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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 59% “친구와 함께 집 구입 고려”

Z세대(1997~2010년생) 중 절반 이상이 친구와 함께 주택 구매를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개인재정 전문 업체 ‘크레딧카르마’의 설문조사에서 Z세대 응답자 중 59%가 친구와 함께 주택 구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높은 주택 가격과 제한된 주택 공급으로 인해 혼자서는 집을 구매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나온 새로운 트렌드라는것이 업체의 설명이다.     또한, Z세대는 다른 세대와 비교해서 주택 구입에 있어 부모의 지원에 더 큰 의존도를 보였다. Z세대 응답자 중 약 44%가 부모의 도움을 받아 첫 주택 구입을 계획하고 있었다. 이는 밀레니얼 세대(16%)와 X세대(12%)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게다가 이미 집을 구매한 Z세대와 밀레니얼세대 중 각각 38%와 27%는 내 집 장만 시 부모로부터 금전적 지원을 받았다고 답했다.   Z세대는 ▶여행이나 외식과 같은 비필수 지출 축소(35%) ▶추가로 더 일하기(28%) ▶필수 지출 연기(27%) ▶가족과 함께 살기(16%)등의 방법으로 주택 구입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크레딧카르마의 코트니 알레브 소비자 금융 전문가는 “단독으로 집을 구매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주택을 사려는 노력은 좋은 시도”라며 “공동 투자에 따른 위험성을 알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준비하고 집을 사는 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정하은 기자 chung.haeun@koreadaily.com친구 구입 구입 고려 부모 지원 주택 구입

2024-04-01

[디지털 세상 읽기] 틱톡 금지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되던 2020년은 미국에서 중국에 대한 반대가 혐오 수준으로 커지던 때였다. 코로나바이러스를 중국의 탓으로 돌리던 트럼프는 중국이 만든 인기 소셜미디어 앱 틱톡이 사용자들의 정보를 수집하고, 미국 여론에 영향을 행사한다며 사업을 미국 업체에 매각하라는 압력을 넣었다. 당시 우여곡절 끝에 흐지부지되고 말았던 ‘틱톡 금지령’이 미국의 선거철을 맞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의회가 금지 법안을 통과시키면 서명할 것”이라며 이 문제를 다시 꺼냈기 때문이다.   틱톡은 인도 등 세계 20여개 국가에서 사용이 금지된 상태다. 인도처럼 전면 금지한 곳도 있지만 영국, 프랑스 등 서구 국가들은 정부 소유의 모바일 기기에서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틱톡 앱을 깔면 기업이 이를 통해 정보를 빼낼 우려가 있기 때문에 취한 조치이지, 아직 그런 사례가 나오지는 않았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열렬한 사용자들을 가진 앱을 정부가 금지할 수 있느냐는 반발도 거세다. 미국에서도 정치권이 다시 틱톡 금지를 이야기하자 많은 사용자가 의원들에게 전화해서 틱톡을 막지 말라는 ‘풀뿌리 로비’가 벌어지고 있다.   미국의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시진핑의 중국에 대해서는 강경한 자세를 보이기 때문에 법안 통과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바이든은 틱톡을 통해 대선 선거운동을 하고 있어서 위선이라는 얘기를 듣는다. 틱톡을 공격하며 금지, 매각을 추진했던 트럼프는 바이든이 이 이슈를 다시 꺼내 들어 선점하자 말을 바꿔서 틱톡을 금지하지 말라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이를 전면 금지한 인도의 예를 보면 갈 곳을 잃은 틱톡 사용자들이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에서 나온 유사 서비스로 몰리는데, 트럼프는 자신이 항상 껄끄럽게 생각하는 실리콘밸리 플랫폼에 손님을 몰아주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박상현 / 오터레터 발행인디지털 세상 읽기 틱톡 금지 열중인 친구 틱톡 금지 친구들 모두

2024-03-13

[열린광장] 밤새 안녕하셨습니까?

밤새 안녕하셨습니까? 왜 이런 인사를 하는지 새삼 실감하게 되었다. 몇주 전 아침에 일어나니 한국에서 카톡 메시지가 와 있었다. 그런데 정말 안타까운 내용이었다.       누구보다 건강한 삶을 살고 있다고 믿고 있었던 친구가 심정지로 숨졌다는 믿기 어려운 소식이었다. 친구는 동호인들과 산악자전거를 타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근처 카페로 가서 쉬는 도중 갑자기 심정지 상태가 됐고 미처 손 쓸 겨를도 없었다는 것이다.   친구들 모두 비보로 충격에 빠져 “이게 무슨 날벼락” “누구보다 건강하고 활동적이었는데” “여정을 이렇게 먼저 떠날 줄이야” “기가 막혀 뭐라 할 말이 없네” “충격적입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갑자기 떠난 친구는 ‘비바 그레이’라는 책의 저자로 한국에서 큰 화제가 됐었다. 그의 책은 액티브 시니어, 즉 노년을 즐겁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는 내용이다. 특히 베이비부머 세대가 과거의 노년층과는 달리 여가와 취미를 즐기면서 사회생활에도 적극적인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제시해 주목을 받았다. 친구는 스스로도 책의 내용처럼 그렇게 살았다. 그는 육체적, 정신적, 그리고 경제적으로 혈기 왕성하게 생활하며 인생을 즐길 것을 적극적으로 권하고 이를 몸소 실천했던 친구였다.     그는 청년 시절보다 더 활발하게 여가와 취미 활동을 즐겼다. 50-60대들에게 신나게 노는 방법을 소개하면서 누구보다도 열정적으로 인생을 즐기면서 살았다. 그가 즐겼던 취미 활동으로는 패러글라이딩, 경비행기 조종, 요트와 수상스키, 스키, 승마, 산악자전거,세계일주 여행, 낚시, 서예, 사진, 글쓰기, 그리고 악기 배우기 등 정말 다양했다. 스포츠도 못 하는 것이 없었다. 대학 시절 밴드 활동을 하기도 했던 그는 지난해 연말 파티에서 친구들과 밴드를 만들어 공연하기도 했다.   은퇴 후 제주도로 이주해 서예와 한시 작업에 열중인 친구가 그에게 ‘라보’라는 호를 지어 주었다. ‘브라보’에서 ‘브’를 뺀 것이지만, 한자로는 벌릴, 그물 ‘라’와 지킬 ‘보’자를 쓴다. 그가 평소 “브라보 브라보 마이 라이프, 나의 인생을 즐기면서 살고 싶다”고 해서 지어준 것인데 패러글라이딩할 때 제일 뒤에서 날개를 크게 펴고 위험해 보이는 사람을 보호하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고 한다.     친구는 떠나기 얼마 전 페이스북에 ‘설 연휴 끝날에 친구들과 북한산 다녀 왔습니다.... 응달에는 아직도 뽀드륵 거리는 하얀 눈 속을 마냥 걷고 싶은데, 아쉬운 겨울이 지나가는군요’라는 글을 남겼다.     이제 70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면서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이제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건강을 유지하면서 즐겁고 신나는 인생을 살 것인가?   은퇴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무엇보다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무리한 운동은 지양하고 걷기, 스트레칭, 골프 등으로 건강을 유지할 계획이다. 그런데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마 마음의 여유를 갖고 생활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너무 조급하게 굴지 말고 베풀고, 공유하면서 남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추구하고자 한다.     필자는 남에게 피해 주지 않고 평안히 생을 마감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행복한 삶이라고 믿는다. 나도 그렇게 되길 간절히 원한다.   어쩌면 친구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다 갑자기 떠났으니 행복한 인생을 살았다고 할 수도 있다.   ‘라보’ 친구 잘 가시게. 이제는 ‘밤새 안녕하십니까?’를 물어야 하는 나이가 된 듯하다. 장태한 / UC 리버사이드 교수·김영옥 재미동포연구소장열린광장 안녕 열중인 친구 친구들 모두 취미 활동

