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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나에게 필요한 시간들

처음으로 추수감사절을 조용하게 보냈다. 뉴저지 있는 딸 가족과 샌디에이고에 사는 아들 내외와 손주들 제발 오지 말라고 미리 당부했다. 홀로서기 연습하게 도와 달라고 애걸(?)했다. 우서방이 떠난 뒤 애들은 유난히 내 일거수일투족에 신경을 곤두세운다. 혼자라서 걱정하는 건 고맙지만 짐이 되는 것은 싫다. 어린애 취급받는 게 낯설고 귀찮다.   몇해 동안 딸 가족은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를 우리집에서 보냈다. 친정집에 오기 위해 딸은 추수감사절을 앞당겨 시댁 식구와 보내는 번거로움을 겪는다.     올해는 딸은 시댁에서, 아들은 며느리 집에서 지내라고 경고성(?) 문자를 보냈다. 혼인한 자식은 반만 내 자식이다. 사돈과 반반씩 나누어 가지는 것이 옳다.     우리집은 요란스럽게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신년잔치를 벌인다. 가족과 친지, 친구들이 모여 국경일이나 경축일을 맞는 것처럼 요란을 떤다. 터키는 제일 큰 놈으로 골라 뱃속에 가지각색 재료를 넣은 스터핑으로 채워 넣고 반나절 정도 구우면 노릇하고 기름기가 반짝이는 갈색옷 입은 칠면조 요리가 완성된다. 꼭두새벽에 일어나 칠면조 뱃속에 넣을 스터핑을 만드는 건 내 임무다. 레이쳘레이쇼 푸드스타일리스트로 활약하던 둘째가 총대를 매고 추수감사절 식탁을 장만한다. 맛나고 아름답게 잡지에 나오는 비주얼로 식탁을 후다닥 차린다. 이럴 땐 신문방송학 전공하고 컬리너리스쿨 학비 대느라 쪼그라진 개미허리를 편다. 미식가 우서방은 ‘요리는 만들면 배불리 먹을 수 있지만 그림은 먹을 수도 없어 무용지물’이라고 은근히 내 예술성에 물 먹인다.     ‘한끼 잘 먹기 위해 이토록 많은 시간과 정성을 들여 음식을 장만해야 하는지’라는 생각이 들지만 막상 온 식구가 모여 시끌벅적 즐겁게 뭉치는 걸 보면 흐뭇하다. 단짝을 만난 것처럼 잘 노는 손주들 보며 ‘맛난 음식’은 피나 물보다 진하다는 생각을 한다.     혼자라서 외로운 게 아니다. 같이 있어도 외롭다. 외로움은 달래는 것이 아니라 홀로 삼키는 것이다. 익숙해지기 위해선 연습이 필요하다. 설레발 치며 호들갑 떨면 일시적으로 동정을 받겠지만 주변을 지치게 한다. 외로움의 뿌리는 사라지지 않는다. 기숙사에 떨구며 자식은 태어났을 때와 부모 곁을 떠날 때 두번 탯줄을 자른다고 했다. 이제 세번째 탯줄을 자를 시간이다. 자식과 부모 사이에 묶여있는 끈들을 부모가 잘라주지 못하면 자식은 새장에 반쯤 갇힌 새처럼 퍼득거리며 자유롭게 살지 못한다.   플랜 A가 없으면 플랜 B를 가동시키면 된다. 멍청하게 두 손 놓고 있지 않고 그동안 하고 싶었던 일을 한다. 코니쉬 헨 여러마리를 구워 혼자 지내는 어른들 집에 배달하기로 한다. 칠면조가 질긴 반면 코니쉬 헨은 사이즈가 작고 부드러워 이가 약한 어른들 먹기에 좋다. 반쪽씩 잘라 스터핑를 넣고 엎어서 구우면 껍질은 바싹해지고 속이 촉촉하고 부드럽다. 올리브오일에 가지각색 채소 볶고 감자 으깨서 고기 넣고 볶아 동그랗게 빚어 멋을 부리면 고급 식당 캐리아웃 못지 않다.     바쁘면 외로울 시간 없다. 늘 하던대로 꼭두새벽에 일어나 닭 육수 빼서 스터핑을 만든다. 사랑이던 물질이던 줄 것이 많아지면 사는 게 행복하다. 찌꺼기를 버리면 알짜배기만 남는다. 꼭 필요한 것만 고르면 나머지 것들은 필요 없다. 치렁치렁 감싸고 있는 덧없는 부귀영화의 꿈을 접고 넘쳐 오르는 샘물 같은 깨끗한 정화수를 마신다. 무엇인가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사람의 하루는 외롭지 않다.     부단한 일거리로 몸을 움직이면 외로움도 약이 된다. 영혼의 쉼터에는 남은 시간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그 목록이 적혀 있다. (Q7 Editions 대표, 작가)   이기희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시간 추수감사절 식탁 크리스마스 신년잔치 칠면조 요리

