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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예술을 들이는 법' 아트 페어에서 미술 흐름을 읽다

    북미에서 가장 큰 미술시장인 아트 바젤 마이애미 비치(Art Basel Miami Beach 2023)가 2주 전 막을 내렸다. 1970년 스위스 바젤의 갤러리스트들이 주축이 되어 시작된 아트 바젤은 모던 아트와 컨템포러리 아트를 다루는 페어다.     이들의 목적은 명확하다. 매년 가장 매력적인 예술품을 한자리에 모아 소개함으로써 컬렉터들의 작품 구매를 원활하게 하는 것. 지금은 스위스 말고도 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 비치, 홍콩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같은 이름의 페어가 지역을 달리해 각기 다른 에디션으로 나뉜 셈이다.     아트 바젤 마이애미 비치는 라틴 아메리카, 아프리카계 아트를 적극 끌어들임으로서 다채로운 느낌이 강하다. 미술백화점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이번 아트페어는 세계 미술시장의 도매상 역할을 하는 메이저 갤러리들이 참여해서 폭넓은 작가들의 작품을 접할 수 있었다.   아트 바젤에서 소개하는 작품 중에는 전도유망한 신인의 것도 있고 이미 세계적 명성을 누리는 중견 작가의 것도 있다. 작품 가격은 천 달러대부터 수천만 달러까지. 이런 작품들을 살만한 재력이 있는 컬렉터들에게 아트 바젤은 세계 정상급 하이 엔드 브랜드들을 한 자리에 모은 원스톱 쇼핑센터이다.     그렇다면 아트 페어는 돈 많은 일부 계층의 전유물일까? 절대 그렇지 않다. 단순히 판매와 소비만 이뤄지는 자리가 아니라 유행을 읽는 재미난 놀이터이다. 아트페어를 미술품 오일장이라고 생각해보자. 많은 화랑과 큐레이터, 작가가 같은 시간대에 한자리에 모이는 탓에 미술계 최신 동향과 흐름이 한 눈에 읽힌다.  대규모 부스 형식의 이벤트성 아트페어를 경험하면서 관람객들은 짧은 시간에 다양한 작품을 구경할 수 있다.     값비싼 예술작품을 구입하지 않더라도 이곳에서 자신의 기호를 파악하고 관심 있는 작가와 작품의 가능성을 가늠하는 것만으로도 큰 수확이다. 아트 페어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일류 갤러리들이 그 시점 자신 있게 내놓는 최고의 작품들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MZ세대로 불리는 23세~38세가 예술품 컬렉팅에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 아트 바젤(Art Basel)과 스위스 금융사인 UBS가 공동으로 펴낸 '2023 미술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예술품 판매는 전년 대비 3% 증가한 678억 달러로 추정되고, 팬데믹의 영향으로 온라인 미술시장이 확장하면서 컬렉터들의 연령이 낮아졌다. 실제로 2020년 이후 미술품 수집가 가운데 40세 미만이 20%를 넘는다.   스콥 아트쇼 마이애미 비치에 참가했던 조각가 김현정은 “현재 미국시장에서 MZ세대 관람객 수 증가를 피부로 느끼지는 못하지만 블록체인에 기반을 둔 NFT와 디지털 작품, 팝적 요소가 강한 작품들에 젊은 세대가 주목하고 있다”면서 순수 미술과 디지털 기술의 조합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한다. 특히 미국이 전체 미술시장 45%를 점유하며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 만큼 성장세나 변화 속도도 가장 빠를 것으로 전망했다.   소신 있는 컬렉터들은 유명한 작가를 찾기보다 자신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작가를 선택하며 시장을 활성화한다. 