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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운 곳곳 중독재활센터…한인 피해신고 쇄도

“벌레와 악취, 소음으로 도저히 살기 힘들어요. 시정부가 빨리 해결해주세요.”     마약과 알코올 중독자 재활을 위한 집단 수용 시설에 대한 한인 독자들의 피해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본지는 지난달 후버 애비뉴와 피코 불러바드 인근의 사설 재활센터에서 마리화나 흡연, 고성방가, 총격 사건 등으로 피해를 입은 한인 아파트와 이웃 주민들의 실상을 보도한 바 있다. 〈본지 4월 8일자 A-3면, 4월 25일자 A-3면〉     한인타운 서남쪽인 크렌셔 불러바드와 베니스 불러바드 인근에 주택을 소유한 찰스 김씨는 2베드룸 크기의 옆집에서 나오는 악취와 쓰레기, 주차장 노숙과 고성 방가 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제보해왔다.     김씨의 주택은 2개의 유닛으로 나뉘어 세입자들이 거주하고 있으며 비교적 조용한 주택가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최근 남쪽에 입주한 재활 비영리단체 탓에 입주자들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주택은 현재 ‘하우스 오브 호프(House of Hope)’라는 단체가 운영하고 있으며 많게는 40여 명이 붐비며 생활하고 있다. 당연히 넘치는 음식물과 생활 쓰레기가 집앞 주차장에 쌓여있기 일쑤이고 파리와 바퀴벌레들이 들끓기 시작했다.     보다 못한 김씨는 시청 관계 부서에 쓰레기 정리와 해당 시설을 관리하고 있는 단체 측에 항의했지만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김씨는 “빌딩안전부서에 연락해 해결을 요구했지만 답장이 없었고 지난 주에 온라인으로 시청에 서면으로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해서 주변 도움으로 신청을 마쳤다”고 전했다.     인근 주민들은 “마약과 알코올 재활을 돕는 시설과 주거지와 공존해야 한다면 최소한의 위생은 지켜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푸념하고 있다.       관내에서 4~5개의 유사한 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하우스 오브 호프는 LA시와 카운티에서 정식 인가를 받아 활동하고 있으며 자체 웹사이트가 있지만 현재 일반의 접근이 차단된 상태다.     옐프 사이트에 소개된 해당 시설의 사진과 댓글은 처참한 관리 사태를 여실히 보여준다. 관리가 이뤄지지 않아 입소자들은 ‘최악의 악몽’이라고 묘사했으며, 입소자들이 들여온 가재도구와 침구 등은 퇴소 이후에 그대로 쓰레기로 남아 쌓여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이용자들은 “왜 아직도 시정부가 관리 능력을 상실한 이 시설을 닫지 않고 내버려 두는지 알 수가 없다”고 언급했다. 동시에 이들은 어떻게 이런 작은 공간에 4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수용될 수 있는지,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안전, 위생, 범죄 등의 문제는 어떻게 책임질지 확인해야 한다고 적기도 했다.     시청 측은 주요 비영리단체들이 운영하는 보호소, 재활센터 등에 적잖은 지원금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단체들이 관리하는 시설들이 사람이 살 것이라고 믿기 힘든 위생 상태가 됐다면 누구의 책임인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인성 기자 [email protected]베니스 중독자 알코올 중독자 악취 소음 쓰레기 주차장

2024-05-01

노점상 규제 풀었더니 버젓이 술 판매…LA다운타운 라이브서 적발

LA다운타운 거리에서 맥주와 위스키 등을 팔던 노점상이 적발됐다.   26일 KTLA5는 LA경찰국(LAPD)이 노점상 불법상품 판매 단속에 나선 결과, LA다운타운 거리에서 아이스박스 등을 이용해 맥주 등 알코올 수백 캔을 판매한 8명을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LAPD는 거리에서 알코올 불법판매가 버젓이 벌어진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현장에 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LAPD에 따르면 노점상 8명은 평소 사람이 많이 모이는 그랜드파크, 관광객 방문지로 꼽히는 LA라이브 구역에서 맥주와 위스키 등 알코올을 팔았다.     LAPD 센트럴 경찰서는 노점상 알코올 불법판매 적발 현장을 X(옛 트위터)에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대형 아이스박스 안에 맥주, 테킬라, 위스키 브랜드별 캔이 일반 음료수와 섞여 있는 모습이 담겼다. 아이스박스 덮개에는 신용카드나 데빗카드 결제가 가능하다는 안내판이 붙어 있다.     센트럴 경찰서 측은 이들 노점상이 최소 8개 이상 아이스박스에 알코올이 든 캔을 저장한 채 불법판매에 나섰다고 전했다.   X에 단속 사진을 올린 센트럴 경찰서 릴리안 카랜자 커맨더는 “노점상은 캘리포니아 주류단속국 허가 없이 술을 판매했다”며 “이같은 불법판매는 미성년자 신분증 미확인, 탈세, 행인 이동 및 차량흐름 지장 등 위험한 상황을 야기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LA시와 카운티는 노점상 규제를 완화하고 있다. 지난 6일 LA시의회는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 다저스 스타디움, 크립토닷컴 스타디움 등을 포함한 인기 관광지역에서 노점상 영업을 규제하는 ‘노점상 영업 금지구역 규정’을 폐지했다.     같은 날 수퍼바이저 위원회도 패서디나, 롱비치, 버논 등 노점상 규제 폐지 및 헬스퍼밋 수수료 보조 프로그램 조례안을 승인했다.   김형재 기자 [email protected]다운타운 노점상 노점상 규제 노점상 알코올 알코올 불법판매

