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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에] 도둑

집에 도둑이 들었다. 연말이면 도둑이 기승을 부린다는 소리를 심심찮게 듣긴 했지만 아쉬운 한 해를 부정적으로 끝맺으려나 보다. 강산이 세 번 바뀔 시간을 같은 집에서 살았어도 도둑이 든 적은 한 번도 없었기에 현관문을 열어두는 등 무방비 상태로 지내 온 나였다.     무뢰한 도둑들은 벌집 쑤셔 놓듯, 가지런하던 집 안의 질서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서랍 속의 옷이란 옷은 물론, 가구들도 전쟁 포로 다루듯 방 가운데에 마구잡이로 내던져 팽개쳐 놓았다. 반듯하게 걸려있던 커다란 안방 액자는 중심을 잃고 한쪽 모퉁이에 삐딱하게 걸쳐져 반쯤은 공중에 뜬 채로 간절히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다. 남편과의 하룻밤 외박에 대한 벌이라도 받는 듯, 온 집 안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고요한 침묵 속에서 온아하게 흐르던 집안 고유의 질서와 평안은, 삽시간에 침범당한 채 상처받고 찢어지며 온몸이 난도질당했다. 난장판이 된 집 안을 돌아보며, 보금자리를 허가 없이 침범한 도둑을 향한 증오와 혐오는 한동안 나의 혼을 들끓게 했다.   한참 후에 달려온 경찰은 뒷마당에 설치된 CCTV를 돌려보았다. 마스크와 모자를 덮어쓴 세 명의 도둑들이 집 뒤쪽 유리창을 깨고 침범해 삼십 분 뒤 집을 떠나는 영상이 CCTV에 고스란히 녹화되어 있었다. 나는 전날 얼마 되지는 않지만 집안의 모든 현금을 들고 집을 나섰었다. 돈을 찾아내려는 도둑들의 삼십 분에 걸친 필사적인 테러는, 골드러시 시대 금광을 찾으려 혈안이 됐던 광부들처럼 숨 막히는 시간으로 이어졌으리라.     그나마 다행인 것은 침입한 도둑이 초보인 것 같았다는 점이다. 내 재산 목록 1호인 제일 값나가는 손목시계를 무시하듯 카펫 바닥에 떨어뜨리고 간 것을 시작으로, 남편이 고이 숨겨놓은 현금도 그대로 두었기 때문이다. 아들의 몇 푼 안 되는 때 묻은 동전통과 진짜 같았던 내 가짜 보석상자를 통째로 들고 나갔을 만큼 그들은 어설펐다. 진짜와 가짜를 구별 못 한 도둑이 어리석고, 찾지 못하는 것을 찾으려고 온 집을 쑥대밭으로 망가뜨리며 힘을 쏟아부은 것이 오히려 불쌍해 보였다.   생각해 보니, 도둑은 집 안의 물건을 훔치는 짓뿐만 아니라 삶의 도처에도 존재하는 것 같다. 도난당할 수 있는 것이 어찌 물건뿐일까. 삶에서도 진짜와 가짜를 구별 못 해, 진실한 자기 생의 가치관이나 목표를 도둑맞고, 물질적인 것만을 찾아 헤매는 안타까운 영혼이 얼마나 많은가. 또 자신의 고유하고 아름다운 영혼을 도난당한 채, 남과 비교하며 자신의 고귀한 가치를 하찮게 여겨 불행해지는 혼들은 또 얼마나 많을까.   문득 어수룩한 도둑을 통해 내 삶을 다시 들여다보게 본다. 이제껏 혹시 물질보다 더욱 소중한,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도둑맞고도 어리석은 나머지 그것조차 모르며 살아온 것은 아닌지…. 속담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고 했던가. 이제부터 영혼을 도둑맞지 않도록 순간순간을 단속하며 살아가리라 마음을 다짐한다. 김영애 / 수필가이 아침에 가짜 보석상자 집안 고유 한쪽 모퉁이

2023-12-28

[우리말 바루기] ‘허락’ ‘승낙’ 표기

예비부부가 청첩장을 들고 찾아왔다. 그들이 결혼하게 되기까지는 순탄치 않은 과정을 거쳤다고 한다. 특히 얼마 전까지 직장을 구하지 못해 집안의 반대가 만만찮았다고 한다. “양쪽 집안의 허락을 받는 게 쉽지 않았다” “여자친구가 결혼을 수락하기까지 마음고생이 많았다” “부모님의 승낙이 떨어지자마자 신기하게도 일이 술술 풀려 취업에도 성공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이처럼 요구를 받아들여 청하는 일을 하도록 들어주는 것을 가리켜 ‘허락’ ‘수락’ 또는 ‘승낙’이라고 한다. 자주 사용하는 단어이지만 이들을 막상 적으려고 하면 ‘락’으로 해야 할지, ‘낙’으로 해야 할지 헷갈린다.   ‘諾(대답할 낙)’은 ‘허락(許諾), 수락(受諾), 쾌락(快諾, 남의 부탁 등을 기꺼이 들어줌)’ 등에서는 ‘락’으로 적는다. 반면에 ‘승낙(承諾), 감낙(甘諾, 부탁이나 요구 등을 달갑게 승낙함), 감낙(感諾, 감동해 승낙함) ’등에서는 ‘낙’으로 적어야 한다.   같은 한자어를 ‘락’과 ‘낙’으로 달리 쓰는 이유는 무엇일까? 맞춤법에는 한자어에서 본음으로도 나고 속음으로도 나는 것은 각각 그 소리에 따라 적는다는 규정이 있다. ‘속음(俗音)’은 한자의 음을 읽을 때 본음과는 달리 일부 단어에서 사회적으로 굳어져 쓰이는 음을 일컫는다.   즉 본음은 ‘허낙, 수낙, 쾌낙’이지만 사람들이 발음하기 편한 ‘허락, 수락, 쾌락’을 계속 쓰면서 속음이 표준어로 굳어진 것이다. ‘승낙, 감낙’은 ‘락’이 아닌 ‘낙’으로 발음되므로 본음을 따라 ‘승낙, 감낙’으로 표기한다.우리말 바루기 허락 승낙 허락 수락 양쪽 집안 일부 단어