2023-11-28

[반찬 알라까르떼] 추수감사절 상징, 근사한 칠면조 디너 패키지 판매

11월 23일(목요일)은 '미국의 추석'이라 할 수 있는 추수감사절이다.     추석에 송편이 빠지지 않듯 추수감사절에는 으레 먹음직스러운 칠면조가 상에 오른다. 그래서 추수감사절을 '터키(Turkey) 데이'라고 부를 정도다. 스테이크도, 치킨도, 피자도 좋지만 흩어져 있던 가족들이 한데 모이는 추수감사절 연휴에 터키가 빠지면 영 서운하다.     LA 한인타운 웨스턴 애비뉴와 1가 인근에 위치한 '반찬 알라까르떼(banchan a la carte)'에는 이달 초부터 일찌감치 터키 패키지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 가정에서부터 기업이나 교회, 각종 단체 등에서도 칠면조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반찬 알라까르떼 제인 장 대표는 "올해로 17년째 추수감사절 터키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터키를 대량으로 얼렸다 녹이는 것이 아니라, 하나부터 열까지 핸드메이드로 직접 준비한다. 조리시간이 오래 걸리고 물량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단골 고객들은 미리미리 주문하는 편"이라고 밝혔다.     또한 "터키는 슈퍼 푸드 중 유일한 육류다. 저지방 고단백 식재료인 터키 구이로 온 가족이 행복한 시간은 물론 건강까지 챙기는 만찬을 즐겨보시길 바란다. 단체 주문도 환영한다"라고 덧붙였다.       칠면조를 정성스럽게 손질해 오븐에 통째로 구워낸 반찬 알라까르떼의 터키 요리는 속은 육즙으로 촉촉하고 겉은 바삭한 맛이 일품이다. 맛에 더해 화려한 비주얼로 홈 파티 분위기를 한층 업그레이드해 주고 한 마리 만으로도 여러 명이 즐기기 충분해 가성비까지 좋다.     레몬과 허브향이 가득한 반찬 알라까르떼의 터키 구이에는 어울림이 좋은 스터핑과 매시 포테이토, 터키를 구울 때 생기는 엑기스 젤과 허브로 풍미를 살린 특제 그레비, 프레쉬 크랜베리 소스, 넛츠를 더한 코울슬로, 피클 래디시, 브레드 롤과 메이플 버터 등 사이드 메뉴가 풍성하고 알차게 곁들여진다.   8~12인 가정에 적합한 홀리데이 터키 디너 패키지는 345달러부터 주문 가능하며, 터키 구이 단독으로만 주문할 수도 있다.     반찬 알라까르떼는 터키 디너 패키지 외에도 ▶허니 글레이즈 통햄 패키지($259) ▶스테이크 디너 패키지(1인당 $59) ▶립 로스트 디너 패키지(1인당 $75) 등의 메뉴를 함께 선보이며 미주 한인들의 추수감사절 식탁을 풍성하게 채워줄 전망이다.     반찬 알라까르떼는 웨스턴 한국마켓 건너편에 위치한다.     ▶문의: (323)465-2400   ▶주소: 141 N. Western Ave,            Los Angeles반찬 알라까르떼 추수감사절 칠면조 추수감사절 터키 터키 패키지 추수감사절 연휴

