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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대출 연체금 회수 비상

연방 중소기업청(SBA)이 10만 달러 이하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재난 대출 회수에 나섰다. 팬데믹 후폭풍에 허덕이는 영세 기업과 비영리단체에 비상등이 켜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SBA가 재무부에 200억 달러 규모의 코로나19 재난 대출 연체금 추심을 신청했다고 보도했다. 이전과 달리 10만 달러 미만의 대출자가 포함됐다.   SBA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중소기업과 비영리단체 지원을 위해 3900억 달러 규모의 재난 대출을 실행했다. 수혜 단체는 약 400만 곳이다. 대출은 30년 만기로 중소기업 연 3.75%, 비영리단체 연 2.75%의 고정금리로 제공됐다.   SBA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회수 금액보다 추심 비용이 더 크다며 10만 달러 이하의 대출에 대해선 추심을 꺼렸다. 이후 연방의회와 감사원 등의 비판이 이어지자 노선을 바꾸고 추심 대상을 확대했다. SBA에 따르면 현재 코로나19 재난 대출 회수율은 20%에 그친다.     WSJ는 팬데믹에서 완벽히 회복하지 못한 대출자들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재무부로부터 추심 안내를 받은 커네티컷주의 식당주 존 밀리오레는 “팬데믹만 지나면 회복될 줄 알고 무리해서 대출을 받았다”며 “지금 수입으론 이자나 겨우 갚을 수 있는데 진정 연방정부가 원하는 게 이것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일리노이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미트라 라인닥은 13만6000달러의 재난 대출을 받고 수개월 후 건물주로부터 퇴거 요청을 받았다. 대출 상환이 불가능해 SBA에 상환액 조정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식당 장비 등을 팔아 일부를 갚았지만, 추심 압박이 계속되고 있다.   SBA는 상환이 어려운 경우 추심 전 SBA에 먼저 지원을 요청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정 자격을 충족하면 최대 1년간 최소 금액(월 25달러)만 상환하면 된다. 이후엔 의무상환액의 50%, 75% 등으로 상환액을 늘려나가야 한다. 이하은 기자 lee.haeun@koreadailyny.com코로나 연체금 코로나 대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재난 대출

2024-03-10

하와이 마우이섬 최악 산불, 바이든 재난 선포

하와이주 마우이섬에서 발생한 역대 최악의 산불로 최소 36명이 사망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하와이주에 재난을 선포하고, 연방정부 차원의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10일 하와이 주정부에 따르면, 마우이 섬 쿨라(kula) 지역에서 지난 8일 오전 발생한 산불이 서쪽으로 번졌고, 허리케인 '도라' 영향으로 인한 강풍이 지속되면서 불길은 주거 밀집지인 쿨라, 키헤이 지역 뿐 아니라 섬 북쪽 라하이나 일대까지 덮쳤다. 동부시간 10일 오후 5시 현재까지 사망자는 최소 36명으로 집계되고 있으며, 수십 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마우이 섬에서도 허브 지역으로 꼽히는 라하이나의 경우 상점과 갤러리, 식당 등이 전소되는 등 270개 이상 구조물이 손상되거나 파괴됐다. 일부 주민들이 불길을 피하기 위해 바다에 뛰어들고 이를 발견한 해안경비대가 구조에 나서는 등 아찔한 상황도 일어났다.   800여명으로 추산되는 마우이 섬 거주 한인들의 피해도 극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분 관광산업 혹은 자영업에 종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한인들이 단체 카톡방 등을 통해 피해 상황과 대피정보를 공유하고 있지만, 연락이 두절된 이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마우이카운티 당국에 따르면 현재 2100명이 대피해 비상 셸터에 머무르고 있고, 섬의 관문인 카훌루이 공항에도 관광객 2000명의 발이 묶여 있다. 하와이주는 오하우 섬 호놀룰루 하와이컨벤션센터에 4000명을 수용할 준비를 마친 상태다.   김은별 기자 kim.eb@koreadailyny.com마우이섬 하와이 하와이 마우이섬 호놀룰루 하와이컨벤션센터 재난 선포

2023-08-10

[아메리카 편지] 재난사태와 국가

한국이 수재로 엄청난 피해를 보았다는 소식을 듣고, 재난 상황을 대비하고 복구하는 정부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봤다. 미국의 경우 연방정부기관인 ‘FEMA(연방재난관리청)’가 국가 차원의 재난 대응 역할을 한다. 1979년 카터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설립된 FEMA는 현재 전국에 10개 지부를 두고 2만 명 넘는 직원이 일하고 있다. 재난 후 복구 작업은 물론 피해를 막기 위한 사전 준비작업에 집중한다. 10여 년 전 유학 시절 당시 뉴욕 맨해튼에서 허리케인 ‘샌디’를 겪고 4개월 동안 난민 신세로 있을 때 FEMA에서 보내준 몇천 달러 보조금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다.   미국 역사상 최초로 정부 차원의 재난 보조는 1803년에 뉴햄프셔 주 포트스무트에서 일어난 화재에 대응한 입법 조치였다. 그런데 엄격히 말하면 그 기원은 로마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흥미롭게도 그 악명 높은 네로 황제(서기 37∼68년)가 바로 재난 대응 보조를 시작한 주인공이다.     기원후 64년에 로마 도시의 3분의 2를 휩쓸어 버린 화재가 일어났을 때 네로가 직접 나서서 수습 활동을 감독하는 한편, 그 이후 자신의 궁궐을 열어 피해자들을 먹이고 재웠다. 도시 복구 작업에 자금을 대고 최초로 여러 가지 방화에 대한 법률도 제정했다.   그래서일까. 15년 후인 79년에 폼페이 전체를 삼켜버린 대규모 재난이 일어났을 때, 황제가 된 지 몇 달 안 된 티투스는 네로의 뒤를 이어 이에 대해 체계적인 대응을 할 수 있었다. 폼페이 피난민들의 보조는 물론이고 베수비오 화산 주변 수많은 마을과 도시를 로마 정부의 자금으로 복구했다. 그리고 복구 작업을 운영하는 특별 기관도 설립했으며 몸소 피해지역을 탐사했다. 현대 정부의 재난 대응 활동에 모범이 되는 규정이 고대 로마제국에 근원을 두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 새롭다. 김승중 / 고고학자·토론토대 교수아메리카 편지 재난사태 국가 재난 대응 국가 차원 재난 보조

