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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살해 용의자 재판 연기…3년 전 실종된 마야 밀레트

자신의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래리 밀레트(42)의 재판이 또 다시 연기됐다.   출라비스타 수피리어 코트는 지난 2일 변호인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관련 재판을 내년 1월6일에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래리 밀레트의 변호인들은 이날 변호인 중 한 명에게 피치 못할 개인적인 사정이 생겼다면 재판연기를 요청했다. 래리 밀레트의 재판 기일이 연기된 것은 이번이 다섯 번째로 알려졌으며 재판이 속개되는 2025년1월6일은 부인인 마야 밀레테가 실종된 지 약 4년째가 되는 날이다.   미해군 군속이었던 마야 밀레트(실종 당시 39세.사진)는 지난 2021년1월7일 마지막으로 목격된 뒤 실종됐으며 이후 가족들의 신고로 경찰과 자원 봉사자들로 결성된 대규모 수색대가 출라비스타의 자택은 주변은 물론 인근의 산악지역까지 여러 차례 샅샅이 뒤졌으나 현재까지 시신을 찾지 못하고 있다.   마야 밀레트의 실종사건은 로컬은 물론 전국적인 언론의 관심을 집중시켰는데 특히 밀레트가 실종 직전 남편과의 이혼을 준비 중이었다는 사실과 남편인 래리의 폭력적인 성향이 알려지며 경찰은 래리에게 혐의를 두고 집중적인 수사를 펼친 바 있다. 사건의 결정적 증거가 될 사체도 발견하지 못했지만 경찰은 2021년10월19일 래리를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했으며 샌디에이고 카운티 디스트릭트 검찰은 그를 재판정에 세웠다.   이후 래리는 수차례 자신의 변호인을 바꿨으며 아직까지 부인의 살해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정 주변에서는 남편인 래리의 유죄가 인정되면 25년형에서 종신형까지 선고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용의자 아내 마야 밀레테 재판 연기 아내 살해

2024-04-04

[오늘의 생활영어] lose out; (일자리를) 빼앗기다, 놓치다

(Terry and his wife Grace are talking at home … )   (테리와 아내 그레이스가 집에서 얘기한다 …)   Grace: When do you think you‘ll hear from Mr. Loftus?   그레이스: 로프터스씨한테 언제 연락이 올 것 같아?   Terry: Never! I must have lost out on the job.   테리: 안올 걸! 그 자리는 놓치고 만 것 같아.   Grace: Why do you say that?   그레이스: 왜 그렇게 생각해?   Terry: He hasn’t been in touch with me for a long time.   테리: 오랫동안 연락이 없어.   Grace: It‘s only been a few days.   그레이스: 며칠 밖에 안됐잖아.   Terry: It seems longer than that.   테리: 그보다 훨씬 더 오래된 것 같은데.   Grace: I’m sure he‘s very busy.   그레이스: 분명 아주 바쁜 걸 거야.   Terry: Maybe. He’s been out of town.   테리: 그럴 수도. 여행중이었으니까.   Grace: You worry too much.   그레이스: 당신 너무 걱정을 많이 하는 것 같아.   Terry: Maybe I do but I want that job very much.   테리: 그런지도 몰라 하지만 나 그 일자리가 정말 갖고 싶어.   기억할만한 표현   * hear from (someone): ~로부터 연락을 받다 소식듣다   “Have you heard from your mother today?”     (오늘 어머니로부터 연락받았어?)   * (be) in touch (with someone): ~와 연락하다   “He hasn‘t been in touch with me about his decision.”     (그는 어떤 결정을 했는지 아직 저한테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 (be) out of town: (집을 떠나) 여행중이다   “I’ll be out of town for two weeks.”     (저는 2주동안 집에 없을 겁니다.)오늘의 생활영어 일자리 아내 그레이스 오랫동안 연락 in touch

2024-04-03

다저스 오타니, 미모의 아내 사진 SNS에 처음으로 공개

다저스는 공식 계정인 X에 오늘(14일) 투수 오타니 쇼헤이가 공항 활주로에서 아내와 함께 찍은 사진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다저스의 공식 계정인 X에 올라온 사진의 캡션에는 "서울로 가는 길"이라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 다저스는 3월 20일 한국에서 파드리스를 상대로 시즌 개막전을 치를 예정이다. 다저스는 사진 속 여성이 오타니의 아내라고 확인했지만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 사진에는 웃고 있는 부부가 팀 비행기 근처에 서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오타니가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린 또 다른 사진에는 다저스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 등 다른 선수들과 함께 활주로에서 단체 사진을 찍은 부부가 중앙에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오타니는 지난달 말 결혼 발표로 다저스는 물론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오타니는 당시 통역사를 통해 "정확히 언제 결혼했는지는 말하기 곤란하지만, 그녀는 평범한 일본 여성입니다"고 말했다. 오타니는 2월 29일 짧은 인터뷰에서 새 신부와 3~4년 전부터 알고 지냈다며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몇 가지 정보만 더 공개했었다. 올해 29세인 오타니는 일본 최고의 유명인인데, 그의 사생활에 대한 궁금증은 늘 있어왔지만 그는 항상 비공개로 유지해왔다. 오타니는 "시즌이 시작되기 전이라 타이밍이 좋았다고 생각했어요."라고 말했다. "시즌이 시작되면 어떤 방해도 받고 싶지 않았어요. 더 일찍 발표하고 싶었지만 서류상의 문제로 인해 (발표가) 늦어졌습니다"라고 말했다.  다저스 오타 다저스 투수 아내 사진 결혼 발표

