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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10여명 채비

조 바이든 대통령이 고령(79세) 탓에 2024년 대선에 불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백악관 측과 다른 잠재적 대선주자 사이에 치열한 눈치작전이 벌어지고 있다.   월스트릿저널이 카멜라 해리스 부통령의 말을 인용해 “부통령과 대통령이 재선 출마에 대해 논의한 적이 없다”고 보도하자, 백악관 측은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에 반드시 '출마할 계획을 지니고 있다(is planning to run for reelection)'”고 발끈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그동안 대선출마 ‘예상(expectation )’과 대선 출마의 ‘충분한 의도(full intention )’가 있다는 식으로 표현했으나, 이번에는 사뭇 다른 강도로 발언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가까운 대선 잠재 주지사들은 대통령에 대한 심기 경호에 매진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예비경선에서 맞섰던 엘리자베스 워런 연방상원의원(민주, 매사츄세츠)은 “그는 출마할 것이다(He’s running),나는 그를 지지하고 재선을 위해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 쿠퍼 노스 캐롤라이나 주지사(민주)도 “나는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을 노릴 것이라고 충분히 예상한다(I fully expect him to seek reelection). 나는 그를 지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대선주자들은 대선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나는 출마하지 않을 것(I’m not running)”이라고 답하거나 “나는 출마할 계획(I plan to)”이라고 말한다.   첫번째 답변은 ‘현재 이 순간에는 출마 의지가 없지만, 나중에도 계속 이같은 의지를 유지한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결국 현재 상태의 민주당 대선 잠재주자들은, ‘상황에 따라서 얼마든지 대선출마가 가능하다’는 답변을 내놓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여론 동향도 잠재 주자들의 기대를 키우고 있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이 40%를 밑돌고 있다.   공영방송 NPR과 PBS의 공동 여론조사에 의하면, 민주당 지지자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로 대선 출마할 경우와 다른 후보가 나설 경우를 대비해, 어떤 경우가 당선 확률이 높을지에 대해 41%대41%로 의견이 갈렸다.     적어도 민주당 유권자의 절반은 바이든 대통령 재선 출마에 대해 회의적인 판단을 하는 것이다.   중도층의 경우에는 36%대44%로, 다른 후보의 출마를 선호했다. 이러한 가운데 민주당에서는 최소한 10명 이상의 잠재적 후보가 출마를 위해 캠프를 계획하고 있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해리스 부통령이다.     민주당에서 부통령이 최근 출마한 경우는 1984년(월터 먼데일), 2000년(앨 고어), 2020년(바이든)으로, 성공확률은 1/3이었다.   피트 부티지지 연방교통부 장관도 지난 대선에 이어 이번에도 다크호스로 부상하고 있다.   워런 의원도 유력주자 중의 한명이지만, 2024년 선거일에 83세에 도달해 고령 후보라는 딱지를 떼기 어렵다.     에이미 클로부처르 연방상원의원(미네소타), 로이 쿠퍼 노스 캐롤라이나 주지사, 코리 부커 연방상원의원(뉴저지),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미치 로드리우 전 뉴올리언즈 시장, 스테이시 에이브리험 전 조자이주 의원,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연방하원의원, 지나 라이몬도 연방상무부 장관, 필 머피 뉴저지 주지사, J.B. 프리처 일리노이 주지사, 그체천 위트머 미시간 주지사, 앤디 베쉬어 켄터키 주지사, 그리고 미셀 오바마 전 영부인도 언제든지 캠프를 열 의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옥채 기자 kimokchae04@gmail.com민주당 채비 민주당 후보 민주당 대선 민주당 지지자들