2023-11-16

[추수감사절 음식] 황금빛 칠면조, 가족과 나누는 따뜻한 저녁

추수감사절 만찬의 주인공은 황금빛으로 잘 구워진 칠면조다. 1620년 신대륙 플리머스에 도착한 청교도들이 낯선 개척지에 정착해 농사를 지어 첫 수확을 하며 감사했던 그 마음이 현재 식탁 위 칠면조 요리를 통해 재현되고 있다. 한인들에게 칠면조는 퍽퍽한 살로 입맛에 익숙하지 않은 요리지만 잘 구워진 황금빛 칠면조와 그레이비 소스와 김이 모락모락 나는 매쉬드 포테이토는 추수감사절 디너를 가족이 함께 모여 한 해 감사와 사랑을 나누는 따뜻한 시간으로 안내한다.     ▶추수감사절 디너   추수감사절 만찬 음식은 칠면조와 사이드 음식으로 잘게 다진 고기와 채소 소를 넣는 스터핑, 그레이비를 얹은 으깬감자, 고구마, 크랜베리 소스, 옥수수, 호박파이 등이다. 국립칠면조연맹(National Turkey Federation)에 따르면 매년 미국인의 약 88%가 추수감사절에 칠면조 구이를 먹는다. 추수감사절에 칠면조 대체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몇 년 동안 오히려 소비가 늘어났다. 한 해 추수감사절에 먹는 칠면조 양은 4600만 마리 이상이다. 추수감사절 대표적인 전통 음식인 젤리 크랜베리 소스는 해마다 약 56만2500갤런이 소비되고 있다.     ▶추수감사절 장보기   미국농업국연맹(AFBF)은 이번 추수감사절에 조류 인플루엔자의 영향을 받는 농장이 크게 감소해 지난달 기준 칠면조 가격이 전년 대비 13% 하락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조류 인플루엔자로 터키 가격이 기록적인 수준으로 급등했다. AFBF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추수감사절에 제공되는 칠면조 평균 가격이 파운드당 1.27달러였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22% 하락한 것이다. 냉동 칠면조는 신선한 칠면조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잘 구우면 맛도 좋다.     올해 추수감사절 식품 가격은 작년 대비 2.4% 상승했지만 2021년과 비교하면 11.4%나 올랐다. 햄, 감자 등 주요 품목의 올해 가격은 각각 6.9%, 2.7%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 계란 가격은 작년보다 28.8% 하락해 현재 평균 가격은 2.07달러다.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식품 가격이 치솟은 가운데 월마트는 올해 추수감사절 관련 식품 가격을 2012년과 같은 수준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월마트 존 퍼너 최고경영자(CEO)는 “1년 전보다 추수감사절 식사에 지출하는 비용이 줄어들 것”이라며 “최대 10인분 식사를 만들 수 있는 추수감사절 디너 패키지가 70달러 선에 판매될 것”이라고 밝혔다.     알디도 그레이비, 감자, 호박파이 등을 포함한 추수감사절 식품 70개 품목을 최대 50%까지 가격 인하를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식품비 절약하기 위해 구매를 일찍 서두르고 유명 브랜드보다 매장브랜드(PB) 제품을 선택하고 쇼핑 목록을 반드시 작성하라고 조언한다.     ▶추수감사절 디너 주문   칠면조를 집에서 직접 굽기가 번거롭다면 구워진 칠면조와 사이드 디시를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문 앞까지 배송받거나 직접 매장에서 픽업할 수 있다. 주문할 수 있는 대부분 마켓이나 소매점은 칠면조 수량이 제한되어 있어 최대한 빨리 주문해야 한다. 칠면조 크기는 한 사람당 1~1.5파운드가 적당하다. 8인 경우 칠면조 무게가 약 10파운드면 충분하다.     옐프가 추천하는 칠면조 주문처는 윌리엄 소노마, 아마존 프레시, 겔슨 마켓, 랄프스, 홀푸드마켓, 헬로 프레시 등이다.     윌리엄 소노마는 북가주에서 자란 윌리버드 칠면조에 소시지 애플 크랜베리 스터핑, 그린빈 캐서롤, 매쉬드 포테이토, 호박 파이 등 12인분 칠면조 만찬을 179.95달러에 판매한다. 마지막 주문일은 17일이다.     직접 칠면조를 굽고 싶지만, 메뉴 계획과 식료품 쇼핑이 부담스럽다면 헬로 프레시 같은 식사 배달 키트 서비스를 추천한다. 헬로 프레시는 각 요리 준비 작업과 조리 시간이 들지만, 식료품 쇼핑 시간을 줄일 수 있다. 터키, 크리미 매쉬드 포테이토, 브리오쉬 스터핑, 클래식 그레이비, 크랜베리소스, 갈릭 그린빈 등 최대 10인분 양을 199.90달러에 판매한다. 재료와 함께 첨부된 레시피대로 직접 요리해야 한다. 마지막 주문일은 16일이다.     간단하고 부담 없이 추수감사절 디너를 준비하고 싶다면 보스턴 마켓이 최고다. 뼈 없는 구운 칠면조 가슴살, 허니 글레이즈 햄, 다양한 사이드 메뉴, 디너 롤, 사과 또는 호박 파이 등이 준비되어 있고 추수감사절 당일에도 영업한다.     코스트코에서도 양념한 칠면조 가슴살에 매쉬드 포테이토, 그레이비와 크랜베리 등이 포함된 추수감사절 디너 주문이 가능하고 홀푸드에서도 칠면조, 매쉬드 포테이토 등이 준비되어 있다. 트레이더조는 추수감사절 디너 만찬 패키지를 제공하지 않지만 40온스 칠면조와 스터핑, 크랜베리 소스, 그레이비 등을 판매한다.       ━   칠면조 레시피 따라하기     ▶재료   냉동 칠면조(11파운드), 사과 2개, 양파 2개, 오렌지 1개, 무염 버터 8큰술, 허브 가루(오레가노, 타임) 2큰술     ▶염지(brine) 재료   소금 1컵, 설탕 1컵, 셀러리 2대, 당근 2개, 월계수 잎 2장, 통후추, 타임 등 향신료, 끓은 물 400mL, 추가 물 6리터     ▶조리 순서     1. 냉동 칠면조를 찬물에 담아 24시간 이상 물을 갈아주며 해동한다. 최상의 맛을 위해서는 요리할 날로부터 최소 일주일 전에 구입해 냉장고에서 해동한다.     2. 해동된 칠면조는 안에 들어 있는 목과 간, 허파 등이 있는 종이봉투를 빼고 속을 깨끗하게 씻어준다.     3. 칠면조를 염지한다. 물 400mL에 소금과 설탕이 잘 녹도록 저어주고 물이 끓으면 불을 끈 다음 셀러리, 당근, 월계수 잎을 넣어준다.     4. 끓인 물에 6리터 찬물을 추가하고 차갑게 시킨다     5. 칠면조를 넣고 72시간 냉장고나 차가운 곳에 놔둔다. 염지가 잘 되면 육질이 부드럽고 간이 잘 배어 맛있고 냄새도 잡을 수 있다.     6 칠면조 속에 사과 2개, 양파 2개, 오렌지 1개를 넣고 무염 버터 8큰술, 허브(오레가노, 타임) 가루 2큰술로 30분 정도 충분히 마사지한다.     7 화씨 450도 예열된 오븐에서 겉껍질이 노릇하게 될 때까지 30분 동안 굽는다. 그릇에 물을 1cm 정도 담아 굽는 것이 좋다. 칠면조 무게에 따라 굽는 시간을 조정하는 것이 좋다.     8. 화씨 325도로 온도를 낮춘 후 포일에 싸서 3시간 동안 굽는다.   9. 구워지면 오븐에서 꺼내 바로 먹기보다 20분 정도 식힌 후 먹으면 육즙이 칠면조 살에 골고루 배어 맛있다.     (출처: 만개의 레시피) 이은영 기자 lee.eunyoung6@koreadaily.com추수감사절 음식 칠면조 황금빛 황금빛 칠면조 칠면조 대체식품 칠면조 요리