2024-03-11

[오늘의 생활영어] that brings back memories; 옛날 생각이 나게 하네요

(Matt is talking to his friend Dave … )   (맷이 친구 데이브와 얘기한다 …)   Matt: Hey Dave come take a look at my new car.   맷: 데이브 와서 내 새 차좀 봐.   Dave: (looking at Matt's car) New car? You mean old car. That's a 1957 isn't it?   데이브: (맷의 차를 보며) 새 차라니? 오래된 차겠지. 그거 1957년생이지 안그래?   Matt: Yes it is. And it's in cherry condition.   맷: 그래. 게다가 상태도 아주 깨끗하잖아.   Dave: You must have paid a mint for it.   데이브: 돈 아주 많이 줬겠네.   Matt: Not really. I bought if off a man who is retired and he didn't want it anymore.   맷: 그렇지도 않아. 은퇴한 사람한테 샀는데 더이상 갖고 싶지 않았대.   Dave: 1957! That brings back memories.   데이브: 1957년이라니! 옛날 생각 나는군.   Matt: It does doesn't it? The early years of rock and roll.   맷: 정말 그렇지? 로큰롤 전성시대의 초기.   Dave: And life was a simpler time.   데이브: 삶이 훨씬 더 간단했지.   Matt: The world has changed since then hasn't it?   맷: 세상이 많이 변하긴 했어 그렇지?   Dave: It sure has.   데이브: 정말.     ━   기억할만한 표현     * it's (or something) is in cherry condition: (구어체) 아주 좋은 상태 깨끗한 상태     "Wow look at that old bicycle. It's in cherry condition."     (와 저 오래된 자전거 좀 보세요. 상태가 아주 좋은데요.)   * to pay a mint for it (or something): 돈을 많이 주고 사다     "He paid a mint for his wife's ring for her birthday."     (그는 아내 생일 선물로 반지를 비싸게 주고 샀습니다.)   * a simpler time: (삶이 덜 복잡했던) 간결했던 (단순 순수) 시대     "Life is so complicated these days. I remember a simpler time when I was a kid."     (요즘은 삶이 아주 혼잡합니다. 제가 어릴적에는 훨씬 단순했던 걸로 기억하는데요.)오늘의 생활영어 memories 옛날 옛날 생각 back memories 친구 데이브

2024-02-20

[독자 마당] 그리운 공원 친구들

매일 새벽이면 아무 부담감 없이 서둘러 동네 공원으로 향하곤 했다. 그곳에서 느끼는 신선한 공기도 좋았지만 공원 친구들을 만난다는 즐거움도 있었다.       한인이 없어 아쉽긴 했지만 공원에서 만나는 친구들 대부분은 현직에서 물러나 은퇴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열정적으로 일하다 행복한 은퇴 생활을 즐기는 모습들이었다.     그중에는 군 장성 출신도 있었고, 미술가, 음악가 등 특이한 이력을 가진 사람들도 있었다. 이들은 공원에서 만나면 서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지만 항상 필요한 예의는 지키는 모습이었다. 원만한 인간관계를 위한 기본 소양이 몸에 밴 듯했다.     어느 날 조금 늦게 공원엘 갔더니 다들 돌아가고 켄과 엘렌 부부만 남아 있었다. 우리는 언제나처럼 즐거운 이야기꽃을 피웠고 어느덧 헤어질 시간이 되었다. 엘렌이 공원을 떠나며 우리에게 “See you tomorrow(내일 만나요)” 라고 인사말을 건네자 옆에 있던 그녀의 남편 켄은 곧장 “If  the Lord will (주님의 뜻이라면)”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정말 크리스천 다운 말이이라고 생각했다. 그렇다, 켄의 말대로 우리는 내일 일을 알지 못한다.     공원에서의 이런 인사말이 오간지 얼마 지나지 않아 켄의 말은 현실이 됐다. 코로나 팬데믹이 터지고 만 것이다. “금방 괜찮아지겠지”하며 기다렸지만 팬데믹은 우리 생각보다 오래 지속됐다. 그렇게 오랜 시간 공원엘 가지 못했고, 이제 팬데믹은 끝났지만 새벽 공원 산책은 다시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그때 공원에서 헤어지면서 켄이 “If the Lord will”이라고 했던 말이 요즘도 종종 떠오르곤 한다.   이제는 그들과 만났던 행복한 기억이 머릿속에 아름다운 그림으로 남아 있다.   이영순·샌타클라리타독자 마당 공원 친구 공원 친구들 시간 공원 새벽 공원