2023-07-31

세 달치 비, 하루 만에 쏟아졌다…뉴욕 일원 피해 속출

지난 주말 뉴욕 일원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 가운데, 허드슨 밸리 지역 등 집중호우가 내린 곳의 홍수 피해가 속출했다.     10일 국립기상청(NWS)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10일 오전까지 허드슨 밸리를 중심으로 폭우가 쏟아지면서 일부 지역은 10인치에 가까운 강우량을 기록했다. 뉴욕주 푸트남카운티 마호팩, 오렌지카운티 웨스트포인트 사관학교 인근에는 8~9인치에 달하는 비가 내렸다. 통상 여름철 3개월간 내릴 비가 하루 만에 쏟아졌으며,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6시간 만에 7.5인치 비가 내린 웨스트포인트 강우량은 1000년에 한 번 발생하는 강우량"이라고 밝혔다. 이외에 라클랜드카운티 스토니포인트(6.36인치), 푸트남카운티 콜드스프링(6.25인치), 웨스트체스터카운티 태리타운(5.38인치) 등 대부분 하루 만에 5인치가 넘는 비가 내렸다.     짧은 시간 동안 내린 비로 물이 갑자기 불어나면서 곳곳에서 주민들이 차량이나 집안에 갇혔고, 30대 한 여성은 계곡에서 가족과 반려동물을 데리고 대피하다 물에 휩쓸려 숨졌다. 도로와 주택이 무너졌으며, 메트로노스 통근열차 노선은 선로가 무너지면서 월요일 아침 출근하려던 통근자들의 발이 묶였다. 앰트랙은 올바니와 뉴욕시 간 서비스를 중단했으며, 승객 90명이 올바니 숙박편을 제공받았다. 베어마운틴 등 주립공원도 도로 폐쇄와 홍수 위험으로 이날 폐쇄됐다. 뉴욕시 맨해튼과 퀸즈, 브롱스에도 경보가 내려지면서 뉴욕 일원 공항에서는 1300편 이상의 항공편이 취소돼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는 오렌지카운티와 온타리오카운티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홍수 피해 복구와 구조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폭우를 유발한 폭풍은 지나간 것으로 보이긴 하지만, 뉴욕 북부는 여전히 위험한 상황"이라며 "일기예보를 주시하면서 위험 지역에 있을 경우 대피계획을 세우는 것을 권한다"고 밝혔다. 비가 그친 후에도 물이 갑자기 불어나거나 산사태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아울러 기상청 웹사이트(alerts.weather.gov)를 체크하고, 주정부 비상알림(alert.ny.gov) 서비스에 등록할 것을 권장했다.   김은별 기자 kim.eb@koreadailyny.com뉴욕 폭우 비 홍수 강우량 강수량 홍수피해 웨스트체스터 뉴욕주 재난 비상사태

2023-07-10

홍수 피해자에 재난 실업수당 지원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최근 홍수, 산사태 등으로 자연재해 피해를 본 지역 주민들의 실업수당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가주 고용개발국(EDD)은 겨울 폭풍의 영향으로 발생한 폭우로 홍수나 산사태 등 재난 피해를 본 주민들과 비즈니스 업주들은 연방 정부가 지원하는 재난 실업수당(DUA)을 신청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EDD에 따르면 연방 정부가 재해 지역으로 선포한 머세드, 새크라멘토, 샌타크루즈, 몬터레이, 샌루이스오비스포, 샌타바버러, 샌호킨 카운티 거주자들은 1월 1일을 기준으로 주당 최소 166달러에서 최대 450달러까지 최대 28주 동안 지원받을 수 있다.     또한 개빈 뉴섬 주지사 사무실 산하 비상서비스국(Cal OES)에 따르면 FEMA에서 가구나 의료장비, 주택 임대료 등도 지원받을 수 있다. 비즈니스 업주들은 중소기업청(SBA)에서 저금리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신청은 전화(800-621-3362)나 웹사이트(disasterassistance.gov)에서 가능하다.   시니어들의 경우 프렌드십 핫라인(888-670-1360)을 통해 신청하면 별도의 맞춤형 서비스가 제공된다. 이밖에 태풍과 홍수로 인해 주택이 피해를 보았다면 홍수보험이 없어도 산불로 인해 지형이 변경됐음을 증명하면 보상받을 수 있다. 가주 보험국은 이와 관련, 보험회사에 피해 상황을 증명할 수 있도록 호텔비나 식비 등 영수증을 모아둘 것을 조언했다. 관련 정보는 무료 전화(800-927-4357)와 웹사이트(insurance.ca.gov)에서 찾아볼 수 있다. 장연화 기자실업수당 지원 재난 실업수당 홍수 피해자 최근 홍수

