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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시월과 옥토버(October)

한 해의 열 번째가 되는 달 시월(10월)이다. 한자로 十月이라고 쓰는데 중국어로 ‘스위에’ 라고 발음하기 때문에 ‘십월’에서 받침 ‘ㅂ’이 탈락하고 중국어와 비슷한 ‘시월’이 되었다고 한다.     영어로 시월은 옥토버(October)라고 부르는데 그레고리안 달력으론 한 해가 열 달이었지만 로마 황제 줄리어스 시저가 ‘The Twelve Tables (로마법 초기의 12 조문)’를 바탕으로 한 해를 12개의 달로 만든 탓에 여덟 번째  옥토버가 열 번째 달이 되고 말았다. 옥토버도 라틴 말의 ‘8’에서 유래했지만 8의 복합명사인 다른 낱말들(수학의 8각형 octagon, 음악의 8도 음정 octave)처럼 8이라는 숫자로 부르지 않고 ‘10번째 달’ 이라고 부르는 것이 특징이다.  아무튼 시월은 한국어나 영어나 이름부터 매우 특이한 달이다.   시월 초하루는 한국에서는 ‘국군의 날’이지만 미국에서의 ‘옥토버 1’는 1896년 연방 우정국의 직접 우편배달 시스템인 ‘Rural Free Delivery (R.F.D)’가 시작된 날이다.  한국에는 시월에 중요한 기념일들이 더 있다. 초사흗날은 개천절이고, 초아흐렛날은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문자인 한글날이다.     10월에 태어난 미국 대통령도 여럿 있다. 먼저 한국과 친밀한 관계를 맺었던  39대 대통령 지미 카터가 1924년 10월 1일에 태어났다. 올해 100세가 된 그는 대통령 퇴임 후에 더 존경을 받는 인물이다.  제26대 대통령인 시어도어 루스벨트는 1858년 10월 27일에 태어났고, 제34대 대통령인 드와이트 아이젠하워는 1890년 10월 14일에 출생했다.       한국의 대통령과 시월과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별로 좋지 않은 기억이지만 ‘10·26 사태’가 있다.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이 당시 중앙정보부장이던 김재규의 총격에 숨진 사건이다.    그리고 시월에는 유독 훌륭한 음악가, 화가, 작가들이 많이 태어났다. 미국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 유진 오닐이 1888년 10월 16일에 태어났고,  이탈리아의 유명한 오페라 작곡가 주세페 베르디의 출생일은 1813년 10월 10일이다.  또 1881년 10월 25일에는 스페인의 천재 화가 파블로 피카소가, 그리고 1885년 10월 11일에는 프랑스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 프랑수아 모리악이 각각 태어났다.    탐험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에 처음 도착한 것도 시월이다. 그는 1492년 10월 12일 바하마 제도에 도착, 아메리카 땅을 처음 밟았다. 이날을 기념하는 것이 ‘콜럼버스 데이’다.  LA시를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는 ‘콜럼버스 데이’ 대신 ‘원주민의 날(Indigenous Peoples Day)’로 부르고 있다.   1879년 10월 19일에는 토머스 에디슨이 세계 최초로 전구 실험에 성공했다. 그리고 1517년 10월 31일에는 마틴 루터가 비텐베르크 교회 정문에 그 유명한 95개 조의 격문을 게시함으로써 종교 개혁이 시작됐다.      윤경중 / 목회학박사·연목회 창설위원열린광장 october 옥토버 시월 초하루 대통령 퇴임 대통령 지미

2024-10-17

프랭크 김 OC CEO 퇴임…9년 동안 정부 행정 이끌어

프랭크 김 오렌지카운티 정부 최고경영자(CEO)가 11일 공식 퇴임했다.   지난 2015년부터 9년 동안 OC정부의 행정 총책임자로 근무한 김 CEO는 은퇴 파티를 여는 대신 퇴임 전 수일 동안 자신이 관장해온 모든 부서를 찾아다니며 직원들과 작별 인사를 나눴다.   김 CEO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은퇴 계획에 따라 올해 3월 말 임기 종료와 동시에 퇴임할 예정이었지만, OC수퍼바이저위원회가 자신의 후임 인선에 어려움을 겪자 3개월여 동안 더 근무했다.   김 CEO는 남가주 통신사 시티뉴스서비스와의 인터뷰에서 친구와 지인이 여러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전화했지만, 앞으로 무슨 일을 할지 서둘러 결정할 생각이 없다며 “평정심을 찾은 뒤 심사숙고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 CEO는 6개월 정도 부인, 연로한 부모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한편, 자원봉사에도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건강을 생각해 러닝화 몇 켤레를 샀으며, 하프 마라톤 대회에도 출전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 CEO는 2008~2009년 경기 침체기에 카운티 정부가 재정적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했으며, 코로나19 팬데믹과 홈리스 이슈에도 잘 대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존 무어라크 전 수퍼바이저는 김 CEO가 늘 조용히 프로답게 일을 처리했다고 평했다. 리사 바틀렛 전 수퍼바이저도 “프랭크는 CEO가 되기 전, 여러 부서에서 쌓은 경험을 통해 여러 해 동안 수퍼바이저들이 중요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이끌었다. 그와 함께 일할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태어난 김 CEO는 4살 때 부모와 함께 미국에 와 LA 코리아타운에 정착했다. 김 CEO는 “가난했기 때문에 15살 때 파트타임으로 일을 시작한 후에 할 수만 있다면 일을 했다”고 술회했다.   김 CEO는 캘스테이트 롱비치에서 회계학 학사, 공공 행정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1995년 OC정부 회계관이 됐으며 카운티 예산국장을 거쳐 2012년엔 최고재정책임자(CFO)로 승진했다. 이후 2015년 건강 문제로 은퇴한 마이클 지안콜라의 뒤를 이어 OC한인 최초로 OC CEO가 됐다.   OC수퍼바이저위원회는 미셸 아귀레 CFO를 CEO 대행으로 임명했으며, 새 CEO 후보를 물색하고 있다. 임상환 기자프랭크 퇴임 대신 퇴임 오렌지카운티 정부 동안 수퍼바이저들