2024-02-13

[오늘의 생활영어] for some time; 얼마동안

(Roger and his friend Bobbie are talking at the health club … )   (로저와 친구 바비가 헬스클럽에서 얘기한다 …)   Roger: You're looking good too Bobbie.   로저: 자네도 좋아보여 바비.   Bobbie: Thanks.   바비: 고마워.   Roger: What are you doing to keep in shape?   로저: 자네는 몸관리를 어떻게 하지?   Bobbie: I mostly run and lift light weights.   바비: 난 대개 뛰고 가벼운 웨이트 트레이닝을 해.   Roger: Well it's working. I can see the difference.   로저: 어쨌든 효과가 있네. 차이를 볼 수가 있으니까.   Bobbie: Thanks. I haven't seen you here for some time.   바비: 고마워. 자네 한동안 못봤어.   Roger: I've been doing some traveling.     로저: 그동안 여행을 했어.   Bobbie: Business or pleasure?   바비: 사업차 관광차?   Roger: Both. I saw my family in New York and I had business meetings.   로저: 둘다. 뉴욕에 있는 가족도 보고 사업차 회의도 있었고.   Bobbie: It's good that you had a chance to see your family.   바비: 가족 볼 기회가 있었다니 다행이네.     ━   기억할만한 표현     * keep in shape: (정기적인 운동 등을 통해) 건강 혹은 몸매 관리를 하다     "I like to keep in shape so I run three days a week."     (저는 몸관리를 하고 싶어서 일주일에 사흘은 뜁니다.)   * it's working: (1) 효과가 있다 (2) 제대로 작동하다     (1) "I'm glad you went on that diet. It's working."     (그 다이어트 하기를 잘하셨네요. 효과가 있으니.)   (2) "The elevator has been fixed. It's working now."     (승강기는 수리가 끝났습니다. 이제는 제대로 작동하니까요.)오늘의 생활영어 얼마동안 time 친구 바비 its working 사업차 관광차

2024-02-01

[오늘의 생활영어] get or have the urge to; ~하고 싶은 마음이 들다

(Roger is talking to a friend Bobbie at a health club … )   (로저가 헬스클럽에서 친구 바비와 얘기한다 …)   Bobbie: You're looking great Roger.   바비: 로저 자네 아주 좋아보이는데.   Roger: Thanks. It hasn't been easy.   로저: 고마워. 쉽지는 않았어.   Bobbie: What's been the most difficult thing about losing weight?   바비: 체중 줄이는데 제일 힘든 건 뭐였어?   Roger: The food. Giving up what I love to eat hasn't been easy.   로저: 음식이지. 먹고 싶은 걸 안먹는게 쉬운 일이 아냐.   Bobbie: I know what you mean.   바비: 무슨 얘긴지 알아.   Roger: Once in a while I get the urge to have some ice cream.   로저: 가끔씩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어지거든.   Bobbie: What do you do?   바비: 그럼 어떻게 해?   Roger: I drink water instead.   로저: 대신 물을 마시지.   Bobbie: And that helps?   바비: 그러면 괜찮아?   Roger: It works for me.   로저: 내 경우에는 괜찮아져.   ☞기억할만한 표현   * give up (something): ~를 그만 두다 포기하다     "I gave up smoking a long time ago."     (전 예전에 담배를 끊었습니다.)   * once in a while: 가끔씩   "Once in a while I like to take a walk on the beach." (가끔식 저는 바닷가 걷기를 즐깁니다.)   * (it) works for me: 제 취향에 맞아요 제 경우에는 효과가 있습니다   Jim: "You put chocolate on your popcorn?" (자넨 팝콘에다 초컬릿을 얹는단 말야?)   Roger: "It works for me. I like it." (난 그게 좋아. 맛이 좋아.)   California International University  www.ciula.edu (213)381-3710오늘의 생활영어 urge 마음 friend bobbie 친구 바비 로저 자네

2024-01-31

[열린광장] 리더십과 신년맞이

반드시 한 가정의 가장이나 단체의 회장만 지도자의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자신의 삶을 되는대로 사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더구나 새해를 맞는 이 시기엔 자신의 삶에 대해 더 생각하게 된다. 사실 누구나 마음 깊이 담겨있는 꿈을 위해, 혹은 목표를 이루려는 삶을 산다. 그래서 누구나 한 해의 열매를 상상하며 다시 뛴다.     지도자의 마음이란 무엇인가. 인생에는 갖가지 걸림돌을 마주하게 된다.  그것은 학업이나 직업, 인간관계, 혹은 신앙에 관한 것도 될 수 있다. 하지만 무엇이든 결국 자신이 지도자의 마음으로 그 걸림돌을 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창의적인 생각이 확장되어야 “왜 이런 일이 내게”라는 생각의 걸림돌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다.     질병과 노화에 대한 대처 역시 지도자의 마음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심신의 능력과 인지적 감수성이 이전 같지 않은 것을 수긍하는 것도 노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방법의 하나다. 이 시기에 최상의 성취는 영적 목표를 향해 가는 데 있다. 매사에 일희일비하며 현재의 한정적 능력을 슬퍼하기보다 영원한 언약에 관심을 두면서 삶을 완성해 가는 전인적 대처를 해야 한다.      시니어들을 향한 사람들의 고정관념 역시 노인학(Gerontology)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주제다. 어린아이들이 보는 그림책에 표현된  할아버지 혹은 할머니의 모습은 매우 강한 고정관념을 심어주는 역할을 한다. 이 밖에도 드라마와 영화에 등장하는 연령차별이나 편견도 단순하게 넘겨서는 안 될 것이다. 노화 과정에서도 웰빙의 모습을 보여 줄 수 있는데 말이다. 그리고 이런 노력은 의미 있는 노년을 향한 준비라 하겠다.     미국 인구 센서스에 따르면 소매업과 교사, 헬스케어 종사자, 직장인의 숫자가 다른 업종에 비해 월등히 많다. 그런데 이들 분야의 상황이 아직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올해가 이들 분야가 다시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해가 되기를 소망한다. 거기에다 지구 저편의 전쟁 등에 따른 염려로 세계인 모두가 평화로운 삶을  소망하고 있음은 있다.     새해엔 삶의 네트워크도 더욱 넓혀보자. 지도자의 마음으로 다른 취미 활동을 하는 것도 좋겠다. 그리고 본인 곁에 신앙적 친구를 많이 두는 것도 소중하다. 성서에는 세 친구가 함께 고향을 떠나 이국땅으로 이주를 했지만 서로 신앙적 친구가 되어 어려움을 극복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들이 이국땅에서 겪은 가장 큰 어려움은 신앙적 삶을 간직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이들 세 친구는 신앙적 삶과 신령함을 지킨다는 이유로 불길이 강한 풀무 불에 던져졌다. 당시 이를 지켜보던 사람들 가운데 왕이 일어나 소리 내 말했다. “우리가 결박하여 불 가운데 던진 이는 세 사람이 아니었느냐…. 내가 보니 결박되지 아니한 네 사람이 불 가운데로 아무런 해도 받지아니하고 다니는데 그 넷째의 모양은 신의 아들과 같도다.”   올해 갖가지 삶의 걸림돌을 마주하더라도 모두가 지도자의 마음으로 이를 극복하길 바란다. 그리고 주께서 우리의  ‘네 번째 친구’로 함께 하시는 것을 신앙의 공동체 가운데서 경험하기를 기원한다.   김효남 / HCMA 디렉터·미주장신 교수열린광장 신년맞이 리더십 신앙적 친구 갖가지 걸림돌 노화 과정