2024-03-14

[열린광장] 깔끔하지 않은 남자

깔끔하지 않은 남자는 바로 나다. 또 일을 저질렀다. 주택 단지에 있는 수영장에 다녀와 무심코 현관문을 잠갔다. 아내가 밖에서 걷고 있는 것을 깜빡 잊었다. 내가 샤워하는 동안 아내는 초인종을 누르고 현관문을 몇 번이나 두드렸다고 한다.       아내는 뿔이 났다. “못 들었어, 미안해.” 사과밖에 별도리가 없었다. 아내가 화를 낼 때는 가만히 듣고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다. 다음번에는 잠그지 말아야지 마음으로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웬걸, 며칠 후 또 잠갔다. 아내는 자기에게 관심이 없는 남편이라며 화가 단단히 났다. 자기를 무시한다나.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말이다. 어쩌면 좋을까. 문을 잠그지 않겠다고 마음으로 다짐해도 안 된다. 의지(意志)에 의지(依支)할 수 없는 나이가 되었다.     할 수 없이 전가의 보도를 빼 들었다. 현관문에 ‘LOCK?’이라고 비망(備忘) 표어를 붙였다. 아내는 그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는지 밖에 나갈 때는 열쇠를 가지고 다니기 시작했다. 꾸준히 노력하면 나의 심정을 알아주겠지.   지난주 약국에서 전화가 왔다. 크레딧카드를 가져가라고. 약값을 지불하고 카드를 놓고 온 것이다. 카드에 줄을 맬 수도 없고. 지갑 위에 흰 글씨로 카드의 첫 글자 ‘C’를 썼다.   마켓에 가서 물건을 사면 한, 두 가지를 빠뜨렸다. 배추를 사 오면서 마늘이나 생강을 사 오지 않았다. 이제는 수첩에 적어 다닌다. 수첩의 비망록이 점점 늘어난다.     가까이 지내던 친구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 애쓰다가 다음 날 생각이 났다. 가을에 피는 꽃 이름을 잊어버리고 당황했다. 다음 날 코스모스가 떠올랐다. 일시적으로 잊으면 건망증이고 영원히 잊으면 치매란다.   치매는 암보다 무섭다. 지난달 아내가 치매를 앓아 입원 중인 친구를 방문했다. 그의 아내는 가까이 지내던 우리도 알아보지 못했다. 치매가 심하면 남편에게 “당신 누구요”라고 묻는다고 한다.       나이 드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건강하게 늙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잘 먹고, 잘 배설하고, 잘 자고, 잘 움직여야 한다. 밤중에 깨 화장실에 다녀와서는 잠이 오지 않아 밤을 새우는 시니어가 의외로 많다. 물 한 모금 마신 다음 스트레칭과 이완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풀면 잠이 저절로 온다.   생사의 결단으로 움직여야 한다. 시니어들에 권장하는 최상의 운동은 수영장에서 걷는 것이다. 물속에서 태권도나 타이 치를 하는 것도 좋다.  운동을 위한 투자는 가장 값진 투자다. 윤재현 / 전 연방정부 공무원열린광장 남자 지난달 아내 동안 아내 친구 이름