2023-11-14

추수감사절 칠면조 가격 73% ‘껑충’

조류인플루엔자로 인해 추수감사절 식탁에 올라갈 칠면조 등 가금류 가격이 급등하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이 늘게 됐다.   연방 농무부가 지난 21일 발표한 전국 소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주 8~16파운드 무게의 냉동 칠면조의 가격은 파운드당 1.99달러로 지난해의 1.15달러보다 73%나 껑충 뛰었다. 즉, 지난해 18달러에 살 수 있었던 16파운드 칠면조를 올해는 14달러 더 많은 32달러를 줘야 구매할 수 있다는 말이다. 칠면조 가격이 급등한 것은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H5N1) 탓이다.     폭스 뉴스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42개 주에서 해당 조류인플루엔자가 확산 중이다. 연방 농무부는 조류인플루엔자의 전염을 막기 위한 방역 조치로 바이러스가 발견된 농가에서 사육 중인 모든 가축을 도살 처분하도록 명령하면서 공급이 줄어든 게 가격 상승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전국에서 9월 한 달 동안에만 600만 마리의 칠면조와 닭 등이 도살 처분됐다. 10월 20일 현재 총 4700만 마리 이상을 살처분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류인플루엔자는 보통 추운 계절에 빠르게 확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올해는 7월부터 바이러스 감염 발생이 보고되면서 추수감사절용 칠면조 공급 차질이 더 컸다는 분석이다.   한편 보건당국은 감염된 가금류는 시중에 유통될 수 없으며 고기와 달걀은 화씨 165도 이상의 온도에서 조리하면 섭취 시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우훈식 기자추수감사절 칠면조 추수감사절용 칠면조 추수감사절 칠면조 냉동 칠면조