2024-01-26

[열린광장] 카톡은 사랑을 싣고

‘TV는 사랑을 싣고’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추억 속 만나고 싶은 사람을 찾아 만나게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가슴 뭉클한 감동을 선사해 인기가 있다. SNS 시대에는 사람을 찾을 수 있는 매체가 다양해지다 보니 이 프로그램의 인기도 예전만 못한 것 같다.     얼마 전 인요한  전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45년 전의 초등학교 친구를 찾는 스토리가 이 프로그램에서 방영된 것을 봤다. 큰 체구의 인 박사와 상대적으로 왜소해 보이는 그의 친구는 45년 만에 만났어도 보자마자 서로 반말을 했다. 그들은 초등학교 친구이기에.   우리는 참 좋은 시대에 사는 복 받은 사람들이다. SNS 덕에 지구촌 어느 곳에서든지 소통할 수 있는 글로벌 시대이기 때문이다.     나는 1979년 미국에 이민을 왔고 올해는 고교 졸업 50주년이 된다. 약 40년간 목회자 생활을 하였기에 내가 교제한 사람 대부분이 목회자들이다. 목회자로서 기독교 서클이라는 좁은 세계에서 살았던 것 같다.    그런데 한국에서 대학원장을 하다 정년퇴직한 친구가 우연히 인터넷 검색을 통해 내가 목회를 했던 교회를 찾아냈고 현재는 한의원 원장을 하고 있다는 것까지 알게 되었다고 한다. 이 친구는 고등학교 3학년 때 같은 반 친구들 모임인 반창회 회장에게 나에 대한 정보를 알렸다.     어느 날 반창회장으로부터 카톡 메시지가 왔다. 50년 만의 소통이라 그가 누구인지도 가물가물했다. 그는 고등학교 3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몇몇 동문의 이름을 카톡방에 올리면서 그 친구들이 생각나는지 물었다. 그리고 곧 나는 반창회 카톡방으로 초대를 받았다.     거의 50년의 세월이 지났기에 나는 동문의 얼굴과 이름도 거의 잊었는데 그들의 글과 사진을 보면서 까까머리 동문이 생각이 났다. 카톡방을 통해 동문들과 소통이 이어졌고 지난 12월에는 미국을 방문한 반창회장과 베이커스필드에 사는 동문을 함께 만나기도 했다. 50년 만에 LA에서의 만남이었다.     그들을 만나기 전에 존댓말을 해야 하는가 반말을 해야 하는가 고민 아닌 고민도 했었다. 하지만 우리는 만나자마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 반말을 했다.  우리는 고등학교 친구이기에. 비록 50년 만에 만남이었지만 얼마 전에 만난 친구처럼 낯설지 않고 반가웠다.     카톡방의 친구들은 이제 머리가 은색이 되고 주름이 생겨서 누구인지 몰랐지만 찾아온 친구들이 누구라고 알려주며 과거로 돌아갔다. 반창회장은 셋이서 함께 찍은 사진을 바로 반창회 카톡방에 올리며 “친구들 안녕, 사진 속 친구들 누구인지 아시나요?” 글도 첨부했다.     바로 카톡방에 내 이름과 친구들의 이름이 올라왔다. 50년 만에 내 얼굴을 보았어도 나를 기억하는 동문이 있었다.     한 동문은 “50년 만의 서울의 아침 기쁜 소식”이라며 글을 올렸다. 한 동문은 내 고등학교 사진을 카톡방에 올리기도 했다. 전화한 동문도 있었다. 나도 카톡방에 오늘 세 친구가 만난 소식을 간단히 올리고 “시간과 장소가 우리 동문 편이 되기를 빕니다”라는 감사의 글을 남겼다.       감격스러운 날이었다. 카톡은 사랑을 싣고 왔다. 김성지 / 목사·한의사열린광장 카톡 사랑 고등학교 친구 초등학교 친구 친구들 안녕

