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라호야 야생동물 보호정책 공방

라호야 지역 서쪽 해안가의 바다사자와 물개 서식지에 대한 보호정책을 놓고 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샌디에이고의 관광 명소인 라호야 코브와 칠드런스 풀 일대의 해안가는 오랜 기간 바다사자와 물개들이 집단으로 서식하고 있는 곳으로도 널리 알려지며 로컬 주민들은 물론 타지 관광객들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다.     시정부는 이들 야생동물들의 보호를 위해 번식기에는 서식지에 대해 사람들의 접근을 제한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는데 특히 엘렌 브라우닝 스크립스 파크 바로 북쪽에 있는 포인트 라호야에 대한 사람들의 접근은 최근 완전 금지된 상태다.   그런데 사람들의 해안 접근권 보장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일부 시민단체들의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다. 이들은 야생 동물 서식지 보호정책을 축소하거나 아예 폐지해서 라호야 코브를 사람들에게 완전히 돌려줘야 한다는 주장까지 펴며 시정부에 압력을 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대다수 야생동물 보호단체들은 라호야 코브 일대의 야생동물 보호정책은 더욱 강화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서면서 양측의 공방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형국이다.야생동물 보호정책 야생동물 보호정책 이들 야생동물들 대다수 야생동물

2024-07-18

[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진짜 야생을 만나다, 옐로스톤

미국 국립공원의 아버지라 불리는 시어도어 루즈벨트 대통령은 1872년, 미국 최초이자 세계 최초로 옐로스톤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했다.   대자연의 위대함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옐로스톤 국립공원은 와이오밍 주, 몬태나 주, 아이다호 주에 걸쳐 있다. 자그마치 90만㏊(헥타르), 서울의 10배나 되는 어마어마한 규모다. 이 광대한 국립공원에서 그리즐리불곰, 흑곰, 회색늑대, 바이슨(아메리칸들소), 엘크 등 온갖 희귀 동물과 다양한 식물들이 생생한 자연의 생태 군락을 형성하고 있다. 또한 현재도 활동 중인 화산대에 위치하고 있어 온천과 간헐천이 즐비하며, 특히 전 세계 간헐천의 60~70%에 해당하는 500여 개의 간헐천이 이곳에 밀집해 있다.   옐로스톤은 미국 전체를 통틀어 가장 큰 136평방마일의 산정호수와 알래스카 다음으로 가장 많은 야생동물, 나이아가라 폭포의 2배가 넘는 폭포, 1만여 개가 넘는 온천, 그리고 1만피트가 넘는 산봉우리도 45개나 품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 보니 전 세계 여행자들이 죽기 전에 꼭 한 번쯤 가보고 싶어 하는 버킷리스트 여행지로 통한다. 평생소원을 이루기 위해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한 해에만 400만명에 달한다.   옐로스톤을 대표하는 간헐천은 올드 페이스풀이다. 19세기 탐사대가 물이 솟는 주기가 일정하다며 '오래된 믿음'이란 이름을 붙였다. 뿜을 듯 안 뿜을 듯, 여행자들의 속을 애태우는 올드 페이스풀은 보통 90분가량마다 8000갤런 이상의 온천수를 160피트 높이로 약 3분간 뿜어내는 환상적인 분출쇼를 펼쳐 보인다.   '물 구경'과 함께 여행자들이 열광하는 건 '동물 구경'이다. 멸종위기종인 그리즐리부터 1930년대 자취를 감췄다가 다시 돌아온 늑대, 바이슨 등 TV에서나 봤던 야생동물들을 예사롭게 마주치니 마치 세렝게티에 온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이외에도 옐로스톤를 소개하는 사진에서 빠짐없이 등장하는 그랜드 프리즈매틱, 예측하기 어려운 증기 분출을 보여주는 스팀보트와 영롱한 옥색 물빛이 매력적인 에메랄드, 2단 폭포가 절경인 캐년 컨트리의 아티스트 포인트, 진흙 웅덩이들이 모여 부글부글 끓는 머드 볼케이노 등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이 가득하다.   옐로스톤은 남쪽에서 시계 반대 방향으로 레이크, 캐니언, 루스벨트, 매머드, 가이저 컨트리가 8자 형태의 도로로 연결돼 있다. 5월 중순부터 10월 초까지가 옐로스톤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시기이고 이왕 옐로스톤까지 갔다면 그랜티톤 국립공원을 함께 둘러보는 것이 좋다.     옐로스톤에서 191번 하이웨이를 타고 직진하면 만년설 얹은 산봉우리, 바닥이 보일 만큼 투명한 호수, 야생화 만발한 초원의 그랜티톤 국립공원이다. 엽서와 달력에 자주 등장하던 바로 그 비경이며, 200마일에 이르는 등산로까지 품고 있어 '미국의 알프스'로 평가받는다. 대부호 록펠러 가의 별장이 있던 곳으로 이 지역 52평방마일 상당의 땅을 기증하면서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는 일화가 유명하다. 박평식 / US아주투어 대표·동아대 겸임교수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옐로스톤 야생 옐로스톤 국립공원 야생동물 나이아가라 호수 야생화