2024-02-27

신약의 인물-헤로디아와 딸

 마태복음 14장과 마가복음 6장에는 세례요한의 순교에 관한 내용이 나옵니다. 세례요한은 자신의 동생 빌립의 처를 아내로 맞이한 헤롯의 죄를 강력하게 책망했습니다. 여기에서 죄를 지적하고 책망한 세례요한을 헤롯이 미워한 것처럼 생각되지만, 헤롯의 아내가 된 ‘헤로디아’가 더 미워했습니다. 그녀는 권력에 대한 야욕으로 가득 찬 여인이었습니다. 그래서 자신이 남편의 형의 아내가 되는 것에 대해서 일말의 죄책감도 가지지 못했습니다. 그러기에 그런 행동을 책망하는 세례요한을 달갑지 않게 여긴 것입니다. 한편 헤롯 또한 세례요한을 제거하고 싶지만 유대인들이 세례요한을 선지자로 여기기에 그를 죽일 경우에 큰 소요가 일어날 것에 대한 걱정 때문에 그저 감옥에 가두는 정도였습니다. 어느 날 헤롯의 생일에 헤로디아는 딸을 이용해서 세례요한을 제거할 명분을 얻습니다. 그녀는 딸을 헤롯 앞에 춤을 추게 합니다. 그리고 그 춤을 기쁘게 여긴 헤롯으로부터 세례요한의 목을 약속 받습니다. “마침 헤롯의 생일이 되어 헤로디아의 딸이 연석 가운데서 춤을 추어 헤롯을 기쁘게 하니 헤롯이 맹세로 그에게 무엇이든지 달라는 대로 주겠다고 약속하거늘” -마태복음 14장6절,7절. 의붓아버지 앞에서 춤을 추는 딸의 모습입니다. 그리고 이것을 본 헤롯은 기뻐합니다. 여기에 ‘기쁘다’에 해당하는 단어를 보면, ‘아레스코(ἀρέσκω)’라는 단어로 ‘기쁘게 하려고 애를 쓰다’의 의미입니다. 의붓아버지 앞에서 관능적인 춤을 추는 딸과 그런 춤을 보고 여느 남자들이 가지는 마음으로 그 춤을 바라보는 헤롯의 모습입니다. 헤롯은 이로 인해서 세례요한의 목을 줄 것을 약속하고 그것을 이행합니다.       우리는 여기에서 헤로디아와 그녀의 딸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당시 문화가 그렇다고 해도 자신의 딸을 헤롯 앞에서 남자를 유혹하는 관능적인 춤을 추게 하는 어머니의 모습입니다. 헤로디아에게 우선순위는 무엇이었을까요? 자신이 비록 분봉왕이지만 헤롯의 아내가 됨으로 왕과 같은 위치에 있는 남자의 아내가 됨으로 그녀에게 오는 권력이 그녀의 삶에 중심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 대한 불합리함과 잘못됨을 책망하는 세례요한은 대단한 걸림돌이 된 것입니다. 그래서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한 사람, 그것도 선지자로 여기는 사람을 정당한 죄목이 없음에도 죽이고자 하는 생각을 하게 된 것입니다.우리에게 목적이 무엇인가가 삶에 중요합니다. 분명 그 목적은 내가 갈망하고, 삶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목적이 개인의 욕심과 야망이고, 이기적인 것이 되어서 분명 옳지 못한 것이라면, 문제가 심각해집니다.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다른 것이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한 목적에 사로잡힌 종교지도자들이 예수님이 어떤 분이신지, 그가 전하는 복음이 어떤 내용인지를 들으려고 하지 않고 오직 죽이고자 하는 마음에 사로잡혀서 끝내 죽이려고 한 것과 같습니다. 권력의 자리가 목적이 된 헤로디아는 세례요한을 죽여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혔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자기 딸마저 마치 음탕한 여자들이 남자를 유혹하는 몸짓을 의붓아버지 앞에서 하도록 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중독이라는 말을 합니다. ‘게임 중독’, ‘성 중독’, ‘약물 중독’, ‘알코올 중독’ 등과 같이 사회적인 문제로 거론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반면에 우리가 일상생활에서도 농담처럼 말하는 것이 있습니다. ‘나는 드라마에 중독되었다’, ‘나는 쇼핑 중독이다’. 그런데, 중독은 곧 마비입니다. 중독되게 하는 요인으로 인해서 일상적인 생활이 되지 않는 것을 의미합니다. 정상적인 생각을 할 수 없고, 이성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래서 중독 시키는 요인의 지배를 강력하게 받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그로 인해서 내가 생각하는 것이 이성적이지도, 정상적이지 못할 수 있다는 겁니다. 내가 무언가에 사로잡혀 있다면 내가 하는 생각과 판단이 잘못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잘못된 생각’은 단순하게 조금 잘못된 것이 아니라 대단히 잘못된 것이 되어 버리게 된다는 겁니다. 내가 하는 목적을 위해서 다른 사람을 짓밟고, 심지어는 죽이기까지 하게 되어 버립니다. 혹시 지금 내가 목표로 삼고, 목적을 두고 있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서 나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합니다. 에베소서 5장18절 말씀을 보면, “술 취하지 말라 이는 방탕한 것이니 오직 성령으로 충만함을 받으라”고 말씀합니다. 여기에 ‘술 취하다’는 ‘메뒤스코(μεθύσκω)’라는 단어입니다. ‘술 취함’은 방탕하게 만듭니다. 주인이 올 때를 대비하지 않고 술에 취해서 방탕한 종과 같은 상태처럼 제대로 된 판단을 하지 못하게 되는 상태입니다. 반면에 ‘성령 충만’은 ‘플레로(πληρόω)’라는 단어로 ‘가득하게 하다, 충만하게 하다’의 의미와 ‘완성하다’의 의미를 가진 단어입니다. 성령 충만은 우리를 완성하게 합니다. 마비가 되어서 이성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로 하여금 의로운 판단을 하게 하고, 바른길을 걸어갈 수 있게 합니다. 무엇에 ‘취한 삶’인지, 무엇으로 ‘가득 채워져’ 완성된 삶을 살 것인지를 고민합시다. 나를 바른길을 걷게 하며, 의로운 결정을 하게 하시는 성령의 충만함으로 이 땅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목회칼럼 / 더비전교회 윤우식 목사신약 인물 알코올 중독 약물 중독 게임 중독

2024-02-09

[오픈 업] 세모에 지키면 좋은 에티켓

올 한 해도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  이맘때가 되면 동문, 직장 동료, 단체 회원, 그리고 친척들을 만나 한 해의 회포를 푼다. 설레기도 하지만 종종 귀찮을 수도 있는 만남이다. 그러나 연락을 통해 손을 뻗고, 만나려고 노력하는 것은 ‘우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요즘 신문 지면에는 거의 매일 동문회, 단체들의 연말 모임 사진들이 게재된다. 다양한 모임 가운데는 초등학교 동문 모임도 있어 눈길을 끈다. 모임의 형태도 오찬, 만찬, 디너-댄스파티 등 여러 가지다.     연말 모임에는 음주와 여흥 순서가 있는 경우도 많다. 이런 상황에서도 최대한 예의를 지키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아무리 스스럼없는 사이라도 구분 없이 행동하게 되면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지나친 음주는 삼가하는 것이 좋다. ‘한국인의 술 사랑’은 잘 알려져 있다. 음주량과 빈도 면에서 다른 나라 사람들에 뒤지지 않는다. 그뿐인가. 술잔을 주고받는 에티켓, 폭탄주 등 독특한 문화도 있다. 고등학교 교과서에 현진건의 ‘술 권하는 사회’라는 단편이 실렸던 기억이 난다. 자세한 것은 기억나지 않지만 어려운 환경을 마주하다 보니 술을 마시게 되는, 또 술을 강요하는 사회가 되었다는 내용이었던 것 같다.       물론 한국인만 술을 마시는 것은 아니다. 세계보건기구 통계에 의하면 매년 200만 명 이상이 알코올 중독으로 숨진다. 알코올 중독자의 직접적 사망 원인은 음주로 인한 사고, 간경화, 췌장염, 심장병, 전염병 등이다.     가장 술꾼이 많은 국가는 헝가리로 국민의 21%가량이 알코올 중독자라고 한다. 한국도 만만치가 않아 알코올 중독자 수가 국민의 13.9% ( 남성 21%, 여성 6.8%)나 된다. 이는 미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한국에 술꾼이 많게 된 이유 중의 하나는 과거 추수가 끝나고 농번기가 될 때까지 농부들의 일거리가 없어, 술을 빚었던 것에서 찾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요즘은 어떤가? 한국의 많은 직장인에게 퇴근 후 음주는 업무의 연장이거나 스트레스 해소의 방법이 되고 있다.     모임은 즐거워야 하는데 술에 취해서 분위기를 망치거나 불미스러운 일을 만드는 것은 문제가 있다. 술은 정상적인 뇌의 기능을 잃게 된다. 그 결과가 술주정(酒酊)으로 나타난다. 주사(酒邪), 주벽(酒癖), 후주(?酒) 등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술을 많이 마신다고 모두 술주정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제가 필요한 이유다.     또 한인 연말 행사의 여흥 순서로 자주 등장하는 것이 춤이다. 흥이 나서 음악에 맞춰 율동으로 표현하는 것이 춤인데, 사실 ‘춤’과 ‘무용’의 차이점을 모르겠다. 사전을 찾아보니 춤이나 무용은 역사적으로, 국가적으로, 민족적으로, 종교적으로 기원과 종류가 다양하다.     한국인의 춤은 태평무처럼 남녀가 한 쌍을 이루어 함께 추는 경우도 있긴 있지만 대부분은 혼자서 율동을 하는 것이다.  여기서 혼자란, 상대방과 신체 접촉을 하면서 추는 춤이 아니라는 뜻이다. 서로 마주 보거나, 여러 명이 둘러서서 추는 것을 상상하면 된다. 강강술래가 그 예이다.     모임에서 사교댄스를 추어야 할 때, 아무리 부부 또는 연인 관계라 하더라도 신체를 밀착하는 것보다 적당한 거리를 두고 추는 것이 더 멋있다. 사교댄스를 출 때는 배우자나 연인 관계가 아닌 파트너는 피하는 것이 좋다. 필자가 반세기 동안 몸담고 있던 메디컬 그룹의 연말 파티는 댄스 순서가 오랜 시간 이어지는데 배우자나 연인이 아닌 사람을 파트너로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그것은 건강한 예의라고 생각한다.     세모가 되었다. 많은 연말 행사가 열리는 시기다. 아무리 허물없는 사람들끼리의 모임이라도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예의는 있다. 모두 즐거운 연말연시 보내기를 기원한다. 류 모니카 / 종양방사선학 전문의·한국어진흥재단 이사장오픈 업 에티켓 세모 알코올 중독자 에티켓 폭탄주 연말 모임