2023-01-25

[기고] ‘소 잃고 외양간’ 타령만 할 것인가

지난 6일 이태원 핼러윈 참사 희생자에 대한 국가애도기간이 끝났다. 해외에서도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를 전해왔다. 하지만 이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정부가 참사의 원인과 책임 소재를 명백히 가려야 할 때다.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은 국가 안전시스템 점검 회의를 열고 “각종 재난 안전사고에 관한 제도를 전면 재검토하고 켜켜이 쌓인 구조적 문제점을 과감하게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참사 관련 진상규명이 철저하게 이뤄지도록 하고 국민 여러분께 그 과정을 투명하게 한 점 의혹 없이 공개하도록 하겠다”며 “그 결과에 따라 책임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그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위기관리시스템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훈련을 통해 수시로 시스템 작동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는 예견된 인재다. 안전 불감증 탓에 위험성을 간과하다 후회하는 철부지 같은 행동은 이번 기회에 끝내야 한다. 세월호 사건 이후 그토록 재난 대비 시스템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지만, 또다시 이에 버금가는 참사를 보며 필자만 정부에 대한 불신을 갖게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무엇보다 위험 사태 발생 징조가 있었는데도 예방 조치에 발 빠른 대처가 미흡했다면, 이것은 직무유기다. 이태원 참사 후 용산경찰서 측은 부실 대응에 대한 흔적을 삭제하거나 은폐한 사실이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 인파 집중에 따른 안전사고를 우려하는 소속 경찰들의 사전 보고서 여러 건을 삭제했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그러니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만 반복되어온 것이 아니겠는가.   대형 참사가 발생한 골목길은 평소에도 자유롭고, 국제적인 분위기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붐비는 곳이다. 올해는 특히 코로나 유행 이후 처음으로 거리 두기 없이 대규모 핼러윈 행사가 열리면서 축제를 즐기려는 젊은이들이 몰려들었다. 그러다 한순간 내리막길에 사람들이 몰리며 와르르 무너졌다. 이런 압사 사고는 언제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가능성을 미리 차단하고 방지할 수도 있다. 크고 작은 사고를 많이 겪은 경험을 토대로 안전수칙에 따라 미리 일사불란하게 대비하는 것만이 유일한 예방일진데, 이에 대한 대비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면 한심하기 짝이 없다. 재난 대비시스템을 구축하고, 대규모 인원이 몰릴 때를 상정한 인파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몰랐다면 이것이 인재가 아니고 무엇인가.   요즈음 휴대폰에 내장된 전자기기 시스템이 얼마나 편리하고 좋은가. 휴대폰을 통해 행사장 정보를 수시로 알리고, 최악의 상황이 감지되면 비상사태를 선포하면 예방할 수 있다. 평소에도 많은 인파가 모이는 곳이라면 관할 행정기관이 CCTV를 설치해 수시로 인구밀도, 통행 방향 등을 파악해 일정 수준을 넘을 경우 긴급 안전관리 인원 투입, 출입 통제 같은 조처를 할 수 있다.   세계 최고의 IT기술을 보유한 국가가 과연 생명을 최고의 가치로 두고 있는지 반성해야 할 것이다. 사고가 나면 정치권이나 사회단체들은 정부만 성토할 것이 아니라 생명을 지키는 사회적 시스템을 만드는 것과 함께 국민의 안전 의식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함께 내야 한다.   윤 대통령은 “각종 재난 안전사고에 관한 제도를 전면 재검토하고 켜켜이 쌓인 구조적 문제점을 과감하게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정부와 국민은 더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언제까지 ‘소 잃고 외양간’ 타령만 할 것인가! 박철웅 / 일사회 회장기고 외양간 타령 재난 대비시스템 국가 안전시스템 이태원 참사

2022-11-07

[J 네트워크] 도로포장 부실도 정부 책임인데

정부 재난 대처의 반면교사로 자주 거론되는 게 2005년 8월 미국 허리케인 카트리나 사례다. 미국 남동부를 강타하며 뉴올리언스의 80%가 물에 잠겼다. 사망자가 무려 1800명을 넘었고 45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시신이 물에 둥둥 떠다니고 살인과 약탈·방화가 난무하며 도시 일대는 공권력이 포기한 곳이 됐다.    참사 나흘 뒤 현장을 찾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캐슬린 블랑코 루이지애나 주지사와 레이 내긴 뉴올리언스 시장을 만났다.   “뉴올리언스는 누가 책임지냐”고 따져 묻는 대통령 말에 둘은 서로에게 책임을 돌리기 급급했다. 오히려 연방재난관리청(FEMA)의 미숙한 대응이 사태를 키웠다며 손가락을 대통령으로 향하기도 했다.   예측 범위를 뛰어넘는 역대급 허리케인이었다고 이들은 항변했다. 그래서 미리 손을 쓸래야 쓸 수 없었다고 했다. 그러는 사이 여론은 전국적으로 급격히 나빠졌다. 나중에 밝혀졌지만 허리케인 규모에 대한 사전 예보는 분명히 있었고, 주정부가 마음만 먹었으면 시민들을 미리 대피시킬 기회도 있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때도 회자됐던 이 사례를 8년이 지난 지금도 다시 떠올리게 된다. 미리 경찰을 배치했더라도 소용없었을 거라는 행안부 장관. 구청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다는 용산구청장. 당국의 미흡한 대응에 격노했다는 대통령. 참사 직후 이들의 반응은 카트리나 사태 당시 미국 모습과 판박이다.   영국의 군중 관리 전문가인 키스 스틸 서퍽대 객원교수와 인터뷰를 하며 한국 정부의 대응에 대해 물었다. 항상 사고가 잇달았던 이슬람 성지 메카의 순례지 동선 개선 프로젝트를 맡았고, 세계 각지에서 발생한 대형 군중 참사를 연구해 온 이다. 그는 “도시 거리를 걸을 때 포장이 부실해 넘어져 다쳤다면 누가 책임을 지냐”고 반문했다. 특히 밤거리 경제를 통해 지자체와 정부가 관광수입을 얻어왔다면 그 공간을 안전하게 유지하는 것 역시 당연히 그들의 책임이라고 했다.   취임 후 한때 90%까지 올랐던 부시 대통령의 지지율은 카트리나 사태 이후 회복할 수 없는 타격을 입고 내리막을 걸었다. ‘무능’이라는 딱지가 붙은 부시의 공화당은 2006년 중간선거에서 참패했고 2008년 11월 대선에서 민주당에 정권을 내줬다.   그때와 지금 정국에 다른 점이 있다면, 현재 한국에선 더 떨어질 지지율이 없어 보인다는 정도일 것이다. 며칠 전 블룸버그가 칼럼에서 “한국의 핼러윈 참사는 아주 인기 없는 리더의 시험대가 됐다”고 한 것처럼 말이다. 김필규 / 워싱턴특파원J 네트워크 도로포장 부실도 한국 정부 정부 재난 허리케인 카트리나