요즘의 키워드는 ‘인스타그램’. 많은 컬렉터들이 SNS에서 작품을 먼저 접하고 전시를 보러 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인스타그램 피드의 첫인상이 작가의 첫인상이 되기도 한다. 전시를 작가의 작품을 처음 접했던 과거와는 정반대의 양상이다.   작품과 전시 자체를 무거운 문화 양식으로 받아들이기보다 마치 좋아하는 가수 콘서트를 보고 인플루언서를 팔로잉하듯 언제든 자신이 원하는 만큼 미술품을 감상하고, 예술가나 갤러리와 SNS로 소통한다. 마치 하나의 놀이처럼 즐기는 모양새다.     김현정 조각가는 “작가에게 인스타그램은 필수 홍보 플랫폼”이라고 강조한다. 과거에는 홈페이지에서 포트폴리오를 찾아 볼 수 있었다면 지금은 인스타그램에서 모든 정보를 훨씬 빠르고 쉽게 찾아본다. 인스타그래머블한 작가들이 반드시 아트페어에서의 인기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대부분 컬렉터들은 이미 팬이된 작가의 작품을 실제로 보고 구매하기 위해 아트 페어를 찾기 때문에 인스타그램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컬렉션 방향을 먼저 정하고 취향에 맞는 아트 페어를 찾아가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아트 페어는 현대미술, 인상주의, 올드 마스터 작품 등 각기 지닌 색깔이 다르다. 틈새시장도 있다. 아직 생소하지만 '1-54 아프리칸 현대 미술 아트페어'(1-54 Contemporary African Art Fair)는 아프리카와 디아스포라 작가 작품을 주로 다룬다. '사진페어 뉴욕'(PHOTOFAIRS New York)은 사진을, '아트 온 페이퍼'(Art on Paper)는 종이를 질료로 드로잉과 수채화, 판화를 다룬다.     아트 바젤 같은 대규모 아트 페어가 열릴 때 같은 기간 주변에서 동시에 열리는 위성페어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김현정 조각가는 “아트 페어가 각기 차별화되어 뚜렷한 성격을 가진다면 수년간 지속되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작가와 관람객 모두의 기대치를 채울만한 아트 페어가 있을 때 작가 입장에서도 적극적으로 참여를 계획할 수 있고, 컬렉터 또한 에너지와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트 페어의 본질은 판매와 구매이다. 하지만 거래를 넘어서 오롯이 예술 잔치로 즐기는 건 어떨까. 미술 작품을 컬렉팅하는 과정은 그 작가의 삶과 세계를 향유하는 것과 같은데, 투자 수익으로 접근하면 곤란하다.     작품을 찾아볼 시간이 많지 않고 고가 작품을 살만한 구매력이 없는 상태라면 관심 있는 작가의 작품을 구매해 집에 걸어보는 것으로 부담 없는 컬렉션을 시작할 수 있다. 미술품 소장이 주는 즐거움, 내 집에서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을 즐기면서 작품을 통해 작가와 소통하는 느낌을 가져보는 기쁨을 알게 될 때 스스로 아트페어에 찾아가게 될 것이다.     결국 자신의 삶과 아트 컬렉팅의 양팔 균형을 유지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주변 사람과 경쟁하거나 유행을 좇지 말고, 자신만의 수집 역사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행복한 컬렉팅이다.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 사람인지, 어떤 작품을 진심으로 원하는지 밥에 뜸을 들이고 과일을 익히듯 숙성해보자. 클로이 리 객원기자아트 페어 이벤트성 아트페어 이번 아트페어 아트 페어