2023-12-20

미국인 20년 새 음주량 크게 늘었다

미국인들이 남북전쟁(1861∼1865년) 때만큼이나 많은 양의 술을 마시고 있으며, 특히 1990년대 중반과 비교하면 위스키와 같은 증류주 소비량이 60% 늘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12일 정치매체 더힐에 따르면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알코올남용중독연구소(NIAAA)는 최근 낸 ‘1인당 알코올 소비 추정’ 보고서에서 연간 알코올 소비량을 분석했다.   2021년 1인당 음용 알코올 소비량은 2.51갤런이었다. 이는 포도주와 맥주, 증류주를 모두 합친 것이지만, 물이나 다른 원료를 빼고 에탄올만 계산한 양이다.   전년인 2020년(2.44갤런)보다는 2.9%에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2019년(2.38갤런)보다는 5.5% 늘어 2년새 증가율로 따졌을 때 1969년 이후(1967년 대비 5.9%) 최대 폭을 기록했다.   26년 전인 1995년 2.15갤런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6.7% 많다. 특히 증류주의 경우 1995년 0.63갤런에서 2021년 1.01갤런으로 60.3% 소비가 늘었다. 포도주는 0.29갤런에서 0.44갤런으로 51.7% 늘었다.   같은 기간 맥주만 1.24갤런에서 1.06갤런으로 14.5% 줄었다.   1인당 연간 알코올 소비량은 1970∼1980년대 꾸준히 2.5갤런을 웃돌았다가 음주운전과 미성년 음주 근절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했던 1990년대 중후반 저점까지 떨어졌으나 이후에는 다시 서서히 증가세를 보였다.   더 길게 보면 현재 음주량은 남북전쟁 시대로 회귀한 꼴이라고 더힐은 지적했다. 남북전쟁 직전인 1860년 알코올 소비량은 2.53갤런으로 추산된다.   국내에서 1990년대 후반 이후 음주량이 늘어난 원인은 복합적이다.   먼저 여성 음주가 늘어난 점이 꼽힌다. 한때 남성과 여성의 음주 비율은 3대 1 수준이었으나 현재는 차이가 크지 않다.   2000년대 ‘섹스앤드더시티’와 같은 TV 드라마의 성공 속에 도시에서 칵테일이나 고급 바 문화가 확산했고, 고도수 주류업체들이 수십 년간 TV 광고를 자제했던 분위기가 사라지면서 광고가 급증했다.   더 최근에는 팬데믹 기간에 변화가 감지됐다. 국내에서 팬데믹 봉쇄 기간 술 판매점은 다른 가게와 달리 문을 열 수 있는 필수사업장으로 지정됐고, 배달까지 가능해지면서 애주가들이 술을 즐기기에 알맞은 분위기가 됐다는 것이다. 그나마 1980년대 이후 음주문화에서 긍정적인 변화로 꼽히는 것은 미성년 음주가 크게 줄었다는 점이다.   앤드리아 킹 시카고대 교수는 “청소년 음주는 1980년대 이후 지속해서 줄고 있다”며 “어른들의 폭음은 늘고 있지만, 학생들의 절주는 늘고 있다”고 말했다.   사설:여성 음주 증가와 팬데믹으로 2021년 알코올 소비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여성이 주류 판매 코너에서 술을 고르고 있다.  미국 음주량 알코올 소비량 현재 음주량 증류주 소비량

2023-06-13

데이브 민 혈중알코올농도 기준치 2배

지난 2일 새크라멘토에서 음주운전으로 입건된 데이브 민 가주 상원의원의 당시 혈중알코올농도가 0.15로 나타나 음주운전 적발 기준인 0.08의 두배에 가까웠던 것으로 확인됐다.     새크라멘토 가주고속도로순찰대와 셰리프국은 민 의원의 입건 당시 관련 기록과 영상을 18일 공개했다.     공개 자료에 따르면 민 의원은 경관들의 음주 여부를 묻는 질문에 맥주 두 병을 마셨다고 답했지만, 실제 혈중알코올농도는 큰 차이를 보였다.     수사 당국은 0.15%가 나오려면 민 의원 정도의 체격에는 최소 8병 이상은 마셔야 가능하다고 전했다.     순찰차 뒤에 수갑이 채워진 채 앉아있는 민 의원의 모습이 영상으로도 공개됐는데 그는 “이게 0.15나 나왔다니 믿을 수가 없다. 젠장(S**t) 그게 몇잔 마셔야 그렇게 나오지?” 등 일부 비속어가 섞인 발언이 경관들이 착용한 카메라에 녹음되기도 했다.     그는 또 “집에 가고 싶다. 아마도 이 건은 상원 지도부에도 보고될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당 내에서 날 선 비판이 나왔다. 할리 로다 전 연방하원의원은 “47지구에 조애나 웨이스를 공식지지하기로 했다”며 “만약 공화당 의원이 같은 범죄를 저질렀다면 민주당이 이와 같은 침묵을 지킬 것인지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가주 공화당 측에서는 “이전에도 양당에서 음주운전 범죄는 있었지만 경관들에게 거짓까지 말하며 혐의를 벗으려 했던 민 의원의 모습은 매우 실망스럽다”고 후보 사퇴를 촉구했다.     민 의원은 적발 직후 음주운전 사실을 시인하고 사죄하는 메시지를 내보낸 바 있다.     한편 민 의원 측은 2일 이후 공개적인 발언과 언론과의 대화를 중단한 채 SNS 메시지만 하루에 1~2건 포스팅하고 있다. 최인성 기자 [email protected]혈중 당내 당내 공격 혈중 알코올 음주운전 적발

2023-05-19

[기고] 외롭고 아픈 미국인들

미국인 58%가 외로움을 느낀다고 한다. 만성 통증으로 고통받는 사람은 5000만 명에 이른다. 병적인 총기 수집가도 많다.     지난 5월 초 비벡 머시 미국 의무감(Surgeon General)이 발간한 82쪽의 대중 건강 보고서가 주목을 받고 있다. 보고서는 고독과 고립이 개인 및 공공의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과 실행 가능한 해결 방법을 담고 있다.       요즘 공공장소에 갔다가 혹은 작은 실수 때문에 목숨을 잃는 사람들이 많다.  분노나 증오, 편집증 등으로 인해 총을 드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캔사스시티의  84세 집주인은 주소를 잘못 보고 초인종을 누른 16세 소년에게 총격을 가했다. 소년은 피를 흘리며 세 번째 집의 문을 두드린 후에야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텍사스주에서는 아기가 잠들 수 있도록 집 마당에서의 사격 연습을 자제해 달라고 부탁하러 온 이웃을 뒤따라가 일가족 5명을 살해한 일도 벌어졌다.     약물이나 알코올로 외로움과 만성 통증을 견디는 사람 또한 많다. 만성 통증은 백인 중년이 가장 많다고 한다. 저소득층이 고소득층보다 3배 더, 그리고 학력이 낮을수록 만성 통증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미국서 매년 10만 이상이 약물 중독으로, 14만 명이 알코올 중독으로 사망한다.     소셜네트워크의 발달은 외로움을 더욱 깊게 하고 쉽게 중독에 빠져들게 한다.  65세 이상의 시니어보다 18~24세의 젊은층이 외로움을 토로하는 비율이 2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외로움’은 실제와 희망하는 사회적 연결의 격차에서 비롯된 주관적인 내부 감정이라고 한다. 대부분 외로움을 경험하지만 형체가 없어 더욱 치료가 어렵다. 요즘 30대 이상의 많은 여성은 친구와 수다 떨기로 외로움을 이긴다고 한다. 이에 착안해 ‘미라클 메시지’라는 비영리단체는 자원봉사자들의 전화통화로 외로움을 덜어준다.   외로움은 만병의 근원이자 만성 통증의 주범이다. 머시 의무감은 “외로움은 불안과 우울증을 낳으며 치매는 50%, 뇌졸중은 32%, 심장병은 29%의 발병 확률을 높인다”며  “외로움은 하루 담배 15개비를 피우는 것과 비슷할 정도로 건강에 해롭다”고 조언한다.     ‘만성 통증’은 세계적인 문제이지만 미국의 경우는 특이하다고 한다. 다른 선진국에서는 주로 시니어들이 만성 통증을 호소하는 데 반해 미국에서는 중년층이 많다는 것이다. 미래의 노인들이 현재의 노인들보다 더 아프다가 숨진다는 의미다. 신체 부상보다 어린 시절의 악몽, 외로움, 직업 스트레스, 가정 문제 등 무너진 삶이 만성 통증의 주요 원인이라는 것이다.   만성 통증은 약물 사용이나 음주로 이어지고 심하면 극단적인 선택까지 하게 한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앤거스 디톤은 자살, 마약, 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사망을 ‘절망적 사망(death of despair)’으로 분류했다. 그에 따르면 미국 내 ‘절망적 사망자’는 매년 25만 명에 이르고 인종별로는 백인 중년 남성이 가장 많다고 한다.     하버드대학 연구팀은 80년간 계속된 연구를 통해 ‘친밀한 인간관계가 정신 건강을 지키는 핵심’이라고 발표했다.  머시 의무감 역시 “활발한 인간관계가 외로움의 치료제”라고 설명한다.     그는 일상 생활에서의 해결 방안으로 관계 중심의 소셜 인프라 구축, 지인으로부터 연락이 오면 답하기, 봉사활동으로 다른 이에게 도움 주기 등을 제시했다.      암울한 뉴스들이 쏟아지는 상황이다. 마음을 이완하는 훈련, 그리고 종교적 반추 등을 통해 스스로 정신 건강을 챙기는 노력이 필요한 시기다. 정 레지나기고 미국 절망적 사망자 악몽 외로움 알코올 중독