2022-10-23

[로컬 단신 브리핑] 일리노이 저소득 가정 유틸리티 비용 지원 외

#. 일리노이 저소득 가정 유틸리티 비용 지원       저소득층 가구를 대상으로 한 유틸리티 비용(utility bill) 지원 프로그램(Low-Income Home Energy Assistance Program·LIHEAP)이 1일부터 시작됐다.   조건에 맞는 주민은 가스를 비롯 난방, 전기, 수도 등의 유틸리티 비용을 지원 받을 수 있다.     지원 조건은 한달 소득 1인 기준 2265달러 이하(4인 기준 4625달러 이하)여야 하며 1달치 소득 증명을 제출해야 한다.     지원은 1일부터 내년 5월 31일까지 또는 예산이 모두 소진될 때까지 가능하며 웹사이트(helpIllinoisfamilies.com) 또는 전화(833-711-0374)를 이용하면 된다.     지난 해 LIHEAP을 통해 일리노이 30만2000가구가 평균 930달러의 지원금을 받았다.         #. 미네소타 서부 농장서 칠면조 조류독감 확인       한동안 잠잠하던 조류독감(bird flu)이 중서부 지역에서 다시 확인됐다.     미네소타 동물건강위원회(Board of Animal Health)는 지난 주말 미네소타 서부 미커 카운티 소재 한 농장 칠면조들이 잇따라 죽어, 조사 결과 급성 바이러스성 조류 독감으로 확인됐다고 31일 발표했다.     미네소타 보건 당국은 조류독감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해당 농장 내 칠면조들을 모두 폐사 조치했다.   미네소타에선 지난 5월 31일 이후 조류독감이 보고된 적이 없고 중서부 지역 전체로도 지난 6월 9일 인디애나 주에서 마지막 조류독감이 확인됐다.     하지만 지난 7월과 8월 캘리포니아를 비롯 워싱턴, 오레곤 등 서부 지역에서는 조류 독감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연방 농무부에 따르면 지난 2월 이후 미국 내 39개 주에서 조류 4000여만 마리가, 미네소타 주에서만 270만 마리가 폐사했다.     미네소타는 미국에서 가장 많은 칠면조를 생산하는 주다.        #. 10대 청소년, 20대 자매에 총격… 1명 사망     시카고 서부 지역에서 20대 자매를 상대로 총격을 가해 1명을 사망케 한 10대초청소년(16)이 살인 혐의로 기소됐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달 24일 오후 8시20분경 시카고 리틀빌리지 소재 집 앞에 서 있던 셀레스트(24)와 제자벨 페레즈(22) 자매가 총격을 받았다.     이 총격으로 제자벨이 사망했으며 언니 셀레스트는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최근 시카고 서부 노스 론데일에서 체포된 10대 용의자는 1건의 1급 살인 혐의를 비롯 2건의 1급 살인 시도, 2건의 폭행 혐의로 기소됐다.     경찰은 용의자가 이들 자매를 상대로 총을 쏜 경위를 조사 중이다.  Kevin Rho 기자로컬 단신 브리핑 일리노이 유틸리티 일리노이 저소득 유틸리티 비용 칠면조 조류독감

2022-09-01

[로컬 단신 브리핑] 아이오와, 수만마리 닭•칠면조 조류독감 살처분 결정 외

▶아이오와, 수만마리 닭•칠면조 조류독감 살처분       조류독감이 확산하면서 아이오와 주 농장 두 곳의 닭 1만5000마리와 칠면조 3만7000마리가 대량 살처분 됐다.     아이오와 주 농업부는 지난 3일 "색 카운티의 칠면조들과 험볼트 카운티의 닭에서 조류독감 사례가 발견됐다"며 "조류독감의 감염성이 매우 높은 데다 치명적인 것을 고려해 해당 농장에 있는 모든 조류를 없애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3월 초부터 유행 중인 조류독감으로 인해 지금까지 미국 내에서 수백만 마리의 가금류가 살처분 됐다.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아직까지 사람에게 조류 독감이 발견된 사례는 없어 일반에 위험하지는 않지만 “박테리아와 바이러스 박멸을 위해 가금류는 최소 화씨 165도 이상으로 요리해 먹을 것”을 당부했다.         ▶5세 아들 살해 30대 여성, 유죄 판결 후 구제 요청     지난 2019년 4월 시카고 북 서버브 크리스탈 레이크에서 5세 아들을 살해, 전국적인 관심을 모았던 여성이 구제 판결을 요청했다.     아들 살해 혐의를 인정하고 징역 35년형을 선고 받은 조앤 커닝햄(39)은 최근 유죄 판결 후의 구제 신청을 요청했다.     커닝햄은 사건 당시 자신이 산후 우울증과 정신병을 앓고 있었다며 제대로 된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자신이 악마를 보았고, 아들이 악마에 씌었다고 생각해서 신부, 목사, 그리고 남편과 함께 퇴마 의식을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멕헨리 카운티 법원은 지난 1일 "커닝햄 주장의 신빙성을 향후 90일간 살펴보겠다"며 "그의 요청이 받아들여지면 새로운 관련 재판을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커닝햄은 전 남자친구 앤드류 프런드(63)과 함께 2019년 4월 아들 AJ를 살해한 뒤 암매장했고, 프런드는 과실치사•아동 폭행•살인 은폐 혐의 등으로 징역 30년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다.        ▶시카고서 사흘간 7차례 ATM 잇단 도난 사건     시카고에서 최근 사흘간 무려 7대의 ATM(현금자동인출기) 도난 사건이 발생, 경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갔다.     경찰에 따르면 이번 사건들은 모두 새벽 시간대에 발생했고, 매번 같은 흰색 지프 체로키 트레일호크 차량이 등장, 동일범들에 의한 사건으로 추정됐다.     경찰은 문제의 차량에서 3~5명의 남성들이 내린 후 업체 문을 깨고 들어가 ATM을 부순 뒤 안에 들어있는 현금을 갖고 달아났다고 전했 다.     이번 사건들은 모두 지난 달 31일부터 이달 2일까지 사흘간 벌어졌으며 시카고 북부 링컨 스퀘어부터 시카고 남부 사우스 쇼어까지 다양한 장소에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KR       ▶멕시코 화가 프리다 칼로 전시회 8월까지       시카고 남서부 필슨에 위치한 '멕시코 미술 국립박물관'(National Museum of Mexican Art)에서 멕시코의 전설적인 여성화가 프리다 칼로(1907-1954) 전시회가 열린다.     지난 1일 시작된 '프리다 칼로, 그녀의 사진'(Frida Kahlo, Her Photos) 전시회는 칼로가 직접 촬영한 사진은 물론 유명 사진작가 롤라 알바레즈 브라보, 맨 레이, 피에르 버거, 티나 모도티 등이 찍은 240장의 사진 작품도 함께 전시된다.     프리다 칼로 전시회는 오는 8월 7일까지 계속되는데 입장은 무료다.        ▶ 레드라인 철길서 남성 시신 발견     시카고 교통국(CTA) 레드라인 레익뷰 지역 벨몬트 역에서 남성 시신이 발견돼 경찰이 조사에 들어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일 오전 3시30분경 벨몬트 역 철길 위에서 25세~30세 가량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머리를 크게 다쳐 사망한 채 발견됐다.     이로 인해 레드라인은 물론 벨몬트 역을 이용하는 브라운라인 및 퍼플라인 열차 운행이 1일 오전 한 동안 지연됐다.     Kevin Rho 기자로컬 단신 브리핑 조류독감 칠면조 칠면조 조류독감 조류독감 사례 칠면조 3만7000마리

