중동에 이은 세 번째 전쟁이 동북아에서 발발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만과 한반도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중국도 대만을 침공할 것이라는 관측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헌법을 수정해 2023년 3월 3연임에 성공한 시진핑 주석이 2027년 네 번째 연임을 위해선 명분이 필요한데, 대만 통일만큼 매력적인 게 없다.     그래서 대만에서 총통선거(2024년1월13일)가 끝나고 미국 대선(2024년11월5일)이 치러지기 전 중국이 대만 침공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예측이 있었다. 미군의 전력이 중동으로 분산돼 그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중국의 대만 침공에 미군이 개입하게 될 경우 북한이 이때를 기회라 생각할 수도 있고, 또 중국이 미군의 전력 분산을 위해 북한을 부추길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기습 남침을 하거나 국지전이 전면전으로 확전될 경우 7일 안에 남한 전역을 점령하겠다는 신작전계획을 2015년 수립했다. 미사일, 방사포, 특수전 요원 등 비대칭 전력으로 초반에 기선을 잡은뒤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핵미사일로 위협해 미군의 개입을 막겠다는 전략이다.   미국은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을 10월12일 부산항으로 보냈다. 지난 4월 워싱턴선언을 통해 한미 양국이 합의한 “미국 전략자산의 정례적 가시성 증진” 에 따른 조치이지만, 북한과 중국의 오판을 막기 위한 포석이기도 하다.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전쟁으로 미군의 전력이 분산된 때에 한반도 주변 정세가 급변하는 최악의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이무영 / 뉴미디어 국장이슈 진단 이스라엘 하마스 이스라엘 지원 이스라엘 영역 이스라엘 북부

2023-11-02

[기고] 가자지구 전쟁 틈탄 증오범죄 안된다

지난 14일 시카고 근교에서 이슬람교도를 향한 잔인한 증오범죄에 의해 팔레스타인계 가정의 6세 소년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집주인인 백인 조셉 추바(71)가 세입자인 팔레스타인계 가족을 습격해 6세 소년을 숨지게 하고, 소년의 어머니도 다치게 한 것이다. 경찰은 “용의자는 두 피해자가 이슬람교도라는 이유로 잔인하게 공격했다”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프랑스 고등학교에서 교사가 이슬람 극단주의 성향의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목숨을 잃었고 벨기에에서는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대원을 자처한 괴한의 총격으로 스웨덴인 2명이 숨졌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 발발 이후 미국 내 유대인과 이슬람교도를 향한 위협이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특정 종교나 인종에 대한 공격은 크게 잘못된 것이다. 먼저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자체가 종교 분쟁(religious conflict)이나 인종 분쟁(ethnic conflict)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팔레스타인계 미국인 언론인 자말 다자니는 지적한다. 그는 “이번 분쟁은 영토 분쟁(colonial conflict)”이라며 “누구든 자기가 사는 땅에서 내쫓겨 난민이 된다면 분쟁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뉴욕 비영리단체에서 활동중인 팔레스타인계 미국인 파틴 자라라 역시 이번 전쟁을 ‘이스라엘대 하마스’라고 규정하는 것을 거부하며 “이번 전쟁은 한 지역에서 오래 살아온 사람들이 강제로 이주당한 탓에 벌어지는 영토분쟁”이라고 동의한다.   전쟁의 대의는 차지하더라도, 미국 내 이민자들 사이의 증오범죄를 우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자니 기자는 “트럼프 집권 기간 백인우월주의, 반유대주의, 이슬람 공포증이 퍼졌다”고 지적한다. 이어 그는 백인우월주의자는 국제적으로 무슨 분쟁이 발생하건 그것을 구실로 타인종을 공격하는 성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캘스테이트 샌버나디노 내 증오극단주의연구소(Center for the Study of Hate)의 브라이언 레빈 교수 역시 유대인과 무슬림 대상 혐오 범죄 증가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레빈 교수는 “유대인 공격 사건의 범인들을 보면 백인우월주의자뿐만 아니라 정신질환자, 종교 극단주의자, 잘못된 정의감에 사로잡힌 인물들”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또 과거 IS(이슬람국가) 등이 그랬던 것처럼 하마스도 미국 내 테러를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그는 “하마스와 헤즈볼라는 유대인을 죽이지 않으면 심판의 날이 오지 않으며, 이는 이스라엘 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대학교 캠퍼스에서도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의 여파가 일고 있다. 지난 13일 뉴욕 브루클린 칼리지에서는 뉴욕 시의원이 총기를 소지한 채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대 앞에 나타났다가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비영리단체 ‘평화를 위한 유대인(Jewish Voice for Peace)’ LA지부의 에스티 챈들러는 “당장 UCLA에만 가봐도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학생들이 온라인에서 비난받고 있으며, 이들은 교내에서 집회를 여는 것조차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하버드대에서 팔레스타인을 지지 시위를 했던  학생들이 온라인에서 비난받거나 취업을 거부당하는 것도 비슷한 사례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은 미국 땅에서 이민자로 살아가는 우리에게 결코 남의 일만은 아니다. 자유의 나라 미국은 그동안 유대교와 이슬람교는 물론 모든 인종과 종교인들이 공존하고 평화롭게 살고 있음을 자랑으로 여겨왔다. 그러나 특정 종교, 특정 인종에 대한 증오심이 깊어지면 결국 소수민족이 표적이 될 수밖에 없게 된다. 백인이 아니면 누구든 증오범죄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한인사회 역시 증오범죄에 반대하고 인종과 종교에 상관없이 모두가 화합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 목소리를 내야 할 것이다.  이종원 / 변호사기고 가자지구 증오범죄 이스라엘대 하마스 팔레스타인계 가족 하마스 분쟁