2024-01-03

DMV의 한인 아티스트들

    마이애미 아트페어 10일까지 김현정 - 김태동, '스콥 마이애미 비치'   임윤선, '아쿠아 아트'   세계 최대 규모 아트페어인 마이애미 아트페어에 워싱턴DC 일원에서 활발하게 창작 활동을 벌이고 있는 김현정, 김태동, 임윤선 작가가 참여한다.     '스콥 마이애미 비치(Scope Miami Beach 2023)'에서 김현정 작가는 인간의 가치와 존재의 의미를 시각 예술로 표현한 '인간은 보석이다(Humans are jewels)'시리즈를 선보인다. 신라 왕관에서 영감을 얻은 이 작품은 실크 원사를 소재로 커다란 왕관 모양을 형상화한다. 그 위에 인물을 보석과 함께 장식했다.    작품에 사용한 인물 사진은 그동안 그의 작업실을 방문한 관람객들이 직접 왕관을 쓰고 찍은 사진들이다. 다문화와 다언어로 뒤섞인 우리의 현실을 집약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인간을 천연 보석과 같은 진귀한 존재로 보고 존중과 인류애를 담은 점이 특징이다.    김현정 작가는 한국인이라는 자신의 배경과 정체성을 실크 왕관에 투영했다고 설명한다. 그 위에 얹은 인물 사진들은 자신과 공존하는 다양한 인종과 성별을 의미한다.   김현정 작가는 꾸준히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존재론적 질문을 제기하며 인간 개개인이 귀중한 존재임을 상기시키는 작업을 해왔다. 블라인드 인 아트(Blind in art)' 시리즈가 대표적인데, 화려한 보석과 점자, 글자를 포갠 그의 예술은 유학 초기 말이 통하지 않아 답답했던 자신의 경험에서 비롯했다. 같은 시대를 살며 같은 공간에서 숨 쉬지만 말과 글이 통하지 않는 사람들의 천태만상을 비주얼 아트로 표현한다.   서울대학교 미대 조소과 학-석사 취득 후 몬클레어 대학원에서 스튜디오아트 석사를 마친 김 작가는 뉴욕과 워싱턴DC를 기반으로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적대문화와 국가 간의 화합을 희망하는 작업인 〈Blind in Art- Love〉는 주 유엔 대한민국 대표부에 헌정되기도 했다.     세계 주요 국제 아트페어에 참가했으며 버지니아 토피도 팩토리 아트센터에 작업실을 갖고 있다. 스콥에 나란히 참가하는 김태동 작가는 '허구의 유물(fictional relic)’ 시리즈 5점을 소개한다. 조각과 건축의 장르 파괴, 시공간 파괴, 전통과 현대 구분 파괴 등 새로운 개념의 파격적인 작품을 창조하는 작가의 성향은 이번 시리즈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인간상을 주제로 한 그의 작품은 과거와 현재, 미래의 경계를 흐리게 만들어 보는 이로 하여금 미지의 본질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만든다.     김태동 작가는 옛 것이 지닌 전통적인 관념을 탈피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우리 주변의 물건들이 현재는 보편적으로 보이지만 미래 세대에게는 보물로 여겨질 수 있다는 흥미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특히 작품을 매개로 관람객들과 물질의 덧없음과 시간의 유동성에 대한 사유를 나누고 싶다고 강조한다.     김 작가는 서울미대 조소과를 졸업한 후 버지니아공대 대학원에서 건축을 전공했다. 워싱턴DC와 뉴욕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워싱턴 총영사관에서 작품전을 열었고 다수의 개인전, 그룹전에 참가했다.   빨간 원색의 도예가 임윤선은 아쿠아 아트(Aqua Art)에 참가한다. ‘이브(Eve’s Tree)’를 주제로 다양한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성경에 등장하는 최초의 여성인 이브를 모티브로 인간 내면의 갈등, 기쁨, 슬픔, 사랑 그리고 에덴에 대한 동경을 표현하고 있다. 항아리라는 전통적 형태를 현대적 모습으로 재해석해 그 곳에 에덴동산의 선악과나무, 꽃을 그린 점이 특징이다.     태초에 이브가 에덴에서 쫓겨나올 때부터 이브의 마음속에는 선악과나무를 키우고 있었는데, 작은 씨앗 하나가 꽃을 피워 열매를 맺고 사람의 마음을 녹인다고 설명한다. 열매의 달콤함에 매료돼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아름드리나무로 키워가듯이 임 작가 역시 흙을 소재로 예술 욕구를 도자기 표면 위에 색화장토로 그리기 시작했다.     임 작가는 서울에서 성장해 일본 오사카 대학 졸업 후 가나자와 공예 미술 대학원을 졸업했다. 일본과 한국, 미국 등지에서 활발한 전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버지니아 토피도 팩토리 아트센터에 작업실이 있다.   오는 10일까지 이어지는 올해 마이애미 아트페어는 아트 바젤(Art Basel)을 비롯해 스콥 마이애미(Scope Miami), 아쿠아 아트(Aqua Art)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160개 이상의 글로벌 갤러리들이 참여하며 방문객이 6만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애미 비치에 위치한 특성상 바다와 아트페어를 동시에 즐기는 한바탕 유쾌한 축제가 될 전망이다.     클로이 리 객원기자아티스트 한인 마이애미 아트페어 마이애미 비치 김현정 김태동