2023-07-26

[열린마당] 위정자는 뜻을 백성에게

세상이 발전할수록 인간관계는 왜 극과 극으로 달리는 있을까. 요즘 세상은 싸움 투성이다. 너나 할 것 없이 서로 이기려고 다툰다. 말로 안 되면 무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인류의 평화를 위해 옳고 그름을 가리고 싸우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그렇지 못한 것이 문제다.   어떤 문제가 생기면 여러 사람이 논하고 올바른 해법을 찾아야 하지만  무조건 자기말, 자기편이 옳다고 주장하며 이기려는 데서 문제가 발생한다. 상대편을 제압하기 위해 싸움도 불사한다.     선천적으로 말 잘하고 투쟁력이 있는 사람이 있다. 나는 중학교 시절 웅변을 잘하는 친구들을 보면 참 부러웠다. 내가 억울한 일을 당했을때  말 잘하고 투쟁력이 있는 믿음직한 친구가  내 편을 들어주면  마음이 후련했고 기분이 좋았다.     송강 정철 선생은 1536년에 태어나 9세 때 을사사화로 집안이 풍비박산 났다. 그는 많은 고초를 겪으면서 정치가 잘못되면 백성들의 억울한 희생이 따른다는 것을 체험했다. 이후 관직에 오른 그는 위정자는 뜻을 백성에게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노예해방을 이끈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은 게티즈버그 연설에서 “민주주의는 국민에 의한,국민을 위한 정부”라고 하였다.     정치인은 국민의 대변자다. 국민이 선출했기에 당연히 국민을 대변해야 한다. 아울러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는 남보다 앞장서 싸워야 한다. 정치인이라면 정의를 위하여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국익을 위한 일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세상은 온통 싸움판이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이 아직도 지속하고 있다. 언제 어디서 또 전쟁이 벌어질지 모르는 일이다. 그런가 하면 지구촌은 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 지진과 홍수 등 천재지변, 기근, 전염병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국가별로도 늘어나는 각종 범죄와 싸우고 있다.     한국의 정치권도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국익을 위해 잘잘못을 따지는 싸움이 아닌 듯하다. 싸움의 목적이 무엇이고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군대가 작전계획을 잘 세워야 전투에서 승리할 수 있는 것처럼  정치권도 국익을 위한 작전계획을 잘 세워야 할 것 아닌가. 서로 소모적인 싸움만 하면 국민에게 외면당할 것이다.   인간의 능력만으로는 좋은 세상을 만드는 일이 역부족인가 싶다. 창조주가 인간에게 입을 주신 것은 좋은 말만 하라는 의도다.     한국의 정치인들도 탐욕을 버리고, 쓸데없는 것 가지고 싸움하지 말고, 오로지 국민을 잘살게 하기 위한 일로만 싸움을 하면 어떨까. 백인호 / 송강문화선양회 미주회장열린마당 위정자 백성 우크라이나 전쟁 을사사화로 집안 에이브러햄 링컨

2023-04-20

타운 아파트서 '끓는물 테러'…집안에 숨어든 무장 괴한

LA한인타운의 한 아파트에 사는 커플이 집에 숨어든 괴한으로부터 끓는물 테러를 당했다.     ABC7 뉴스는 지난 5일 피해자 니콜 루카스와 남자친구 데이비스 사베이가 끔찍한 일을 당했다고 10일 보도했다.   이날 이들은 외출해서 생일파티를 마친 뒤 집에 돌아왔는데 문을 여는 순간 집안에 숨어 있던 괴한으로부터 뜨거운 물 공격을 당했다. 루카스는 얼굴과 목, 가슴 부위에 2~3도 화상을 입었다.   루카스는 “이후 남자친구가 집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괴한은 흉기를 들고 위협했고 달아났다”며 “집안은 샅샅이 뒤져진 상태로 엉망이었다”고 전했다.   이후 LA경찰국(LAPD)은 이 사건의 용의자로 곤살로 마르티네스를 흉기 폭행과 강도 혐의로 체포했고 그는 현재 보석금 13만 달러가 책정된 상태로 수감돼 있다.   마르티네스가 어떻게 이들이 사는 아파트에 침입했는지 등 정확한 사건 경위는 밝혀지지 않았다.   한편 피해를 당한 루카스 커플은 정신적 충격으로 인해 LA를 떠나 샌디에이고로 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사건 이후 병원비, 변호사 비용 등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며 고펀드미(gofundme.com)에 ‘Help Nicole recover in a safe environment’를 개설했다. 김예진 기자아파트 타운 타운 아파트 무장 괴한 순간 집안