2023-05-15

[음식과 약] 물 마신다고 술이 깰까

술 마신 뒤에 물을 마셔도 소용없다. 물을 아무리 많이 마셔도 술이 더 빨리 깨지 않는다. 숙취 증상을 조금 줄이는 효과는 있다. 알코올은 이뇨제처럼 작용해서 탈수 증상을 일으킨다. 술을 마시고 나면 화장실을 자주 가게 되는 이유다. 술 마신 다음 날 얼굴이 땅기는 느낌이 드는 것도 탈수 때문이다.   하지만 그뿐이다. 물은 인체가 섭취한 알코올을 제거하는 데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 알코올은 간에서 대사된다. 물은 간이 알코올을 해독하는 일을 도와줄 수 없다. 약 먹을 때 물을 많이 마신다고 해서 몸에서 약이 더 빨리 빠져나가는 경우도 드물다. 물을 마시면 소변으로 빠져나가는 약의 농도가 희석될 수는 있다. 일부 항생제, 항암제를 복용할 때 하루 4~6잔 이상 물을 마시라고 권고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소변 중에 약의 농도를 묽게 해서 약이 결정을 만드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다.   과거에는 운동선수들이 약물 남용 뒤에 이뇨제를 복용하거나 물을 많이 마셔서 도핑 테스트를 피하려고 시도하는 사례도 있었다. 요즘엔 분석 기술이 좋아져서 그렇게 해도 검사에 다 걸린다. 게다가 알코올처럼 간에서 대사되는 약물은 물을 마셔도 체내에서 제거되는 데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런데도 술을 마시는 중간에 물을 마시면 덜 취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그렇게 느낄 수 있다. 물이나 비알콜 음료를 마시면 술 마시는 양이 조금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알코올 의존증이 있는 사람의 경우에는 술을 마시려는 욕구가 줄어드는 데 도움이 될 가능성도 있다. 2017년 독일 연구팀은 23명의 알코올 의존증 남성 환자를 대상으로 한쪽에는 미네랄워터 1000㎖를 마시도록 하고 다른 쪽은 물을 마시지 않도록 하여 호르몬 수치를 비교했다. 그 결과, 물을 마신 참가자들은 음주 욕구와 관련한 호르몬 수치가 줄어들고 실제로 음주에 대한 갈망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물을 마시면서 술을 마시면 나도 모르게 조금 적게 마실지 모른다는 이야기다. 술 한 잔을 마시면 물 한 잔을 마시는 전략은 술을 적게 마시는 방법으로는 나쁘지 않다.   술 마신 뒤에 빨리 깨는 방법은 없다. 커피나 카페인 음료를 마시면 술이 깨는 거로 착각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카페인은 알코올 자체의 해독에 전혀 효과가 없다. 2020년 캐나다에서 호흡을 항진시키면 알코올이 더 빠르게 제거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걸 소규모 연구로 알아내긴 했다. 하지만 이것도 과호흡을 유도하는 기기를 사용했을 때 이야기다. 일상에서 음주 뒤에 쓸 수 있는 방법이 아니다. 그러니 선택은 단 하나다. 간이 알코올을 전부 제거하기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우리 몸은 정직하며 융통성이 없다. 뒷일이 걱정된다면 술을 안 마시거나 적게 마시는 수밖에 없다. 정재훈 / 약사·푸드라이터음식과 약 알코올 의존증 간이 알코올 알코올 자체

2023-05-11

[밀레니얼 트렌드 사전] 술찌

“나 때는 말이야”를 입에 달고 사는 ‘라떼상사’들의 레퍼토리 중 하나가 술에 관한 무용담이다. 혼자 소주 4병은 거뜬히 마셨다, 폭탄주 30잔을 마시고도 멀쩡했다, 체육대회 우승 트로피에 막걸리 두 통을 담아 원샷했다, 맥주 1000cc 잔이 기본이었다 등등.     진위를 가릴 수 없는 이 화려한 무용담은 언제나 ‘인생 술 총량의 법칙’으로 끝을 맺는다. 한 사람이 마실 수 있는 인생 술의 총량은 정해져 있어서 젊은 시절 술을 많이 마셨다면 나이 들어 술을 덜 먹게 되는 건 당연하다는 웃픈 변명.   요즘 신조어 중에 ‘술찌’가 있다. 술 못 마시는 찌질이의 준말이다.     비슷한 뜻으로는 알찌(알코올 찌질이), 알쓰(알코올 못 마시는 쓰레기), 술쓰(술 쓰레기) 등이 있는데 누군가를 비웃기 위해 쓰는 용어가 아니다.     술자리에서 자신의 적은 주량을 미리 고백하며 유머러스하게 자신을 디스할 때, 또는 술 못 마시는 친구를 귀엽게 부를 때 사용한다. 이 분위기에 맞춰 온라인 쇼핑몰에는 500cc 맥주잔 원샷 분위기를 낼 수 있도록 소주잔에 손잡이를 단 ‘술찌 전용 잔’도 등장했다.   술 좀 마신다고 호기부렸다가 망신당하느니 처음부터 주량을 낮게 잡고 적당히 조절하며 마시는 게 현명하다.     며칠 전 들었던 전통주 홍보 플랫폼 ‘대동여주도’ 이지민 대표의 말도 떠오른다. “앞으로 좋은 술이 계속 나올 텐데 그걸 놓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나는 조금씩 오래 마시기로 했다.”     모든 술찌들이 ‘술지(術智·일을 잘 꾸미는 지혜)’를 터득하시길. 서정민 / 중앙SUNDAY 문화부장밀레니얼 트렌드 사전 알코올 찌질이 맥주잔 원샷 온라인 쇼핑몰