2023-10-30

LA에서 "팔레스타인 자유" 외쳤다

“강에서 바다까지 팔레스타인은 자유로울 것이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가자지구 내 본격적인 지상전을 선언한 가운데 LA에서는 대규모 항의 시위가 열렸다.     LA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28일 팔레스타인 청소년 운동(Palestinian Youth Movement) 등 민간 시민단체가 LA다운타운 퍼싱 스퀘어에서 개최한 집회에 1만여 명이 모여 반이스라엘 시위를 진행했다. 이들은 이스라엘과 하마스간의 유혈 사태가 시작된 지난 7일 이후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수천 명의 팔레스타인 민간인이 사망한 것에 항의했다.     이날 집회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 중단을 촉구하는 연설에 이어 참가자들이 다운타운에서 6가를 따라 목소리를 높이며 행진을 이어갔다.     행사에 참여한 풋볼 선수 살라 오데는 “가자 주민에게 인도주의적 지원이 제공돼야 한다”며 “팔레스타인은 군사적 지원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LA 거주하는 네가르 미자니는 남편과 3살짜리 딸과 시위에 나섰다. 미자니는 “전쟁이 종식되고 당장 휴전이 이뤄지기를 바란다”며 “가자지구 사람들의 존엄성을 존중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와의 전쟁으로 인해 현재 양측의 시위는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전 세계로 번지고 있다.     일주일 전에는 수천 명의 친팔레스타인 시위대가 LA 퍼싱 스퀘어에 모여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전범으로 비난하는 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힐 거리를 행진했다. 2주 전에는 수천 명의 친팔레스타인 시위대가 LA 이스라엘 영사관 인근에 모여 가자지구 폭격 규탄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현재 이스라엘은 지상전을 선언 한 후 가자 지구 북부 터널 입구에서 하마스와 본격적인 교전을 벌이고 있다. 〈관계기사 본국지〉 이란은 이스라엘을 향해 “레드라인을 넘었다”고 경고하면서 확전 우려까지 고조되고 있다.     이가운데 지난 28일 팔레스타인은 이번 전쟁으로 숨진 6747명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명단을 공개했다. 하마스도 현재 가자지구에 이스라엘인 인질 등 230명을 억류하고 있다.   유엔 총회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을 향해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도 27일 채택했다.   한편, 지난 29일 네팔을 방문 중인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대해 인도주의적 목적의 휴전을 촉구하고 나섰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전 세계가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도주의적 재앙을 목격하고 있다”며 “이스라엘과 하마스에 즉각적인 인도주의적 휴전과 조건 없는 인질 석방을 거듭 촉구했다. 이은영 기자팔레스타인 자유 친팔레스타인 시위대 팔레스타인 하마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2023-10-29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종교로 얽히고 설킨 땅…대립과 갈등의 연속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지난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했다. 양측의 사상자만 1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     주류 언론들은 최근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를 언급한 것을 두고 압박을 느낀 팔레스타인 강경파가 행동에 나선 것으로 보도했다.   이번 공격은 국제 정세에 따른 단순한 사건으로 해석될 수 없다. 이면에는 종교를 중심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 역사적으로 응축된 갈등이 있다.     분쟁의 뿌리는 깊고, 종교는 갈등의 핵심이다. 이번 논란을 종교의 시각을 통해 알아본다.     현대의 이스라엘은 단순하지 않다.   그들이 자리 잡고 있는 땅에는 종교와 종교, 전통과 세속, 역사와 현재가 공존한다. 이는 역설을 낳는다. 공존 속 극심한 갈등이다. 종교가 분열을 끊임없이 양산하는 땅이다.   얽히고 설킨 그 땅에서 팔레스타인 자치 지구는 이스라엘 영토 내에 존재한다. 일례로 예수가 태어난 베들레헴의 경우 팔레스타인 자치 지역인 서안 지구 내에 있다. 그래서 특이한 땅이다. 이스라엘을 논할 때 팔레스타인을 빼놓을 수 없는 이유다.   현재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에서 사역중인 강태윤 선교사는 "이번 전쟁의 핵심은 땅의 문제이며, 서로 물러설 수 없는 생존의 문제"라며 "그런 땅을 영국과 프랑스 같은 강대국이 정치적인 이유로 분할하고 책임지지 않은것이 지금 모두에게 고통을 안겨준 것"이라고 말했다.     본지는 지난 2013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지역을 취재한 적이 있다. 