2022-11-06

프리츠커 주지사 '재난 사태' 선포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가 텍사스 주에서 시카고로 이송된 불법입국자 유입과 관련, '재난 사태'를 선포했다.     프리츠커 주지사는 지난 14일 일리노이와 시카고로 분산 조치된 불법입국자들에게 더 많은 도움과 자원을 제공하기 위해 '재난 사태'를 선포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달 31일부터 시카고로 이송된 500여명의 중남미 출신 불법입국자들을 위해 프리츠커 주지사는 일리노이 주 복지부, 보건부, 비상관리국 등이 모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일리노이 주 방위군 75명도 이들을 돕는데 투입될 예정이다.     재해가 선포되면 주 방위군과 일리노이 응급지원국 등은 수송과 임시 숙소, 음식, 의료 지원 등을 할 수 있게 된다.     앞서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국경 단속을 완화한 후 텍사스 주에 수백만명의 중남미 출신 불법입국자들이 밀려들고 있다며 '성역도시'(불체자 보호도시)를 자처한 시카고, 워싱턴DC, 뉴욕 등으로 이들을 분산 조치하고 있다.     일리노이 주 사법 당국은 이들이 시카고로 가길 원해서 버스에 탑승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시카고에 유입된 불법입국자들은 대부분 베네수엘라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츠커 주지사는 해당 불법입국자들의 호텔 비용을 모두 주정부가 부담하겠다며 "이들에게 취업비자를 발급해 일부는 이미 일자리를 찾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을 분산 조치한 애벗 주지사에 대해 날 선 비판을 해온 프리츠커 주지사와 로리 라이트풋 시카고 시장이 막상 이들을 수용한 후 사전 논의나 통보 없이 일방적으로 이들을 버 릿지와 엘크 그로브 빌리지 등 서버브 타운으로 보낸 게 드러나면서 비난을 받고 있다.     한편 시카고와 함께 중남미 불법입국자들을 받아들이고 있는 워싱턴DC 뮤리얼 바우저 시장도 지난 8일 재난 사태를 선포한 바 있다.     워싱턴 DC는 재난 사태 선포 이후 예산 1천만달러를 확보해 시에 도착하는 불법입국자들에게 임시숙소, 음식, 의료서비스 등을 지원하고 해당 업무를 담당할 부서를 신설하기로 했다.     Nathan Park•Kevin Rho 기자프리츠커 주지사 프리츠커 주지사 프리츠커 일리노이 재난 사태

2022-09-15

뉴저지주, 서류미비자 재난보조금 500불 지급

뉴저지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류미비자들에게 재난 보조금(pandemic relief)을 지급한다.   필 머피 주지사는 8일 총 490억 달러의 행정예산안을 발표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류미비자들에게 각각 500달러의 보조금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번에 서류미비자들에게 지급하는 보조금은 뉴저지주에서 직업을 갖고 일을 하면서 개인납세자번호(ITIN: individual taxpayer identification number)를 갖고 세금 보고를 한 기록이 있는 경우에 한한다. 또한 개인 세금보고 기준으로 1년 총소득이 4만6000달러 이하여야 하고, 지난달 중단된 서류미비자들에 대한 제외된뉴저지주민기금(Excluded New Jerseyans Fund) 지원을 받지 못한 서류미비자들에 한해 제공된다.   보조금은 서류미비자들이 신청하지 않아도, 개인납세자번호로 세금보고를 할 때 적어 넣은 주소지로 체크가 자동으로 우송되는 방식이다. 뉴저지주는 이번에 시행되는 서류미비자들에 대한 재난 보조금 프로그램을 위해 5300만 달러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한편 뉴저지주에는 현재 비공식적으로 50만 명에서 최대 60만 명의 서류미비자들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박종원 기자 park.jongwon@koreadailyny.com서류미비자 재난보조금 뉴저지주 서류미비자 재난 보조금 세금보고 기준