2024-04-25

도시에 터 잡 야생동물 증가… 인간과 충돌 문제 심화

 캐나다 전역의 도시에서 야생동물의 증가와 이로 인한 인간과의 갈등이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 에드먼턴 대학교의 콜린 케시디 세인트 클레어 생물학 교수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인간과 야생동물 간의 상호작용에 대해 경고하면서 이는 도시 확장과 인간의 무심코 제공하는 먹이 때문에 야생동물들이 도심 지역에 적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케들 하우메인 와일드라이프 컨트롤의 빌 다우드 CEO에 따르면, 너구리, 다람쥐, 스컹크, 새, 박쥐, 쥐 등 도시 동물들에 대한 문의가 급증하고 있으며, 도시가 새로운 '자연 서식지'로 간주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다우드는 도시 환경이 야생동물에게 매력적인 식량원이 되고 있음을 지적하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인간과의 충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애니멀 데미지 컨트롤의 빌 애버크롬비 씨는 "야생동물과 인간 간의 충돌은 수십 년 동안 발생해 왔으며, 대규모 포식자가 주거 지역 근처에 상주하게 되면서 빈번한 충돌과 손실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특히 BC주의 제시 제만 씨는 더욱 건조해진 여름, 산불, 그리고 베리 및 연어 수의 감소가 곰과 인간 간의 충돌 증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도시에서 야생동물과의 공존을 위해서는 인간이 야생동물에게 식량을 제공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세인트 클레어 교수는 "인간이 쓰레기, 음식물, 애완동물 음식, 새 사료, 장식용 나무의 과일 등을 잘 관리하여 야생동물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애버크롬비 씨는 "인간이 책임을 지고 관리가 필요한 종을 관리해야만 진정한 공존이 가능하다"고 강조하며 "너무 많은 인구가 동물에게 이로울 것이 없으며 오히려 높은 스트레스, 높은 경쟁, 인구 과잉, 자원 부족을 초래한다"고 덧붙였다.   다우드 씨는 "도시에서 야생동물을 제거하는 것은 이미 늦었으며, 대부분의 동물은 더 농촌 지역으로 옮겨져도 생존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도시에서 야생동물이 터를 잡고 번성하고 있기 때문에 주택 소유주들은 집을 보호하기 위해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러한 상황은 야생동물과의 적절한 공존 방안 모색이 더욱 절실하게 요구되는 시점임을 시사한다 표영태 기자야생동물 도시 야생동물 증가 충돌 증가 충돌 문제