2023-12-03

[오늘의 생활영어] that's or it's news to me; 전 처음 듣는 소식이군요

(John and Helen are talking about their friend George … )     (존과 헬런이 친구 조지에 대해 얘기한다…)   John: Did you hear about George?   존: 조지 소식 들었어?   Helen: No.   헬런: 아니.   John: He’s moving to New York.   존: 뉴욕으로 이사가.   Helen: He is? That’s news to me.   헬런: 그래? 난 처음 듣는 얘긴데.   John: He’s moving this summer.   존: 이번 여름에 이사 간대.   Helen: Did he give a reason?   헬런: 이유는 얘기 해?   John: His wife has ties there. Her family is there.   존: 아내가 거기 연고가 있대. 아내 가족이 거기 사는 거지.   Helen: So she wants to go back because she misses her family?   헬런: 그럼 가족이 보고 싶어서 돌아가는 거구나?   John: Yes. She misses her family and friends.   존: 응. 가족하고 친구들이 보고 싶은가봐.   Helen: I guess Los Angeles wasn’t for her.     헬런: LA가 그리 맞지는 않았나보네.     ━   기억할만한 표현     * (one) has ties: 연고가 있다     "He has ties in the computer industry."     (그는 컴퓨터 업계에 연고가 있습니다.)   * go back (somewhere): 귀환하다 다시 가다   "I have to go back to the store. I forgot to buy bread."     (전 가게에 다시 가봐야겠어요. 빵 사오는 걸 잊어버렸어요.)   * (something) isn't for (one): ~가 ~에게는 맞지 않다   "The city isn't for her. She likes living in the country."     (도시는 그 여자에게 맞질 않습니다. 그녀는 시골에서 사는 걸 더 좋아하죠.)오늘의 생활영어 news 소식 helen are 아내 가족 her family

2023-11-02

[열린광장] 하나가 전부일 수도

얼마 전 주일, 아내가 애나하임 기차 정거장에 나를 내려주고 갔다. 주일 오전이라  LA로 가는 기차는 한산했다. LA 유니온역까지는 한 시간 넘게 걸린다. 자리에 앉으니 아침 햇살이 차창을 비추는데 너무 아름다웠고, 마음이 기쁘고 행복했다.     예배에 준비한 말씀을 한 번 더 읽어 보고 아내가 집으로 잘 돌아갔는지 궁금해 전화하려는데 이게 웬일인가. 휴대폰이 없어졌다. 도대체 내 휴대폰은 어디에 있을까? 기차역 매표창구에 두고 왔을까? 아내 차에 두고 내렸는가? 대합실 의자에 두고 왔는가? 손끝이 찌릿찌릿해 온다.         선체로 옷 주머니, 가방 등 있을 만한 곳은 다 찾아봤다. 앞 좌석의 부부가 당황해서 앉지도 못하는 나를 쓸쩍쓸쩍 바라본다. 아마 여행객이 기차를 타고 어디론가 가면서 여권이나 기차표를 잊어버린 것 같다고 소곤대는 것만 같았다.         이런 경우를 눈앞이 캄캄하다고 표현할 수 있을까? 기차는 벌써 산타페스피링스역을 지나고 있었다. 떠날 때는 그렇게 청명하고 아름다웠던 하늘이 지금은 뿌옇고 어둡게 보인다. 마음이 어두워지면 사물도 어둡게 보인다더니….     세상과 단절된 것 같다. 기억나는 전화번호를 떠올려 보는데, 딸 전화번호만 기억이 난다. 여러 사람의 전화번호를 다 기억하며 전화를 척척 걸고, 친구들이 다른 사람의 전화번호를 내게 물어보곤 하던 때도 있었는데…. 지금은 모든 것을 휴대폰 속에 담아 놓고 사는 세상이 됐다. 참 이상하게 사는 사람으로 변하였다고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렇다면 나는 무엇을 머릿속에 담고 기억하며 살고 있는지? 혹시 내  머릿속에는 든 것이 아무것도 없는 것은 아닌지? 이렇게 살아도 되는가? 휴대폰 하나면 다 처리하고 산다.  그런데 그 휴대폰이 내 손에서 없어졌다.     예배를 시작하는데, 준비한 말씀도 없어지고 휴대폰 사건만 머리에 떠오른다. 손바닥에 들어오는 그 작은 것 하나가 모든 것을 정지하게 하기도 하지만 또 모든 것의 시작이 되기도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다윗의 손에 들린 작은 물 맷돌 하나, 모세의 손에 들린 마른 지팡이 하나, 이 작은 하나가 모든 것의 전부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예수님은 잃어버린 양 한 마리를 찾기 위해 아흔아홉 마리 양 떼를 잠시 떠나기도 하셨다.     너무 최첨단 기기에만 의지하다가 전부를 잃어버리게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로 재소자들과 말씀도 나누며 우리는  99%를 차지하기 위해 노력하기는 쉽지만, 잊어버린 하나가 우리의  모든 것보다 더 귀한 것 일 수 있음을 이야기하는 시간이 되었다. 너무 쉬운 것만, 너무 빠른 것만, 너무 맛있는 것만, 또 너무 크고 많은 것만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닐 수 있더라는 것을 말이다.     내가 예수님에게는 잃어버린 양 한 마리로 남겨져 있지나 않은지 생각해 보았다. 또 잃어버린 양 한 마리가 길을 헤매는데 우리는 외면하고 있지나 않는지?  내가 찾아 줄 사람을 세상은 보여 주기도 한다. 부름 받고 불러주고 하는 때가 있다.  변성수 / 교도소 사역 목사열린광장 기차역 매표창구 기차 정거장 주일 아내