2022-04-04

[이 아침에] 삶은 세월에 담가야 제맛이 난다

 세상은 그렇게 혼란스러운데 세월은 천연덕스럽게 흐른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조금 수그러드는 것 같더니 델타니 오미크론이니 하는 변이 바이러스들이 우리를 위협한다. 그런데도 아침 해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능청스레 떠오르며 또 하루가 시작되고 있음을 알린다. 사람들이 아우성치는 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한 장 한 장 너무도 쉬이 넘어가던 달력은 마지막 한 장을 덩그러니 남긴 채 우리들을 향해 그동안 뭐 했냐고 비아냥댄다.     코로나에 질려 사람 만나는 일도 멀리하고, 외출도 삼가고 외식도 제대로 못 하면서 시작한 한 해였다. 그나마 백신이 서둘러 개발되고, 1~2차 접종에 부스터샷까지 맞으면서 용기를 내어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나서는 이들이 생겼다.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는 음식이 빠질 수 없다. 추수감사절을 맞아 칠면조 고기를 먹으면서 400년 전 청교도들이 미 대륙으로 건너와 맞이했던 첫 가을걷이의 감격을 기억하기도 했다. 연말이라고 밥 먹을 자리가 늘면서 외식을 자주 하게 된다. 미국에 산 햇수가 늘면 입맛도 적응해야 할 텐데 여전히 식탁에는 밑반찬이라도 올라와야 마음이 놓인다. 칠면조 고기를 먹을 때도, 스테이크를 썰 때도 김치 깍두기는 있어야 빡빡함을 덜 수 있다.     요즘이야 덜 하지만 예전에는 이맘때가 되면 집마다 김장을 했다. 수십 포기는 기본이고 큰 살림을 하는 집에서는 수백 포기의 배추를 절이고, 무를 다듬고, 양념을 버무려서 겨우내 먹을 김치를 담갔다. 겨울이 머리를 내밀 때면 온 세상은 담그는 계절로 바뀐다. 집마다 김치를 담그고, 깍두기, 오이소박이, 동치미를 담그는 손길로 세상은 분주하게 돌아갔다.     김치나 깍두기뿐 아니라 우리가 먹는 음식에는 담가 먹는 것들이 꽤 있다. 간장, 된장, 고추장을 비롯한 각종 장 종류와 젓갈, 식혜나 수정과, 과일주도 담가 먹는 음식이다. 다른 일에는 ‘빨리빨리’를 외치는 우리 민족이 음식만큼은 담가서 한참을 기다렸다 먹는다는 것도 신기할 따름이다. 담가 먹는 음식은 바로 먹을 수 없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야 제맛을 내기 때문이다. 이처럼 김치나 장, 술, 젓갈 따위를 만드는 재료를 버무리거나 물을 부어서 익거나 삭도록 그릇에 넣어 두는 조리 과정을 담근다고 한다.   재료를 양념이나 물에 담그는 것처럼 우리의 인생을 담그는 곳이 있다. 바로 세월이다. 담가 먹는 음식은 시간이 지나면 부드러워지고 맛도 깊어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세월에 담긴 사람의 마음은 부드러워지기는커녕 더 단단해지기만 한다. 이민생활이라는 현실에 담긴 인생은 깊은 맛은커녕 씁쓸한 맛만 더해질 때도 있다.   그래도 돌아보면 세월에 마냥 담겼던 것은 아닐 것이다. 올 한해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세월에 담겼던 인생이기에 이젠 웬만한 어려움에는 끄떡도 하지 않는 담대함을 얻었을 것이다. 가뭄이 든 해에 담근 포도주가 좋은 포도주가 된다고 한다. 가뭄으로 포도알의 굵기는 작아졌을지 모르지만, 향과 당도는 훨씬 좋아졌기 때문이다.     삶은 세월에 담가야 제맛이 난다! 이제 올 한 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 2021년이라는 쉽지 않은 세월에 담갔던 삶이기에 더욱더 깊은 맛과 아름다운 향기를 내는 인생이 되기를 기대한다. 이창민 / 목사·LA연합감리교회이 아침에 세월 김치 깍두기 깍두기 오이소박이 칠면조 고기