2023-01-10

[독자 마당] 여름이 남긴 애증

메인 주의 사우스브리스톨, 쪽빛 하늘엔 흰 구름이 한가하고 푸른 바다엔 하얀 돛단배가 있던 한폭의 그림 같던 피안의 언덕은 어디로 숨었는가?   야누스의 두 얼굴, 이곳 메인은 온화함은 사라지고 무서운 얼굴로 성내고 있다. 높푸른 하늘, 온화한 태양은 어디로 갔는지….   온통 우울한 잿빛 하늘에 간헐적으로 찬비 뿌리고 잔잔했던 바다는 악어처럼 커다란 입을 벌리고 금방이라도 모든 것을 삼킬 듯 달려들고 있다. 관광객이 떠난 빈 도시엔 인자한 미소, 따뜻한 얼굴도 찾아볼 수 없다. 텅 빈 고독만 찌푸린 하늘 아래 우울증 환자처럼 스산한 바람과 동무하고 몰려다니고 있다.   내가 만일 이곳에서 홀로 겨울을 지낸다면 얼마나 힘겨운 고통일까 생각해본다. 언제나 가족이 기다리는 LA로 갈 수 있다는 희망은 나를 들뜨게 한다. 창밖은 겨울을 재촉하는 차가운 빗줄기가 또 한차례 세찬 바람을 타고 창문을 두드리고 있다. 오 헨리의 마지막 잎새들이 비바람에 하나둘씩 힘없이 떨어지는데 집안 벽난로에선 주홍의 불길이 호젓한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주고 있다.     난로 위 주전자에서는 물 끓는 소리가 금속음과 어울려 기분 좋은 소리를 내고 있다. 조금 있으면 향기로운 한잔의 커피를 마실 수 있다는 즐거움이 비바람에 찢긴 마음을 달래준다. 가을을 떠나보내는 자연의 질서란 얼마나 엄숙한 것일까? 계절이 바뀔 때마다 느끼는 감정이지만 유독 이 가을이 더 힘든 것은 세월이 속절없이 흘러가기 때문이리라. 이 비 지나가 버리면 총총걸음으로 겨울은 달려 올 테고, 또 한해가 옛이야기 속으로 잠들고. 계절이 떠나가도 세월은 언제나 말이 없다.         *야뉴스는 로마 신화에 나오는 문지기로 앞뒤를 볼 수 있는 두 개의 얼굴과 네개의 눈을 가진 신.  이산하·노워크독자 마당 여름 애증 잿빛 하늘 집안 벽난로 얼굴 이곳

2022-11-08

[우리말 바루기] ‘두루치기’는 팔방미인

고기에 채소와 양념을 버무려 볶아낸 ‘두루치기’는 반찬이 부족해도 밥상을 풍성하게 해주는 음식이다. 대개 식탁 위의 ‘두루치기’만 떠올리지만 의외의 뜻이 있다. 음식뿐 아니라 사람을 나타내는 말로도 쓰인다.   “그는 회사 일, 운동, 집안 살림 등 못하는 것 없는 두루치기다” 등에서와 같이 여러 방면에 능통한 사람을 가리켜 ‘두루치기’라 한다. ‘팔방미인’과 의미가 일맥상통해 바꿔 써도 무방하다. ‘두루치기’ 외에도 사람을 나타내는 다양한 순우리말 표현이 있다. 잘 쓰지 않아 생소하지만, 단어와 뜻이 재미난 표현이 많다.   송기숙 작가의 ‘녹두 장군’을 보면 “강쇠는 여태까지 동네 사람들뿐만 아니라 자기 아내한테도 무슨 일이나 가르친사위로 그저 시키는 대로만 고분고분했었으나, 이번에는 그것이 아니었다”는 대목이 나온다. ‘가르친사위’가 무슨 뜻인지 단어만 봐서는 짐작하기 어렵다. ‘가르친사위’는 창조성이 없이 무엇이든지 남이 가르치는 대로만 하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다.   “그와 같은 슬기주머니에게 이만 일을 처리할 꾀가 없을 리 없었다”와 같은 표현에서 볼 수 있는 ‘슬기주머니’는 그 모양으로 의미를 추측할 수 있다. 남다른 재능을 지닌 사람을 비유적으로 ‘슬기주머니’라 부른다.우리말 바루기 두루치기 팔방미인 순우리말 표현 운동 집안 녹두 장군