2023-04-17

[음식과 약] 적당한 음주는 없다

술에 대한 상식이 바뀌고 있다. 적당한 음주는 심혈관계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잃었다. 술은 적게 마셔도 건강에 좋지 않다. 올해 1월 캐나다 보건당국은 알코올 섭취량은 적은 수준에서도 해롭다며 누구나 가능한 한 음주량을 줄이라고 권고했다.   일주일에 표준잔(맥주 355mL 1캔)으로 두 잔 이하를 마셔야 저위험군이 된다. 위험이 없으려면 술을 아예 마시지 않는 방법뿐이다. 이전 권고안이 1주일에 남성 15잔, 여성 10잔까지는 괜찮다고 했던 것을 고려하면 변화의 폭이 크다. 왜 이렇게 술을 적게 마시라는 걸까.   그동안 알코올과 건강의 관계에 대해 과학자들이 새로 밝혀낸 사실 때문이다. 특히 DNA가 문제다. 알코올이 대사되는 과정에서 아세트알데히드라는 독성 물질이 생겨난다. 아세트알데히드는 세포 속 DNA를 손상시켜 암 유발 위험을 높인다.   음주로 얼굴이 빨개지는 사람은 유전적으로 더 취약하다. 알코올이 아세트알데히드로 더 빠르게 대사되거나 또는 아세트알데히드가 더 천천히 분해된다. 둘 중 어느 쪽이든 결과적으로 더 많은 아세트알데히드가 더 긴 시간 체내에 머물게 되므로 해를 입을 가능성도 높다. 술 마시고 얼굴이 빨개지는 사람일수록 술을 더 적게 마시라고 권고하는 이유다.   알코올은 식도암, 두경부암(구강암·인두암·후두암), 유방암, 간암, 대장암 위험을 높인다. 식도암, 유방암은 소량의 음주로도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 이미 2016년에 보건복지부가 암 예방을 위해서는 하루 한두 잔의 술도 피하라는 수칙을 내놓았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불행히도 암 위험 증가를 몸으로 느낄 수는 없다. 하지만 몸으로 직접 느껴지는 알코올 부작용도 많다. 술을 마시면 몸에 해로운 산화 스트레스가 증가하는 게 좋은 예다. 평소 만성적 통증으로 고생하는 사람은 음주 다음 날 염증·통증이 증가한다는 걸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와인 속에 항산화물질이 들어있지 않느냐고? 알코올로 인한 해를 막기에는 너무 적은 양이다.) 알코올은 크기가 작은 분자여서 몸속 여기저기를 비집고 다니며 해를 끼친다. 뇌에 가면 학습과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를 위축시킨다. 혈관을 딱딱하게 만들고 혈압을 높인다. 췌장에 부담을 주고 저혈당을 유발한다. 췌장염의 흔한 원인이 술이다.   음주는 부정맥과도 관련된다. 실제로 독일의 맥주 축제 옥토버페스트에 참여한 사람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맥이 빨라진 사람이 참가자의 30%가 넘었다. 이런 부정맥이 계속되면 혈전이나 그로 인한 뇌졸중이 생길 위험도 커진다.     금주는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음주량은 적으면 적을수록 좋다. 정재훈 / 약사·푸드라이터음식과 약 음주 알코올 섭취량 알코올 부작용 음주 다음

2023-03-22

[음식과 약] 적당한 음주는 없다

술에 대한 상식이 바뀌고 있다. 적당한 음주는 심혈관계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잃었다. 술은 적게 마셔도 건강에 좋지 않다. 올해 1월 캐나다 보건당국은 알코올 섭취량은 적은 수준에서도 해롭다며 누구나 가능한 한 음주량을 줄이라고 권고했다.   일주일에 표준잔(맥주 355mL 1캔)으로 두 잔 이하를 마셔야 저위험군이 된다. 위험이 없으려면 술을 아예 마시지 않는 방법뿐이다. 이전 권고안이 1주일에 남성 15잔, 여성 10잔까지는 괜찮다고 했던 것을 고려하면 변화의 폭이 크다. 왜 이렇게 술을 적게 마시라는 걸까.   그 동안 알코올과 건강의 관계에 대해 과학자들이 새로 밝혀낸 사실 때문이다. 특히 DNA가 문제다. 알코올이 대사되는 과정에서 아세트알데히드라는 독성 물질이 생겨난다. 아세트알데히드는 세포 속 DNA를 손상시켜 암 유발 위험을 높인다.   음주로 얼굴이 빨개지는 사람은 유전적으로 더 취약하다. 알코올이 아세트알데히드로 더 빠르게 대사되거나 또는 아세트알데히드가 더 천천히 분해된다. 둘 중 어느 쪽이든 결과적으로 더 많은 아세트알데히드가 더 긴 시간 체내에 머물게 되므로 해를 입을 가능성도 높다. 술 마시고 얼굴이 빨개지는 사람일수록 술을 더 적게 마시라고 권고하는 이유다.   알코올은 식도암, 두경부암(구강암·인두암·후두암), 유방암, 간암, 대장암 위험을 높인다. 식도암, 유방암은 소량의 음주로도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 이미 2016년에 보건복지부가 암 예방을 위해서는 하루 한두 잔의 술도 피하라는 수칙을 내놓았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불행히도 암 위험 증가를 몸으로 느낄 수는 없다. 하지만 몸으로 직접 느껴지는 알코올 부작용도 많다. 술을 마시면 몸에 해로운 산화 스트레스가 증가하는 게 좋은 예다. 평소 만성적 통증으로 고생하는 사람은 음주 다음 날 염증·통증이 증가한다는 걸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와인 속에 항산화물질이 들어있지 않느냐고? 알코올로 인한 해를 막기에는 너무 적은 양이다.) 알코올은 크기가 작은 분자여서 몸속 여기저기를 비집고 다니며 해를 끼친다. 뇌에 가면 학습과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를 위축시킨다. 혈관을 딱딱하게 만들고 혈압을 높인다. 췌장에 부담을 주고 저혈당을 유발한다. 췌장염의 흔한 원인이 술이다.   음주는 부정맥과도 관련된다. 실제로 독일의 맥주 축제 옥토버페스트에 참여한 사람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맥이 빨라진 사람이 참가자의 30%가 넘었다. 이런 부정맥이 계속되면 혈전이나 그로 인한 뇌졸중이 생길 위험도 커진다. 가정용 혈압계와 혈당측정기가 있다면 술 마신 뒤 맥박이나 혈당을 측정해 보는 게 좋다. 눈으로 수치를 보고 나면 절주하려는 의지가 더 강해진다. 금주는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음주량은 적으면 적을수록 좋다. 정재훈 / 약사·푸드라이터음식과 약 음주 알코올 섭취량 알코올 부작용 음주 다음