2023-10-17

[열린광장] I Love My Wife

오늘 아침 마켓에 갔다 돌아오는 길이었다. 옆에 서 있는 차 문에 ‘I Love My Wife’란 문구가 붙어 있었다. 피식 웃음이 나왔다. 누구는 아내를 사랑하지 않나. 그런데 곰곰이 생각하니 그냥 웃어넘길 일만은 아니었다. 나는 정말 아내를 사랑하는가. 언제 아내를 안아주며 사랑한다고 말했었나.     나를 포함해 한국 남자들은 아내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에 인색한 것 같다. 아내를 사랑하느냐고 물으면, 사랑하니까 여태까지 살았다고 대답한다.       어릴 적 할아버지는 남자가 입이 무거워야 한다며  침묵(沈?)을 장려했다. 나도 모르게 말하지 않는 버릇이 생겼다. 평생 미국 정부 기관에서 일했지만 크게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미국 사람들은 왜 그렇게 말이 많은가 의아하게 생각했다. 그들은 서로 만나면 시시콜콜 말이 많다. 그것이 ‘heart-to-heart talk’ ,즉 흉금 없는 의사소통이란 것을 이 바보는 몰랐다.     한 번은 직장에서 부부 동반 저녁 식사 모임이 있었다. 가만히 지켜보니 미국인들은 아내를 극진히 모셨다. 아내를 먼저 차에 태우고, 도착하면 문을 열고 손을 잡아준다. 나도 할 수 없이 그들이 하는 대로 흉내를 내었다. 모임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와 나는 차에서 먼저 내려 방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20분 가까이 기다려도 아내가 들어오지 않았다. 주차장에 가 보았더니 아내는 차에서 내릴 생각을 하지 않고 앉아있었다. 내가 어떻게 하는지 테스트를 해보았다는 것이다. 그리고는 모든 것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아내는 말하는 것을 좋아한다. 친구와  2~3시간 동안 통화를 하기도 한다. 그런 아내와 결혼하고 60년이 지났다. 그동안 아내가 말하고 나는 듣기만 하는 편이었다. 주로 아이들에 관한 이야기였다. 아이들이 떠나간 지 오래되었다. 아내와 나는 이제는 할 말이 없다. 대화의 소재가 바닥이 났다. 우리는 한 집에서 두 살림을 차리고 산다. 나는 이층에서 책을 읽고, 글을 쓰고, TV를 보고, 낮잠을 잔다. 아내는 아래층에서 신문을 읽고, 성경을 복사하고, 컴퓨터로 유튜브 기사를 듣는다. 우리가 만나는 시간은 세 끼니때다.   이제는 아내에게 좀 더 관심을 두고 보살펴 주리라 생각해도 실천이 쉽지 않다. 대신 아내를 위해 김치와 빵도 만들어 준다. 세 끼 밥상을 차려주고 설거지도 내가 한다.   우리 부부는 자기 전에 하는 일이 있다. 그 날의 생활 보고다. 보고, 느낀 것을 주고받다 보면 한쪽이 조용해진다. 나는 ‘good night’이라고 속삭인다. 아직 ‘I love you’란 말은 잘 나오지 않는다.  윤재현 / 전 연방 정부 공무원열린광장 love wife 대신 아내 그동안 아내 i love