2022-03-10

프리츠커 주지사, 겨울폭풍 재난 선포령

최대 20인치 이상의 폭설 예보로 일리노이 주에 재난 선포령(Disaster Declaration)이 내려졌다.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는 지난 1일 주에 재난 선포령을 내리고 130여명의 주방위군을 소집, 폭설과 눈폭풍 대처에 나섰다.     프리츠커 주지사는 "며칠동안 예보된 폭설에 대비해 시카고를 비롯한 모든 일리노이 주 카운티 및 도시들이 안전할 수 있도록 주 정부가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일리노이 주 교통국(IDOT)은 제설 작업을 위해 1800여대의 제설 차량과 장비를 투입했다.     교통 당국은 "눈, 비, 얼음은 물론 강추위로 인해 매우 위험한 도로 상태가 될 것"이라며 주민들이 가급적 이동을 자제해줄 것을 당부했다.   국립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계속될 겨울폭풍은 특히 시카고 남 서버브와 인디애나 주 북서부 지역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해졌다.     국립기상청은 3일까지 시카고 일원과 인디애나 북서부 지역에 최소 4인치에서 최대 24인치의 폭설을 예보했다.     한편, 이번 겨울폭풍 주의보로 시카고 남부, 남서부 지역과 인디애나 주 북서부 지역 학교 다수가 2일 하룻동안 휴교하고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했다. Kevin Rho 기자프리츠커 겨울폭풍 프리츠커 주지사 재난 선포령 프리츠커 일리노이

2022-02-02

KCS, 재난복구정보 박람회…20일 오전 10시~오후 3시

 허리케인 아이다 피해 지원 정보를 알 수 있는 ‘재난 복구 정보 박람회’가 오는 20일 열린다.     18일 뉴욕한인봉사센터(KCS)에 따르면, KCS는 20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퀸즈 베이사이드 본부에서 ‘재난 복구 정보 박람회’를 연다. 이 박람회에는 뉴욕주 금융서비스국(DFS) 등 10개 기관이 참석해 아이다 피해 관계자, 지역주민들과 직접 소통하고 필요한 정보도 알릴 계획이다. 참석자들은 재난 지원금 신청, 렌트 지원, 세입자 관련 법률 상담 서비스, 소상인 지원 서비스 등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연방재난관리청(FEMA) 재난 지원금 신청 접수 마감일은 미국 시민권자나 영주권자는 12월 5일, 서류 미비자일 경우 11월 26일이다. 이번 박람회에선 신청 자격과 절차 등의 정보를 한국어로 안내받을 수 있다. 관련 단체 관계자들을 통해 상담 예약도 할 수 있다. 렌트와 공과금 납부가 밀린 세입자들은 뉴욕주 긴급 렌트 지원 프로그램(ERAP)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ERAP 신청을 돕는 단체, 세입자 관련 법률 상담을 제공하는 단체와 면담 가능하다. 정부·소상인 협회 관계자들이 중소기업과 소상인을 위한 수해 피해와 위기 대비 교육 및 지원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외에 박람회에선 정신 건강 서비스와 정보, 무료 또는 저가 건강보험 등록, 성인 영어와 컴퓨터 수업 등 이민자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알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및 주거 안전 키트는 선착순 배부된다.   김은별 기자

2021-10-18

[특별기획] 미국의 재난 시스템(하)…현장엔 늘 민간구조원 먼저 도착, 상황 파악 완료

2014년 5월 20일 오전 11시50분 현재. 할리우드 인근 주택가에 여객기가 추락했다. 항공기가 떨어지면서 주택 5채를 덮쳐 2채가 동체 밑에 깔렸다. 비행기는 산산 조각나 화염에 휩싸였다. 사람들의 비명 소리와 폭발음이 뒤섞인 현장은 아비규환이다. 실제 상황을 방불케 하는 항공기 추락사고 현장은 LA인근 유니버셜 스튜디오 대형 세트장이다. 이날 연방재난관리청(FEMA)이 실시하는 가주 합동 구조대응팀 훈련을 위해 특별히 제작됐다. 사고 발생 후 5분. 최초로 현장에 투입된 건 정부의 구조대원들이 아니다. 민간 구조대 '커뮤니티응급구조팀(CERT)' 대원 20여 명이다. 이들의 임무는 사고 피해자들이 어디에 있는지, 가장 피해가 큰 곳이 어디인지를 파악하는 것. 대원들은 현장을 뛰어다니며 지도에 사고 피해 상황을 세세히 기록했다. 사고 발생 후 15분. LA소방국(LAFD)등 지역 소방국 연합 구조대 USAR(Urban Search And Rescue)이 도착했다. CERT의 토마스 레이 팀장은 피해 상황을 기록한 지도를 취합해 USAR의 마이크 캐머러 캡틴에게 건넸다. USAR은 CERT가 조사한 1차 피해 상황을 토대로 수색 작업을 벌였고, 40분 만에 피해자들을 모두 찾아 구조했다. 사고 발생 신고 접수부터 상황 파악, 피해자 수색, 구조 작업까지 걸린 시간은 총 55분이다. 가상이지만 항공기 추락이라는 대형 참사 현장에서 정부 구조팀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게 한 숨은 조력자는 시민들이었다. '최초의 현장 구조대' CERT 덕분이다. CERT의 레이 팀장은 "민간 구조대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구조팀 도착전 피해 상황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것"이라며 "정부 구조대의 효율적인 구조 작업을 돕기 위해서다"라고 설명했다. CERT는 연방재난관리청(FEMA)의 산하 조직으로 설립된 민간자원봉사구조대다. CERT는 LAFD의 제안으로 설립됐다. LAFD는 1985년 일본 교토 지진 현장에 파견됐다가 지역 민간 구조대의 활약을 목격했다. 이후 연방 정부에 수차례 민간구조대의 필요성을 제기했고, FEMA는 1993년 30명으로 구성된 LA CERT를 공식 조직으로 승인했다. 현재 CERT 대원은 전국 각 지역에서 약 4500만 명이 활동중이다. 미국 전체인구 3억2000만 명중 15%가 최초 구조대로 상시 대기하고 있는 셈이다. CERT는 팀장 아래 수색팀, 통신팀, 의료팀, 협력팀으로 구성 된다. 사고 발생 시 수색팀은 현장 피해 상황을 신속히 파악해 전문 구조대에 전달하고, 통신팀은 일대에 마비된 통신 시설을 복구에 나선다. 의료팀은 현장 응급 조치가 필요한 피해자들의 치료를, 협력팀은 전문 구조대와의 의견 조율을 맡는다. 정부에서는 CERT의 활약을 높이 평가한다. USAR의 캐머러 캡틴은 "주민들은 사고 지역의 지리와 날씨 등을 가장 잘 알고 있다. 오히려 전문 구조대보다 초기 대응을 하기에 더 유리하다"라고 설명했다. CERT 대원이 되는 길은 어렵지 않다. 지원 자격은 '18세 이상 성인이며 공동체 의식이 투철하고 건강한 신체를 가진 자'다. 선발을 위한 시험 과정도 없다. 제임스 피더스톤 LAFD 국장은 "재난 발생 시 이웃과 가족, 공동의 삶의 터를 지키기 위해 봉사할 줄 아는 정신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비 전문 구조인력이 현장에 나서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훈련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GPS 코드 파악 및 지도 읽는 법, 소규모 화재 진압 요령, 심폐 소생술 등을 포함한 응급 조치법, 탈출 전략법, 전문 구조대와의 협력술, 통신기기설치법 등이다. CERT 대원으로 선발되면 첫 7주 동안 총 17시간 30분의 기초 훈련 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이후에는 매년 2차례 실전 훈련을 받는다. 또 수시로 지역 소방국의 구조 활동에 참여해 실전 감각을 익히기도 한다. 20일 모의 훈련에는 얼굴 전체가 화상 상처로 가득한 CERT 대원 캐서린 매이(54)씨도 있었다. 매이씨는 1994년 노스리지 지진 당시 CERT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했다고 했다. 매이씨는 "죽는구나 싶었을 때 CERT가 가장 먼저 달려왔다. 이젠 내가 가장 먼저 이웃을 구할 차례"라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2014-05-22

