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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수도·냉난방 시스템 꼼꼼히 확인

간과하기 쉬운 6가지 주택 점검 포인트

균열·굴뚝·패널 등 체크
인스펙터·전문 업체와 협업
옷장 규모·이웃 소음 따져야
 
‘드림 하우스’란 말을 가장 많이 쓰는 사람은 첫 주택 구매자일 것이다. 그리고 새로 산 집에서 어느 순간 “대체 내가 뭘 산 거지?”라고 가장 많이 후회하는 이들도 첫 주택 구매자일 것이다.
 
워싱턴 DC ‘캐탈리스트 그룹’의 크레이그 맥콜 에이전트는 “부동산 초보는 디테일을 놓치면서 고장 난 부분이나 노후한 시스템을 생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집을 사고 뒤늦게 발견하면 재정적인 부담은 물론, 감정적으로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값비싼 대가를 치를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하기 위해 첫 주택 구매자가 간과하기 쉬운 6가지 집의 문제점을 소개한다.
 
▶전기, 배관 그리고 HVAC
 
맥콜 에이전트에 따르면 전기, 배관과 냉·난방(HVAC) 시스템을 잘 살펴보지 않는 실수가 가장 자주 일어나 나중에 문제를 일으킨다.
 
그는 “이전에 단 한 번도 전기, 배관, HVAC 문제로 직접 책임을 져보지 않은 첫 주택 구매자들이 집을 알아보면서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들은 이전까지 렌트로 살면서 온수가 안 나오거나, 스위치가 고장 나면 집주인에게 말하면 모두 해결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해결책은 간단하다. 전기, 배관 등의 문제는 일반적인 오픈하우스 과정에서는 찾기 힘들다. 약간의 관심과 주의가 필요한데 첫걸음은 벽에 패널이 있다면 열어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전기 패널이면 설치된 서킷 브레이커가 새로운 것인지, 낡았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맥콜 에이전트는 “간단한 패널 업그레이드라면 2000달러 선으로 가능하지만 만약 집안 전기 배선 전체의 문제가 심각하다면 1만~2만 달러의 추가 비용이 들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계약을 위한 인스펙션 등의 과정에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다양한 시스템의 현재 상태와 남은 수명 등을 파악하는 것도 기본이다.
 
▶작은 균열과 구조적 결함
 
맥콜 에이전트는 “지하실의 기둥이 기울었다면 여느 바이어라도 크게 문제로 삼겠지만, 곳곳의 작은 균열 정도는 대부분 간과된다”며 “특히 파운데이션의 균열을 하나라도 놓치면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균열 건별로 평균 2000달러의 보수비용이 들 수 있다”고 말했다.
 
예방법은 경험 많은 인스펙터의 전문적인 도움을 받는 것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바이어 본인도 현장에 참여해서 인스펙터의 의견을 듣고 궁금한 점은 질문하는 것이다. 또한 바이어도 공부해서 현장에서 후미진 공간이나 다른 찾아내기 힘든 부분에 대해서도 면밀히 점검해 달라고 요구해야 한다.
 
특히 전문가들은 굴뚝이 있는 집인 경우 반드시 굴뚝 청소 전문 업체를 통해 내부가 어떤지 점검하는 것이 주택 구매 협상 과정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큰 문제를 숨긴 디테일
 
어떤 경우는 작은 것들이 큰 문제를 불러오기도 한다. LA에 위치한 ‘아이디얼 프로퍼티스’의 마리아 드메 브로커는 “한 첫 주택 구매자가 있었는데 계약한 집의 모든 스위치가 구부러져 있고, 욕조의 수도꼭지 등이 중앙에 위치하지 않은 점을 미리 파악하지 못했다”며 “미리 알았다면 ‘과연 벽 뒤에서 어떤 일이 벌어져서 저런 걸까?’라고 합리적인 의심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겉보기엔 큰 문제가 안 돼 보이지만 이런 경우 벽 속에서 전기 관련 문제 등이 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런 곤란을 피하려면 해법은 천천히 자세히 살펴보라는 것이다.
 
드메 브로커는 “최근에 반드시 집을 사겠다는 강한 각오를 한 첫 주택 구매자와 이틀 만에 30채의 매물을 살펴본 적이 있다”며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이 집들을 훑어봤는데 이런 식이면 어떤 문제가 있는지 절대로 파악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집의 균열이나 구조적 문제점 등 큰 문제도 중요하지만, 집 안팎의 디테일에도 집중하면서 작은 단서가 큰 문제점을 가리키는 것은 아닌지 숙고해볼 필요가 있다.
 
▶프라이버시 보호 부족
 
확 트인 오픈 플로어 플랜은 물론 매력적이다. 빛도 충분히 들어오고 환기도 잘 되고 집도 넓어 보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단점이 없는 건 아니다. 무조건 확 트여있기만 하면 프라이버시가 보장되지 않는다.
 
첫 주택 구매자들은 넓은 공간에 가장 후한 점수를 줄 것이다. 그러나  
 
팬데믹 이후 다기능으로 바뀐 집의 성격을 종합하면 일도 하고, 공부도 하고, 운동도 해야 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무조건적인 개방감만 우선시할 수는 없게 됐다.
 
이럴 때는 반짝이는 인테리어 감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좋은 위치에 놓은 책장이나 관상식물 등은 영리하게 공간을 나누고 가족 간의 프라이버시를 보장해줄 수 있다. 집을 보면서 공간 활용에 관한 계획까지 세우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충분하지 않은 옷장
 
많은 첫 주택 구매자들은 자신들이 알아보는 집에 충분한 옷 보관 공간이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항상 빈 옷장(클로짓)은 채워졌을 때보다 더 넓어 보이는 착시 효과를 줘 나중에 곤란한 경우를 자주 만든다.
 
점검할 수 있는 방법은 현재 얼마나 큰 몇 개의 옷장을 쓰는지 확인하고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공간이 필요할지 예측해서 알아보는 것이다. 버지니아주 폴스 처치에 위치한 ‘케이스 아티텍츠 앤 리모델러스’의 앨리 만 수석 디자이너는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만, 옷장이 부족하다면 추가로 공간을 마련하는 비용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평균 24인치 깊이의 옷장 또는 기존의 옷장에 워크인 클로짓을 추가할 때 드는 비용은 2000~6000달러로 전기 시설, 바닥재, 주문형 선반 등에 따라 달라진다.
 
▶이웃의 소음
 
바이어는 당연히 집을 고르면서 이웃집도 살펴보지만 흔하게 저지르는 실수는 눈으로만 확인하는 것이다. 이웃집의 외관이 우중충하거나 잔디를 잘 깎지 않는지 등만 보고 호불호를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시간을 들여 이웃에서 나는 소음의 종류와 정도를 파악하는 것은 보다 더 중요하다. 드메 브로커는 “대부분의 바이어가 낮에 집을 보고 판단하지만 이건 큰 그림을 보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만약 드림 하우스를 주말 낮에만 봤다면 주중에도 다양한 시간대에 가봐야 한다. 주중 낮에 생각지도 못한 소음이 있을 수도 있고 모두가 집에 있는 밤 시간대에 얼마나 조용한지도 파악해야 한다.  
 

류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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