2023-12-15

마이애미 예술도시 성장 배경에는 '공공 프로젝트, 자본' 있었다

    지난 한 주, 전 세계 부호들의 휴양지이자 부동산 투자지역으로 인기 높은 마이애미는 갑부들과 연예인, 인플루언서들의 놀이터였다. 이번 아트페어 최고가 작품은 프랭크 스텔라의 1958년 검은 회화 '델타'로 가격은 4500만 달러였다. 이 작품은 VIP 프리뷰 첫날 팔렸고, 500만 달러가 넘는 고가 그림들 역시 첫날 공개되자마자 줄줄이 팔렸다.     올해로 21주년을 맞은 '아트바젤 마이애미 비치(ABMB)'에 34개국 277개 갤러리가 참여한 가운데 관람객 7만9000명이 다녀가며 명실상부한 세계 예술 축제가 됐다.    지리적 이점도 한몫 한다. 중남미로 가는 관문에 있는 데다 미국과 유럽 컬렉터들의 접근성이 좋고, 1년 내내 따뜻한 날씨와 멋진 풍광 덕분에 휴양에 적합하다. 플로리다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만큼 갤러리 60%가 북미와 남미 지역인 것이 특징이다. ABMB의 전체 매출은 아직 스위스 아트바젤 본행사에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매년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   마이애미 아트페어의 성장세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지표는 늘어난 후원사와 지역 미술관들이다. 마이애미의 유명 작가인 헤르난 바스의 대규모 개인전, 베를린 기반의 한국 예술가 안덕희 조던의 첫 미국 개인전, 찰스 게인즈와 게리 시먼스, 사샤 고든 등의 전시가 곳곳에서 열렸다. 뉴욕의 ‘트라이베카 영화제’는 올해 처음 마이애미에서 아트바젤 기간 내내 함께 열렸고, 스콥 마이애미 비치 등 20여개 위성 페어가 성황을 이뤘다.     마약과 총격이 빈번하던 범죄도시 마이애미가 예술 수도로 거듭난 비결은 뭘까. 배경에는 지역사회에 숨은 조력자들이 있다. 바로 라텐 아메리카 이민자 출신 메가 컬렉터와 부동산 개발업자들이다. 이들은 개인 컬렉션을 대중과 공유하는 일에 그 어떤 지역들보다 적극적이다. 뿐만 아니라 직접 아티스트 레지던시를 운영하며 지역 작가들을 소개하는데 재정적 후원을 아끼지 않는다.     루벨미술관, 드라크루즈 컬렉션, 페레즈, 마이애미현대미술관(ICA?Institute of Contemporary Art), 마굴리스 컬렉션, 루벨뮤지엄이 대표적이다. 12월 초, 마이애미 아트페어 기간에는 수십 년 쌓은 내공으로 지금 이 시대에 가장 주목해야 할 작가들을 소개한다.     페레즈 미술관(Perez Art Museum Miami)은 라틴 미술의 보고이다. 원래 마이애미 미술관(Miami Art Museum)이었다가 2013년 호르헤 페레즈(Jorge M. Perez, 1949~)가 자신의 컬렉션 중 2천만 달러 상당의 중남미 미술 컬렉션을 수백 점 기증한 데 이어, 추가로 2천만 달러를 기부하면서 그의 이름을 딴 미술관으로 바뀌었다. 페레즈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출신이다. 부동산 개발로 축적한 부를 예술 사업으로 환원한다. 2019년에는 엘 에스파시오23(El Espacio 23)라는 개인 미술관을 추가로 열었다.     또 다른 메가 컬렉터는 카를로스 드 라 크루즈(Carlos de La Cruz) 부부다. 쿠바계 이민자로, 1970년대부터 마이애미에 거주하며 미술품 컬렉팅을 시작했다. 초기에는 주로 남미 예술작품을 수집했지만 현재는 현대 미술을 중심으로 다양한 장르를 사들이고 있다. 아트바젤이 마이애미에 진출한 시기부터 지역 작가 전시를 기획하는 비영리단체 무어 스페이스(Moore Space)를 세워 운영하고 있다. 2009년에는 마이애미 디자인 디스트릭트 안에 드 라 크루즈 컬렉션(De la Cruz Collection) 미술관을 새로 열었다. 수준 높은 현대 미술 작품을 대중에게 무료로 공개하고 있다.   루벨 뮤지엄(Rubell Museum) 또한 작품 7000여 점을 보유한 개인 박물관이다. 루벨 부부는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신진 작가들의 작품을 탁월한 안목으로 찾아낸다. 기본기가 탄탄한 성실한 작가를 선호하며 작품 구입 전에 반드시 작업실에서 작가를 만나 충분히 이야기를 나눈다. 