그 당시 복잡했던 양측의 관계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   이스라엘 정부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자치 지역을 내줬다. 서안지구(장벽길이 약 430마일)와 가자지구(장벽길이 약 62마일)다. 이번에 공격을 감행한 하마스는 가자지구에 있는 무장 정파다. 가자 지구의 면적은 워싱턴DC와 비슷한 크기다. 서울시 면적의 절반 수준이다. 이곳에 무려 230만 명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살고 있다.     명칭은 '자치구역'이지만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그 안에 갇혀 살아간다. 사실상 '하늘만 뚫린 감옥'이다. 수백 마일에 달하는 거대한 콘크리트 장벽이 그들을 둘러싸고 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이스라엘 정부의 강력한 통제를 받는다.     장벽 검문소마다 중무장을 한 이스라엘 군인이 출입도 제재한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외부로 나가려면 이스라엘 정부의 허가증을 받아야 한다. 방문객도 철저한 검문검색을 거쳐야 출입이 가능할 정도다.   이스라엘은 분쟁 지역이다. 갈등이 억눌려 있는 땅이다. 중동의 화약고로 불리는 이유다.   이스라엘 전문가 이백호 목사(LA)는 "만약 중동 문제로 3차 세계대전이 발생한다면 이스라엘 지역이 전쟁의 시발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스라엘에 대한 하마스의 공격에 온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것은 그만큼 갈등이 첨예한 지역이라 그렇다.   장벽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가르는 분리선이다. 이는 지역적인 분리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종교를 중심으로 정치, 역사, 가치 등이 대립한다. 관점의 차이는 무섭다. 팔레스타인에게는 '분리 장벽', 이스라엘에게는 '보호 장벽'이다.   콘크리트 장벽은 회색빛이다. 갈등의 냉기는 벽 색깔처럼 차갑다. 높이 8미터, 두께는 50센티미터다. 거대한 장벽 이면에는 그만큼 뿌리 깊은 갈등이 내재한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그 땅은 조상 대대로 이어져 온 터전이다. 그래서 지키고 싶어한다.     동시에 그 땅은 국제사회의 역학관계 속에 이스라엘이 건국(1948년)된 지역이다. 건국 배경에도 종교가 스며있다. 성서의 기록을 근거로 '가나안 땅'의 실질적 지역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는 시오니즘(Zionism.유대민족주의운동) 사상이 깔려있었다.   이러한 뿌리 깊은 갈등은 현대 사회로 거슬러 오면서 영토 분쟁, 자결권, 유대인 정착촌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더해지며 더욱 심화하고 있다.   갇혀 있는 팔레스타인들은 장벽 너머의 알아크사 사원을 갈망한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은 단순히 장벽만으로는 해결하지 못한다. 종교 때문이다.   성서 속 예수가 주로 활동했던 예루살렘은 현재 이스라엘 영토 내에 있다. 유대인에게 예루살렘은 정체성 그 자체다. 민족 존립의 본질이다. 그런 예루살렘에서도 가장 중심부에는 '황금 사원'이 있다. 황금 사원과 함께 있는 것이 바로 알아크사 사원이다. 이 부분이 바로 역설의 공간이다.   우선 예루살렘이란 도시는 이스라엘 정부가 관할한다. 다만, 그 안에 황금 사원이 있는 지역만은 이스라엘 정부도 쉽게 건드릴 수 없다.   황금사원이 있는 그곳은 메카, 메디나와 함께 이슬람의 3대 성지로 꼽힌다. 무슬림은 이곳을 무하마드가 하늘로 올라간 자리로 믿고 있다. 반면, 유대인에게 이곳은 지성소(하나님이 임했던 장소)가 있던 곳이다. 구약 시대 때는 아브라함이 아들인 이삭을 여호와에게 바치려 했던 땅이다.     그 자리에 지금 이슬람의 황금 사원이 세워져 있다. 이스라엘의 영역 안에 있어도 유대인은 그곳에 절대 들어갈 수 없다. 일반 관광객이 황금 사원에 들어가려면 전신 검색 등 공항 수준의 까다롭고도 철저한 검사를 거쳐야 한다. 행여 황금 사원내에서 종교적 문제라도 발생하면 전쟁 같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서다. 방문객에게는 개장 시간도 하루에 일정시간만 허용될 정도로 분위기도 삼엄하다. 무슬림만 자유로운 출입이 가능할 뿐이다.     이 때문에 유대인들은 눈물을 흘린다. 눈 앞에 지성소가 있던 지역을 보면서도 그곳에 들어갈 수 없어서다. 그들이 슬피 우는 장소가 바로 황금사원 밖 아래쪽의 '통곡의 벽'이다. 검은색 복장을 입고 귀밑머리를 길게 꼬아 늘어뜨린 정통 유대인들이 몰려 매일 벽을 잡고 울며 기도를 하는 곳이 바로 그곳이다.     황금 사원 자리가 각기 품고 있는 종교적 의미를 소유하고 탈환하기 위한 이슬람과 유대교의 역사적 대립은 중동 정세의 최대 불안 요소다. 국제 사회도 타협점을 내놓지 못할 정도로 갈등이 첨예한 자리다.   대립은 구약의 이스마엘과 이삭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거기에 현대 사회로 접어들면서 국제 관계까지 복잡하게 얽혀버렸다. 오랜 갈등의 역사를 외부자적 관점에서 이해한다는 건 쉽지 않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더 나아가 유대인과 무슬림의 갈등을 단편적으로 해석하는 건 그래서 매우 위험하다. 갈등의 근저에는 목숨과도 바꿀 수 있는 종교가 깊숙하게 박혀 있다.   글ㆍ사진=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대립 종교 팔레스타인 지역 이스라엘 정부 이스라엘 영토