2024-07-12

전 주한미대사 성 김 퇴임…현대차 자문역으로 새 도전

성 김(사진) 전 대북특별대표가 13일 워싱턴DC에서 국무부 선후배와 동료들이 참석한 가운데 퇴임 축하 행사를 열었다.   1960년 서울에서 태어난 김 전 대사는 1973년 미국으로 이민 와 검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가 국무부로 옮겼으며 한인으로는 처음으로 주한미국대사를 지냈다.   그는 2008년 북핵 6자회담 특사를 지냈고, 2014년 국무부의 북핵 업무를 총괄하는 대북정책특별대표를 맡은 북핵 전문가다.   이 전문성을 높게 평가받아 필리핀 대사로 재직하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18년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준비를 도왔고, 2021년 5월에는 다시 대북특별대표에 임명돼 인도네시아대사와 겸임했다.   토머스 허버드 전 주한미국대사는 이날 행사에서 “성 김은 최고의 북한 전문가이자 국무부에서 가장 오래 근무한 북한 전문가”라고 평가했다.   존 네그로폰테 전 국무부 부장관은 “난 우리나라가 다시 그를 불러서 그가 어떤 고위 외교관으로 돌아와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며 “물론 그가 떼돈을 벌고 난 뒤에 말이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 전 대표의 후임인 정 박 국무부 대북고위관리는 사람의 척도는 큰 업적이 아니라 자신보다 지위가 낮은 사람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있다며 김 전 대표가 부하 직원들을 집으로 초대해 고민을 들어주는 등 주변을 챙겼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지면서 자신이 한국계라는 사실이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대사로 근무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현대차 주한미대사 국무부 대북고위관리 가운데 퇴임 필리핀 대사

2024-03-14

써니 박 퇴임, 조이스 안 취임

부에나파크 시 1지구에서 한인 시의원 간 배턴터치가 이루어졌다.   지난 13일 시의회 정기회의에서 지난 4년 동안 1지구에서 재임한 써니 박 시장이 퇴임하고 조이스 안 당선자가 시의원에 취임한 것.   오렌지카운티의 시의회에서 같은 지구 시의원을 잇따라 한인이 맡게 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회의엔 권석대 OC한인회장을 비롯한 약 30명의 한인이 참석, 떠나는 박 시장에게 박수를 보내고 안 시의원 취임을 축하했다.   박 시장은 동료 시의원, 주민 등의 환송을 받으며 “4년 동안 부에나파크 시를 위해 일할 수 있었던 것은 영광이었다. 이제 한 사람의 주민으로 돌아가 시의 발전을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8일 열린 OC 4지구 수퍼바이저 결선에서 낙선한 박 시장은 향후 계획에 관한 본지 질문에 “한인들의 지지 덕분에 시장까지 지내며 4년 임기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정말 감사하다. 일단 본업인 변호사 업무에 복귀할 것이다. 정치적 미래에 관해선 천천히 시간을 두고 생각해 볼 것”이라고 답했다.   2지구와 5지구에서 각각 당선, 재선 된 호세 카스타네다, 코너 트라웃과 함께 취임 선서를 마친 안 시의원은 “1지구를 포함한 모든 부에나파크 주민에게 도움이 되는 시정을 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안 시의원은 “한인을 위한 선거구로 통하는 1지구에서 박 시장의 뒤를 잇게 돼 기쁘다. 치안 강화를 포함한 공공 안전 확보를 내 최우선 과제로 삼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지난 6월 수퍼바이저 결선 진출이 확정되자 시의원 재선 불출마를 결정하고 조이스 안 시 문화예술위원회 커미셔너에게 1지구 출마를 권유했다. 안 커미셔너는 지난 2018년 시의원 선거에 출마한 박 시장을 적극 도왔다.   박 시장과 안 시의원은 부에나파크에선 앞으로도 한인 시의원이 계속 배출돼야 한다며 “젊고 유능한 차세대 인재 양성을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시의회는 이날 아트 브라운 부시장을 시장으로, 수전 소네 시의원을 부시장으로 각각 선출했다.      임상환 기자조이스 퇴임 시의원 취임 지구 시의원 취임 선서