2023-10-09

[이 아침에] 남자의 보험

TV 채널을 돌리다가 눈에 확 띄는 장면에서 손이 멈췄다. 이마에 주름 세 줄이 깊이 팬 남자가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는 모습. KBS에서 방영한 ‘남자여, 늙은 남자여’라는 다큐다.     요즘 들어 부쩍 칼럼이나 소설, 영화에 시니어를 소재로 한 작품이 많다. 예전에는 조용히 세월만 흘리고 살던 시니어의 활동이 적극적으로 변하고 목소리가 커져 이제 주류가 되었다는 뜻일까. 시대를 지탱하는 주류 세대가 노년층이 되었다는 뜻일까. 나 역시 청년기는 이미 떠나보낸 지 오래고 장년기까지 흘러간 처지이고 보니 ‘늙음’이라는 단어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손수건을 적시는 남자의 눈물을 지나칠 수 없어 화면을 고정했다.      변두리 쪽방촌에서 홀로 살아가는 남자는 자신이 노년에 이렇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고 한다. 20년간 공장장으로 일했지만 기계가 디지털로 바뀌면서 본인의 기술이 필요 없어져 결국 밀려났다. 다른 곳에 취직을 하기에는 너무 늙었기에 그는 가족에게 얹혀사는 구박 덩어리로 전락하였다. 돈만 벌어다 주면 가장으로서 책임을 다하는 것인 줄 알고 가족과의 소통에 무심했던 결과는 어려울 때 서로 보듬고 의지할 수 있는 관계를 형성하지 못했다. 젊어서 누리던 가부장의 권리는 더 이상 용납이 되지 않고 이혼으로 이어졌다. 그는 막강한 권위로 아내와 아이들의 대장 노릇만 하며 살아왔는데 큰소리치며 대우를 받았는데 막상 은퇴하고 나니 사회적 지위는 물론 가장의 위치마저 박탈되었다며 한숨이다. “돈 못 버는 사람은 아빠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는 눈물을 닦는다.     남자의 자탄(自歎)에 대해 여자도 할 말이 많다. 남편들은 돈을 벌어다 주는 것으로 가장의 역할을 다했다는 그 생각이 문제라고. 독박 육아와 살림 남편의 무관심과 잦은 술자리 등에 지친 아내들은 자신의 정체성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나는 가족을 위해 밥 해주는 여자, 애 키우는 여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던 거죠.” 몇 명의 젊은 여자들이 찻잔을 앞에 두고 한마디씩 한다.     아내의 입장으로서 가장 이혼하고 싶을 때는 어떤 이유로 마음의 상처가 깊어질 때라고 한다. 남편의 경제적 무능 때문에 이혼을 결정하는 아내는 거의 없다고 한다. 젊어서 와이프에게 잘 해두면 늙어서 호강한다니까. 한 여자가 농담처럼 말하고는 깔깔 웃는다.     결론은 그렇다. 서로에게 위로가 되고 연민의 정을 쌓는 ‘관계’를 만들라는 것이다. 그것은 은퇴나 경제력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젊을 때부터 열정과 에너지를 밖으로만 쏟을 것이 아니라 부인에게도 나누어주는 것은 사랑의 보험을 들어두는 것과 같다. 그러면 사업에 실패했을 때나 퇴직 후, 노년에 그 보험이 효력을 발휘한다. “내가 불리할 것 같으니까 전략과 전술을 바꾼 거지요. 히히히” 젊었을 때 남편은 하늘, 아내는 땅을 복창시키며 가족에게 군림했다는 남자가 잔뜩 쌓인 빨래를 개키며 하는 말이다. 이제 50대인 남자는 벌써 시대의 조류를 읽고 보험금을 열심히 붓는 중이다. 성민희 / 수필가이 아침에 남자 보험 권위로 아내 하늘 아내 살림 남편

2023-10-05

[오늘의 생활영어] get moving: 서두르다

(Jordan is watching TV when his wife Liz walks into the room …)     (조던이 TV를 보는데 아내 리즈가 들어온다…)     Liz: I thought you were getting dressed.     리즈: 난 당신이 옷을 입고 있을 줄 알았어.     Jordan: I…m sorry. I got caught up in the basketball game.     조던: 미안. 농구 경기를 보다가 미처 몰랐어.     Liz: Jordan! This is a big deal for me. Not everyone gets invited to the boss’ house.     리즈: 조던! 이거 나한테 정말 중요해. 모두 다 상사에게 초대받는 게 아니라고.     Jordan: When are we supposed to be there?     조던: 언제까지 가야 하지?     Liz: In twenty minutes!     리즈: 20분 후에!     Jordan: That’s plenty of time.     조던: 시간 충분하네.     Liz: Well get moving. I don’t want to be late.     리즈: 어서 서둘러. 늦고 싶지 않아.     Jordan: I think I’ll wear my new jeans.     조던: 난 청바지를 입을까봐.     Liz: You can’t be serious!     리즈: 농담이겠지!     Jordan: I’m just kidding. I’ll dress up for your boss.     조던: 농담이야. 당신 상사를 위해 멋지게 차려입을게.   ☞기억할만한 표현    * to be or get caught up in (something): ~에 정신이 빠지다     "I'm caught up in a very good book."     (전 아주 재미있는 책 속에 푹 빠져있죠.)     * a big deal: 아주 중요한 일이다     "To some young people their twenty-first birthday is a big deal."     (어떤 사람들에게 21세 생일은 아주 큰 일이죠.)     * dress up: 정장을 입다 차려입다     "You are very handsome when you are dressed up."     (당신을 정장을 차려입으면 정말 멋집니다.)   California International University www.ciula.edu (213)381-3710오늘의 생활영어 moving 아내 리즈 big deal basketball game