[르포] 지진으로 댐 붕괴…희생자 구조 훈련

LAFD 4개 SWRT팀 참여 1년 훈련 성적표 받는 날 지시는 빠르고 간결하게 이동중 역할 분담 '척척' "지진에 댐이 붕괴됐다! 호숫가 15~20채 주택 고립. 희생자 5명을 2시간 내 구조하라!" 20일 오후 LA에서 북으로 50마일 떨어진 캐스테익 호수. 주차장에 착륙한 CH46헬기에서 뛰쳐나온 LA시소방국(LAFD) 급류구조반(SWRT·Swift Water Rescue Team) 20명에게 떨어진 훈련 임무다. 팀원들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날 훈련은 연방재난관리청(FEMA)이 실시하는 연례 훈련이자 각 소방국 구조팀들의 재난대비 수행 능력 평가를 겸해 실시됐다. 지난 1년간 피땀 흘린 훈련 성적표를 받는 날이다. 훈련에는 4개 소방국 SWRT팀들이 일제히 참여했다. SWRT는 각 소방국의 구조 최정예팀이다. LAFD SWRT는 43명으로 전체 3600명 소방관중 1%만 뽑히는 구조의 엘리트 부대다. 기자를 구명보트에 태우고 훈련장 안내를 맡은 LA SWRT팀의 톰 핸스겐 매니저는 "각 소방국 상위 1% 구조 전문가 간의 자존심 싸움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 사이 장대비가 쏟아졌다. 바람이 강해져 물살도 급했다. LA SWRT팀이 8인용 구조선 4척에 2~3명씩 나눠 타자마자 어깨에 달린 무전기에서 명령이 떨어졌다. "GPS 좌표 확인하라! 호숫가 절벽 위 부상자 발견!" 저멀리 상공에 뜬 무인정찰기가 희생자 위치를 팀원들의 휴대용 GPS로 전송했다. 배가 속도를 높이자 비가 얼굴을 때려 시야를 가렸다. 위아래로 요동치는 배 안으로는 물이 계속 넘어들어왔다. 배에 탄 자체가 고역이었던 기자와 달리 팀원들은 기민했다. 이동중에 제프 발로초우스키 SWRT 팀장의 지시는 빠르고 간결했다. "둘은 로프와 배스킷들고 절벽 위로 올라가고 한명은 나와 함께 아래서 대기한다." 무전 수신 7분 만에 구조선 2대가 절벽 아래 도착했다. 팀원들이 절벽을 타고 올라가 확인한 생존자는 허리 아래가 마비된 상태였다. 170파운드의 생존자를 응급처치하고 로프로 고정해 20피트 절벽 아래로 내리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20분. 끝났다 싶었는데 고함소리가 절벽을 때렸다. "배스킷 풀지 않고 뭐 하는 거야! 다들 죽고 싶어!" 발초우스키 팀장이 일갈한 이유는 팀원의 실수때문이다. 생존자를 묶었던 배스킷을 풀지 않으면 혹시라도 배가 전복됐을 때 생존자가 몸을 움직일 수 없어 익사한다. 기자가 탄 보트를 몬 SWRT의 톰 핸스겐 매니저는 "특히 수상에서는 사소한 실수가 치명적"이라며 "구했다고 안심하는 순간이 가장 위험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이날 4개팀은 '지진→댐 붕괴→홍수→시민 고립'이라는 같은 시나리오 아래 훈련을 벌였다. 구조는 경사진 언덕, 절벽, 수상 등 복합적인 상황에서 이뤄졌다. 불과 5명을 구하기 위해 20여명의 구조요원들이 2시간 동안 물위에서 지상으로, 지상에서 물위로 쉴틈없이 사투를 벌였다. 또 무전이 울렸다. "호수 북쪽 50도 경사 언덕에 생존자 발견!" 생존자는 160파운드의 성인 남성이다. 비온 뒤 미끄러운데다 바위 많은 경사길이었지만 10분만에 거뜬히 구조했다. 감탄하는 기자에게 핸스겐 매니저는 오히려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그는 "실전에서는 혼자 생존자를 업어야 할 때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팀이 호수 남쪽 끝으로 떠내려간 생존자 구조에 나섰다. 구조 작업은 단 3분 만에 끝났다. 발로초우스키 팀장은 "결국 구조는 시간 싸움"이라며 "구조 시간은 훈련 시간과 반비례한다는 원칙을 새삼 깨닫는다"고 말했다. 이날 훈련은 86년 전 호수 부근에서 발생한 참사를 잊지 않겠다는 의지도 담겨있다. 캐스테익 댐은 1928년 붕괴된 세인트 프란시스 댐을 대체해 세워졌다. 당시 댐이 무너지면서 홍수로 400명이 숨졌다. 가주에 가뭄이 심각한 상황에서 홍수가 날리 만무하다는 질문에 핸스겐 매니저의 답은 단순 명료했다. "물론 홍수가 날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러나 재난은 잊는 순간 재앙이 된다." 글·사진=정구현 기자

