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적인 삶에 바탕 둔 ‘디바’의 사랑과 노래
1977년 사망 후, 반세기가 지났지만, 오페라 역사에서 그녀의 위상을 넘어서는 디바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클래식 음악계에서 마리아 칼라스만큼 앨범 판매가 많은 음악가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언론은 그녀의 변덕스러운 행동, 레나타 테발디과의 숙명의 라이벌 관계, 그리스 선박왕 오나시스와의 로맨스를 보도하는데 더 열을 올렸다. 그녀의 위대한 예술가적 면모는 가려져 있었던 경향이 있다. 안젤리나 졸리는 끊임없는 사회공헌으로 현존하는 할리우드 배우 중 가장 영향력 있는 스타로 꼽힌다. 외모뿐만 아니라 뛰어난 연기력으로 그녀의 위상은 독보적이다. 안젤리나 졸리가 마리아 칼라스를 연기한다. 졸리는 칼라스를 연기하기 위해 7개월 동안 오페라 발성 훈련을 받았다. 질곡 어린 삶의 절규와 사랑을 노래했던 칼라스와의 ‘동질감’이 그녀의 연기를 돋보이게 했는지 모른다. 칼라스의 예술적 업적은 그녀의 비극적인 삶에 바탕을 둔다. 1923년 뉴욕 맨해튼에서 그리스 이민자의 딸로 세상에 나와, 20세기를 대표하는 소프라노, 오페라 최고의 디바로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성장기의 칼라스는 아들을 원했던 어머니로부터 구박을 받았다. 그러나 어머니는 13세 딸을 음악학교에 입학시켰고 그녀의 운명적 대성에 밑거름이 됐다. 이탈리아에서 경력을 쌓아가던 칼라스는 1950년 2월 꿈의 무대 밀라노의 라스칼라 극장에 처음 서게 된다. ‘아이다’ 공연을 앞두고 갑자기 병이 난 테발디의 대타로서였다. 칼라스의 등장에 위협을 느낀 테발디의 질투와 이탈리아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노골적인 차별을 받았지만, 굳건히 자신만의 독자적 아성을 구축했다. 칠레 출신의 영화감독 파블로 라라인이 연출한 영화 ‘마리아’는 지난해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놓고 경쟁했다. 초연 후 비평가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그리스를 비롯해 파리, 밀라노 등 전 세계를 돌며 촬영을 마친 ‘마리아’는 마리아 칼라스가 1977년 파리에서 사망하기 전 7일 동안의 삶을 되돌아본다. 2016년 재클린 케네디의 전기영화 ‘재키’, 2021년 다이애나 스펜서 왕세자비의 삶을 영화화한 ‘스펜서’에 이은 파블로 라라인 감독의 20세기 주요 여성 전기영화 3부작 중 세 번째 영화로 앞의 두 작품처럼 주인공의 잠재 심리를 쫓는 심리 드라마의 형태로 전개된다. 1977년 9월 16일, 프랑스 파리의 외곽 한 아파트에서 은둔 생활을 하던 마리아 칼라스가 그녀의 집사 페루치오(피에르 프란체스코 파비노)와 하녀 브루나(알바 로르바허)에 의해 죽은 채로 발견된다. 그녀 나이 55세. 일주일 전, 건강 악화로 오페라 출연을 중단했던 마리아는 다시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부르고 싶어한다. 페루치오는 마리아에게 의사를 만나 약을 처방받자고 제안한다. 반면, 마리아는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수면제 맨드렉스를 과다하게 복용한다. 마리아는 페루치오와 브루나에게 텔레비전 제작진이 자신의 삶에 관한 다큐멘터리 촬영을 위해 집을 방문할 것이라고 말한다. ‘맨드렉스’라는 젊은 영화 감독이 이끄는 제작진이 도착한다. 맨드렉스 과다 복용으로 인한 마리아의 환각! 페루치오와 브루나에게는 보이지 않는 텔레비전 제작진. 마리아는 일주일 동안 지휘자 제프리 테이트와 만나 그녀가 다시 공연할 수 있는지를 타진한다. 마리아의 환상에 나타나는 아리스토틀 오나시스. 1957년 그의 첫 구애를 거절했지만, 곧 그와 사랑에 빠져 남편을 버리고 오나시스와 세기의 사랑 행각을 벌인다. 늘 대중의 눈을 피해 다녀야 했던 두 사람은 결국 헤어지고 만다. 그러나 마리아는 여전히 그를 사랑했고 그의 임종을 지켜봤다. 지속하는 마리아의 맨드렉스 과다 복용. 환상과 현실을 오간다. 2차 세계 대전 중에 어머니가 돈을 받고 이탈리아와 독일 장교들을 위해 노래를 부르도록 강요했던 10대 시절의 기억, 어머니에 대한 원망과 분노. 비관적이기만 했던 그녀가 언니 야킨티를 만나고 두 사람은 어머니가 자신들을 어떻게 대했는지를 돌아본다. 마리아는 마침내 의사 퐁텐블로 박사를 만난다. 그러나 자신의 약물 사용에 대해 거짓말을 한다. 퐁텐블로는 마리아가 더는 노래를 부를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진단한다. 마리아는 그녀의 운명적 라이벌 레나타 테발디와도 재회한다. 테발디의 마지막 세션에 참여, 자신의 목소리를 녹음하기 위해 오디오 레코더를 가져간다. 그러나 더는 전성기 시절의 노래를 부를 수 없음을 깨닫고 슬픔에 잠긴다. 한 기자가 세션을 몰래 훔쳐봤다며 무례한 질문을 던지자 페루치오가 그를 밀쳐 낸다. 마리아는 페루치오와 브루나에게 오랫동안 곁에 있어 준 것에 감사를 표한다. 페루치오와 브루나는 식료품 쇼핑을 위해 외출한다. 비어있는 아파트에 홀로 있는 마리아,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혼신의 힘을 다해. 그녀 삶의 마지막 노래! 열려 있는 창문을 통해 마리아의 노래가 울려 퍼지고 사람들이 그녀의 노래를 좀 더 가까이 듣기 위해 몰려든다. 쇼핑을 마치고 돌아오는 페루치오와 부루나, 멀리서 들려오는 마리아의 노랫소리에 발길을 멈춘다. 잠시 후 아파트로 돌아온 그들은 삶의 마지막 노래를 부르다 바닥에 쓰러진 마리아를 발견한다. 영화의 종반부는 삶을 마감하기 전 오나시스와의 못다 한 사랑으로 우울증과 불면증에 시달려야 했던 마리아의 슬픈 삶에 집중한다. 옛 연인의 사망은 약물과 수면제 과다 복용으로 이어졌고 1977년 9월 16일 심장마비로 55세의 이른 나이에 사망하기에 이른다. 노래와 사랑에 살았던, 인류사의 영원한 아이콘 마리아 칼라스. 그녀는 가고 없지만, 전설은 영원히 우리 마음속에 영원히 살아 있다. 칼라스는 진정 ‘라 디비나’(오페라의 여신)였다. 그녀의 삶 자체가 드라마였고 오페라였다. 김정 영화 평론가 [email protected]노래 사랑 영화감독 파블로 소프라노 오페라 오페라 역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