2024-04-15

[기고] 북국 사향소의 기후변화 대응

사향소(muskox)는 북극 툰드라에 서식하는 가장 큰 초식 동물이다. 사향소는 늘 최적의 서식 조건을 찾아 이동하며 혹독한 기후를 피해 살아남았다. 빙하기에는 털복숭이 매머드와 함께 목초지(steppe)에서 생활터전을 공유했다. 사향소가 기후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잘 보여주는 좋은 본보기다.     사향소의 겨울철 털은 현존 동물 중 가장 가볍고 보온효과도 최고다. 그래서, 알래스카 원주민들은 늦겨울과 초봄에 사향소를 사냥하고, 사향소의 밑털로 코트, 모자, 장갑 등을 만든다. 이 털을 북극 원주민 이누이트(Inuit)는 우밍막(Umingmak)이라고 부르고, 일반적으로는 키비웃(Qiviut)이라고 한다. 보호털(guard hair)은 1미터 정도로 가름막 역할을 한다. 그러니, 섭씨 영하 60도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 털로 만든 코트는 자그만치 10만 달러에 달한다.     사향소는 소처럼 보이지만 사실 염소나 양에 가깝다. 북극 환경에 적응하도록 오랜 시간 진화했다. 초봄에 털갈이하는 사향소를 가끔 볼 수 있고, 그 털이 관목에 붙어 있는 경우도 종종 볼 수가 있다.     북극 야생동물의 ‘기후 추적’은 자연스러운 진화 과정이며, 수천 년 동안 진행해 왔다. 19세기 말 이후로 기후는 변하기 시작했다. 북극은 현재 지구상의 다른 지역보다 4배나 더 빠르게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다. 현재의 북극 온난화는 혹한 속에서도 서식할 수 있도록 진화한 사향소와 같은 동물에게는 그리 좋은 소식이 아니다.     그럼, 북극의 온난화 진행과 더불어 사향소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최근의 기후변화가 사향소의 서식지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연구가 덴마크 국방부 주도하에 그린란드에서 지난 40년 동안 진행됐다. 연구팀은 발견한 모든 야생동물의 관측날짜, 종 및 위치 등을 기록했다. 이 방대한 자료를 기반으로 지난 40년 동안 기후변화로 인해 사향소의 서식지가 빠르게 북쪽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1981년부터 2020년 사이에는 10년 당 70~110km로 거리를 이동했고, 2000년 이후에는 속도가 더 빨라졌다. 사향소가 기후 변화로 인해 가장 극단적인 서식지 이동을 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향소와 다른 북극 동물들은 기후변화가 점점 가속함에 따라 그린란드 북쪽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측된다. 광대한 그린란드에서 장기간 야생 동물의 위치 추적 자료를 수집하는 것은 힘들고 비용이 많이 드는 일이다. 지난 40년 동안 축척된 자료는 사향소가 기후 변화의 영향을 받고 있으며, 그 영향은 앞으로 더 클 것이라는 점이다. 이처럼 북극 온난화가 진행되면, 앞으로 사향소를 비롯한 북극 야생동물은 털복숭이 매머드처럼 퇴화하여 지구상에서 사라지는 것일까?     그린란드 남쪽은 광대한 빙하, 피요르드 및 험준한 산맥과 같은 다양한 자연 장벽으로 사향소의 적절한 서식지 조건을 갖추고 있다. 더 북쪽으로의 이동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다. 동그린란드 자켄버그 (Zackenberg, 74°2N, 21°3W)의 보호지에 서식하고 사향소도 지난 40년 동안 거의 이동이 없었다.  이는 자켄버그 계곡이 사향소에게 최적의 서식지이거나 자연환경의 장벽으로 더 이상 북쪽으로 이동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사향소의 이동 능력이 제한적이라면 점진적인 소멸 가능성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지역의 사향소는 점점 더 열악한 서식지와 불리한 기후조건에 갇히는 반면, 북쪽으로 이동한 무리는 기후 변화에 덜 영향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툰드라에 사는 사향소와 다른 북극 동물은 아직 심각한 위기에 처하지는 않았지만, 급격한 기후 변화 등에 생존을 위협받게 될 것이다. 사향소와 북극 동물은 과연 이러한 기후 변화에 대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사향소가 털복숭이 매머드처럼 언젠가 지구에서 소멸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기우이기를 바란다. 북극의 기후변화 및 온난화는 북극 동물들이 적응하기에 너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김용원 / 알래스카주립대 페어뱅크스 교수기고 기후변화 사향소 동안 기후변화 북극 야생동물 서식지 이동

2023-06-30

"뱀 만나면 일단 거리 두세요”