2014-05-21

[특별기획] 미국의 재난 시스템(상) '통합지휘-명확한 임무할당-반복훈련'

"구조선 1, 3호는 2명씩 타고 2, 4호에는 응급치료요원까지 3명이 동승한다. 1·2호는 호수 서쪽을 맡고, 3·4호는 동쪽으로 간다." 발렌시아 인근 캐스테익 호숫가에 자리잡은 대책본부. 댐 붕괴로 홍수가 나서 고립된 시민들을 구조하는 모의 훈련이 한창이다. 지휘본부장을 맡은 LA시소방국(LAFD) 데이비드 베이커 캡틴은 80여명이 넘는 구조인력에 주저없이 임무를 할당했다. "현장 구조를 돕는 지상반은 3개반이 대기한다. 구조 계획수립반, 장비전담반, 예산담당반은 20분 뒤 다시 브리핑한다." 현장 도착 후 상황 파악, 임무 분담, 출동 명령까지 채 10분도 걸리지 않았다. 신속 대응이 가능한 이유는 통합 사고지휘체계인 ICS(Incident Command System)에 있다. 베이커 캡틴의 업무 할당은 ICS 시스템을 그대로 따른 것이다. ICS는 한국의 사고 중앙대책본부에 해당한다. 주로 관료가 수장을 맡는 한국과 달리 미국에선 ICS 최종 책임자가 현장 전문가다. 소방국 경력 25년 베테랑인 베이커 캡틴은 구조전담반 출신이다. ICS는 LAFD가 1976년 고안했다. 대형 산불이 잦은 지역특성상 타지역 소방국 지원이 잦았다. 서로 다른 팀이 모이면서 소방관 수는 많아졌지만 효율성은 떨어졌다. 베이커 캡틴이 지적한 당시의 문제점은 최근 한국의 세월호 참사 상황과 흡사하다. "너무 많은 보고가 한꺼번에 지휘관에게 쏟아졌고, 서로 다른 조직간 대응방법이 달랐다. 또 피해 상황에 대한 정보도 제각각이었다. 조직간 의사소통도 원활하지 못했고 대응계획 수립은 늦어졌다. 명령 체계가 불분명해 혼선이 왔다. 조직간 현장 용어도 달랐다."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고안된 ICS는 역할 분담을 명확하게 했다. 지휘관 아래 3명의 참모가 의사결정을 돕는다. 언론담당관, 조직간연락관, 안전담당관이다. 그 아래 실행부서는 4개다. 현장구조반, 구조계획수립반, 장비전담반, 재정담당반이다. 베이커 캡틴은 "현장구조반을 나머지 3개부서가 지원하는 형태"라며 "초기 대응에서부터 이미 재정지원까지 염두에 두는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통합된 대응 시스템은 극히 세부적이다. 각 소방국내 구조요원들의 헬멧까지 통일됐다. 빨간색은 캡틴, 노란색은 구조요원, 파란색은 응급치료요원으로 쉽게 식별 할 수 있게 했다. ICS가 빛을 발할 수 있는 이유는 체계적인 시스템 뿐만 아니라 인재 양성에 있다. 현장구조반의 USAR(Urban Serach And Rescue)팀은 ICS의 핵심 인력이다. 국가적 재난시 연방정부가 각 소방국의 최정예 구조요원들을 선발해 조직한다. 전국에 28개팀이 있고 이중 가주에 8개팀이 배치됐다. 1994년 노스리지 지진을 비롯해 1995년 오클라호마 폭탄테러, 2001년 911 테러,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2010년 아이티지진 등 극한상황에는 어김없이 USAR팀이 출동했다. 이날 훈련에 참가한 4개 소방국의 급류구조반 240여명은 전원 USAR팀원으로 엘리트중의 엘리트다. LAFD내 3600명의 소방관중에서 USAR팀 선발 자격자는 200명에 불과하다. LAFD는 지난해 3년만에 SWRT 팀원 선발시험을 치렀다. 뽑힌 인원은 고작 5명이다. 시험응시자격을 얻는 것 조차 어렵기 때문이다. 5년 이상 근무경력에 잠수 자격증 등 7개 과정 400시간을 이수해야 한다. 댄 맥퀸 LAFD 소방관은 "전체 이수 과정은 근무와 병행하기 때문에 평균 2년이 걸린다"면서 "USAR팀원이 되려면 최소 7년이 소요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USAR팀의 훈련 강도는 상상조차 어렵다. 급류, 건물잔해 구조, 터널붕괴, 잠수, 로프 구조 훈련, 암벽 등반 등 수백가지의 시나리오를 반복 학습한다. 맥퀸 소방관은 "충분히 똑똑하고, 충분히 강한 사람만 USAR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매뉴얼대로 사람이 움직이게 하는 힘은 끝없는 훈련에서 나온다. 각 소방국은 연례 FEMA 통합 훈련외에 분기별로 정식 훈련을 하고, 매달 1~2차례씩 전체 훈련을 거친다. 이와 별도로 각 소방관들은 6개월마다 개인 체력검사도 통과해야한다. 3차례 떨어지면 해고될 수 있다. 베이커 캡틴은 "재난시 의사소통 실패는 곧 전체 구조의 실패를 뜻한다"며 "통합훈련은 서로 같은 언어를 쓰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하 것"이라고 말했다. LAFD는 최신기술인 무인정찰기 도입도 고려중이다. 팀 트라우릭 캡틴은 "통상 현장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지휘본부장에게 사건 현장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구현 기자