2023-10-16

[이-하마스 전쟁 일주일째] '지하드·무슬림들의 이교도와 전쟁' 촉구에 남가주도 긴장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전쟁으로 LA, 오렌지 카운티 등 남가주 지역에 경계 태세가 강화되고 있다.   특히 하마스의 전 수장이 세계 곳곳의 아랍인에게 ‘지하드(jihad)’를 촉구하면서 남가주 유대계 커뮤니티를 비롯한 각 기관에서는 테러 등을 우려, 순찰 및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 지하드는 투쟁, 전쟁, 성전이라는 뜻으로 이슬람교의 신앙을 전파하거나 방어하기 위해 이교도와 벌이는 투쟁을 말한다.   주말을 앞둔 13일 LA지역 유대교 회당, 남가주이슬람센터(ICSC) 등에는 무장 경비들이 서 있는 모습이 확인됐다. 또, 회당과 사원 주변으로 LA경찰국(LAPD) 경관들이 길가에 순찰 차량을 정차한 채 주변 동향을 살피는 등 경계를 늦추지 않는 모습이었다.   경찰은 이날 성명에서 “모든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 하고 있다”고 전했다.   LAPD 블레이크 차우 부국장 역시 KTLA와 인터뷰에서 “일단 지금까지는 LA지역에 위협의 징후는 없다”며 “그러나 우리는 모두에게 경각심을 가져 달라고 요청한다”고 말했다.   당국이 경계 태세를 강화하게 된 것은 지난 11일 하마스 전 수장 칼레드 메샤알이 로이터에 성명이 담긴 음성 파일을 보내면서 비롯됐다.   메샤알은 이 성명에서 “우리는 금요일(13일)에 모두 광장과 거리로 향해야 한다. ‘지하드’를 가르치고 배우는 모든 이들은 지금 그것을 적용해야 할 순간”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배우·방송인 노동조합(SAG-AFTRA)도 현재 진행 중인 파업도 잠시 중단했다. 노조측은 성명에서 “안전 문제를 고려해 LA를 비롯한 곳곳에서 열릴 예정이던 모든 피켓 시위 일정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특히 주말이 되면서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김소연(37·LA) 씨는 “이런 시기에는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공공장소에 가는 것도 두렵다”며 “특히 주말이라서 사람들이 많이 돌아다닐 텐데 당국이 치안에 신경을 써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학부모들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CBS는 LA지역 유대인 학교들은 이미 무장 경비 기관들과 계약을 맺고 보안 태세를 강화했다고 12일 보도했다.   LA통합교육구(LAUSD)도 성명을 발표, “법집행기관과 계속 협력하고 있으며 모든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적절하고 즉각적인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법집행기관들은 공립 학교 주변에도 순찰 인력을 늘리는 등 보안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전쟁의 참상 등이 담긴 영상이 퍼지는가 하면 시위를 자극하는 사례가 늘자 풀러턴교육구는 12일 학부모에게 자녀에 대한 SNS 사용을 주의해달라는 내용의 편지도 발송했다.   이미 지난 12일 UCLA, USC 등 남가주 지역 주요 대학 캠퍼스에서는 수백명의 학생이 참가한 가운데 친팔레스타인 시위가 대대적으로 진행되기도 했다.   한편, 하마스의 전 수장이 지하드를 촉구한 가운데 13일 수백 명의 친팔레스타인 시위대와 친이스라엘 시위대가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대규모 집회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양측 간 난투극이 벌어져 2명이 체포되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이-하마스 전쟁 일주일째 남가주 이교도 남가주 지역 남가주 유대계 투쟁 전쟁

2023-10-13

[뉴스 포커스] 민간인은 죄가 없다