2023-03-16

[삶의 뜨락에서] 뛰어 봤자

유튜브를 보든지 이메일을 보든지 모두가 건강을 지키려면 걸으라고 합니다. 뛰면 더욱 좋고….   황창연 신부는 ‘누사걸생’ 즉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고 강조합니다. 어떤 분은 문자를 써서 ‘보생와사(步生臥死)’라고 하여 걸으면 살고 누우면 죽는다고 말을 합니다. 물론 걸으면서 죽는 사람은 없을 테니까 맞는 말일지도 모릅니다. 물론 운동하여 건강하게 살면 좋습니다. 그러나 누구는 아파지고 싶어 아프고 눕기만 하고 싶어서 눕나요. 그러니 너무 강요하지 마세요.     친구에게서 이런 이메일이 왔습니다. ‘나는 이 의사를 사랑한다’ 라는 제목입니다. 어떤 걱정 많은 사람이 의사를 찾아갔습니다. “선생님 심혈관 운동이 수명을 연장합니까” “네 심장 박동에는 좋지요. 그러나 운동이 심장을 고치거나 새롭게 만드는 것은 아니지요. 운동에 너무 시간을 낭비하지 마세요. 모든 것이 다 닳아요. 심장 박동을 가속한다고 더 오래 산다면 자동차를 빨리 운전하면 차의 수명이 연장되나요.  낮잠을 자세요. 공연히 새벽에 뛰다가 넘어지시면 큰일입니다.” “선생님 알코올은 몸에 나쁘지요. 과일로 만든 포도주 과일주가 왜 몸에 나쁠까요?” “술을 안 마시고 담배만 피운 임표는 63세까지 살았지만, 담배를 안 피우고 술을 마신 저우언라이는 73세까지 살았지요. 술·담배·카드놀이를 다한 덩샤오핑은 93세까지 살았어요. 그냥 너무 마셔 인사불성이 되면 물론 나쁘지만….” “선생님. 튀긴 음식이 몸에 나쁘지요. 아니 식물성 기름이 왜 몸에 나쁘나요, 선생님 그러면 초콜릿은 몸에 해로운가요.” “초콜릿도 코코아도 모두 식물성 음식이에요. 콩으로 만들지 않나요. 걱정하지 말고 드세요.”   누구나 건강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걸어라 뛰어라 라고 말을 합니다. 그래서 하루에 5000보를 걸으면 우울증이 사라지고 7000보를 걸으면 당뇨병이 사라지고 1만보를 걸으면 몸의 모든 병이 사라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침에 밖에 나가면 젊은이나 나이 드신 분이나 할 것 없이 걷는 사람, 뛰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저의 친구가 한마디 합니다. “맨날 걸어 봤자 그거야. 그저 뛰기만 하는 토끼는 2년 정도 밖에 못살고 평생 뛰지 않고 뒷짐을 지고 걷기만 하는 거북은 400년을 산대. 그러니까 너무 깡충깡충 뛰지 마. 넘어져 다쳐요.” 그 말이 옳습니다. 러닝머신의 발명자는 54세밖에 못 살았고 짐(Gym)을 처음 시작한 사람은 57세밖에 못 살았고 축구천재인 마라도나는 60세밖에 못 살았습니다. 물론 연구하고 통계낸 것은 아니지만, 풋볼 선수들의 수명이 60을 넘어 사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운동을 많이 한다고 오래 사는 것은 아닙니다. 요새 102세의 철학자로 곳곳에서 강연하는 김형석 교수님이 계십니다. 그런데 김 교수님은 어려서 병약하여 어머님이 저 애가 20살까지 제발 살았으면 했다고 합니다. 김 교수님이 운동했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테니스를 하신 것도 아니고 골프를 치신 것도 아닙니다. 주말에 자일을 메고 등산을 하신 것도 아닙니다.일주일에 두 서너번 수영장에 가서 수영하셨다고 하나, 대한수영협회에 들어가 보아도 김 교수님의 이름이 없는 것을 보면 수영도 그저 약간 하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일 년에 100회 이상의 강연, 일 년에 두세 권의 저서를 낼만큼 활동하십니다. 마음의 평화를 잃지 않는 것이 장수의 비결이고 건강에도 좋고 살아가는 인생 여정에도 좋은 것 같습니다. 뛰는 것보다 웃는 것이 낫고 마음의 평화를 가지는 것이 제일인 듯싶습니다. 이용해 / 수필가삶의 뜨락에서 선생님 알코올 선생님 심혈관 김형석 교수님

2022-10-21

[삶의 뜨락에서] 뛰어 봤자

유튜브를 보든지 이메일을 보든지 모두가 건강을 지키려면 걸으라고 합니다. 뛰면 더욱 좋고….   황창연 신부는 누사걸생 즉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고 강조합니다. 어떤 분은 문자를 써서 보생와사(步生臥死)라고 하여 걸으면 살고 누우면 죽는다고 말을 합니다. 물론 걸으면서 죽는 사람은 없을 테니까 맞는 말일지도 모릅니다. 물론 운동하여 건강하게 살면 좋습니다. 그러나 누구는 아파지고 싶어 아프고 눕기만 하고 싶어서 눕나요. 그러니 너무 강요하지 마세요.     친구에게서 이런 이메일이 왔습니다. ‘나는 이 의사를 사랑한다’ 라는 제목입니다. 어떤 걱정 많은 사람이 의사를 찾아갔습니다. “선생님 심혈관 운동이 수명을 연장합니까” “네 심장 박동에는 좋지요. 그러나 운동이 심장을 고치거나 새롭게 만드는 것은 아니지요. 운동에 너무 시간을 낭비하지 마세요. 모든 것이 다 닳아요. 심장 박동을 가속한다고 더 오래 산다면 자동차를 빨리 운전하면 차의 수명이 연장되나요.  낮잠을 자세요. 공연히 새벽에 뛰다가 넘어지시면 큰일입니다.” “선생님 알코올은 몸에 나쁘지요. 과일로 만든 포도주 과일주가 왜 몸에 나쁠까요?” “술을 안 마시고 담배만 피운 임표는 63세까지 살았지만, 담배를 안 피우고 술을 마신 저우언라이는 73세까지 살았지요. 술·담배·카드놀이를 다한 덩샤오핑은 93세까지 살았어요. 그냥 너무 마셔 인사불성이 되면 물론 나쁘지만….” “선생님. 튀긴 음식이 몸에 나쁘지요. 아니 식물성 기름이 왜 몸에 나쁘나요, 선생님 그러면 초콜릿은 몸에 해로운가요.” “초콜릿도 코코아도 모두 식물성 음식이에요. 콩으로 만들지 않나요. 걱정하지 말고드세요.”   누구나 건강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걸어라뛰어라 라고 말을 합니다. 그래서 하루에 5000보를 걸으면 우울증이 사라지고 7000보를 걸으면 당뇨병이 사라지고 10000보를 걸으면 몸의 모든 병이 사라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침에 밖에 나가면 젊은이나 나이 드신 분이나 할 것 없이 걷는 사람, 뛰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저의 친구가 한마디 합니다. “맨날 걸어 봤자 그거야. 그저 뛰기만 하는 토끼는 2년 정도 밖에 못살고 평생 뛰지 않고 뒷짐을 지고 걷기만 하는 거북은 400년을 산대. 그러니까 너무 깡충깡충 뛰지 마. 넘어져 다쳐요.” 그 말이 옳습니다. 러닝머신의 발명자는 54세밖에 못 살았고 Gym을 처음 시작한 사람은 57세밖에 못 살았고 축구천재인 마라도나는 60세밖에 못 살았습니다. 물론 연구하고 통계낸 것은 아니지만, 풋볼 선수들의 수명이 60을 넘어 사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운동을 많이 한다고 오래 사는 것은 아닙니다. 요새 102세의 철학자로 곳곳에서 강연하는 김형석 교수님이 계십니다. 그런데 김 교수님은 어려서 병약하여 어머님이 저 애가 20살까지 제발 살았으면 했다고 합니다. 김 교수님이 운동했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테니스를 하신 것도 아니고 골프를 치신 것도 아닙니다. 주말에 자일을 메고 등산을 하신 것도 아닙니다. 일주일에 두 서너번 수영장에 가서 수영하셨다고 하나, 대한수영협회에 들어가 보아도 김 교수님의 이름이 없는 것을 보면 수영도 그저 약간 하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일 년에 100회 이상의 강연, 일 년에 두세 권의 저서를 낼만큼 활동하십니다. 마음의 평화를 잃지 않는 것이 장수의 비결이고 건강에도 좋고 살아가는 인생 여정에도 좋은 것 같습니다. 뛰는 것보다 웃는 것이 낫고 마음의 평화를 가지는 것이 제일인 듯싶습니다. 이용해 / 수필가삶의 뜨락에서 선생님 알코올 선생님 심혈관 김형석 교수님