2023-09-11

[신 영웅전] 소진과 그 아내

비천한 처지를 극복하고 입신에 성공해 천하를 제패한 영웅호걸 가운데에는 중국 전국시대 소진(蘇秦, 생년 미상~기원전 284년)이 으뜸일 것이다. 동주(東周) 낙양성 사람으로 영명했으나 초년에 남들의 멸시 속에 살았다. 벗 장의(張儀, 생년 미상~기원전 309년)와 함께 귀곡자(鬼谷子) 문하에서 공부했다. 뒷날 서로 다른 주군을 찾아 헤어져 경쟁했으나 우정을 상하지는 않았다.   소진이 자기 딴에는 배울 만큼 배웠다고 생각했지만, 그를 받아주는 제후가 없었다. 그가 고향에 돌아오니 아내는 베틀에 앉은 채 돌아보지도 않았고, 부모는 자식으로 여기지도 않았다.   내 인생이 이렇게 끝날 수 없다고 생각한 그는 방에 들어가 『주서(周書)』 음부(陰符)를 공부했다. 졸음이 올 때면 송곳으로 허벅지를 찌르며 공부했는데 피가 종지뼈까지 흘렀다. 이 고사를 후세 사람들이 ‘소진자고(蘇秦刺股)’라 했다.   공부를 마친 소진은 합종(合縱)이라는 연맹체를 구성해 당시 중국의 7국 가운데 진(秦)을 제외한 초(楚)·연(燕)·제(齊)·한(韓)·위(魏)·조(趙)의 6국을 통합하고 승상이 됐다. 여섯 개의 승상 패인(佩印)을 허리에 차고 고향에 돌아오니 아내와 형제들이 그의 얼굴을 바로 바라보지 못했다.   형제들에게 그 까닭을 물으니 “옛날에는 천했으나 지금은 너무 높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그 말을 들은 소진은 “내 형제도 저랬거늘 남들인들 오죽했을까. 나에게 낙양성 안에 이틀 갈이 전답만 있었던들 내가 어찌 6국의 승상 패인을 찰 수 있었으랴”라고 탄식했다. 그는 형제를 용서하고 은혜를 베풀었다.   누구인들 인생에 풍파가 없겠는가. 모든 인간은 한 편의 소설 같은 삶을 살고 있다. 그런즉 젊은이여, 꿈을 가지라. 실의에 빠져 있는 이 시대의 청년들에게 소진이 외치는 듯하다. “낙양성을 바라보며 천하를 꿈꾸지 않는 남자는 장부가 아니다.” 신복룡 / 전 건국대 석좌교수신 영웅전 소진 아내 소진 생년 전국시대 소진 승상 패인

2023-08-27

은퇴 경관, OC 술집서 총기난사...별거 아내 포함 9명 사상자 내고 사살돼

    오렌지카운티 술집 총기난사 사건의 용의자는 은퇴 경관으로 신원이 확인됐다. 용의자는 이곳에서 별거 중인 아내를 타깃으로 총격을 가하기 시작했고 아내는 얼굴 부위에 총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당국은 총기난사 과정에서 출동한 셰리프 대원의 총에 맞아 숨진 범인은 존 스놀링이며 벤투라 경찰국에서 28년간 근무하다 2014년 은퇴한 경관이라고 밝혔다.   총기난사는 23일 오후 7시 직후 트라부코 캐년에 있는 '쿡스 코너(Cook's Corner)'라는 유명 술집에서 일어났다. 산티아고 캐년 로드에 자리한 이 곳은 오토바이 동호인들이 즐겨 찾는 바이커 바 앤 그릴로 100년이 훨씬 넘는 역사가 있는 곳으로 알려졌다.   오렌지 카운티 셰리프국에 따르면 이날 사건으로 3명이 숨지고 6명이 부상했다. 이외에 용의자가 사망했다.   부상자 가운데 5명은 총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고 1명은 총상이 아닌 부상으로 입원했다. 부상자 가운데 1명은 범인과 별거 중인 아내로 파악됐다.     병원 측은 6명의 부상자 가운데 2명은 중태이고 나머지 4명은 안정적인 상태라고 전했다.   셰리프 측은 이날 사건 발생 신고를 접수하고 2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고 이후 2분 정도 더 지난 뒤 총격전 끝에 범인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셰리프 대원의 부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일 기자총기난사 사상자 별거 아내 은퇴 경관 총기난사 과정

2023-08-24

"아내를 총으로 쐈다 내일 출근할 수 없다"

오렌지카운티 현직 판사가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정식 기소됐다. 이 판사의 자택에서는 총기류 47정과 탄약 2만6000발이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OC검찰은 현직 판사 제프리 맬컴 퍼거슨(72)을 아내 셰릴 퍼거슨(65)을 살해한 혐의로 지난 10일 기소했다. 이날 살인 용의자 퍼거슨 판사는 아내 살인사건을 자신이 저질렀다고 시인했다.   기소장에 따르면 현직 판사인 퍼거슨은 지난 3일 오후 8시쯤 애너하임힐스 자택에서 아내에게 권총을 겨눠 발사했다. 두 사람은 총격 사건이 벌어지기 한 시간 전부터 다툼을 벌였다고 한다.     다툼 당시 퍼거슨은 아내에게 총을 겨누는 시늉을 했고, 아내는 “진짜 총을 겨누지 그러냐”고 응수하는 과정에서 끝내 참극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현장에는 두 사람의 아들도 있었다고 한다.       총격사건 직후 아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자택 거실에서 상체에 최소 1발의 총격을 받고 쓰러져 신음하는 아내 퍼거슨을 발견했다. 아내 퍼거슨은 곧 현장에서 사망했다.     또한 퍼거슨은 총격 직후 법원 직원에게 ‘방금 아내에게 총을 쐈다. 내일 출근할 수 없고 구금될 것이다. 미안하다’는 문자를 보냈다고 한다.   한편 OC검찰은 수색영장을 발부받은 경찰이 퍼거슨 자택에서 권총, 소총, 샷건 등 47정 총기류와 탄약 2만6000발을 발견해 압수했다고 전했다. OC 교도소에 살인 혐의로 구금된 퍼거슨은 지난 4일 보석금 100만 달러를 내고 석방됐다.     퍼거슨은 2015년 선거에서 OC수피리어 법원 판사로 당선됐다.   김형재 기자아내 출근 아내 퍼거슨 아내 살인사건 아내 셰릴