2022-10-03

[독자 마당] 가까이 있는 코로나

코로나19팬데믹으로 여행도 자주 못 다니고 답답한 나날을 보낼 때가 많다. 그래도 신앙의 힘으로 하나님께 기도하면서 하루하루를 잘 견디며 지낼 수가 있다.     아들이 일 년 만에 하와이에서 돌아왔다. 딸은 동생이 보고 싶다며 온 가족을 이끌고 북가주에서 내려왔다. 아들은 어머니 혼자 고생이 많았다며 집안 대청소는 물론 집 내부를 하얀색 페인트로 깨끗하게 칠했다.     그동안 집 안 청소를자주 못 했는데 새집에 이사 온 것처럼 집안이 훤해졌다.     집안이 깨끗이 정돈되니 기분이 아주 상쾌해졌다. 아들에게 고마운 생각이 들어 아들과 딸 가족과 함께 여행을 가기로 했다. 3박 4일로 일정의 북가주 여행을 가기로 했다. 요세미티와 샌프란시스코 솔뱅 등 여러 곳을 관광했다.     예전에 두루 여행한 곳이지만 가족과 함께 기분 전환으로 잘 다녀왔다. 건강한 사람에게 여행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다.     여행이라는 학교에서 인생 공부를 하게 되면 우리의 삶은 더 윤택하고 풍요롭게 된다     사람들은 코로나로 죽느니 사느니 해도 자연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그대로 잘 보존되어 인간에게 경이로움을 주었다.     나는 여행 내내 꼭 마스크를 착용했다. 날씨가 더워 고역이었지만 버스 안에서도 호텔에서도 식당에서도 빠짐없이 마스크를 하고 다녔다. 아직도 코로나19 변이가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에 조심하는 것이 상책일 것 같아 꼭 마스크를 하고 다녔다.     딸네 가족도 마스크를 꼭 하고 다녔는데 아들은 마스크를 썼다 벗었다 해서 주의를 주기도 했다.       관광을 잘 마치고 집에 돌아온 후 아들이 아프기 시작했다. 기침을 하고 가래를 뱉고 목이 아프다며 감기약을 먹었다. 그런데도 별 차도가 없었다. 혹시 코로나에 걸렸나 검사를 해 보니 양성이 나왔다.  나와 딸 가족도 모두 검사를 했지만 다행히 음성이 나왔다. 나와 딸 부부는 백신을 4번 맞았고 손주들도 모두 백신을 맞았다. 아들도 백신을 3번 맞았지만 감염이 됐다.       집에서 확진자가 생겼으니 난감했다. 우선 병원에 가서 항생제를 받아와 먹고 치료 중인데 한집안에서 살아야 하니 여간 조심스럽지가 않았다. 밥은 따로 먹어야 했고 아들이 사용한 그릇은 일일이 끓여서 소독해야 했고….   나에게는 코로나가 아주 멀리 있는 줄 알았는데 옆에 있는 아들이 걸리고 보니 정말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새삼 든다. 코로나는 멀리 있는 전염병이 아니고 바로 내 옆에 있다는 것을 명심하게 되었다. 김수영독자 마당 코로나 딸네 가족 집안 대청소 모두 백신

2022-07-27

[부동산 가이드] 시니어와 다운사이징

95세 어머니와 오랜 세월을 같은 집에서 모시고 살던 고객이 집을 팔기 위해 연락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대부분 노인은 더 작은 공간으로 이사하는 것을 고려하게 된다.     50세 이상 은퇴자의 약 51%가 더 작은 집으로 이사를 원했지만 64%는 현재 사는 집에 머물 계획이라 한다.     집에 머물거나 이사를 선택하든지, 주거는 우리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중요한 주제다. 크기를 줄이고 정리하면 움직이지 않아도 삶이 더 쉽고 안전해질 수 있다. 특히 한 곳에서 오래 살았다면 스트레스를 받고 감정적일 수 있다. 시니어들이 다운사이징을 선호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는 비용 절감을 위해서다. 대부분의 은퇴자는 수입이 제한적이거나 고정되어 있지만, 의료비, 집수리, 여행 등 예측하기 어려운 부수적인 비용이 여전히 있다. 더 작고 저렴한 공간으로 이사해 월 지출을 줄이면 모기지 지불, 주택 보험 및 재산세를 절약할 수 있다. 또한 유틸리티 및 수리 비용도 낮아진다.     두 번째는 생활 방식을 단순화하기 위해서다. 적게 가질수록 유지해야 하는 것들이 줄어든다. 손자들은 수영장과 넓은 잔디밭을 좋아할지 모르지만, 나이가 들면서 돌봐야 할 것이 많으면 힘들다.   세 번째 계단, 다층 구조, 오래된 욕실, 긴 차도 및 보도 같은 집안 구조물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더욱 위험해진다. 접근 및 모든 것을 찾기 쉬운 1층 공간으로 이동하면 생활 동선이 편리해질 수 있다.   네 번째, 나이가 들면서 도와줄 수 있는 자녀, 손주, 기타 친척들과 더 가까워지기 위해 이사하기도 한다.     특히 만성 질환이 있거나 진료를 자주 받아야 하는 노인은 의사 또는 성인 데이케어 근처로 이사해야 할 수도 있다. 또는 특정 의료장비를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노인의 25%가 따뜻한 지역으로 이사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시니어가 되면 날씨 좋고 따뜻한 지역을 선호한다.     노인 경우 이사할 장소와 시기를 결정하는 것이 복잡할 수 있다. 이사하기 전 ▶사용하지 않는 방 ▶향후 거주 기간 ▶가든 관리 ▶외로움 ▶주택관리 및 수리 등에 대해 스스로 점검하고 주택 축소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다운사이징을 결정했다면 잃는 것이 아니라 얻는 것을 생각해보자. 변화의 과정은 항상 어렵고 힘이 든다. 하지만 변화로 우리 삶이 어떻게 개선될지 생각해 보자.     청소하거나, 일하거나, 물건을 찾는 대신 일상과 가족을 즐기기 위해 필요한 모든 추가 시간을 생각해 보자.     다운사이징으로 새로운 이웃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제한된 날들을 효과적으로 쓸 수 있다면 그만큼 노년의 삶이 더욱 풍부해질 수 있을 것 같다.     ▶문의: (714)469-0049 좌쉬아 김 / 뉴스타부동산 가든그로브 명예부사장부동산 가이드 다운사이징 시니어 의료비 집수리 수리 비용 집안 구조물