루벨 뮤지엄의 아티스트 레지던시 프로그램은 미국 내에서도 체계적 이기로 유명한데, 여기서 스타작가 아모아코 보아포(Amoako Boafo)가 탄생했다. 루벨 부부는 워싱턴DC(65 I St SW)에도 개인 박물관을 새롭게 개관해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 마굴리스 컬렉션(Margulies Collection)은 백만장자 마틴 마굴리스(Martin Z. Margulies)가 이채로운 에너지의 그라피티가 넘실거리는 윈우드 지구의 창고를 개조해 학생들과 미술 애호가들에게 살아 있는 예술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한 공간이다. 미국과 유럽 현대 미술을 집중 컬렉팅하고 있는데 로버트 마더웰, 조지 시걸, 프랭크 스텔라 등 이름만 들어도 황홀한 작가들의 작품들을 창고 곳곳, 모퉁이를 돌 때마다 만나게 된다.   컬렉터들과 더불어 부동산 개발업자들도 낙후된 지역 정비 사업에 적극 뛰어들었다. 성공적 사례가 디자인 디스트릭트이다. 마이애미 북쪽 해변과 국제공항의 중간쯤 노스이스트 42번가에 자리 잡은 이곳은 명품숍과 디자인 가구 쇼룸, 미술관, 레스토랑, 프라이빗 컬렉션 미술관을 한데 모아 예술, 미식, 소비를 총망라한다. 이 거리를 만든 사람은 부동산 개발회사 다르카의 창업자인 크레이그 로빈스(Craig Robins). 마약상과 강도가 우글대던 우범지대가 10년 만에 예술 거리로 변했다.     마이애미의 성장을 보면 이렇다 할 예술 행사가 전무한 워싱턴DC의 현시점에 시사 하는 점이 많다. 정치 자본과 권력의 집약체인 워싱턴DC가 예술과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낼 방법은 없을까? 그 프로젝트에 한인 예술가들이 주역이 되면 어떨까? 미국의 수도 워싱턴DC와 한국 미술은 그동안 인연이 많지 않았다. 이번 마이애미 아트페어에 참가한 워싱턴DC 갤러리는 한 곳도 없었다. 오히려 이 지역 한인 예술가들은 뉴욕에 기반을 둔 시아 갤러리를 통해 훨훨 날았다. 시아갤러리(Space In Art New York) 김학균 대표는 “한국계 실력 있는 작가들이 더 큰 무대에 소개될 수 있는 자리”가 절실하다면서 “다양한 예술 체험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이 마련된다면 k-art가 더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아갤러리는 2012년 뉴욕 첼시에서 디자이너, 조각가, 음악가, O-1 특기자 비자 전문 변호사 등 4인으로 출발한 아티스트 그룹이었다. 설립 첫 해부터 스콥 마이애미 비치에 참가했다. 이후 뉴욕 맨해튼을 중심으로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음악과 미술을 아우르는 문화예술 활동을 시작했다. 막강한 아티스트 풀을 운영하며 손꼽을 만큼 굵직한 아트페어에 꾸준히 참가하고 있다.     긴 시간 동안 건강하게 갤러리를 운영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김학균 대표는 “나 역시 서양미술을 전공하고 작품 활동을 하는 예술가로서 아트페어를 돈벌이 수단으로 여기면 절대 오래갈 수 없었다”고 회고한다. 예술가들과의 깊은 신의를 바탕으로 작품 가치와 의미를 우선 고려한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이념으로 김학균 대표는 '한국작가 그룹전(Korean Artists Group Exhibition)'을 뉴저지주 저지시티에서 매년 주관하고 있다. 또 '한국 커뮤니티센터 갈라 전시회(Korean Community Center Annual Gala Exhibition. KCC. Tenafly, NJ)'를 개최하는 등 미국 현지에서 한국 예술가들의 활동을 지원하며 전시기획 경험을 살려 활발한 문화예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제 문화 행사가 가져오는 경제?문화적 파급 효과는 생각보다 크다. 현재 워싱턴DC는 글로벌 예술 도시가 되기에 좋은 조건과 기회를 갖고 있다. 마이애미의 도시 재생 프로젝트, 이웃도시 뉴욕의 갤러리 운영 사례를 본받아 워싱턴DC가 새롭게 예술 중심지로 도약하기를 기대해 본다. 클로이 리 객원기자마이애미 예술도시 마이애미 아트페어 아트바젤 마이애미 범죄도시 마이애미