2022-12-14

노무현 전 대통령 13주기 추도식 엄수…"나는 깨어있는 강물"

노무현 전 대통령 13주기 추도식 엄수…"나는 깨어있는 강물" 문 전 대통령 퇴임 후 첫 공식행사로 5년 만에 참석 여야 정치권 집결…정부대표로 한덕수 국무총리 참석 노무현 재단, 추모객 1만2천여명 추산   (김해=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 추도식이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엄수됐다. 노 전 대통령 기일인 이날 오후 2시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대통령 묘역 옆 생태문화공원 잔디동산에서 13번째 추도식이 열렸다. 노무현재단은 추모식에 참석한 3천여명을 포함해 참배객 등 1만2천여명이 봉하마을을 찾았을 것으로 추산했다. '나는 깨어있는 강물이다'가 올해 추모식 주제다. 추도식을 기획한 노무현재단은 정치대립을 해소하고, 노 전 대통령이 바란 소통과 통합의 민주주의를 향해 나아가자는 취지를 담아 주제를 정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2017년 5월 10일 대통령 취임 후 10여 일 만에 엄수된 노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행사에 참석한 후 5년 만에 봉하마을을 찾았다. 지난 10일 퇴임 후 처음으로 참석한 공개행사다. 문 전 대통령 내외는 '상록수' 노래에 맞춰 노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와 나란히 추도식장에 입장해 맨 앞줄에 앉았다.   문 전 대통령은 추모식 때 별도로 발언하지 않았다. 노무현 정부 각료 출신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공식 추도사를 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을 추억하며 문재인 정부 업적을 부각했다. 정 전 장관은 "노 전 대통령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한국이 균형자 역할을 하려고 했고, 운명을 스스로 주도적으로 개척해 나가려고 애썼지만, 보수진영, 보수언론으로부터 '우리 주제에 무슨 균형자냐', '한미동맹이나 잘 챙겨라' 비아냥을 들었다"며 "그런데 문재인 전 대통령 5년을 거치는 동안 대한민국은 세계 10위 경제 대국, 세계 6위 군사 강국으로 우뚝 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약소국 의식에 꽉 차 있지만, 이제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에서 정치·경제·사회·문화적으로 선진국 반열에 들어섰다"고 재차 말했다.   이 발언에 박수가 이어지자 정 전 장관은 "이 박수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보내 주십시오"라고 했다. 참석자들이 '문재인'을 연호하자, 문 전 대통령은 일어나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정 전 장관은 "이제 우리나라도 노 전 대통령 생전의 꿈인 줏대 있는 외교 철학을 되살려 국제정치에서 능히 균형자 역할을 할 수 있는 힘이 생겨 약소국 의식을 버리고 자국 중심성 있는 외교를 해나갈 수 있게 됐다. 노 대통령님, 기뻐해 주십시오"라고 언급했다. 정 전 장관은 "물길은 평지에서도 곧게만 흐르지 않는다. 강물은 구불구불 흐르면서도 바다를 포기하지 않는다는 생전 말씀처럼 우리 정치도 늘 깨어있는 강물처럼 바다로, 바다로 향할 것이라 믿는다"며 "깨어있는 시민, 아직 숨 쉬는 시민들이 그 꿈을 이루려 한발 한발 앞으로 나아가도록 손을 내밀고 이끌어달라"고 추모사를 마무리했다.   정세균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시민 권력으로 탄생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여전히 그리워하는 이유는 끝끝내 이루지 못한 그의 꿈 때문이다"며 "그의 못다 한 꿈이 시민 여러분의 힘으로 완성되길 진정으로 고대한다"고 인사말을 했다. 추모제를 마친 후 문 전 대통령 등 참석자들은 대통령 묘역에 헌화 참배했다. 6·1 지방선거를 불과 일주일여 남기고 거행된 추모식에 여야 정치권이 일제히 모였다. 민주당은 윤호중·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해 박홍근 원내대표, 이재명 총괄선거대책위원장 등 지도부와 당 소속 의원들이 대거 집결했다.   이해찬·이낙연 전 대표와 한명숙 전 총리, 문희상 전 국회의장 등 민주당 원로 인사들도 참석했다. 변성완 부산시장 후보, 김동연 경기지사 후보, 양문석 경남지사 후보 등 지방선거 민주당 시·도지사 후보들도 함께 했다. 여권 핵심 인사들도 대거 봉하마을을 찾았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 선대위 부위원장인 정미경 최고위원 등이 추도식에 참석했다. 정부대표로는 한덕수 국무총리, 이상민 행안부장관,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참석했다. 노 전 대통령 가족은 권양숙 여사, 아들 노건호 씨, 딸 노정연·곽상언 부부 등이 추모식 자리를 지켰다.   seam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노무현 대통령 대통령 퇴임 대통령 서거 대통령 부인