서식 47종 중 독사는 7종      봄 기온이 많이 올라가면서 조지아주에서 뱀이 자주 출몰하는 시즌이 시작됐다. 기후 온난화의 영향으로 조지아의 공원에서 뱀을 맞딱뜨리는 횟수가 부쩍 많아지고 있다.     조지아주 천연자원국(DNR) 파충류학자 대니얼 솔렌버거는 뱀과 마주치게 되면 가장 먼저 독성이 있는 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카운티 공원에서 독사가 발견될 수 있지만 흔치는 않다. 만약 뱀을 보게 되면 다음과 같이 행동하라고 조언한다.     첫번째는 뱀을 다루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최선이다.     뱀은 작은 포유류, 양서류, 곤충, 심지어 다른 뱀을 잡아 먹는 포식자라는 점을 염두에 두라는 것이다. 하지만 독이 없는 뱀은 그다지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   독이 없는 토착종은 주법에 의해 보호된다. 따라서 뱀을 함부로 죽이는 것은 불법이다. 동부 인디고종은 연방법으로 보호하고 있다.   독사가 사람이나 동물을 위협하는 상황이면, DNR이나 야생동물 전문가에게 연락하는 게 좋다. 뱀은 보통 자신이 궁지에 몰리거나, 포획돼 방어할 필요가 있을 때 문다.   현재 조지아에는 47종의 뱀이 서식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7종만이 독이 있고, 북미산 살모사 한 종류만이 교외 주택가에 서식하고 있다.   토머스 공 기자거리 조지아 조지아주 천연자원국 야생동물 전문가 독사가 사람

2023-04-21

토론토시 "야생동물 먹이줘선 안돼"

 토론토시가 주민들에게 야생동물에게 먹이를 주지말라고 권고했다.   시 관계자는 "코로나 대유행 동안 야생 동물에게 먹이를 주는 주민들이 크게 늘었다"라며 "이로 인해 코요태, 여우 등의 개체수가 크게 늘어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산책로에 출몰하여 위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야생동물에게 먹이를 주는 행위는 결국 야생동물이 인간에게 의존하게 될 수 있으며 이는 곧 생태계를 파괴하는 결과를 낳게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토론토시는 오는 4월 1일부터 야생동물에게 먹이를 주는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한 새로운 조례(조례 349항)을 적용하며 관련법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   시 당국은 "토론토 전역의 공원 등 공공장소를 포함한 사유지에서도 야생동물에게 먹이를 주는 행위가 금지된다"라며 "다만 새 모이통을 통해 먹이를 주는 경우 위생적이고 새 이외에 다른 동물에게 제공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허용된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야생동물이 쓰레기통을 뒤지거나 민가로 접근하지 않도록 집 주변에 음식을 두지 않고 쓰레기통 및 음식물 쓰레기는 지정된 수거일에만 밖에 내 놓을 것을 당부했다.   이와 관련된 규정과 야생동물로부터 반려동물을 보호하는 방법을 토론토시 웹사이트 https://www.toronto.ca/community-people/animals-pets/wildlife-in-the-city 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김원홍 기자토론토시 야생동물 토론토시 야생동물 토론토시 웹사이트 토론토 전역