2014-05-21

[특별기획] FEMA·CalOES 구조 훈련장을 가다…"5분 안에 즉각 대응한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한국내에서 '국민 안전'이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온국민들이 재난 구조체계의 전면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때마침 LA인근에서 미국의 구조체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20일 열린 연방차원의 대규모 재난구조훈련장을 찾아갔다. "시간이 생명이다. 피해를 최소화하라." 20일 새벽 5시 셔먼옥스의 LA소방국 88소방서 훈련장. 아직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훈련장에 숨가쁜 지령이 떨어졌다. 연방정부 산하 캘리포니아지역 연합 구조전문팀인 US&R(Urban Search & Rescue)은 일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진으로 빌딩이 무너져 건물 잔해 속에 시민들이 갇힌 상황. 수색팀은 수색견을 총 동원해 사고 현장 곳곳에 흩어진 피해자들을 찾아나섰다. 3분 뒤, 사고 피해자의 위치를 찾은 수색견 한 마리가 구조대를 향해 짖었다. 구조대는 콘크리트 잔해에 작은 구멍을 낸 뒤 원격 조종 카메라로 피해자의 위치를 파악했다. 곧바로 드릴과 절단기를 이용해 건물 잔해 속에 깔렸던 시민을 구해냈다. 사고 신고를 받은 뒤 구조자를 병원까지 옮기는 데 걸린 시간은 45분. 골든 시간(구조 작전 최대 허용 소요 시간)인 60분보다 15분 더 빨랐다. 구조 작업 통제관인 마이크 크래머 캡틴은 "모든 사고 및 재난 현장에서는 얼마나 신속하게 구조 작업에 착수하느냐가 피해자의 생사를 가른다. US&R은 신고를 받은 뒤 5분 안에 최초 대응을 하도록 하고 있다"며 "911 테러나 항공기 추락 사고 등 대규모 사고시엔 최대 15분 안에 초기 대응을 하는 게 US&R의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크래머 캡틴은 또 "신속한 대응을 위해서는 완성도 높은 매뉴얼을 갖추고, 실전과 같은 훈련을 반복하는 과정이 필수"라고 덧붙였다. 이번 훈련은 연방재난관리청(FEMA)이 가주재난대응국(CalOES)과 연합해 실시하는 연례 훈련이다. 공식 명칭은 '2014년 서부지역 멀티 태스크 포스 훈련(MOBEX Drill)'으로 자연 재해와 각종 사고에 대비한 매뉴얼을 익히는 과정이다. 이날 훈련에는 LA소방국과 LA카운티 소방국, 오렌지카운티 소방국, 새크라멘토 소방국 등 지역 소방국 소속 구조팀들이 참여했다. 각지에서 모인 140여 명의 구조대원들은 도심 지진 현장, 항공기 추락 현장, 수중 사고 수색 현장, 건물 붕괴 현장에 투입돼 실전을 방불케 하는 연습에 참여했다. 또 리모트 컨트롤러 항공 카메라, GPS 추적 시스템, 현장 실시간 중계 시스템 등 최첨단 장비를 손에 익히는 과정도 체계적으로 진행됐다. FEMA의 강도 높은 훈련은 실제 현장에서 신속하고 적절한 대응을 유도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훈련에 참여했던 구조대원과 민간 봉사자들이 실제 상황에서 연습했던 그대로 즉시 구조 현장에 투입되기 때문이다. FEMA는 주정부의 재난관리청을 지휘하고, 주 재난관리청은 카운티 재난관리팀을 지휘하는 수직 지휘체계 아래 실시간 대응하고 있다. 또 피해 지역을 긴급재난지역으로 선포해 연방 정부 차원에서 피해 복구비를 지원하고,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기업·주민에게는 낮은 금리로 복구비를 대출해 주기도 한다. 이런 재난 체계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는 크다. 한 예로 지난달 토네이도가 덮친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보포트카운티에 FEMA가 투입되자 이 지역 주민 돈 보르츠씨는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FEMA가 나섰으니 이제 됐다"라며 안심했다. 35명이 사망하고, 가옥 수만 채가 무너졌지만 보르츠씨는 "FEMA의 신속한 대응 덕분에 피해를 줄였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훈련 현장을 찾은 에릭 가세티 시장은 본지 기자와의 짧은 인터뷰에서 한국의 세월호 사고를 언급했다. 가세티 시장은 "가슴 무너지는 비극이다.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고 들었다. 이번 사고를 교훈삼아 더 확실한 구조체계가 마련되길 바란다"며 "다시 한번 유가족들에게 조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정구현·오세진 기자

2014-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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