2022-05-23

[칼럼 20/20] 퇴임 후를 생각하는 대통령

새 대통령이 선출됐다. 한국 정치사에 또 한 명의 대통령을 추가했다. 현재는 당선인 신분이지만 임기를 마치고 퇴임하면 전임 대통령도 한 명 더 갖게 된다. 취임도 안 한 당선인을 놓고 퇴임 후를 말하기기 어색할 수 있다. 하지만 재임 중 통치 못지않게 퇴임 후 국민으로부터 존경 받는 대통령으로 남는 것도 중요하다. 전임 대통령의 퇴임 후 위상은 재임 중 업적으로 결정되기에 그때를 생각하며 현재의 경계로 삼아야 한다.     초심을 잃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초심은 과거를 생각하는 것이지만 퇴임 후는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다. 떠날 때 박수 받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각오는 현재 대통령의 위치에서 바른 정치를 하려는 의지와 연결된다.     전임 대통령은 국가를 통치해 본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명예로운 자리다. 국가 장래를 좌우할 중대 사안에 대한 어렵고 고독한 결정이 현직 대통령에게는 있지만 전임 대통령에게는 없다. 전직의 명예는 남지만 현직의 책임은 없는 자유로운 위치가 바로 전임 대통령이다.     한국과 달리 미국에서는 퇴임 후 더 존경 받는 대통령이 많다. 대표적인 대통령이 지미 카터다. 퇴임 후 비영리재단을 설립해 주택 지원 사업과 빈곤층 질병 퇴치 운동, 국제 분쟁 해결 등에 나서면서 전임 대통령 역할의 전범을 보였다. 카터는 인터뷰에서 “현직 대통령에 있었다면 이런 활동을 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퇴임 후 개인 자격으로 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밝혔다.     대공황 시절 대통령직을 역임한 허버트 후버도 퇴임 후 해외 식량 원조 사업에 헌신해, 세계 기아 문제 해결에 일조했다.     한국도 대통령 제도 시행이 70년에 가까워지면서 여러 대통령을 배출했지만 현직을 떠난 후 존경 받는 대통령은 드물다. 청와대를 나와 국민의 품으로 돌아 갔을 때 사회 각 분야에서 기여한 대통령을 찾기 어렵다. 국가를 운영했던 경륜은 임기 종료와 함께 사장되고 만다.     현직 대통령의 리더십 원천은 권위에 대한 복종에서 나오지만 퇴임 후 리더십은 국민의 자발적인 존경에서 비롯된다. 복종을 강제하는 것보다 동참을 이끄는 리더십이 더 가치있다. 그런 지도력을 전임 대통령에게서 볼 수 있기를 국민은 기대해 왔다.     제임스 뷰캐넌 대통령을 연구했던 작가 존 업다이크는 “현직 미국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이라는 행복한 위치로 가는 길에 잠시 머무는 정류장”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으로 국가에 헌신하는 기간은 길어야 8년이지만 전임 대통령으로 활동할 기간은 무한하다.     제20대 선거에서 당선된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이 될 수 있는 흔치 않는 티켓을 들고 정류장에 서 있다. 그 티켓으로 전임 대통령이라는 ‘행복한 직업’을 가질 기회가 주어졌지만 자격이 부여된 것은 아니다. 자격은 5년간 현직에서 국민의 신뢰를 받았을 때 생긴다.     대통령 연구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리처드 뉴스타트는 저서 ‘대통령의 권력’에서 대통령은 무한대의 권력을 휘두르는 자리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다양한 이해관계의 조정자 역할을 하고, 국민의 신망을 얻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또한 그는 사랑 받는 대통령이 되려면 적합한 인재를 등용하고, 뚜렷한 목표를 제시하며, 국정을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대통령 당선인이 화합과 협력의 통치로 한국 정치의 새로운 지평을 열기 바란다. 퇴임 후에도 여전히 국민의 사랑을 받는 전임 대통령의 전례를 만들기 기대한다. 현직의 권력은 유한하지만 퇴임 후 국민의 사랑은 오래 남는다. 김완신 / 논설실장칼럼 20/20 대통령 퇴임 현직 대통령 전임 대통령 대통령 당선인