2022-10-20

[음식과 약] 양송이는 송이가 아니다

세계인이 가장 많이 먹는 버섯은 양송이버섯이다. 재배가 가능한 버섯이기 때문이다.     양송이버섯은 17세기 중반 프랑스 파리 근교에서 본격적으로 재배하기 시작했다. 별칭으로 ‘파리의 버섯’이라고 부른다. 햇빛이 들지 않고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 파리 근교 채석장에서 한때 많이 재배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양송이버섯을 먹기 시작한 건 얼마 되지 않았다. 1966년 4월 19일자 매일경제 기사를 보면 아직 양송이의 국내 수요가 거의 없고 수출용으로 재배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름을 봐도 그렇다. 양송이는 사실 송이와 아무 관련이 없는 버섯이다. 한반도에서 송이는 역사가 오래된 버섯이다. 800년 전 고려시대 문인 이규보가 ‘송이버섯을 먹다’라는 시를 읊었을 정도이다. 양송이는 그런 송이를 서양에서 들어온 생소한 버섯의 이름에 가져다 쓴 것일 뿐 송이와는 다른 버섯이다. 자연송이라는 말도 틀린 말이다. 양송이와 달리 송이는 아직 인공재배가 불가능하므로 전부 자연송이다.   사람은 생소한 것을 선입견을 가지고 보기 쉽다. 선입견의 사전적 정의는 어떤 대상에 대해 이미 마음속에 가지고 있는 고정적 관념이나 관점이다. 이미 알고 있는 송이를 기준으로 양송이를 바라보니 선입견이 생겼다. 갓이 퍼지면 하품이라는 생각이다. 그래서인지 마트에서 양송이를 살 때 갓이 벌어진 걸 덤으로 준다. 하지만 버섯 특유의 향기를 내는 버섯 알코올(옥테놀)은 갓 아래 주름진 부분에서 더 많이 만들어진다. 양송이버섯 냄새를 맡으면 귤껍질이나 닭고기 수프가 연상되는 것은 이 성분 때문이다. 양송이버섯이 자라면서 갈색이 되면 향이 더 진해진다. 갓이 더 크게 펼쳐지고 주름이 더 발달하면 풍미가 더 깊어진다. 지름이 15㎝까지 자란 양송이버섯을 포토벨로 버섯이라고 부른다. 포토벨로 버섯은 아직 국내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양송이가 우리 식문화에 들어온 역사가 짧기도 하지만 우리가 송이를 보는 관점으로 양송이를 바라보기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만 이런 선입견을 가진 건 아니다. 과거 유럽인도 선입견 때문에 토마토를 기피한 적이 있다. 토마토가 독초인 맨드레이크와 비슷하게 생겼다는 이유에서였다. 맨드레이크에는 졸음·환각을 유발하는 독성물질이 들어있다. 토마토와 맨드레이크가 같은 가지속 식물이긴 하지만 토마토에는 독성이 없다. 그래도 선입견의 힘은 셌다. 토마토가 유럽인의 식탁에 본격적으로 오르기까지는 거의 200년이 걸렸다. 사람은 누구나 익숙한 관점에서 새로운 대상을 바라보기 쉽다. 하지만 그로 인해 내가 뭔가 잘못 알고 있는 건 아닌가 항상 질문해봐야겠다. 정재훈 / 약사·푸드라이터음식과 약 양송이 송이 양송이버섯 냄새 사실 송이 버섯 알코올

2022-10-02

[음식과 약] 양송이는 송이가 아니다

세계인이 가장 많이 먹는 버섯은 양송이버섯이다. 재배가 가능한 버섯이기 때문이다. 먹을 수 있는 버섯은 세계 110개국에서 1000종 가까이 발견된다. 하지만 이들 중 사람이 재배할 수 있는 버섯은 기껏해야 수십 종이다.   양송이버섯은 17세기 중반 프랑스 파리 근교에서 본격적으로 재배하기 시작했다. 별칭으로 ‘파리의 버섯’이라고 부른다. 햇빛이 들지 않고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 파리 근교 채석장에서 한때 많이 재배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양송이버섯을 먹기 시작한 건 얼마 되지 않았다. 1966년 4월 19일자 매일경제 기사를 보면 아직 양송이의 국내 수요가 거의 없고 수출용으로 재배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름을 봐도 그렇다. 양송이는 사실 송이와 아무 관련이 없는 버섯이다. 한반도에서 송이는 역사가 오래된 버섯이다. 800년 전 고려시대 문인 이규보가 ‘송이버섯을 먹다’라는 시를 읊었을 정도이다. 양송이는 그런 송이를 서양에서 들어온 생소한 버섯의 이름에 가져다 쓴 것일 뿐 송이와는 다른 버섯이다. 자연송이라는 말도 틀린 말이다. 양송이와 달리 송이는 아직 인공재배가 불가능하므로 전부 자연송이다.   사람은 생소한 것을 선입견을 가지고 보기 쉽다. 선입견의 사전적 정의는 어떤 대상에 대해 이미 마음속에 가지고 있는 고정적 관념이나 관점이다. 이미 알고 있는 송이를 기준으로 양송이를 바라보니 선입견이 생겼다. 갓이 퍼지면 하품이라는 생각이다. 그래서인지 마트에서 양송이를 살 때 갓이 벌어진 걸 덤으로 준다. 하지만 버섯 특유의 향기를 내는 버섯 알코올(옥테놀)은 갓 아래 주름진 부분에서 더 많이 만들어진다. 양송이버섯 냄새를 맡으면 귤껍질이나 닭고기 수프가 연상되는 것은 이 성분 때문이다. 양송이버섯이 자라면서 갈색이 되면 향이 더 진해진다. 갓이 더 크게 펼쳐지고 주름이 더 발달하면 풍미가 더 깊어진다. 지름이 15㎝까지 자란 양송이버섯을 포토벨로 버섯이라고 부른다. 양송이가 우리 식문화에 들어온 역사가 짧기도 하지만 우리가 송이를 보는 관점으로 양송이를 바라보기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만 이런 선입견을 가진 건 아니다. 과거 유럽인도 선입견 때문에 토마토를 기피한 적이 있다. 토마토가 독초인 맨드레이크와 비슷하게 생겼다는 이유에서였다. 맨드레이크에는 졸음·환각을 유발하는 독성물질이 들어있다. 토마토와 맨드레이크가 같은 가지속 식물이긴 하지만 토마토에는 독성이 없다. 그래도 선입견의 힘은 셌다. 토마토가 유럽인의 식탁에 본격적으로 오르기까지는 거의 200년이 걸렸다. 사람은 누구나 익숙한 관점에서 새로운 대상을 바라보기 쉽다. 하지만 그로 인해 내가 뭔가 잘못 알고 있는 건 아닌가 항상 질문해봐야겠다. 정재훈 / 약사·푸드라이터음식과 약 양송이 송이 양송이버섯 냄새 사실 송이 버섯 알코올

2022-09-29

뉴저지주 알코올 남용 입원·사망 증가

뉴저지주에서 알코올 남용으로 인해 병원에 입원하는 환자수와 사망자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겹쳐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뉴저지병원협회(New Jersey Hospital Association)는 지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알코올을 지나치게 섭취한 것이 원인이 돼 간 손상을 당해 주 내 병원에 입원한 환자수와 사망자수를 조사해 발표했다. 이 조사 기간 중에는 2020년 봄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사태 기간이 포함돼 입원과 사망에 팬데믹 사태가 중요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됐다.   이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1년 사이 병원에 입원한 환자수는 21%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중에서 주목할 것은 젊은 여성들의 음주가 크게 늘면서 여성 입원 환자수는 남성보다 높은 28%가 증가했다.   조사에서 병원에 입원한 전체 환자수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2019년에 10만 명당 11.9명이던 알코올로 인한 간 손상 입원 환자수는 2021년에는 10만 명당 14.7명으로 증가했다.   특히 간 손상으로 인한 병원 입원 환자수는 특정 연령대에 집중된 것으로 드러났는데, 남녀 통틀어 35세부터 44세 사이가 48%로 가장 높았고, 25세부터 34세까지의 청년층도 41%나 증가했다.   또 이와 함께 알코올 남용으로 인한 간 손상이 원인이 돼 목숨을 잃은 사망자수는 2019년에는 357명이었으나, 2021년에는 444명으로 큰폭으로 늘었다.   조사진은 간 손상으로 인한 환자수와 사망자가 늘어난 첫 번째 원인을 ‘스트레스’라고 봤는데, 특히 팬데믹과 겹쳐 ▶실업 ▶자녀 교육 ▶나이 든 부모 봉양 등에 대한 스트레스가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됐다. 박종원 기자뉴저지 알코올 알코올 남용 뉴저지 알코올 입원과 사망