2022-06-29

[글마당] 돌기 전에

“며칠 전에 바꾼 침대보를 또 갈아. 빨래를 너무 자주 하는 것 아니야?”   부지런 떨며 이일 저일 하는 나에게 남편이 물었다.   “머리가 또 돌기 전에 해 놓지 않으면 안 돼.”   며칠 전부터 이석증이 오려고 어찔하다. 눈을 감으면 파도가 내 이마를 향해 밀려오거나 뿌연 물체가 좌우로 왔다 갔다 한다. 스트레스받는 일도 없는데. 면역이 떨어졌나? 1989년 12월 말에 이석증이 처음 왔다. 몹시 추운 날이었다. 병원에서 아이를 낳고 집에 돌아오니 집안이 냉골이었다. 생활고로 밀린 청구서는 쌓였고 냉장고는 텅텅 비었다. 산후조리는 나와는 상관없는 먼 동네 이야기였다.     갑자기 머리기 핑 돌았다. 천장과 바닥이 파도치듯 위아래로 널뛰었다. 누군가가 나를 세탁기에 넣고 마구 돌리는 듯했다. 남편을 향해 두 손을 쳐들고 살려달라고 소리 지르며 발버둥 쳤다. 세탁기가 속도를 올린 듯 머리가 더 빨리 돌았다. 나는 토하고 설사했다. 아이는 울고 남편은 당황해 어찌할 바를 몰라 안절부절했다. 앰뷸런스를 부르고 싶었지만 아이 분유 살 돈도 없었다. 병원 빌을 받고 또 도느니 차라리 죽자. 죽기 아니면 살기로 버텼다.   그 이후로도 으스스 추운 날, 스트레스받으면 이석증은 도진다. 멀미약(meclizine)을 먹고 자다가 깨어나면 마치 폭풍우가 지나가고 난 후 청명한 하늘이 ‘놀랬었지?’ 하고 약 올리는 듯 어안이 벙벙하다. 지금은 요령이 생겨 이석증 전조증상을 눈치챌 수 있다. 하던 일을 멈추고 돌기 전에 약을 먹는다.     자면서 좌우로 빨리 뒤척이면 어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벌떡 일어나도, 차를 타고 발밑을 내려다봐도 어찔하다. 운전을 포기한 지 오래됐다. 스트레스받지 않게 평정심을 유지해야 한다.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는 어지럼증 때문에 정신이 말짱할 때 미리미리 할 일을 해 놓는다. 내야 할 빌도 내고, 김치도 담그고 집안 정리도 바로바로 한다. 아파도 깨끗하게 정리 정돈된 집안에서 누워있고 싶어서다. 그런데 문제는 말짱할 때 머리를 이리저리 흔들며 일을 빨리하려다가 돌 때가 있다.     “나 건드리지 마. 머리가 돌려고 해.”   나의 서늘한 한마디에 집안 식구들은 나를 건드리지 않는다. 그러나 지인들에게 휘둘릴 때가 있다. 나는 무조건 모르쇠로 일관한다. 대꾸하며 끼어들었다가는 머리가 돌기 때문이다.     이석증이 무척이나 괴로운 증상이지만, 죽을 날짜 받아 놓은 심정으로, 정신 말짱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듯 나는 빡세게 산다. 언제 올지 모르는 이석증을 대비하며 살다 보니 치열하게 일하는 습관이 생겼다. 이왕 생긴 이석증을 몸의 일부로 껴 앉고 살며 좋은 쪽으로 이용하면 나쁜 것이 굳이 나쁘지만은 않다. 이수임 / 화가·맨해튼글마당 돌기 이석증 전조증상 집안 식구들 집안 정리