2022-03-10

반기문 전총장 '선천적 동성애' 인정

한국의 유력 대권 주자로 떠오르고 있는 반기문(사진) 전 유엔 사무총장이 성소수자(LGBT) 문제를 두고 "동성애는 태어날 때 그런 성향을 가질 수 있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반기문 전 총장은 귀국행 비행기에서 중앙일보 이상렬 특파원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와 같이 밝혔다. 반 전 총장은 "진보주의자인가, 보수주의자인가"라는 질문에 자신을 "진보적인 보수"라고 규정하고 근거로 유엔에서의 LGBT 차별금지결의안을 예로 들었다. 반 전 총장은 "러시아를 포함해서 최소 50~60개국이 반대했다. 그렇지만, 많은 회원국이 나를 지지해서 그 결의안이 통과됐다. 소치올림픽 때 푸틴이 'LGBT는 초청도 안 한다' 했는데 제가 그걸 비판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LGBT에 관해 한마디 더하겠는데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특히 종교계 계신 분이 오해가 있는데, 사람이 태어날 때 그런 성향을 가질 수 있다. 의외로 그런 사람이 많다. 신체 부자유로 태어날 수 있고, 지체 부자유도 있고, 여러 가지 성별·인종·종교 등에 관계 없이 만민이 평등하다. 인격이 보장돼야 한다. 유엔엔 예외가 없다. LGBT든 누구든. 교황님도 그렇게 말씀하셨다"고 덧붙였다. 이번 반 전 총장의 LGBT 관련 발언으로 인해 한국 보수 기독교계는 난감한 상황에 빠지게 됐다. 기독교계는 평소 보수 성향의 후보를 지지해왔지만, 반면 LGBT 관련 이슈에 대해서는 거세게 반발을 해왔다. 지난 2013년 반 전 총장이 동성애 옹호 발언을 하자 한국 내 50여 기독교 단체가 "동성애 왜곡 발언 을 자제해 달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한 교계 관계자는 "보수 기독교계가 진보 진영의 후보를 지지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평소 가장 민감해하는 동성애 이슈에 대해 이를 지지하는 반 전 총장을 지지하는 것도 애매할 테니 매우 난감한 상황일 것"이라고 전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2017-01-16

[뉴스 속으로] 꼼수 부리다 함정에 빠진 반주현씨

경남기업 '랜드마크72' 뇌물 공모 사건 전말 공식 매각 계획 대신 '비선' 활용하려 뇌물 준비 초대형 매물 맡고도 비정상 행태 의혹투성이 해리스에 속자 e메일 위조해 거짓 해명하기도 외국 관리에게 뇌물을 주려한 혐의로 기소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조카 반주현(38·미국이름 데니스 반)씨는 이번 경남기업 ‘랜드마크72’ 뇌물 공모 사건의 주도적 역할을 한 인물이다. 정상적인 매매 경로 대신 뇌물이라는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계약을 성사시키려고 했다. 그러나 실질적인 뇌물 음모를 설계한 사기꾼에 의해 오히려 사기를 당하고 말았다. 꼼수를 부리려다 함정에 빠진 격이다. 검찰에 따르면 반씨가 랜드마크72 매매 건에 정식 중개인으로 채용된 건 2013년 초쯤이다. 심각한 자금 유동성 위기를 맞고 있던 경남기업이 건물 매각을 결정하고 당시 고문이던 반기상씨의 추천에 따라 뉴욕의 대형 부동산 중개업체에 근무하던 반주현씨와 그가 근무하던 부동산 중개업체 ‘콜리어스’에 건물 매매를 의뢰한다. 이후 반씨는 같은 해 3월 지인의 소개로 말콤 해리스라는 인물을 만난다. 이때 해리스는 한 중동 국가의 왕족과 친분이 있다며 해당 국가의 국부펀드를 통해 건물을 매입하도록 연결해 주겠다고 장담한다. 그리고 반씨는 계약이 성사되면 커미션의 일부를 해리스에게 주겠다고 약속했다. 기소장에는 국가명이 명시돼 있지 않지만 한국 언론 등을 통해 카타르로 알려져 있다. 이 과정에서 왜 반씨가 직접 카타르 투자청이나 국부펀드 측에 연락을 취해 공식적인 건물 매각 제안을 하지 않았는지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다만 검찰은 기소장에서 “반씨는 랜드마크72 정도의 큰 규모 건물을 매각한 경력이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반씨와 해리스 사이에 본격적인 뇌물 공모가 시작된 건 2014년 초쯤으로 보고 있다. 반씨가 해리스를 통해 카타르의 고위 관리에게 매매 계약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담긴 서한까지 전달했지만 전혀 진전이 없자 반씨의 독촉이 시작되면서부터다. 해리스가 카타르 고위 관료가 뇌물을 요구한다고 반씨에게 알렸고, 반씨는 아버지를 통해 경남기업 측에 뇌물 준비를 주문한다. 처음엔 착수금 25만 달러에 계약 만료 후 성사금 75만 달러였지만 이후 해리스의 음모에 속아 반씨는 착수금 50만 달러에 성사금 200만 달러라는 뇌물 공여를 약속한다. 그리고 2014년 4월, 경남기업은 반씨가 이직해 근무하던 새로운 부동산 중개업체 은행계좌로 각각 41만 달러와 9만 달러를 차례로 송금한다. 그러나 이 자금을 뇌물로 바로 꺼내 쓸 수 없었던 반씨는 동료이자 이번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체포된 존 우씨의 도움을 받아 우씨의 지인으로부터 50만 달러짜리 수표를 발행토록 한 뒤 이 수표를 해리스의 회사로 알려진 ‘뮤즈크리에이티브LLC’라는 업체의 계좌로 입금한다. 여기까지가 기소장에 명시된 반씨와 해리스 사이에 오고간 ‘거래’의 전말이다. 이후 해리스는 잠적했고 반씨로부터 받은 돈으로 고급 식당과 호텔 등에서 썼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카타르 국부펀드나 카타르의 고위 관리 등 해리스가 반씨에게 한 모든 것이 거짓이었던 것. 반씨가 해리스의 농간에 완전히 속은 것이다. 반씨는 이런 상황에서 경남기업 측에는 매매 계약이 임박했다고 속였다. 카타르 고위 관료의 e메일까지 위조해 경남기업 측을 안심시키는데 급급했다는 것이 검찰의 지적이다. 신동찬 기자 shin.dongchan@koreadaily.com