2021-12-05

[오픈 업] 한국어 배우기와 칠면조 굽기

 추사감사절에 우리 부부는 혼자 있는 조카, 다른 주에서 이날을 함께하려고 온 사위의 부모와 함께 큰 딸네 집에서 보냈다. 내가 젊었을 때는 큰오빠와 언니네가, 내가 중년이 됐을 때는 직접 추수감사절 상을 차렸다.   이때가 되면 갓난아이 큰딸과 우리 부부가 맞이했던 미국에서의 첫 추수감사절이 생각난다. 남편과 나는 거의 반세기 전에 미국 의과대학에서 수련 과정을 이수하려고 도미했다. 매칭 프로그램으로 첫 번째 파견된 병원이 실망스럽게도 뉴욕 주에 있는 존슨시티라는 시골이었다. 서울에서 태어나 자란 도시 출신인 나에게 미국의 시골 생활은 상상했던 멋진 미국과는 거리가 한참 멀었다. 또 친구나 친지가 가까이 없었다. 지식으로만 알고 있었던 추수감사절이었지만 칠면조 요리, 호박파이는 만들 줄도 몰랐다.   덩그러니 우리 식구 셋이 맞이했던 첫 추수감사절은 서러울 정도로 쓸쓸했다. 그때 경험한 타향살이의 외로움은 뼛속 깊이까지 골을 팠던 것 같다.   추수감사절이 되면 노숙자들에게 칠면조 요리 등을 제공하는 기관이 많다. 그러나 길에 나앉지는 않았지만 가난으로, 또는 가족 없이 홀로 살아 명절 음식을 함께 만들고, 또 나누면서 지내지 못한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명절 때 오는 외로움은 타향살이 이민자들과 사회적으로 소외되는 계층에 많다. 우리 가족 중에도 객지에 나가 있는 조카네와 둘째 딸네가 타향살이 중이다. 마음에 걸렸다.   이들과 함께 지내려 추수감사절 이전에 더블린과 바르셀로나를 다녀왔다. 코로나 사태로 걱정이 많은 여행이었다. 다행히 아일랜드와 스페인의 코로나 감염 정도는 미국보다 낮았다.   더블린을 방문했을 때, ‘EPIC’이라는 뮤지엄에 들렀다. 이민역사를 테마로 만든 곳인데, 내가 봉사하고 있는 한국어진흥재단이 새로 만든 이중언어(영어와 한국어) 교과서 이름과 같아서 반가웠다. 괜스레 우연 같지는 않았다. 이 방문 중에 더욱 놀란 것은 더블린 정규학교에 한국어 클래스가 있다는 사실이었다. 한국어 반을 이끌고 있는 교사를 만났다. 7개의 정규 학교에서 400여명에게 한국어를 세계언어로서 가르치고 있었다. 한국인들은 어디에서든지 우뚝 서는 기상이 있다. 깊은 감명을 받았다.   나라가 힘을 잃고, 속국이 될 때, 지배국이 속국의 말과 글의 사용을 금지하는 것이 통상이다. 말과 글은 민족의 얼이기 때문에 말과 글을 말살시키면 민족정신은 약해지게 된다. 정체성은 흔들리고 지배국의 통제는 쉬워진다. 한국민은 일제 강점기 때 이에 저항해서 끈질기게 싸워왔다. 해방 이후 우리의 글과 말을 자유로이 쓰고 발전시키면서 부강한 나라가 됐다. 지금은 한글을 세계화할 때이다. 미국에 사는 디아스포라들의 노력은 정규학교에 한국어 클래스를 넣는 일이다.   유럽에 살아도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한민족의 언어를 배워야 한다는 부담을 지닌 그들이지만 이민 1세들이 칠면조 굽는 문화를 익혔던 것과 마찬가지로 한국어를 습득해 나갈 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그들은 아일랜드에서, 스페인에서 외로워 하는 것 같지 않았다.   1세들이 칠면조 문화에 적응하는 것과 2세들이 우리 말과 글을 배우는 것은 어쩌면 같은 맥락인지도 모른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 더블린 여행이었다. 모니카 류 / 종양방사선과 전문의·한국어진흥재단 이사장오픈 업 배우기와 한국어 한국어 배우기와 한국어 클래스 칠면조 문화