가자지구, 하마스 기습 공격,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 사상자 급증…. 익숙한 단어들이 1주일째 세계 언론의 톱 뉴스가 되고 있다. ‘중동의 화약고’라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이 또 폭발했다. 가자지구를 장악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양상이 심상치 않다. 전쟁 6일 만에 확인된 양쪽 사망자만 2500명이 넘고 부상자는 1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가자지구는 길이 25마일에 폭 3.7~7.5 마일, 면적은 141스퀘어마일이다. LA시 면적(502스퀘어마일)의 3분의 1도 안되는 크기다. 이 지역에 200만 명이 넘는 인구가 살고 있다.  만약 이스라엘군의 지상 공격이 실행된다면 사상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 뻔하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를 향해 “모두 죽은 목숨”이라는 섬뜩한 경고까지 하고 나섰다.      폭탄과 총알은 군인과 민간인을 구분하지 못한다. 어느 전쟁에서나 군인보다 민간인 사상자가 더 많이 발생하는 이유다. 이번 전쟁도 예외가 아니다. 무자비한 공격에 양쪽의 민간인이 보는 피해와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번 전쟁을 민간인 시각에서 전한 2개의 기고문이 보도돼 눈길이 갔다. 하나는 영국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 출신 기자가, 다른 하나는 이스라엘인이 LA타임스에 보낸 글의 일부를 소개한다.   “토요일(7일) 오전, 런던의 집에서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폭격 소식을 들었다. 휴대폰에는 이미 300개가 넘는 메시지가 있었다. 가장 먼저 가자지구에서 활동하는 선배 기자 이브라힘에게 전화를 했다. 인턴 기자 시절 그와 함께 취재를 다니며 많은 것을 배웠다. 선배라기 보다 형처럼 느꼈다. 그는 상황이 악화하는 것 같아 사무실로 가고 있다고 했다. 얼마 후 그에게 조심하라는 말과 함께 이동하면 위치를 알려달라는 문자를 보냈다. 하지만 답이 없었다. 불안한 마음에 다른 기자들에게 연락했더니 이브라힘이 실종됐다는 것이다. 가자지구의 모든 지인에게 그의 행방을 물었다. 그때 한 기자로부터 연락이 왔다.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이브라힘은 숨졌고, 많은 기자가 실종됐다는 것이다. 그 순간 숨이 멎을 것 같았다.”     이 기자는 가자지구를 세계 최대 규모의 지붕 없는 감옥이라고 표현했다. 2007년 이후 이스라엘에 의해 육로와 해상은 물론 항공로도 통제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아내의 사촌 동생들이 이번에 하마스가 기습 공격한 키부츠에 살고 있다. 그들의 전언을 통해 당시 상황이 얼마나 긴박했고 처참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들은 폭발 소리에 집안 대피소로 향했다고 한다. 그런데 잠시 후 대피소 문을 부수려는 소리가 들렸고 연기와 함께 타는 냄새도 났다. 문을 잡고 버티며 옷에 물을 적셔 문틈을 막았다. 조용해진 후 밖으로 나와보니 집은 전소했고, 마을은 처참한 모습이었다. 많은 마을 사람이 살해되거나 납치됐다. 피살자 가운데는 어린이와 시니어도 많았다. 하마스는 음악 공연장까지 공격해 수백명의 무고한 사람을 죽였다. 그 끔찍한 장면을 영상으로 봤다면 평생 영혼의 상처로 남을 정도다. 무고한 사람을 죽이고, 납치하고, 폭행하는 것은 투쟁이 아니라 반인륜적 행위다.”     텔아비브에 거주하는 그는 대학원 박사 과정에 있는 평화주의자라고 했다. 그동안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군사 작전에 반대하는 시위에도 많이 참여했다고 한다. 그런 그도 이번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는 분노했다.     지금 가자지구는 전력이 끊기고 식량과 식수조차 부족하다고 한다. 인구 200만 명 중 30만 명이 난민 생활을 하고 있다. 하마스 기습공격의 대가를 죄 없는 민간인들이 치르고 있는 셈이다.   전쟁의 역사는 인류와 함께 시작됐다. 하지만 그 야만적이고 폭력적 속성은 수천 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좋은 전쟁’ 이란 있을 수 없다. 어떻게든 전쟁은 피해야 하는 이유다. 고위 군 관계자와 정치인들이 안전한 벙커에 앉아 발사 버튼을 누르는 순간 수많은 민간인은 탄식하게 된다.  김동필 / 논설실장뉴스 포커스 민간인 가자지구 하마스 민간인 사상자 민간인 시각