2024-01-19

[잠망경] 꼰대

초등학교 때 ‘김대곤’이라는 친구가 있었는데 별명이 ‘꼰대’였다. 놀리기 좋아하는 또래들이 ‘대곤’을 ‘곤대’라 거꾸로 부르다가 꼰대로 바꿔 불렀다.   꼰대가 어른이나 아버지를 뜻하는 것으로 알았던 나는 왜 그 말이 우스웠는지 잘 몰랐다. 마침 또 대곤이는 어딘지 어른스러운 데가 있는 아이였다. 같은 나이 친구를 꼰대라 불러대며 아버지를 연상하는 게 재미있었겠지.   네이버 사전은 ‘꼰대’를, “은어로 늙은이를 이르는 말”이라 풀이한다. ‘꼰대스럽다’는 형용사를 “자신의 경험을 일반화하여 그것만이 옳다고 주장하며 남을 가르치려 든다는 뜻”이라고 해석한다. 꼰대들은 훈장 기질이 농후한 노인네들이다. 세상에서 자기가 제일 잘났다고 믿는 사람들.   꼰대는 젊은이를 얕잡아본다. 때때로 깔보는 태도를 취한다. 연장자들이 연소자들을 대할 때 매양 그런 편이다. 당신은 이것을 강자가 약자를 도와주고 싶어하는 보호본능이라는 해석을 내리겠지. 그 대가로 강자는 약자의 존경을 받고 싶다. 어르신네에게서 인생을 배우는 나이 어린놈이 건방지게 굴면 좋지 않다고 꼰대는 믿는다. 굳게, 또는 고집불통으로.   아니다. 꼰대들만 나무랄 수는 없다. 애당초 젊은것들이 노인네들을 업신여기고 걸핏하면 핀잔을 주며 구박하지 않았던가. 자기들의 진로를 꼰대들이 방해한다며 투덜대지 않았던가. 선배가 후배 출셋길을 막는다면서! 하루빨리 은퇴하여 더는 내 앞에서 거치적거리지 말고 어디 다른 데 가서 후배양성이나 했으면 참 좋을 텐데, 하지 않았던가.   이런 묵시적 압박에 대항하려고 늙은이는 꼰대가 되는 수밖에 없다. “내가 젊었을 때는…” 하고 자신의 젊음을 회상하며 젊은이를 대적하는 것이다. 처절한 속마음으로. 당신은 구조조정이라는 행정방침 때문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조기 은퇴를 한 중장년층 늙은이들의 사연도 숱하게 듣지 않았던가.   2019년 7월 21일자 영국 공영방송 BBC 웹사이트에 게재됐던 ‘Kkondae’라는 제목의 기사를 읽는다. 꼰대 이야기다. 기자 이름이 ‘SooZee Kim’. 아무래도 한인 2세 같다. 이런 구절에 공감이 간다. “In Korean, Kkondae loosely translates as ‘condescending older person’…” - “한국어로 꼰대는 대략 ‘거들먹거리는 연장자’로 해석된다…”   어머니 태생이 경상도라서 어릴 적에 경상도 토박이말을 자주 들었다. 갓난아기 내 조카를 귀여워하시면서 어머니는 “아이구, 우리 꼰데기!”라는 간투사를 쓰셨다. 내 귀에 꼰데기는 최상의 애칭이었다. 얼마 전 ‘꼰데기’가 ‘번데기’의 영남 방언임을 알았다. 그리고 ‘꼰대’는 번데기처럼 주름이 많은 늙은이라는 뜻에서 꼰데기라고 불리다가 꼰대가 됐다는 설도 인터넷에서 읽었다.   하나 더 있다. 일제강점기에 프랑스어로 백작을 칭하는 콩테(Comte)의 일본식 발음이 ‘콘테’였고, 이완용 같은 친일파들이 백작 등 작위를 받고 으스대며 자신을 콘테라 부른 데서 유래했다는 설이다.   꼰대의 어원으로 나는 ‘콩테’설보다 ‘꼰데기’설을 신봉할까 하는데. 노인네들은 번데기 같은 주름이 자글자글 생기면서 그들의 몸 또한 꼰데기처럼 작아진다. 심리적으로도 아이가 된다.   사실 노인네들이 사람을 졸졸 쫓아다니며 잘난 척 충고하고 잔소리하는 데는 좀 귀여운 구석이 있다. 초등학교 시절 친구, 별명이 꼰대였던 대곤이처럼. 천도복숭아만큼 포동포동하던, 어머니가 그토록 귀여워하시던, 그때 그 시절 내 조카, 꼰데기처럼. 서량 / 시인·정신과 의사잠망경 중장년층 늙은이들 은어로 늙은이 나이 친구

2024-01-10

[잠망경] 꼰대

초등학교 때 ‘김대곤’이라는 친구가 있었는데 별명이 ‘꼰대’였다. 놀리기 좋아하는 또래들이 ‘대곤’을 ‘곤대’라 거꾸로 부르다가 꼰대로 바꿔 불렀던 것이다.   꼰대가 어른이나 아버지를 뜻하는 것으로 알았던 나는 왜 그 말이 우스웠는지 잘 몰랐다. 마침 또 대곤이는 어딘지 어른스러운 데가 있는 아이였다. 같은 나이 친구를 꼰대라 불러대며 아버지를 연상하는 게 재미있었겠지.   네이버 사전은 ‘꼰대’를, “은어로 늙은이를 이르는 말”이라 풀이한다. ‘꼰대스럽다’는 형용사를 “자신의 경험을 일반화하여 그것만이 옳다고 주장하며 남을 가르치는 데가 있다”고 해석한다. 꼰대들은 훈장 기질이 농후한 노인네들이다. 세상에서 자기가 제일 잘났다고 믿는 사람들.   꼰대는 젊은이를 얕잡아본다. 때때로 깔보는 태도를 취한다. 연장자들이 연소자들을 대할 때 매양 그런 편이다. 당신은 이것을 강자가 약자를 도와주고 싶어하는 보호본능이라는 해석을 내리겠지. 그 대가로 강자는 약자의 존경을 받고 싶다. 어르신네에게서 인생을 배우는 나이 어린놈이 건방지게 굴면 좋지 않다고 꼰대는 믿는다. 굳게, 또는 고집불통으로.   아니다. 꼰대들만 나무랄 수는 없다. 애당초 젊은것들이 노인네들을 업신여기고 걸핏하면 핀잔을 주며 구박하지 않았던가. 자기들의 진로를 꼰대들이 방해한다며 투덜대지 않았던가. 선배가 후배 출셋길을 막는다면서! 하루바삐 은퇴하여 더 이상 내 앞에서 거치적거리지 말고 어디 다른 데 가서 후배양성이나 했으면 참 좋을 텐데, 하지 않았던가.   이런 묵시적 압박에 대항하려고 늙은이는 꼰대가 되는 수밖에 없다. “내가 젊었을 때는…” 하고 자신의 젊음을 회상하며 젊은이를 대적하는 것이다. 처절한 속마음으로. 당신은 구조조정이라는 행정방침 때문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조기 은퇴를 한 중장년층 늙은이들의 사연도 숱하게 듣지 않았던가.   2019년 7월 21일 자 영국 공영방송 BBC 온라인의 “Kkondae”라는 제목의 글을 읽는다. 꼰대 이야기다. 기자 이름이 ‘SooZee Kim’. 아무래도 한국인 2세 같다. 이런 구절에 공감이 간다. “In Korean, Kkondae loosely translates as ‘condescending older person’…” - “한국어로 꼰대는 대략 ‘거들먹거리는 연장자’로 해석된다…”   어머니 태생이 경상도라서 어릴 적에 경상도 토박이말을 자주 들었다. 갓난아기 내 조카를 귀여워하시면서 어머니는 “아이구, 우리 꼰데기!”라는 간투사를 쓰셨다. 내 귀에 꼰데기는 최상의 애칭이었다. 얼마 전 ‘꼰데기’가 ‘번데기’의 영남 방언임을 알았다. 그리고 ‘꼰대’는 번데기처럼 주름이 많은 늙은이라는 뜻에서 꼰데기라고 불리다가 꼰대가 됐다는 설도 인터넷에서 읽었다.   하나 더 있다. 일제강점기에 프랑스어로 백작을 칭하는 콩테(Comte)의 일본식 발음이 ‘콘테’였고, 이완용 같은 친일파들이 백작 등, 작위를 받고 으스대며 자신을 콘테라 부른 데서 유래했다는 설이다.   꼰대의 어원으로 나는 ‘콩테’설보다 ‘꼰데기’설을 신봉할까 하는데. 노인네들은 번데기 같은 주름이 자글자글 생기면서 그들의 몸 또한 꼰데기처럼 작아진다. 심리적으로도 아이가 된다.   사실 노인네들이 사람을 졸졸 쫓아다니며 잘난 척 충고하고 잔소리하는 데는 좀 귀여운 구석이 있다. 초등학교 시절 친구, 별명이 꼰대였던 대곤이처럼. 천도복숭아만큼 포동포동하던, 어머니가 그토록 귀여워하시던, 그때 그 시절 내 조카, 꼰데기처럼. 서량 / 시인·정신과 의사잠망경 중장년층 늙은이들 은어로 늙은이 나이 친구