2023-03-24

[수필] 생로병사의 길

지난여름 오후였다. 재활용 물 버킷을 들고 나갔던 남편이 놀라 말했다. 안마당 언덕에 코요테가 서 있다가 담장을 넘어 이웃집으로 갔다는 것이다. 흠, 내 가슴이 철렁했다. 최근에도 이른 아침이나 어둠이 내리던 저녁이면 길가에 서성이는 모습을 차를 타고 오다 보곤 했지만 집 마당까지라니. 하긴 코로나가 유행하는 두 해 사이에 길거리에는 왜 그리도 배고프고 집 없는 홈리스가 늘어났는지, 야생동물 코요테도 배가 고프겠지. 야생 동물을 잡아먹다 이제는 집고양이와 개까지 노리고 있다. 우리 집도 철망을 설치하는 등 준비를 미리 좀 해놓았지만 어이없는 일은 순식간에 일어났다.   11월 초였다. 개가 집안에서 실수를 할까 봐 남편이 잠깐 밖에 내놓았다는데, 우리는 그 순간 그 자리에 없었다. 내가 개를 찾아 안아 들었을 때는 내 손 위로 굵은 핏방울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한쪽 귀가 찢어져 사라진 것이다. 마당에 들어온 코요테가 기다렸다가 공격을 한 모양이다. 딸은 엉엉 통곡했고 죄인이 된 남편은 울상이었기에 나는 강아지를 데리고 화장실로 갔다. 소독하고 지혈제인 마데카솔 가루를 듬뿍 뿌리고 피를 멈추게 했다.   그리고 손전등을 들고 강아지 화장실인 닭장의 그물망을 살펴보았다. 화분이 넘어져 있는 등 동물이 다녀간 흔적이 보였다. 허술한 철망의 구멍 하나를 찾아냈다. 코요테가 그 구멍으로 주둥이를 처넣고 우리 강아지의 귀를 물어버린 모양이다. 그 야수는 마치 삶은 돼지 귀처럼 얼마나 졸깃하게 먹었을까. 난 채식을 좋아하는 편이기에 분통이 터져 닭살이 돋았다. 얼마 쓰리고 아팠을까마는 참을성 많은 개는 무표정이었다. 눈만 깜박거렸다. 다음날 병원에 데려가 염증을 예방하려니 항생제를 받아와 먹였다. 그런대로 상처는 회복되어 밥도 잘 먹고 잘 걸었다.   사실 기다랗고 쫑긋하게 쭉 뻗어 있는 명품 귀를 가진 개는 닥슨과 치와와의 잡종이다. 어릴 적엔 데리고 동네를 산책하면 몸에 비해 귀가 워낙 커서인지 사람들은 잠시 멈추어 귀 모양이 재미있다며 한참 웃곤 했다. 약 18년 전 한 라티노가 길가에 강아지를 놓고 팔았는데 어느 한인 청년이 사서 여자 친구에게 선물했고 두 사람이 헤어지는 바람에 로스앤젤레스에서 가든그로브, 또 우리 집까지 오게 된 사연의 강아지였다.   6개월 만에 진짜 부모를 만나 정착한 셈이다. 그런데 입양을 해준 딸아이는 한국역사 대학원 과정을 공부하러 떠났다가 잠시 방학에 집에 와 있었다. 그러니 내가 돌봐야 하는 상황이었다.신기한 일은 국제전화 속에서 들리는 딸의 목소리를 알아채고 달려와 수화기 앞에 앉아 듣곤 했다는 것이다. 또 주인이 싫어하는 일은 절대로 하지를 않았다. 지난번 강아지는 미워하는 남편 방에 들어가 오줌이나 똥을 싸면서 화가 난 자기 의사 표시를 했는데 말이다. 이 녀석은 큰 것은 현관문 앞으로, 작은 것은 패티오 문 앞으로 가 앉아 기다리며 나가자고 했다.   개들의 지능지수와 감성지수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미국에 살며 다섯 마리의 개들이 잠시 또는 길게 인연이 있기에 그들의 지능지수도 각각임을 알게 되었다. 몸짓과 꼬리 흔들기, 가지가지 슬프고 기쁜 감정의 눈망울들, 사랑스럽기 짝이 없다. 동물에 무심한 편인 남편의 마음까지도 사랑하도록 움직였으니 말이다. 어찌 그런 개들을 잔인하게 죽이고 식탁에 올릴 수가 있단 말인가.   강아지 때부터 주말이면 우리 가족이랑 테니스장에 가공 튀는 소리에 익숙해졌다. 발바닥이 벗겨져 피가 날 정도로 뛰곤 했다. 스포츠맨이다. 우렁찬 목소리와 당당함에 나는 ‘똘장군’이라 불렀다. 만나는 사람들에게 행복한 기운을 보내주니 ‘복돌이’라고도 불렀다.   11살 무렵에 드디어 딸이 집으로 돌아왔다. 입 냄새가 나서 병원에 데려가 치석 제거를 하다 어금니에 금이 간 것을 보고 그 날부터 딸은 매일 이빨을 손수 닦였다. 여태 하루도 빠짐없이. 자기가 못 돌보아 준 십년을 더 살아 달라며 간절히 애원하면서. 왜냐하면 강아지가 그동안 현관문만 바라보며 행여나 주인님이 오는지 소파 방석에서 긴 세월 자면서 살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네 번째 수필집의 각장마다 뜰의 꽃길에서 장하게 걷는 노견의 뒤태를 사진으로 찍어 책에 실었다. 그런데 최근 그 녀석이 두 눈을 못 뜨더니 또 위장에서 밥이고 물이고 소화를 못 한다. 흡입기 빨아대듯이 사료를 먹었었는데 말이다. 그리고 밤중에도 자리에서 꼭 일어나 토를 하거나 화장실을 찾고 있다. 인간 나이로 치면 구십이 넘었으니, 생로병사의 고행의 길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최미자 / 수필가수필 생로병사 야생동물 코요테 지난번 강아지 우리 강아지