2017-01-11

반기문 “이 한몸 불사르겠다"

대선 출마 의지 공식 표명 (합동취재 news@cktimes.net)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대선 출마 의지를 공식 표명했다. 반 총장은 20일(현지시간) 유엔 본부에서 열린 한국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국민이 원한다면 대선 출마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유엔 사무총장을 역임하면서 보고 배우고 느낀 것이 대한민국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제 한 몸을 불살라서 노력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국민의 뜻이 가장 중요하다”며 “미력한 힘이지만, 국가 발전과 국민 복리증진을 위해 도움이 된다면 몸을 사리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반 총장은 그러나 대권 도전 일정과 방법 등에 대해선 “정치라는 것이 혼자 할수 있는 것은 아니고 수단과 비전이 있어야 한다”면서 “어떻게 하느냐는 귀국후 각계 국민들 말씀을 들어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론조사에서 선두권을 달리고 있는 반 총장이 대권 도전 의사를 사실상 공식화함에 따라 대선주자들간 대권 경쟁이 조기에 본격화할 전망이다. 반 총장은 특히 “국민이 없고 나라가 없는 상황에서 무슨 정당이 중요하고 정파가 중요하냐”“비박, 친박 이런 것이 왜 필요한지 알수 없다”“국민들의 실망감과 좌절감 등은 지금 현재 정치를 하고 계신 분들에 대한 불만을 나타낸다” 등으로 기존 정치인들의 정파 정치ㆍ계파 정치를 강력히 비판했다. 그러면서 “저는 이제까지 제 자신을 낮추고 사적인 생활은 없었다고 말씀드린다. 저는 어떤 누구와도 이야기할수 있다”며 기성 정치와 자신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반 총장의 이런 언급은 친박이나 새누리당에 얹혀 가기보다 기성 정치권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정치혁신 세력을 규합하겠다는 구상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 총장은 또 자신이 노무현 대통령 묘소 참배를 늦게 한 것을 두고 ‘배신’이라는 지적이 나오는데 대해 “평생 살면서 배신이라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면서 “그것은 나에 대한 인격 모독”이라고 반발했다.

2016-12-21

반기문, 대선 출마의사 '강력 시사'

오는 31일 유엔 사무총장 임기를 마치는 반기문(사진) 총장이 대선 출마의사를 강력하게 시사했다. 반 총장은 20일 뉴욕주 맨해튼에 있는 뉴욕총영사관에서 열린 한인 동포들과의 이임 다과회에서 "지금 우리가 여러가지로 어려운 과정에 있다는 것은 여러분들도 공감할 것이다. 이것을 어떻게 해결하느냐 방법을 찾는 것이 정치.사회 지도자들이 풀어나가야하는 것"이라며 "내년 한국 시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서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국가에 가장 도움이 될 수 있는가 깊이 고뇌를 해서 저의 역할이 있으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제 몸을 사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무총장을 하면서 전세계 지도자들에게 '당신 국민들의 진심과 염원이 무엇인지 알도록 소통해라. 정치적.개인적 욕심이나 이해관계 다 내려놓고 화합을 위해 노력하라'는 이야기를 늘 해 왔는데 이제는 이것을 내가 실천하겠다. 국민들과 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늘 마음의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반 총장은 내년 1월 중순쯤 한국에 귀국한다는 계획이다. 반 총장이 강력한 대권 도전 의사를 내비침에 따라 대선 구도가 크게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날 다과회에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뉴욕협의회와 뉴욕한인직능단체협의회, 재외동포재단 관계자 등 뉴욕과 뉴저지, 커네티컷, 델라웨어 등에서 70여 명의 한인들이 참석해 한국으로 돌아가는 반총장을 위로했다. 반 총장은 "유엔 사무총장이라는 특수한 위치상 한인들을 자주 만날 수가 없었지만 워싱턴DC 총영사 등을 역임하며 한인 동포들의 애환과 즐거움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서승재 기자

2016-12-20

"물불 가리지 않고 이 한 몸 사르겠다"