2023-10-12

이·팔 전쟁 1100명 사망…미 핵항모 전진배치

  ‘중동의 화약고’가 이번엔 크게 터졌다.   무장단체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사실상 국지전에 돌입하면서 민간인 사상자가 1100여 명을 넘어섰다.〈관계기사 본국지〉 미국은 핵추진 항공모함을 전진 배치하며 신속하게 이스라엘 지원에 나섰다.   하마스의 공격으로 텔아비브에서 사망한 민간인이 799여 명에 달하며, 가자지구의 팔레스틴 주민들 400여 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CNN이 8일 오후 보도했다.   양측은 예전처럼 군사 시설들을 타깃 공격함으로써 위협을 가했던 것과는 완전히 달리 아파트와 호 빌딩, 축제 현장에 폭탄과 미사일을 날리고 있으며 항공 침투를 통해 민간인을 납치하고 있다. 공격을 받은 도시들은 전역이 검은 연기와 사망자 가족들의 절규로 아비규환의 상태다.   이스라엘 주요 언론들은 하마스 무장군인들이 8일 레임 키부츠 음악 축제 현장을 공격해 최소 260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군인들이 축제 참가자들에게 무차별 총격을 가하고 납치하는 모습이 영상으로 보도되기도 했다.   ‘피의 보복’을 약속한 네타냐후의 회견과 동시에 가자 지구에도 공습이 이어져 총 400명이 넘는 민간인이 희생된 것으로 알려졌다. 희생자 명단에는 다수의 외국인 방문자들과 아동과 여성도 100명 넘게 포함됐다. CNN은 양측의 부상자가 8일 오후 현재 45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연방정부는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최소 4명의 미국인이 사망하고 7명이 실종된 상태로 보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미, 이스라엘 이중국적자로 알려졌다.     전쟁이 발발하자 주변 동맹 국가들과 미국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이스라엘의 동맹인 미국은 항모전단을 이동 배치하고 군 장비 등을 제공한다고 신속하게 발표했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은 8일 우선 제럴드 포드 항모전단의 동지중해 이동을 명령했다. 항모전단은 항공모함인 제럴드 포드함, 순양함인 노르망디함, 구축함인 토마스 허드너함, 매미지함, 카니함, 루스벨트함 등으로 구성됐다. 이들 항모들은 자체적으로 전쟁 전략을 수립하고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다.   이란도 움직였다. 하마스가 이스라엘 공격을 계획하는 데 이란 안보 당국자들이 도움을 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무장단체 소속 익명의 고위 관계자들을 인용해 8일 보도했다. 이란은 또 지난 2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열린 한 회의에서 지난 7일 이뤄진 하마스의 대규모 공격 작전을 승인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전쟁 발발로 양측이 무차별 공격을 감행해 민간인 피해가 늘어나자 당분간 확전 양상이 불가피한 것으로 세계 주요 언론들은 분석했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자 당분간 포연이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스라엘 측은 “길고 어려운 전쟁을 감수하겠다”고 표현했고, 하마스 측은 이번 기회에 ‘최대의 응징’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대리전을 넘어서 이란 등 주요 반미 국가들이 배후에 있음이 확인될 경우 확전이 불기피하다는 점에서 미국을 포함한 많은 서방 국가들이 초긴장 속에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한편 미국 내 이스라엘과 하마스 지지자들은 뉴욕 유엔본부와 타임스퀘어에서 8일 집회를 갖고 상대방의 공격에 대해 성토했으며, 일부는 촛불 행진을 벌이며 희생자들을 추모하기도 했다.   LA경찰국(LAPD)와 뉴욕, 시카고 경찰국 등은 양측 시위대의 충돌을 막는 한편, 혹시 모를 유대교와 이슬람교 회당 등에 관한 공격, 테러에 대비하느라 비상이 걸렸다. 최인성 기자 ichoi@koreadaily.com화약고 불바다 이스라엘 공격 하마스 무장군인들 무장단체 하마스