2023-12-15

아트페어 프리즈 LA 열린다

2월 LA아트페어 시즌에 LA아트쇼와 함께 주목받는 프리즈(Frieze) LA 2023가 더 큰 규모로 돌아왔다.     오는 16일부터 19일까지 샌타모니카 공항에서 열리는 프리즈 LA에 22개국에서 온 120개 이상 갤러리가 참여한다.     프리즈 LA는 현대 미술이 중심이지만 올해 처음으로 20세기 예술작품과 포커스 섹션 확장, 비영리단체와 협업 외 LA에서 가장 인기 있는 레스토랑 팝업 행사도 열린다.     또 기존 텐트형 공간에서 전시했지만, 올해는 산타모니카 공항과 바커 행어 두 건물에서 작품을 전시하고 야외 전시장에서도 감상할 수 있다.     프리즈 LA는 메인 섹션, 12년 이하 젊은 갤러리들을 소개하는 포커스 섹션, 프리즈의 기획 섹션으로 대형 작품을 선보이는 프리즈 프로젝트 섹션으로 구성돼 있다.     주목할만한 프리즈 프로젝트는 아트 프로덕션 펀드가 큐레이팅을 맡아 공항 야외 현장에서 선보이는 ‘나우플레잉’시리즈와 제이가 큐레이팅한 LA웨스트 지역 히스토리 건축물에서 선보이는 ‘어게인스트 더 엣지’다.     프리즈는 예술가, 갤러리, 컬렉터 등이 참여하는 세계 최고 현대미술 아트 플랫폼으로 아트페어 외 프리즈 매거진, 프리즈 매스터스 매거진, 프리즈 위크 등도 출판한다.     2003년 프리즈 런던을 설립했는데 해마다 10월 런던의 리젠트 공원에서 열리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현대 미술 박람회로 자리 잡았다. 2012년에는 5월 열리는 프리즈 뉴욕을 론칭했고 지난해 9월 한국에서 프리즈 서울이 열렸다.     올해 프리즈 LA에 참가하는 한국 갤러리는 국제 갤러리, 조현화랑, 학고재 갤러리, 갤러리현대 외 티나 킴 갤러리, 커먼웰스 앤 카운슬, VSF도 참여한다.   프리즈 LA 입장료는 10~202달러다.     ▶주소: Santa Monica Airport   ▶문의: www.frieze.com 이은영 기자아트페어 프리즈 프리즈 매거진 프리즈 프로젝트 프리즈 런던