2021-12-01

[오픈 업] 한국어 배우기와 칠면조 굽기

 추사감사절에 우리 부부는 혼자 있는 조카, 다른 주에서 이날을 함께하려고 온 사위의 부모와 함께 큰 딸네 집에서 보냈다. 내가 젊었을 때는 큰오빠와 언니네가, 내가 중년이 됐을 때는 직접 추수감사절 상을 차렸다. 몇 년 전부터 이 축제의 의무가 자연스럽게 큰딸에게 넘어갔다.     이때가 되면 갓난아이 큰딸과 우리 부부가 맞이했던 미국에서의 첫 추수감사절이 생각난다. 남편과 나는 거의 반세기 전에 미국 의과대학에서 수련 과정을 이수하려고 도미했다. 매칭 프로그램으로 첫 번째 파견된 병원이 실망스럽게도 뉴욕 주에 있는 존슨시티라는 시골이었다. 서울에서 태어나 자란 도시 출신인 나에게 미국의 시골 생활은 상상했던 멋진 미국과는 거리가 한참 멀었다. 또 친구나 친지가 가까이 없었다. 지식으로만 알고 있었던 추수감사절이었지만 칠면조 요리, 호박파이는 만들 줄도 몰랐다.     덩그러니 우리 식구 셋이 맞이했던 첫 추수감사절은 서러울 정도로 쓸쓸했다. 그때 경험한 타향살이의 외로움은 뼛속 깊이까지 골을 팠던 것 같다.     추수감사절이 되면 노숙자들에게 칠면조 요리 등을 제공하는 기관이 많다. 그러나 길에 나앉지는 않았지만 가난으로, 또는 가족 없이 홀로 살아 명절 음식을 함께 만들고, 또 나누면서 지내지 못한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명절 때 오는 외로움은 타향살이 이민자들과 사회적으로 소외되는 계층에 많다. 우리 가족 중에도 객지에 나가 있는 조카네와 둘째 딸네가 타향살이 중이다. 마음에 걸렸다.     이들과 함께 지내려 추수감사절 이전에 더블린과 바르셀로나를 다녀왔다. 코로나 사태로 걱정이 많은 여행이었다. 다행히 아일랜드와 스페인의 코로나 감염 정도는 미국보다  낮았다.     더블린을 방문했을 때, ‘EPIC’이라는 뮤지엄에 들렀다. 이민역사를 테마로 만든 곳인데, 내가 봉사하고 있는 한국어진흥재단이 새로 만든 이중언어(영어와 한국어) 교과서 이름과 같아서 반가웠다. 괜스레 우연 같지는 않았다. 이 방문 중에 더욱 놀란 것은 더블린 정규학교에 한국어 클래스가 있다는 사실이었다. 한국어 반을 이끌고 있는 교사를 만났다. 7개의 정규 학교에서 400여명에게 한국어를 세계언어로서 가르치고 있었다. 한국인들은 어디에서든지 우뚝 서는 기상이 있다. 깊은 감명을 받았다.     나라가 힘을 잃고, 속국이 될 때, 지배국이 속국의 말과 글의 사용을 금지하는 것이 통상이다. 말과 글은 민족의 얼이기 때문에 말과 글을 말살시키면 민족정신은 약해지게 된다. 정체성은 흔들리고 지배국의 통제는 쉬워진다. 한국민은 일제 강점기 때 이에 저항해서 끈질기게 싸워왔다. 해방 이후 우리의 글과 말을 자유로이 쓰고 발전시키면서 부강한 나라가 됐다. 지금은 한글을 세계화할 때이다. 미국에 사는 디아스포라들의 노력은 정규학교에 한국어 클래스를 넣는 일이다.     유럽에 살아도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한민족의 언어를 배워야 한다는 부담을 지닌 그들이지만 이민 1세들이 칠면조 굽는 문화를 익혔던 것과 마찬가지로 한국어를 습득해 나갈 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그들은 아일랜드에서, 스페인에서 외로워 하는 것 같지 않았다.     1세들이 칠면조 문화에 적응하는 것과 2세들이 우리 말과 글을 배우는 것은 어쩌면 같은 맥락인지도 모른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 더블린 여행이었다.  모니카 류 / 종양방사선학 전문의·한국어진흥재단 이사장오픈 업 배우기와 한국어 한국어 배우기와 한국어 클래스 칠면조 문화

2021-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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