오는 31일 임기를 마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대선 출마 의사를 강력하게 시사했다. 반 총장은 20일 맨해튼에 있는 뉴욕총영사관에서 열린 한인 동포들과의 이임 다과회에서 "지금 우리가 여러 가지로 어려운 과정에 있다는 것은 여러분들도 공감할 것이다. 이것을 어떻게 해결하느냐 방법을 찾는 것이 정치.사회 지도자들이 풀어 나가야 하는 일"이라며 "내년 한국 시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서 어떻게 하는 것이 국가에 가장 도움이 될 수 있는가 깊이 고뇌를 해서 저의 역할이 있으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제 몸을 사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무총장을 하면서 전 세계 지도자들에게 '당신 국민들의 진심과 염원이 무엇인지 알도록 소통해라. 정치적.개인적 욕심이나 이해관계 다 내려놓고 화합을 위해 노력하라'는 이야기를 늘 해 왔는데 이제는 이것을 내가 실천하겠다. 국민들과 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늘 마음의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반 총장은 내년 1월 중순쯤 한국에 귀국한다는 계획이다. 반 총장이 강력한 대권 도전 의사를 내비침에 따라 대선 구도가 크게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날 다과회에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뉴욕협의회와 뉴욕한인직능단체협의회, 재외동포재단 관계자 등 뉴욕과 뉴저지, 커네티컷, 델라웨어 등에서 70여 명의 한인들이 참석했다. 반 총장은 "유엔 사무총장이라는 특수한 위치상 한인들을 자주 만날 수가 없었지만 워싱턴DC 총영사 등을 역임하면서 접한 한인 동포들의 애환과 즐거움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랑스럽게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유엔 사무총장 10년을 하면서 한국 국민들과 한인 동포와 유엔을 연결시키려고 노력을 했지만 일체감을 찾기가 어려웠다"며 "유엔이 하고 있는 것이야말로 여러분들과 나라의 경제.사회 발전, 인권신장 등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크게 미치고 있다"고 유엔에 대한 더 많은 관심을 촉구했다. 또 "글로벌 비전을 어떻게 모든 계층이 다 함께 향유해 나갈 수 있는지 고민할 때"라며 "이제는 나도 시민사회 구성원으로서 나름대로의 역할을 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서승재 기자 seo.seungjae@koreadaily.com

2016-12-20

'미국 엄마'가 사랑한 '한국인 아들'

오늘(11일)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하는 반기문(72) UN 사무총장이 현지에서 '미국 엄마'와 재회한다. 경제 전문 매체 '쿼츠(Quartz.com)'는 반 총장과 그가 서부를 방문할 때마다 잊지않고 찾는 '미국 엄마(American Mom)' 리바 패터슨(99)여사와의 각별한 인연을 소개했다. 두 사람의 첫 만남은 54년전 1962년 8월이다. 18세였던 '충주고 3학년 반기문 학생'이 난생 처음 미국 땅을 밟았을 때다. 미 적십자사가 주최한 전국영어경시대회에서 1등을 차지해 '외국인 학생초청프로그램(VISTA)' 교환학생으로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했다. 당시 1주일간 반 총장을 돌봐준 민박집 아주머니가 패터슨 여사였다. 반 총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공식 석상에서 "외교관의 꿈을 키우게 해주신 분"이라고 패터슨 여사에게 고마움을 표시해왔다. 매체는 54년 전 에피소드들을 소개했다. 반 총장은 잠들 때마다 '민박집 엄마(host mother)'가 담요를 따뜻하게 덮어주던 일을 잊지 못했다. 또, 민박집 엄마는 쌀을 사서 밥을 하려는데, 햄버거가 더 좋다고 했던 반기문 학생을 떠올렸다. 패터슨 여사는 "유엔총장이 됐지만, 그는 여전히 내 아들"이라고 한국 아들에 대한 변하지 않는 사랑을 표현했다. 반 총장은 외교통상부 장관 재임 시절인 지난 2005년 43년만에 패터슨 여사와 한국에서 해후했다. 패터슨 여사는 인천공항으로 직접 마중 나온 반 총장 부부를 끌어안으면서 눈물부터 흘렸다. 반 총장은 2007년 유엔 총장에 당선된 직후 패터슨 여사에게 전화로 소식을 알리고 샌프란시스코로 날아와 직접 인사하기도 했다. 지난해 유엔 창설 70주년 기념식에도 패터슨 여사와 가족들을 초청한 바 있다. 반 총장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제리 브라운 가주 주지사와 만나 기후변화와 관련된 현안들을 논의할 예정이다. 정구현 기자 chung.koohyun@koreadaily.com