2023-02-12

손맛과 감각으로 작품 완성…영 신 작가 ‘반복의 재구성’ 전시

E2 아트 갤러리(관장 최희선)가 오는 15일부터 11월 10일까지 영 신 작가 초대전 ‘반복의 재구성(Double Multiple)’을 개최한다.     오티스 아트 디자인 대학을 졸업한 영 신 작가는 박물관 전시에 이어 30회가 넘는 개인전 및 100회에 가까운 그룹전에 참여했다.     또 아트 쾰른, 더 아모리, 엑스포 시카고, 시카고 아트페어, 시애틀 아트페어, 마이애미 아트페어, 키아프(KIAF), 잭슨 홀 아트페어, LA 아트 쇼 등 다양한 국제 아트 페어에서 작품을 전시했다.     영 신 작가의 작품은 LA 카운티 미술관(LACMA), 하버-UCLA 메디칼센터, 마이크로소프트 코퍼레이션 등 수 많은 기업 및 개인 컬렉터들이 소장하고 있고 하이네켄, 삼성, 미쓰비시, 보드카, 마이크로 소프트, AT&T, 타코벨 같은 대기업 광고에 출연했다.     영신 작가는 고정된 주제에 얽매이지 않고 콜라주를 접목해 작품을 제작한다. 테이프, 종이, 캔버스, 직물에 페인트를 하고 말려서 조그만 조각들로 잘라 콜라주 재료들을 준비하고 작가의 손과 감각만을 믿고 도형의 완성을 위해 패널에 하나씩 붙여나간다.   최희선 E2 아트 갤러리 관장은 “재료들에 입힌 여러 색이 결합하였을 때의 색과 물질의 고유성 변형과 변화, 중복과 독창성, 형태의 재조명에 관심을 갖고 작업한다”며 “격자 모양, 추상, 기하학적 모양, 도형, 또는 색채 배합 등을 활용해 작은 그림, 큰 그림, 벽화 및 설치작업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초대전 ‘반복의 재구성’ 오프닝 리셉션은 15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열린다.     ▶주소: 1215 W. Washington Blvd., LA   ▶문의: (213)741-0014 이은영 기자손맛과 재구성 시카고 아트페어 아트페어 마이애미 아트페어 la

2022-10-09

인물 모형 관찰해 회화로 승화

샤토 갤러리(관장 수 박)가 시카고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안다빈(사진) 작가의 회화와 조각 작품 개인전 ‘원-오프’를 갤러리 B에서 다음 달 16일까지 개최한다.     안다빈 작가의 가장 최근 작품과 대규모 조각 작품을 모은 이번 전시회에서 로열 코펜하겐 피규어(인물 모형), 즉 작가가 화두로 삼았던 개인의 아카이브를 집중 조명한다   이번 전시에는 작가가 유년시절부터 보고 자란 코펜하겐 피규어로부터 영감을 얻은 회화 작품 6점, 대형 조각품 4점, 벽 설치작품 1점이 소개된다.     수 박 관장은 “인물모형의 특이한 얼굴 표정을 담은 새로운 작품 세계를 소개한다”며 “피규어의 원래 크기보다 10~15배 확대한 작품 뿐만 아니라 35개 마리아상을 모은 작품 등도 감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 작가 작품은 일상적인 사물에 대해 예리한 관찰을 하면서 인물 모형의 배경과 거기에 담긴 이야기들을 캔버스에 담고 실제 크기의 폼으로 조각 작품을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여러 작업단계를 거쳐 탄생한 다양한 모습과 표정을 지닌 인물 모형을 관찰해 특이한 점을 회화로 승화시킨다.     전시 작품 ‘님프에게 키스하는 프로메테우스’는 두 캐릭터가 키스하는 모습을 클로즈업해 광택 효과를 주고 신비한 색으로 표현하여 동화 속으로 관객을 초대한다.     회화적 공예작품 ‘미소’는 미묘한 배합의 물감 작업을 캡슐화해 나비 모양의 스티커 및 창틀을 결합해 신비의 미학을 창조했다.   박 관장은 “사실적인 관찰과 내러티브를 결합한 수준 높은 회화적 기교를 보여준다”며 “안다빈 작가의 예술적 주체성이 드러나는 작품을 볼 기회다”고 설명했다.     LA에서 첫 개인전을 여는 안다빈 작가는 배우 안성기씨의 아들로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에서 회화를 공부했다.     뉴욕, 시카고, 서울 등 개인전 및 시카고 아트페어 등 그룹전도 열며 활발하게 비주얼 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에서 강의하고 있다.     ▶장소: 3130 Wilshire Blvd. LA     ▶문의: (213)277-1960 이은영 기자회화로 인물 시카고 아트페어 인물 모형 회화적 공예작품