2024-01-09

[오늘의 생활영어] to have a falling out; 싸우다

(Roger is talking to his friend Doug on the telephone … )   (로저가 친구 더그와 통화중이다…)   Doug: So Roger, when are you coming up to Santa Barbara?   더그: 그래 로저, 언제 샌타바버라에 올라오는 거야?   Roger: I was thinking about coming up for the 4th of July.   로저: 7월 4일에 갈까 생각하고 있었어.   Doug: Works for me.   더그: 나야 좋지.   Roger: Is Brian also coming up?   로저: 브라이언도 올라와?   Doug: No. I don’t think Brian will be coming up for a while.   더그: 아니. 브라이언은 당분간 오지 않을 것 같아.   Roger: Why not? What happened?   로저: 왜? 무슨 일인데?   Doug: We had a falling out.   더그: 우리 싸웠거든.   Roger: Don’t tell me. You argued about politics again.   로저: 내가 맞춰보지. 정치 얘기로 다툰 거지.   Doug: Yes, we did. He’s a democrat and I'm a republican.   더그: 맞아, 그랬어. 걔는 민주당이고 난 공화당이잖아.   Roger: You two don’t see eye to eye on politics. You should agree not to talk about it when you get together.   로저: 너희 둘은 정치에 관해서는 의견이 안맞잖아. 둘이 만나면 정치 얘기는 하지 않기로 의견을 보라구.   기억할만한 표현   * works for me: 저야 좋습니다   Wife: "I'm going to make a Chinese chicken salad for dinner tonight." (오늘 저녁으로는 중국식 닭고기 샐러드를 만들 거야.)   Husband: "Works for me." (나야 좋지.)   * don't tell me. 말씀 안하셔도 (제가) 알 것 같습니다   Jim: "Guess what I bought." (내가 뭘 샀는지 알아맞혀봐.)   Roger: "Don't tell me. Another computer." (말 안해도 알 것 같은데. 또 새로운 컴퓨터겠지.)   * don't see eye to eye: 의견이 다르다     "He and his father don't see eye to eye on a lot of things. They're always arguing." (그는 아버지와 의견이 맞지 않습니다. 두 사람은 항상 충돌하거든요.)   California International University www.ciula.edu (213)381-3710오늘의 생활영어 falling falling out so roger 친구 더그