2022-03-25

전기·수도·냉난방 시스템 꼼꼼히 확인

균열·굴뚝·패널 등 체크 인스펙터·전문 업체와 협업 옷장 규모·이웃 소음 따져야   ‘드림 하우스’란 말을 가장 많이 쓰는 사람은 첫 주택 구매자일 것이다. 그리고 새로 산 집에서 어느 순간 “대체 내가 뭘 산 거지?”라고 가장 많이 후회하는 이들도 첫 주택 구매자일 것이다.   워싱턴 DC ‘캐탈리스트 그룹’의 크레이그 맥콜 에이전트는 “부동산 초보는 디테일을 놓치면서 고장 난 부분이나 노후한 시스템을 생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집을 사고 뒤늦게 발견하면 재정적인 부담은 물론, 감정적으로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값비싼 대가를 치를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하기 위해 첫 주택 구매자가 간과하기 쉬운 6가지 집의 문제점을 소개한다.   ▶전기, 배관 그리고 HVAC   맥콜 에이전트에 따르면 전기, 배관과 냉·난방(HVAC) 시스템을 잘 살펴보지 않는 실수가 가장 자주 일어나 나중에 문제를 일으킨다.   그는 “이전에 단 한 번도 전기, 배관, HVAC 문제로 직접 책임을 져보지 않은 첫 주택 구매자들이 집을 알아보면서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들은 이전까지 렌트로 살면서 온수가 안 나오거나, 스위치가 고장 나면 집주인에게 말하면 모두 해결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해결책은 간단하다. 전기, 배관 등의 문제는 일반적인 오픈하우스 과정에서는 찾기 힘들다. 약간의 관심과 주의가 필요한데 첫걸음은 벽에 패널이 있다면 열어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전기 패널이면 설치된 서킷 브레이커가 새로운 것인지, 낡았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맥콜 에이전트는 “간단한 패널 업그레이드라면 2000달러 선으로 가능하지만 만약 집안 전기 배선 전체의 문제가 심각하다면 1만~2만 달러의 추가 비용이 들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계약을 위한 인스펙션 등의 과정에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다양한 시스템의 현재 상태와 남은 수명 등을 파악하는 것도 기본이다.   ▶작은 균열과 구조적 결함   맥콜 에이전트는 “지하실의 기둥이 기울었다면 여느 바이어라도 크게 문제로 삼겠지만, 곳곳의 작은 균열 정도는 대부분 간과된다”며 “특히 파운데이션의 균열을 하나라도 놓치면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균열 건별로 평균 2000달러의 보수비용이 들 수 있다”고 말했다.   예방법은 경험 많은 인스펙터의 전문적인 도움을 받는 것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바이어 본인도 현장에 참여해서 인스펙터의 의견을 듣고 궁금한 점은 질문하는 것이다. 또한 바이어도 공부해서 현장에서 후미진 공간이나 다른 찾아내기 힘든 부분에 대해서도 면밀히 점검해 달라고 요구해야 한다.   특히 전문가들은 굴뚝이 있는 집인 경우 반드시 굴뚝 청소 전문 업체를 통해 내부가 어떤지 점검하는 것이 주택 구매 협상 과정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큰 문제를 숨긴 디테일   어떤 경우는 작은 것들이 큰 문제를 불러오기도 한다. LA에 위치한 ‘아이디얼 프로퍼티스’의 마리아 드메 브로커는 “한 첫 주택 구매자가 있었는데 계약한 집의 모든 스위치가 구부러져 있고, 욕조의 수도꼭지 등이 중앙에 위치하지 않은 점을 미리 파악하지 못했다”며 “미리 알았다면 ‘과연 벽 뒤에서 어떤 일이 벌어져서 저런 걸까?’라고 합리적인 의심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겉보기엔 큰 문제가 안 돼 보이지만 이런 경우 벽 속에서 전기 관련 문제 등이 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런 곤란을 피하려면 해법은 천천히 자세히 살펴보라는 것이다.   드메 브로커는 “최근에 반드시 집을 사겠다는 강한 각오를 한 첫 주택 구매자와 이틀 만에 30채의 매물을 살펴본 적이 있다”며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이 집들을 훑어봤는데 이런 식이면 어떤 문제가 있는지 절대로 파악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집의 균열이나 구조적 문제점 등 큰 문제도 중요하지만, 집 안팎의 디테일에도 집중하면서 작은 단서가 큰 문제점을 가리키는 것은 아닌지 숙고해볼 필요가 있다.   ▶프라이버시 보호 부족   확 트인 오픈 플로어 플랜은 물론 매력적이다. 빛도 충분히 들어오고 환기도 잘 되고 집도 넓어 보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단점이 없는 건 아니다. 무조건 확 트여있기만 하면 프라이버시가 보장되지 않는다.   첫 주택 구매자들은 넓은 공간에 가장 후한 점수를 줄 것이다. 그러나     팬데믹 이후 다기능으로 바뀐 집의 성격을 종합하면 일도 하고, 공부도 하고, 운동도 해야 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무조건적인 개방감만 우선시할 수는 없게 됐다.   이럴 때는 반짝이는 인테리어 감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좋은 위치에 놓은 책장이나 관상식물 등은 영리하게 공간을 나누고 가족 간의 프라이버시를 보장해줄 수 있다. 집을 보면서 공간 활용에 관한 계획까지 세우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충분하지 않은 옷장   많은 첫 주택 구매자들은 자신들이 알아보는 집에 충분한 옷 보관 공간이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항상 빈 옷장(클로짓)은 채워졌을 때보다 더 넓어 보이는 착시 효과를 줘 나중에 곤란한 경우를 자주 만든다.   점검할 수 있는 방법은 현재 얼마나 큰 몇 개의 옷장을 쓰는지 확인하고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공간이 필요할지 예측해서 알아보는 것이다. 버지니아주 폴스 처치에 위치한 ‘케이스 아티텍츠 앤 리모델러스’의 앨리 만 수석 디자이너는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만, 옷장이 부족하다면 추가로 공간을 마련하는 비용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평균 24인치 깊이의 옷장 또는 기존의 옷장에 워크인 클로짓을 추가할 때 드는 비용은 2000~6000달러로 전기 시설, 바닥재, 주문형 선반 등에 따라 달라진다.   ▶이웃의 소음   바이어는 당연히 집을 고르면서 이웃집도 살펴보지만 흔하게 저지르는 실수는 눈으로만 확인하는 것이다. 이웃집의 외관이 우중충하거나 잔디를 잘 깎지 않는지 등만 보고 호불호를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시간을 들여 이웃에서 나는 소음의 종류와 정도를 파악하는 것은 보다 더 중요하다. 드메 브로커는 “대부분의 바이어가 낮에 집을 보고 판단하지만 이건 큰 그림을 보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만약 드림 하우스를 주말 낮에만 봤다면 주중에도 다양한 시간대에 가봐야 한다. 주중 낮에 생각지도 못한 소음이 있을 수도 있고 모두가 집에 있는 밤 시간대에 얼마나 조용한지도 파악해야 한다.     류정일 기자냉난방 시스템 주택 구매자들 전기 배관과 집안 전기