2022-06-19

LG전자, 아트페어에서 NFT 예술작품 전시

  LG전자가 세계 3대 아트페어 ‘프리즈(Frieze) 뉴욕’에서 자사 제품을 활용한 NFT(대체불가토큰) 예술 작품을 전시했다.     18일 ‘프리즈 뉴욕’이 열린 맨해튼 더셰드(The Shed) 8층 VIP 라운지에는 LG전자의 올레드(OLED)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갤러리가 조성됐다. LG전자는 프리즈 아트페어의 글로벌 파트너 자격으로 뉴욕을 시작으로 9월 서울, 10월 런던, 내년 2월 LA 프리즈 아트페어에서도 예술분야 협업을 통한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날 라운지에는 브레게(시계), 라프레리(화장품) 등 글로벌 파트너들이 LG전자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30평 남짓한 공간엔 ▶LG 올레드 에보 갤러리에디션 ▶LG 올레드 에보 오브제컬렉션 ▶투명 올레드 사이니지 등 18대의 혁신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갤러리가 조성됐다. 특히 NFT 아트의 창시자로 유명한 디지털 아티스트 케빈 맥코이(Kevin McCoy) 작품이 올레드에 전시돼 참가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최초의 NFT 기반 예술작품으로 소더비 경매에서 140만 달러에 낙찰된 ‘퀀텀’을 비롯, 2022년 신작 퀀텀리프 시리즈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무대연출업에 종사하는 한 참가자는 55인치당 2만 달러 상당의 투명 올레드 제품 구입을 문의하기도 했다.     행사장을 찾은 오혜원 LG전자 HE브랜드커뮤니케이션담당 상무는 “아티스트들에게 LG전자 제품을 ‘캔버스’처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알리고자 한다”며 “예술에 영감을 주는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리더십을 공고히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오는 하반기 중 미국시장 판매 제품에 한해 TV에 NFT 마켓플레이스를 구현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소비자들이 TV로 NFT 예술작품을 보다가 바로 구매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안황용 LG전자 HE사업본부 선임은 “올레드는 완벽한 블랙이 표현돼 아티스트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전했다. 김은별 기자LG전자 프리즈 프리즈뉴욕 아트페어 NFT 대체불가토큰 LG OLED 올레드

2022-05-18

인천아시아아트쇼 2021 성황리 개막

전 세계 80여개국에서 활동하는 1천 여명의 예술인들이 참여한 ‘인천아시아아트쇼2021(IAAS)’가 화려한 막을 올렸다.   오는 21일 까지 송도 컨벤시아 1-3홀에서 개최되는 IAAS 2021은 문화의 불모지라고 불리던 인천에서 열리는 종합 미술 축제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IAAS 2021은 한국정부와 인천시가 각 1억원씩 총 2억원을 후원해 운영되는 공식 행사이다. 인천아시아아트쇼 조직위원회는 이번 행사를 마치고 '아트바젤홍콩' 아트페어의 인천 유치를 추진할 계획이다.     ‘아트바젤홍콩’은 세계 3대 아트페어 중 하나로 매년 홍콩에서 열렸지만, 현지 정치 이슈에 영향을 받아 다른 도시로 이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조직위는 국제간 이동이 수월한 국제도시 송도의 입지조건을 내세워 IAAS가 세계적 아트쇼로 발돋움 할 수 있도록 인천 유치에 힘 쓰겠다는 각오다.   워싱턴지역에서 활동하며 해외홍보디렉터로 행사에 참여하고 있는 준 윤 작가는 ‘갤러리7373’의 솔로 부스를 마련해 미술인 협회 여운용 작가 및 홍익대 미대 동문들과 3인전을 열고 있다.   윤 작가는 “ 함께 공존하는 공동 문화식의 아트페어에 해외홍보디렉터 자격으로 참여하게 돼 영광스럽다”면서 “ IAAS가 세계적인 아트페어로 자리잡고 워싱턴 등 미주지역 작가들도 많이 참여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김윤미 기자 [email protected]인천아시아아트쇼 성황리 인천아시아아트쇼 조직위원회 성황리 개막 아트바젤홍콩 아트페어

2021-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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