2023-12-20

[글마당] 남자 사람 친구

예전에 친구들과 함께 만나며 좋아하던 선배가 있었다. 그도 내가 싫지 않은지 개인적으로 연락하곤 했다. 그의 마음을 확인하고 싶었다. 어느 날, 모임이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 그에게 물었다.     “우리는 어떤 사인 가요?”   “친구 사이지.” 그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전에 데이트하다가 헤어진 여자가 다시 잘해보자고 연락해 온 적이 있었어. 나는 사귀다가 끝난 여자에게는 다시 연락하지 않아. 하지만 친구와는 헤어짐이 없는 거야.”   “혹시 우리가 친구로 지내다가 헤어지더라도 꼴사납게 끝내지는 말았으면 좋겠어요.”   그와 어두워지는 길을 걸으며 ‘이 남자는 나를 좋아하지 않고 그냥 친구로만 생각하는구나!’ 왠지 모를 곤혹스러움에 구두코만 쳐다보며 조용히 걸었다. 뭔가 머릿속이 마무리되지 않은 채 버스정류장에서 손을 흔들고 그와 기약 없이 헤어졌다.     그렇게 헤어진 그가 30여 년 만에 뉴욕을 방문해서 나에게 전화했다.     “나 기억해” 귀에 익은 목소리다.   “아아~ 기억나요.”     “어떻게 내 목소리를 금방 알았어?”     “낮으면서도 달콤한 목소리가 매력적이라서. 하하. 반가워요. 어디예요?” 내가 묻자, 그가 대답했다.   “우리 만나서 이야기하면 안 될까?”   “전화로 더 이야기할 수는 없나요?” 나는 그와 길게 이야기하고 싶었다.   “그럴 일이 있어서. 만나서 이야기해 줄게.”   ‘한때 좋아했던 남자를 다시 만날 수 있다니! 그도 나를 잊지 못하고 살다가 연락했을까?’ 여름 안개 저편 먼 곳에서 아른거리던 그리운 사람이 갑자기 곁에 다가와 속삭이는 듯 기분이 들떴다.   카페에 들어서는 그가 싱거운 미소를 지으면서 다가왔다. 물기 빠지기 시작하는 사과처럼 조금은 쪼그라든 모습으로 손을 내밀었다. 그의 손도 색이 바래고 비틀어지기 시작하는 사과 꼭지 같다. 그의 뒤로 여자가 주춤거리며 다소곳이 따랐다.     “내 와이프야.” 그가 와이프와 함께 오리라고는 왜 생각하지 못했을까? 참한 인상의 여자가 다소곳이 인사했다. ‘이런 현모양처를 찾으시느라 나에게 ‘친구’를 강조했구나.     나는 그동안 뉴욕을 방문했던 그와 내가 알던 친구들 소식을 신이 나서 들려줬다. 그런데 그의 부인이 내가 한 이야기를 통역하듯이 간간이 그의 귀에 대고 속삭이는 게 아닌가!  이상해서 물었다.     “귀가 잘 들리지 않아서. 전화상으로 이야기할 수 없었어.”   나는 그의 얼굴 가까이 몸을 들이밀며 높은 톤으로 또박또박 잘 들으라고 지껄여 댔다. 그는 고개만 끄덕일 뿐 말이 없다. 나는 저절로 맥이 풀리며 조용해졌다.     만나기 전 희망이 잠시 머릿속을 헤집고 다니다가 슬금슬금 빠져나가며 시계추가 멈춘 듯 그와의 시간이 뚝 멈췄다. 그는 나의 수다가 끊긴 분위기에 눌렸던지 시계를 고갯짓으로 가리키더니 싱거운 표정으로 웃으며 일어났다. ‘남녀 간의 친구 사이란 애인을 만나는 동안 구석에 처박아 두었다가 애인과 헤어지면 들춰 보는 별 볼 일 없는 사이? 오랜 세월 구석에 처박혀둔 내가 잘 있나 확인하고 싶어 만나자고 했나?’ 만남과 헤어짐처럼 분홍빛으로 타오르던 노을이 어둠 속으로 차갑게 사라지는 하늘을 올려다봤다. 씁쓸했다. 이수임 / 화가·맨해튼글마당 남자 친구 친구들 소식 남자 사람 세월 구석

2023-12-15

[열린광장] 깔끔하지 않은 남자

깔끔하지 않은 남자는 바로 나다. 또 일을 저질렀다. 주택 단지에 있는 수영장에 다녀와 무심코 현관문을 잠갔다. 아내가 밖에서 걷고 있는 것을 깜빡 잊었다. 내가 샤워하는 동안 아내는 초인종을 누르고 현관문을 몇 번이나 두드렸다고 한다.       아내는 뿔이 났다. “못 들었어, 미안해.” 사과밖에 별도리가 없었다. 아내가 화를 낼 때는 가만히 듣고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다. 다음번에는 잠그지 말아야지 마음으로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웬걸, 며칠 후 또 잠갔다. 아내는 자기에게 관심이 없는 남편이라며 화가 단단히 났다. 자기를 무시한다나.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말이다. 어쩌면 좋을까. 문을 잠그지 않겠다고 마음으로 다짐해도 안 된다. 의지(意志)에 의지(依支)할 수 없는 나이가 되었다.     할 수 없이 전가의 보도를 빼 들었다. 현관문에 ‘LOCK?’이라고 비망(備忘) 표어를 붙였다. 아내는 그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는지 밖에 나갈 때는 열쇠를 가지고 다니기 시작했다. 꾸준히 노력하면 나의 심정을 알아주겠지.   지난주 약국에서 전화가 왔다. 크레딧카드를 가져가라고. 약값을 지불하고 카드를 놓고 온 것이다. 카드에 줄을 맬 수도 없고. 지갑 위에 흰 글씨로 카드의 첫 글자 ‘C’를 썼다.   마켓에 가서 물건을 사면 한, 두 가지를 빠뜨렸다. 배추를 사 오면서 마늘이나 생강을 사 오지 않았다. 이제는 수첩에 적어 다닌다. 수첩의 비망록이 점점 늘어난다.     가까이 지내던 친구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 애쓰다가 다음 날 생각이 났다. 가을에 피는 꽃 이름을 잊어버리고 당황했다. 다음 날 코스모스가 떠올랐다. 일시적으로 잊으면 건망증이고 영원히 잊으면 치매란다.   치매는 암보다 무섭다. 지난달 아내가 치매를 앓아 입원 중인 친구를 방문했다. 그의 아내는 가까이 지내던 우리도 알아보지 못했다. 치매가 심하면 남편에게 “당신 누구요”라고 묻는다고 한다.       나이 드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건강하게 늙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잘 먹고, 잘 배설하고, 잘 자고, 잘 움직여야 한다. 밤중에 깨 화장실에 다녀와서는 잠이 오지 않아 밤을 새우는 시니어가 의외로 많다. 물 한 모금 마신 다음 스트레칭과 이완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풀면 잠이 저절로 온다.   생사의 결단으로 움직여야 한다. 시니어들에 권장하는 최상의 운동은 수영장에서 걷는 것이다. 물속에서 태권도나 타이 치를 하는 것도 좋다.  운동을 위한 투자는 가장 값진 투자다. 윤재현 / 전 연방정부 공무원열린광장 남자 지난달 아내 동안 아내 친구 이름