2023-10-08

이스라엘 철벽 '사이언돔' 4400만 건 해킹 공격…한 건만 빼고 다 막았다

가자지구에서 발사된 로켓을 90%의 명중률로 요격시킨 이스라엘의 방어시스템 '아이언돔(Iron Dome)'이 화제지만 이는 그야말로 '새 발의 피'다. 4400만여 건의 공격을 단 한 건만 빼고 다 막아낸 이스라엘의 자랑거리가 따로 있다. 이른바 '사이버 아이언돔'이다. 이스라엘 정부는 18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을 시작한 14일 이래 4400만 건이 넘는 해킹 공격을 받았지만 단 한 건만 빼고 다 막아냈다"고 밝혔다. 유발 스타이니츠 이스라엘 재무장관은 이날 내각 회의에 앞서 "최근 수년간 이스라엘이 컴퓨터 방어시스템에 투자한 결실을 이제 맛보고 있다"며 "유일하게 해킹당한 사이트도 10분 만에 복구했다"고 밝혔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보도했다. 재무부 대변인에 따르면 해킹 공격 대상은 대부분 국방 관련 정부 웹사이트였다. 이 밖에 시몬 페레스 대통령실 1000만 건 외교부 700만 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실 300만 건 등이었다. 이날 국제 해커그룹 어나니머스는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잘못된 행위에 반대해 이스라엘의 모든 사이트를 마비시킬 것"이라고 경고하는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렸다. 어나니머스는 전날 이스라엘 은행을 포함해 웹사이트 약 700곳을 공격해 다운시키거나 데이터베이스를 삭제했다고 주장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전쟁도 진행 중이다. 팔레스타인 군부는 트위터를 중심으로 이스라엘 국방부는 가능한 모든 SNS 매체를 사용해 공격하고 있다. 가자지구에서 일가족 3대 11명 몰살=19일 이스라엘의 가자 공습이 엿새째 이어지면서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이날까지 팔레스타인인 95명과 이스라엘인 3명이 숨지고 약 800명이 부상했다. 팔레스타인 피해자 중 약 절반이 여성과 어린이다. 특히 18일에는 일가족 3대 11명이 몰살하는 등 약 30명이 숨져 하루 사망자로는 최대를 기록했다. 가자지구 내 미디어센터도 공격당해 언론인도 8명 이상 다쳤다. 사태가 악화됨에 따라 국제사회는 휴전 중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19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을 만나 휴전 중재에 힘써 달라고 부탁했다. 동남아 3국을 순방 중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이스라엘의 자위권 행사를 지지한다"면서도 "가자지구에서 군사 활동을 강화하지 않고도 이를 달성할 수 있다면 더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2-11-19

" 아이언돔,<이스라엘 단거리 미사일 방어망> 하마스 미사일 90% 공중 격추"