2022-12-15

[신호철의 시가 있는 풍경] 보호색

보호색은 주변 환경과 비슷한 모양과 색상으로 외부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때 사용 되었다. 보호색은 비단 동물이나 곤충, 문어와 같이 바닷속 연골류, 북극곰 뿐만 아니라 우리 인간들도 이 원리를 이용해 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는 목적으로 얼룩무늬 위장복을 입기도 하고 철모에 나뭇잎사귀를 달아 위장을 하기도 했다.     특별히 카멜레온은 보호색의 탁월한 재능을 가지고 있어 환경에 맞춰 몸의 색깔을 스스로 의식하지 않아도 자유 자재로 변화 할 수 있어 자신을 상대에게 노출 되지 않는 자율적인 변화를 가진다. 문어도 위협을 느끼는 순간 몸이 색깔은 물론 형태마저 주변 환경과 흡사한 모양을 갖춘다. 자벌레는 나무를 기어다니다 위험을 느끼면 작은 나무가지 모양과 색으로 자신을 보호하기도 한다. 로마 군인들이 투구 위에 짧고 붉은 깃털을 사용해 위압감을 유발시키기도 하고 행군 시 화려한 깃발들을 앞세워 긴장감과 공포심을 느끼게 하는 이 모든 것들은 일종의 보호색 원리를 이용한 예가 될 것이다.     케냐 나이로비에 한 야생동물 구조단체가 전한 사연이 Epoch times에 실려 화제가 되었다. 사자들의 사냥에 엄마를 일은 아기 얼룩말 한마리가 인근 농장 주인에게 구조돼 야생동물 보호소로 이송되었다. 한 순간에 엄마를 잃은 아기 얼룩말은 관리인들의 도움에도 불구하고 심한 경계심을 드러내며 사람들의 손길을 거부했다. “어떻게 하면 우리를 믿고 따를 수 있을까?” 고민하던 관리인들은 아주 작은 선의의 속임수를 쓰기로 했다. 다름 아닌 줄무니 옷이었다. 얼룩말 줄무늬 옷을 입고 아기 얼룩말에 다가갔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생겼다.     낯선 환경에서 적응하기 어려워하던 아기 얼룩말이 사람들을 따르기 시작했다. 아기 얼룩말은 엄마 곁을 맴돌듯 사육사들 곁으로 다가와 얼굴을 마주하고 몸을 부딪히며 따라다녔다. 한 관계자는 “녀석은 우리가 껴안아주는 것을 마치 엄마가 껴안아주는 것처럼 무척이나 좋아한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사육사들의 보살핌 속에 행복을 찾은 아기 얼룩말은 보호소 들판을 껑충껑충 뛰어 다니다가도 줄무니 옷을 입은 사육사가 다가오면 반가워 꼬리를 흔들며 사육사에게 달려와 안겼다.   보호색을 사용해 자신을 적으로부터 보호하려는 본능을 감안하더라도 보호색 원리가 이렇게 필요한 부분에 요긴하게 사용된다면 우리는 얼마나 다행스럽고 행복한 일들을 목도할 것인가. 비단 동물뿐만이 아니라 사람에게도 이런 보호색 원리는 적용될 것임을 확신한다.     힘들어 하는 이웃에게 눈높이로 다가 가는 것, 그의 어려운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의 필요를 채워 주는 것, 나의 모습을 내려놓고 낮은 자세로 상대의 입장으로 이해해 주는 것. 이 모든 것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갖추어야 할 최상의 덕목이 아닌가. 한결같은 사랑은 두려움을 없애 준다. 그것이 보호색으로 바뀐다 할지라도 결국 사랑은 모든 것들을 녹여 하나로 만들어 준다. 일용할 양식처럼 내려 주시는 그 사랑은 봄철과 또 여름 가을과 겨울 가릴 것 없이 봄에는 봄빛 연두처럼, 여름에는 작렬하는 따가운 태양빛으로, 가을엔 누렇게 익어가는 풍성한 추수의 감사로, 겨울에는 주홍빛 같은 죄도 하얗게 덮는 순결한 눈꽃이 되어 뿌려질 것이다. 우리는 서로에게 보호색이 되어 기쁨과 행복의 통로가 되어봄이 어떠한가. 보호색이 서로를 경계라는 경계색이 아닌 서로를 향한 관심과 배려, 그리고 사랑으로 결론지어지는 아름다운 가정, 단체와 사회, 국가와 세계가 되어지기를 바래본다. (시인, 화가)     신호철신호철의 시가 있는 풍경 보호색 보호색 원리 야생동물 보호소 아기 얼룩말