2023-12-03

[오늘의 생활영어] (one) is loving it; 즐거워하다, 신나다

(Diana who just moved out to Los Angeles from New York is talking to her friend Alexis … )   (뉴욕에서 막 LA 로 이사온 다이애나가 친구 알렉시스와 얘기하고 있다 …)   Alexis: So how do you like LA so far?   알렉시스: 그래 지금까지 본 LA가 어때?   Diana: It’s great. I love this weather.   다이애나: 멋져 . 날씨가 정말 좋아.   Alexis: No snow to deal with.   알렉시스: 제설작업 걱정할 일이 없지.   Diana: I'm loving it.   다이애나: 실컷 즐기는 중이야.   Alexis: I’ll take you around to some great restaurants and clubs.   알렉시스: 근사한 식당들하고 클럽에 내가 데려가줄게.   Diana: Thanks. That would be great.   다이애나: 고마워 . 그럼 좋겠어.   Alexis: How is your new apartment?   알렉시스: 새 아파트는 어때?   Diana: It’s a little small but it’s fine.   다이애나: 좀 작지만 괜찮아.   Alexis: You can always move again later.   알렉시스: 나중에 얼마든지 다시 이사할 수 있으니까.   Diana: That’s true.   다이애나: 맞아 .     ━   기억할만한 표현     * so far: 지금까지 아직까지는     "It's 9:30 and so far I have two students in my class." (지금9 시30분인데 아직까지 우리 반 학생은 두 명 뿐입니다.)   * deal with: ~를 처리하다 해결하다     "I don't want to but I have to deal with my taxes today." (하고 싶진 않지만 전 오늘 꼭 세금 보고를 처리해야 합니다.)   * take (one) around (to places): ~를 여러 곳으로 데려가 구경시켜주다   "When my parents visit me I'm going to take them around." (전 부모님이 방문하시면 여기저기 구경시켜 드릴겁니다.)오늘의 생활영어 신나 친구 알렉시스 diana who great restaurants

2023-12-03

[보석상의 보석이야기] 머니 런드리 콜롬비아를 흔들다

 친구야! 이런 얘긴 내 안의 허물을 보이는 거라 누구에게나 쉽게 할 수 있는 얘긴 아니야. 하지만 너한텐 말하고 싶다. 지난 얘기라도 부끄럽지만 당당하기도 해. 들어봐.   내가 콜롬비아에서 에메랄드 사업을 한창 할 때야. 너는 콜롬비아 하면 뭐가 가장 먼저 떠오르니? '마약과 마피아?', '커피?', '미녀?', 아니면 아마도 '에메랄드?' 한국에서 IMF 사태가 터지기 전, 90년대 중반의 일이야. 그때는 한국이 올림픽 이후 막 성장할 시기라 돈이 좀 있는 여자들이라면 보석을 하나씩 장만하고 싶어 했었지. 그때만 해도 원산지 콜롬비아에서 에메랄드를 하는 한국인은 손으로 꼽을 정도였어. 경쟁도 없고, 그저 내가 물건 주기만 손꼽아 기다리는 바이어들만 줄을 섰으니 그야말로 누워서 떡 먹기였지. 그 바람에 한국에 나가면 난 그들의 VIP였어. 내가 다른 바이어와 거래라도 틀까 봐 전전긍긍하며 내 비위 맞추기 바빴지. 그 덕분에 자고 일어나면 은행 계좌에 0이 하나 더 찍히더라. 그러면서 은근히 걱정되더라 이러다 돈벼락 맞는 거 아닌가 하고….   그렇게 한창 전성기를 구가하던 어느 날 내 콜롬비아 친구가 나에게 이것보다 수십 배 많이 벌 수 있는 달콤한 사업을 제안하는 거야. 내가 너니까 뜸 들이지 않고 바로 말할게. 다름 아닌 '돈세탁'이야. 고상하게 영어론 '머니 런드리'라고 하지. 넌 이런 범죄 패턴에 대해 무지하니까 내가 간단하게 요약해서 설명해 줄게. 마약을 팔면 돈이 생기지 그런데 마약은 불법이다 보니 판매대금을 정식으로 은행 계좌를 통해 콜롬비아로 송금할 수 없겠지. 하지만 난 그 당시 콜롬비아에서 정식 면허를 가진 에메랄드 중계회사를 했기 때문에 에메랄드 수출 대금을 은행을 통해 합법적으로 받을 수가 있었어. 이들의 제안은 간단해. 내가 수출하는 물량에 매달 400만 달러를 더해 허위로 수출액을 부풀려서 은행을 통해 돈을 받으면 400만 달러에 대한 15%의 커미션을 내게 주겠다는 거였어. 한마디로 한 달에 60만 달러 1년이면 720만 달러의 불로소득이 생기는 거지.    너 같으면 고민이 되니 안 되니? 하지만 난 고민 안 했다. 내 대답은 바로 'NO'였지. 나름 내가 한국에 있을 땐 뼈대 있는 안동 김씨 가문에 종손 아니겠니. 그런 내가 이런 양아치들과 돈벼락 한번 맞겠다고 그 일을 할 순 없지. 그리고 앞에서 언급했지만 에메랄드 하나만 갖고도 먹고살 만했거든, 그런데 더 솔직히 말하면 돈은 탐이 났는데 겁이 너무 나서 못 하겠더라. 원래 내가 새가슴이거든….   그러다 시간이 흘러 한국에 IMF 사태가 터진 거야. 1달러에800원 하던 환율이 하루가 다르게 오르더니 급기야는 1800:1이 되니, 그때부터 손님들이 돈 지급을 미루더니 결국에는 배 째라고 나오는 거야. 그래서 나는 돈을 받기 위해 한국을 찾아갔지만 이전의 한국은 나에게 더 이상 없더라. 공항에서부터 마중 나오고, 최고급 식사에 몇백만 원씩 하는 강남 유흥접대는 먼 나라 이야기가 되어버리고, 30대 중반인 나에게 꼬박꼬박 '김 사장님' 하며 존대를 해주던 나의 50대 바이어들은 "어이 미스터 김! 오는데 고생 많았지" 하면서 소주에 순댓국 하나 사 주더라. 결국 여기저기서 뜯기고, 매출은 제로가 되는 사면초가에 몰리게 되니, 양반집 종손이고 나발이고 다 소용없더라.    다급함에 나는 콜롬비아 친구에게 예전의 그 양아치(마피아)를 다시 찾아 달라 부탁했지만 개똥도 약에 쓸려면 없다고, 내가 간절해지니 연락이 안 되더구나. 결국 나는 한순간 마음속에 품었던 크리미널 마인드를 타의에 의해 포기해야 했고, 본의 아니게 열심히 일해서 IMF를 극복했지.    그래서 지금도 난 당당하다.     해리 김 K&K Fine Jewelry  보석상의 보석이야기 콜롬비아 런드리 런드리 콜롬비아 콜롬비아 친구 원산지 콜롬비아 안동김씨 에메랄드

2023-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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