2022-09-26

[노트북을 열며] 미국 덮친 ‘절망사’, 한국도 위험수위

자살과 약물·알코올 중독에 따른 사망을 뜻하는 ‘절망사’(絶望死·Deaths of Despair)는 2015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앵거스 디턴이 제기한 사회문제다. 그는 빈부격차가 커지면서 미국 저소득·저학력 백인 노동자 계층이 국가 공동체에서 소외되고, 절망사의 절벽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9일 방송통신대 강상준 교수 등이 수행한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연구용역 보고서 ‘한국의 절망사 연구:원인 분석과 대안 제시’에 따르면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장기간 유지하고 있다. 자살은 10대·20대·30대의 사망 원인 1위, 40·50대에서는 2위다. 주로 관계의 어려움과 경제적 문제에 따라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알코올성 간질환, 알코올성 심장근육벽증 같은 알코올 관련 사망도 심각해지고 있다. 2020년 알코올 관련 사망자는 5155명으로 2000년(2698명)과 비교하면 거의 두 배다. 2020년 기준 알코올 중독 추정 환자 수는 약 152만 명에 이르며, 특히 여성과 20~30대 젊은 계층에서 관련 진료가 증가하고 있다.   마약·약물 중독과 관련해서도 한국은 더는 ‘안전지대’가 아니다. 인구 10만 명당 마약사범의 적발 수를 일컫는 ‘마약범죄계수’가 20을 넘으면 ‘마약 확산’ 위험이 크다고 보는데, 지난해에는 이 수치가 31.2에 달했다. 연구진은 “사회계층 이동에 대한 기대치가 낮고, 사회적 고립감이 높아지는 추세”라며 “한국 사회가 절망사의 위험에서 이미 자유롭지 못함을 의미한다”고 했다.   실제 ‘본인의 계층 이동 가능성’에 대해 2011년에는 응답자의 32.8%가 긍정적으로 봤지만 2021년에는 26.7%로 줄었다. 부정적으로 본다는 응답은 같은 기간 54.0%에서 58.0%로 늘었다. ‘사회적 고립을 느낀다’고 응답한 비율은 2017년 53.4%에서 계속 올라 2021년 56.6%를 기록했다.   특히 10대~30대 자살자와 알코올 중독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고, 온라인 마약 유통이 활성화되면서 젊은 층이 마약·약물에 노출되는 사례가 늘고 있는 점이 걱정스럽다. 취업, 내집 마련 등에서 상대적 박탈감이 크다는 점이 미국 백인 노동자의 절망사와 맞닿아 있어서다. 차승은 수원대 아동가족복지학과 교수의 진단이 새겨들을 만하다.   “가장 왕성한 꿈을 갖고 생산해야 할 때 절망사한다는 것은 청년층의 사회 여건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미래를 이끌어 갈 청년층의 경제적·사회적 안전망 확보를 중심으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손해용 / 경제정책팀장노트북을 열며 미국 위험수위 알코올 중독자 절망사 연구 한국 사회

2022-07-20

술 판매업소 직원들도 의무교육 인증 필수

가주에서 5만6000개 이상 주류판매 업소의 주류 서버와 매니저까지 새로운 법안에 따라 의무 교육을 받아야 하는 기한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가주주류통제국(ABC)에 따르면 새 법안은 7월 1일부터 발효되며 8월 31일까지 모든 주류 서버와 매니저도 AB1221과 AB82에 따라 교육을 받아야 한다.     지난 2017년 주의회를 통과한 법안 AB1221에 따라 책임있는 알코올 주류 서비스(Responsible Beverage Service· RBS) 프로그램을 신설했다.     AB1221은 주류를 마시도록 허가된 장소에서 서버와 주류 서빙을 관리·감독하는 매니저가 미성년자 알코올 제공과 과도한 알코올 제공 위험에 대해 교육하는  RBS 교육 이수 의무를 포함하고 있다.     2020년 6월 29일 AB 82가 통과되면서 7월 1일부터 교육 및 인증 요구가 발효됐다.     이에 오는 1일부터 ABC 온프레미스(on-premises·ABC 주류 허가시설에서 주류 서빙 면허) 면허가 있는 업주는 주류 서버와 매니저 채용 후 60일 이내 ABC가 승인한 RBS 교육 기관으로부터 교육을 이수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1일 이전 고용된 직원에게도 동일 적용되고 신입 직원 경우 입사일로부터 60일 이내 시험에 합격하고 인증을 받아야 한다.   AB1221에 따르면 주류 서버는 ABC 라이선스 업소에 고용되어 신분증 확인, 고객 주문 접수, 알코올음료 따르기 또는 가져다주는 종업원이 해당한다.     매니저는 주류 서버 고용, 서버 관리 감독, 서빙 교육하는 사람이 해당한다.   교육 내용은 알코올이 건강과 지역사회 미치는 영향, 법률, 규정, 관리 등 5가지 영역이다. 교육시간은 3~4시간, 시험은 2시간이 소요된다.     RBS 교육 및 인증 방법은 ▶가주주류통제국(ABC) RBS 포털사이트 주류 서버 등록 ▶ABC 승인받은 RBS 교육기관에서 이수 ▶ABC RBS 포털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인증시험 통과 등 3단계다.     RBS 포털서비스(https://www.abc.ca.gov/education/rbs/)에서 서버 등록, 교육제공자 검색, 시험을 끝낼 수 있다.     ABC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RBS 포탈 인증 프로세스 등록자 수는 5만8000명으로 서버 등록은 포털서비스에서 디스트릭 오피스 혹은 카운티로 검색할 수 있다.       ABC의 존 카 대변인은 “교육은 온라인으로 받을 수 있고 현재 공인된 교육제공자는 거의 50곳으로 향후 더 늘어날 전망이다”고 밝혔다.     시험 비용은 3달러로 교육 제공자가 교육 인증 후 30일 이내에 3번 시험을 치를 수 있으며 70% 이상 맞으면 합격할 수 있다. 통과하지 못하면 교육을 다시 받고 3달러 추가 시험비용을 지불하고 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법안 발효 시작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지만 한인타운 식당업계에는 홍보 부족으로 많은 업주가 RBS 프로그램에 대해 인지하고 있지 못하는 실정이다.     가마골 양근수 대표는 “RBS 프로그램에 따른 교육과 시험 요구를 처음 들었다”며 “ABC에서 교육 포함 인증 과정을 한국어로 제공하면 한인 업소들이 빠르게 인증작업을 마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남가주 한인외식업연합회(KAFIA) 김용호 회장도 “오는 1일부터 법안이 발효되어 마감 시간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지만 홍보가 부족한 상태”라며 “RBS 한국어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협회 차원에서 추진하고 RBS 세미나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ABC에 따르면 RBS 한국어 시험이 현재 준비 중으로 15일경 제공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ABC는 “캘리포니아 지역사회에서 미성년자의 음주 및 알코올 남용과 관련된 피해를 억제하기 위해 RBS 프로그램 시행한다”며 “가주에서 알코올 관련 피해가 감소하고 지역사회가 보호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은영 기자판매업소 의무교육 인증시험 통과 알코올 주류 주류 서버

2022-06-07

코로나 스트레스에 알코올 사망 25%↑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동안 알코올 관련 사망자가 전국에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뉴욕타임스(NYT)는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가알코올남용·중독연구소(NIAAA)가 의사협회저널(JAMA)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을 인용해 알코올 관련 사망자가 25%나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2020년 질병과 사고를 포함한 알코올 관련 사망자는 미국에서 9만9017명 발생했는데, 이는 2019년 7만8927명 대비 25%나 늘어난 수치다.     2018년 대비 2019년 사망자는 단 5%만 증가한 것과 비교했을 때 5배로 급증한 셈이다. 보도에 따르면 1999년부터 2019년까지 알코올 관련 사망자는 매년 평균 3.6% 증가해 왔다.   논문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활동 제약 때문에 술을 찾는 사람이 늘어났다. 2020년 전국 주류 매출은 전년 대비 2.9% 증가했는데, 이는 1968년 이후 최대치다.   논문의 주저자 애론 화이트 박사는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됐던 2020년 3월 급증하는 코로나19 입원환자 때문에 알코올 질병 환자들이 적법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서 사망자가 급증한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25~44세의 젊은 세대 사망자수가 전년 대비 40% 늘면서 가장 높은 비율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와 학습을 병행하면서 스트레스가 증가했고,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아 음주량이 늘어났고, 이는 더 많은 사망자수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심종민 기자스트레스 코로나 코로나 스트레스 알코올 사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2022-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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