2023-08-11

지루하지 않은 2인극, 놀라운 반전까지

이혼한 커플이 재결합하는 경우를 더러 본다. 애초에 왜 그들의 결혼은 깨졌을까. 부부 사이의 역학 관계는 과학처럼 현미경으로 들여다본다 해서 파악되고 해결되는 문제는 아닐 것이다.     이제 막 이혼 서류에 도장을 찍은 부부, 수십 년이 지나는 동안 싸인 서로에 대한 피해 의식은 마치 열두 조각으로 부서진 꽃병과 같다. 그런데 그 무엇이 또 다시 그들을 재결합하게 한 걸까.     저예산 인디 영화만을 고집하는 감독 마커스마르쿠가 ‘Papadopoulos & Sons’ 이후 10년 만에 또 다른 저예산 영화로 돌아왔다.     중견 배우 두 사람만의 진지한 연기만으로 진행되는 2인극임에도 지루하지 않고 놀라운 반전이 있다. 굳이 남편을 집 지키는 남자, 집에서 살림하는 남자라는 뜻의 ‘House Husband’이라고 부르는 영화 제목이 흥미롭다.     런던의 40대 커플 캐시(로라 베이스톤)와 매튜(로렌스 스펠맨)는 법정에 가지 않고 ‘무사히’ 이혼 절차를 마무리하는 듯 보인다.     그러나, 아내가 생계유지를 책임졌고 남편은 아이 양육을 위해 교사 일을 포기해야 했던 이 부부는 이혼 중재의 막판에 이르러 서로의 상처와 원망이 끓어 오른다.       20년 전 그들의 합의로 작성한 편지 한장이 발견된다. 부부가 이혼 시 미래의 자신에게 전달되도록 쓰인, 두 사람에게 처음 만난 듯이 다시 데이트들 하도록 제안하는 첫 문항으로 시작하는 편지다.     그들의 사랑을 되돌아보며 두려움이 아닌 사랑으로 서로를 놓아줄 있도록 하기 위해 써놓은 편지. 캐시와 매튜는 그들이 처음 데이트를 했던 20년 전의 그 공원에서 다시 만나기로 동의한다. 기억을 되뇌면서 캐시의 외도가 언급되고 끊임없이 대립하며 격렬하게 4일간의 시간을 보낸다.     캐시와 매튜는 지난 결혼 생활에서 보지 못했던 자기 자신을 보기 시작한다. 그리고 자신의 역할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자각의 시간에 이른다. 부부는 서로에게 다시 이끌리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서로에게 다시 다가가는 본능을 제어하지 못한다.     현재 유튜브에서 마르쿠 감독의 12분짜리 단편 ‘Two Strangers Who Meet Five Times’가 조회수 3백만을 기록하고 있다. 노숙자와 기업가가 각기 다른 시간과 다른 장소에서 5번의 만남을 이어 가는 내용인데 편견과 우정에 관한 감동을 전한다. 김정 영화평론가영화 영화 아내

2023-08-11

70대 OC판사, 아내 총격 살해…애너하임 자택서 체포

오렌지카운티 수피리어 법원 판사가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됐다.     애너하임 경찰국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8시쯤 애너하임 이스트 캐년 비지타 드라이브의 8500블록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경찰은 출동직후 자택에서 최소 한발의 총상을 입은 피해자 셰릴 퍼거슨(65)을 발견했다. 피해자는 현장에서 즉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후 제프리 퍼거슨(72·사진) 판사는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현장에서 즉시 체포됐다. 경찰에 따르면 사건 당시 부부의 20대 아들도 집에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퍼거슨은 현재 보석금 100만 달러를 내고 풀려난 상태다.   퍼거슨 부부의 이웃인 안젤라 헤르만은 “밖에서 한 남자가 ‘나를 쏘지 마’라고 말하는 소리를 들었다”며 “이후 비명을 들었다”고 4일 KTLA와의 인터뷰에서 전했다.     오렌지카운티 수피리어 법원 관계자는 성명을 통해 “힘든 시간을 겪고 있을 피해 가족들에 위로의 말을 전한다”며 “공정한 사건 수사를 위해 적극적으로 협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퍼거슨은 지난 2015년부터 오렌지카운티수피리어 법원에서 형사사건을 담당해 왔다. 또 그는 오렌지카운티 마약협회에 올해의 검사로 4번 선정된 바 있다.   김예진 기자 kim.yejin@koreadaily.com애너하임 판사 애너하임 경찰국 oc판사 아내 애너하임 자택