2021-12-20

[이 아침에] 우리 삶의 두 가지 설거지

오랜만에 비가 내렸다. 하늘에서 쏟아지는 빗방울은 가뭄과 산불로 속절 없이 타들어 가던 마른 땅에 잠시나마 해갈의 기쁨을 안겼다. 남가주에 내린 비는 땅만 축이지 않았다. 팬더믹 여파로 잔뜩 긴장한 채 버티느라 강퍅해진 우리의 마음도 촉촉하게 적셨다.     온종일 추적추적 내리는 가을비에 마음이 괜스레 울적해지면서 오래된 기억이 떠올랐다. 잿빛 구름으로 덮인 하늘에 제비가 낮게 날고, 꿉꿉해진 땅에 흙냄새가 스멀스멀 올라올 때면 집마다 장독대 닫는 소리가 들렸다. 마당에 널어 놓은 빨래며 옥상에 말리던 고추를 거둬들이는 손길도 분주히 움직였다.     비가 오려고 하거나 올 때, 비에 맞으면 안 되는 물건을 치우거나 덮는 일을 비설거지 혹은 그냥 설거지라고 부른다. 일반적으로 설거지는 먹고 난 그릇을 씻어 정리하는 일을 말한다. 또, 어떤 일을 치른 다음에 하는 뒤처리도 설거지라고 한다. 때로는 잘 드러나지 않기에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뒤치다꺼리를 설거지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처럼 설거지는 나중에 하는 설거지와 미리 하는 설거지가 있다. 일이 끝난 후에 하는 정리와 마무리가 나중에 하는 설거지라면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비해서 치우거나 덮는 일은 미리 하는 설거지다.     세상에는 나중에 하는 설거지도 많지만 미리 해야 하는 설거지도 꽤 있다. 여름 내 입었던 가벼운 옷을 집어넣고, 두툼한 옷을 꺼내는 겨울 채비도 미리 하는 설거지다. 앞길을 가로막는 어려움을 하나하나 치우며 가는 노력도 미리 하는 설거지다. 어떤 일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이것도 미리 하는 설거지다.     연말이 되면 한 해를 보내면서 이런저런 이유로 못다 한 일을 마무리하고, 어수선산란했던 것들을 정리하는 설거지를 한다. 주소록에 적힌 사람들의 이름을 넣고 빼면서 관계의 설거지를 하기도 한다. 그동안 오해로 서운했던 기분은 풀고, 미안한 마음은 사과와 용서로 정리하는 것은 감정의 설거지다. 한 해 동안 앞뒤 가리지 않고 쏟아부었던 말을 어느 정도 쓸어 담는 것은 언어의 설거지다. 새로운 기대와 함께 열심히 살아보겠다는 다짐과 빈틈없는 자세로 새해를 맞으며 미리 하는 설거지도 한다.     인생에는 두 가지 설거지가 모두 필요하다. 인생을 잘 정리하는 뒷설거지도 있어야 하지만, 삶의 마무리를 잘 준비하기 위해서는 미리 하는 설거지도 중요하다. 인생을 정리하는 이 두 설거지에는 차이가 있다. 세상에서는 뒷설거지나 미리 하는 설거지가 모두 내 몫이지만 인생의 설거지는 그렇지 않다. 미리 하는 설거지는 내가 할 수 있지만 나중에 하는 뒷설거지는 누군가가 나 대신 해줘야 한다.     다른 사람이 내 인생을 정리할 때 하기 싫은 설거지 억지로 하지 않도록 미리 하는 설거지를 통해 인생이라는 그릇을 어느 정도 깨끗하게 치워야 할 때다. 욕심, 교만, 시기, 미움, 속상함, 억울함의 흔적이 덕지덕지 묻은 그릇의 설거지를 누구에게 맡길 것인가? 다른 사람의 마음에 낸 생채기는 누가 아물게 할 것인가?   비가 내리기 전 덮을 것은 덮고 치울 것은 치우는 비설거지를 하듯, 인생이 저물기 전 미리 하는 설거지를 통해 뒷설거지하는 이가 민망해하지 않도록 정리할 것은 정리하며 살아야 한다는 교훈을 가을비를 통해 배웠다.   이창민 / 목사·LA연합감리교회이 아침에 설거지 욕심 교만 겨울 채비 잿빛 구름

2021-10-31

얼, 뉴욕·뉴저지 피해갔다…폭풍 주의보도 일찌감치 해제

허리케인 ‘얼’이 큰 피해없이 뉴욕 일원을 통과하자 시민들은 안도하는 모습이다. 1급 허리케인으로 약화된 얼은 3일 오전 뉴저지주 남부 해상으로 접근, 이날 밤 롱아일랜드 만톡 동부 해안에서 약 200마일 떨어진 해상을 통과했다. 얼은 예상보다 세력이 빠르게 약화됐으며 이동 속도도 지난 달 30일 시속 15마일에서 23마일로 향상돼 북동부 해상을 빠르게 지나고 있다. 이 때문에 뉴저지주 애틀랜틱시티 등 일부 지역이 침수되기는 했지만 큰 피해는 없었다. 뉴저지주와 뉴욕시, 롱아일랜드 나소카운티에 내렸던 열대성 폭풍 주의보와 경보도 이날 오후 5시쯤 해제됐다. 뉴욕시와 나소·서폭 카운티 등 피해 예상지역 정부들은 허리케인 주의보를 내리고 공무원들이 비상 근무에 들어가기도 했다. 서폭카운티는 그러나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모든 해변과 캠프장을 4일 오전까지 폐쇄했다. 스태튼아일랜드에 사는 최윤희씨는 “강풍과 함께 폭우가 내린다고 해, 하수구를 치우고 지붕을 살폈는데 비도 많이 오지 않았다”며 “예상과 달리 별다른 피해가 없어 다행이다”고 말했다. 얼은 3일 자정쯤 열대성 폭풍으로 약화돼 메인주 동쪽 해상을 지나 4일 오후에는 캐나다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허리케인이 지나간 뉴욕 일원은 4일 오전부터 노동절인 6일까지 맑은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은무 기자 emchoi@koreadaily.com

2010-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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