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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업] 세모에 지키면 좋은 에티켓

모니카 류 종양방사선학 전문의

모니카 류 종양방사선학 전문의

올 한 해도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  이맘때가 되면 동문, 직장 동료, 단체 회원, 그리고 친척들을 만나 한 해의 회포를 푼다. 설레기도 하지만 종종 귀찮을 수도 있는 만남이다. 그러나 연락을 통해 손을 뻗고, 만나려고 노력하는 것은 ‘우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요즘 신문 지면에는 거의 매일 동문회, 단체들의 연말 모임 사진들이 게재된다. 다양한 모임 가운데는 초등학교 동문 모임도 있어 눈길을 끈다. 모임의 형태도 오찬, 만찬, 디너-댄스파티 등 여러 가지다.  
 
연말 모임에는 음주와 여흥 순서가 있는 경우도 많다. 이런 상황에서도 최대한 예의를 지키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아무리 스스럼없는 사이라도 구분 없이 행동하게 되면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지나친 음주는 삼가하는 것이 좋다. ‘한국인의 술 사랑’은 잘 알려져 있다. 음주량과 빈도 면에서 다른 나라 사람들에 뒤지지 않는다. 그뿐인가. 술잔을 주고받는 에티켓, 폭탄주 등 독특한 문화도 있다. 고등학교 교과서에 현진건의 ‘술 권하는 사회’라는 단편이 실렸던 기억이 난다. 자세한 것은 기억나지 않지만 어려운 환경을 마주하다 보니 술을 마시게 되는, 또 술을 강요하는 사회가 되었다는 내용이었던 것 같다.    
 


물론 한국인만 술을 마시는 것은 아니다. 세계보건기구 통계에 의하면 매년 200만 명 이상이 알코올 중독으로 숨진다. 알코올 중독자의 직접적 사망 원인은 음주로 인한 사고, 간경화, 췌장염, 심장병, 전염병 등이다.  
 
가장 술꾼이 많은 국가는 헝가리로 국민의 21%가량이 알코올 중독자라고 한다. 한국도 만만치가 않아 알코올 중독자 수가 국민의 13.9% ( 남성 21%, 여성 6.8%)나 된다. 이는 미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한국에 술꾼이 많게 된 이유 중의 하나는 과거 추수가 끝나고 농번기가 될 때까지 농부들의 일거리가 없어, 술을 빚었던 것에서 찾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요즘은 어떤가? 한국의 많은 직장인에게 퇴근 후 음주는 업무의 연장이거나 스트레스 해소의 방법이 되고 있다.  
 
모임은 즐거워야 하는데 술에 취해서 분위기를 망치거나 불미스러운 일을 만드는 것은 문제가 있다. 술은 정상적인 뇌의 기능을 잃게 된다. 그 결과가 술주정(酒酊)으로 나타난다. 주사(酒邪), 주벽(酒癖), 후주(?酒) 등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술을 많이 마신다고 모두 술주정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제가 필요한 이유다.  
 
또 한인 연말 행사의 여흥 순서로 자주 등장하는 것이 춤이다. 흥이 나서 음악에 맞춰 율동으로 표현하는 것이 춤인데, 사실 ‘춤’과 ‘무용’의 차이점을 모르겠다. 사전을 찾아보니 춤이나 무용은 역사적으로, 국가적으로, 민족적으로, 종교적으로 기원과 종류가 다양하다.  
 
한국인의 춤은 태평무처럼 남녀가 한 쌍을 이루어 함께 추는 경우도 있긴 있지만 대부분은 혼자서 율동을 하는 것이다.  여기서 혼자란, 상대방과 신체 접촉을 하면서 추는 춤이 아니라는 뜻이다. 서로 마주 보거나, 여러 명이 둘러서서 추는 것을 상상하면 된다. 강강술래가 그 예이다.  
 
모임에서 사교댄스를 추어야 할 때, 아무리 부부 또는 연인 관계라 하더라도 신체를 밀착하는 것보다 적당한 거리를 두고 추는 것이 더 멋있다. 사교댄스를 출 때는 배우자나 연인 관계가 아닌 파트너는 피하는 것이 좋다. 필자가 반세기 동안 몸담고 있던 메디컬 그룹의 연말 파티는 댄스 순서가 오랜 시간 이어지는데 배우자나 연인이 아닌 사람을 파트너로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그것은 건강한 예의라고 생각한다.  
 
세모가 되었다. 많은 연말 행사가 열리는 시기다. 아무리 허물없는 사람들끼리의 모임이라도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예의는 있다. 모두 즐거운 연말연시 보내기를 기원한다.

류 모니카 / 종양방사선학 전문의·한국어진흥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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