2022-10-03

[열린 광장] 개 사랑

요즘 개를 자식처럼 키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우리 딸도 개를 몹시 사랑하는 것 같다. 개입에서 냄새가 난다고 스케일링을 하러 동물병원에 가니 말이다. 옛날에는 생각지도 않던 일이다.     얼마 전 동네 주변을 거닐다 유모차를 끌고 지나는 선배 부부를 만났다. 손주를 태우고 산책을 나온 것 같아 다가가 인사말을 했다. “선배님 손줍니까?”, “손주가 아니라 자식일세!”, “자식이라니요?”   팔순이 지났는데 웬 자식일까! 농담이겠지 하고 호기심에 유모차 안을 들여다보고 깜짝 놀랐다. 유모차 안에는 아기가 아니라 ‘몰티즈’ 강아지가 잠을 자고 있었다.   “개자식이군요.”   나는 고소를 금치 못하며 나도 모르게 ‘개자식’이라는 말이 나왔다. ‘개자식’은 보통 욕설로 더 자주 사용된다. 무례하거나 사람답게 처신하지 않을 때 이런 말을 쓴다.     방랑시인 김 삿갓이 팔도를 유람하며 쓴 시에서도 비위에 맞지 않는 인물은 견자(犬子)로 표현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개가 정말로 못된 동물일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개들은 인간이 사랑하는 만큼 충성을 다 하는 동물이다. 충성이 아니라 목숨을 바쳐서라도 주인을 섬긴다.     TV 동물 프로그램에서 자신을 사랑하던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자 먹지도 않고 할머니 곁을 떠나지 않는 개가 소개된 적이 있다. 사람들이 할머니의 영정을 개 앞에 놓고 달래 보았으나 개는 자기를 사랑해준 할머니만을 기다렸다.  그러다 개도 죽었다. 그 애틋한 ‘개자식’의 마음을 누가 알아줄까. 우리들의 마음을 서글프게 하는 개 이야기다.   개는 영리한 동물이다.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이다. 개는 개과에 속하는 포유동물로 야생동물 가운데서 가장 먼저 가축화되어 인간과 인연을 맺었다. 개들도 인간에 의해 많은 변화가 이뤄졌다. 오랜 기간 세계 각 지역에서의 선택 교배에 의해 현재 약 200여종의 크고 작은 개들이 있다.     사람의 경우 2만의 진동을 들을 수 있는 데 반해 개는 10만에서 70만의 진동을 들을 수 있다고 한다. 소리의 가락도 식별할 수 있기 때문에 사람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어 훈련이 가능한 것이다.   요즘 자식들이 부모를 홀대하는 경우가 많은데 개는 그렇지 않다. 개는 사람에게 충성하고 의리가 있는 동물로 우리나라에도 충견 설화가 많다. 그래서인지 개를 자식처럼 키우는 노인들이 많아졌다.   믿을 수 없는 사람, 배신하는 사람으로부터 상처받고 괴로워하느니 의리 있고 충성을 다하는 ‘개자식’이 더 편하고 정이 가는 것이리라. 김일홍 / 소설가열린 광장 사랑 야생동물 가운데 요즘 자식들 tv 동물