2016-08-10

[열린 광장] 왜 하필 정치판인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한국의 대선에 나설 뜻을 비추자 기쁘기보다는 걱정이 앞선다. 그의 반듯한 이미지가 정치 참여로 망가질까 걱정해서다. 나름대로 자기 분야에서 성공했고 국민의 존경을 받아오던 인사들이 정치판에서 망가진 게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 경제의 신화로 불리던 정주영씨는 어느 날 갑자기 정계에 진출해 통일국민당을 창당해 대권에 나섰다가 실패했다. 그후 회사가 세무조사를 받는 등 사업의 위축을 가져왔고 "정치와 사업은 다르다"라는 말을 남기고 정치를 떠났다. 깨끗한 이미지의 유명 경제학 교수는 주위의 부추김을 받아 정계에 나섰다가 별 신통한 결과도 못 남기고 제자들과 국민의 신망만 잃었다. 독재정권 시절 독재에 대항해 할 말을 하다가 옥고도 몇 번 치렀던 모 교수는 현실정치에 참여해 정치판을 바꿔보겠다고 힘쓰다가 쌓아온 명성에 금만가고 그 뒤 뚜렷한 활동을 못하고 있다. 그는 '정치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라는 의미 있는 말을 남겼다. 유엔 사무총장은 세계의 대통령으로도 불린다. 그런 명예로운 일을 하는 분이 한국의 대통령이 되려고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한 번 생각해 보았다. 국가 대통합을 이뤄 통일을 달성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거창한 꿈의 이면에는, 혹시 지금의 유엔 사무총장에 대한 국민의 인기와 여당에 뚜렷한 대권주자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이 그를 유혹한 것은 아닐까? 더욱이 야권을 둘러봐도 국민의 열망에 부응하는 대권주자가 확실히 부상 못하고 있다는 것이 그를 자극했을 수도 있겠다 싶다. 유엔 사무총장이란 직위는 권위만 있지 실질적이 권력이 없는 관계로, 대권주자라면 국민에게 그의 능력을 입증해 보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여러 개다. 국민에게는 나라를 위기에서 구하고 경제를 활성화시켜 민생을 해결할 수 있는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 그러나 권력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고 쟁취하는 것이기 때문에 대권 과정에서 그의 반듯한 모습이 무너져 내릴 수 있다는 점이 우려가 된다. 우선 당내 경선을 치르자면 상대를 꺾어야 할 것이고 꺾기 위해서는 점잖은 방법만으로는 안 되는 경우를 우리는 많이 보아왔다. 당내 경선에서 승리하고도 대선에서 처절한 싸움이 예상된다. 그런데 그렇게 해서도 대통령이 안 되면 그 뒤는 어떻게 될까? 남는 건 상처난 명예와 좁아질 운신의 폭이 란 생각이 든다. 굳이 대통령이 아니더라도 유엔 사무총장이 퇴임 후에 경험을 살려 할 수 있는 일이 많다고 본다. 기아문제, 인권문제, 난민구호, 평화유지, 기후변화문제 등 인도주의적 문제에 힘을 쏟을 수 있을 것이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전임 코피 아난은 정치적 중립을 갖고 있고 국제적 신망을 얻는 전직 국가수반, 국제기구 수장, 평화, 인권운동가들과 함께 활발히 인도주의적 활동을 하여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근현대의 우리 역사를 돌아볼 때 존경할 만한 인물이 별로 눈에 띄지 않는 점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괜찮은 인물이다 하면 정치에 몸담아 구겨지는 모습을 여럿 보았다. 한국인 최초이며, 동아시아 최초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정치판에 뛰어드는 모습을 근심 어린 눈으로 지켜본다.

2016-06-02

"반기문 총장은 존재감 없는 역대 최악"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오는 25일 방한을 앞두고 국내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평가와는 달리 외신들은 반 총장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쏟아내고 있다. 노컷뉴스, 머니위크 등이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21일 최근호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실패한 총장이자 역대 최악의 총장 중 한 명'이라고 규정하며 혹평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차기 유엔 사무총장 선출 문제를 다루며 "파리기후 협정 합의를 이끌어 낸 것은 성과"라면서도 "하지만 지나치게 의전에 집착하고 임기응변에 약하다"면서 이 같이 보도했다. 구체적으로 "말을 잘 못하고 절차에만 집착하고 현안에 대한 빠른 대처 능력이나 업무 깊이도 부족하다. 임기 9년이 지났는데도 '점령' 같은 논란이 되는 용어를 쓰는 실수도 했다"고 비판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코피아난 등 전 총장들과 비교해서도 "강대국들에 맞서는 것을 싫어한 가장 활기 없는, 최악의 총장 중 한 명"이라고도 했다. 또 "반 총장은 우수한 능력과 자질을 갖춘 인물이 아니라 거부권을 가진 상임이사국 5개국이 특별히 반대할 이유가 없는 무난한 사람이었다"면서 후임 총장은 그런 사람이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코노미스트는 그러면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후보로 나선다면 공개적으로 지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앞서 다른 외신들도 반 총장에 대해 '존재 없는 인물'로 평가하며 낮은 점수를 줬다. 뉴욕타임스는 사설을 통해 반 총장이 중요한 국제 현안에 대해 제때 필요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며 "힘없는 관측자" "어디에도 없는 남자"라는 별명을 붙였다. 뉴스위크도 "핵 확산의 위협이나 난민위기에도 관심을 표시하지 않은 반 총장 덕분에 UN은 유명무실한 존재로 전락했다"고 평가했고, 월스트리트저널 역시 "반 총장은 서구의 이해를 받지 못할까봐 두려워했다"며 소신있는 정책을 펴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2016-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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