2022-03-02

[글마당] 버리고 비우고 채우고

살면서 딱 세 번 만난 여자가 있다. 남편 형 부인의 여동생이다. 첫 번째 만남에서     “집안에 가구가 없네.”   우리 집구석을 홱 둘러보고는 궁상스럽게 산다는 투로 내뱉었다.     세월이 한참 흐른 후 두 번째 만났다.     “아직도 그곳에서 살아요?”   변변한 가구 하나 없는 곳에서 구차스럽게 지금도 사냐는 투다. 처음 봤던 우리 집안 풍경이 얼마나 뇌리에 짙게 박혔으면 오랜만에 만나서 한다는 인사가. 아직도….   세 번째 만남은 비행기 타러 들어가는 통로에서다.     “저는 일등칸을 타서 이만 실례.”     그녀는 비행기 문턱을 넘자마자 왼쪽 일등석으로 꺾어져 사라졌다. 나는 서울 가는 긴 비행시간 수다라도 떨려고 했는데 아쉬워하며 오른쪽으로 꺾어졌다. 그녀와 더는 마주칠 일이 없다. 형님이 돌아가셨기 때문이다. 살면서 세 번 스친 인연이지만, 이따금 생각나면 쓴웃음이 나온다.     우리 집은 지금도 그 옛날 형님이 여동생과 함께 왔을 때와 다름없이 소파도 없이 횅하다. 나처럼 물건 사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까? 사재끼는 물건들이 쌓여 쓰레기통이 될 것이라는 상상만 해도 골이 지끈거려서다.     작년 10월 집안을 둘러보던 나는 갑자기 그나마 조금 있는 집안 물건을 몽땅 내다 버리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다. 미련 없이 버리자. 다 버려도 아쉬운 것이 없다. 일단 아파트 들어오는 문 안쪽을 따뜻한 병아리색으로 칠해 놓고 집 안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생활용품은 닦느라 시간과 에너지 낭비하지 말고 새것으로 탈바꿈하자.     나는 아이키아 물건을 무척 좋아한다. 색감과 디자인이 단순해서 좋다. 쓰다가 미련 없이 버릴 수 있을 정도로 가격 또한 착하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친구들도 찬양하는 회사다. 하지만 모처럼 버리고 사려고 했던 가구들이 가까운 아이키아 여섯 군데 전부 팔려서 없다. 나는 역시 쇼핑 팔자가 아닌가 보다. 석 달을 기다려도 원하는 물건이 들어오지 않았다. 포기하고 매장에 있는 것 중 몇 개를 사 왔다.     생활용품 일체를 바꾸려니 보통 일이 아니다. 사 들고 오면 빼 먹은 것이 있어 또 가고 오고를 반복한다. 침침한 눈 비벼가며 도면을 보고 조립하느라 애썼다. 헌 가구들은 나사를 풀어 해체해 정리해서 버리는 것 또한 간단치가 않다. 나이가 더 들면 이 짓도 못 하겠다는 생각에 고만 사자고 다짐하면서도 발길은 아이키아를 향한다. 왜 사람들이 쇼핑에 중독인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다.   눈이 올 것 같은 뉴욕을 떠나서 강 건너 뉴저지 파라무스에 있는 아이키아까지 원정 가느라 새해부터 부지런 떤다. 이수임 / 화가·맨해튼글마당 집안 물건 생활용품 일체 비행기 문턱

2022-01-14

"집안에 어른 계신 것은 기쁨 … 한인사회 향한 격려 감사"

  나상호 제31대 애틀랜타 한인노인회장이 취임했다. 나 회장은 일곱 번째 임기를 이어 나간다.   노인회는 지난 23일 총회 및 회장 이취임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노인회 회원들과 가족, 박윤주 애틀랜타총영사, 최병일 동남부한인회연합회장, 김백규 애틀랜타평화의소녀상 건립위원장, 김형률 민주평통 애틀랜타협의회장, 이홍기 애틀랜타한인회 차기 회장, 썬 박 애틀랜타조지아한인상공회의소 차기 회장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나 회장은 취임사에서 "총영사관과 한인 단체들 모두가 도와줘서 노인회가 잘 가고 있다"면서 "지난해 3월부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우리가 모이지 못했는데 이렇게 만나게 되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마스크를 꼭 착용하고 건강하자"면서 "회원들, 단체장들, 총영사관 모두 메리 크리스마스 보내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내년에도 건강하고 하고자 하는 일이 잘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노인회에 공경을 표하고 건강을 기원했다. 박윤주 총영사는 "공동체가 커질수록 여러 도전이 생기기 마련인데 이런 시점에 노인회의 격려와 질책은 한인사회가 양적, 질적으로 성숙하는 의미를 가질 것"이라며 "총영사관도 언제나 문을 활짝 열고 어르신들의 말을 경청하겠다"고 말했다.   최병일 연합회장은 "집안에 어르신(부모님)이 있다는 건 세 가지 기쁨 중 하나라고 맹자님이 말씀하셨다"면서 "이민 새활의 개척자이자 우리 지역사회의 어르신인 여러분 덕분에 자녀들도 미국 사회에 나가 열심히 살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의 어려운 시간들 또한 지나가리라 믿는다"면서 "내년은 더 좋은 한해가 될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건강한 모습으로 뵙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형률 평통 회장은 "옛것을 익히고 그것에 미루어 새것을 알게 된다는 '온고지신'처럼 한인사회 역사의 산 증인인 어르신들의 말씀을 잘 새겨 듣고 받은 사랑을 되돌려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노인회는 신혜경 씨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노인회 측은 "신혜경 님이 경로 사상, 봉사 정신이 투철하며 노인회를 위해 헌신하고 지역 한인사회와 노인회 발전에 큰 도움을 줘 이에 감사패를 전한다"고 말했다. 신혜경 씨는 "한 것도 없이 큰 상 받게 해준 하나님께 감사드린다"고 답했다.     한편 이 자리에서 김형률 회장, 최병일 회장, 썬 박 회장, 이춘봉 한인상의 부이사장, 최은숙 KTN 대표 등은 나상호 회장에게 후원금을 전달했다.     배은나 기자,이유경 인턴 기자한인사회 집안 애틀랜타 한인노인회장 한인사회 역사 지역 한인사회

2021-12-23

무한 마음!