2022-10-02

[열린 광장] 개 사랑

요즘 개를 자식처럼 키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우리 딸도 개를 몹시 사랑하는 것 같다. 개입에서 냄새가 난다고 스케일링을 하러 동물병원에 가니 말이다. 옛날에는 생각지도 않던 일이다.     얼마 전 동네 주변을 거닐다 유모차를 끌고 지나는 선배 부부를 만났다. 손주를 태우고 산책을 나온 것 같아 다가가 인사말을 했다. “선배님 손줍니까?”, “손주가 아니라 자식일세!”, “자식이라니요?”   팔순이 지났는데 웬 자식일까! 농담이겠지 하고 호기심에 유모차 안을 들여다보고 깜짝 놀랐다. 유모차 안에는 아기가 아니라 ‘몰티즈’ 강아지가 잠을 자고 있었다.   “개자식이군요.”   나는 고소를 금치 못하며 나도 모르게 ‘개자식’이라는 말이 나왔다. ‘개자식’은 보통 욕설로 더 자주 사용된다. 무례하거나 사람답게 처신하지 않을 때 이런 말을 쓴다.     방랑시인 김 삿갓이 팔도를 유람하며 쓴 시에서도 비위에 맞지 않는 인물은 견자(犬子)로 표현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개가 정말로 못된 동물일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개들은 인간이 사랑하는 만큼 충성을 다 하는 동물이다. 충성이 아니라 목숨을 바쳐서라도 주인을 섬긴다.     TV 동물 프로그램에서 자신을 사랑하던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자 먹지도 않고 할머니 곁을 떠나지 않는 개가 소개된 적이 있다. 사람들이 할머니의 영정을 개 앞에 놓고 달래 보았으나 개는 자기를 사랑해준 할머니만을 기다렸다.  그러다 개도 죽었다. 그 애틋한 ‘개자식’의 마음을 누가 알아줄까. 우리들의 마음을 서글프게 하는 개 이야기다.   개는 영리한 동물이다.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이다. 개는 개과에 속하는 포유동물로 야생동물 가운데서 가장 먼저 가축화되어 인간과 인연을 맺었다. 개들도 인간에 의해 많은 변화가 이뤄졌다. 오랜 기간 세계 각 지역에서의 선택 교배에 의해 현재 약 200여종의 크고 작은 개들이 있다.     사람의 경우 2만의 진동을 들을 수 있는 데 반해 개는 10만에서 70만의 진동을 들을 수 있다고 한다. 소리의 가락도 식별할 수 있기 때문에 사람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어 훈련이 가능한 것이다.   요즘 자식들이 부모를 홀대하는 경우가 많은데 개는 그렇지 않다. 개는 사람에게 충성하고 의리가 있는 동물로 우리나라에도 충견 설화가 많다. 그래서인지 개를 자식처럼 키우는 노인들이 많아졌다.   믿을 수 없는 사람, 배신하는 사람으로부터 상처받고 괴로워하느니 의리 있고 충성을 다하는 ‘개자식’이 더 편하고 정이 가는 것이리라.   김일홍 / 소설가열린 광장 사랑 야생동물 가운데 요즘 자식들 tv 동물

2022-09-27

LA에 세계 최대 야생동물 건널목 생긴다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야생동물 전용 횡단육교가 LA 지역에 설치된다.   22일 국립야생동물재단(NWF)은 지구의 날을 맞아 ‘월리스 아넨버그 야생동물 건널목(Wallis Annenberg Wildlife Crossing)’ 착공식을 열었다.     야생동물 건널목 착공식은 LA 북서쪽 리버티 캐년 101번 프리웨이 인근에서 열렸다. 총 8500만 달러 예산이 투입되는 공사가 끝나면 길이 210피트, 너비 165피트에 달하는 생태도로가 10차선인 101번 도로 위에 놓인다. 이 생태도로 양쪽에는 야생동물이 쉽게 접근하고 위협을 느끼지 않도록 초목으로 덮인 방음벽도 설치될 예정이다.   이번 생태도로 공사는 LA지역 야생동물이 프리웨이에 가로막혀 이동을 못 하거나 도로에서 차에 치여 죽는 일을 막기 위해서다. 생태도로가 완공되면 ‘산사자, 코요테, 밥캣, 회색여우, 사슴, 뱀, 토끼’ 등이 샌타모니카 산맥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게 된다.   국립야생동물재단은 야생동물의 자유로운 이동을 돕는 생태도로는 LA지역 산사자 등 로드킬 방지에 효과적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지구의 날을 맞아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구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나무 군락지인 레드우드 보존을 강화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워싱턴주를 방문한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서명을 통해 연방 산림청과 국립공원관리국이 레드우드 생태계를 위협하는 산불방지, 기후변화 대응책 등을 강구하고 특별 보존대책을 세울 것을 지시했다. 김형재 기자사설 생태다리 야생동물 건널목

2022-04-22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