2023-08-04

[살며 생각하며] 위기를 기회로 바꾼 여자들

작년 2월, 우크라이나의 신도시 디니프로에 폭탄이 쏟아졌다. 안드레이와 티아나 부부가 30년 살던 아파트 창문이 날아갔다. 폭격을 당한 날, 티아나는 도시를 떠나서 체코로, 다시 독일로 넘어왔다. 몇 주 동안 열 나라의 국경을 넘었다. 구호 본부가 연결해 주는 핀란드로 들어왔다.     캠프에는 전쟁 난민이 득실거렸다. 아이가 딸린 여자들의 절박한 몸부림이 보였다. 현지 남자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다. 티아나는 처음 며칠은 먹고 자고 걷기만 했다. 불현듯 한 생각이 떠올랐다. “돌아가고 싶지 않아. 어떤 것도 그립지 않아.”     두 아들은 성인이 되었고, 늙은 친정 부모를 돌보며, 관성으로 그냥 사는 삶이었다. 결혼은 문제가 없었지만, 읽은 책을 다시 읽는 듯했다. 개도 키워 보고, 집도 고쳐 보고, 여행도 가보고… 부부는 노력했지만, 티아나는 바람 새는 고무풍선 같은 생활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마음을 팽팽하게 해주는 핀란드 남자와 로맨스가 시작되었다. 손톱도 발랐고 머리 손질도 했다.   5월 어느 날, 안드레이는 아내 티아나의 전화를 받았다. 안드레이는 약물 문제를 상담해 주는 심리치료사다. 지금은 일선에서 피폐해진 군인들의 정신 상태를 돌보고 있다. 그날도 일을 마치고 빈 아파트로 돌아오는 중이었다.   “이혼하고 싶어요.”     순간 51살의 안드레이는 펄펄 끓는 물을 뒤집어쓰는 듯했다. ‘일시적 희롱일 거야, 정신 차리고 곧 돌아올 거야.’ 안드레이는 그녀와 헤어지던 날, 다시는 못 볼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스쳤었다. 커리어 우먼으로 일하며 성실하게 살아온 사랑스러운 여자였다. 어려서 만나서 뜨거운 사랑을 했고 행복한 결혼 생활을 했다. 안드레이가 같이 늙어가고 싶은 유일한 여자다. 전화가 온 지 석 달 후, 안드레이는 아내에게 전화했다. 대답이 없었다. 그제야 깨달았다. 아내가 다른 남자와 함께 있다는 것을. 이제 티아나가 버스 편으로 보낸 이혼 신청서를 판사가 허락만 하면 된다. 양육권도 재산 분쟁도 없다. 모든 것이 너무 간단했다. 안드레이 곁을 잠시도 떠나지 않는 개가 그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네가 나에게 남은 유일한 가족이야.” 안드레이는 분노가 치밀었다. 자신에게, 러시아에게, 모든 것에게.   뉴욕타임스 기자 제프리 게틀맨은 2023년 7월 25자 신문에 ‘행복한 결혼 생활을 파괴한 전쟁’이란 제목으로 글을 기고했다. 안드레이와 티아나 부부를 각각 따로 인터뷰하면서, 가정이 없어진 우크라이나인의 현실을 심층 취재했다.     남자의 허락 없이는 자녀들을 데리고 떠날 수가 없다는 나랏법 때문에 참고 살았던 여자들도 있었다. 문제 밖으로 나오니 비로소 문제가 보이기 시작하는 상황이다. 18세에서 60세 남자들에게 출국 금지령이 내렸고, 여자들은 낯선 곳에서 아이들과 살아야 하는 문제가 닥쳤다. 내가 누구인가? 나는 행복했던가? 파괴된 조국과 무뚝뚝한 남편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야 하는가? 여자들은 자신의 삶을 다시 평가하기 시작했다.   우크라이나 여자들의 이혼 신청서가 최근에 폭주했다고 한다. 다친 남자들만 남아 있는 우크라이나의 인구는 어찌 될 것인가? 전쟁을 겪고 있는 아이들은 어떻게 자랄 것인가? 많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김미연 / 수필가살며 생각하며 위기 기회 우크라이나 여자들 티아나 부부 아내 티아나

2023-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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