 집안 아저씨가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아저씨는 제가 M 그룹에서 일할 때 그룹 부회장 겸 사장님 이셨습니다. 아저씨는 전설적인 인물이었습니다. 아저씨에 대한 기사를 보고 싶어 인터넷 조회를 해보았습니다. 그러나 관련기사가 없었습니다. 아무리 훌륭한 인물이라도 한 줄로 평가된다는 명언(?)을 들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저씨에 대한 한 줄의 평가도 없었습니다. 집안 형님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형님은 좀 더 자세히 아실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형님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집안 형님은 세월이 너무 빠르게 지나간다고 하시면서 참 인생이 허무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허무한 마음’ 이라는 대중가요가 있습니다. “마른 잎이 한 잎 두 잎 / 떨어지던 지난 가을날 / 사무치는 그리움만 남겨놓고 / 가버린 사람 / 다시 또 쓸쓸히 낙엽은 지고 / 찬 서리 기러기 울며 나는데 / 돌아온 단 그 사람은 소식 없어 / 허무한 마음 / (간주) / 다시 또 쓸쓸히 낙엽은 지고 / 찬 서리 기러기 울며 나는데 / 돌아온 단 그 사람은 소식 없어 / 허무한 마음.       지금 낙엽이 떨어지는 계절입니다. 가을에 많은 사람들이 허무한 감정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특히 나이가 50대를 지나면 잘 살고 있는가 라는 회의감을 느끼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제 조카 K(59세)는 제조업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잘나가는 ‘사장님’ 입니다. 맨손으로 여기까지 오면서 산전수전 다 겪었습니다. 돈을 많이 벌면 모두에게 인정받고 행복할 줄 알았습니다. 자녀를 출가시키고 나서는 부쩍 부부싸움도 잦아졌습니다. 가끔 찾아오는 딸 내외는 엄마하고 만 소통하려 합니다.회사에서 점심시간이 되면 직원들은 쏜살같이 사라져 혼자 밥을 먹습니다. 언젠가 직원들이 뒤에서 험담하는 걸 들은 이후로는 ‘인생이 원래 이렇게 허망한 것이었나!’ 라는 생각이 들고 눈물이 핑 도는 날이 많다고 합니다.한국의 50대 남성들에게 ‘허무함을 느끼는가?’ 라는 질문에 69%가 ‘그렇다’ 고 답했습니다. ‘그렇지 않다’는 18%, ‘전혀 그렇지 않다’는 13%에 불과했습니다(한국경제신문). 성경에 ‘전도서’ 라는 책이 있습니다. 전도서는 12장까지 있습니다. 이 책에 ‘허무’ 라는 단어가 37회나 나옵니다. 허무한 생각이 드는 이유는 지혜와 지식이 많은 사람이라도 불합리한 삶을 해결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즉 삶을 알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인식론적). 두 번째 이유는 육체적 쾌락을 지속적으로 누릴 수 없다는 것입니다. 즉 삶의 실체가 잡히지 않는다는 것입니다(존재론적). 세 번째 이유는 부자나 지혜자나 죽음 앞에서 무슨 소용이 있냐는 것입니다. 즉 삶의 가치가 없다는 것입니다(가치론적).      ‘전도서’ 에는 ‘선물’ 이라는 단어도 나옵니다. ‘인생은 하나님이 주신 선물’ 이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 공기, 물, 음식, 사회적 관계들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필요한 것들을 우리 몸에서 만들지 못합니다. 하나님이 주셨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삶의 주인이 나라고 생각하면 ‘허무’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삶의 주인이 하나님이라고 생각하면 기쁨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 선물을 대하는 태도에 따라서 ‘허무한 인생’ 과 ‘기쁨의 인생’ 이 갈리게 됩니다.선물(삶)을 주신 분에게 감사를 드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하지 않으면 우리는 비교하게 됩니다. 비교하다 보면 불만이 생깁니다. 그리고 이웃이 경쟁자로 보이게 됩니다. 끊임없이 경쟁하다 보면 피곤하게 됩니다. 이 선물(삶)을 선용해야 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손자에게 장난감을 선물했는데 감사의 표현도 없고, 열어보지도 않고, 벽장에 처박아 놓는다면 얼마나 섭섭하겠습니까? 이 선물(삶)을 이웃과 나눈다면 더 좋을 것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우리가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이 나에게서 나온 것이 아니고 사회적인 관계를 통해서 나에게 온 것이기 때문에 나도 이웃에게 흘려보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허무한 생각이 든다면 ‘지금’을 즐기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영어에 ‘선물’이나 ‘지금’ 은 똑같은 ‘Present’ 라는 단어를 씁니다. ‘선물(삶)을 ’지금‘ 즐기면 ’허무한 생각‘ 은 물러갈 것입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좋은 친구를 사귀면 좋을 것입니다. 행복은 전염된다고 합니다. 비관적이고 늘 비판하는 친구는 멀리해야 할 것입니다.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친구를 사귀면 행복감이 올라갈 것입니다. ‘전도서’는 ‘허무’에 대해서 많은 말을 하지만 마지막 부분에서 결론을 말합니다. “일의 결국을 다 들었으니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의 명령들을 지킬지어다. 이것이 모든 사람의 본분이니라(전12:13)!”   목회칼럼마음 에콰도르 집안 아저씨 무한 마음 집안 형님

2021-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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