이스라엘 인구의 절반 정도인 350만 명이 살고 있는 텔아비브에 17일(현지시간) 요란한 사이렌 소리가 울렸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발사된 미사일이 날아오고 있으니 긴급 대피하라는 경보였다. 사이렌이 울린 지 90초도 안 돼 100여m 상공에서 섬광과 함께 굉음이 들렸다. 이스라엘의 '아이언돔(Iron Dome)'에서 발사된 요격용 미사일이 가자에서 날아든 이란제 파지르-5 미사일을 명중시킨 것이다. 이 장면은 이스라엘 채널10 TV에 생생하게 잡혔다. 숨죽이며 대피했던 시민들은 안도의 숨을 내쉬며 환호성을 질렀다. 텔아비브에 아이언 돔 포대가 설치된 것은 요격이 이루어지기 불과 수시간 전이었다. 이처럼 5~70㎞의 단거리 미사일이나 로켓을 공중 요격하는 시스템인 이스라엘의 아이언돔이 가공할 만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 14일 가자지구를 실질적으로 통치하고 있는 하마스와의 교전이 시작된 이래 아이언돔의 요격 성공률이 90%에 달했다고 주장했다. CNN에 따르면 17일까지 가자에서 발사된 로켓.미사일은 737발이다. 이 중 492발이 이스라엘 지역에 떨어졌으며 245발은 요격됐다. 아이언돔은 텔아비브와 같이 인구집중 지역이나 민감한 군사시설로 향하는 로켓들을 주요 요격 대상으로 삼는다. 2011년 4월 아이언돔이 처음 실전 배치됐을 때 이스라엘은 성공률이 70% 정도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이번에 실전에서 90% 이상을 성공적으로 요격함으로써 아이언돔에 대한 국제적 수요가 늘 것으로 보인다. 한국도 유사한 시스템 도입을 검토 중이다. 우리 군의 지대공 패트리엇 미사일(PAC-2) 요격률은 40%밖에 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도 최근 발표됐다. 남북한이나 이스라엘-가자 등 영토가 작은 나라 간 국지전이나 전면전에서 아이언돔은 '게임 체인저(게임의 판도를 바꾸는 요소)'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스라엘은 보고 있다. 도어 골드 전 주미 이스라엘 대사는 "아이언돔은 적의 전략적 타격 능력을 무력화할 수 있다"며 "하마스가 과거에 했던 것처럼 로켓을 확보하려고 애쓰는 일이 소용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팔레스타인은 12년 전 처음 로켓 공격을 실시한 이후 지금까지 이스라엘 남부 지역 등에 1만3000발을 발사했다. 이스라엘 라파엘사가 2007년 개발을 시작한 아이언돔은 텔아비브 등 5곳에 배치돼 있다. 이 시스템은 트럭 등에 실어 이동시킬 수 있어 재배치가 쉽다.

2012-11-18

이스라엘 공습…하마스 최고사령관 사망

이스라엘이 14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연쇄 폭격을 가하는 과정에서 하마스 군 최고사령관이 사망하는 등 가자지구 일대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날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공습했으며 이 과정에서 이 지역을 통치하는 무장정파 하마스의 군사조직 수장인 아흐마드 알 자바리가 사망했다고 아랍권 위성방송 알 자지라와 AP통신이 보도했다. 하마스의 한 관리는 이스라엘이 이날 자바리가 탑승한 승용차를 공중 폭격해 그가 현장에서 즉사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습은 최근 나흘간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무장단체가 서로 미사일과 로켓포를 쏘는 등 교전을 벌이는 가운데 전격 이뤄졌다. 이스라엘 대내 정보부인 신베트도 이번 공습을 인정했다. 이스라엘 정부 소식통은 자바리를 포함해 모두 8명이 사망했다고 말했고 팔레스타인 당국은 지금까지 6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군 대변인 아비탈 레비보비치는 "가자지구의 테러리스트를 목표로 삼았다"며 "이번 공격은 주요 군사 작전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자바리가 폭격을 받고 사망한 뒤에도 가자지구의 군사훈련 시설 2곳이 이스라엘의 폭격을 받았다고 하마스 보안 관리는 말했다. 하마스 무장조직은 곧바로 보복 공격을 다짐했다. 하마스 산하 군사조직 '이제딘 알 카삼' 여단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 공습이 지옥의 문을 열었다"며 "우리는 저항의 길을 계속 걸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그동안 자바리를 1급 수배자 명단에 올리고 그의 행방을 추적해 왔다. 신복례 기자

2012-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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